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녹화와 바람
-통풍과 풍도(風倒) : 식물을 키우는데 있어서 통풍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다. 사이타마(埼玉) 고향집의 좁은 정원에매실나무가 심겨있는데, 나무가 어린것도 있고 해서, 매년 가지와 잎이 크게 커나가고 있다. 그냥두면장마 때에는이중 삼중으로 가지와 잎이 겹쳐 극심한 밀집상태가 되기 때문에 잡초가 대발생한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식물병리의 이론대로 검은별무늬병이 발생하며, 멀지 않아 노랑쐐기나방, 흰불나방 등도 모여 들어 사람이 접근할 수 없을 정도의 덤불이 출현한다. 수동 톱과 나무 깎는 가위를 손에 쥐고, 이 덤불에 맞서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그래도 그럭저럭 가지를 쳐 틈을 만들면, 특별히 약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이들 해충류는 자연히 없어져 버린다. 물론, 가지와 잎에 틈을 만듦으로써 통풍뿐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환경이 개선되어, 결과적으로 병해가 경감되는 것이지만, 직감적으로는 통풍을 잘 해주면 병해가 줄어든다고 이해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미풍은 인간에 있어서도 식물에 있어서도 좋은 것이지만, 이것이 강풍일 때는 전혀 다른 얘기가 된다.
지상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부터 풍속을 추정하기 위한 지표로서, 뷰포토의 풍력 계급표라는 것이 있다. 옛날에는 이 과년 표에도 게재되어있었지만, 벌써 과거의 유물이라도 된 것인지, 최근에는 삭제되어 버렸다. 그 지표는 풍속 24.5m 이상이 되면‘수목이 뿌리째 뽑힘’을 나타내고 있다. 즉 풍속 25m 정도에서 나무가 쓰러지는 것이 보통이라는 얘기가 된다. 한편, 건축기준법에서는 건축물의 외장재 등에 관해, 풍속 60m+α(높이분의 보정치(補正値))의 내풍성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고층빌딩 옥상에 설치된 부재등은 풍속 70m에 가까운 폭풍에 대해서도(설계상에서는)날려가거나 고장나거나 하는 일이 없는 것이다.
풍속의 2승에 비례해서 풍압은 강해지는데, 풍속 70m에서는 25m 때의 7배이상의 힘이 들게 된다. 당연히 수목 등은 잠시도 지탱하지 못한다. 몇 번이나 이야기하지만, 옥상녹화는 건축물에서 보면 가설물이다. 따라서 기준법의 강도를 만족시킬 필요는 없지만, 만일 옥상의 수목이 바람에 의해 꺾이거나 지상에 낙하되어 사망자가 나왔다는 등의 사고가 일어나면, 당연히 누군가가 책임을 지게 된다.
옥상녹화는“바람에 관해서는 어떻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정말 심한 강풍 때에는 나무도 쓰러집니다. 따라서 꺾여도 쓰러져도, 낙하하지 않도록 처치를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대답하고 있다. 여러분은 강풍으로 나무가 꺾이는 순간을 본적이 있을까.
8월 어느날, 공원에서 조사를 끝내고, 닥쳐오는 한냉전선의 검은 구름에 쫓기듯 차에 타니, 덜렁이며 자갈 섞인 모래 연기가 피어 올라왔다. ‘모래 먼지 돌풍(砂塵嵐)’이라는 기상용어가 갑자기 머리에 떠올리며, 불어 닥쳐오는 열풍을 곧바로 옆에서 받으며 달리고 있으니까, 저 전방에 거대한 물체가 갑자기 굴러 나왔다. 원래 저속으로 달리고 있던 것을 더욱 속도를 낮추어 가까이가니, 가로수가 싹둑 줄기기둥에서 꺾여 차도의 중앙에 쓰러져 있는 것이 아닌가. 꾸불꾸불 장애물을 피해 달아나는 토끼처럼 재빨리 피해 돌아가, 다음날 촬영한 것이 이 사진이다. 바람에 쓰러진 순간부터 수목은 위험물로 돌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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