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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8군부지 ; 시민공원으로 조성하자 ; 밝은마음 열린마당
  • 환경과조경 1989년 07월
한국은 80년대 후반에 이르러 안으로는 전제와 타율의 사회에서 민주와 자율의 사회로 이행하고 있으며, 밖으로는 이념을 초월하여 적극적인 평화와 교류를 추구하고 있다. 변화와 수구, 좌절과 성취가 교차하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서울 용산에 자리잡고 있던 미8군 사령부가 서울 밖으로 옮겨지고, 그 부지를 돌려받게 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여느 땅이 다 그렇듯 이 땅의 쓰임새는 이 땅 자체가 가지고 있는 잠재적 수용능력과, 이땅을 원하는 잠재적 도시기능과의 만남-어쩌면 역사적일-이다.
이 땅은 결코 예사로운 땅이 아니다. 이 땅은 100만평 밖에 안되지만 서울이라는 거대도시 속에 있기에 대단히 큰 땅이다. 이 땅은 이렇게 큰 땅일 뿐 아니라 도시의 한복판에 있기에 대단히 중요한 땅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땅은 예로부터 거의 줄곧 외국군대가 주둔하던 곳이라, 그 군대가 적군이든 아군이든간에 자랑스럽지 못하고 부끄러운 곳이기에 더욱 더 중요한 땅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 땅을 돌려받는다는 변화는 우리의 외교가 어떤 외국과도 시혜와 종속·대립과 단절의 관계에서 호혜와 자주의 관계로 전환되는 사실을 극명하게 상징한다. 이 땅은 바로 이러한 대외적 ‘자주’를 천명하는 땅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 키워드 : 황기원
※ 페이지 : p46~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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