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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의 틈새시장을 찾아서
  • 환경과조경 2004년 11월

조경이란 무엇인가?
한때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것이 설계 업무에 충실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며 그것이 사치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 이후 시간이 흘러 사랑스런 후배들에게 내가 아는 작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의무라는 생각에 시작한 강의가 벌써 10년이나 되었다.
수많은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면서 누구에게나 꼭 질문을 하는 것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조경의 정의 -조경은 무엇인가 ?- 에 대한 질문이었다.
건축이나 토목분야 같은 경우에는 간단하게 정의를 내릴 수 있지만 조경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도 학교 다닐 때 조경이란 것을 문자 그대로 ‘경관을 조성하는 예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조각가나 화가가 만들어내는 하나의 조각상이나 그림과는 확연히 다른 것으로 「인간이 이용하는 모든 옥외공간과 토지를 이용,개발,조성함에 있어서 보다 기능적이고 경제적이며 시각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보존하는 생태적인 예술성을 띤 “종합과학예술이다”」 라는 『조경학원론』 책에서 정의를 외우고 한 적도 있으면서 그 말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았다.
지금도 이 질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명쾌한 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하곤 하던 기억이 난다. 이번 기회에 나름대로-다분히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조경의 정의를 지면을 통해 내리고자 하는데, 이 내용에 동의한다면 여러분도 이후에 어디서든지 자신있게 설명할 수 있길 바란다.

“눈을 떠서 보여지는 모든 대상을 다루는 분야”가 조경이다. 즉 내가 볼 수 있는 건축물이나 땅, 나무 등 모든 보여지는 것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효율적으로 다루는가 하는 것이 조경의 역할이 아닌가 한다.
이처럼 조경은 건축과 토목의 동등한 삼각관계가 아니라 건축과 토목분야를 통제, 조종, 계획하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생각이다. 이처럼 모든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이 조경의 영역인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모든 공간을 다루듯 공간을 이루는 모든 요소의 디자인은 바로 조경가가 다루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


조경의 틈새시장을 찾아서
그래서 나는 건축과 토목의 기본적인 업무 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틈새시장을 찾게 되었는데, 이번 기회에 그 사례들을 정리해보고 우리가 어떻게 선점해서 주도권을 잡아야 할 것인가 살펴보려 한다.
그런 대상들을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 보면 우선은 공간디자인 분야 중에서는 환경 조형물이 있고, 구조물디자인 분야 중에는 교량디자인, 개념적 디자인 분야 중에서는 경관설계 분야가 우리가 접근해야 할 분야가 아닌가 한다.
그러면 앞에서 제시한 3가지 분야를 순서대로 살펴보자.

교량 디자인
최근 한강을 따라 밤에 다녀보면 보잘것없이 보이던 한강의 교량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변화되었는지 볼 수 있다. 교량은 A와 B지점을 연결해주는 길의 역할을 하므로 지금까지는 그저 기능적인 단순 교량으로만 인식되어져 왔다. 하지만 월드컵대회를 계기로 경관적인 중요요소로 인식을 하면서 최근에는 다수의 교량 디자인 공모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우리가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한다. 최근에 내가 참여한 교량디자인 현상공모만 하더라도 성산대교, 다수의 청계천 교량들, 무안과 영암을 잇는 무영대교, 관제대교, 무안 백련지 보행물 조형교, 평택로변 연결데크교, 대구 아양교, 싱가폴 보행교 등 정말 많은 교량현상공모가 시행되어지고 실제로 교량이 만들어졌고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내 교량공모의 경우 주로 구조분야가 포함되어 있는 엔지니어링 업체가 참여하게 되고, 대부분의 공모가 외국 교량디자인 전문업체를 상대로 디자인을 의뢰하여 막대한 외화 낭비를 하고 있어 한국내에는 전문 교량디자인 업체나 디자이너가 없음을 간과할 수 없었다. 물론 대학교에 교량디자인 전문학과도 없긴 하지만……. 결국 누가 가장 근접하게 좋은 디자인 결과물을 내느냐가 중요한데, 그나마 지금까지는 경관디자인 회사라는 간판으로 산업디자인학과 출신들이 디자인을 간간히 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공간을 다루는 조경분야가 공간에서의 구조물로 조경분야만의 디자인 접근방법을 통해 도시내에 주요 시설로서의 교량디자인을 한다면 건축이나 기타 디자인 분야보다 더욱 양질의 교량디자인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참고로 네덜란드의 West 8이라는 회사가 디자인한 교량은 교량자체가 조형물인 것이 많다. 이 회사 사주도 조경가로 널리 활동중이 아닌가? 앞으로 무수히 많은 교량이 생겨날 것이며, 여기에 대비해 교량디자인에 관련된 구조역할분야와 색채, 형태 디자인 관련 지식에 관심을 가지고 조경분야가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면 새로운 영역을 우리가 먼저 차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최 신 현 David, Choi 
(주)씨토포스 대표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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