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6일부터 10일까지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조경, 도시의 꽃이 되다’를 주제로 2014 대한민국 조경문화박람회가 열렸다. 조경문화박람회는 서울특별시와 한국조경사회가 주최하고, 한국환경조경자재산업협회, 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 한국잔디협회, 한국정원문화협회, 대한민국 조각포럼이 주관하였으며, 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LH, 경기도시공사, 인천도시공사, SH공사가 후원했다. 실내 박람회장을 벗어나, 조경‘문화’박람회란 타이틀로 처음 개최된 이번 행사는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개최되어, 그 어느 해보다 일반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높았다. 참여 업체의 만족도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과제는 남겼지만, 대중과의 접점을 높이는 데에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본지 학생통신원들이 조경문화박람회의 이모저모를 박람회장, 부대행사,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_ 편집자 주
이번 박람회에는 54개 업체가 참여해 260여 개의 부스가 설치되었고 다양한 전시와 부대행사가 마련되었다. 박람회에서는 여러 조경 자재와 용품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었다. 광화문광장 곳곳에 다양한 조경시설물이 설치되어 시민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는 데, 특히 다양한 놀이시설물이 어린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아이들은 마치 놀이터에 온 듯 쉴 새 없이 놀이시설물을 이용하며 광장을 떠들썩하게 했다. 여러전시 부스에는 조경 관련 최신 기술 정보를 제공하는 창구가 마련되기도 했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한 취학박람회에는 강릉원주대학교, 강원대학교, 공주대학교, 순천대학교, 전남대학교, 청주대학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등 총 7개 대학의 조경학과가 참가했다. 부스를 찾은 중고등학생과 학부모에게 각 학교의 교과 과정과 진로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일반인의 조경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기회가 되었다. 교육 목표와 과정이 다른 각 학교의 특색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볼 수 있어 박람회장을 찾은 조경학과 재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취학박람회에 참여한 학교의 수가 적고 홍보 위주로만 치중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조경 관련 공모전 수상작의 패널도 전시되었다. 최근에 열린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 등 기성 조경가들의 설계 작품이 전시 부스를 장식했다. 부스를 찾은 학생들은 “기성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최근의 설계 경향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학생 작품이기는 하지만 대표적인 공모전 중 하나인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의 수상작이 함께 전시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조경사회는 ‘제1회 아름다운 조경 사진 공모전’을 개최했다. 도시 공원, 정원, 생태 공간, 도시 녹지 등 국내외의 조경 공간과 사람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을 담은 사진을 통해 대외적으로 조경을 알리는 기회로 삼기 위해 마련된 공모전으로, 이번 박람회에 그 수상작들이 전시되었다. 대상작인 우승민의 ‘봄을 타다’를 비롯해 학생부와 일반부 총 28점의 작품이 전시되었는 데, 사진 안에 담긴 아름다운 경관을 통해 조경의 역할과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었다는 평이다.
부스 중앙의 잔디밭에서는 야외 조각 작품 전시가 열렸다. 박람회가 야외에서 열린 만큼 시민들은 조각을 눈으로만 감상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봉을 타고 오르기도 하고 박람회를 즐기다 지친 사람들이 앉아 쉬기도 하는 등, 조각 작품을 경험하고 이용하면서 박람회를 즐기는 풍경이 자주 연출되곤 했다.
한편 이번 조경문화박람회에서는 조경 문화와 관련된 세미나와 초청 강연이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11월 7일에는 영국왕립원예협회가 주최하는 첼시 플라워 쇼에서 2년 연속 최고상을 받은 황지해 작가의 초청 강연이 열렸다. 황 작가는 시민 대상의 이번 초청 강연에서 ‘모퉁이를 비추인 태양’을 주제로 첼시 플라워 쇼와 영국의 정원 문화를 소개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정원 문화에 잠재된 가능성을 감동적으로 전하며 ‘해우소 가는 길’, ‘DMZ, 금지된 정원’, ‘가난… 그 고요’ 등 자신의 작품들에 담긴 메시지를 진솔하게 들려주었다. “길이 없다면 개척자가 되어라.” 조경 분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 진출을 앞둔 학생들에게 던진 황지해 작가의 메시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