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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토리얼] 젊은 아시아 조경가들의 참신한 도전
    “그들에게서 발견한 … 공통점은 태도와 작업 방식의 참신함이다. … 참신(斬新)의 뜻을 사전에서 확인해 봤다. 새롭고 산뜻함. 그런데 ‘참(斬)’자의 유래가 예사롭지 않다. 고대 중국에서 죄인을 죽이던 극형 틀인 수레와 도끼로 이루어진 글자다. 참신이란 과거를 도끼로 치는, 완벽한 단절을 뜻하는 말이다. 참신함을 유지하는 일은 더 어렵다. 종이 한 장 차이로 참신은 진부가 된다. 진부陳腐. 사상, 표현, 행동 따위가 낡아서 새롭지 못함. 썩은 고기腐를 남들 보라고 전시陳한다는 뜻이다. 어렵게 구한 고기를 자랑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 꺼내 보여주다 보면 고기는 썩고 악취가 난다. 고기 주인은 썩은 고기에 익숙해져 고약한 냄새가 나는지도 모른다.” 젊은 조경가들의 좌충우돌 창업기를 다룬 특집 ‘설계사무소를 시작한다는 것’을 실었던 2016년 5월호 ‘에디토리얼’에서 몇 구절을 다시 꺼냈다. 마감 전쟁을 치르는 편집실을 뒤로하고 참석한 베이징의 한 워크숍에서 만난 아시아 여러 나라 젊은 조경가들의 공통점도 새로움을 위해新과거를 도끼로 치는斬 참신함이었다. 호주 멜버른 대학교의 질리안 월리스 교수와 RMIT의 하이케 라만 교수가 기획·주관하고 중국 투렌스케이프(Turenscape)를 이끄는 세계적 조경가 콩지안 유가 후원한 워크숍 ‘빅 아시안 북(Big Asian Book): 조경의 새로운 실천’. 내년 봄에 낼 ‘조경 설계+이론’ 책을 기획하기 위해 홍콩중문대의 스탠 풍, 베이징대의 즈팡 왕, RMIT의 알반 매니시와 야지드 닌살람, MIT의 도로시 탕, 워싱턴대의 제프 호우 등의 이론가가 한자리에 모였다. 그러나 이번 모임의 핵심은 이 책에 수록할 혁신적 아시아 프로젝트들을 발표하러 베이징으로 날아온 젊은 조경가들이었다. 서울의 오피스박김, 상하이의 Z+T, 선전의 Lab D+H, 도쿄의 오버랩(Overlap), 싱가포르의 샐러드 드레싱(Salad Dressing), 방콕의 SHMA의 참신한 조경 작업은 식민지 근대화와 파행적 도시화의 유산, 전통에 대한 강박과 피로, 서구에서 수입된 조경 직능의 불안정한 영역과 세대 갈등, 글로벌 경제 시스템으로 인한 외국 스타 조경가들과의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었다. 이들과 아시아 조경의 정체성과 미래를 토론하며 보낸 사흘 내내, 기성의 체제가 남긴 똑같은 숙제를 풀고자 참신한 좌표를 모색하며 분투하고 있는 한국의 젊은 조경가들이 떠올랐다. 특집 ‘조경가로 자라기’(2014년 7월호), ‘설계사무소를 시작한다는 것’(2016년 5월호), ‘따로 또 같이, 느슨한 연대를 실천하다(’2018년 5월호)를 통해『환경과조경』이 주목해 온 젊은 조경가들, 그리고 오늘도 밤을 밝히며 한국 조경의 내일을 설계하고 있는 이 시대 이 땅의 많은 젊은 조경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기존의 영역과 기성의 틀에 얽매이지 말고 모든 경계에서 꽃을 피워가기를, 진부함을 경계하고 참신함을 이어가며 한국 조경의 새로운 50년사를 열어가기를 기원한다. 1월호의 김호윤 소장(조경설계 호원)특집에 이어, 이번 2월호에는 환경과조경이 주최한 ‘제1회 젊은 조경가’ 공동 수상자인 이호영·이해인(HLD)소장을 특집으로 담았다. 치열한 리서치와 치밀한 디자인을 가로지르며 개념과 실제 설계의 간극을 넘어서고자 하는 이호영·이해인 소장의 참신한 작업들, 큰 반향을 기대한다.
  • [이미지 스케이프] 실-호우-에-뜨
    실루엣(silhouette). 영어로 써야 할 때마다 꼭 철자를 확인해야 하는 단어. i가 한 개던가, 두 개던가? 중간 어디에 h도 들어갔던 것 같은데? 영어에서도 그리고 우리말에서도 일상적으로 쓰긴 하지만 늘 헷갈리는 그런 단어지요. 헷갈리지 않으려면 ‘실-호우-에-뜨’라고 기억해야 할까 봐요. 실루엣은 윤곽 안이 단색, 보통은 검은색으로 채워진 이미지를 뜻하는 말입니다. 원래는 18세기 유럽에서 유행하던 초상화 형식으로 검은 종이를 잘라 인물의 옆얼굴을 표현한 그림을 부르던 말이라는군요. 그러다가 조금씩 확장되어서 현대에는 밝은 배경에 사물의 윤곽선이 강조된 형태를 지칭하는 의미로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다 발견한 사실인데 이 단어가 사람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하네요. 에티엔 드 실루엣(Etienne de Silhouette)이란 사람이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실루엣은 루이 15세 때 재무장관을 한 사람인데, 재무장관을 지내는 동안 프랑스 경제가 심각하게 좋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중략)... *환경과조경370호(2019년2월호)수록본 일부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같은 학과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가원조경, 도시건축 소도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실무를 담당했고,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경 계획과 경관 계획에 학문적 관심을 두고 있다.
  • [당신의 사물들] 카메라와 남한산성
    삼각대에 호스만 612를 장착한 채 어깨에 올렸다. 등 뒤에는 다른 카메라와 노출계 장비들을 잔뜩 넣은 가방을 짊어졌다. 가방과 카메라 무게를 합치면 10kg은 족히 넘었을 듯하다. 주말이면 늘 남한산성에 올랐다. 20대의 젊은 나는 조경설계사무소를 다니고 있었고, 카메라와 남한산성은 현실을 잠깐이나마 잊게 해주는 소중한 물건과 장소였다. 꽤나 오랜 시간이었다. 남한산성의 모든 장소를 다니고 또 다녔다. 남들이 모르는 암문을 찾아 사람 발길이 드문 곳으로 다녔고, 산성의 모습을 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끼던 장소가 있다. 동문을 거쳐 장경사를 지나면 다섯 개 옹성 중 하나인 신지옹성이 보인다. 앞만 보고 산을 오르다 보면, 여장(성 위에 낮게 쌓은 담) 너머의 옹성이 보이지 않는다. 등산로 오른쪽 아래의 작은 암문을 지나야 마주칠 수 있는 신지옹성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방어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곡선의 유려함은 주변의 산세와 어우러져 아름답기 그지없었다....(중략)... *환경과조경370호(2019년2월호)수록본 일부 김상윤은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예술 전문사 과정을 중퇴했다. 스튜디오 테라와 프로젝트팀 O3scope를 거쳐 현재 에이트리 정원 디자인 & 시공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작가정원 부문에서 금상을 받았다. 자연을 매개로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정원을 만들고자 노력하며, 식물과 관련한 컨설팅과 설계 및 시공을 하고 있다.
  • [그리는, 조경] 나무를 그리는 방법, 드로잉의 혼성화
    조경학과 신입생들에게 정원과 집을 지도 형식으로 간단히 그려보라고 한 적이 있다. 대부분의 학생이 건축물은 박스 형태로 제법 잘 그려냈지만 정원을 그리는 데는 조금 망설였다. 나무를 평면 형태로 그려본 적이 없기 때문에 상상해보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조경 도면에 사용되는 여러 기법은 일종의 규칙, 즉 배워서 익힌 관습이다. 조경학을 오랜 시간 공부해 이제 이러한 관습이 당연하고 익숙하지만, 조경학 전공을 택했을 때만 해도 난 조경 도면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등고선과 축척, 방위 등은 중고등학교 지리 시간에 배웠지만 식재를 포함하는 구체적 요소는 조경학도가 되어 처음으로 그려보았다. 모든 규칙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도면의 규칙은 구성 요소를 간편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그 규칙을 아는 사람에게는 쉽게 읽힐 수 있도록 고안된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이러한 규칙을 익히게 하는 것이 조경 교육의 주요 역할이라 생각하면서도, 이러한 관습에 의구심이 들었다. 왜, 그리고 언제부터 그러한 방식으로 그리기 시작했을까. 예를 들어, 조경 드로잉의 주요 대상인 식재를 평면으로 나타내고자 할 때, 우리는 동그라미 형태로 그리도록 배웠고 그렇게 그린다. 이러한 방식은 언제 생겼을까. 조경 도면이 그려지기 시작할 무렵부터였을까. 아니라면, 그 전에는 나무를 어떻게 시각화했을까. 플라노메트릭 이 드로잉은 18세기 후반에 그려진 스웨덴의 하가 공원(Haga Park)의 평면도다(그림 1). 영국의 풍경화식 정원을 자국에 소개한 스웨덴 조경가 프레드리크 망누스 피페르(Fredrik Magnus Piper)(1746~1824)가 그렸으며, 공원 디자인 양식에 적합하게 풍경화처럼(picturesque)공들여 채색되어 하나의 회화 작품으로 보아도 손색없는 수준이다. 이 평면도에서 건축물은 이차원의 평면에 정투영 방식으로 그려져 있다. 흥미로운 건 식재의 시각화 방식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식물은 정면 형태로 그려놓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2). 그런데 식물을 정확히 정면에서 본 입면도 형식으로 그린 것도 아니다. 정투영의 원리에서 벗어난 느슨한 투시도 형식으로 시각화하고 있다. 이렇게 그린 이유는 무엇인가....(중략)... *환경과조경370호(2019년2월호)수록본 일부 이명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경 설계와 계획, 역사와 이론, 비평에 두루 관심을 가지고 있다. 박사 학위 논문에서는 조경 드로잉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현대 조경 설계 실무와 교육에서 디지털 드로잉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고, 현재는 조경 설계에서 산업 폐허의 활용 양상, 조경 아카이브 구축, 20세기 전후의 한국 조경사를 깊숙이 들여다보고 있다. 가천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조경비평 봄’과 ‘조경연구회 보라(BoLA)’의 회원으로도 활동한다.
  • [도면으로 말하기, 디테일로 짓기] 심리스 패턴 디자인
    나는 20세기 대중문화의 끝자락에서 21세기 공유 정보(cloud information)의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세대로, 홍대 지하실에 들끓던 자욱한 열기와 유튜브에 넘치는 개인 채널들의 세상을 모두 경험했다. 이 같은 1990년대 키드는 스타 아키텍트의 시대를 가슴으로 느끼며 성장해, 이제 위키피디아에서 그들의 일대기를 병렬적으로 분석해볼 수 있는 특권을 가지게 됐다. 이런 맥락에서 돌아보면, 역사의 선구자들은 항상 지구 반대편에서 무언가를 계속 꺼내 왔다. 그리고는 시대의 관성을 깨는 새로운 ‘크로스오버’를 선보이며 시대를 주도했다. ‘심리스(seamless)패턴 디자인’도 그러한 예다. West 8의 제리 반 에이크(Jerry Van Eyck)(현 !melk 대표)는 직물 업계의 고전적 디자인 방법인 심리스 패턴을 조경의 영역으로 가져왔고, 이를 아드리안 회저(Adriaan Gueze)의 컬트적 낭만주의에 더해, West 8 특유의 유머를 대지 위에 구현했다. ‘페어 트리 브리지(Pear Tree Bridge)’는 용산공원 기본 설계 과정에서 진행했던 디자인 습작이며, West 8의 시그니처 디자인에 대한 내 오마주다. 개발 이전에 배나무 밭이었던 이태원梨泰院의 역사와 어원에 근거했고, 지역성을 도시 장식 요소로 구현해내며 모방한 자연으로 디자인된 자연을 만드는 West 8식의 이중적 유머를 재현했다. 사실 직물 패턴 디자인의 원리는 생각보다 꽤 단순하다. ...(중략)... *환경과조경370호(2019년2월호)수록본 일부 나성진은 서울대학교와 하버드 GSD에서 조경을 전공했다. 졸업 후 한국의 디자인엘, 뉴욕의 발모리 어소시에이츠(Balmori Associates)와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JCFO)에서 실무 경험을 쌓고, West 8 로테르담과 서울 지사를 오가며 용산공원 기본 설계를 수행했다. 한국, 미국, 유럽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귀국 후 파트너들과 함께 얼라이브어스(ALIVEUS)라는 대안적 그룹을 시작했다.
  • [공간의 탄생, 1968~2018] 한국 도시화의 거시적 현황, 쏠림 현상
    도시화는 인간 세계의 특이한 현상이다 한국 도시화의 거시적 현황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우선 우리의 기억 속 어딘가에 남아 있을 중고등학교의 과학 시간으로 되돌아가 보자. 혹시 확산이라는 개념이 떠오르는가? 확산은 방 한구석에서 향수병을 열어 놓으면, 얼마 후에 방안 전체에서 향수 냄새가 나는 현상을 말한다. 다시 말해, 확산은 어떤 물질이 농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여, 그 농도가 균일하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1이와 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다른 용어로 엔트로피(entropy)(무질서도)라는 개념도 있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에너지는 고립계에서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즉, 열은 뜨거운 물체에서 차가운 물체로 흐르며, 나아가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에는 비가역적인 방향성이 있다는 것이다.2 이와 같은 관점에서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을 바라보면 어떠한가? 지난 연재『( 환경과조경』 2019년 1월호, “한국의 도시화 50년, 그 공간 문화 비평에 들어가며”, pp.86~95 참조)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오늘날 전 세계 인구의 65%가, 대한민국 인구의 80~90%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다. 도시는 물리적으로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사람과 건물이 많이 모여 있는 공간을 말한다. 이것은 결국 밀도의 개념과 관련되며, 앞서 이야기한 농도 그리고 엔트로피와도 연관된다. 하지만 자연계의 현상과는 반대로 우리 인간 세계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인구 밀도와 건물 밀도 등이 점점 높아지는 도시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것은 마치 방 전체에 퍼져 있는 향수 분자가 방 한구석에 있는 향수병 안으로 급격하게 모여드는 것과 유사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하기에 도시화는 본질적으로 상당히 인위적일 뿐만 아니라, 많은 에너지가 동반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연재에서는 한국 도시화의 거시적 현황을 보다 큰 시공간적 맥락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600년의 변화? 100년의 변화! 50년의 변화 한국 도시화의 거시적 현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도시화의 개념적 정의와 함께 한국 도시화 현상을 시간과 공간이라는 두 차원에서 규명할 필요가 있다. 우선 도시화의 개념은 물리적, 지리적, 사회적 관점 등으로 다양하게 정의 내릴 수 있지만, 도시화에 대한 가장 기본적 정의는 인구 통계적 관점을 따른다. 전 세계 인구 관련 통계의 핵심 기관이자 권위적 기구인 UN 통계국(United Nations Statistics Division)은 도시화를 “1. 도시 지역에 사는 인구 비율이 증가하는 현상, 2. 많은 사람이 비교적 좁은 지역에 도시를 형성하면서 집중하는 과정”으로 정의 내리고 있다.3다시 말해, 도시화는 본질적으로 인구, 시간, 공간의 문제이며 도시화 현상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빠른 시간에’, ‘얼마나 좁은 공간으로’ 집중하고 있는가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도시화 현상은 도시 형태 및 공간 변화와 관련된 물리적 현상, 농촌에서 도시로 인구가 이동하는 지리적 현상, 인구 집중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생활 방식의 변화가 일어나는 사회적 현상 등으로 확장되어 다루어진다. 이 같은 다양한 관점으로 인해 도시화의 역사에는 물리적 공간을 중심으로 기술하는 건조 환경의 역사(건축사, 조경사, 도시사 등)와는 다른 인구 통계적, 지리적, 사회적 측면 등이 존재하며, 특히 집합적 인간으로서 인구, 통합적 공간으로서 마을이나 도시, 나아가 지역 또는 국토 등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지게 된다....(중략)... *환경과조경370호(2019년2월호)수록본 일부 각주 정리 1. “확산”, 『Basic 고교생을 위한 생물 용어사전』, 2019년 1월 10일접속(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941889&cid=47338&categoryId=47338). 2. “열역학 제2법칙”, 두산백과, 2019년 1월 10일 접속(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126837&cid=40942&categoryId=32233). 3. United Nations, Glossary of Environment Statistics, Studies in Methods, Series F No. 67, United Nations: New York, 1997, pp.74~75. 김충호는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도시설계 전공 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워싱턴 대학교 도시설계·계획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우설계와 해안건축에서 실무 건축가로 일했으며,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와 워싱턴 대학교, 중국의 쓰촨 대학교, 한국의 건축도시공간연구소에서 건축과 도시 분야의 교육과 연구를 했다.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건축, 도시, 디자인의 새로운 해석과 현실적 대안을 꿈꾸고 있다.
  • [시네마 스케이프] 그린 북
    『그린 북(Green Book)』은 정원 관련 책이 아니다. 1936년부터 1966년까지 미국에서 발간된 연간 여행 안내 책자로, 흑인 여행자들이 차별과 물리적인 폭력을 피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했다. 미국 전 지역을 운전하며 다니는 우편배달원이 었던 빅터 휴고 그린이 만들었다. 국내에서는 재작년 개봉된 천재 흑인 수학자를 다룬 영화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2016)에서 본 대로, 대중교통과 화장실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진 차별은 가까운 과거에 미국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다. 영화 ‘그린 북’(2018)은 1962년을 배경으로 흑인 천재 피아니스트가 이탈리아계 백인을 운전사로 고용해 연주 투어를 다닌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여행을 하며 소통하게 된다는 전형적인 로드 무비는 언제나 흥미롭다. 상반된 두 캐릭터가 충돌하며 빚는 에피소드는 예상을 넘어서고, 이동하면서 펼쳐지는 다양한 풍경은 배경 이상의 역할을 한다. 여기에 매력적인 음악까지 더해진다. 토니(비고 모르텐슨 분)는 뉴욕의 클럽에서 기도(문지기)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사내다. 일하던 클럽이 내부 수리로 두 달간 문을 닫자, 토니는 8주간 셜리 박사(마허샬라 알리 분)가 미국 남부 투어 공연을 안전하게 마치도록 수행하는 일자리를 얻는다. 셜리는 예술학, 심리학 등의 박사 학위를 가진 천재적인 피아니스트로 백악관에도 초청되는 유명 인사다. 제목에서 암시하듯, 인종 분리 정책이 유지되던 남부의 여정에서 그들은 폭력과 차별에 빈번하게 노출된다. 백인 부유층은 아티스트로서 셜리 박사를 인정하지만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진 않는다. 숙식도 거부된다. 남부로 내려갈수록 셜리 박사 혼자 돌아다니는 일이 위험해진다....(중략)... *환경과조경370호(2019년2월호)수록본 일부 서영애는 조경을 전공했고, 일하고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다. 봄도 아닌데 봄 방학이 있는 2월은 참 어정쩡한 달이다. 아이들은 졸업과 입학 사이, 학년과 학년 사이,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낸다. 긴 연휴까지 끼어 있으니 제대로 무언가 해보기도 어설픈 달이다. 다가올 3월을 준비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지키지도 못할 결심만 무수히 하느라 머릿속만 바쁜 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