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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공원
  • 환경과조경 2000년 2월
파리공원의 의미와 15년의 변화 황기원 : 나는 목동 쪽이 생활 근거지가 아니지만 이 근처를 지나갈 일이 있으면 꼭 들러보고, 어떤 때에는 일부러 찾아오기도 한다. 이 공원에 애착이 많이 갈 뿐 아니라 한국 조경사에서 이 공원이 어떤 자리를 차지할만한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당시 한창 개발 중이던 목동의한 가운데에 휑뎅그렁하게 버려져 있던 땅(논이던 땅에 버린 흙과 돌들이 작은 언덕을 이루고 있었다)이 불과 15년 사이에 이렇게 낡은(?) 공원이 되었고, 대조적으로 스산한 아파트몇 채와 한산한 도로뿐이던 주변도 이제는 도심 한 복판처럼 복잡하고 부산한 시가지로 바뀐 것을 보면서 시간이 무상함을 새삼스럽게느낀다. 이 공원은 당시도 그렇고 지금도 그런 통념을 깨어보려는 뜻을 담아 만든 것이다. 즉 나무와 잔디밭과 오솔길 등으로 꾸미는 공원, 그래서 도시 속에 목가적인 농촌 경관, 또는 산림 경관을 재현하려는 차원을 넘어서고자 한 것이다. 또 19세기 산업혁명 과정에서 서양의도시문화가 안게 된 약점을 메우기 위해 발명된 인공 자연이 공원이고 20세기 근대화 과정에서 일본과 서구로부터 주입 받아 생겨난 도시시설이 한국의 공원이기 때문에 21세기 한국의 도시에 알맞은 공원은 달라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이 점은 특히‘서양 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문호를 여는 수교’를 기념하는 공원이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게 고려되었다. 지난 15년을 거쳐오며 이 공원은 꽤 낡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폐허가 되었다는 뜻도 아니고 골동품이 되었다는 뜻도 아니다. 이는 시설들이 관리가 잘 안 되어 부스러진 것이 제법있고, 지금 눈으로 보면 조형도 좀 어색하다는 뜻이다. 기반공사를 제대로 못하고 급하게 시공한 탓인지 나무들이 기대만큼 잘 자라지 못한 점도 아쉽다. 그런가 하면 지난 가을부터 민간 운영권 문제로 매점이 폐쇄되면서 건물이 방치상태에 있고, 원래 설계에 없었던 체력 단련시설, 그리고 시계탑 등이 새롭게 들어서있다. 가장 눈에 거슬리는 것은 야외 무대에 나중에 씌운 지붕의 형태(건물에도 안 어울리고 공연에도 맞지 않는)와 보랏빛의 야외무대지붕 색깔이다. 그리고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고 요란하게 들어선 주변의 건물들도 어쩔 수없이 한숨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나중에 아이들이 뛰어놀면서 저절로생긴 동산의 오솔길이라든지, 지방자치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양천구청에서 영지(影池)에 제대로 물을 채운다든지 하는 것은 좋은 변화로 보인다. 아마도 가장 크고도 좋은 변화는주민들이 이 공원의 결점을 정확하게 집어낼만큼 이 공원을 자주 이용하고, 그 만큼 사랑한다는 현상일 것이다. ※ 키워드: 파리. 파리공원, 프랑TM ※ 페이지 42 ~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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