올해로 창립 43년을 맞는 한국조경협회는 조경 산업 분야를 대표하는 조경인 단체다. 2000년에 사단법인으로 전환했으며 2018년에 사단법인 한국조경사회에서 사단법인 한국조경협회로 명칭을 변경해 오늘에 이르렀다. 한국조경협회는 그동안 공무원 조경직제 신설, 조경진흥법, 도시숲법, 산림자원법, 산림기술진흥법 등의 제정과 조경진흥기본계획 수립, 조경지원센터 설립 추진 등 조경계 발전을 위해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활동과 실천을 해왔다.
2022년 한국조경협회는 한국 조경 50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환경조경발전재단과 긴밀히 협조해 성황리에 끝냈으며, 한국에서 30년 만에 열린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를 한국조경학회와 혼연일체가 돼 잘 치러냈다. 특히 그동안 위축됐던 조경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공공 기관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내며 광주컨벤션센터에서 대회 기간 선보인 조경산업전K-Landscape Expo은 세계적으로 돋보인 대국민 행사였다. 한국조경협회가 성공적으로 행사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아낌없는 성원과 적극적 후원을 보내준 조경인 여러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조경인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탄소중립 시대를 맞이하며 생태계 보전, 재해 예방 및 국민 건강 복지, 지속가능하고 회복탄력적인 환경 창출을 위해 조경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환경 복지 차원에서 공공 조경을 대표하는 공원과 정원 문화의 확산으로 국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부응하는 조경인의 노력과 엄중한 자세도 요구되는 시기다.
한국조경협회 회장으로 활동을 시작하며 조경계가 당면한 많은 갈등과 도전을 치유하고 화합하며한국 조경 100년의 초석을 쌓기 위해 범 조경계에 몇 가지 제안을 한다.
첫째, 지금까지 환경조경발전재단 중심으로 펼친 모든 정책적, 전략적 접근이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로 나타났어도 현실적으로 다른 대안이 없다면 당면한 조경계의 여러 이해관계와 대정부 창구 역할은 지금처럼 환경조경발전재단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경 단체별로 서로 다른 입장과 역할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국 조경 100년을 위해 화합이 필요하다.
둘째, 제2차 조경진흥기본계획을 조경계가 뜻을 모아 만든 만큼 이제는 이 법정 계획을 차근차근 실천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특히 올해는 반드시 조경지원센터에 대한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국회,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를 설득해 내년 초에는 정부 예산을 확보, 조경계의 숙원 사업들이 이루어질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 협회가 적극 앞장서서 나갈 것이다.
셋째, 조경설계 업계의 숙원 사업인 조경설계 자격제도와 관련하여 한국조경협회, 한국조경학회, 한국조경가협회,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조경기술인회가 긴밀하게 협조해야 한다. ‘조경사’ 자격제도가 조경진흥법의 개정 후 조경사법의 제정을 통해 인정받을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수많은 젊은 조경인은 현실적인 설계 대가의 지급과 공정한 설계 문화의 정착 그리고 설계 자격제도 신설에 대해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젊은 조경인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
넷째, 최근 ‘한국조경50 비전플랜’으로 발표된 내용은 시의적절하고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담았다. 비전플랜을 기초로 앞으로 다가올 백년을 준비하는 전략과 실행 계획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그 기초는 각 조경 단체가 서로 의견을 나누며 각자의 역할과 실천이 담보된 실행 계획을 세울 때 만들 수 있다.조경 산업계의 구체적 발전 계획이 담기지 않은 비전플랜은 사상누각이 될 확률이 높고 선언적 의미로만 그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조경협회는 전국 지회의 활성화와 확대를 통해서 전국 조경의 시대를 열 수 있도록 앞장서고자 한다. 이번 2월부터 송파의 사무국을 강남의 과학기술회관으로 옮겨 한국조경학회와 함께 조경 세미나 정례화를 통해 조경인이 만나고 정보를 교류하는 열린 공간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올해부터는 조경인 체육대회를 부활시키고 조경인 건강한 공원 걷기 행사를 통해 젊은 조경인의 만남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2024년에는 협회 지회와 협력하여 전국의 조경인 모두가 모이는 전국 조경인 체육대회를 개최하고자 한다. 준비를 위해 추진위를 만들고 전국 지회 회장단의 정기 모임도 신설했다. 조경인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안세헌은 가천대학교와 한양대학원에서 조경 계획과 설계를 익혔다. 1999년에 가원조경설계사무소를 설립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마스터플랜, 인천청라호수공원, 부천대장 공공주택지구 마스터플랜 등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조경가의 위상 강화와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갖고 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 초대회장과 한국조경가협회 추진위원장을 맡았으며, 2023년부터 한국조경협회를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