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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스케이프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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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거진 가격 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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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준의 이런 생각, 저런 고민] 초기의 조경과 학생들
조경과 초기에 해당하는 1970년대 학번들의 이야기를 할까 한다. 그들은 처음이라는 데 대해 자부심이대단했다. 육군사관학교의 경우를 예로 들면 이들은11기부터 4년제가 됐는데, 명실공히 육사 1기라며 자부심이 대단했다. 이들이 하나회를 결성하고 전두환,노태우를 대통령으로 만들 정도로 정권을 휘둘렀던것 같이, 조경과의 초창기 멤버들도 자부심과 영향력이 대단했다. 1973년도에 서울대와 영남대에 조경학과가 생기고 그 후에 여러 대학에 순차적으로 조경과가 생겼다. 1970년대 조경 관련 교재가 귀하던 시절에도 조경과 학생이라면 시몬스John O. S imons가 지은Landscape Archtecture라는 책은 복사판이라도한권씩 다 가지고 있었는데, 조경이 무엇인지 개념이나 이념을 알기 위해 밤새 논하곤 했다. 똑같은 책을읽어도 서로 조경을 생각하는 개념은 달랐다. 외부공간의 무한적인 확장에서부터 조그마한 소규모 공간까지 전부 우리의 영역인줄 알고 겁 없이 설쳤다. 그리고 자기의 주장을 펼쳤다. 그때 일반 사람들은 조경이 뭐하는 것인지도 잘 몰랐고 한국에서의 조경이라는 정의도 모호한 터라 교수들과 막걸리를 기울이며서로 조경에 대한 토론도 많이 했다. 그만큼 자유로운분위기에서 자신의 주장을 할 수 있었다. 우리는 그러한 주장을 개똥철학(?)이라고 불렀다. ‘무한한 대화를통해 서로의 간격을 좁히자’는 말이 유행했으니 그때도 요즈음 말하는 ‘소통’이 매우 중요했던 모양이다. 그때 일화 중의 하나를 이야기하자면 LandscapeArchitecture 책에 환경에 대한 용어로 preservation,conservation, alternation, construction,destruction이 나온다. 모름지기 조경인이라면preservation이나 conservation에 전념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alternation까지는 용인할 수 있어도 destruction까지 가서는 안 된다고 하는 이야기가 조경을 하는 사람들의 대명제와 같았다. 졸업생이없는 상황이어서 건설회사를 다니는 조경과 사람이아직은 없었으므로 construction이라는 단어도 조경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을 주는 시절이었다. 어쩌면 destruction이라는 단어는 조경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입에도 담지 말아야 하는 단어였다. 그런데 누가 교수 앞에서 자기가 졸업을 하면 현재의 조경계가 너무 엉망진창이니 불도저로 조경계를 밀어버리고destruction 새로이 건설construction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 후부터 그 학교에서 교수와 학생이 함께막걸리를 마시며 토론하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기존 조경계의 구성원이자 조경이라는 학문을 처음 들여오는 데 기초를 닦고 노심초사한 사람으로서는 얼마나 가슴에 못을 박는 이야기였을지 지금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조경을 하려는 청년의 눈에는 별로 실력도 없이 초창기의 과일만 챙기는 사람으로 보였는지 모른다. 조경에 발을 디디는 젊은 사람의 기개는 높이 사야 할 것으로 이해했다. 1970년대에는 대학원이 있는 조경과가 없었으므로초기 졸업생들 중에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사람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 진학한 사람이 많았다. 대학원 시험 및 면접장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몇 가지 할까 한다.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 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 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 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 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 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 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 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감성정원, Sensitivity Garden
초청 작가 정원 Yano Tea TEA’s Design FOREST FARM 대표 도시 스타일 연구소 연구원 2000년 오감과감각 박물관 관장 취임 2004년 영국왕립원예협회 첼시 플라워쇼 베스트 시티 가든 수상 2007년 세계 난박람회 2007 디스플레이 부문(도쿄돔) 현대 디스플 레이 상 1위 2016년 벨기에 왕립 원예 협회 Floralies 2016 해외부문 3위 2016년 영국왕립원예협회 첼시 플라워쇼 시티 가든 은메달 수상 감성을 키우는 서울 도시정원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위해 지어진 월드컵공원은 쓰레기 산이라는 오명을 벗고 환경생태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 기적의 공원에서 2016 서울정원박람회가 개최됐다. 감성정원은 월드컵공원의 콘셉트(재생)를 참고해 폐콘크리트를 정원의 메인 소재로 삼았다. 폐콘크리트 외에도 식물과 돌을 사용해 감성을 키우는 가든 프로그램도 진행할 수 있다.
내 남자의 정원
작가부문 대상 윤준 한국고유식물연구소 윤준은 경희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했으며, 쌍용엔지니어링과 동부건설에서 12년간 근무했다. 고유식물의 보존이라는 환경적 문제를 생물자원의 비즈니스 기회로 보고 2013년 소셜벤처경연대회 창업부문에 출전해서 최우수상과 특별상을 수상했다. 현재 세계 최초의 식물기획사를 꿈꾸는 사회적기업 ‘한국고유식물연구소’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2013년 드림파크축제 전문가정원 우수상, 2014년 코리아가든쇼 작가정원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정원과 조경, 식물콘텐츠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남자 우월의 유교주의 사회에서 점차 여성들을 위하는 세대를 지나오다 이제는 양성평등을 가르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과연 사회에서 남성은 여성보다 우월한가? 여성은 남성보다 훨씬 배려 받는 사회에 살고 있는가? 이 문제를 정원으로 옮기면 이 또한 시대의 흐름과 상통한다. 조선 시대까지 남자의 정원은 전면에 내세우고 여자의 정원은 후원으로 옮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정원의 기록을 남긴 남성은 많았지만, 여성이 지배적으로 정원을 조성한 기록은 찾기 어렵다. 그렇다면 현재의 정원은? 매거진을 장식하는 많은 정원들은 여성 주인의 섬세한 손길에서 태어난 듯하고 여성을 위한 아기자기한 공간에서 남성을 배제한다. 남성은 정원에서 배제된 존재처럼 느껴진다. 남자들의 심리를 바탕으로 표면적으로 읽혀지는 공간을 만들고, 그들의 욕구를 충족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Forest Howling, 숲의 울림
작가부문 금상 최재혁 KnL환경디자인 스튜디오 최재혁은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감성을 일깨우는 공간을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조경공간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디테일 구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정원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일을 통해 이를 실천하는 동시에 훈련하고 있다. 제3회 신진조경가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제3회 경기정원박람회에 실험정원을 출품한 바 있다. 현재는 KnL환경디자인 스튜디오에서 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지달님 한국농어촌공사 지달님은 일상에서 풀과 나무들을 만날 수 있는 춘천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조경을 업으로 하는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조경을 전공하고 현대인들의 정원이라고 볼 수 있는 공동주택 단지의 옥외공간이 주민들에게 주는 삶의 질과의 상관성에 관한 석사 논문을 썼다. 이후 조경설계사무소와 건설사 현장 사무소를 거쳐 현재는 한국농어촌공사에 근무하고 있다. 최근 농어촌공사 내 나라꽃 무궁화 콘테스트에 무궁화 정원을 조성하고 출품하여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숲은 매순간 변하는 빛과 바람, 생동하는 소리로 가득 차 있는 생명의 공간이다. 이런 숲의 물성을 작은 정원 안에 함축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Forest Howling’ 정원은 숲 안에서 빛과 소리를 공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숲으로 스며들어 오는 빛, 바람에 반응하는 잎사귀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풍경소리, 야생화의 생생한 색채들이 하나의 하모니를 이루는 정원에서 숲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꽃섬 아카이브[archives], 난지도의 풍경을 기억하다
작가부문 은상 황신예 가든룸-가든디자인 스튜디오 황신예는 1984년생으로 영남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조경학 석사, 영국 에식스대 위틀칼리지 가든디자인 석사 학위를 받았다. 씨토포스에서 조경설계와 경기연구원에서 다양한 조경정책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영국유학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정원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으며, 2016년 제3회 코리아가든쇼 우수상을 수상했다. 현재 가든룸-가든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박종완 플래이스랩 기술사사무소 박종완은 1979년생으로 경북대학교에서 조경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우리엔디자인펌에서 2013년까지 조경설계와 조경계획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조경설계, 도시환경계획과 정원 프로젝트 등 스케일을 변주해가며 다양한 작업중이다. 2016년 제3회 코리아가든쇼에서 최고작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플레이스랩 기술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옛날 난지도는 꽃섬이라 불리우며 난초와 지초가 지천으로 자라는 향기로운 섬이었다. 하지만, 1978년 서울의 쓰레기 매립장으로 사용되면서 향기로운 섬은 쓰레기가 산을 이루는 악취가 나는 혐오스러운 장소로 전락했다. 2002년 난지도는 다시 공원으로 변모하며 노을공원, 하늘공원, 평화의공원, 난지천공원으로 초록의 옷을 입게 된다. 2015년부터는 공원이 조성되면서 도시재생과 시민참여를 위한 공간으로 변화중이다. 꽃섬 아카이브 정원은 이러한 난지도의풍경을 기억하도록 예전 꽃섬의 풍경을 비롯해 지금까지의 난지도의 변화를 담고자 한다.
리틀 가드너의 꿈이 자라는 놀이정원 -‘놀잇eat터’
작가부문 은상 강효정 튈르리 플라워 앤 가든디자인 강효정은 조경을 전공하고, 조경설계사무소 및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근무하며 조경설계 실무를 익혔다. 사무실 컴퓨터 앞에서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직접 흙과 식물을 만지며 일하는 가드닝에 대한 갈증이 생겨 정원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취미로 시작했던 플라워 디자인을 통해 다양한 꽃과 식물들을 접하게 되면서 보다 디테일한 공간 디자인과 식물의 매력에 빠져 현재 ‘튈르리 플라워 앤 가든디자인’ 대표로 재직 중이다. 김범진 동해종합기술공사 김범진은 대학에서 조경을 전공하고, 현재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어린 시절 작은 정원이 딸린 서울의 주택에서 푸르른 나무와 흙, 풀과 함께 놀던 추억을 갖고 있으며, 정원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조경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사무실에서 머리로 그린 그림이 이용자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항상 궁금해 했는데, 이번에 정원박람회를 통해 직접 현장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상은 늘 놀이다. “오늘은 또 어디 가지?” 층간소음이 걱정인 엄마는 오늘도 발을 동동 구르며 나가자는 아이의 성화에 고민에 빠진다. 오랜만에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즐길 겸 카페를 찾아보지만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의 장난에 눈치가 보이고 불안하기만 하다. “그럼… 키즈카페?” 아이를 돌보기엔 더할 나위 없이 편하지만 제한적인 놀이문화에 대한 회의와 경제적 부담에 망설여진다. 이렇듯 카페문화에 익숙해진 일상을 보내는 현실 속에 우리는 항상 자연에 대한 목마름을 가지고 산다. 어른과 아이 모두가 자연을 매개체로 함께 이야기하고, 여유를 즐기며, 다양한 놀이와 체험을 통해 재미있게 가꾸어 갈 수 있는 곳. 먹고 쉬고 가꾸는 등 정원을 즐기는 모든 활동이 놀이가 되는 곳. 그곳이 바로 ‘리틀 가드너의 꿈이 자라는 놀이정원-놀잇Eat터’다. 어린시절부터 정원을 가꾸던 아이는 정원 가꾸기가 일상이 되어 정원문화가 자연스레 그들의 삶 속에 녹아들 것이다. 또한 아이의 정원놀이는 어른에게까지 확장되어 아이와 어른이 함께 놀 수 있는 놀이정원을 통해 가족 간의 유대감이 향상되어 서울시민들의 안정과 행복은 배가 될 것이다. 이 정원을 통해 놀이터에서 그네를 밀며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놀아주는’ 아빠들이 아닌, 정원에서 아이와 교감하며 함께 ‘노는’ 아빠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포레스트 오피스
작가부문 은상 김지영 프리랜서 디자이너 김지영은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맡은 일에 완벽을 추구하며 현장에서 배우는 정원가로, 삶의 이야기를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콘셉트로 정원 디자인에 녹여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경원대학교 조경학과(현 가천대학교)를 졸업하고 원도시건축과 해안건축 조경설계실에서 조경실무를 쌓았다. 이후 영국 에식스 대학교 위틀 스쿨 오브 디자인에서 정원 디자인 석사를 받았고, 런던 마샤 슈왈츠 파트너스(Martha Schwartz Partners)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조경 및 정원 관련 설계와 강의를 하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사무실이다. 그런데 출근길과 사무실의 분위기는 매우 삭막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도심을 벗어나 자연에서 여가를 보낸다. 포레스트 오피스는 자연에서 여가를 보내는 것처럼 자연에서 보내는 일상을 꿈꾸며 도시와 자연의 경계에서 일상의 숲 속 오피스를 그려냈다. 숲의 가장자리, 도시와 자연의 경계에서 일상의 숲 속 오피스를 꿈꾼다.
사이정원
작가부문 동상 김대희 지앤디자인 김대희는 성균관대학교에서 건축과 조경을 전공하였다. 이후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조경학 석사와 성균관대학교에서 건축학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졸업 후 싱가포르의 Tierra Design과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에서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았으며, 2015년 지앤디자인을 설립하여 건축, 조경, 도시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경험을 진행 중이다. 정원庭園은 집 안에 있는 뜰이나 꽃밭을 의미한다. 하지만 정원이 꼭 집안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언덕 위의 정자에서 바라보는 초원도, 산위에서 내다보는 풍경도 나만의 정원일 수 있다. 하지만 정원이 ‘정원’이기 위해선 그곳을 바라보는 장소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정원에서는 보는 장소에 따라 나무 한 그루와 꽃 한 송이 다르게 보인다. 사이정원은 두 개의 ‘장소’와 두 개의 ‘정원’을 통해 새로운 정원 경관을 만들고자 한다. 10m×13m의 대상지에 그라스원과 자작원을 계획했다. 그 사이에 2m 폭의 박공지붕 형태barn-shape의 파빌리온을 배치해 공간과 동선을 이분하였다. 파빌리온의 한쪽은 개방된 구조로 그라스원을 향해 열려져 있고, 다른 한면은 스테인리스 스틸 코인으로 연결된 커튼으로 덮어주었다. 이 코인 커튼은 바람과 방문객들의 접촉에 의해 다양한 입면을 연출해 준다. 방문객들은 파빌리온 내부와 자작원을 거닐며 다양한 재미와 경관을 경험하게 된다.
비 내리는 정원 - 홈[furrow]
작가부문 동상 김기범 윤토 김기범은 법성포의 작은 마을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시골을 떠나 미술로 대학생활을 하면서 전공을 살려 벽화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윤토에서 일을 한 지 10년이 되어간다. 처음에는 작은 소품부터 시작해 디자인, 시공을 넘나들면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의 축제와 박람회의 연출조경을 진행하면서 직접 디자인한 작품들이 현실에 펼쳐지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끼면서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콘셉트 맑았던 하늘에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에 허겁지겁 처마 밑으로 비를 피한다. 정신없이 움직이던 길을 멈추게 하는 단비는 잠시나마 휴식을 안겨준다. 양철지붕에 부딪치는 빗소리는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고 처마를 타고 떨어지는 빗방울이 만들어낸 홈을 한동안 바라보며 사색에 잠긴다. 어릴 적 친구들과 마을 이곳저곳을 뛰어놀다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해 처마 밑에 옹기종기 모여 비를 피하던 모습, 빨랫줄에 널어두었던 빨래를 분주하게 걷는 어머니의 모습, 마당 한켠에 활짝 피어오른 꽃잎과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채소의 줄기를 타고 떨어지는 빗방울들... 그 시절에는 언제든지 바라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바쁜 일상에 치여 분주하게 돌아가는 시간 속에서 지금은 마주하기 힘든 모습들을 생각하며 추억에 잠긴다.
하늘과 바람과 별
작가부문 동상 장혁준 factory L 장혁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도시조경설계 연구실에서 ‘해안 경관 관리를 고려한 해안 친수공원의 프로그램 및 공간 설계: 진해루 해변공원을 대상으로’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다양한 스케일에서 작동하는 경관에 관심이 많다. 현재는 factory L에서 공간의 디테일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디자인 개념 고대 사람에게 자연은 신성하고 풍요로운 것이었다. 나무는 신을 위한 공간인 울타리 안에 심겨 열매를 제공했다. 그곳은 생존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그늘이 있어 쉬기에 좋았고 푸름이 있어 보기에도 좋았다. 사람들은 나무그늘에 모여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곳은 그늘, 빛, 바람, 물, 꽃 그리고 사람이 있는 장소였고 그것들을 있게 하는 부재들이 자연과 가까워 더 특별했다.현대인들은 이곳을 정원이라 번역했다. 페르시아 이후 로마와 영국을 거쳐 현대로 이어진 정원 역사의 원류를 이 공간으로 보기 때문이다. 처음을 말하는 이유는 그곳에 근본이 있기 때문이다. 정원은 미술관에서 감상하는 작품이기 이전에 사람들이 모이고 그늘이나 햇빛 아래서 하늘과 바람과 별을 노래하는 곳이다. 이렇게 찾은 정원의 근본적인 의미는 공모의 주제 중 하나인 ‘휴식’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그래서 이 정원은 사람이 모여 하늘과 바람과 별을 노래하는 휴식 의 정원이다.
풍경의 증식
작가부문 동상 손우진·김태욱·김두희 애플비트 손우진, 김태욱, 김두희는 각자 산업, 조경,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후, 설치미술, 조경설계, 디자인 상품 판매 및 영화미술 등의 작업을 하고 있으며, ‘애플비트’라는 팀 이름 아래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2015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공모에서 동상을 받았으 며, 주일 한국 대사관 주관 전시회 및 산울림 갤러리 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디자인 콘셉트 ‘홍살문’은 신라 시대부터 서원, 향교, 능과 같이 신성시되는 장소에 설치된 목재 건축물이다. 예로부터 홍살문은 출입문의 기능보다는 그것이 가진 상징성을 더욱 중요시했다. 아무리 지체 높은 사람도 홍살문 앞에서부터는 말에서 내려 걸어가야 했을 정도로 신성시했다. 문안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 안의 모든 사람이 청정하고 평등해진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풍경의 증식’은 액운과 악귀를 막아 좋은 기운만을 품어주는 홍살문의 상징성에 숲의 풍경을 접목해 재해석했다. 사람의 몸이 아닌, 마음이 드나드는 이 특별한 문으로 들어서면 곧 디딤돌에 오르게 된다. 돌에 오르자마자 펼쳐지는 풍경을 마주하면 이내 제각각 다른 매력을 뽐내는 식물들이 각자의 화분으로 나뉘어 담긴 채 함께 만드는 하모니가 한눈에 들어온다. 식물이 화분에 담긴 것은 익숙한 모습이지만, 수없이 많은 화분 하나하나가 픽셀화소가 되어 증식하며 정원을 이루고, 그것이 하나의 그림이 되어가는 모습은 어딘지 낯설다. 이러한 낯섦이 선사하는 비현실적인 풍경이 문 안으로 들어선 모두에게 하여금 각박한 도시의 삶을 잠시나마 벗어두게 할 것이다. 현실 세계를 탈출해 휴식의 공간으로 들어서면서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휴식을 해보길 바란다.
상암리 마을의 풍경(길모퉁이 가게와 옆집)
작가부문 동상 홍광호 씨토포스 홍광호는 조경을 경험하면서 장소가 지니고 있던 의미와 가치의 존중이 필요하며, 이러한 방법을 통해 일상의 풍경들이 온전히 이어가는 디자인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앞으로도 이러한 설계 접근 방법을 추구해 이용하는 이들에게 그 장소에 대한 가치와 깊은 의미를 제공하고자 한다. 우리가 접해온 정원은 사적인 공간의 성격으로 인해 누구나 쉽게 접하기 힘든 공간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곳곳에 숨어있는 일상의 풍경들의 의미와 가치를 재해석하여 풍경을 새롭게 환원한다면 정원은 소수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누구든지 녹음의 풍경을 가까운 곳에서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바뀔 것이다. 집과 가까운 곳, 가까운 이와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곳, 이웃들과 자주 마주치는 곳, 이동이 빈번한 곳 등 삶의 풍경이 묻어있는 장소의 발견이 필요하다.
아낌없이 쓰는 사람
작가부문 동상 김지환 스튜디오 엘 김지환은 1984년 포항에서 태어나 2002년 영남대학교에 입학했다. 2009년 씨토포스에 입사해 서서울호수공원의 감리 대리로 일하면서 설계와 시공을 함께 경험했다. 2014년 스튜디오 엘에 입사해 정원과 공원, 방향과 실천, 논리와 직관, 아이폰과 스티브 잡스 등 삶과 조경 전반에 걸친 다양한 주제와 맞닥뜨리며 종합적 외부공간 조성 작업, 즉 조경의 앞날에 대한 희망을 찾고 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아낌없이 쓰는 사람!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나무, 즉 자연은 무한하고 희생적인 사랑으로 해석된다. 자연은 사람에게 무언가를 무한히 제공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자연은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다. 언제부턴가 인간이 자연 위에 군림하고 착취하면서생태계는 균형을 잃었고, 인간의 편의를 위해 발전한 문명은 오히려 인간을 위협하게 됐다. 이는 자연의 희생이 아니라 인간의 소비에 본질이 있다. 끊임없이 생산하고 소비해야 존재할 수 있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자본주의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닐까.
오름놀이정원
작가정원 동상 조성희 조경설계사무소 온 조성희는 대구에서 태어나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 설계 일을 시작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20년째 아직 설계를 계속 하고 있는 중이고, 현재는 조경설계사무소 온(Onn)을 설립해 마음 맞는 오랜 친구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여러 정원박람회에 참여하면서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설계 일에 보태져 조금 더 달라지기를 꿈꾸고 있다. 이상기 조경설계사무소 온 이상기는 1995년부터 지금까지 조경설계업을 바탕으로 여러 번의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2013년부터 설계회사를 공동으로 운영해 왔고, 지금은 조경설계사무소 온에서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근래에는 2015 제4회 생활정원과 코리아가든쇼, 경기정원박람회 등 여러 정원박람회에 참여했으며, 올 9월에는 건축가, 인테리어 작가와 함께 드로잉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이번 서울정원박람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작가들과 소통하고 현장의 느낌을 더 배울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알차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모든 정원은 놀이적 요소를 갖는다. 나무를 심고 꽃씨를 뿌리고 풀을 뽑고 돌을 놓고 잔디를 다듬는 등 정원에는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하지만 이는 아이들이 정원에서 즐기고자 하는 바와 다를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원문화는 아직도 대중화되지 못하고 포퓰리즘적인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중의 문화가 아닌 소수의 문화, 가족들의 공간이 아닌 어른들의 공간, 편하고 안락한 장소가 아닌 아까워서 조심스러운 장소가 지금의 정원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천리길도 한걸음이라는 속담처럼 지금의 정원은 이렇다 할지라도 향후 우리 아이들은 정원을 지금보다 지극히 생각하고 진중하게 대하는 어른으로 자랄 것으로 기대한다. 다음 세대를 이어갈 아이들에게 정원을일상적인 장소로 인식하게 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은 놀이를 통해서 식물을 알고 정원에 대한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잠재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놀이정원을 만들고자 한다.
포미터스퀘어(4㎡) - 나를 위한 공간, 4㎡ 일반부
2016 서울정원박람회 속 또 하나의 공모 정원, 포미터스퀘어4m2의 조성 열기는 뜨거웠다. 특히 ‘나만을 위한 4㎡'란 공모명이 참가자의 열기를 모으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다. 나만을 위하고, 나만이 누리는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라는 점이 의욕을 북돋았기 때문이다. 4m2란 좁은 공간이지만 박람회장에 있는 정원 중 가장 정원다웠다는 관람 객도 있었다. 그래서 포미터스퀘어에서는 정원을 만든 사람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실험적인 성격이 강했던 학생부보다 일반부에서 그 경향이 뚜렷하다는 평가도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 생활 속에서의 휴식,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통한 위로가 주요테마였다. 나만을 위해 만든 4m2이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정원이 돼 관람객의 큰 관심을 받았다. 포미터스퀘어는 사전 공모를 통해 선정된 20개 팀(일반부 10, 학생부 10)이 4m2 크기의 공간에서 개성을 담긴 실험 정원을 박람회 기간 동안 전시하는 프로그램으로 심사를 통해 일반부는 대상 1팀, 금상 1팀, 은상 3팀, 동상 5팀이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대상_휴식이 필요해(김세훈·이현미·정연섭·권진명·심효진) ◆금상_Garden Bar(이병우) ◆은상_오늘은 날 쉬게 해줘!!(심성임·장다은) ◆은상_창을 바라보다 전현배·차혜진 ◆은상_행복한 편지 박태화
포미터스퀘어(4㎡) - 나를 위한 공간, 4㎡ 학생부
‘일상 속 버려지거나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디자인을 반드시 한가지 이상 포함시킨다.’ 올해 포미터스퀘어 학생부에게 주어진 미션이다. 이 과제는 월드컵공원의 테마인 ‘재생’과도 연결된다. 그래서 타이어, 패트병, 유리병, 팔레트 등 재활용 소재의 활용 방법을 보는 것이 이번 학생부의 관전 포인트였다. 특히 대상작인 ‘버리다, 벌이다’는 폐드럼통같은 소재뿐만 아니라 활용적인 측면에서도 ‘재활용’ 테마를 적용시켜 심사위원에게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다른 화제는 ‘여주자영농업고등학교’의 참여다. 실험적인 디자인과 꼼꼼한 시공으로 총 3팀 중 2팀이 은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보였다. 포미터스퀘어 학생부는 총 10팀이 참가해 대상 1팀, 금상 1팀, 은상 3팀, 동상 5팀이 수상했다. ◆ 대상_버리다, 벌이다(조아연·이현우) ◆금상_유밀원(최재현) ◆은상_3minutes(김예원·구진우·윤진주) ◆은상_그린라이트(박세빈·이수빈) ◆은상_Garden Cycle Shelter(임성열·이소정)
팝업가든 콘테스트
‘정원의 경계를 허무는 무한 상상’이라는 주제 때문인지,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2016 서울정원박람회 ‘팝업가든 콘테스트’에는 톡톡 튀는 재밌는 아이디어들로 무장한 작품이 다수 출품돼 화제가 됐다. “정원이 아니어도 좋다”, “상상 속 정원이어도 좋다”는 주문에 많은 참가자들이 과감한 시도를 감행했고, 전시 기간 동안 다르게 시민들이 직접 들어와 정원을 즐기는 모습을 연출하며 새로운 풍경을 선사했다. 팝업가든 콘테스트는 사전 공모를 통해 선정된 10개 팀이 박람회 둘째 날인 10월 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정해진 시간 안에 정원을 완성하는 행사였다. 당일 심사를 통해 금상 1팀, 은상 1팀, 동상 2팀 등 총 4팀이 선정됐다. ◆ 금상_미니웨딩(박지호·봉소정·배경태·김지은·어수현·이재훈·이재인) ◆ 은상_마법에 걸린 목공소(차혜진·김인혜·이병우·전현배) ◆ 동상_Rainbow spider(김새롬·김민정·이가희) ◆ 동상_Beauty Inside, No Dirty(김지학·조해연·박선영·박소진·임가연)
곤지암 화담숲 보완설계
설계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미완성소나무원 실시설계 아르떼조경 시공 서브원 발주 LG상록재단 위치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도척위로 278 면적 165,000m2 공사기간 2015. 1 ~ 3., 2016. 1 ~ 4. 10여 년 전만 해도 수목원은 전공자나 관심 있는 사람만이 방문하던 곳이었지만 이젠 자연 속 여가공간으로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공간이 됐다. ‘수목원조성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수목원이란 수목유전자원을 수집, 증식, 보존, 관리 및 전시하고 그 자원화를 위한 학술적, 사업적 연구 등을 하는 시설이다. 하지만 요즘은 수목원 하면 풍성한 숲과 잘 가꾸어진자연경관을 감상하며 즐기는 나들이가 떠오른다. 이러한 수목원에 대한 기대를 충족하면서 지속적으로진화해 나가는 수목원이 있다면 단연 곤지암 화담숲이 아닐까? 조성 초기에는 곤지암리조트의 부속시설 정도로 인식됐다면, 이제는 입소문과 방송매체 등으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서울 근교의 가볼만한 명소로 자리 잡은 듯하다. 편히 걸을 수 있는 녹음이 드리워진 숲길,고급주택정원에 온 듯한 세심한 식재와 이와 대비되지만 조화를 이루는 단일수종으로 군식된 테마원 그리고 반딧불이 계곡, 민물고기생태관, 원앙이연못 등생태적 요소를 통한 교육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 타수목원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이는 화담숲을 기획하고 조성한 LG상록재단의 비전과도 일맥상통한다. 처음 화담숲을 접한 것은 아직 곤지암수목원이던2012년 늦가을이다. 수목원 상부의 숲을 치유의 숲으로 계획하는 프로젝트로 시작했으나, 서로 부지가연접하는 만큼 수목원도 자주 방문하고 들여다보니개선할 점들이 있어 수목원 보완설계도 진행하게 됐다. 모든 과정은 화담숲 조성 초기부터 관리·운영해온 서브원의 화담숲팀과 협업을 통해 이루어 졌다. 동심원이 기본계획 및 설계를 맡고, 서브원이 시공을진행했다. 동심원은 현장감리를 통해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였다. ‘미완성소나무원’은 동심원이 기본설계를 맡고, 아르떼조경이 실시설계, 서브원이 시공을진행하면서 현장여건에 따라 설계변경이 이루어졌다. 화담숲은 주능선을 중심으로 크게 서측계곡, 동측계곡으로 나뉘는 산지지형이다. 서측계곡은 평균 20%정도의 급경사로, 모노레일을 통해 상부로 이동 후내려가면서 동측계곡을 관람하거나 숲속산책길로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방문자가 증가하면서 모노레일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서측계곡의 다양한 볼거리를모노레일에서 원거리로 조망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서울에서 가깝고 리조트와 인접하다보니 영유아 동반의 가족형, 지인들과 함께 나들이온 중장년층이 방문자의 다수를 차지해 개선이 필요했다. 이에 경사 6%의 완만한 데크길을 조성, 유모차및 노약자도 편안하게 경사지를 오를 수 있도록 했다. 경사가 완만하다 보니 노선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관람로 주변의 볼거리와 쉬어갈 수 있는 휴식공간도 필요해 졌다. 이에 ‘풍경화 안에서 걷다’라는 기본방향 안에서 서측계곡의 보완계획을 진행했다. 계절별로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명화의 계곡을 따라 산책하며 가족과 잊히지 않는 추억을 만든다는 콘셉트로 조성했다. 먼저 그림같은 풍경을 만들기 위해서 기존 식재와 시각적 조화를 이루면서 계절별 연차적으로 개화하는 수종을 선정해 개장기간 동안 항상꽃을 볼 수 있는 군락을 조성했다. 박소은은 1978년생으로 서울대학교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조경을 공부하고 동심원조경에 재직 중이다. 2003년 입사해 서울숲 조성 설계에 처음 참여한 이후 울산대공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래미안 이스트팰리스, 곤지암 치유의 숲까지 다양한 스케일과 성격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전통적인 조경의 기반 위에 변화하는 삶의 방식을유연하게 담아내며, 조경의 경계를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인천 서구 연희 자연마당
발주 환경부 설계·시공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 에코탑플러스, 서암 위치 인천광역시 서구 용두산로 156 일원(연희동 산 129) 면적 69,442m2 사업비 34억 원(설계, 인허가비, 시공, 모니터링비) 사업기간 2013. 6. ~ 2016 . 6. 주요사업내용 •다양한 생물서식처 제공 및 수질정화를 위한 다단정화습지 복원 •인근 산림식생을 기반으로 식재모델을 개발하여 산림생태계를 복원 •생태체험교육 및 놀이공간 복원 등 사업의 배경 및 목적 사업대상지 주변에는 청라국제도시,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건설 등 대규모 개발 사업으로 인해 생태계의교란과 서식지의 단절과 고립이 심화되고 있었다. 특히 매년 10월부터 3월까지 대상지 인근에 출현하는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생물인 큰기러기, 대모잠자리 등의 서식처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또한 이곳은 1970년대 공원용지로 지정된 이후 장기간 방치되어 있어 인근 주민들의 공원 복원에 대한 민원이 지속해서 발생한 지역이었다. 이에 급격한 시가화로 인한 생태계의 교란 및 단절을최소화하고 다양한 생물서식공간 제공, 인근 주민과인천광역시민의 생태휴식공간 제공 등을 목적으로환경부 생태계보전협력금으로 시행하는 자연마당 복원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정덕흠은 대구가톨릭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원에서 조경학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에서 생태복원건설 본부장으로근무하고 있다. 인천 자연마당 조성사업, 전북 군산 자연마당 조성사업, 경남 밀양 자연마당 조성사업 등 생태복원 시공 및 관리주체로 자연환경보전사업과 관련한 시공업무를수행하고 있다.
[특별기고] 정원사의 꿈의 무대, 쇼몽국제정원축제
조경학도로서 학부생 때 여러 공모전에 기웃거렸다. 여러 디자인 공모전에 나가 수상하는 것이 최선을 다하는 학생이라는 증명, 교수님들께 예쁨 받는 길, 나아가서는 조경가를 꿈꾸는 사람에게 이렇게 계속하면 된다는 응원의 메시지와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정원 설계 전문가를 꿈꾸는 나에게 쇼몽국제정원축제는 언젠가 작가로 성장해 꼭 참여해 보고 싶은 대회로 매년 수상작들을 사진으로 접하며 10년 후의 꿈으로 책상 앞에 적어 놓은 지 벌써 5년이 돼 간다. 그 꿈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런 나에게 이번 여름 쇼몽국제정원축제에 다녀오는 일정은 인생의 버킷리스트 목록 하나를 지우는 일이었다. 이 원고에서는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의 대표적인 정원 축제이자 작가들의 꿈의 무대인 쇼몽국제정원축제를 조명해 보고자 한다. 생각보다 국내 조경가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쇼몽국제정원축제의 전반적인 설명과 실제 방문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팁 그리고 출전한 24개의 작품을 감상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쇼몽 성 쇼몽 성Chaumont-sur-Loire은 프랑스 중서부, 투르Tours와 블루아Blois의 중간에 위치한 인구 2000명 정도의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의 중심이 되는 쇼몽 성의 역사는 10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럽의 10세기는 중세 사회로 영주권이 발달한 시기다. 이때 지배자들은 마을의 중심 역할을 하는 요새를 건설했으며 특히 루아르 계곡은 백년전쟁 동안 프랑스와 영국 사이에 벌어진 여러 결전의 최전선이었다. 15세기 중반 전쟁이 끝나면서 요새의 역할을 하던 루아르 고성은 오락과 휴양의 장소로 재건됐다.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루아르 고성지역(정식명칭: The Loire Valley between Sully-sur-Loire and Chalonnes)은 루아르 강을 중심으로 19개의 고성들이 자리하고 있다. 19개의 고성 중 하나인 쇼몽 성 역시 11세기부터 여러 주인을 거쳤고 1938년에 마지막 주인인 브로이 가문The Broglie Family의 가세가 기울면서 정부 소유가 되었으며 1940년 역사적 기념물historical monument로 지정됐다. 이후 대중에게 공개된 이 아름다운 고성은 19세기 말 헨리 던컨Henri Duchene(e’)(1841~1902)에 의해 주변 조경이 구축됐고 1992년부터 프랑스 최고의 정원 축제인 쇼몽국제정원축제와 같은 여러 예술 전시가 열리고 있다.(출처: http://loire-chateaux.co.uk/en-gb)
[홍콩으로 떠난 청춘 유랑] 홍콩기행(5): 야간경관
아름다운 항구 도시, 홍콩으로! 2016년 2월 대학생활이 끝났다. 이제 사회에서 준비된 조경인으로 시작을 해야 한다. 마음이 조급해졌지만 교사를 꿈꿨었던 나의 결심에 주저함이 생겼다. 4년간의 학부과정으로 중등학생들에게 가르침을 줄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 확신이 생기지 않았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조경에 대해 그리고 세상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배움에 대한 갈증이 사라지지 않았다. 교사가 아닌, 내가 다시 도전하고 싶은 일이 세상에 얼마나 더 있을까. 내가 진정 꿈꾸는 일은 무엇일까. 끝없는 고민이 계속되고 있었다. 홍콩으로 기행을 떠날 기회가 생겼다. 대졸 무직자 300만 명 시대에 한가롭게 여행이나 다닐 때가 아니라는 양심의 목소리가 주춤거리게 했지만, 홍콩답사에 대한 개별 주제를 가지고 기행문을 쓰는 일은 엄청난 도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홍콩의 조경기업 실무자들과의 인터뷰’라니! 국내에서 조경분야의 해외취업 정보를 얻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그런데 얼굴을 마주하고 그들의 입을 통해 생생한 경험과 이야기를 내 귀로 직접 들을 수 있다니 흔하지 않은, 놓쳐서는 안 되는 절호의 기회였다. 홍콩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용감한 조경 실무자들을 꼭 만나보고 싶었다. 특별한 기회로 생긴 각별한 홍콩으로의 도전은 해외 조경 취업에 대한 면담과 홍콩기행 취재로 연결됐다.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기행이었다. 사실 홍콩은 내게 낯선 도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기행 취재는 짧은 시간 내에 홍콩을 들여다보고 설명해야 했다. 기행 전에는 홍콩이라는 도시를 야경, 쇼핑, 금융 허브 정도의 고작 3가지 키워드로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그중에서도 홍콩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연상된 것은 야간경관이었다. 홍콩의 야경이 전 세계인들에게 대표적 도시 이미지로 각인된 이유 그리고 정형화된 이미지 이면에 숨겨진 진실된 홍콩에 대해서 취재하기로 마음먹었다. 홍콩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야경이 색조화장으로 치장한 여인의 얼굴과 같다면 화장으로 가려진 민낯의 홍콩을 이해하는 것은 어떻게 그토록 홍콩의 야경의 명성이 대단해 졌는지를 잘 설명해 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밤에는 홍콩의 야경을 어떻게 보아야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 수 있었고, 낮에는 화려함에 숨어 있었던 수수한 진짜 홍콩을 만나 볼 수 있었다. 1. 워터프런트(Waterfront) _ 윤호준 2. 습지(Wetland) _ 박성민 3. 스트리트 퍼니처(Street Furniture) _ 조유진 4. 식재(Planting) _ 김수정 5. 야간 경관(Nightscape) _ 이향지
[옥상녹화] 일본 옥상녹화 단상
1.진죠초등학교의옥상녹화 2 도쿄시 세이오우 진죠초등학교 지난 91호(본지 2016년 3월)에서 도쿄시립 타카나와다이진죠高輪臺尋常 초등학교의 옥 상녹화 사례를 소개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이곳이 1935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고 초등학교 사례로는 매우 드물게 계획된 특별한 옥상정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에 아래 사진과 같은 옛날 그림엽서가 발견됐다. 이 그림에는 ‘옥상 화단’이라고 적혀 있지만, 소나무 등 수목이 많이 심어져 있어서 화단보다는 정원이라는 말이 맞을 듯싶다. 이 사진을 찍은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그림엽서의 양식으로 추정해 보면 1933년부터 1941년경 사이에 발행된 것으로 보이고, 아마 사진도 그 사이에 촬영됐을 것이다. 이는 타카나와다이 진죠초등학교 옥상정원과 거의 같은 시대의 작품이라는 말이 된다. 세이오우 진죠초등학교는 1907년에 토쿄시립학교로 개교한 오래된 초등학교다. 그 후 니시 자쿠라西桜(서벚꽃)초등학교로 개명했고, 1964년에는 니시 자쿠라 초등학교와 미나미 자쿠라南桜(남벚꽃)초등학교가 합병해 사쿠라桜(벚꽃)초등학교가 됐다. 1991년에 사쿠라초등학교, 사쿠라다桜田초등학교, 토모에鞆絵초등학교가 합병돼 현재의 오나리몬초등학교가 됐다. 이렇게 통합을 반복해 온 학교이므로 전쟁 전의 자료가 학교에 남아 있기가 어렵고, 옥상정원의 설치 경위 등을 찾는 것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타카나와다이 진죠초등학교는 학교 디자인이 매우 특이한데, 스페셜한 시방으로 건설된 건물임이 분명하다. 스페셜한 건물이라서 스페셜한 시설인 옥상정원을 설치했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반면 이 세이오우 진죠초등학교는 학교 외관상 그렇게 특별한 느낌을 받지 못한다. 당시의 매우 일반적인 초등학교 건축이었던 듯싶다. 그런 보통 학교인데도 옥상정원을 만들었다는 것은 당시 학교 영선(건축물의 신축과 수리) 기본시방 안에 이러한 옥상녹화가 선택적으로 포함돼 있었던 게 아닐까 추측된다. 야마다 히로유키는 치바대학교 환경녹지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원예학연구과와 자연과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도시녹화기술개발기구 연구원, 와카야마대학교 시스템공학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오사카부립대학교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토교통성의 선도적 도시 형성 촉진 사업과 관련한 자문위원, 효고현 켄민마을 경관 수준 녹화사업 검토위원회 위원장, 사카이시 건설국 지정 관리자 후보자 선정위원을 역임했다. 일본조경학회 학회상을 수상한 바있으며, 『도시 녹화의 최신 기술과 동향』, 『도시환경과 녹지-도시 녹화연구 노트 2012』 등을 비롯해 다수의 공저가 있다. 한규희는 1967년생으로, 치바대학교 대학원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일본의 에디(EDY)조경설계사무소, 그락크(CLAC) 등에서 실무 경험을 익혔고, 일본 국토교통성 관할 연구기관인 도시녹화 기구의 연구원으로서 정책 업무 등에 참여해 10여 년간 근무해 오고 있다. 특히 도시의 공원녹지 5개년 계획의 3차, 4차를 담당했다. 일본 도쿄도 코토구 ‘장기계획 책정회’ 위원, 서울시 10만 녹색지붕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연구 논문과 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어번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여러 권의 단행본을 함께 감수하고 집필하면서 기술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번역 한규희 _ 어번닉스 대표, 일본 도시녹화기구 연구부 연구원
[이미지로 만나는 조경] 낮과 밤의 경계
요즘 한 학기에 한 번 정도 제주도에 들릅니다. 공무원분들 대상으로 하는 강의를 맡게 되었거든요. 물론 강의가 가장 중요한 일이긴 합니다만, 평소 제주도까지 갈 기회가 별로 없던 저에게는 간 김에 반나절 정도 시간을 내서 ‘찜’해 놓았던 곳을 둘러보고 오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이번에는 정말로 멋진 ‘이타미 준’의 비오토피아 박물관 시리즈(돌박물관, 바람박물관, 물박물관)를 둘러보았는데, ‘역시 훌륭한 건축가는 주변 자연과 경관을 잘 활용할 줄 아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주도 가실 일 있으시면 꼭 들러보세요. 강추입니다!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뿌듯한 마음으로 공항을 향하는 중이었습니다. 넓게 펼쳐진 조금은 이국적인 제주도 경관을 보며 운전하던 중, 길 가에 세워진 “새별오름”이라는 안내판을 발견하였지요. 예쁜 이름에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고, 사진가 김영갑 선생의 멋진 오름사진들을 떠올리며 혹시나 나도 운 좋으면 괜찮은 사진을 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허황된 기대를 가지고 핸들을 돌렸습니다. 입구가 좀 애매해서 과연 이곳이 가는 길이 맞나 하는 의심을 잠깐 하는 순간, 꺾어진 길 뒤로 높게 솟아오른 오름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아! 제주 오름이란 게 이런 느낌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억새가 가득한 오름의 모습은 뭍에서 보는 산과는 참 많이 다른 느낌이더군요. 서울에서 별로 먼 곳은 아니지만 제주도는 역시 독특한 뭔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업무를 담당한 바있으며, 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오하이오주립대학교(Ohio State University)에서 방문교수로 지냈다. 주로 조경 계획 및 경관 계획 분야에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
[도시생태복원] 미래의 자연 생태도시를 위한 과제(2)
지난 원고에서는 미래에 자연친화적 생태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과제로서 정책 및 제도와 예산 측면, 기술적 측면 그리고 인식의 측면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인식 증진을 위해서 해야 할 것으로 홍보나 체험기회 증진, 어린이 대상 교육 등을 주로 언급했다. 이번 글에서는 기술적 측면을 중심으로 다루어보고자 한다. 미래의 자연생태도시를 위한 과제로서 기술 개발은 매우 다양하게 구분된다. 도시라는 공간 전체를 놓고 보면 다루어야 할 대상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도시 전체 공간을 생태적으로 조성하기 위한 시도가 있은 지도 20년이 넘었다. 필자의 대학원 시절 연구실에서는 대전광역시를 대상으로 생태도시로 조성하려는 방안들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에도 하남시나 울산광역시, 서귀포시 등 매우 다양한 도시를 대상으로 생태도시화를 위한 전략과 과제들을 쏟아냈다. 이후 본격적인 IT 시대가 도래하면서 U-city 같은 분야도 생겨났다. 최근에는 저영향개발LID을 기반으로 한 도시조성 방법도 생겼다. 물순환도시를 표방하면서 만든 신도시 및 택지개발사업이 많았다. 이미 만들어진 도시더라도 물순환을 목표로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곳도 있다. 생태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통·대기·물 문제 등 사회 각 분야에서 기술들이 만들어져야 하지만 본 원고에서는 자연생태적 공간을 위한 분야에 한정해 접근하고자 한다. 조동길은 1974년생으로, 순천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했고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태복원 및 환경계획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의 대표이사로서 생태복원, 조경, 환경디자인, 경관 등 다분야를 통합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자연마당 조성 등 생태복원 사업과 남생이, 맹꽁이 등의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 R&D 사업을 이끌고 있다. 고려대학교에서겸임교수로서 생태복원 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생태복원 계획 설계론』(2011), 『자연환경 생태복원학 원론』(2004) 등이있다.
[옥상녹화 A to Z] 정원이와 알아보는 옥상녹화의 모든 것(9)
팀장정원 양! 지난 시간에도 말했는데 올해는 늦은 태풍으로 남부지방이 큰 피해를 당하였습니다. 지구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실감 납니다. 이런 이유로 옥상녹화의 필요성은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정원 팀장님 말씀을 듣고 나니 기후에 더 민감해지는 것 같습니다. 옥상녹화는 많은 장점이 있지만 빗물을 저장하는 기능이 더 중요한 기능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팀장 유럽에서는 이미 비가 올 때 빗물이 곧바로 강으로 흘러가 강물이 범람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중에 하나가 옥상녹화를 활성화하는 것이고, 곳곳에 빗물을 잠시 저장할 수 있는 연못을 만드는 것도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엔 옥상녹화를 하면 빗물세를 받지 않는답니다. 정원 빗물세라고요? 그런 세금도 있나요? 팀장 우리나라의 경우 상수도와 하수도에 대해선 국민이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지만 외국에서는 콘크리트 건물에서 빗물이 곧바로 강물로 흘러들어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빗물세가 부과된답니다. 옥상녹화를 하면 이것을 면제해주는 것이고요. 다음 〈사진1〉과 〈사진2〉를 볼까요? 정원 이 사진은 어떤 사진인가요? 연못이라기엔 너무 초라하고 볼품이 없는 것 같습니다. 팀장 방금 말한 대로 기능에 우선을 두는 것입니다. 건물 주변에 작은 연못을 만들어 임시로 빗물을 저장하는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사진도 단독주택이지만 이용하기 위한 옥상녹화가 아니라 에너지를 절감하고 빗물을 저장하기 위한 기능을 하도록 설치했습니다. 우리와는 접근방식이 조금 다르죠. 아직 우리는 ‘이용하는 옥상녹화’와 ‘법적으로 어쩔 수 없이 하는 옥상녹화’가 대부분이니까요. 아무튼, 옥상녹화가 많아진다면 빗물이 서서히 강물로 들어가 범람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빗물저장이 가능한 옥상녹화시스템을 이용해 토심 20cm 정도로 옥상녹화를 한다면 약 20ℓ/m2의 물이 저장됩니다. 때에 따라 일부 차이를 보이겠지만 엄청난 양인 것은 맞지요. 그래서 물관리연구회에서는 ‘비돈, 비돈, 비돈돈’이라는 구호를 외친답니다. 전기뿐만 아니라 빗물도 엄청난 돈이 되는 것입니다. 가정에서도 물의 사용량을 줄이면 엄청난 에너지를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김진수는 다양한 경험을 거쳐 12년 전부터 옥상정원 분야에 전념해 오고 있다. 현재 (주)랜드아키생태조경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 독일 ZinCo GmbH사와 기술협약을 맺어 옥상녹화 시스템을 국내에 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랜드아키생태조경은 도시 집중화로 인해 지나치게 상승한 땅값으로 새로운 녹지 조성이 어려운 상황에서 옥상 공간을 가치 있게 재탄생시킴으로써 생태조경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고자 한다.
[식재기법] 그늘정원 조성 기법(10)
*이번 호는 지난 호 마지막 부분 ‘식재 디자인’에 이어서 시작한다. 2) 만병초의 형태적 특성 고려 모든 식물이 그렇듯이 정원에 만병초를 심을 때는 만병초의 형태적 특성을고려해야 한다. 식물 저마다의고유한 특성, 예를 들어 전체적인 수형이나 자라는속도, 잎의 모양이나 크기, 질감, 꽃의 모양과 꽃이 피는 시기, 색깔 등을 하나하나 따져 봐야 한다. 또 함께 심는 주변 식물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되는지 다른식물과의 형태적 어울림은 어떠한지 계절마다 어떤변화를 보이는지 등도 생각해야 한다. 정원은 고정된물체가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하고 서로 관계 맺으며질서를 만들어 가는 생명체를 다루는 일임을 늘 인지하고 그 변화와 질서를 섬세하게 관찰해 조절할 수있는 디자인을 구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한성이 강한 상록관목 우리나라의 중부지방은 겨울이 길고 유난히 춥다.이러한 기후조건에서 살아갈 수 있는 상록활엽수는매우 드물다. 남부수종이지만 비교적 내한성이 강한사철나무와 회양목 그리고 일부 철쭉류 정도가 고작이다. 만병초는 상록관목이며 영국을 중심으로 수천 가지의 품종이 육종되고 있다. 특히 내한성이 강한 품종이 많아 그 쓰임새가 뛰어나다.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도 상록으로 월동이 가능한 품종이 많고 반그늘과양지에서도 비교적 잘 자란다. 소나무 등의 침엽수나낙엽수 그늘 아래에서부터 햇빛이 잘 드는 숙근류 화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범위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김봉찬은 1965년 태어나, 제주대학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였다. 제주여미지식물원 식물 과장을 거쳐 평강식물원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식물원 기획,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2007년 조경 업체인 주식회사 더가든을 설립하였다. 생태학을 바탕으로 한 암석원과 고층습원 조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사, 제주도 문화재 전문위원, 제주여미지식물원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조성 사례는 평강식물원 암석원 및 습지원(2003), 제주도 비오토피아 생태공원(2006), 상남수목원 암석원(2009), 국립수목원 희귀·특산식물원(2010),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암석원(2012) 및 고층습원(2014) 등이 있다.
[전통정원] 일본의 명원31
쇼와昭和 시대(1912~1989)는 히로히토 천황이 통치한 1926년부터 1989년까지의 64년간을 말한다. 이 시기는 일본 역사에서 가장 불행한 시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쇼와 2년(1927)에 금융공황이 일어났고, 이에 따른 경제적 위기와 사회적 불안을 탈피하기 위하여 군부와 우익지도자들이 중국으로의 진출을 도모해 쇼와 6년(1931)에 만주사변을 일으킨다. 다음 해인 쇼와 7년에는 5·1사건에 의해 정당내각의 시대가 끝나고, 2·26사건에 의해서 군부독재의 파시즘 체제가 확립되는데, 이로 인해 1941년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게 되고, 급기야 1945년에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됨에 따라 일본은 연합군에 항복하게 된다. 쇼와 시대는 히로히토 천황이 죽은 쇼와 64년(1989)에 끝이 나고 헤이세이平成 시대가 시작된다. 쇼와 시대는 시대적 변화에 따른 여러 가지 대·내외적 문제로 인하여 정원문화의 긍정적 전개는 애당초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러한 시기에 시게모리 미레이重森三玲(1896~1975)라고 하는 걸출한 작정가가 나타나면서 일본정원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된다. 시게모리 미레이는 일본정원의 전통을 창조적으로 계승하는 일에 많은 공을 들였으며, 그러한 노력의 결과 일본정원은 일본성을 잃지 않고, 현대로 전이될 수 있었다. 시게모리 미레이를 일컬어 현대 일본정원의 진정한 변혁자라고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미레이는 작정에만 달인이 아니라 무려 여덟 가지 방면에 능통한 사람으로 소위 팔위일체八位一体의 천재였다(中田勝康, 2009, p.5). 홍광표는 동국대학교 조경학과,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를 거쳐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경기도 문화재위원,경상북도 문화재위원을 지냈으며,사찰 조경에 심취하여 다양한 연구와 설계를 진행해 왔다.현재는 한국전통 정원의 해외 조성에 뜻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저서로『한국의 전통조경』,『한국의 전통수경관』,『정원답사수첩』등을 펴냈고, “한국 사찰에 현현된 극락정토”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또 한국조경학회 부회장 및 편집위원장,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기자수첩] 조경, 낙동강 오리알 신세?
조경분야가 고민에 빠졌다. 조경과 정부기관의 관계 설정이 조경분야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발단은 산림청이 추진 중인 ‘정원전문가 교육기관 지정기준 및 지정표시(안)’이 공개되면서부터다. 여기에는 정원 전문가 교육기관 지정에 필요한 교과목, 교육시설, 교육프로그램 확보, 강사 운영 등에 관한 세부기준이 들어있다. 업계에서는 기존에 조경기술자가 수행하는 정원설계 및 시공이 무력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산림청이 정원전문가 교육기관을 지정하고 교과목 기준을 정할 시 하나의 진입장벽이 생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경 단체 관계자는 “조경관련 기술자격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별도의 정원전문가 교육기관에서 수업을 들어야 정원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일까지 생길 수 있다”며 이중과세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산림청이 정원법을 제정하며 정원사업은 조경이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까지 했는데, 이미 그 사람은 다른 부서로 발령을 받아 흐지부지됐다”라며 정부기관의 약속 불이행에 분통을 터트렸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제의 경중을 따지자면 ‘산림기술 진흥에 관한 법률안’ 속 개정조항이 더 심각하다고 말한다. 법률안에는 산림사업현장마다 산림기술자 1명 이상을 반드시 배치해야 한다는 의무규정이 있는데, 현재 조경기술자만으로 할 수 있는 ‘도시림 등 조성’과 ‘숲길 조성·관리’ 사업에 산림기술자 1명을 추가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산림기술자 중심으로 산림사업을 끌고 가기 위한 전초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산림청과 조경계가 상생하는 분위기 속에서 조경분야가 산림청을 비난하고 성토하는 것은 득이 될 것이 없다는 업계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시공업계 관계자는 “산림분야에서는 산림조합과 영림단같은 실행 조직이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고, 산림사업을 위한 산림사업법인협회, 산림기술사협회 등 관련 협회도 있다. 7월에는 산림엔지니어링협회까지 새로 발족했다”며 “이러한 산림사업 조직과 단체들은 가만히 앉아 있겠느냐”며 보다 냉정하게 지금의 상황을 진단하고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국토부가 규제개혁 차원에서 조경면적을 축소시키면서 국가도시공원 지정 요건까지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 여기에 산림청까지 벽을 쌓고 있다”며 “이러다 조경분야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기자수첩] 조경에 대한 오해, 주범은 누구인가?
지난 10월 19일 인터넷 뉴스 매체인 ‘오마이뉴스’는 조경업체가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비슬산의 임도공사를 하면서 산림을 파괴했다고 비판하는 기사를 내놨다. 실상은 대구달성군산림조합이 시행한 것으로 조경업체와는 관련이 없는 공사였다.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임도사업, 사방사업, 산지복구는 산림토목에 해당하며 1급 산림공학기술자 2명과 2급 이상인 산림공학기술자 3명 이상을 보유해야 사업을 수행할 자격이 주어진다. 조경업체는 애초에 임도공사에 참여할 수조차 없는 실정인데 기사는 산림파괴 행위를 ‘조경’이라 규정한 것이다. 조경이 부정적으로도 인식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조경을 부정적으로 이해한 사례는 또 있다. 지난 9월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도시공원 현안과 입법과제 토론회’에서 양근서 경기도의회 의원은 도시공원의 현안과제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문제 해결 ▲정원식, 조경식 공원에서 도시숲, 나무숲이 많은 공원형태로 전환 ▲직영체제에서 민간이 자유롭게 관리하도록 시민참여율을 높이는 방안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양 의원은 본인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공원의 사례를 정원식, 조경식 공원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그가 우수한 사례로 꼽은 서울숲, 북서울꿈의숲, 경의선숲길은 조경회사가 설계하고 시공했다. 양 의원은 수목을 적게 사용하고 포장과 시설물을 중심으로 조성되는 공원을 지양하고 나무를 많이 심은 공원으로 전환하자고 주장했다. 그런데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공원을 ‘조경적’이라고 표현하는 모순이 발생한 것이다. 국어사전에서는 조경을 “경치를 아름답게 꾸밈”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최근에 만난 환경부와 해양수산부 관계자들은 조경을 단순한 ‘화장술’이라고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조경분야 관계자들은 두산백과사전에서 정의하는 “아름답고 유용하고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인문적·과학적 지식을 응용하여 토지를 계획·설계·시공·관리하는 예술”을 지향한다고 밝히고 있다. 조경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업역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주체가 모호한 사업들이 늘어나면서 잘못 이해되고 오해를 낳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이전에도 환경훼손의 주범으로 조경이 몰린 일이 있었지만 조경분야 내부에서 반발하는 수준으로 끝을 맺었다. 한 조경인은 이에 대해 “과거에는 일이 많고 바빠서 외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고 대변했다. 하지만 경기가 어려워지고 인접분야와 업역 다툼이 심해지면서 부정적인 인식과 여론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조경분야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조경사회 대구경북시도회가 지난 10월 19일 보도된 오마이뉴스 기사에 협회 차원의 공식적인 대응을 하기로 결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조경인은 산림분야가 임도공사를 강행해 산림을 훼손한 것을 조경업계의 잘못으로 돌리는 건 “4대강을 야당이 추진했다는 정도의 판단착오”라고 비판했다. 잘못된 인식이 당락을 결정짓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조경과 산림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현실은 조경분야에 울리는 경종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