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일산 호수공원 - 별 2개 반짜리 일산 호수공원
  • 환경과조경 2005년 1월

별 3개 반짜리 일산 호수공원

호수공원, 신도시 조성의 붐과 함께 태어나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는 건설업계에 있어서 매우 활발한 시기였다. 200만호 건설사업의 일환으로 수도권에서는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소위 5개 신도시 조성사업이 진행되었으며, 각 도시별로는 도시 공원녹지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대규모 공원이 함께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일산 신도시 건설과 함께 조성된 호수공원은 분당의 중앙공원과 더불어 신도시 근린공원 계획에 많은 영향을 준 비교적 성공적인 공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호수공원은 국내 최대의 인공호수와 대규모 광장을 가진 대표적인 신도시형 근린공원으로, 매년 고양 꽃전시회와 3년 주기로 고양 세계 꽃박람회가 개최되는 장소로 수도권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성공한 신도시의 얼굴
일산 호수공원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면 먼저 이 공원의 위치에 대해서 다루어야 할 것 같다. 호수공원은 자유로에서 일산으로 들어오는 진입부에 위치하여, 자연스럽게 신도시 일산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강을 따라 시원하게 뻗어 있는 자유로와 더불어 일산의 진입부에 위치한 호수공원은 답답한 도시환경에 익숙한 도시 거주자들에게 “신도시 = 전원도시”라는 공식을 각인 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국의 아우토반이라고 불리던 자유로를 따라 운전을 하다가 도시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넓은 수면이 펼쳐진 호수공원을 만나는 장면을 상상해 보자. 이러한 일종의 환타지가 호수공원 계획 당시 의도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자유로가 출퇴근시 주차장이 되기 전까지는 상당히 유효했었을 것이다. 이렇듯 공원은 실질적으로 이용하는 측면뿐만 아니라 이미지 형성에 무척 큰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는데, 호수공원은 일단 일산의 얼굴로는 성공한 셈이라고 하겠다.


너무 넓은 호수와 불편한 이용
호수공원을 가 본 사람들 대부분은 넓은 호수에 압도되고 아름다운 노을과 멋진 분수에 감동받는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은 불편하리 만큼 넓은 규모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너무 넓은 호수와 광장 때문에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지적은 그 동안 호수공원에 대해 제기되었던 문제점들 가운데 1순위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듯 싶다.
평소 일산 호수공원을 가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공원에 대한 글을 쓰기에는 민망한 수준의 기억들뿐이라 지난 11월, 호수 공원으로 카메라를 들고 답사를 했었다. 한울광장에서 시작해서 주제광장을 지나 꽃 박람회장 건물 앞에 닿을 무렵, 그곳에 서 있는 공원 안내판을 바라보고는 한숨이 나왔다. 도저히 걸어서는 공원의 나머지 부분을 다 돌아보지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다행스럽게도 -어쩌면 필자 같은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상술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공원 근처에는 자전거를 대여해 주는 곳이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겨우 공원 답사를 마칠 수 있었다. 사진찍고 여기 저기 기웃거리느라 일반 이용자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렸겠지만, 자전거를 타고도 무려 4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도 그럴 것이 호수를 따라 순환하는 산책로는 무려 그 길이가 4.7km에 이른다. 보통 걸음으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이다.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시작했다가는 단축 마라톤을 강요당하는 상황으로 돌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책로 주변에 있는 광장들도 그리 편안한 크기는 아니다. 인라인을 타는 사람들에게 넓고 잘 포장된 광장은 매우 좋은 환경임에는 틀림없지만,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에게는 참으로 난감한 공간이다. 최근에 조성한 노래하는 분수대와 분수대광장은 그 동안 거대한 규모를 지적한 사람들의 노력을 완전히 허공으로 날려버리는 듯 하다. 광장 끝이 잘 보이지 않는 현장에서 필자는 ‘휴먼스케일’을 떠올렸다. 휴먼스케일에 관한 위한 예로 이처럼 적절한 (사실은 나쁜 예이지만) 장소는 과거 여의도 광장 이후로 처음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이러한 대규모 공간 중심의 호수공원은 분당의 중앙공원과는 매우 대조되는 모습이다. 분당 중앙공원의 연못 주변에는 다수의 소공간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러한 점은 다소 전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일산 호수공원에 비해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서울의 강북권과 강남권을 흡수하는 신도시의 라이벌로서 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공원의 계획방식에 있어서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물론 단순히 너무 크거나 넓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공원은 시공이 끝나는 순간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과 함께 계속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는 얼마든지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다. 실제로 초기부터 제기된 식재된 수목의 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으나 지속적으로 추가 식재를 하여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주 신 하 Joo, Shin Ha
(주)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부설 환경계획연구소 소장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월간 환경과조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