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이하 순천만박람회)가 10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2023 순천만박람회는 2019년 9월 중국 북경에서 열린 제71차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총회에서 순천시가 국제정원박람회 유치 의사를 밝히는 설명회를 진행하면서 첫 단추를 끼웠다. 이듬해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AIPH 총회에서 박람회 최종 승인을 받았으며, 같은 해 7월 기획재정부 국제 행사 심의를 통과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박람회 시설 조성을 위한 기본 및 실시설계는 2020년 11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진행됐으며, 2021년 1월부터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원회)가 정식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준비의 닻을 올렸다. 2021년 7월 박람회 지원 시설의 범위, 정부지원실무위원회의 설치 등 박람회 준비부터 사후 활용까지 국가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지원 및 사후 활용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박람회 추진에 탄력이 붙게 됐다. 2022년 11월에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정원작품 경연대회’를 통해서 다채로운 모습의 정원을 선보일 국내외 참여 작가를 모집했다.
올해 4월 1일에 개막한 2023 순천만박람회는 산림청, 전라남도, 순천시가 공동 주최 및 주관하며 순천만국가정원(이하 국가정원), 도심권, 순천만습지 등 3개 권역에서 7개월 간 진행된다. 이번 박람회는 도심에 시민과 함께하는 정원을 조성하고, 회복하는 자연을 통해 탄소중립 선도 모델을 만들고 생태와 정원을 기반으로 한 관광 산업 활성화를 통해 순환 경제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순천시는 박람회를 통해 도심 전역을 생태 정원으로 만들고, 정원을 통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시민이 주체가 되는 순천형 정원도시를 완성해 나갈 예정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대한민국에 정원 문화의 싹을 틔운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이어 10년 만에 획기적인 도시계획으로 사람이 자연과 하나되어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새로운 도시 모델을 제시하겠다”라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세 개의 권역
2013 순천만박람회가 순천만을 항구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에코벨트 개념의 박람회였다면, 2023 순천만박람회는 정원을 도심까지 확장해 시민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삶 속의 정원을 만들고, 웰니스, 메타버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한 미래형 도시 모델을 제시한다. 또한 이번 박람회를 맞이해 새롭게 제안하는 10가지 시도인 빅 체인지 10을 통해 새로운 공간과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번 박람회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도시 순천을 지향하며 크게 순천만습지, 국가정원, 도심권으로 나눠서 진행된다. 순천만습지 권역은 공존하는 자연을 지향하는 권역으로 순천만습지 일대를 연결한다. 관람차 스카이큐브 활성화와 순천만습지 연결을 위해 문학관정원에서 순천만습지까지 이어지는 관람차 도로와 보행로를 정비하고, 습지를 둘러보며 맨발로 걷을 수 있는 세 가지 코스의 순천만 어싱길을 조성했다.
국가정원 권역은 순천만습지 보전을 위한 전이 공간으로 순천만습지를 보호하고 도심 팽창을 완화한다. 크게 동원과 서원으로 나뉘며, 강익중 작가가 기획한 인도교 꿈의 다리가 동원과 서원을 연결한다. 각 나라별 정원의 특징을 살린 세계정원, 새로운 형태의 정원을 제시하는 테마정원, 기업과 지자체 등이 참가한 참여정원을 이 권역에서 감상할 수 있다. 기존의 정원을 리뉴얼하거나 새로운 정원을 조성해 10년 전과는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박람회장 확대로 새롭게 조성된 도심권은 함께하는 자연을 지향하는 권역이다. 정원 문화 확산을 꿈꾸며 도심을 정원으로 탈바꿈시켜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참여의 공간을 마련했다. 저류지에서 광장으로 변신한 오천그린광장 등 도시 발전 계획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순천만박람회의 핵심 콘텐츠를 선사한다.
빅 체인지 10
2023 순천만박람회는 10년 전과 달라진 10가지 시도 를 나타내는 빅 체인지 10을 선보인다. 빅 체인지 10은 오천그린광장, 그린아일랜드, 가든스테이 등 시민의 관 심과 흥미를 유도하는 매개체로서 주요 프로그램은 다 음과 같다.
박람회장 확대: 가장 큰 변화는 확대된 박람회장 규모다. 기존의 순천만습지 권역과 국가정원 권역에 도심권 을 더해 규모를 확대했다. 규모를 확장하면서 새로운 정원들을 선보였다.
대한민국 대표 저류지 모델, 오천그린광장: 오천그린광 장은 재해예방시설로 사용되는 저류지를 잔디광장으 로 탈바꿈시켜 새로운 저류지 이용 모델을 제안한다.
최초의 시도, 그린아일랜드: 그린아일랜드는 기존 아스팔트 도로를 선형의 녹지로 바꿔서 도심 속 오픈스페 이스를 만들었다.
역사성을 구현한 국가정원뱃길: 해룡창의 역사적 의미 가 담긴 뱃길을 복원한 국가정원뱃길은 오천그린광장 과 그린아일랜드 등이 위치한 도심권과 국가정원 권역 사이를 잇는다.
정원과 함께하는 특별한 하룻밤, 가든스테이: 비오톱 습지 인근에 조성된 숙박 시설 가든스테이 순천 ‘쉴랑 게’는 정원의 감성을 느끼며 특별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장소다.
지구와의 접촉, 어싱길: 어싱길은 맨발로 걷는 행위를 뜻하는 어싱(earthing)을 할 수 있는 길로서 지구와의 접 촉을 통해 자연 치유와 심신 안정 효과가 있는 산책로 다.
미래의 정원, 국가정원식물원과 시크릿가든: 국가정원 식물원은 원형의 온실로 순천의 산수를 표현한 식물원으로 식물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국가정원식물원과 스카이데크로 이어진 시크릿가든은 햇빛정원 등 미래정원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농경지의 새로운 변화, 경관정원: 박람회장 주변의 농 경지에 초화류를 식재한 드넓은 경관정원은 사계절 내 내 형형색색의 꽃들로 색다른 경관을 연출한다.
물위의 정원: 플로팅 공법을 통해 동천 위에 뜨는 정원 을 조성했다. 한국 최초의 테마 수상정원으로, 정원의 미래를 공동체 정원 등 다섯 가지 키워드로 담아냈다.
화려한 빛의 정원: 국가정원, 동천, 오천그린광장 일대에 저강도 레이저, 미디어아트 등을 통해 화려한 야간 경관을 연출했다. 이로써 어두운 밤을 비추는 빛의 정 원을 선보인다.
세계정원
12개의 세계정원은 2013 순천만박람회 때 조성된 공간으로 국가정원 권역에 위치한다. 1700년대 미국 버 지니아 자연주의 정원을 모티브로 한 미국정원부터 궁 궐, 민가 등 다양한 주거 양식에 사용된 한국정원 특유 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한국정원까지 동서양을 막론 한 12개국 정원의 특징을 고스란히 녹여냈다. 올해 박 람회를 맞이해 각 정원이 가진 특색을 살리되 이용자 의 편의성 등을 고려한 리뉴얼을 진행했다. 스페인정원 의 경우, 아치형 회랑을 새로 설치해 걸음을 옮길 때마 다 새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이 중 몇몇 정 원을 선정해 ‘세계정원’ 꼭지에 소개했다.
테마정원
국가정원 권역에 위치한 테마정원은 새로운 형태의 정 원을 제안하는 공간으로, 일부 공간이 새롭게 조성됐 다. 특히 꿈의 다리에서 국가정원 권역 동문 입구로 가 는 길 인근의 노을정원과 키즈가든은 새롭게 조성된 대표적 공간이다. 노을정원과 키즈가든 일대는 어린이 부터 황혼에 이르는 인생의 여정을 나타낸다. 이외에도 학교 실내정원 모델을 감상할 수 있는 학교정원, 순천 만의 대표 생물인 갯지렁이를 형상화한 꿈틀터널을 중심으로 한 자연형 모험 놀이터인 꿈틀놀이터 등 다양 한 유형의 정원을 선보였다
참여정원
참여정원은 국가, 지자체, 기업, 작가가 참여해 만든 정원으로 국가정원 권역에 위치한다. 2013 순천만박람회 당시 조성된 정원을 리뉴얼했으며, 서울디자인재단 정원, LH정원, 파루정원 등이 새로 조성됐다. 국가정원 권역 동원에 위치한 시크릿가든을 지나 가든스테이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며, 태양광 기업, 은행, 지자체, 공 공기관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한 만큼 정원을 향한 다 채로운 시선과 디자인을 선보여 볼거리를 제공한다.
정원작품 경연대회
지난해 9월 조직위원회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 회 정원작품 경연대회’를 통해 국내외 참여 작가를 모 집했다. 이번 경연대회는 지속가능한 정원 모델을 제시 하고, 일상 속 정원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연대회의 주제는 ‘정원에 삽니다’, ‘나만의 정원’으로 심사를 거쳐 실내정원 40 개, 실외정원 10개를 최종 선정했다.
해당 작품들은 국가정원 권역 동원 일대에 조성됐다. 선정된 실외정원 10개소는 150m2 규모로 4월부터 10 월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실내정원은 플랜테리어 공간 으로 4×3m 개별 독립부스에 조성됐고 시즌 1(홈카페 가든) 20개소, 시즌 2(가정용 팜가든) 20개소가 선정됐다. 홈카페 가든은 4월 1일부터 7월 16일까지 전시를 진행 하며, 가정용 팜가든은 7월 29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전시를 선보인다.
실외정원 부문에서는 이호우 작가의 ‘웰컴가든(Welcome Garden)’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금상은 임다섭 작가의 ‘채마: 나의 추억, 일상의 틈’이, 은상은 박정아 작가의 ‘조우(遭遇)’가 차지했고, 동상은 기술사사무소 아침의 ‘보 이드 가든’과 하주령 작가의 ‘해무늬원’이 선정됐다. 실내정원 부문은 제문도 작가의 ‘교실이데아’가 최우수 상을 차지했다. 금상은 박미옥 작가의 ‘샐리가든’이, 은 상은 플레르마망 작가의 ‘라페트(La fete)’가 받았다. 동상 은 루 원쥐안(Lu Wenjuan) 작가의 ‘한여름 밤 꿈의 정원(Garden of A Midsummer Night’s Dream)’과 이야기현상소의 ‘다시, 나를 만나는 홈카페정원, 상사루(相思樓)’가 공동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