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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을 말하다(2)
  • 환경과조경 2010년 9월

얼치기, 조경을 말하다

필자는 이 글을 쓰기 전까지 조경이라는 것이 위의 설명처럼 예술이라기보다는 단순
히 겉모습을 치장하는 기술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조경이라는 단어에서는 전국의 국도 변에 산재한 ○○조경 하는 식의 업체 간판과 함께 어디서 캐왔는지 모를 크고 작은 자연석들과 나무들을 전시해놓은 풍경이 먼저 떠올랐다. 더불어 연상되는 것은 △△아파트 단지 내에 심어놓은 나무들과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석들, 아무개네 전원주택에 심어놓은 멋들어진 조경수들이 떠오른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보면 하나같이 주변의 생태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이 그냥 그 나무만 돋보이게 하거나 보기만 좋게 꾸며놓은 인위적인 조형물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결국 조경이란 단어에서 받는 첫 느낌은 흡사 사람들이 자기 본연의 아름다움을 가꿀 생각은 하지 않고 화장술에만 기대어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이제 그 어설픈 첫 느낌에서 우리시대의 조경의 의미를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본다.

현대적인 의미에서의 조경은 하나의 건물이나 단지 내의 조경보다는 공원이나 하천 같은 오픈 스페이스에서의 조경이 훨씬 더 본연의 의미에 가깝지 않은가 생각한다. 개별의 사적소유에 속해있는 공간보다는 시민들이 휴식과 여가활동 또는 교육 등등의 공적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의 필요성이나 효용성, 쾌적성 등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이러한 오픈 스페이스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과거보다 훨씬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오픈 스페이스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일단 잘 조성된 오픈 스페이스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시민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있는 공원들도 나무 한그루 심어져 있지 않은 콘크리트 광장이거나, 더욱 심하게는 인공적인 그늘조차도 없는 경우도 있다. 넓디넓은 광장을 잔디하나로만 깔아놔서 도대체 어디서 쉬어야 할 지 모르게 만들어 놓고 광장이니 공원이니 하는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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