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OSS] 생태 복원과 침식 저감 계획
Ecological Restoration and Erosion Mitigation on Nantucket Island
낸터킷 섬(Nantucket Island)은 매사추세츠 주 케이프코드의 본토에서 30마일 정도 떨어진 작고 고립된 섬이다. 자매 섬인 터커넉(Tuckernuck), 머스켓(Muskeget)과 함께 낸터킷 사운드(Nantucket Sound)의 남쪽 경계를 이루고 있다. 해수면 상승, 해안 범람 및 침식에 취약한 낸터킷은 현재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스토스는 향후 10~15년간 낸터킷 해안의 홍수와 침식으로 인한 위험을 줄이고 회복탄력성을 향상하기 위한 로드맵인 낸터킷 해안 회복탄력성 계획(Coastal Resilience Plan for Nantucket)에 동참했다. 또한 마리아미첼협회과학센터(Maria Mitchell Association Science center)을 이 계획의 권고 사항을 기반으로 설계했다.
장단기 위험에 대비한 섬 지역 사회 전략
낸터킷의 첫 해안 회복탄력성 계획CRP은 해수면 상승, 연안 침수, 그리고 해안 침식으로 인한 복합적인 위협에 대비하고 적응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 계획은 단기적 위험뿐 아니라 2070년까지 예상되는 위험을 예측하고, 월평균 만조량MMHW, 100년 주기 홍수, 침식 등을 고려한다. 디자인 팀은 여러 지역을 조사하고, 각 지역에 대해 하드 엔지니어링과 소프트 엔지니어링을 포함한 다양한 실행 전략을 개념 계획 단계에서 고려했다. 구조적 접근법에는 홍수 방벽, 고가도로, 수문 등이 해당된다. 이러한 구조물을 자연과 어우러지게 설치해 낸터킷을 해안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또 다른 접근법은 인공 암초, 사구의 역동성 강화, 수로 확장 등의 자연 기반 해결책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의 해결책은 낸터킷이 폭우에 적응하는 것을 돕는다. 마지막으로 비구조적 접근법은 구조물을 재배치하고 식생의 성장을 조절해 바다로부터 구조물을 점점 멀리 두는 것을 의미한다.
다운타운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위한 보호 및 적응 전략은 교통 시설과 교통 서비스를 연장하는 동시에 도심의 위험을 줄이는 일련의 구조적 접근 방식을 권장한다. 민간 부동산 소유주가 건물 규모의 적응 조치를 시행하면 폭우로 인한 위험에 대처할 수 있다. 또다른 전략 중 하나는 도심지의 다운타운 지역 홍수 방벽이다. 도로와 차단벽을 높이고, 사구를 보강하고, 홍수 방벽을 세운다. 주요 수변 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유지하면서 기존 건조 환경과 통합되는 수동적 조치를 권고한다. 단기 프로젝트는 가장 취약한 지역에 초점을 맞추고, 장기 시나리오는 세기말까지 증가하는 해안의 위험에 직면해 도심지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적응 전략을 제시한다.
*환경과조경431호(2024년 3월호)수록본 일부
글 Stoss
Nantucket Coastal Resilience Plan
Team: Stoss, Arcadis, ONE Architecture & Urbanism, The Craig
Group
Client: Town of Nantucket
Location: Nantucket, MA, USA
Area: 207.2km2
Timeline: 2020~2021
Maria Mitchell Association Science Center
Team: Stoss, Benjamin Normand Residential Design, Sourati
Engineering Group, Robert Scott Visualization
Client: Maria Mitchell Association
Location: Nantucket, MA, USA
Area: 2078.2m2
Timeline: 2023~ongoing
-
[STOSS] 다양한 커뮤니티의 재연결
Greenway Plan Reconnects Diverse Communities
문화와 역사가 풍부한 세인트루이스(St. Louis)는 형평성, 경제 및 도시 활성화라는 중대한 과제에 직면해 있으며, 연결된 도시(connected city)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세인트루이스 시는 2017년 그린웨이 설계공모(Greenway Design Competition)를 열었다. 스토스가 이끄는 팀은 더 루프+더 스티치(The Loop)+The Stitch라는 개념을 제시했고, 이는 세인트루이스를 기회, 접근성, 다양한 공유 경험으로 연결된 장소로 재탄생시키는 10년 프로젝트 기본계획의 토대가 됐다.
사람들 연결하기
브릭라인 그린웨이 기본계획(Brickline Greenway Framework Plan)의 개념은 집행위원회 감독, 실무 그룹, 시민 참여, 대화와 토론을 포용하는 강력한 학제 간 설계 프로세스를 포함하려는 강한 의지에서 비롯됐다. 이 프로젝트의 기본 원칙은 역사를 발굴하고, 이웃을 연결하고, 과거와 현재의 문화적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지역 대화를 촉진하며 영감을 주고, 커뮤니티 내부 및커뮤니티 간의 기회와 관계를 발전시키고, 미래의 성과와 문화적 가능성을 구상하는 것이다.
파트너, 이해관계자, 커뮤니티와의 광범위한 대화와 의견 수렴을 통해 뼈대가 탄생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연결, 번영, 포용, 화해, 즐거움을 촉진하고, 앞으로의 분석 및 연구에 도움이 되는 잠재적 그린웨이 경로를 제안한다. 도시의 20개 지역 및 공원, 상업 및 예술 구역, 교통로, 문화 및 교육 기관을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 경로를 만들었다. 이 일환으로 세인트루이스의 포레스트 공원(Forest Park)과 게이트웨이 아치 공원(Gateway Arch Park)이 연결됐고, 페어그라운드(Fairground)와 타워그로브 공원(Tower Grove Park)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작업에도 속도가 붙었다.
*환경과조경431호(2024년 3월호)수록본 일부
글 Stoss
Brickline Greenway Framework Plan
Team: Stoss, urbanAC, Lamar Johnson Collaborative, ALTA,
Marlon Blackwell Architects, Damon Davis / Heart Ache + Paint,
De Nichols / Civic Creatives, Mallory Nezam / Joy + Justice LLC,
David Mason and Associates, HR&A, Lochmueller, DJM Ecological,
Tillett Lighting Design, Bruce Mau Design
Client: Great Rivers Greenway
Location: St. Louis, MO, USA
Length: 32.18km
Timeline: 2018~2019
-
[STOSS] 주민 참여 디자인
Community Driven Design
오픈스페이스를 설계할 때 대상지와 커뮤니티의 특수성과 특징을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프로젝트 설계는 장소의 역사, 생태적 가치, 활용과 문제점 등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한다. 성공적인 오픈스페이스 설계 및 구현을 위해서는 대상지 인근 거주자, 소유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장기적 관계를 구축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접근법과 다르게 이러한 소통을 위한 최적의 여건을 수립하는 것이 스토스 디자인 프로세스의 핵심이다. 이를 위한 가치를 설정하고, 전략 및 도구를 개발하고 동시에 주변 상황과 요구 사항을 고려한 통합적인 접근법을 추구한다.
형평성, 포용성, 그리고 다양성
포용적인 커뮤니티 참여 전략이 모클리 공원 비전(Moakley Park Vision)의 핵심 요소였다. 디자인 팀은 공원 관리 팀과 함께 공원의 미래에 대한 지역 사회의 의견을 수집해 지역 커뮤니티의 우려와 관심사를 고려한 비전을 정립하고, 최종 비전에 대한 지원을 이끌어 내는 커뮤니티 참여 전략을 만들고자 했다. 광범위한 전략 수립으로 다양한 이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오픈 하우스와 현장 이벤트는 이러한 참여 전략의 기반이 됐다. 대표 행사인 디스커버 모클리(Discover Moakley)는 회복탄력성 교육을 위한 부스, 지역 업체의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공원에 재미와 활력을 불어 넣었다. 이외에도 디지털 및 대면 설문조사, 일대일 인터뷰, 매핑 활동 등을 통해 지역 주민의 공원 활용법에 대해 들어보고 그들이 생각하는 공원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소셜 미디어와 웹사이트를 통한 이벤트 홍보를 진행했다. 또한 프레젠테이션,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등을 활용해 다양한 이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자 했다. 예를 들어 그린 인프라와 다공성 포장 교육을 할 때 참가자들이 직접 다양한 표면에 물을 부어서 물의 침투 속도를 확인하게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이 설계 개념을 쉽게 이해하도록 도왔다. 이러한 과정은 공원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자를 만들어 내고 프로그램 개발에 도움을 주었다. 실제로 인근 주민의 요구를 반영해 넓은 규모의 체육 공간을 계획했다. 또한 재개발 구역의 디벨로퍼 등 인근 지역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며 지역의 회복탄력성과 경제 발전에 초점을 맞춘 회의를 운영했다.
*환경과조경431호(2024년 3월호)수록본 일부
글 Stoss
Moakley Park
Team: Stoss, Weston Sampson, Nitsch Engineering, ONE
Architecture & Urbanism, Woods Hole Group, Simpson Gumpertz
& Heger, HR&A Advisors, Lam Partners, ETM Associates, Davey
Tree Expert Company, Howard Stein Hudson, JLP+D
Client: Boston Parks & Recreation
Location: Boston, MA, USA
Area: 90ac
Timeline: 2018~ongoing
-
[STOSS] 디자인과 정책의 상호작용
Interaction Between Design and Policy
도시의 미래를 위한 전략과 목표를 설정하는 다양한 규모의 프레임워크는 도시의 전략적 방향을 설정한다. 공공 공간 디자인은 이러한 도시의 정책 방향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것이다. 또한 디자인은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는 동시에 변화를 이끌어 내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다음은 정책에 영향을 미친 디자인 사례다. LA 트리 에쿼티(Tree Equity) 프로젝트는 실행 가능한 전략을 통해 정책 변화를 이끌어 내고 방향을 조정하게 했다. 터치 더 워터 프롬나드(Touch the Water Promenade)는 장소 디자인 정책을 디자인으로 알맞게 구현하는 법을 보여준다.
LA 도시 숲의 형평성
자동차, 야자수, 그리고 햇살의 땅이라는 LA 명성 이면에는 나무와 그늘에 대한 접근성을 포함한 극심한 불평등의 현실이 존재한다. LA 도시 숲의 20% 가량이 1%의 도시 인구 거주지에 집중되는 반면, 점점 뜨거워지는 여름과 열악한 주변 환경으로 인해 저소득층 커뮤니티와 유색 인종 주민들이 위기에 처했다. LA는 사회경제학과 기후적 관점에서 극도의 다양성을 띠고 있어서 숲을 가장 많이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는 도시 숲 조성이 어렵다.
LA 도시 숲 형평성 조합(Urban Forest Equity Collective)(이하 UFEC)은 산림 전문가, LA 시정부 직원, 지역 단체, 연구자로 구성된 컨소시엄으로 LA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의 도시 숲 형평성 증진 전략을 수립한다. UFEC는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고 지역 커뮤니티와 시당국과 협력해 정책 우선순위를 선정하고 연구부터 실행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분석해 LA를 넘은 대단위 지역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제시한다. 이는 증가하는 도시 지역의 나무와 그늘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하고 계획할 수 있게 돕는다. 또한 의사 결정 및 지역 사회 참여 전략을 수립하고, 미래의 녹색 도시를 위한 실현가능한 비전을 실천하도록 도우며 LA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한다.
이 프레임워크에는 시범 지역인 센트럴 앨러미다(Central Alameda)와 실마(Sylmar)를 위한 커뮤니티 디자인도 포함된다. 네 개의 거리 구역은 지역 사회의 요구를 반영해 계획했다. 지역 사회의 피드백을 토대로 UFEC 커뮤니티 참여 팀과 논의하며 디자인을 발전시켜 나갔다. 낮게 매달린 과일, 티어 1과 티어 2의 최소한의 개입, 티어 3의 공공 공간 개선 등 거리 환경 개선을 꾀하며 다양한 유형의 도시 숲을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환경과조경431호(2024년 3월호)수록본 일부
글 Stoss
LA Tree Equity
Team: Stoss, City Plants, University of California Cooperative Extension, UCLA Luskin Center for Innovation, CAPA Strategies, TreePeople, North East Trees, South LA Tree Coalition,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Urban Trees Initiative, City of Los Angeles Office of Forest Management, City of Los Angeles Bureau of Street Services, City of Los Angeles Bureau of Sanitation & Environment, City of Los Angeles Department of Public Works, Los Angeles Department of Water and Power, City of Los Angeles Department of Recreation & Parks, California Climate Action
Client: City Plants and City of Los Angeles
Location: Los Angeles, CA, USA
Length: 64.37km
Timeline: 2021~2023
Touch the Water Promenade
Team: Stoss, Dub Architects, ISL Engineering
Client: City of Edmonton
Location: Edmonton, Alberta, Canada
Length: 3.49km
Timeline: 2019~2022
-
[STOSS] 역사·문화적 맥락과 디자인
Reading a Site and Design
새로운 디자인은 역사적, 지역적 맥락 속에서 만들어진다. 우리는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대상지의 특성과 특수성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구현해 특정한 맥락 속에 존재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대상지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는 디자인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추구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디자인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하는 대상지에 새로운 켜를 더한다.
추모를 위한 배경으로서의 공공 공간
딜리 광장(Dealey Plaza)은 댈러스(Dallas)의 발상지로 불리기도 하지만 또 다른 특별한 의미가 있다. 1963년 11월 22일, 존 F. 케네디(이하 케네디) 대통령 총격 사건이 이곳에서 발생했다. 1860년에는 딜리 광장 인근에서 또 다른 잔혹한 사건이 일어났다. 노예 신분인 세 명의 흑인 남성 패트릭 젱킨스(Patrick Jenkins), 새뮤얼 스미스(Samuel Smith), 카토 밀러(Cato Miller)가 노예 반란에 가담했다는 누명을 쓰고 집단 린치를 당했다. 무고한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만든 순교자 공원(Martyr’s Park)은 오늘날 버려진 상태로 황폐해졌고, 트리플 언더패스(Triple Underpass) 아래의 좁은 보도로만 접근할 수 있었다. 장소의 존재감은 점차 희미해졌고, 이 사건은 잊힐 운명에 처했다.
딜리 광장과 순교자 공원 리노베이션의 설계 목표는 미국 역사 속 중요한 사건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을 통해 공간을 연결하는 것이었다. 현재 사용 중인 도로에 흰색 분필로 X를 그려 표시한 케네디 암살 현장, 순교자 공원에 있는 세 명의 노예가 린치 당한 장소, 방문자 센터로 개조된 유서 깊은 감옥, 트리니티 강(Trinity River)과 공원 등 주변의 도시 경관과 어우러지며 사색과 추모의 공간으로 세심하게 통합하고자 했다.
다양한 추모의 기억을 조화롭게 잇는 경험을 만들어
내고자 했다. 딜리 광장에서 트리플 언더패스의 철도
선로 위로 이어지는 넓은 산책로에서 댈러스 도심의 현
대적인 맥락 속에서 놓인 딜리 광장, 총알의 흔적, 식스 플로어 박물관(The Sixth Floor Museum)과 도서 보관소(book depository)를 조망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후 순교자 공원 쪽으로 내려가는 산책로는 추모와 교육이 통
합된 장소를 형성한다. 그늘목과 계단식 벤치가 있는
산책로에서 도시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이 길은
자연스럽게 메모리얼 선다이얼(Memorial Sundial)로 이어
진다. 메모리얼 선다이얼은 예술가 셰인 올브리튼(Shane
Allbritton)과 노먼 리(Norman Lee)가 디자인한 구조물로 린치 희생자들을 기린다.
암살 사건이 발생한 장소 아래에는 분필로 쓴 두 개
의 X 표시는 총격 지점을 보여주는데, 도로의 차량 통행을 차단하고 여기에서 일어난 사건의 의미를 인식하게 만든다. 이곳에는 케네디가 총상을 입은 두 개의 지점을 상기시키는 분수가 있다. 물은 매우 섬세한 방식으로 거품을 일으키며 솟아나 땅 위로 흘러내린다. 흘러내리는 눈물을 떠올리게 하는 경관은 국가적 비극을 추모하고, 비극에서도 솟아나는 희망과 새로운 삶을 상징한다. 바닥분수의 물은 밤에는 타원 모양으로
솟아올라 총알의 궤적을 따라 도서 보관소의 6층 창문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섬세한 연출은 이곳에서 벌어진
사건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역사적 자원과 생태학적 과정
과거 공장 부지를 허드슨 강 계곡(Hudson Valley)의 환경
단체인 시닉 허드슨(Scenic Hudson)의 새로운 본부 건물
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대상지는 포키프
시(Poughkeepsie)의 도심과 자연을 연결하는 오픈스페이스의 핵심 네트워크인 폴 킬(Fall Kill)과 단절된 철도를 따라 놓인 결절점 중 하나다. 기존의 수문지질학적 여건을 존중하고 유서 깊은 철도와 건물 구성을 고려해 해
당 지역의 건축과 자연의 역사를 기리고자 한다.
설계 목표는 지질학, 지형, 물의 흐름, 대상지의 기존
식재를 활용해 다층적인 경관을 만드는 것이다. 생태
윤리를 중요시하는 클라이언트 요구를 받아들여 재개발 부지인 기존 대상지에서 나온 골재를 활용해 오염된 토양 위를 덮는 둔덕으로 만들었다. 또한 좋은 재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폐자재를 확보하기 위해 인근 건설 프로젝트 담당자와 긴밀하게 소통했다.
기존 나무들은 존치하고 나무를 새로 심는 방향으로
식재를 계획했다. 식재한 둔덕과 꽃이 만발한 숲은 조망과 생태계를 보존하며 완충 녹지를 형성한다. 이러한
디자인은 빛과 소음 공해를 최소화해 인간과 동식물
모두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한다. 인공 습지는 빗물을 저류하고 여과해 정화한다. 레인 가든은 생물학적
저류를 활용한 빗물 유지·관리를 통해 인간과 물 사이의 가시적인 연결을 강화한다. 또한 오픈스페이스가
부족한 지역인 만큼 의도적으로 적응형 재사용(adaptive
reuse)을 활용했다. 개방된 녹지 공간을 마련해 인근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도시의 팔림프세스트
대상지의 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인식을 토대로 디자인 언어를 만들어 나갔다. 역사적 사건과 생태적 과정
모두 우리가 현재 바라보는 대상지의 여건이 된다.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는 기존 내용을 지우고 새로운 내용을 계속해서 덮어써나가는 팔림프세스트(Palimpsest)처럼 대상지에 새로운 켜를 더해가는 것이다. 딜리 광장과 순교자 공원 디자인은 추모에 대해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준다. 비록 거대한 기념물이나 강한 제스처는
없지만, 공공 공간으로서 시민의 인식 전환과 교육을
위한 환경을 제공한다. 장소적 맥락 안에 존재하는 추모의 기억을 통해 케네디, 린치 당한 세 명의 흑인 노예, 그리고 과거와 현재 속 정치적, 인종적 폭력의 희생자들을 기린다.
시닉 허드슨 프로젝트는 과거의 유산을 보존하는 동시에 재활용했다. 적응형 재사용 프로젝트로서 현장에서
에너지, 토양, 그리고 물의 순환을 만들어 내며 대상지의 이전 사용 방식을 가시화하고 미래를 위한 새롭고
지속가능한 켜를 더했다.
글 Stoss
Dealey Plaza and Martyr’s Park
Team: Stoss, MPdL Studio
Client: Mark Lamster, Dallas Morning News
Location: Dallas, TX, USA
Area: 27.55ac
Timeline: 2022~ongoing
Scenic Hudson
Team: Stoss, Mass Design Group, Labella
Client: Scenic Hudson
Location: Poughkeepsie, NY, USA
Area: 3.5ac
Timeline: 2021~ongoing
-
[STOSS] 도시 숲과 장소 만들기
Urban Forestry and Placemaking
도시 지역의 나무 캐노피를 늘리는 것은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나무는 도시의 기온을 낮추고, 그늘을 제공하고,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등 지역 사회에 중요한 인프라로 역할 한다.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살고 싶은 지역 사회를 만들고 이웃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준다.
오염된 각종 쓰레기, 건물과 도로로 덮인 토양 표면, 과도한 차량 통행량은 도시에서 나무가 자라는 데 좋지 않은 조건이다. 이런 도시 환경을 수목, 관목, 지피식물이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로 바꾸어 지역 사회의 새로운 중심부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도시 숲 조성 프로젝트
트라이앵글 공원(Triangle Park)은 케임브리지(Cambridge) 시의 새로운 도시 숲 조성 프로젝트 일환으로 설계된 세 개의 작은 도시공원 중 하나이자 첫 번째 실험작이다. 케임브리지에서 빠르게 발전 중인 지역의 남겨진 공간에 조성됐으며, 정적이면서 활동적인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공원은 번화한 거리에 완충 지대를 만들고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시키고 생태 다양성을 증진시킨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공원에 약 400그루의 나무와 15종의 새로운 수종을 식재해 누구나 올 수 있는 도시 숲으로 기능하도록 했다.
나무와 사람 모두를 위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공
원 동쪽 가장자리에 있는 에드윈 랜드 대로(Edwin land
boulevard)의 차량 소음과 오염 물질을 차단하고 대상지
의 사회·환경적 잠재력을 활용하기 위해 단차를 뒀다.
공원 뒤쪽과 위쪽에는 다양한 자생 수목과 식물이 울
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 지속적인 유지·관리가 필요하다. 언덕에는 계단식 잔디와 선형 벤치를 배치해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했다.
북쪽에는 잔디 언덕과 무대가 있는데, 산림 지대의 수
종으로 조성된 숲 덕분에 도로와 거리를 두게 돼 좀 더
편안하게 휴식을 즐기고 놀이와 공연에 집중할 수 있다. 삼각형의 대상지 남쪽에 토양을 파 빗물을 집수할
수 있는 저지대 숲을 조성했다. 중앙 광장에는 가지가
넓게 뻗은 수형의 수목을 심어 테이블과 의자에 앉은
사람에게 풍부한 그늘을 제공한다.
트리 사이클
2023 시카고 건축 비엔날레 설치 작품인 트리 사이클(Tree Cycles)은 시카고에서 나고 자란 통나무로 만들어졌다. 침입종인 녹색 딱정벌레(Emerald Ash Borerfh)로 인해
위험에 처한 느릅나무와 물푸레나무의 미래 모습을 상상한 작품이다. 생장, 벌목, 변화, 쇠퇴, 분해 등 도시에
서 일어날 수 있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수목의 역할을
탐구하고자 했다.
여러 개의 통나무를 묶어 표면을 가공해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가공된 표면은 인간을 위한 공간으로, 쓰러지면서 만들어진 나무의 구멍은 굴속에 사는
동물의 서식처이자 겨울철 수분 매개체가 되어 동식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벤치 중간에 식물을 심어
통나무의 재생 원리를 관찰할 수 있게 했다.
도시 숲 형성에 필수적인 중간 단계에 나타나는 시카고 수목을 재료로 사용해 활용도가 낮은 공공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한다. 수목의 부패와 분해의 사회
생물학적 효과를 다시 활성화하는 시범 공간으로 운영한다. 이는 도시 전역의 공터와 활용도가 낮은 공간을
생태적으로 변화시키는 일련의 생태 퍼포먼스가 될 것이다.
도시 숲의 영향
빠르게 진행되는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 상실을 해
결할 수 있는 방안 중 나무 심기는 가장 실질적인 해결책이다. 오픈스페이스와 나무 캐노피가 매우 부족한
지역에 트라이앵글 공원의 작은 도시 숲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나무들이 성장하면서 자신만의 수형과 개성을 가지듯
이, 나무로 인한 사회·환경적 이점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해서 커지고 강화될 것이다. 비슷한 원리로
트리 사이클도 도시에 나무와 사람이 교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제공해줄 수 있다. 죽은 나무에서 얻은
목재를 다시 도시에서 활용하는 것은 수목이 지닌 생태적 장점을 제고할 뿐 아니라 모임, 사교, 휴식을 위한
장소를 제공해 도시 공공 공간을 개선한다.
글 Stoss
Triangle Park
Team: Stoss, Nitsch Engineering
Client: City of Cambridge
Location: Cambridge, MA, USA
Area: 0.75ac
Timeline: 2016~2023
Tree Cycles
Team: Stoss, John Bannon, Kara James, 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 M.L.A.+U, Jorge Mayorga, Erik Norwood
Client: Chicago Architecture Biennial
Location: Chicago, IL, USA
Area: 1,400ft2
Timeline: 2023
-
[STOSS] 장소를 만드는 기능적 요소
Utilitarian Components Creating Sense of Place
미국 도시 어디에서든 사람들이 찾지 않는 워터프런트, 버려진 시설, 황량한 공터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곳은 사회적 교류가 적고, 전망과 접근성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도시에서 배제된 장소가 된다. 이곳을 창조적이고 실용적인 장소로 바꿀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하다.
시티 데크(City Deck)와 서퍽 다운스 야외 원형 극장(Suffolk Downs Outdoor Amphitheater)은 전략적 홍수 방지책과 우수 시설 등의 기능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 재해방지와 수공간의 접근성 강화라는 이중적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장소를 커뮤니티 중심지로 변화시키고자 한다.
시티 데크,
리버프런트를 도시의 앞마당으로 변모시키다
시티 데크는 그린 베이(Green Bay) 시가 추진한 폭스 리버프런트(Fox Riverfront) 재개발 사업의 초석으로, 구시가지의 시민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이다. 대상지와 인접한 시내는 공터가 많았고 이용률이 저조했으며 강으로 인해 접근성이 낮아 활용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강을 따라 새로운 오픈스페이스를 조성하는 도시설계 전략을 강구해야 했다.
데크를 도시의 연장선상에 뻗어 나와 도시 구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다층적 모임 공간으로 계획했다. 이 데크는 홍수를 방지하는 요소이자 눈에 띄지 않는 우수 관리 시설로 역할 하는 맞춤형 벤치로서 향후 100년 간 홍수에 끄떡없도록 설계됐다. 그린 베이 도심과 연결되는 자전거 도로와 보행로는 1년 내내 이용할 수 있다. 활기를 되찾은 이 강변은 가족, 직장인, 지역 주민 등 다양한 사람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휴식을 취하고 공연을 관람하며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도시의 앞마당이 되었다.
*환경과조경431호(2024년 3월호)수록본 일부
글 Stoss
City Deck
Team: Stoss, Vetter Denk Architects, Graef Anhalt and Schloemer
and Associates, STS Consultants, WF Baird Associates, Clark
Dietz, Light THIS!, Pine + Swallow
Client: City of Green Bay
Location: Green Bay, WI, USA
Area: 2.5ac
Timeline: 2005~2013
Suffolk Downs Outdoor Amphitheater
Team: Beals and Thomas, Sanborn Head & Associate, AKF Group,
LLC, JMA, Silman, LAM, P&S, IC, KMA
Client: HYM
Location: East Boston and Revere, MA, USA
Area: 1.7ac
Timeline: 2021~onging
-
[STOSS] 디자인 상세의 중요성
The Art of Placemaking Is in the Detail
조경설계는 단순히 계획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개념을 수립하고 프로젝트로 구현하는 것이다. 활용, 점유, 변형이 가능하며, 작동하는 공공 공간과 지나치는 공간이 아니라 머무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벤치, 조명, 포장 등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디자인을 연구한다.
연결성과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사회적 공간
오랜 역사를 지닌 하버드대학교 광장(이하 하버드 광장)은 캠브리지 스트리트 지하도 위에 위치하며 과학 센터, 북부 캠퍼스와 이어져있다. 이용률이 저조하고 황폐한 들판이었던 이 공간을 캠퍼스의 주요 만남의 장소로 변화시켜 학생과 교직원, 방문객, 지역 사회를 연결했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수 있게 유연한 설계를 적용했다. 빗물을 배수할 수 있도록 굴절시킨 지표면은 시설 장비, 물·온도 관리 시스템을 내장하고 있다. 옻나무와 은행나무 군락은 조용한 휴식 공간을 제공할뿐 아니라 레인 가든으로 활용된다. 정밀하게 설계한 7개 벤치와 독특한 모양의 17개 벤치는 프로그램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사람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공간을 만들기 때문에 하나의 방식으로 모든 공간을 설계할 수 없다. 최근까지 벤치는 효율적이지만일률적인 부품과 조립을 통해 생산됐다. 이로 인해 평균적인 인체에 맞춰진 전형적인 벤치가 대량 생산되어 왔다. 이를 탈피하고자 생산 및 연관 모델링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다양한 신체 크기와 유형에 적합한 의자를 제작하고자 한다.
*환경과조경431호(2024년 3월호)수록본 일부
글 Stoss
Harvard Plaza
Team: Stoss, Vanasse Hangen Brustlin, Simpson Gumpertz & Heger, Project Projects, Light THIS!, Thompson Engineering, Pine & Swallow, Vav International, Parallel Development, Building Conservation Associates, Haley & Aldrich, Howeler +Yoon, Irrigation Consultants
Client: Harvard University
Location: Cambridge, MA, USA
Area: 2ac
Timeline: 2011~2013
Gerstacker Grove
Team: Stoss, Mannik Smith Group, Illuminart
Client: University of Michigan
Location: Ann Arbor, MI, USA
Area: 4ac
Timeline: 2013~2015
-
[STOSS] 에세이: 일상을 바꾸는 긍정적 변화
설계는 협동에서 시작된다
스토스의 작업은 대상지와 지역 사회에 기반을 둔다. 프로젝트를 통해 역사, 생태, 용도, 문제점까지 대상지가 가진 특징을 배우고자 한다. 대상지와 그 주변에 살고, 대상지를 지나가며 이용하고, 대상지에 관심을 가진 다양한 사람 및 이해관계자와 좋은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성공적인 오픈스페이스를 만드는 핵심 전략이라 생각한다.
해수면과 온도 상승, 심각해지는 악천후, 빈번해지는 홍수 등 점차 예측하기 어렵게 바뀌는 기후에 대응할 수 있는 설계와 정책을 실현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자체, 비영리 기관, 시민 모두가 협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린 인프라와 자연에 기반을 둔 해결책을 확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거리, 오픈스페이스, 건물, 인프라를 사회·경제적으로 공평하게 제공할 뿐 아니라 우수를 집수하고 흡수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자연과 함께하는 도시계획
도시는 토지 소유권, 상업, 산업, 인프라,네트워크 등 도시 내부 원리에 의해 조성됐다. 그 과정에서 자연은 훼손되고 방치되고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다. 이로 인해 필수적인 환경 기능이 사라지고 기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동식물의 서식처가 파괴되고 인간의 건강과 복지에도 해로운 상황이 됐다.
도시와 도시 권역이 환경 시스템과 맺고 있는 역학 관계를 활용하면 더 나은 기능을 발휘하는 건강한 장소를 만들 수 있다. 누구와 함께, 누구를 위해, 무엇을 디자인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해 자연과의 친밀감을 높이고 문화적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계획과 설계 체계를 마련하고자 한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설계
강, 바다, 폭풍으로 인한 홍수, 폭염, 산불, 대기 오염, 공중
보건 악화, 생물 다양성 상실 등은 사회적으로 취약한 지역
사회에 불균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는 변화를 포용하고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고 모델링하고 시험하고 친환경적인 기후 해결책을 제시하며 지역에 적합한 설계를 통해 문
제들을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 다양한 문제에 노출되어 있는
대도시뿐 아니라 환경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작은 공간
에도 적용할 수 있는 설계를 하고 인간, 야생 동물, 식물 모
두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자 한다.
공원의 역할
공원은 오랫동안 놀이터, 도심 속 휴식처, 레크리에이션과
운동을 위한 공간으로 존재해 왔다. 사회적 인프라로 중요하게 작동하는 공원의 역할과 힘, 규모를 활용해 기후 변화, 사회 및 인종 형평성, 공중 보건, 생물 다양성, 서식처 훼손, 자연에 대한 접근성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들의 삶을 좀
더 풍요롭게 할 수 있다. 철저한 분석과 적극적 참여, 대상지
의 전통 문화와 상징 학습, 창의적이고 광범위한 프로그램
마련, 복잡하게 얽힌 문제 해결, 새로운 디자인 언어 도입을
통해 공원과 오픈스페이스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에 다양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직면한 수많은 과제에 대한 유의미한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한 실험의 장
아직 해결책이 없는 문제를 마주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디어
나 재료로 단순하게 문제에 접근하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의 연구가 계속해서 전진하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오늘날 아직 존재하지 않는 해결책을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파트너와 함께) 개발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독특하고 실험적인 설치물과 전시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비판적
시각과 사고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클라이언트에게 제안하고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속가능성과 회복탄력성에 초점을 둔 설계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하면서 경관, 공공 공간이 지역 주민,
노동자, 방문객을 불러들이기 위해서 단순히 아름답기만 해선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해진 예산 범위 내에서 지속
가능성과 회복탄력성에 초점을 둔 설계가 필요하다. 독특하고 매력적이면서 눈길을 사로잡는 설계에 기능적이고 친환
경적인 요소를 녹여냄으로써 일상과 여가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이전에는 잘 몰랐던 가치와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활기찬 공공 공간을 위한 노력
도시의 공공 공간은 점점 더 새로워지고 있다. 다양한 사람
을 끌어들이고,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업무 환경에 대응
하며,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용도로 쓰이는 공간으로 재창조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예측할 수 있는 행동뿐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활동까지 고려한 역동적이고 유연하며 대처 가능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설계해야 한다. 끊임없는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변화하는 이용자를 위한 여러 방안과 한
공간에서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방치되어 사용되지 못하는 공간이 많은 사람이 모이고 활기
넘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변모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미래를 대비한 설계
미래 기후에 대비한 설계는 시간의 흐름에 적응하고 변화할
수 있는 탄력적 조경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
리는 끊임없는 학습과 연구를 통해 기후에 대한 적응력과
회복력을 갖춘 설계를 하고, 예상할 수 없는 환경과 미래에
적응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고자 한다.
-
[제도가 만든 도시] 소유
현대 도시에서 공간의 소유에는 영역성 같은 동물적 본성부터 도시 공간에서 창출되는 부가 가치가 귀속되는 사회적 장치까지, 인류 역사를 통해 누적된 여러 층위의 의미가 담겨 있다. 오랜 시간 주민들이 다니던 길을 막아 사유지임을 알리는 험악한 경고문을 붙이기도 하고, 오랫동안 전세로 살던 집이 재개발되어도 소위 갭 투자를 한 집주인만 새 주택을 분양받는다.
공간 소유에 담긴 여러 의미는 다양한 법·제도에서 촘촘하게 규정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소유를 인정하는 권리인 재산권은 근대 자유주의 체제에서 기본권이자 불가침을 원칙으로 하는 천부 인권 중 하나로 여겨진다. 한국도 재산권은 대다수 근대 국가와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가 합의한 가장 상위의 규율인 헌법에서 ‘국민의 권리’로서 보장된다. 그에 따라 민법에서 부동산(토지와 정착물)과 소유권의 내용(사용·수익·처분)을 규정한다. 또한, 한국 도시 공간은 물론 사실상 국토의 어느 한 조각도 ‘소유’의 밖에 있지 않다는 점에서 공간의 소유는 우리 사회에서 참으로 철저하게 작동하고 있는 체제다.
이렇게 보면 마치 재산권이 어떤 공간 정책과 제도도 범할 수 없는 절대적인 것으로 비친다. 그러나 연재를 시작하며 언급했듯, 모든 공간 제도는 “공공복리”를 근거로 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는 정당성을 가지며, 이는 재산권을 보장하는 헌법에서 함께 규정된다.(각주 1) 이런 근거로 우리의 공간 제도는 토지와 건물 등 공간의 소유에 대해 배타적으로 보장되는 사용·수익·처분의 권리 모두에 촘촘하게 개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시계획상 일반상업지역이라면 단독주택을 지을 수 없다. 지금은 서울시 열린송현 녹지광장이 된 옛 미 대사관 부지는 한때 민간 기업 소유로 한옥 호텔 등 관광 숙박 시설 사업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학교에 인접한 탓에 계획이 불허되어 현재에 이르렀다. 즉, 소유권이 있어도 땅의 ‘사용’은 제한될 수 있다. 또,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올릴 때도 법이 정한 한계가 있으니 개인이 소유한 공간으로 ‘수익’을 내는 것에도 참견한다. 공공은 물론, 민간이 개발한 아파트를 팔 때도 무주택자에게, 혹은 신혼부부에게, 다둥이 가족에게 우선하여 팔라는 분양 제도는 ‘처분’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처럼 직접적 제한을 비롯해 차등적 세금 체계를 통해 소유권에 간접적 제한을 가하여 정책적 목적을 유도하는 제도는 수도 없이 많다.
도시 개발의 매개, 소유
개발 이익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각주 2)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지든 건물이든 소유권 자
체를 강제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기본권인 재
산권의 보장 원칙을 침해하는 중대한 문제다. 그러나 대규모 시가지를 개발하고 혹은 고속도로
나 공항, 산업 단지 같은 인프라를 조성하는 등
광대한 토지가 필요한 경우, 조각조각 나뉜 개별
소유권을 인정하고 자발적 동의를 얻어 실행한다
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재산권
을 보장하는 사회에서는 도시 개발에 필요한 토
지와 건물의 소유권을 강제적으로 가져오는 것,
즉 ‘수용’을 하고 적정한 보상을 하는 방법을 채택한다.(각주 3)
물론 나라마다 수용이 정당화되는 범위
와 보상의 방식, 수준은 다를 것이다.
지난 반세기 엄청난 속도로 도시화를 이룬 한국은 도시 개발을 위해 개별 소유를 어떻게 다뤘
을까. 현재 한국의 도시 공간을 만든 대표적 개발 방식은 1980년대까지 주를 이룬 토지구획정리사업, 그리고 그 이후는 택지개발사업이다. 두
사업 모두 도시 용지로서 인프라가 전혀 없는 농
지와 자연 발생 촌락을 도로망과 공공시설 용지
를 갖추고 용도에 맞게 획지가 나뉜 시가지로 조
성하기 위한 제도지만, 소유권 측면에서는 완전
히 다른 구조로 진행됐다.
전자는 원 토지주의 소유권을 유지한 채 지자
체나 공사가 사업을 시행하고, 완료 후 원래 소유
한 토지 면적에 비례해 새로 조성한 도시 용지로
돌려받는 ‘환지’ 방식이다(그림 1). 다만 도로나 공
공시설 용지를 확보하고 사업 비용을 회수하기
위한 ‘체비지’를 떼어두어야 하므로 돌려받는 토
지의 면적은 원래보다 상당히 줄어들게 되는데,
이를 ‘감보율’이라고 한다. 심한 경우 절반까지 줄
어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도시 용지로서 인프라
를 갖춘 반듯한 땅의 총 가치는 기존 농지의 토
지 가치에 비해 훨씬 높고, 또 지가는 계속 오르
고 있었으니 토지주 입장에서는 손해가 아니다.
토지구획정리사업은 일제강점기 영등포, 청량리 일대 개발에 처음 도입됐고,(각주 4)전후 도시 개
발을 위한 재원이 부족했던 시기에 서울을 비롯
한 대도시에서 광범위하게 채택됐다. 도시 개발
에 필요한 토지를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보상비가 들지 않으며, 앞서 설명한 바처럼 개발 이익이 토지주에 귀속되는 구조로 실행이 용이했다.
반대로 택지개발사업은 택지개발지구가 지정되면 사업을 시행하는 지자체나 공사가 해당 토지를 강제 수용하고 현재 토지 이용(농지)을 기준으로 원 토지주에게 보상한 후에 개발을 진행한다.(그림 3) 이렇게 조성된 공공택지는 원 토지주와
상관없는 주택 건설 사업자 등에게 소형 주택을
짓는 조건으로 원가 이하로 공급된다. 그리고 여기에 지어진 아파트는 분양 제도에 따라 무주택
자 등에게 우선 공급되는 흐름이다.
1980년대를 전후해 주된 도시 개발 수단이
토지구획정리사업에서 택지개발사업으로 전환된
배경에는 토지구획정리사업에서 도시개발에 아
무런 기여가 없는 소수의 원 토지주(종종 투기꾼)에
게 개발 이익이 집중되는 문제가 있다. 도시계획과 그에 따른 도시 개발이라는 공적 행위로 창출
된 이익 배분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결국 소유를
매개로 한 사업의 구조를 바꿔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유권을 가져옴으로써 원 토지주
를 개발 이익에서 배제한 결과, 택지개발사업의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도시 개발을 시행한 지자체와 공사, 그리고 아파트를 건설한 사업자에게도 돌아가지만, 가장 큰 이익을 챙기는 것
은 시세보다 훨씬 낮은 분양가로 아파트를 최초로 분양받은 사람이다. 물론 원 토지주와 마찬가
지로 최초 분양자도 개발 이익을 가져갈 특별한
기여와 노력이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주
택난과 낮은 주택 소유율 하에서 주택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수요자에게 간다는 전제로 우
리 사회의 암묵적 동의를 얻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모든 것을 소유하는 소유권(Ownership Takes It
All),
오래된 도시 공간의 공간 가치는 누가 가져
가는가
신도시 개발의 이익이 대부분 농지와 인프라를
갖춘 도시 용지의 가치 차이 그 자체에서 발생한
다면, 기성 시가지에서 공간 이익의 상당 부분은
오랜 시간 여러 도시 활동이 누적된 결과로 공간
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에서 온다. 그런데 누가 얼마큼 기성 도시 공간의 가치 상승에 기여했는가
를 가르기란 매우 어렵다. 수많은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개입되어 있으며, 여러 도시 정책과 공공
투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의
지가는 미미하지만 잠깐 그 동네 어학원을 다닌
사람들의 몫부터 시작해 대로를 따라 늘어선 고층 빌딩과 같은 민간의 투자와 서울 어느 곳보다
도 촘촘하게 놓인 6개 전철 노선 등이 반영된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공간 가치 상승의
이익은 소유권에 귀속된다.
상업 젠트리피케이션은 기성 도시 공간에서
이러한 기여와 이익 배분의 어긋남을 잘 드러낸다.일반적으로 상업 젠트리피케이션은 독특한
문화 자원이 있는 지역이 명소화되면서 임대료가 높아지고, 기존 점유자들이 내몰리는 것으로
이해된다. 인디 음악의 근거지였던 홍대 앞이 그런 예다. 그러나 이제는 상대적으로 물리적 환경
이 낙후되어 임대료가 낮았던 지역에 특색 있는
소비―주로 식음― 공간이 하나둘 생겨나 그 자체
가 그 지역의 문화 자원이 되어 젠트리피케이션
을 촉발하는 현상으로 확장되고 있다. 따라서 구
시가지 저층 주거지, 영세 제조 업체나 도소매점
이 밀집한 지역 등 전통적인 소비 중심지와 거리
가 먼 입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상업 젠트리피케이션의 과정에
서 공간 가치 상승의 기여자는 누구일까? 상업
공간은 주택에 비해 건물 자체의 노후도가 중요
하지 않으며 인테리어나 주방과 냉난방 설비 등
을 대개 건물주가 아닌 임차인이 영업 목적에 맞
게 따로 투자한다. SNS에 올릴 만한 소품과 메
뉴 또한 임차인의 능력이다. 이런 몇몇 가게가 유
명세를 타면 주변에 더 많은 카페와 음식점이 새
로 문을 열고, 이 지역을 소위 OO리단길로 명명
하며 더 많은 사람이 찾고 또 자발적인 홍보를
한다. 그리고 누구나 알고 있듯, 건물주가 아닌
임차인과 이 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만든 공간 가
치는 임대료와 부동산 가격에 반영되어 ‘소유’만
이 그 이익을 가져갈 자격이 된다.
도시 공간에 새겨지는 소유
도시의 생김새는 한시도 멈추지 않고 변하지만,
어떤 특성들은 도시 공간에 깊게 새겨져 상대적
으로 오래도록 유지된다. 스피로 코스토프는 오랜 도시 역사에서 산과 강, 해안선 같은 지형적
특성이 만든 특유의 도시 윤곽, 다음으로는 주요
가로망과 블록, 그리고 필지의 구획이 차례대로
쉽게 변하지 않는 도시 형태의 요소들이라고 설명한다. 소유는 여기서 상대적으로 쉽게 변하는
필지를 단위로 한다.
그런데 지난 반세기 한국의 도시 공간을 만들어 온 과정과 그에 결부된 제도를 보자면 오히려
반대가 아닐까 싶다. 아파트를 짓기 위해 산을 깎
아내고 바다를 메워 산업 단지를 건설하며 택지
를 조성하기 위해 강줄기 바꾸기를 서슴지 않았다. 도로를 새로 개설하거나 넓히기 위해 도시계
획선들은 수백 년에 걸쳐 자리 잡은 옛길을 무심
하게 가로질러 선 밖의 토지를 강제 수용했다. 숱
한 주택 재개발은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로 엮인 저층 주거지를 하나의 거대한 아파트 단지로
병합해왔다.
이 과격한 이력과 반대로 개별 필지 단위에서
제도의 개입은 오히려 소극적인데, 소유권을 침해할 만큼의 ‘공공복리’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뜻
이다. 부정형 필지를 반듯하게 펴거나 지나치게
작은 필지나 도로가 닿지 않는 맹지를 다른 필지와 합치는 소소한 조정조차 각 필지를 소유한 이
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 쉽지 않아 어렵다. 그렇
기 때문에 소유의 구획은 도시 공간에 의외로 오래도록 유지되어 깊게 새겨진다.
한번 하나의 소유로 묶인 공간은 그 이후의
변화에서도 쉽게 바뀌지 않는 단위가 된다. ‘그림
5’는 2010년대 우후죽순 지어진 도시형생활주택
의 대지 형상이다. 한 필지의 크기가 작은 저층
주거지에서는 도시형생활주택을 짓기 위해서 보
통 둘 이상의 필지가 필요하다. 소유주가 각기
다른 연접한 필지들을 한번에 사들여 병합 개발
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아서 한 집은 팔고 싶어
해도 다른 집은 그럴 의사가 없거나 매매 가격을
맞추기 어려워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확보
가능한 연접 필지에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도
시형생활주택의 대지가 테트리스 조각 같은 기
형적인 형상이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작은 필지
들을 병합은 사실상 비가역적이다. 또한, 병합 개
발에 편입되지 않은(또는 못한) 작은 필지는 독자적
인 재건축이 어려워 장기간 노후한 상태로 남게
될 것이다. 결국 임의적인 병합에 의한 불합리한 대지 형상을 조정할 기회는 도시형생활주택이
재건축 시기를 맞게 될 몇 십 년 후가 될 것이다.
집합 소유라는 시한폭탄
작은 필지를 합쳐 도시형생활주택을 짓듯, 도시
에서 토지를 이용하는 단위, 즉 건축물의 대지는
대체로 계속 커지고 있다. 경제 발전으로 점점
더 큰 규모의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작은 땅을 불리하게 만드는 여러 제도가 작용한
탓(각주 5)도 있다. 그러나 소유권 하나의 토지 면적은
심각하게 작아지고 있다. 커진 대지에 들어서는
건물 다수가 소유권이 여럿으로 나뉜 ‘집합 소유’
이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도 두
세 채의 단독주택 필지를 합쳐 하나의 도시형생활주택 대지를 이루지만, 통상 도시형생활주택
한 동에는 적어도 십여 세대, 많게는 수십 세대
가 있고 모두 개별적인 소유권이 있다. 실제 서울
시 강서구 화곡동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서
315채의 단독주택이 적어도 3,465세대의 도시
형생활주택으로 개발됐고, 그로 인해 소유권 하
나당 평균 토지 지분은 191.7m2에서 19.5m2로
극단적인 감소를 보였다.
집합 소유 공간에서 개별 소유권의 사용·수익·처분의 독립성은 세대 내 공간에 한정된 것이
다. 부수고 짓고 용도와 외관을 바꾸는 도시 공간의 내에서의 변화는 개별 소유 단위가 아닌 집합 소유 단위로 일어난
다. 그렇다면 30년 후 도시형생활주택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기껏해야
300~400㎡에 불과한 대지에 수십 세대, 거기에 임차인까지 수많은 이해 관계가 얽혀 그 공간의 변화를 꾀하기란 너무나 어려울 것이다. 다양한 크기의 필지와 골목길이 사라져 슈퍼 블록화되고 건축물의 크기가 커
지는 것만큼, 도시 공간의 소유 구조가 집합으로 바뀌는 것 또한 미래의
공간 수요를 수용할 유연성과 민첩성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소유 밖의 공간은 가능한가
이번 글에서는 소유가 우리 도시 공간에서 얼마나 공간적으로나 사회적
으로 견고하게 작동하는 전제 조건인지 살펴봤다. 우리 사회의 모든 제
도가 점점 더 촘촘해지고 있고 소유의 구획 밖에 남겨지는 공간은 사실
상 없어지고 있다. 그리고 개발 규모가 커질수록 일상적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언제든 닫혀버릴 수 있는 사적 소유의 공공 공간(privately owned
public space)이라는 모순적인 설명이 붙는 공간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겨울밤 출출한 퇴근길의 포장마차나 광장에 설치된 소외된 자들의 절박한 외침이 그저 느슨한 시절의 낭만일 뿐, 소유권이 없이도 점유할 수 있는 공간이 더 이상은 필요치 않게 된 것인가. 결국 현재 소유가 독점하는 배타적 권리의 선은 사회적 합의의 결과로 인정해야 하지만,
그래도 항상 질문은 필요하다.
**각주 정리
각주 1. ‘대한민국 헌법’ 제23조 1항 “모든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 2항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 3항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ㆍ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
각주 2. 토지구획정리사업과 택지개발사업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다
음 연구를 참고. 박배균, “Where Do Tigers Sleep at Night?
The State's Role in Housing Policy in South Korea and
Singapore”, Economic Geography 74, 1998, pp.272~288;
권영덕·이보경, 『서울, 거대도시로 성장하다』, 서울연구원, 2020.
각주 3.
소유권을 완전히 가져오는 수용이 아니라도 어떤 사용·수익·처분
에 대한 제한에는 수용과 마찬가지로 보상이 따른다. 보상이 따라
야 하는 제한과 그렇지 않은 제한의 구분은 당연히 근대적 재산권
개념과 도시계획의 정당성 정립에서 첨예한 논쟁과 갈등, 수많은
사례가 축적된 중요한 이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고. 김지
엽, 『도시를 만드는 법』, 성균관대학교출판부, 2022.
각주 4.
당시 일본에서는 영세 자영농의 반대로 토지구획정리사업의 실
행이 제한적이었다. 일제강점기 한국에서 대규모로 시행된 건 역
설적으로 조선 자영농이 일본 지주의 소작농으로 전락했기 때문
이다. A. Sorensen, “Land Readjustment and Metropolitan
Growth: an Examination of Suburban Land Development
and Urban Sprawl in the Tokyo Metropolitan Area”,
Progress in Planning 53, pp.217~330, 2000.
각주 5.
『환경과조경』 2023년 5월호, “제도, 크기를 정하다” 참고.
유영수는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이로재와기오헌에서 건축 실무를 경험했다. 런던 정치경제대학교에서 도시 디자인과 사회과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돌아와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며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병행했다. 현재는 인천대학교 도시건축학부에서 법, 제도, 현대 도시설계 이론, 스튜디오를 가르치고 있다. 건축과 도시를 아우르는 스케일에서 개별적인 공간 현상과 법제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고, 계획과 디자인의 역할을 확장하기 위한 이론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