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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공원 - 여의도공원을 통해 본 한국현대조경의 일상
  • 환경과조경 2005년 1월

여의도공원을 통해본 한국현대조경의 일상

누구나 한 번쯤은 지나온 시간으로 되돌아가 “그 때 이렇게 선택했더라면 지금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때 그 여자를 만났더라면……. 같은. 이런 상상이 현실로 나타난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나비효과 The Butterfly Effect> ‘나비효과’라는 영화 제목은 ‘중국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에서 허리케인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이론으로, 작은 변화라도 나중에는 커다란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의 제목(기표)과 내용(기의)은 정확하게 대응하지는 않는다. 마치 조경이라는 기표가 조경이 하고 있거나 할 수 있는 일(기의)과 일치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의 내용이다. 주인공 에반이 과거로 돌아가 현재의 삶의 중대한 영향을 미친 사건을 새롭게 수정한다. 그러나 그렇게 바꾸어 놓은 과거의 사실이 또 다른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가져오고, 주인공이 원하는 대로 그와 그의 주변사람들 모두에게 균형 잡힌 행복을 가져오지는 못한다.

우리는 가끔 여의도공원의 현상공모 시기로 돌아가 “그때 다른 안을 뽑았더라면” 하는 발칙한 상상을 한다. 이런 생각은 현재의 공원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생각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 조경의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과거의 여의도 공원 현상공모 당선작 선정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의도공원은 현상공모 당시부터 그 규모나 조경사적 의미 때문에 집중적인 관심의 대상이었다. 당시의 상황은, 지난 30년의 한국조경에 조경의 성과를 정리하고 평가하고자 하는 작업(현대한국조경작품집, 1992)을 통해, 관습적 되풀이 되고 있는 진부한 공원에 대한 반성과 함께 새로운 공원의 모색과 조경의 비전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21세기의 공원이라는 츄미의 <라빌레트 Parc de La Villette, 1987>를 지나 <앙드레 시트로앵 Parc Andre Citroen, 1993>공원과 베르나르 위에Bernard Huet의 <베르시 Le Parc de Bercy, 1995> 같이 기존의 옴스테드식 공원의 규범을 넘어서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었다. 규모 면에서 <베르시>나 <시트로앵>의 두배 가까이 되는 여의도공원 프로젝트는 변화하는 시대적 패러다임에 부응하는 ‘새로운 공원’을 실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생각하고 있었다. 새로운 공원은 진부한 조경의 인식을 개선하고 장래의 한국조경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좋은 조경작품 하나가 분야의 위상을 알리고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처럼, 현상공모 당시로 돌아가 다른 안을 선정한다고 해도 지금 만족할 만한 결과로 나타났으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또 다른 안은 지금쯤 <라빌레트>의 모방이니 <시트로앵>의 아류니 하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안은 지금의 여의도공원과 별 다를 바 없는 평가를 받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가끔 지금의 여의도공원과는 다른 안이 선정되었더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두고두고 생각나는 진한 아쉬움 때문이다.

「환경과 조경」에서는 조경설계 전문가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지난 30여 년간 한국현대조경작품 가운데 대표작과 문제작 열개를 선정했다. 여의도공원은 그 가운데 하나로 당당히 선정되었다. 그 지위가 대표작이든 문제작이든, 여의도공원은 한국조경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20세기의 미학자라고 일컬어지는 프라이Northrop Frye가 “셰익스피어가 존 웹스터보다 더 인기가 있었던 것은 그보다 더 위대한 작가였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 비평이 세상에 널리 알려준 결과”라고 이야기 하듯이 여의도공원은 이미 시공되기도 전에 비평으로 인해 너무 유명해져 있었다. 그래서 새삼 비평을 한다는 것이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여의도공원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에 편승해서 반복적으로 비판하는 것으로 그 곤혹스러움을 덜 수도 있으나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이제 아물기 시작한 상처를 덧내는 모진 일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의도 공원의 ‘이용후 평가’처럼 설계자의 의도와 이용자들의 행태를 일일이 비교 고찰하는 것도 참 멋쩍은 일이다. ‘비평이란 뭔가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분석하고 비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킬 능력은 더욱 없다. 그러면 그냥 가볍게 한번 이야기나 해보자고 하기에는 여의도공원이 한국조경에서 차지하는 위상이나 의의는 그 덩치만큼이나 크게 보인다.

… 후략 …

최 정 민 Choi, Jung Min
대한주택공사 PF기획팀 차장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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