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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scape Architecture, Asking a Possibility of Governance
  • 환경과조경 2010년 4월

조경, 거버넌스의 가능성을 묻다

거버넌스와 시민참여
거버넌스(governance)는 그리스어의 ‘kybenan’과 ‘kybernetes’에서 비롯된 용어로 키를 ‘조정한다(steer)’와 ‘항해한다(pilot)’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거버넌스는 한 조직 혹은 사회가 스스로의 방향키를 조정하는 과정이며, 그 과정에는 커뮤니케이션과 통제의 역동력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시민참여는 좋은 거버넌스(good governance)의 핵심요소로서 거버넌스를 대표하는 전략적 수단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은 공공문제의 의사결정에서 직접 혹은 기타 합법적인 중간 기관을 거쳐 자신들의 이익을 표출시킬 수 있는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거버넌스 체제하에서의 시민참여는 이러한 공식적인 의사결정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에서 다양한 행위자들 스스로 공공문제에 대해서 참여와 토론을 통하여 정부 의사결정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참여방식도 포함하고 있다. 과거에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물질적 재정력과 다양한 정보와 권한이라 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었지만, 현대 행정에서는 시민사회의 중심인 NGO가 사회복지 서비스의 당사자, 이행자로서 자원을 공유 배분받는 것을 요구하게 되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정부와 NGO는 대립관계에서 협조적인 관계로 개선되고 있다.
도시문제에 있어서 시민의 참여, 시민제안 등 시민이 무대 앞으로 나선 것은 최근의 일이다. 1960년대의 새마을운동이 관주도의 경제살리기 운동으로 전 국민 참여의 큰 획을 그었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시민주체의 지역활성화, 환경보존운동 등의 참여운동이 대세를 이루기 시작하였다고 볼 수 있다. 전국적으로 국가,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마을만들기, 도시만들기에 있어서 시민의 참여는 이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자발적’인 ‘시민’이 존재하여야 하며, 나아가 ‘창조적’ 혹은 ‘창의성’있는 발상이 따라야 한다.

시민적 창의성과 거버넌스
‘시민적 창의성’이란 공공성을 가진 목적에 상상력이 풍부한 해결방식을 적용하는 것이다.
공공재에 관여하는 공무원과 기타 관계자가 자신들의 풍부한 상상력을 사회적, 정의적 가치의 틀 내에서 보다 고차적인 가치를 달성하는 데 효과적이고 수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말한다. 여기에는 아이디어와 행동에 관한 책임감, 주인의식, 신뢰 등을 교섭할 수 있게 된다.
서로 경합하는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교섭이 이루어지고, 균형이 취해지고, 조화를 이루는 것 그 자체가 창의성인 것이다. ‘시민적’이라는 것은 가치있고, 필수적이며, 공적인 것을 지향하는 것으로 비추어지는 반면에, ‘창의성’이라는 것은 자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며 그리고 모험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이 양자가 결합할 때 시민생활은 활성화될 수 있는 것이다. 시민적 창의성은 시민의 열정과 비전에 초점을 맞춘 독특한 질적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시민적 창의성이 행정과 결합하게 될 때에 이상적인 거버넌스가 형성되는 것이다.
최근 ‘나’를 넘어선 ‘우리들’의 생각이 환경이나 도시문제에서 활발히 표현되고 있다. 상황에 따라 개발에 따른 환경파괴의 우려가 있을 때에는 절대적인 보존 우선의 모습을 보이기만 하던 환경운동의 모습이 근래에 들어서는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시작하였다. 관도 시민단체에 기존의 보수적인 사고에서 발전하여 점차 이러한 창의적 제안들을 수용하기 위한 태세를 갖추기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고 있다. 나아가 민·관 거버넌스를 형성하기 위한 정책의 전환, 시민참여의 유도 및 지원, 시민참여에 의한 녹색도시 만들기의 제안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거버넌스단체부산그린트러스트의창립


거버넌스를 위한 과제

앞으로 조경 거버넌스의 활성화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극복해야하는지, 문제는 무엇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첫째, 대중의 관심과 참여에 관한 부분이다. 일부에서는 공원조성이나 관리 등의 부분에서 거버넌스의 사례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기업이나 일반 대중의 관심이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며 또한 거버넌스에 대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른다. 특히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리더라 할 수 있는 코디네이터(coordinator)나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라 부르는 진행자가 필요한데 이러한 인재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시민과 기업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방법의 모색과 함께 리더양성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기금확보방안 등이 절실하다.
둘째, 행정의 사고에 관한 부분이다. 행정은 거버넌스를 말하고 있지만, 아직 실무자들은 거버넌스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일부에서는 공원의 유지관리에 있어서 주민참여에 의한 거버넌스적 관리에 대해 행정적 일자리의 박탈이라는 피해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는 경우도 있다. 성과에 있어서는 과정(process)이나 질적인 면보다는 양적인 가시적인 성과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참여한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기보다는 참여자의 숫자에 치중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민과 관이 함께 일을 수행하는 경우에 있어, 행정이 부담한 비용의 사업부분에 대해서는 최종적인 사업의 평가나 비용정산 시 갑과 을의 관계로 착각하고, 민간을 파트너라기보다는 을(乙)로 생각하고 일방적인 지시에 의해 관(官)의 입장에서 풀어나가고자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회계정산의 경우 행정은 시민파트너를 마치 용역업체나 시공업체 수준으로 생각하고, 감사를 대비하는 공무원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이는 현재 거버넌스를 실행하고 있는 서울그린트러스트, 부산그린트러스트에서 나타난 문제점 중의 하나이다. 거버넌스의 정착을 위해 민관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 요구된다.
셋째, 사회적인 시스템, 제도적인 부분이다. 거버넌스를 시행할 제도적인 여건이 제대로 조성되어 있지 못하다. 공원이나 녹지의 조성 및 관리시 거버넌스를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한데 아직 이를 위한 사회적인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일본에서는 최근 공원조성 시 지역의 주민참여를 토대로 한 설계를 요구하고 있다. 그 외에도 거버넌스에 있어서 기금모금, 행정적 지원의 방법, 참여를 위한 사회적인 분위기의 창출 등을 위한 적극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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