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시간들
CA의 흔적들
2003년 12월 1일 혹독하게 추운 날, 13명의 사람들이 강남 어느 건물 4층에 모였다. 일부는 학교를 바로 졸업하거나 가르치는 일을 하다 오고, 일부는 다른 설계사무소에서, 또 일부는 설계와 전혀 관계없는 회사에 다니다 왔다. CA조경기술사사무소(CA Landscape Design Office)(이하 CA)의 처음은 일반적인 설계사무실의 고루한 루틴보다는 새로운 설계 접근을 원하는 진보적 사고의 사람들 13명으로 시작됐다. 그로부터 CA는 한국의 조경 분야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선도적이며, 때로는 실험적인 접근을 주저하지 않는 최고의 조경설계사무소의 하나로 성장해 왔다.
우리가 추구하는 독창성은 펜타 철학(Penta Philosophy)이란 기치 아래 철학이 뚜렷하고 소신 있는 설계 전략으로 발전하고 응용되어 왔다. CA는 건축이나 토목 등 인접 분야와 수동적이 아닌 대등하고 수평적인 소통의 설계를 통해 결과적으로 더 강하고 좋은 설계를 하는 스튜디오로 알려져 있다. 상당수의 저명한 건축설계사무소 및 스튜디오와 협업을 했거나 현재 하고 있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CA가 이룬 성과는 매우 많다. 몇 개만 열거해 보면, 청계천 복원의 총괄 조경가 수행, 건축설계사무소 KPF와 같이 작업한 세운상가 국제설계공모(2006) 당선, 무주 태권도공원 턴키설계공모(2007) 당선, 건축가 마크 맥Marc Mac과 같이 작업한 판교 월든힐스 아파트 단지 국제설계공모(2008) 당선, 진천 국가대표 제2선수촌 턴키설계공모(2010), 새로운 광화문광장 국제설계공모(2019) 당선 등 다 언급하기가 쉽지 않다. 공동주택에 집중하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 속에서, 주거 프로젝트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17년 완공된 반포 아크로리버파크는 현재까지 한국 아파트 조경 중 가장 잘된 설계라는 평을 듣고 있다. 보다 참신하고, 보다 창의적이며, 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프로젝트를 보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7,250일차 진양교)
플러스 알파를 묻다
2003년 12월 1일 CA가 시작되는 날은 겨울이었지만, 개성 넘치는 13명의 열정이 함께 모여 있어서 그런지 그리 춥진 않았다. 보다 진지하고 치열했으며, 때론 고단하면서 즐거웠던 나날들이 어느덧 7,250일을 길고도 짧게 채워왔다. 이제는 플러스 알파를 고민해 본다. 대상지에 어울리는 그럴듯한 이름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것보다, 또한 이제는 희미해진 장소성을 억지로 캐내고 만들어 내는 작업보다, 오늘날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유용한 행태를 담아내는 공간의 본질을 바탕으로 더 절제되고, 더 낯선 환경을 연출하는 것이 디자인이라 생각한다. (7,250일차 정문정)
CA의 어제와 오늘
2003년 창립 멤버로 시작했고, 잠시 해외에 머물다 다시 돌아왔다. 내 기억 속의 CA는 한마디로 정의내리기 어려운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멋진 CA의 모습도 있었지만, 부족했던 CA의 모습도 많았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그 이야기를 몇몇 경험자들이 아닌 모두에게 들어보고 싶었다. 그런 생각으로 준비했다. 지금의 CA는 어떤 모습일까. (5,060일차 조용준)
CA 어게인
개인적인 일로 두 번 CA를 떠났다가 지금은 세 번째 CA에서 지내고 있다. 그 때문인지 간혹 이런 질문을 받는다. 왜 다시 CA냐 묻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CA에 있을 때 편안하고 하는 일에 자부심과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CA가 나라는 사람을 잘 알고 감사하게도 기회를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 바탕에는 늘 사람이 있었다. 각자의 자리를 무게감 있게 지키며 언제나 밝은 얼굴로 맞이해주는 곳, 그 안에서 깊이 있는 디자인 탐구와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한, 사람이 중심이 되는 그런 곳이다. (3,676일차 소진)
치열한 고민의 시간
2021년 여름 래미안 원베일리 수주전에 뛰어들어 당선되었다. 설계 기간 동안 시행사와 발주처를 설득하기 위해 팀원들과 공간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하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던 기억이 난다. 최근 준공된 모습을 보니 설계하면서 고민했던 시간과 노력을 보상받은 것 같아 뿌듯했다.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모든 과정을 경험하며 결과물을 볼 수 있어서 이번 프로젝트가 더 인상 깊다. (1,910일차 권범영)
즐거운 일상
즐거운 일이 매일 있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옆자리 동료와의 수다도, 적지 않은 시간 함께하며 남은 사진 속 순간들도, 다 즐겁다. 그렇지만 가장 즐거운 순간은 나 자신이 제대로 쓰임 받고 있다고 느낄 때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그 결과로 우리 팀과 회사가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고 느낄 때, 행복감이 찾아온다. (1,619일차 이주영)
공간의 감동
몇 년을 노력한 새로운 광화문광장 프로젝트가 끝나고, 처음으로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현장으로 갔다. 아내에게는 많은 에피소드와 현장 뒷이야기들을 풀어놓았고, 갓 돌이 지난 아이와 물놀이를 하며 그동안 못했던 아빠 노릇을 했다. 설계자로서 많은 사람들이 공간을 즐기는 모습을 보는 감동이 있었지만, 그중 한 가족이 되어 느낀 경험이 지금까지 소중하게 자리 잡
았다. (1,587일차 강인화)
CA가 CA했다
다양한 특수부대가 서로 미션으로 경합하는 강철부대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거기에 나오는 말 중 특정 부대가 미션 수행을 잘 했을 때, “UDT가 UDT”했다는 말을 한다. 4년간 몸담으며 느낀 건 “CA는 언제나 CA”한다. 그만큼 믿을 만하고 잘한다는 이야기다. (1,380일차 엄성현)
새로운 휴식 시간
어느날 회사에 화분이 늘어난 것을 계기로 각 소별로 한 명씩 나를 포함한 총 세 명의 인원이 화분에 물을 주는 담당을 맡게 되어 새로운 식물 커뮤니티가 생겼다. 식물 키우는 걸 좋아하는 두 명의 친구와 함께 키우다보니 일주일에 한 번 오는 이 시간이 적당한 취미 생활이자 그 주의 새로운 휴식 시간으로 좋은 기억을 남긴다. (1,343일차 정윤석)
사람의 힘, 살아갈 힘
‘딱 3년만 배우고 돌아가자!’는 굳은 결심으로 상경한 지 어언 4년차. 대리로 입사해 막내 팀장이 된 지금.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든 날들도 있었지만 동료를 넘어 가족 같은 팀원들 덕분에 힘들지 않게 흘려 보낼 수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허물없이 저마다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며 언제든 발 벗고 나서서 나의 일처럼 마음을 써주는 열정 가득한 곳. 내가 오늘도 제자리를 지킬 수 있는 힘이다. (1,313일차 박상희)
점심의 산책
긴 점심시간은 CA의 장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점심시간이 길어 산책하는 게 일상이 되었다. 여름에는 시원한 느티나무 길을 왕복하고, 남은 계절에는 재개발 예정인 뚝섬과 성수동 일대를 걷는다. (1,125일차 이상민)
CA와의 시작
잠시 쉬는 동안 CA란 회사의 가치관이 궁금했고, 새로운 택지 현장이, 새로운 사람과 조경을 위한 배움이 그리웠다. 그래서 CA에서 입사 제안이 왔을 때, 고민 없이 이민 가방을 준비하고 그렇게 3년간 주말 가족이 되었다. 입사 무렵 태어난 아기가 벌써 내년이면 4세가 되고 나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렇게 엄마로서, 조경가로서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1,081일차 박주희)
그해 여름
약 3년의 시간을 돌이켜 보면, 첫 설계였던 광화문광장이 시공되면서 힘든 순간들에 대한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해 여름 KT 현장 식재 공사를 진행하며 느낀 노동의 만족감도 좋은 추억이다. 그리고 가을, 새만금 실시설계 도면을 작성했다. 완성될 그날이 기대된다. (1,006일차 이지현)
팀워크와 커뮤니케이션
1시간 30분이라는 긴 점심시간은 업무 중 나누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팀워크와 커뮤니케이션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성수동의 다양한 카페 선택지는 매일매일 새로운 공간에서 딱딱하지 않은 즐겁고 편안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 (1,005일차 장시영)
고뇌와 성취 사이
CA에 다니는 것이 솔직히 쉽지는 않다. 자신이 가진 최선의 것을 쥐어짜내 최고를 만들고, 이를 평가 받는다. 또한 생각보다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나를 마주하는 날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된 프로젝트를 마주할 때, 심지어 그 결과가 좋을 때 밀려오는 성취감은 모든 고통을 잊게 한다. (886일차 신원재)
우리의 작업 방식
좋은 사람들과의 다양한 협업이 즐겁다. 인천계양, 고양창릉 같은 대규모의 택지 설계공모는 새로 공모팀을 꾸려 작업했는데, 팀원들과 아이디어를 나누며 같은 호흡으로 달린 기억이 있다. 덕분에 결과와 상관없이 과정까지 즐길 수 있었다. (660일차 오혜지)
디자이너에게 CA는
3D 모델링부터 렌더링까지 모형과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한 툴과 기술들, 챗 GPT, 미드저니mid journey와 같은 생성형 AI까지 CA는 뒤쳐지지 않고 발전하며 더욱 창의적이고 멋진 디자인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계속한다. CA는 열정을 가진 디자이너들에게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도전의 장인 것 같다. (542일차 김병철)
디테일과 열정
입사 후 현재까지 본 결과물들은 항상 완성도가 높고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이는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 놓치지 않는 작업자들의 열정과 집착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처음에는 “이런 것까지 신경 쓴다고?”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를 보면 그 집착이 전체적 완성도를 높여준다는 걸 이제 안다. (461일차 홍병석)
입사 후 변화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과감한 시도를 격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고 참신한 피드백을 해주는 팀원들과 함께 일하며, 일상 속 다양한 것에 대한 관심이 더욱 많아졌다. 그래서 여행을 다니며, 새로운 영감을 얻고 메인 콘셉트부터 사소한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으려 한다. (439일차 김성일)
입사 전과 입사 후
입사 전 소문으로 듣던 CA는 야근 많고 선임들이 무서운, 그렇지만 크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해 볼 수 있는 회사였다. 실제 입사 후 직접 느낀 CA는 크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해 볼 수 있는 회사는 맞지만 야근 많고 선임들이 무서운 회사와는 거리가 멀다.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고 합리적으로 일하며, 때마다 각자의 생일을 챙기고 계절별로 다 같이 소풍을 가는 충분했다. 언젠가 나도 나의 디자인이 담긴 공간을 바라보고 더 자부심 있는 조경가가 되고 싶다. (219일차 조혜진)
새로운 시작
여태껏 경험했던 프로젝트와 달리, CA의 다양한 프로젝트와 열린 아이디어 회의 그리고 완성 후 잘 만들어진 공간이 담긴 사진들은 지쳤던 내게 다시 설계를 시작할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됐다. 잠깐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진행한 강릉 디오션 259 복합개발사업의 외부 공간 설계는 CA 입사 계기가 되었다. (66일차 이지원)
이직할 결심
조경설계를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다. 이 일을 하면서 지금까지 세상에 기여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 질문에 명쾌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이렇게 미지근하게 살다가 죽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조경 시류를 이끄는 그 한복판에서 일하고 싶었다. 올여름, 나는 CA의 새 식구가 되었다. (65일차 이설화)
26일차 신입이 본 CA
CA 합격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첫 사회생활이 조금 두렵기도 했다. 9월 11일, 두근두근 떨리는 CA 첫 출근 날! 회사는 생각했던 딱딱한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고, 경직된 나에게 모두 밝게 인사해 주었다. 많은 질문에도 차근차근 알려주시고, 화목한 팀 분위기에 입사 일주일 만에 적응했다. (26일차 노영현)
편안한 분위기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가장 좋은 점은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라 생각한다. 처음 입사했을 때도 예상보다 훨씬 편안한 분위기라 놀랐고, 덕분에 아이디어 회의나 질문이 있을 때도 편안하게 의견을 제시하고 피드백 받을 수 있다. (34일차 김예준)
최고의 무대
CA는 조경가에게 최고의 무대라고 생각한다. 대학생 시절부터 CA의 프로젝트들을 보며 설계가로 자라고 싶었다. 열심히 했던 학창 시절의 결과물로 CA에 들어왔다. 설계에 진심인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감사하고 앞으로 설계 능력을 향상시켜 팀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 (35일차 김진원)
2004년 설립된 CA조경기술사사무소는 작은 공간의 설계부터 도시 스케일의 계획에 이르는 국내외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창의적인 생각으로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며, 공공을 위한 의미 있는 장소를 만들고자 한다. www.cadesig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