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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정수 화백
    이번호 특별기획 “조경과 미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술과 조경의 접목을 생각하다 문득 떠오른 사람이 있다. 바로 서양화가 정정수 선생. 화가인 그가 캔버스가 아닌 땅 위에 그려낸 작품을 보노라면 인공적이되 결코 작위적이지 않고, 마치 원래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던 듯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미술과 조경의 접점을 넘나들며 화가이자 동시에 조경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그를 만나 작품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정정수 선생을 인터뷰하기위해 찾아 간 곳은 ‘성남 금광 래미안.’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곳은 지난 2008년 IFLA 세계대회에서 Award of Excellence를 수상해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곳이다. “별반 다를 게 없는데…, 화가가 조경한다고 하면 다들 의아해 하죠. 전 자연을 캔버스 삼아 그리는 화가입니다.” ‘조경을 하다’란 뜻의 단어 ‘랜드스케이프(landscape)’가 풍경화와 그 어원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조경가(Landscape Architect)’와 ‘풍경화가(Landscape Painter)’ 사이에는 ‘땅’과 ‘캔버스’라는 행위 대상이 다를 뿐 아름다운 풍경을 창조한다는 공통의 목표가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 상통하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리산에서 배운 자연의 섭리평소 그는 ‘아름다운 것은 곧 자기다운 것’이라는 말을 즐겨 한다. 사람이나 동식물 모두 제 위치에서 제 모습을 갖추고 있을 때 비로소 아름답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모든 것이 자연스러울 때 아름다울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그의 작품 면면에는 이런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그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수십 년 전 영재로 태어난 자녀의 교육을 위해 서울 생활을 접고 지리산으로 들어가면서 부터다. 거의 매일처럼 오른 지리산의 대자연은 그에게 모든 자연에는 오묘한 질서와 법칙이 있다는 깨달음을 주었다.“아마도 미술인의 눈으로 자연을 바라본 것이 많이 작용한 듯해요. 계절별로 피어나는 꽃이 다르고, 저마다 모양과 색깔이 다르며, 절묘하게 놓인 바위의 모양이라든지, 또 그 바위 사이를 치고 꺾이며 휘돌아 흘러가는 계곡물의 모습이라든지, 계곡과 바위 사이에는 어떤 풀과 꽃과 나무가 살고 있는지, 자연스레 식물공부도 하게 되고…. 이렇게 관찰하기 시작한 것이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자연의 섭리를 이해하게 된 게 아닌가 싶어요.”이후 그는 자연스럽게 꽃과 나무, 풀들을 하나 둘 집안 뜰로 옮겨와 정성스럽게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고, 이것이 서양화가 정정수가 캔버스가 아닌 땅 위에 그리는 그림, 즉 조경을 시작하게 된 계기이다. 그런 이유일까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말한다. “지리산이 바로 나의 스승”이라고. 원래 그대로의 자연을 그리다“마치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화가 정정수가 조경가로서 실제 공간에 구현한 작품을 통해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는 철학이다. 제아무리 건축이 아닌 조경공사라 하더라도 이제 막 완공된 조경공간에 가보면 어딘지 모를 어색함과 딱딱함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거늘, 하지만 그의 작품에선 그런 어색함보다는 오히려 심신이 정화되는 것 같은 평온함이 느껴진다. 그건 바로 야생화와 수목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원생 자연의 모습 그 자체를 재현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대표적인 곳이 파주에 위치한 벽초지문화수목원. 골재채취장으로 황무지나 다름없던 곳이 그의 손길을 통해 자연과 예술, 사람이 함께 머무르는 운치 있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더불어 각종 CF와 드라마 촬영장소로 각광받을 만큼 수려한 풍경을 자랑하는 것은 그의 예술가적 감각이 더해진 결과이다.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는 팔레트와 물감은 이제 다양한 식물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아마도 제 작품이 호평을 듣는 부분은 ‘미술적구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예를 들어 큰 나무와 작은 나무 사이의 거리라든지, 그리고 그 사이사이의 작은 꽃과 풀에 이르기까지 근경, 중경, 원경의 풍경을 고려하여 심는 것이지요. 마치 그림을 그릴 때 팔레트에 물감을 섞어 사용하듯 다양한 식물재료를 섞어서 그어느 곳을 바라보아도 한 폭의 그림이 되도록 연출하니까요.” 실제로 금광 래미안만 하더라도 교목과 관목을 제외하고도 250여 종에 이르는 지피식물들이 바위와 폭포 등과 어우러져 여기저기에서 저마다 그림 같은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자연에 대한 겸손, 조경을 말하다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조경’이란 무엇일까. 그는 조경을 자연과 인간의 소통도구이자 문명과 이기를 추구해온 인간으로 부터 훼손된 자연에 대한 보상행위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여기에서만 그칠게 아니라 치료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자연보호’라는 구호 속에 내재된 인간중심의 사고가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는데 자연을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는 건 너무 인간중심적인 사고가 아닌가요? 이것은 곧 자연에 대한 경외심 없이 자연을 다루는 것이지요. 결국 자연은 파괴되고……” 이처럼 그는 자연지배적이고 인간중심적인 서양식 사고보다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의 방식인 동양적 사고를 강조한다. 금광 래미안을 소개한 그의 글에서 이러한 사고가 깊게 베인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자연이 인간을 포용하며 그 속에서 현대적 삶의 여유와 풍요로움을 갖게 하는 것은 물론, 자연 속에 일상생활이 스며들되 그 자체가 일상이어서 감성적으로 느끼지 못할 정도가 되게 해야한다는 것이 목표였기에…’ -정정수, 환경과조경 2007년 1월호(통권225호) ‘성남 금광 래미안’ 중에서 또한 자연에 대한 겸손과 존중함의 태도는 최근 유행처럼 빈번히 사용되고 있는 ‘생태조경’이란 말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다. “생태는 곧 연결이에요. 미세한 부분까지 연결고리를 통해 이어주면 자연의 기작이 일어날 텐데, 콘크리트 포장 위에 조성한 연못처럼 모든 것을 단절해놓고 단순히 꾸며놓은 것을 생태적이라고 할 수 없죠. 그런데 요즘은 함께 살아가는 연결고리를 만들어주지 않고서도 생태라는 이름을 함부로 붙이는 것 같습니다.”라며 생태적 조경공간은 사람들보다는 식물, 곤충, 동물들이 먼저 알고 찾아와서 인정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 명승건축그룹 이순조 회장
    예술을 통한 미래 세상을 창조해야‘다암예술원’은 지난 4월 대한건축학회로부터‘2010년 올해의 건축 작품상’을 받았습니다. 우선 이에 대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감사합니다. 다암예술원(DAAM ; Design & Arts Arcadia of Myungseung)은 8년여에 걸친 문화예술 사업에 대한 구상을 2년여 전부터 현실화한 결과로 2009년 12월에 기공식을 하고서 현재는 공사 중에 있는데, 이렇게 수상소식을 널리 알려 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널리 알린다 함은 얼마 전에 종영된 TV드라마“개인의 취향” 을 통한 대중의 주목도 그 중 하나인 것 같은데, 건축가로서 그러한 이슈를 만든 것이 드라마 역사상 최초로 생각됩니다. 우선 그에 대한 과정과 의미가 궁금합니다. 주제를 논하기에 앞서 조금 가벼운 이야기를 하자면, 그동안 TV드라마에서 가장 멋있는 직업으로 자주 등장하는 건축사의 행위는, 그저 제도판 위에 도면 펼치고 삼각자 하나 올려놓은 모습으로 끝났었고, 그를 뒷받침 할 개연성 있는 줄거리도 없었습니다. “개인의 취향”이란 드라마에 관계하는 지인이 메인 제작지원을 제안했을 때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흔쾌히 동의한 이유는‘건축스러운’드라마를 시도해 보고 싶어서였습니다. 마치 의학 드라마와 같이 건축 전문용어가 드라마의 품위를 높일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대중적인 흥미가 우선시 된 이번 드라마에서는 여건상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암예술원이라는 건축 현상 설계의 과정을 주요 스토리로 하여 건축 창작의 과정을 널리 알리게 되어 이를 성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혹시 드라마 제작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는지요? 개인적으로는, 쑥스럽지만 제가 드라마에 출연하여 긴 대사를 한 번에 성공한 것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웃음). 그보다는 어떤 저명 건축인이 언론 인터뷰에서 드라마 1부 때 현상설계에 제출하는 모형을 주인공이 버스를 타고 가져가는 모습을 보고 그 억지스러움에 실망하여 그 이후로 보지 않았다고 했었고, 어떤 이는 TV드라마를 건축사사무소에서 제작지원 할 필요가 있냐는 반응에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 어떤 학생은 다암예술원 현상설계가 언제 공모되는지 물어 오기도 했는데, 이 역시 드라마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일어난 해프닝이 아닌가 싶습니다.주인공 이민호의 설계작품(방송국 소품실에서 제작한) 모형을 손예진이 버스 안에서 실수로 깔고 앉는 장면은 그 두 사람의 관계를 계속 이어지게 하려는 드라마 상의 의도입니다. 또 그 소품이 부서져야 연결고리가 되는 것입니다. 혹자는 이걸 가지고 이런 장면이 왜 있느냐는 등 그 필연성에 대해 의문을제기하지만 대중성이 가미된 드라마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건축사사무소의 드라마 제작지원에 대한 거부감에 대해서는 다암예술원이라는 세계최대의 문화예술복합체의 건설이라는 이해 없이 성급하게 판단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또 드라마가 방영되고 나서 제가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은 최고 히트 질문은“당신 아들이 실제로 게이냐?”라는 질문이었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웃음).장차 다암예술원이라는 유일무이한 컨셉의 공간을 통해서 우리는 더 이상‘1+1=2’, 혹은‘얼음이 녹으면 물이 된다’ 는 등식에 갇히지 말고 여기에 삶의 여유를 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얼음이 녹으면 봄이 온다”는 그러한 상상의 발전과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재미 있는 발상입니다. 그렇다면‘다암예술원’은 어떤 컨셉으로 기획하게 되었나요? 다암예술원의 건설 컨셉은 쉽게 이야기하면 대한민국이 세계문화예술의 중심이 되고 부강해지고 행복해지자는 것입니다. 6.25 이후 가난했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전 세계인이 부러워할만한 성장을 이루어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머물지 않고 더 나아가려면,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가야하는 방향을 정확히 예견하고 추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자들은 앞으로 다가올 감성사회를 준비하지 못하면 삼류 국가로 전락하는 것은 개인이나 국가나 마찬가지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는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 등을 주제로 이 시대에 반드시 품고 가야할 것으로 녹색정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우리나라는 가까운 미래에 고령사회로 들어서게 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와 국가경제의 부담으로 이어지는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건강하더라도 때가 되면 일터에서 떠나야 합니다. 인생을 한참 더 살아가야 하는데 말입니다. 한편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담보할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며, 그들의 부모는 세상을 비관하고 있습니다. 이는 경제는 성장해도 고용이 늘지 않는다는 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시대에 당면한 녹색정신은 감성으로 준비해야 하며, 그 감성은 문화와 예술을 기반으로 창조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목적으로 세계최대 세계최초의 문화예술복합건물 다암예술원을 건설하여 미래의 한 길목에서 예술의 진을 치고 세계인을 맞이한다는 구상이 큰 뜻이며, 작게는 그 과정 중에 고용을 창출하고 생을 아름답게 영위하자는 개념에서 시작 됩니다.사진 및 자료제공_명승건축그룹
  • 고정희의 식물이야기(4): 식용식물이야기-“Food First”
    마늘과 쑥먹기에 좋은 것이 보기에도 좋다고 했던가. 정원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아름다운 식물이 먹을 수도 있는 것이라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의외로 우리의 정원에는 먹을 수 있는 식물이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유실수일 것이다. 봄에 보았던 복사꽃은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지금은 솜털이 뽀얀 복숭아가 자두만큼 컸다. 앵두나무 가득 앵두가 익어가고, 나물로 무쳐먹어도 좋은 원추리가 주황빛 날개를 도도하게 펼치기 시작한다. 이렇게 보기에도 좋고 먹기에도 좋은 식물이야기를 전개해 나가자면 끝도 없을 것이나 정원에 복숭아나무, 살구나무, 앵두나무를 심을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원추리 모르는 사람도 있는가. 지루해질 것 같다. 그런데 먹기에는 좋지만 썩 보기 좋지 않은 식물들도 적지 않다. 한국에서 가장 요긴하게 쓰이는 식물들인 파, 마늘의 경우는 어떠할까. 풀죽은 시퍼런 파나 마늘을 정원에 심을 수 있을까? 사실 마늘은 요긴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문화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식물이다. 건국신화와 얽혀 있으므로 먹기만 할 것이 아니라 아테네의 올리브나무처럼 영원히 기려야 하는 것은 아닐까. 마늘은 커녕 우리는 아직 신단수조차 어떤 나무였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박달나무라는 설도 있지만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웅녀가 먹고 여인으로 변했다는 마늘의 학명은 Allium sativum 혹은 Allium scorodorpasum var. viviparum Regel 이며, 파, 양파, 부추 등과 같이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 해 살이 초본류이다. 마늘을 영원히 기리기 위해 매일 마늘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으나 정원에 심어 어여삐 바라보는 것은 또 어떨까. 엉뚱한 발상이 아니라 이미 알리움 계열의 식물들이 다양하게 개량되어 정원에 깊이 침투해 있다. 알리움은 아마도 최근에 가장 인기 있는 숙근초 중의 하나일 것이다. 플라워쇼나 정원박람회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알리움은 마늘의 일종이지만 물론 식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일반 마늘과 똑같이 둥근 뿌리가 있으니 한 번 다져서 먹어볼 수도 있겠으나 그러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지. 게다가 정원에 심기 위해 마늘의 독특한 향을 제거하였으므로 마늘이되 마늘이 아닌 것이 되어 버렸다. 웅녀가 마늘과 함께 먹었다던 쑥 역시 우리의 배고픈 역사를 동반해 온충실한 식물이다. 이른 봄에 바로 뜯어주지 않고 내버려 두면 정신없이 번져서 문자 그대로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드는데 요즘은 정원에 심기 좋도록 개량된 은쑥이 재배되고 있다. 은쑥Artemisia schmidtiana ‘NaNa’의 특징은 자제력을 타고나서 야생 쑥처럼 정신없이 번지지 않으며 탄탄한 반구형을 이룬다는 것이다.
  • 이야기 따라 밟아본 삼국지 유적과 경관(4)
    두 곳이 똑같이 삼고초려 장소라고 주장하는 와룡강과 융중삼고초려의 명장면을 중요한 부분만 간추렸지만, 소설 앞에 나오는 융중과 뒤의 와룡강은 한 장소를 지칭하는 것인데, 현지에서는 두 곳에서 각기 여기가 바로 제갈량이 은거한 곳이라고 주장하면서 무려 800년간 논쟁을 벌려 왔다. 그 근거는 제갈량이 몸소 밭을 갈았던 궁경지躬耕地가 어디인가이다. 호북성 양양 사람들은 정사인 진수의『삼국지』를 근거로 양번(양양과 번성이 합침)의 고융중이라고 하고 하남성 남양 사람들은 출사표에 나타난 남양이란 지명을 근거로 남양 와룡강이 맞다고 주장했다. 현재 남양의 옛 이름이 완현이기 때문에 양번의 고융중 쪽으로 기울기는 하나 현재 두 장소에 꼭 같이 궁경지와 초려 등 유적을 만들어 놓아 탐방객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한다. 청나라 고가형顧嘉衡이 남양지부가 되자 기지를 발휘하여“마음이 선주 후주를 논하지 않고 조정에 가 있어 천하에 명성이 높은데 양양이면 어떻고 남양이면 어떤가?心在朝廷原無論先主後主名高天下何必襄陽南陽”라고 결론을 지었다. 둘 다 맞는다는 괴변이지만 참으로 명답이다. 이 논쟁은 최근 명승고적을 관광지로 만들려는 과정에서 다시 부각이 되고 있다. 먼저 와룡강(臥龍崗: 강은‘언덕’이라는 뜻)을 방문했는데 바로 중국 4대 명옥의 으뜸인 독산옥으로 유명한 남양시 서쪽 4킬로미터 지점 시에 바로 인접한 완만하게 경사진 언덕에 위치한다. 입구에 세워놓은 석패방에는 ‘한소열황제삼고처’라고 쓰여 있고, 들어서면 ‘와룡담’이라는 농사지을 때 썼던 저수지가 나오고, 이어서 은거처인 초려가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