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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엘공원
  • 환경과조경 2005년 3월
 바르셀로나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은 뭐니 뭐니 해도 가우디이다. 가우디를 보기위해 바르셀로나를 찾는 관광객이 매년 2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비단 건축이나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가우디의 건축을 접하게 되면 그 아름다움에 압도당하고 매료된다.
 구엘공원은 바르셀로나 시내가 한 눈에 보이는 시의 북서쪽 언덕 위 펠라다 산기슭에 위치하고 있다. 가우디의 클라이언트이자 후원자였던 구엘은 가우디에게 의뢰하여 1900년부터 14년에 걸쳐 15헥타르 정도의 부지에 구엘공원을 만든다. 현재는 바르셀로나 시민들의 산책하거나 연인들이 데이트하는 장소로 사랑받는 공원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원래는 구엘과 가우디는 이 곳을 60여개의 주택단지가 있는 이상적인 전원도시로 만들고자 했다. 구엘이 이 곳을 공원이라 이름붙인 것은 그가 젊은 시절 프랑스 님에서 유학할 시절 라 퐁텐느 공원에 크게 감명 받았기 때문이라 한다. 구엘공원의 구불구불한 길은 영국 픽쳐레스크 정원과 유사한 성격을 지녔기에 스페인식 공원(parc)가 아니라 영어식 공원(park)로 표기했다 한다. 물론 구엘공원이 지향했던 이념은 여러 계층이 어우러지는 영국식 공원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구엘공원은 고급 건축물을 세워 부자들이 거주하는 전원도시로서 엄격히 사생활이 보장받을 수 있게 담이 쌓여져 있고 일반인들과는 적절히 격리된 유토피아적 도시공동체로 구상되었다. 이상도시의 꿈은 사라졌지만 공원의 틀은 남게 된다.
 구엘공원의 구조는 경사지 지형을 그대로 이용하여 구불구불한 산책로를 따라 공간이 형성되어있다. 가우디는 산지형 원형을 살리기 위해 등고선을 따라 길을 만들었고, 움푹 들어간 곳에는 이 지역에서 파낸 돌로 다리를 만들었다. 다리 위에는 다듬지 않은 거친 돌로 화분이 놓여졌다. 부지에서 발견한 돌을 이용하여 만든 구조물은 '부지에 순응하는 디자인‘(site-specific design)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85개의 도리아식 기둥으로 도리아식 신전은 원래 시장으로 만들어진 장소이며, 옥상 부분의 광장은 극장으로서 각종 문화공연 및 이벤트장소로 만들어졌다. 이 극장은 20세기 초부터 자선행사나 대규모 파티, 그리고 축구, 테니스, 경주 등 각종 여가공간으로 이용된다.
 구엘 공원의 명물인 극장 주위의 벤치는 세계에서 가장 길고 아름다운 벤치이다. 공원 벤치는 단지 공원의 장식물이 아닌 조각 작품이며 예술품이다. 이 벤치에 편안히 앉아있으면서 보는 바르셀로나 시가지풍경은 그만이다. 형형색색의 타일의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과 어우러지는 풍경은 더욱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공원의 가장 인상적인 장소는 입구 계단이다. 계단은 두 갈래로 갈라지고 다시 이어져있다. 계단에는 도마뱀과 카탈루냐 문장과 뱀 머리를 조합한 모자이크 장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계단 공간의 화려한 색상과 환상적 이미지는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동화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조 경 진 Zoh, Kyung Jin,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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