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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시선들, 큐레이터 뷰] 마이크로시티랩
2016. 10. 7 ~ 10. 30 인디아트홀 공 서울시 외부 공간
  • 환경과조경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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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공장의 파이프 구조를 건물 외부로 드러낸 베이징 건축가 피플즈 아키텍처 오피스의 ‘Pipe Dreams'

 

 

마이크로시티랩Micro City Lab’은 거대 도시화 된 서울의 장소성을 마이크로한 개입micro intervention’으로 탐색하는 도시 개입 프로젝트다. 전시에 참여하는 11개국 출신 17팀의 참여 작가는 미술, 건축, 디자인, 퍼포먼스, 제작 기술, 액티비즘이 매개된 장소로의 개입을 시도한다. 전시 기간 중 서울의 여러 외부 공간에서 직접 진행된 작가들의 개입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 공간의 형식과 규정, 권력으로부터 어떻게 예술이 주체적으로 장소를 발언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자 한다.

 

'마이크로시티랩'의 작가별 개입 프로젝트와 진행 사항은 전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microcitylab.com).

 

 

메가 시티, 서울

이 지면에서 타이페이, 선전(심천), 홍콩의 도시 공간과 예술을 소개한 적이 있다. ‘동북아시아 메가 시티라는 연구 주제로 위 도시에 접근한 배경에는 우리의 도시 서울이 있다. 당시 리서치 내용을 검토하며 오늘날 도시와 장소성에 대한 전시 기획을 준비 중이었는데, 우선은 서울이라는 메가 시티, 그 규정된 형식이 마음에 걸렸다. 세계 5위의 메가 시티 서울. 도대체 우리는 어떠한 메가 시티에 살고 있는가? 지긋지긋할 정도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거대한 도시 볼륨을 생각하고 있자니 다소 추상적인 기분이 들었다. 이 도시를 좀 더 알기 위해 생활 습관을 조금 바꿔 보았다. 지하철 타는 시간을 줄이고, 작은 마을버스를 이용하거나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며 잘 알지 못하던 동네를 둘러보았다. 그렇게 도시를 경험할수록 골목마다 빼곡한 삶의 장소들이 뇌리에 쌓여 갔다.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어렵거나 사용이 차단된 영역, 관심 밖으로 방치된 도시의 공간들도 함께 쌓여 갔다. 도시로 파고들수록 메가 시티라는 거대한 볼륨은 잊혀 간다. 하나의 도시 안에는 규정할 수 없는 장소, 명명할 수 없는 장소가 수없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작은 장소들에는 수많은 개인과 커뮤니티의 다양한 삶의 활동이 벌어진다. 메가 시티의 형식이 흐릿해질 때쯤 오히려 선명해진 장면이 있다. “메가시티 안에는 수많은 마이크로 시티가 존재한다.”

 

 

우리 안의 수많은 마이크로 시티를 찾아서

오늘날의 도시에 다가가고자 한 여정은 10월 한 달간 선보인 도시 개입 프로젝트 마이크로시티랩을 기획하는 계기가 되었다. 영등포 양평동의 한 공장 건물에 위치한 인디아트홀 공에서 107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전시 마이크로시티랩은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를 마이크로한 개입을 통해 다양한 층위로 논의하고자 한 프로젝트다. 서울을 비롯한 거대 도시의 형태와 볼륨 너머에는 보이지 않는 마이크로한 장소와 삶의 이야기가 도시의 지층으로 쌓인다. 도시의 이면에는 소소한 시공간의 켜가 빼곡하지만, 이는 도시가 확장될수록 가장 쉽게 허물어지는 영역이기도 하다. 도시의 표면과 권력, 그리고 거대 메커니즘에 가려진 마이크로 장소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이야기는 도시를 살아가는 예술가의 시선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시선으로부터 한 발짝 거리로 나온 개입의 과정을 제안한다. 이때 장소로의 개입 방식은 예술에서 다소 과도하게 남용되는 개념, 형식, 미적 실천과 거리를 두고자 한다. 잘 드러나지 않는 장소에 대한 개입은 역시나 무용할 수 있는 예술의 최소한의 개입, 마이크로 개입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전시에는 서울에서 살고 있는 한국 작가뿐만 아니라 멕시코시티, 베이징, 헬싱키, 런던, 베를린 등 대도시에 살고 있는 11개국 출신의 17팀의 작가들을 초대했다. 개중 14팀의 참여 작가는 전시 기간 중 서울의 여러 외부 공간(공공 공간, 거리, 공원, 유휴 공간, 재개발 지역, 문화 공간, 상업 공간 등)에서 각각 개입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미술, 건축, 디자인, 퍼포먼스, 제작 기술, 액티비즘이 매개된 장소로의 개입 방식은 서울에 쌓여 온 중층의 시간과 장소만큼이나 무수한 사건들과 관계가 된다. 참여 작가들의 마이크로 개입은 신, 텍스트, 소리, 냄새 등 최소한의 물성으로 각 장소가 지닌 상황, 사물, 이면의 관계에 최대한 주목하고자 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43(201611월호) 수록본 일부

 

심소미는 독립 큐레이터이며 미술과 도시 관련 비평을 쓰고 있다. ‘신지도제작자’(2015), ‘모바일홈 프로젝트’(2014) 등 현대 미술과 도시 연구를 매개한 전시 기획을 해왔으며, 도시 개입 프로젝트 마이크로시티랩’(2016)을 선보였다. 2016년 난지창작스튜디오 연구자 레지던시에 입주해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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