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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미노 파크 Domino Park
    도미노 파크 뉴욕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 이스트 강 수변을 따라 들어서는 도미노 파크는 수변 산책로, 6에이커에 달하는 녹지, 수변으로의 접근성을 갖춘 새로운 공공 공간이다. 약 400m 길이의 수변 공원에서 역사를 보존하려는 여러 시도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대상지에 자리잡고 있는 도미노 설탕 공장(Domino Sugar Factory)재개발 마스터플랜의 기본 방향이기도 하다. 다양한 연령대를 고려한 여가 시설이 마련된 도미노 파크는 주요 프로그램에 따라 세 구역으로 나뉜다. 대상지 남쪽 끝자락에서는 활발한 활동이 펼쳐지는 반면, 북쪽 끝자락은 상대적으로 고요한 지역이다. 도미노 설탕 공장의 설비와 산업 시설들은 대상지 전역에 고르게 배치되어 과거 대상지에서 100년 넘게 이루어졌던 설탕 정제 과정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준다. 아티팩트 워크 리버 스트리트를 따라 자리한 아티팩트 워크(Artifact Walk)는 산업 지구의 역사를 담고 있으며, 대상지의 랜드마크인 정제 빌딩(Refinery Building)이 위치한 산책로다. 도미노 설탕 공장에서 사용되었던 30여 개의 대규모 기계가 수변을 따라 전시되어 있다. 또한 설탕 원료 창고(Raw Sugar Warehouse)의 구조체, 길이 178m에 달하는 크레인 트랙, 정제된 설탕 시럽을 보관하던 약 11m 높이의 원형 탱크, 금속 볼라드, 승강식 운반기 등 다양한 설비를 본래 부착되어 있던 안내판과 함께 배치했다. ...(중략)... *환경과조경375호(2019년7월호)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JCFO(James Corner Field Operations) Team Lisa Switkin(Partner in charge), Karen Tamir, SanjuktaSen, Tsutomu Bessho, Johanna Barthmaier, Ashley Ludwig, EricBecker General Contractor Kelco Engineer Structural: Robert Silman Associates Civil: Philip Habib Associates MEP: Altieri Sebor Wieber Marine: McLaren Engineering GroupConsultant Lighting: Lighting Workshop Soil Scientist: Craul Land Scientists Irrigation: Northern Design Water Feature: Soucy Aquatik Play Safety: Teri Hendy Playground Designer/Artist: Mark Riegelman Client Two Trees Management Company Location Williamsburg, Brooklyn, New York, USA Area 6ac Cost $50million Completion 2018. 6. Photographs Daniel Levin JCFO(James Corner Field Operations)는 뉴욕에 기반을 두고 도시 설계와 조경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디자인 오피스다. 대규모 도시설계 프로젝트나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사이트부터 작지만 섬세한 디테일을 요구하는 디자인까지 다양한 규모의 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주요 작품으로 뉴욕의 하이라인과 프레시 킬스, 라스베이거스의 시티 센터, 중국 칭하이 지역의 도시설계 마스터플랜, 시애틀의 워터프런트 마스터플랜, 필라델피아의 레이스 스트리트 피어, 산타 모니카의 통바 파크, 런던의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파크, 홍콩의 침사추이 워터프런트 등이 있다. 모든 설계 실천에 있어서 사람과 자연의 생태를 연구하고, 생기 넘치고 역동적인 공공 영역 디자인을 구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 JCFO
  • TIJ 관측소 TIJ Observatory
    알 모양의 TIJ 관측소(TIJ Observatory)는 조류 은신처이자 전망대로, 네덜란드 스텔렌담(Stellendam)의 하링블릿(Haringvliet)강 인근 스에일훅(Scheelhoek)자연 보호 구역에 위치한다. 스에일훅을 비롯한 주변의 섬들은 새들이 살기 좋은 서식지다. 해안 방파제 안쪽으로 거대한 갈대밭이 있고 바깥으로 평평한 모래섬이 펼쳐져 있으며, 제비갈매기, 저어새, 지역을 대표하는 조류인 샌드위치제비갈매기 등을 위한 먹이가 풍부하다. 2018년 10월, 자연 보호 구역 내 수질을 향상하고 종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하링블릿 강의 수문이 개방됐다. 덕분에 물고기들은 북해에서 마스(Maas)강과 라인(Rhine)강 삼각주로 좀 더 원활히 이동하게 되었고, 염분에 강한 생태 환경이 구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러한 생태적 변화를 탐색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여러 시설물이 새로 조성됐는데, TIJ 관측소는 그중 규모가 가장 크다. 관측소의 이름은 일종의 네덜란드식 말장난에서 비롯됐다. TIJ는 본래 하링블릿 강으로 되돌아오는 조류tide를 뜻하는데, 이 단어를 빠르게 발음하면 네덜란드어의 알ei과 비슷하게 들린다. 대규모 경관 계획의 일환으로 세워진 이 관측소는 사람들이 자연 보호 구역을 좀 더 생생하게 경험하도록 돕는다. 방문객들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다양한 조류 소생활권을 관찰하고, 개천제비와 제비갈매기를 비롯한 여러 섭금류를 만나볼 수 있다. ...(중략)... *환경과조경375호(2019년7월호)수록본 일부 Architect RO&AD Architecten, RAU Landscape Architect H+N+S Landschapsarchitecten Design Team RO&AD Architecten: Ad Kil, Ro Koster, Martin van Overveld, Athina Andreadou, Loyse Rebord, Rodrigo Altamirano RAU: Thomas Rau, Michel Tombal, Jochem Alferink Engineer Main Structural Engineer: BreedID, Den Haag Structural Engineer Wood: Aalto University Finland Wood Engineering: Geometria Thatched Roof: Elg Rietdekkers Contractor Van Hese Infra Client Vogelbescherming, Natuurmonumenten Location Natuurgebied de Scheelhoek, Stellendam,Netherlands Area 150m2 Function bird hide, bird observatory Construction 2018. 10. ~ 2019. 3. Photographs Katja Effting RO&AD 아르히텍턴(RO&AD Architecten)은 건물뿐만 아니라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건축설계사무소다. 건축은 고립된 요소가 아닌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생태적 시스템의 일부라 믿으며, 대상지에 존재하는 다채로운 시스템과 건물을 긴밀하게 연결하려고 노력한다. 이를 통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풍성해지고 가치가 높아지는 건축물, 더욱 아름답고 흥미로워지는 건축물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 RO&AD Architecten
  • 서울시립대학교 100주년 기념관 The Centennial Memorial Hall, The University of Seoul
    ©유청오 나는 서울시립대학교의 구성원이다. 캠퍼스를 대상지로 한 수업도 여러 해 진행했고, 대학 시설과의 조경 담당 주무관과 캠퍼스에 대한 소소한 얘기도 나눈다. 시민들이 공원으로서 찾는 100년 된 대학 캠퍼스에서 조경을 가르치고 고민하는 일은 교수이자 조경가인 내게 더할 나위 없는 특권이다. 우리 대학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건축 설계공모가 진행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관심을 둘 이유가 없는, 교내에서 계속되는 여느 공사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당선 팀의 건축가가 찾아왔다. 조경설계 파트너를 찾는 과정에서, 이 학교에 있는 사람과 함께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 모양이다. 잘해봤자 본전이고 잘못하면 두고두고 애를 먹을 터라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동안 “무릇 학교 캠퍼스는 이래야 한다며” 떠들어 온 말을 수습하고 점검해야겠다는 책무감이 부담감을 이겼다. 자연 경관 끌어들이기, 다양한 활동 담기 조경가에게 건축물에 딸린 외부 공간은 매력적이지 않은 대상일 수 있다. 대개의 경우 건물 설계가 끝난 후 빈 공간을 채우는 수동적 역할만 허락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건축가의 디자인적 관용이라는 엄격한 제어 장치가 작동한다. 하지만 다른 유형의 설계와 달리 독특한 재미를 주기도 하는데, 건물과 건물 사이, 건물의 구조가 만들어낸 빈 공간을 해석하는 일이 그것이다. 공모 당선안을 살펴보니 옥상 레벨에서 건물이 세 개의 매스로 분리되며, 그 사이 중정형 공간에 주변의 자연 경관을 끌어들이고 사람이 모일 수 있는 마당이 마련되어 있었다. 마당은 옥상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중앙 보행로와 연결되는 캠퍼스의 주요 외부 공간과 수직적으로는 분리되지만, 캠퍼스 안팎의 공간과 자연스럽게 이어져 하나의 흐름 속에 위치하게 된다. 건물 내부 프로그램과 학내의 다양한 활동을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는, 나아가 캠퍼스와 마을이 즐겁게 만나는 시각적, 공간적 경계부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3호(2019년 5월호) 수록본 일부 조경 설계 스튜디오 테라(김아연, 허대영, 안형주) 건축 설계 최문규, 가아건축사사무소 시공 금호산업 조경 시공 영림산업 조경 감리 삼우씨엠건축사사무소(황장아, 김만수) 공사 감독 서울시립대학교 시설과(최한수, 김지훈) 위치 서울시 동대문구 서울시립대로 163 부지 면적11,794.28㎡ 연면적20,782.20㎡ 건축 면적5,244.33㎡ 조경 면적5,324.21㎡ 완공2018. 8. 김아연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와 동대학원 및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했다. 조경 설계 실무와 설계 교육 사이를 넘나드는 중간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내외 정원, 놀이터, 공원, 캠퍼스, 주거 단지 등 도시 속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담당해 왔으며 동시에 자연과 문화의 접합 방식과 자연의 변화가 드러내는 시학을 표현하는 설치 작품을 만들고 있다. 자연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아름다운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일이 조경 설계라고 믿고, 이를 사회적으로 실천하는 일을 중요시한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이자 스튜디오 테라 대표다.
    • 김아연
  • 맘껏광장 Plaza_as you like!
    권력과 공간, 권리와 광장 우리 시대는 광장의 힘을 목격했다. 프랑크 만쿠조(Franco Mancuso)가 광장을 “대중에 의해 정의되는 유일한 물리적 공간”이라고 정의한 것처럼,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고 발언하려는 시민들의 점유로 도시의 빈 공간은 비로소 정치 공간이자 살아 있는 광장이 되었다. 권력은 공간을 지배하려는 욕구와 함께 진화해 왔다. 인류는 끊임없이 영토 분쟁을 벌였으며, 혁명은 광장과 가로를 무대로 전개되었고, 권력자는 건축물과 정원, 나아가 도시를 개조해 힘과 권위를 가시화했다. 시민 계급의 성장은 권력자가 배타적으로 소유하던 공간에 대한 공중의 권리를 요구하며 근대적 의미의 공공 공간을 창출했다. 공간을 갖는다는 것은 권리를 확보하는 중요한 물적 기반이다. 권력은 광장을 만들지만 광장이 권력을 구축하기도 한다. 광장은 이런 의미에서 대중에 의해 성장하며 대중을 성장시키는 자기 전복적이고 순환적인 성질을 가진다. 이는 권력을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 광장이 필요한 이유이자 청소년들에게 광장이 필요한 이유다. 극도의 경쟁과 학업에 내몰리는 아이들, 의무와 과제에 밀려 자신의 권리에 대해 무지한 그들, 우리의 청소년은 그들만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무언가를 맘껏 해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금지당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우리나라 최초의 아동권리광장으로 조성된 ‘맘껏광장’은 도시의 주체로서 아이들의 권리와 권력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공공 공간 실험 프로젝트다....(중략)... * 환경과조경 373호(2019년 5월호) 수록본 일부 조경 설계 연구 책임 및 총괄 디자이너: 김아연(서울시립대학교) 기본 및 실시 설계: 스튜디오101(김현민, 김지현, 김은지, 오태현, 이슬기) 건축 설계 건축사사무소 신(신호섭, 이나영) 아동 워크숍 및 운영 계획 이재영(공주대학교), 조찬희, 조경준(한국환경교육 연구소) 시공 건축: 대미디자인 조경: 아산종합건설 시설물: 파인파크 전기 태진이엔씨 입구 조형물 황중환(조선대학교) 맘껏카페 거울 최진호 기획 참여 서울시립대학교 조경설계연구실(최진호, 이현승, 김지은, 신영재),유니세프한국위원회 아동권리 3팀(성종은, 오다솔, 윤다은), 군산시 어린이행복과(황대성, 노창식, 최유창), 군산시 산림녹지과(심문태, 진방택, 두순영),군산시 청소년수련관(정락영, 이민우) 면적 약 3,600㎡ 완공2018. 11. 김아연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와 동대학원 및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했다. 조경 설계 실무와 설계 교육 사이를 넘나드는 중간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내외 정원, 놀이터, 공원, 캠퍼스, 주거 단지 등 도시 속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담당해 왔으며 동시에 자연과 문화의 접합 방식과 자연의 변화가 드러내는 시학을 표현하는 설치 작품을 만들고 있다. 자연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아름다운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일이 조경 설계라고 믿고, 이를 사회적으로 실천하는 일을 중요시한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이자 스튜디오 테라 대표다.
    • 김아연
  • 숲 갤러리 Forest Gallery
    숲은 사진 속 풍경처럼 정지된 이미지가 아니다. 숲은 각자 고유한 시간을 지닌 무수한 생명체가 성장하고 경쟁하며 소멸하는 장소다. 밖에서 볼 때와 그 안에 들어섰을 때 느껴지는 숲의 밀도는 다르다. 숲의 구조와 밀도는 끊임없이 변한다. ‘숲 갤러리’는 오랜 기간 벌채와 식재, 도시의 오염으로 퇴행적 천이를 겪고 있는 남산 소나무숲의 밀도와 시간, 그 안의 관계를 함께 들여다본다. 소나무숲에는 때죽나무, 신갈나무, 팥배나무, 단풍나무, 산벚나무처럼 소나무와 다투거나 화해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식물이 있다. 계절이 바뀌고 식물이 성장하며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숲의 변화를 압축된 시간과 빛의 변화로 재현한다. 변화하는 유기체로 숲을 이해하는 것에서 자연과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시작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자연과 관계 맺기로서의 예술적 실천과 경험 자연에 대한 보편적인 선호나 편안함을 유전자에 내재된 인간의 보편적 속성이라고 설명하는 바이오필리아(biophilia)라는 개념이 있지만, 자연을 감상하며 즐거움의 대상으로 여기는 일은 근대의 산물이다. 자연을 소유하고 향유할 수 있는 미적 대상으로 인지한 것은 자연 과학과 기술의 발달에 의해 자연을 통제 가능하며 과학 원칙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과 공포감이 제거된 자연은 비로소 관조의 대상이 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3호(2019년 5월호) 수록본 일부 작가 김아연(서울시립대학교) 디자인팀 고미진, 송민원, 심지수 디자인 지원 서울시립대학교 조경설계연구실(이현승, 윤승렬,김규성, 박희진, 최윤경) 제작 및 설치 총 관리 초록선(배용은) 조명 유엘피(이연소, 이부영) 금속 대성(이원길) 유리 제일유리(고영석) 목재 유명목재(지명환) 전기 태흥, 지원전기(유흥준) 포장 로얄아키텍처(조두연, 양상준) 도장 윤세남 등기구 셀라이팅(엄세범, 조항수) 시트지 금석커뮤니케이션스(남성남, 김면관) 자문 김광수, 김지석, 유석연, 조민정, 한봉호, 황경주 큐레이터 이재준 전시 기획 및 실행 티팟(조주연, 정동헌, 김혜진) 규모4,000(L)×420~310(H)×550(W)mm 완공2019. 3. 김아연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와 동대학원 및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했다. 조경 설계 실무와 설계 교육 사이를 넘나드는 중간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내외 정원, 놀이터, 공원, 캠퍼스, 주거 단지 등 도시 속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담당해 왔으며 동시에 자연과 문화의 접합 방식과 자연의 변화가 드러내는 시학을 표현하는 설치 작품을 만들고 있다. 자연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아름다운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일이 조경 설계라고 믿고, 이를 사회적으로 실천하는 일을 중요시한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이자 스튜디오 테라 대표다.
    • 김아연
  • 인터뷰: 생태학적 상상력과 풍경의 디자인 조경가 김아연 인터뷰
    조경가 김아연은 1990년대의 문을 연 90학번이다. 이 시기는 한국 사회의 정치적 분기점일 뿐만 아니라 문화적 변곡점이기도 하다. 조경 1세대와는 전혀 다른 토양에서 성장한 김아연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작업을 내놓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은 “조경의 시대”라는 수사가 결코 과장이 아닐 만큼 한국 조경의 전성기였다. 정부와 공공이 빅 프로젝트와 국제 설계공모를 쏟아냈고 민간의 아파트 시장도 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했다. 사회 전반의 녹색 열풍은 조경의 시대를 여는 촉매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한국 조경은 이런 외적 조건을 충분히 소화해내기에는 기초가 허약했다. “양적·외형적 비대 성장의 이면에 넓게 퍼진 비만한 고독, 그리고 문제의식과 실험정신이 부재한 자리에 골 깊게 팬 몰개성과 무비판의 우울한 반복.”1 김아연이 맞닥뜨린 환경이었다. 그는 당시의 한국 조경을 둘러싼 표피적 장식주의와 상업적 물량주의를 정면 돌파하며 ‘다른’ 조경의 서막을 열고자 했다. 대규모 마스터플랜 설계공모에서 연이어 성과를 내는 한편, 상상을 현실에 구현하는 작업을 통해 특유의 디자인 문법을 정련해가기도 했다. 실무의 최전선과 학교 교육을 가로지르며 설계 실천과 교육의 접면을 넓혀온 그는, 최근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 조경가들의 롤모델이기도 했다. 조경가로서는 드물게 다수의 설치 미술 작업을 병행해 온 그가 공공 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의 일환으로 최근 문을 연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 내에 ‘숲 갤러리’를 선보였다. 전시장에서 멀지 않은 녹사평의 한 카페에서 조경가 김아연을 만났다.2 숲, 이미지의 소비를 넘어 살아 있는 일상의 공간으로 -두 번째 경험은 역시 처음과 다르네요. 얼마 전 ‘숲 갤러리’를 처음 관람했을 때는 낯선 숲에서 무언가를 알아보고 싶은 느낌이 들었는데, 두 번째 오니 궁금함보다는 숲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시간을 보내고 싶은 충동이 생겼어요. 작가에게도 자신의 작품이 올 때마다 다르게 느껴집니까? “구조체가 완성된 후 조명 연출을 시작했는데, 계속 에러가 나서 거의 매일 출퇴근하다시피 했어요. 제 눈에는 계속 하자 난 것만 보여요.”(웃음) -조명 연출이 아주 까다로웠다고 들었어요. “전문 조명 팀 유엘피ULP의 도움을 받았어요. 그런데 결국은 제 작품이다 보니 모든 결정과 연출을 직접 해야 해서 외주 주듯 맡겨 놓고 뒷짐지는 게 안 됐죠. 조명 제품의 성격, 스마트 방식의 연출 프로그래밍을 다 공부해야 했어요. 어떤 것까지 가능한지 스스로 테스트해야 한 거죠.” -여전히 조명 부분이 아쉬운 건가요? “그래도 많이 좋아졌는데, 조명 자체만 아는 거로는 안 되더라고요. ‘숲 갤러리’ 후면 공간이 깊지 않아요. 유리판과 광원의 관계를 제가 몰랐던 거죠. 될 줄 알았는데 앞에서 보니까 유리가 빛을 적절하게 확산시키지 못했어요. 그래서 막판에는 혼자 인천의 페인트 가게에서 반사 효과가 있다는 열 차단 페인트를 사서 다시 바르고 난리를 쳤어요.” -잡지에 별도로 나가겠지만, 그래도 ‘숲 갤러리’의 의도를 간략하게 설명해 주세요. “사람들이 숲을 구체적인 일상의 공간으로 생각하기를 바랐어요. 우리가 숲이라는 어떤 공간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면 그 공간에 대한 태도와 인식이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거죠. 요즘 시대가 자연을 소비하기만 하잖아요. 특히 인스타그램 같은 이미지 매체를 통해 자연이 그냥 사진 찍기 좋은 배경 이미지로만 소비되죠.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숲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숲에서 감동 받고 숲을 일상의 공간이자 살아 있는 유기체로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게 이번 작업의 핵심이었어요.” -‘구체적으로 이해’한다는 건 어떤 거죠? “사람들은 소나무 숲이라고 하면 대부분 하동이나 경주 남산의 송림 같은 곳을 찍은 배병우 선생의 유명한 사진 속 장면, 즉 아주 잘 관리된 순림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현실의 소나무 숲은 도시 속에서 퇴행적 천이를 겪는 숲이에요. 그런 숲 속에선 소나무의 세력이 계속 약해지고 참나무, 팥배나무, 때죽나무류가 우세해지기 시작하죠. 일종의 전쟁터 같은 공간인데, 우리는 그 메커니즘을 잘 몰라요. 순간적으로 소비하는 자연의 이미지 이면에 존재하는 지난한 프로세스의 한 단면을 나타내고 싶었어요.” -전형적인 그림처럼 박제된 숲이 아니라 도시의 일상에 존재하는 숲, 그것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라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숲을 문화적으로 경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요즘은 숲에서 놀이 활동도 하고 강연도 하는데, 막연하게 바라보는 숲이 아니라 그 안에서 어떤 행위를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거죠. 나의 구체적 활동 공간으로, 일상의 공간으로 숲을 인지하기 시작하면 숲이 단지 생태적 공간이 아니라 문화적 공간으로 작동되면서 시민과 구체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자연을, 숲을 이미지로만 소비하면 안 되나요? “중요한 지적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음식만 찍는 게 아니라 숲을 찍으며 잠시 기뻐하는 것도 물론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조금 더 거시적으로 보면, 자연을 대상화한 근대의 문제가 동시대에는 자연을 시각적 이미지로만 소비하는 현상으로 대체된 게 아닐까요? 조경은 시각적 연출이 아니라 공간의 구조와 형태를 만드는 행위잖아요. 조경이 자연과 사람의 관계를 다루는 작업이라면, 그 관계의 구체적인 지점들에 주목해야 합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3호(2019년 5월호) 수록본 일부 각주 정리 1. 배정한, 『조경의 시대, 조경을 넘어』, 도서출판 조경, 2007, p.6. 2. 조경가로서 김아연의 성장 과정에 대해서는 6년 전인 『환경과조경』 2013년 5월호(pp.36~45)의인터뷰 기사를 권한다. 또한 그는 『환경과조경』 2014년 7월호부터 세 달간 연재한 ‘그들이 설계하는법’에 설계 작업에 대한 자신의 태도와 지향점을 피력한 바 있다.
  • 베스트레 피오르 파크 Vestre Fjord Park
    덴마크 북부 도시 알보르그(Aalborg)에 위치한 ‘베스트레 피오르 파크(Vestre Fjord Park)’는 건축물과 야외 공간, 자연 경관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공공 여가 공간이다. 2009년 알보르그 시는 오래된 알보르그 야외 수영장(Aalborg Friluftsbad)을 개선하고 확장하기로 했다. 대상지는 덴마크에서 가장 큰 규모의 피오르인 림피오르Limfjord(해협)와 인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잠재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시는 야외 수영장을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면서 충분한 여가 공간을 제공하는 공원으로 만들고자 2013년 베스트레 피오르파크 설계공모(Arkitektkonkurrence om Helhedsplan for Vestre Fjordpark in Aalborg)를 열었다. 설계 목표는 육지에서 바다로의 접근성을 증대시키고 방문객이 피오르 경관을 더 극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공원 입구에서 물가로 곧장 이어지는 진입로를 계획해 편리한 접근을 도모하고, 피오르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탁 트인 전망도 확보하는 건축 계획을 세웠다. 화려한 표현은 절제하고 단순한 재료를 사용해 목재의 물성을 부각시킴으로써, 간결하지만 강력한 정체성을 대상지에 부여하고자 했다. 이용자의 다채로운 행태를 유도하는 역동적 형태의 건축물과 시설도 마련했다. 이로써 베스트레 피오르 파크는 주변 자연과 물리적, 미학적으로 통합되고 독보적인 정체성을 지닌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했다....(중략)... * 환경과조경 372호(2019년 4월호) 수록본 일부 Architect ADEPT Collaborators GHB Landskab, Orbicon, Niras, COWI, Rekommanderet Client Aalborg Municipality Location Aalborg, Denmark Area Building: 2.000m2 Landscape: 15.5ha Completion 2017 Photographs Rasmus Hjortshøj(Coast Studio) ADEPT는 코펜하겐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설계사무소로 건축가, 조경가, 도시계획가, 엔지니어가 한 팀을 이루어 건축물부터 대규모 도시 계획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사용자는 물론 대상지와 긴밀하게 대화하는 관용적 자세가 창조와 혁신의 주된 도구라 믿으며,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서 대상지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 ADEPT
  • 순 네이처 파크 SUND Nature Park
    코펜하겐 뇌레브로(Nørrebro)에 위치한 머스크 타워(Mærsk Tower)는 코펜하겐 대학교(University of Copenhagen)의 새로운 보건 의료 과학 연구 캠퍼스다. 1986년 세워진 패넘 인스티튜트(Panum Institute)를 확장 및 개선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건물과 오픈스페이스가 마련됐다. 기존의 외부 공간에는 주차장과 작은 잔디밭이 있었고, 캠퍼스는 세 개의 대로와 담벼락, 울타리에 둘러싸인 폐쇄적 공간이었다. 인근 지역은 다인종 및 취약 계층 인구 비율이 높은 편이었지만, 캠퍼스는 학생만을 위한 공간으로 기능하고 주변 도시와 소통하지 못했다. 이에 코펜하겐 대학교는 쾌적한 연구 환경을 형성하고 도시에 긍정적 기여를 하기 위해 타워 전면에 공원을 조성하고자 했다. 이로써 ‘순 네이처 파크(SUND Nature Park)’는 뇌레브로에 자연적, 사회적 가치를 제공하는 새로운 유형의 도시 캠퍼스 공원이 되었다. 자연이 숨 쉬는 캠퍼스 풍부한 자연이 독창성을 증진하고 스트레스를 줄인다는 연구를 근거로 넓은 면적에 걸쳐 녹지를 조성했다. 옥상과 캠퍼스 전면에 마련된 녹지, 긴밀하게 연결된 실외 연구 공간과 여가 공간은 건강하고 창의적인 연구 생활을 지원한다. 캠퍼스는 학생뿐만 아니라 뇌레브로 시민들에게 항상 개방되어 있다. 장벽이 사라지고 다양한 여가 공간이 마련된 공원에서는 일상생활과 연구 활동이 함께 이루어진다. 야외 학습 공간과 모임 공간에서 활발한 학문적 교류가 일어나고, 나무 그늘 아래서는 여유로운 휴식, 잔디밭에서는 피크닉 활동 등이 펼쳐진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2호(2019년 4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and Bridge Design SLA Collaborators C.F. Møller, Rambøll, Aggebo & Henriksen,Skælskør Landscapers, Byggros Client The National Building Agency and The University ofCopenhagen Location Copenhagen, Denmark Area 37,000㎡ Design 2012 Completion 2017 Photographs Emilie Koefoed, SLA, Laura Stamer, Jens Lindhe
    • SLA
  • 타임스 센트럴 세일즈 센터 Times Central Sales Center
    중국 샤먼(Xiamen)시내 북쪽 샤먼 샹안 지구(Xiang’an District)의 타임스 센트럴 개발 구역(Times Central Development Area)은 다양한 문화권, 연령대의 사람들과 여러 사업체가 모여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도시의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다. 클라이언트인 룽후 샤먼 지사(Longfor Xiamen)는 ‘타임스 센트럴 세일즈 센터(Times Central Sale Center)’를 설립함으로써, 타임스 센트럴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사람들의 소비 활동을 증진하고자 했다. 개발 프로젝트의 장점과 설계 철학을 드러낼 뿐 아니라 대상지 인근의 호수, 기존의 빌딩과 시각적으로 균형을 이루는 계획이 요구됐다. 충분한 고객용 주차 공간과 주변 도로와 자연스럽게 연결된 동선을 마련하는 것 역시 주요 과제였다. 물수제비 오래 전 한 중국 시인은 샤먼을 “바위에 기대어 핀 한 송이 꽃 같은 도시이자, 수백만의 산들이 바다를 끌어 안은 듯한 곳”이라 묘사했다. 이처럼 샤먼에는 풍부하고 경이로운 자연 자원이 가득한데, 그중 가장 인상깊은 것은 도시 자체가 물과 매우 가깝다는 사실이다. 이에 착안해 세일즈 센터의 상징적 요소로 물을 사용했다. 고요히 반짝이는 호수에 돌을 던지면 끝없이 만들어지는 잔물결을 형상화함으로써 개발 지역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드러내고자 했다. 바깥쪽으로 계속해서 확장되는 동심원의 파동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룽후의 사상, 이념, 철학을 나타낸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2호(2019년 4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MSP(Martha Schwartz Partners) Client Longfor Xiamen Location Xiamen, China Area 13,044m2 Completion 2018 Photographs Terrence Zhang 마사 슈왈츠 파트너스(Martha Schwartz Partners)는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도시·조경설계사무소로 40년 이상 세계 20여 개국에서 다양한 규모와 성격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도시 경관이 지속가능한 공간을 만들기 위한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생각을 중심으로 도심 활성화 및 재생 프로젝트에 집중해 왔다. 복잡한 도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조경은 물론, 건축·도시계획·원예·시공 등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항상 로컬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려고 한다.
    • MSP
  • 야간 스퀘어 Yagan Square
    ‘퍼스 시티 링크 프로젝트(Perth City Link Project)’는 퍼스 중심 업무 지구(Perth CBD)와 노스브리지(Northbridge)사이의 부지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퍼스 중심 업무 지구와 노스브리지는 두 지역 사이를 가로지르는 철로로 인해 오랜 시간 단절되었으며, 1904년에 지어진 호스슈 브리지(horseshoe Bridge)가 유일한 연결로였다. 두 지역을 연결하기 위해 기존의 철로를 지하화하고 약 13.5ha의 부지를 마련했으며, 쇼핑몰, 주거지, 식당, 광장 등을 새롭게 계획했다. ‘야간 스퀘어(Yagan Square)’는 퍼스 시티 링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된 문화 공간이다. 대상지는 동쪽으로 호스슈 브리지와 인접하고, 센트럴 퍼스 역(Central Perth Station)과 퍼스 버스 터미널(Perth Busport) 사이에 있어 유동 인구가 많고 지형 구조가 복잡했다. 또한 이곳은 오래전 영국의 식민지기를 거치면서 고유한 경관과 원주민 문화를 잃기도 했다. 대상지에 얽힌 다양한 맥락을 설계에 반영하고자 조경, 건축,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협업했다. 이로써 역사, 문화, 예술, 음식, 건축, 경관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 오픈스페이스가 탄생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1호(2019년 3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ASPECT Studios Principal Architect Lyons in Association with Iredale Pedersen Hook Retail Architect Maddison Architects Construction DORIC Group Engineering WSP, Aurecon and Waterform International Artist Jon Tarry Arborist Arbour Carbon Digital Lighting Ramus Illumination Art & Cultural Advisor Malcolm McGregor, Material Thinking and Richard Walley Client Metropolitan Redevelopment Authority Location Perth WA, Australia Cost $73.5 million Area 1.1ha Completion 2018 Photographs Peter Bennetts ASPECT 스튜디오(ASPECT Studios)는 1993년에 설립된 호주의 조경설계사무소로, 애들레이드, 브리즈번, 멜버른, 시드니, 상하이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폭넓은 분야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조경, 도시계획, 통합 놀이터 등의 공간 설계부터 최첨단 인터랙티브 디지털 미디어, 환경 그래픽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작업을 수행한다.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지향하는 설계를 추구하며, 클라이언트와 지역 사회 모두를 만족시키는 디자인 해결책을 제공하려 힘쓰고 있다.
    • ASPECT Studi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