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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우리는 왜 미술을 이야기 하는가
  • 환경과조경 2010년 7월

Why Do We Talk about Fine Arts?

한 젊은 부인이 수주 동안이나 물을 마실 수 없는 기이한 증세를 보였다. 팔과 다리가 마비되기 시작했고, 시력감퇴 현상도 나타났다. 나중에는 말을 하지 못하는 실어증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내부 장기나 신체상의 문제점은 없었으며, 병의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런 의학적인 원인이 없는 증상을 “히스테리”라고 불렀고, 아주 옛날 의사들은 이 병에 대한 치료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며, 환자가 꾀병을 부리는 거라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단다.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프로이트와 그의 친구 브로이어는 가끔 이 환자가 혼수상태에서 중얼거리는 모습을 보고 최면을 걸어 대화를 나눠 보기로 했다. 환자는 최면 속에서 과거에 상처받았던 일이나 불쾌했던 경험들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최면에서 깨어나면 신기하게도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다. 이러한 치료를 반복하면서 결국 그 부인은 물도 마시고, 마비 증세도 사라지는 등 정상적인 상태로 치료가 되었다. 더욱 신기한 것은 최면 속에서 그 부인이 떠올린 기억들은 이미 잊혀진지 오래된 경험들이었다는 점이다.
프로이트는 이를 보고“무의식”의 영역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또한 이 무의식의 영역이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이라는 것과 오히려 의식보다 더 큰 영역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세상에 폭로하면서 현대 철학과 심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당시 그가 정립한“정신분석학”은 수많은 추종자들을 거치면서 더욱 정교하고 다양한 이론으로 발달하게 되지만“, 비과학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아마도 자신이 일상에서 하는 행동의 대부분이 의식적인 사고보다는 무의식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쉽게 인정하긴 힘들었던 모양이다. 어쨌든 이것은“인간은 이성적인 존재”라고 하는 기존의 깊은 우물을 넘어서는 역사적인 사건이 되었다.
그렇다고 무의식이 우월하다거나 혹은 의식이 우월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무의식의 영역을 이성 앞에 노출시킴으로써 무의식이 어떻게 작동하며 어떤 가치를 지니는가에 대해 인간이 알게 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철학이 예술을 보다 진지하게 다루기 시작한 것이 그 즈음이라고 한다. 이는 이성의 타자들, 즉 무의식, 감성, 욕망 등이 관심의 대상으로 부상한 것과 무관하지 않았다.

반이성의 힘, 무의식의 영역
무의식이 마음 깊은 곳에 숨겨져 있다가 가끔 충동적으로 발현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의 일상적인 행동이 모두 무의식적인 행동의 결과라고 믿는 사람도 있다. 특히 후자의 경우에는 대부분 무의식적인 행동하다가 무의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만났을 때만 의식적인 사고를 통해 무언가를 결정하고 선택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어쨌든 무의식과 의식이 어떤 방식으로든 상호 교류하고 있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적어도 무의식의 역할이 결코 적지 않으리라는 점을 현대인들은 인정하고 있다.

실제 무의식적 행동 영역이 매우 넓다는 것에 대한 신뢰는 다양한 곳에서 발견된다. 뉴로마케팅이라는 것이 있다. 뇌의 무의식적인 반응을 마케팅에 접목시킨 것으로 여기서는“소비자가 의식적으로, 합리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존재라는 것은 아주 낡은 고정관념”이라고 치부한다. 소비자는 왜 특정 브랜드에 끌리는지, 자신이 왜 특정 제품을 선택하는지 이유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백화점에 들어선 소비자의 70%가 무의식적으로 오른쪽 길을 선택하고, 한정판매, 한정수량이라는 특정 조건을 건 기법에 자신도 모르게 제품에 대한 욕구를 분출시키며, 다른 색보다 붉은 색의 SALE이라는 글씨를 보았을 때 더욱 흥분을 하게 된다. 인간의 무의식적이고 감성적인 작용이 과학의 범주에서 연구되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물론 인간의 뇌라는 것이 매우 복잡하게 작용하므로 뉴로마케팅의 실과 허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적지 않다.

감성의 힘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가 CEO 436명을 대상으로 예술과 경영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었다. 당시 대부분의 CEO들이 예술적 감성과 기업경영이 높은 연관이 있다고 답했는데, 조사결과“CEO가 보유한 예술적 감각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5.2%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고, 50.9%가 “그렇다”고 답했다. 경영에서 예술적 감각이 중요한 이유로“남들이 보지 못하는 감성적 섬세함”이 34.5%로 가장 높았고, “엉뚱하고 이질적인 것을 융합해내는 발상의 유연함”이 27.8%,“ 아름다움의 원천을 이해하고 만들어내는 심미적 역량”이 18.1%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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