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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스케이프] 한여름의 판타지아
장소 매력
  • 환경과조경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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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판타지아’는 나라국제영화제의 지원을 받은 한일 공동 제작 영화다. 영화제측은 나라 현 고조五條 시에서 촬영할 것, 일본인 스태프와 배우를 기용할 것, 고조의 지역 축제인 불꽃놀이를 포함시킬 것을 조건으로 제작비를 지원했다. 조건은 창작자에게 제약이 될 수도,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내가 감독이라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낯선 도시에서 어떻게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주변에 고조에 대해 아는 사람도 없고, 검색을 해봐도 무엇 하나 특별한 것이 눈에 띄지 않아 난감하다. 무엇을 제일 먼저 해야 할까.

우선 답사를 가야지. 안내해 줄 사람이 필요한데 시청 직원이 제일 좋겠다. 시에 대한 기본 정보를 들을 수 있을 테니까. 우리가 흔히 하는 인문·사회 분석을 하는 거지. 만약 시청직원이 타지 사람이라면 그 동네 사람을 소개받아서 그곳 사람들만 아는 오래된 이야기부터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듣는 거야. 이런 자료들이 모아져서 어떤 영화가 만들어질까?

장건재 감독은 영화를 두 개의 챕터로 나누었다. 흑백 영화인 첫 번째 챕터에서는 감독이 겪었던 낯선 도시에서의 사전 답사 내용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았다. 영화감독 태훈이 통역과 함께 고조에 답사 가서 시청 직원을 만나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고조는 나라 현 남서부에 위치한 작은 도시로 400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곳이다. 소박한 고조 역 앞, 오래된 가옥, 좁은 골목, 여관, 동네 카페 등의 장소는 예전의 정취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

 

 

서영애는 ‘영화 속 경관’을 주제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한겨레 영화 평론 전문 과정을 수료했다. 조경을 제목으로 일하고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으며 영화를 삶의 또 다른 챕터로 여긴다. 영화는 경관과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계 맺는지 보여주며 인문학적 상상력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텍스트라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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