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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의 경계를 넘어, 조경 속으로] 마크 풀러
WET 대표
  • 환경과조경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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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수경 시설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 WETWater Entertainment Technologies. 라스베이거스의 벨라지오 분수Bellagio Fountain를 두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공공 엔터테인먼트 작품the greatest single piece of public entertainment on planet Earth”이라고 극찬했다. 솔트레이크의 작업들, 소치 올림픽의 성화 점화 시설,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의 분수, 그리고 여수세계박람회에 이르기까지 최근 화제가 된 인상적인 물의 풍경들은 알고 보면 모두 WET의 작품이다. 회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 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뉴욕에서도 현대미술관MoMA 조각 정원의 분수에서부터 콜럼버스서클Columbus Circle, 링컨 센터의 렙슨 파운틴Revson Fountain, 심지어 록펠러 센터 선큰 플라자의 프로메테우스상 분수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WET의 작업을 확인할 수 있다. 조경인의 뇌리에 각인된 댄 카일리

Dan Kiley의 역작, 텍사스주 댈러스의 파운틴 플레이스Fountain Place는 WET의 첫 번째 프로젝트였다.


WET은 ‘가장 혁신적인 50대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60개가 넘는 특허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사실에서 알 수 있듯, WET은 하나의 수경 전문 회사라고 부르기엔 너무나도 진보적이며 선구적인 디자인·연구집단이다. WET은 포장 면에 삽입된 분수를 발명했으며, 벨라지오 분수를 위한 발명품인 물대포-shooters, 압축 공기를 이용해 일시에 물을 쏘는 방식으로서 스타카토 부분에서 등 장-와 새로운 형태의 분사 노즐인 오어스맨-oarsmen, 레가토 부분에서 물방울을 분사해 무희들의 움직임과 같이 우아하고 점진적인 효과를 준다-은 WET의 간판 기술이다. 라미나 플로우laminar flow라는 유체역학적 원리를 이용한 에프콧센터Epcot Center의 청개구리 분수Leapfrog fountain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많은 팬을 거느린 고전 작품이다. 안무가 케니 오르테가Kenny Ortega와 협업해 사람의 실제 움직임과 동일한 템포와 동선을 재현하는 가 하면, 라스베이거스의 호텔에서는 불과 얼음을 이용한 분수를 선보이는 등 WET의 작업에는 항상 세계최초,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1983년, 이 놀라운 기술혁신 집단을 설립해 지금까지 이끌고 있는 마크 풀러. 자신의 직함, CEO를 Chief Excellence Officer라 재정의하는 그는 단순히 디자인 업체의 대표가 아니라 WET을 통해 하나의 새로운 산업을 개척한 인물이며 ‘수경’ 분야의 역사를 처음부터 다시 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도시 환경에서 물을 보는 시각 자체를 바꾼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작품을 묘사하는데 ‘분수’라는 어휘는 옹졸하고 버겁다. WET이 만드는 수 공간의 규모와 비전은 ‘하나의 장소’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도시의 이미지를 바꾸고 개발 사업과 지역의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정의하는 경관적 스케일로 훌쩍 도약했다.

마크 풀러는 월트 디즈니사의 이매지니어imagineer로 잠시 근무한 후, 두 명의 디즈니 동료와 함께 WET을 창립했다. 지금까지의 분수가 대개 조각이나 조형물이 중심이 되고 물의 흐름은 하나의 배경 역할에 그쳤던 점을 뒤집어, 그는 물 자체가 조각이 되는 수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만큼 물에 대한 마크 풀러의 관찰과 철학은 독특하고 재미있다. 그는 물이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물을 사랑한다.

하지만 물은 동시에 두려운 것이다. 우리 마음의 이면에는 물이 우리를 공격할 수도 있다는 잠재의식이 있다. 고전 문학의 서사 구조와 마찬가지다. 내 인생의 유일한 사랑이, 곧 나를 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물을 통해 “사람들이 살아있음에 고마움을 느끼도록 만들고 싶다. 아무리 험한 날을 겪었다 해도 하나의 분수 앞에서 잠시나마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도록…”이라고 말한다.

WET에는 아웃소싱을 위한 해외 공장이 없다. 긴밀한 대화, 민첩한 움직임, 품질에 대한 전적인 통제가 곧 그들이 말하는 경쟁력이다. 마크 풀러는 이제 가장 중 대한 발명은 수많은 분야가 한데 모여 함께 고민해야만 실현될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그는 디자이너들에게 “주어진 역할에 자신을 맞추려고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이 세상의 많은 일은 당신이 배운 것과 생각하는 것을 다른 사람과는 다른 방식으로 해 볼 때에만 비로소 성취될 수 있다’는 것이 그가 던지는 메시지다.

 

 

이 꼭지를 연재하고 있는 인터뷰어 최이규는 1976년 부산 생으로,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뉴욕 오피스를 이끌며 10여 차례의 해외 공모전에서 우승했고, 주요 작업을 뉴욕시립미술관 및 소호, 센트럴파크, 두바이, 올랜도, 런던, 위니펙 등지의 갤러리에 전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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