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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공원 - 다시 우리 곁으로 온 섬, 선유도
  • 환경과조경 2002년 6월

<프로젝트 개요>
위치 : 서울시 영등포구 양화동 95번지
규모 : 대지면적 110,407㎡ (33,398평; 둔치 약 4,900평 포함)
공사비 : 152억원
설계기간 : 2000. 1. - 2000. 7.
공사기간 : 2000. 12. - 2002. 5.

<프로젝트 크레디트>
- 시행청
설계 : 서울시 한강기획단
공사 : 서울시 건설안전관리본부
- 설계
공원 및 조경설계 : 조경설계(주) 서안
과업책임 : 정영선, 설계총괄 성종상, 설계진행 정우건
설계담당 : 김도용, 유승렬, 박승진
건축설계 : 조성룡도시건축 조성룡, 정상철, 백은정
토목설계 및 측량 : 다산설계(주) 우대원, 이명환, 김명균
수리 및 수자원 : (주) 다산컨설턴트 정동원, 오규창, 김재수, 박용수, 박무진
전기 및 통신설계 : 한양전설주식회사 김홍인, 이덕영, 이인호
분수설비 설계 : 동양워터테크 장경천
- 공사감리
토펙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 시공
토건 : 광진건설(주) 외 4개사
조경 : (주) 유성건설
소방 : (주) 화인종합건설
전기 : (주) 태화계전
통신 : 명성전자

<공원내 주요 장소들>

· 방문자 안내소 visitor center와 열린주차장
원래 제2공장의 급속여과지 건물이었다. 내부 벽체가 없이 하나의 거대한 창고 같았던 지상건물을 일부만 남기고 전면 개조함으로써 전혀 다른 건물로 바뀌었다. 위치상 양화대교쪽 진입부와 접해있어 방문자 안내소겸 관리사무실로 바꾸고 물로 채워져 있던 지하층은 물만 빼낸 채 주차장으로 바꾸었다. 특히 원래 1층 바닥이 없이 좁은 통로만 있었던 것을 감안하여 벽체와 지붕만 들어냄으로써, 지하층 전체가 하늘이 개방된 열린 주차장이라는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된 것이다.

· 수질정화식물원과 온실, 그리고 환경물놀이장
방문자안내소 맞은 편은 원래 균일한 크기의 노천형 수조로 구성된 약품침전지였던 곳이다. 깊이 약 5미터의 수조를 비운 후 높이가 다른 몇 단의 통합된 수조를 계단식으로 재구성하여 수생식물을 심은 것이다. 식물은 각 수조의 수심과 토심을 달리하여 다양한 식물을 선정함으로써 수질정화라는 기능 외에 하나의 주제정원으로서 방문자에게 볼거리와 학습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인접한 온실은 우리나라의 기후조건을 감안하여 겨울철에도 최소한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보조시설이면서 공원내 식물을 번식하고 기르는 관리기능도 담당한다. 온실내 수조는 원래 이곳에서 이용되던 스텐레스 수조를 재활용한 것이다. 인접한 3개의 물탱크는 한강수를 펌프로 끌어올려 이 곳으로 공급해주기 위해 예전의 약품 저장탱크를 재활용한 것이다. 여기서 공급된 한강수를 이 곳의 수생식물을 통과시킴으로써 이른바 식생정화방식(vegetation filtering system)에 의한 수질개선효과를 얻고자 한 것이다. 사실 한강수가 이미 2급수에 가까워 개선하고자 하는 수질 목표에 상당히 근접해 있기는 하나 이 수질정화원 바로 아래 쪽에 조성한 환경물놀이터에 수용할 어린이들의 친수놀이를 감안하여 최대한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고자 한 것이다. 환경물놀이터는 단순한 형태의 도섭지형 수공간에 모래, 자연석, 통나무 등 자연소재를 배치한 곳이다. 이 같은 공간구성과 요소들은 자연스러운 냇가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다양한 물놀이 행태를 유발하도록 의도된 장치들이다.

· 한강전시관과 녹색기둥의 중정
방문자안내소와 수질정화원 사이를 지나면 넓게 경사진 광장을 앞마당으로 하고 서있는 한강전시관과 만나게 된다. 원래 이 곳은 송수펌프실 건물이었던 곳으로, 섬에 직각방향으로 길게 가로 선 건물자체가 그 안 쪽의 다른 공간과 구분지으면서 전이시키는 역할도 수행한다. 거대도시 서울의 생명줄인 한강의 역사와 문화가 기존 건물의 구조를 고스란히 활용하여 정비된 실내공간에 전시된다. 전시 외에도 멀티미디어 갤러리와 기획전시장, 그리고 휴게공간 등이 구비된 종합문화전시관이다. 녹색기둥의 중정은 한강전시관 실내를 관통하여 만나는 색다른 광장 겸 정원이다. 원래 지하 정수지로서 상부는 테니스장으로 이용되었던 이곳은 기둥만을 남긴 채 상판 콘크리트를 들어내고 조성한 곳이다. 일정간격으로 늘어선, 남겨진 콘크리트 기둥에는 식물을 감아 올려서 가장 이질적인 두 소재간의 공생을 보여준다. 산업시설의 부산물인 콘크리트와 식물간의 이 같은 만남과 공생이야말로 인공과 자연이라는 이분법적 간극을 넘어 조화로운 만남을 의미하는 강력한 메타포이다.

· 수생식물원과 시간의 정원
녹색기둥의 중정에서 시작된 썬큰공간의 분위기는 수생식물원과 시간의 정원에서 클라이맥스를 이룬다. 각각 여과지와 약품침전지였던 곳으로서 지하공간을 활용하여 썬큰된 주제정원으로 재조성한 것이다. 침수식물에서부터 부엽식물, 정수식물, 그리고 습지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생식물을 도입하고 레벨이 다른 관찰로를 두어 여러 시점에서의 관찰과 학습이 가능하도록 구성되었다. 썬큰 벽체 안쪽에 설치된 경사녹지나 경사램프는 각기 고유의 기능 외에, 기존 구조체를 변경함으로써 유발될 수도 있는 구조적 위험을 해결하기 위한 장치라는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
약품침전지에서 탈바꿈한 시간의 정원은 규모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선유도공원의 가장 핵심적인 공간이라 할 만하다. 환경물놀이장에서 긴 자갈수로를 통과하여 수생식물원과 이 곳 시간의 정원에 공급되는 물은, 4미터 이상 썬큰된 공간조건과 함께 이 곳의 식물생육조건을 연출하는 주요 인자이다. 즉, 일조와 습기, 그늘과 바람 등의 환경조건을 달리하도록 공간을 구성하고 그에 부합되는 식물로 8개의 주제를 가진 소정원을 조성한 것이다. 방향원, 색채원, 소리의 정원, 이끼원과 고사리원, 덩굴원, 초록벽의 정원, 그리고 푸른숲의 정원으로 이뤄진 이들 소정원은 썬큰된 공간조건으로 인해, 한강 한가운데임에도 불구하고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식물의 미세한 생장특성을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에 더해 지상레벨의 목재마루길에서는 높은 나뭇가지 사이를 지나면서 아래에 펼쳐진 이들 소정원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입체적인 감상도 가능하다. 물과 햇빛이 만들어낸 다양한 환경조건 속 다채로운 식물과 그 속을 거니는 사람들이 연출하는 정원풍경을 일종의 캔버스 그림같이 감상하는 것도, 원래 있던 수로와 관리보도를 이용한 이들 목재마루길과 쉼터가 주는 즐거움이다. 이 곳의 수로와 벽천을 흘러내린 물은 부지내 가장 레벨이 낮은 기존의 회수조로 모였다가 다시 물탱크로 되돌려 순환된다.

· 한강과 만나는 카페, 나루와 과수원
남겨진 수양버들나무 아래 데크는 정지한 듯 소리없이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면서 바쁜 일상을 잠시 벗어나는 여유를 찾기에 그만이다. 데크에 붙어있는 건물이 나루라 이름지어진 카페이다. 원래는 한강에서 물을 직접 끌어오던 취수펌프장이어서, 높이 8미터가 넘는 옹벽에 걸터앉은 채 한쪽 다리는 물가까지 내리고 몸체를 한강 쪽으로 한껏 내밀고 서 있는 독특한 건물이었다. 섬 안의 건물 중에서 가장 한강과 가까이 접하고 있으면서 또 한강 조망에 가장 유리한 건물이었다. 해서 우리는 이 건물을 그대로 둔 채 카페와 휴게소로 개조하여 공원을 찾아 온 사람들이 잠시 쉬면서 시원하게 펼쳐진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남측 테라스에 나가 지금껏 지나온 정원들을 내려다보며 재음미하거나, 실내에서 세로로 길게 짜여진 유리창을 프레임 삼아 바로 눈 아래 바다 같은 한강을 조망하면서 잠시 잊었던 공간의식, 이 곳이 섬임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게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 같은 입지와 형태상의 특성은 마치 우리 선조들이 주변과의 경승구도를 염두에 두고 세우던 정자와 흡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기능에 덧붙여 이름까지 선유정이라 명명한 것도, 그 같은 우리 선조들의 경관관과 시적 정취를 되살리면서 강 건너 마주하고 있는 망원정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교감하기를 바라는 개념적 메타포의 일환이었다.
그에 더해 기존 정수장에서 관리되어왔던 소규모 과수원지를 보강하여 확장한 것도 옛 선조들이 이 땅에서 취했던 풍류와 정취를 되살리려는 의도에서였다.

· 4개의 원형공간 - 야외무대, 환경놀이마당, 환경교실, 그리고 화장실
시간의 정원을 지나 선유교에 이르기 전에 위치한다. 원래 각 2개의 농축조와 조정조이었던 곳으로 원형이라는 유니크한 형태를 그대로 살려 4개의 다른 공간으로 조성하였다. 크기가 큰 농축조(직경 24.8m) 중 하나는 썬큰공간에 경사형 녹지와 스탠드를 덧붙여 야외무대가 되었으며, 다른 하나는 정수장에서 나온 대형 폐파이프를 활용한 미끄럼대가 있는 놀이터로 새로 바뀌어졌다. 지형이 상대적으로 높으면서 크기가 작은 두 개의 조정조(직경 15.8m)는 기존 높이 차를 그대로 활용한 건축물로 바뀌어 환경교실과 화장실의 기능을 수행하게 되었다.

· 살아있는 자연생태의 존중 - 둔치 생태습지와 생태호안 복원
높이 9미터에 이르는 콘크리트 옹벽 아래는 큰 홍수가 올 때마다(3년에 2회 정도의 빈도) 물에 잠기는 구역이다. 이 중에서 하류 쪽에 형성된 둔치는 현재에도 왕성한 퇴적작용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곳으로서 하천식생이 잘 발달되어 있는 곳이다. 특히 섬과 한강 본류와의 각도차이로 인한 섬 양안에서의 상이한 수문환경조건(남측의 침식과 서북측의 퇴적)은 살아있는 실체로서의 자연과학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으로 우리는 이 같은 자연생태를 존중하여 설계에 반영하였다. 수면과 접한 서북측 일정구간의 기존 콘크리트 호안을 걷어내고 생태호안공법으로 바꾸면서 둔치를 한강과의 접촉이 용이하도록 경사를 완만하게 조정한 것은 그 같은 의도에서이다.

성 종 상 Sung, Jason · 조경설계 서안(주)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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