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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회 올해의 조경인, 제5회 젊은 조경가, 창간 40주년 조경비평상 시상식
    12월 16일 선유도공원 이야기관 강연홀에서 본지가 주최한 ‘올해의 조경인·젊은 조경가 시상식’ 및 ‘조경비평상 시상식’이 개최됐다. ‘제25회 올해의 조경인’에는 조경진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가, ‘제5회 젊은 조경가’에는 최윤석 대표(그람디자인)가 선정됐다. 정평진 대표(스코어러)는 ‘창간 40주년 조경비평상’에서 가작을 수상했다. 시상식이 개최된 선유도공원 이야기관은 ‘한국 조경 50년 기념전’과 ‘IFLA 한국 개최 성과전’이 열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박명권 발행인은 “한국 조경의 중요한 분기점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는 장소에서 시상식을 개최해 더욱 의미가 깊다”며 “이번 수상이 끝이 아니라 한국 조경 분야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수상자를 격려했다. 조경진 교수는 한국조경학회 회장으로서 한국조경50 비전플랜을 수립하고, 다양한 포럼과 세미나를 개최해 도시가 직면한 난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한 조경헌장제정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2013년 ‘한국조경헌장’ 제정, 2022년 ‘한국조경헌장’ 개정에 이바지하고, 서울시 공원녹지 총감독으로 활동하며 녹지 환경 개선에 앞장섰을 뿐 아니라 ‘푸른도시 선언 전략계획’ 수립 등 관련 정책을 제안해 조경의 위상 제고에 힘쓴 점이 높게 평가됐다. 조경진은 “한국 조경이 탄생한 지 50년 되는 해에 올해의 조경인으로 선정되어 더욱 기쁘다.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의 성공적인 개최가 수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모두가 받아야 하는 상을 대표로 받는다는 마음에 미안하다. 앞으로 조경 분야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활동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최윤석 대표는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선진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등에서 실무를 경험했다. 2008년 그람디자인을 설립해 다양한 유형의 조경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2012년부터는 정원사친구들을 결성해 색다른 정원 문화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2021년 개최된 제11회 대한민국 조경대상에서는 산림청장상과 한국조경학회장상을 받았다. 최윤석은 “최정상의 조경가보다는 보통의 조경가가 되고 싶었다”라며 소감을 시작했다. “동료와 합심해서 열심히 달려오다 보니 젊은 조경가 수상이라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올바르고 모범적인 조경가가 되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정진하겠다”며 직원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감사를 전했다. *환경과조경417호(2023년 1월호)수록본 일부
  • [기웃거리는 편집자] 모종삽으로 쓰는 새로운 서사
    이순신 장군에게 12척의 배가 있다면, 내게는 12자루의 연필이 있다. 이순신 장군처럼 해치워야 할 적은 없지만, 매달 해치워야 할 원고들이 기다리고 있다. 옛날처럼 원고지에 글을 작성하거나 다듬는 것도 아니지만, 원고의 목록과 해야 할 일, 취재 일정과 마감일을 적거나 사진의 배열 등을 고민할 때 연필을 쓴다. 물론 볼펜을 쓸 때도 있지만, 수정이 많은 경우 연필을 자주 쓴다. 골 넣은 스타 스트라이커도 좋지만, 연장전까지 뛸 수 있는 근성 있는 수비수가 때론 필요하다. 연필에 빠진 이유는 소설 속 장면 때문이었다. 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2016)의 주인공이 다니는 설계사무소의 직원들은 업무 시작 전 모두 아침마다 연필을 깎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매해 여름쯤 몽당연필이 유리병에 가득 차면 그들은 긴 워크숍을 떠난다. 몽당연필은 그들에게 시간을 헤아리는 일종의 아기자기한 모래시계였다. 그 귀여운 장면이 마음에 각인된 이후부터 마감이 끝나면 연필을 한 자루 두 자루씩 모으기 시작했다. 미국 대통령 링컨은 낙선할 때마다 깔끔하게 이발을 한 후 단정한 옷을 입고 맛있다고 소문난 식당에서 식사를 즐겼다고 한다. 나 역시도 새로운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만든 일종의 루틴이었다. 매달 마감을 끝냈다는 일종의 성취와 다음 달을 위한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연필을 사면서 작은 보상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각기 다른 종류 연필로 구성된 12자루로 1타를 만들면서 한 해 한 해를 보냈다. 꾸준히 연필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자주 갔던 빈티지 문구점 덕분이었다. 힙스터의 성지로 불리는 동네의 중심지와 떨어져 있어 가게가 위치한 골목에는 다소 한적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시골 학교 교장 선생님 사택처럼 조금 허름하지만 단아한 느낌이 나는 건물의 3층에 자리 잡고 있는데, 그 건물 앞의 단풍나무가 보호수처럼 느껴져서 참 좋았다. 그래서 본래의 문구점 이름 대신 기사식당 간판에서 볼 법한 이름인 ‘단풍나무집’으로 혼자 부르곤 했다. 실명 대신 별명을 부른다는 것은 그만큼 고유한 애정(?)을 담는 행위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으레 학교 앞에서 아폴로 같은 불량 식품을 팔고 초등학생들이 줄지어서 뽑기를 하는 그런 전형적인 문구점은 아니다. 해외에서 하나하나 손수공수한 빈티지 연필과 문구를 판매했다. 부담스러운 호객 행위를 하지 않고 자신의 할 일에 몰두하던 사장님의 응대가 좋았다. 대신 연필에 관해 물으면 늘 자세히 알려주었다. 어떤 연필 한 자루는 책 한 권 가격에 버금갈 정도로 비쌌지만, 그 연필의 적합한 용도는 무엇이고, 어떤 회사가 만들었는 지, 각인된 이미지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내 예산을 초과하는 가격의 연필은 차마 사지 못했지만, 사장님의 열정과 연필에 깃든 서사가 재미있어서 산 연필이 꽤 있었다. 덕분에 매달 연필 고르는 재미로 살았다. 내게 연필의 서사가 중요한 소비의 기준이었던 것처럼 제5회 젊은 조경가로 선정된 최윤석도 서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경가다. 최정상을 향해 달리는 조경가가 아니라 보통의 조경가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그는 조금 거칠고 투박할 수 있지만 ‘디자인하는 엔지니어’로서 서사적인 조경이라는 자신만의 장르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조경가였다. 남들이 책상에 앉아서 설계에 매달릴 때, 현장에서 몸소 부딪히며 조금 더 구체적인 설계에 치열하게 매달렸다. 무엇이 더 낫다고 감히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의 치열함이 빚어낸 세월에 대한 보상이 젊은 조경가 수상으로 채워졌기를 바란다. 내게 연필이 그랬던 것처럼. 제3회 LH가든쇼 해외 초청작가 앤디 스터전은 조경의 대중화를 위해서 필요한 것으로 조경 언어의 활성화를 꼽았다. 조경가의 다양한 언어와 그 언어를 기록하는 미디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과 영국은 여건이 다르지만, 최윤석처럼 자신의 스타일과 장르를 개척해나가는 조경가들이 한국에도 더 있으리라 생각한다. 연필을 삽이라 칭했던 김훈 소설가처럼, 나 역시도 연필이란 모종삽을 들고 대기하겠다. 조경의 다양한 언어를 기록하기 위해 받은 메일함을 비워두며 조경의 새로운 서사를 함께 써나갈 조경가를 기다린다. [email protected]
  • [편집자가 만난 문장들] 종교와 사랑으로 구원되지 않는 사람들은 걷는다
    눈 내리는 게 좋으니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고. 새해 목전에 두고 자꾸 어린이로 머물 수 있는 증거를 찾는다. 나이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게 매년 더 부담스러워진다. 그래도 마냥 거짓말은 아니다. 빙판길과 질척하게 녹은 눈은 싫지만, 창밖으로 펼쳐지는 눈 내리는 풍경은 여전히 좋다. 보고 있으면 겨울은 쓸쓸해도 괜찮은 계절이구나, 생각하게 된다. 나뭇가지에 눈을 지고 선 메타세쿼이아가 쭉쭉 뻗은 풍경이 낯설었다. 눈이 내린 선유도공원을 걷는 게 처음이었다. 겨울인데 이렇게 춥지 않아도되나 걱정한 게 무색하게 엄청난 기세로 기온이 내려가더니, 연말을 맞이해 준비한 시상식(124쪽)을 앞두고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했다. 웬만한 눈은 제설차가 다 치워버리는 도시와 달리, 흰색 초원을 넉넉히 남겨둔 공원 풍경이 연말 분위기와 퍽 잘어울렸다. 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추위에 시상식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북토크(122~123쪽)에 방문자가 많이 오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도 했지만,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이 좌석을 채웠다. 날씨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행사장 내부가 조금 더 따뜻해진 기분이 들었다. 북토크를 몇 차례 열고 지켜보며 느낀 건, 책 속 이야기보다 글쓴이 자체를 좋아하고 그들과 대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점이다. 그렇다보니 청중과의 문답 시간은 오로지 책 속 콘텐츠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으로 흐르지 않는다. 이날의 대담도 아슬아슬하게 경계를 달리다가 다시 북토크와 어울리는 궤도로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불안함을 먹고 자라 조금 빼족해진 질문 두어 개가 마음에 남았다. “융복합 시대에 조경의 먹거리를 다른 분야에 빼앗기고 있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비평 공모가 사라지고 있는데 다시 비평가들을 불러들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누가 조경 공간을 만드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누구든 잘하는 사람이 좋은 공간을 만드는 게 중요하죠.” “제대로 된 조경 비평 문화는 아직 없다고 생각해요. 그 문화가 성숙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거예요.” 모두가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답변은 마음 한구석을 쓸쓸하게 만들었지만, 한편으로 결국 내가 열심히 잘하면 해결될 일이구나 싶었다. 물론 다수가 열심히 노력하는 데도 불구하고 잘하는 소수만이 살아남는 세상은 조금 슬프겠지만 말이다. 조경 비평의 밑바탕이 마련되려면 조경가들이 자신의 설계 철학과 설계한 공간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할 필요가 있다는 말에는 몰래 고개를 끄덕였다. SNS를 비롯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은 점점 늘어나는데 조경가의 말들은 점점 줄어든다는 게 이상하다. 물론 에디터인 내가 제 몫을 다 하지 못한 탓일지도 모르지만. 가끔 사무실에 남아 어둑한 창밖을 볼 때면, 이 일은 조경을 좀 더 사랑하는 사람이 하는 게 맞지 않나 싶어 머리가 지끈거린다. 이야깃거리를 찾아 언제 어디든 조경 동네 사람을 찾아 걸음을 옮기는 애정을 가진 사람 말이다. 한숨을 쉬며 인터뷰를 정리하다 “직업 자체가 자신의 모든 생활을 잠식하는 상황을 피하려 합니다.”(66쪽)라는 문장을 위로로 삼았다. 12월은 꼭 반성의 달이 되어버리고 만다. 다짐을 실천하기에 내 심지는 물렁하기 짝이 없고 일년은 너무 짧다. 올해도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 마감 끝내기에 실패했다. 이 지면을 채우기 위해 커피를 사러 나섰는데 얼굴에 부딪는 찬바람이 꽤 기분 좋게 느껴졌다. “종교와 사랑으로 구원되지 않는 사람들은 걷는다. 공간은 가끔 사람을 구원한다. 도피처, 은신처로 삼을 만한 곳이 많을수록 도시는 애틋한 곳이 된다.”1 떠올린 문장이 무엇과 닮았나 했더니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에서 학생 대표로 발표했던 조담빈(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조경학과)의 말이었다. “작은 교정 안에도 애착을 가진 공간이 있었습니다. 일상이 힘들 때마다 달려갔던 곳, 작은 언덕을 바라볼 수 있는 나무 아래의 벤치였습니다. …… 그 벤치가 제 고등학교 졸업의 일등공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어떤 공간은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습니다.” 나만의 도피처를 소개 해주고 싶었는데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삶이 못났다고 생각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을 독자에게 창피한 내 이야기가 작은 위안으로 느껴지길 바란다. 사람 사는 건 다 비슷비슷하다고 믿으며. [email protected] 각주 1. 서한나, “현대의 산책”, 「한겨레」 2022년 12월 19일.
  • [COMPANY] 에프씨코리아랜드 코르크로 탄소중립을 실천하다
    에프씨코리아랜드는 투수성 코르크 바닥 포장재를 개발해 탄소중립 실천에 앞장서고 있는 친환경 기업이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코르크 원료를 국산 자원으로 대체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성세경 대표는 산림청 산하 한국임업진흥원에서 사업비 12억 원을 지원받아 강원대학교와 국산 참나무류의 수피 및 코르크를 이용한 탄성 포장재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재 에프씨코리아랜드는 투수성 코르크 바닥 포장재 원료인 코르크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포장재의 원가를 줄이고 국내 목재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데 큰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장재혁 기업부설 연구소장은 국산 굴참나무에서 얻은 코르크 칩이 수입산 코르크 칩과 비교해 물성 및 탄소 저장 능력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국산 굴참나무로 만든 코르크로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재료를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투수성 코르크 바닥 포장재의 효과 에프씨코리아랜드의 투수성 코르크 바닥 포장재에 사용된 코르크는 내부에 탄소가 저장되어 있다. 이로써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내고, 열을 덜 흡수해 여름철 열섬 현상을 완화한다. 기존 포장재와 비교하면 지표면 온도가 약 10℃가량 낮게 측정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투수성이 우수해 장마철 폭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인체에 무해한 코르크 전용 바인더로 내구성을 강화하는 가공법을 사용했는데,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색의 변화를 억제할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까지 얻었다. 꾸준한 기술 개발로 에프씨코리아랜드는 2018년 한국산림인증KFCC 획득을 시작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우수 신기술, KS 제품 인증, 조달청 혁신제품 인증 등을 취득했다. 이러한 기술력은 매출 증대뿐 아니라 산림과학기술 R&D 수행, 해외 수출 판로 개척, 해외 산림 자원 개발 기반을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꿈꾸다 과거 에프씨코리아랜드는 흙 콘크리트 포장을 주요 사업 분야로 다루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지구 환경을 보존하면서 국민 건강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바닥재에 대해 고민하던 중, 탄성이 있고 탄소를 머금고 있는 코르크 소재를 알게 되었다. 10여 년에 가까운 시간을 코르크 연구에 매진했다. 코르크 포장재가 기존 바닥 포장재에서 방출되는 중금속, 휘발성유기화합물TVOCs,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같은 유해 물질을 덜 방출한다는 점에 주목해 바닥 포장재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공원 산책로, 학교 운동장 및 체육 시설, 어린이 놀이 시설 등 각종 실내외 바닥에 에프씨코리아랜드의 코르크 포장재가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목재와 탄소중립의 관계 코르크 포장재의 친환경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목재와 탄소중립의 관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선,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이 서로 균형을 이루게 해 지구 온도가 1.5℃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기여하는 일이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나무는 산소를 뱉어내고 탄소를 저장하며, 베어져 목재가 되어도 저장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UN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은 2011년에 연 당사국총회COP17에서 벌채한 산림 자원을 원료로 한 수확된 목재 제품(HWP)도 탄소계정(탄소 저장량=이산화탄소 흡수량)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했으며, 교토의정서도 목재의 수확과 목재 제품의 생산을 탄소 저감 활동으로 권장하고 있다. 강원대학교 공동 연구팀의 연구와 공인 시험 분석 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코르크 바닥 포장재는 1m3 당 약 142kg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두께 15mm의 코르크 바닥포장재를 학교 운동장에 1,000m2 면적으로 포장할 경우에는 약 2.1톤의 탄소를, 두께 65mm의 코르크 바닥 포장재를 어린이 놀이터에 300m2 면적으로 포장할 경우에는 약 2.7톤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현재 코르크 바닥 포장재에 많은 기업과 관계 부처가 관심을 표하고 있다. 성세경 대표는 향후 코르크산업협회를 구성해 코르크 원료의 수급망을 구축하고, 가공 및 시공 기술의 공동 개발을 꾀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각종 난제를 여러 기업과 함께 힘을 합쳐 해결하고 새로운 제품군을 개발하는 등 코르크를 통해 탄소중립 실천에 앞장서고 싶다는 입장이다. 글 박형석 자료제공 에프씨코리아랜드(fc4u.co.kr)
    • 박형석
  • [PRODUCT] 펫팸족을 위한 테마파크 놀이터 왈로 반려견과 견주가 함께 즐기는 반려견 놀이터
    반려동물 인구가 천만이 넘어가면서, 애완동물은 이제 가족이나 다름없는 시대가 됐다. 애완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펫과 패밀리의 합성어)이 늘어났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아쉬움을 호소하는 견주가 많았다. 이에 예건은 도심 속 공원의 자투리땅을 분리해 손쉽게 개를 위한 놀이터로 바꿀 수 있는 반려견 테마 놀이 시설 ‘왈로(Waalo)’를 개발했다. 왈로는 반려견과 주인이 함께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다. 반려견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마치 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처럼 보이게 연출했다. 단순한 놀이 시설의 개념을 넘어 원목을 사용하고 유쾌한 색채감을 연출해 주변 경관과 조화를 꾀했다. 운동량이 부족한 실내견과 소심한 성격의 반려견이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개의 습성을 체계적으로 분석 및 연구한 자료를 토대로 과학적인 설계를 실시했다. 개의 습성과 육체적 성장을 고려한 놀이 시설에서 반려견은 주인과 함께 훈련이 아닌 놀이를즐길 수 있다. 또한 휴게 시설물을 설치해 견주가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트와짓&저니브릿지는 일광욕을 할 수 있는 옥상층과 지붕을 타고 오르는 재미를 주는 계단으로 구성한 놀이 시설물이다. 둥둥 떠 있는 구름 속을 탐험하고, 구름 위를 지나는 반려견의 짧은 여정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강아지 벤치는 견주의 편의를 위해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동안 반려견의 목줄을 잠시 묶어둘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TEL. 031-943-6114 WEB. yekun.com
  • 수목원과 정원에 대한 탐색 제2회 한국종합기술 조경레저부 아이디어경진대회
    지난 11월 9일, 한국종합기술 사옥에서 ‘제2회 한국종합기술 조경레저부 아이디어경진대회’(이하 한국종합기술 경진대회) 시상식이 개최됐다. 한국종합기술 경진대회는 건설 관련 엔지니어링 산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학생들의 인식을 제고하고자 마련됐다. 조경학과 대학생·대학원생이라면 누구나 참가 가능하며, 팀을 구성할 경우 5인 이하로 꾸려야 한다. 참가자는 한국종합기술 조경레저부에 입사 지원 시 인센티브 부여 및 대외 활동 인정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주제는 천 가지 이야기를 담는 수목원과 정원이었다. 다양한 정원박람회가 개최되고, 국가정원과 정원 콘셉트의 여가 공간이 대두되고 있음에 따라 성숙한 정원 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정원·수목원 조성 계획을 발굴하고자 했다. 수목원과 정원에 대한 개념은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을 따라야 했다. 24개의 작품이 접수됐고, 사전 심사와 본 심사를 거쳐 네 작품이 대상(1점), 최우수상(1점), 우수상(2점)을 받았다. 대상 수상의 영예는 배가원(강릉원주대학교)·배지훈(서울대학교)·이다빈(서울시립대학교)·조다은(전남대학교)의 ‘언플래트닝(Unflattening)’이 차지했다. 최우수상에는 김서영·김은주·이서현·이지은·황지은(계명대학교)의 ‘°클리메이트 °체인지’, 우수상에는 박성은·이주영·이현승(경희대학교)의 ‘비스포크 알버리텀(Bespoke Arboretum)’과 송모빈(경희대학교)의 ‘식물상영관, 걸어서 이야기 속으로’가 선정됐다. 심사는 박상천(한국종합기술 국토개발본부 본부장), 김인관(한국종합기술 조경레저부 부서장), 이태선(경기도청 공원정책팀 팀장), 진혜영(국립수목원 전시교육연구과 연구과장), 최원만(신화컨설팅 대표), 이시영(배재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윤영조(강원대학교 조경학과 교수)가 맡았다. 대상작 언플래트닝은 지상은 물론 활동의 영역을 입체적으로 확장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며, 수평적 경관으로 주벽 맥락과 호흡하고 역사와 지역적 층위를 다층적으로 분석해 정체성 있는 설계 전략을 세웠다는 평을 받았다. 대부분의 출품작은 완성도가 높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도시와 함께 성장하고 지속가능할 수 있는 수목원에 대한 고민, 수목원과 정원의 기능에 대한 이해, 수목과 식재 연출의 장기적 성장 방안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상작을 비롯해 사전 심사에서 선정된 10개 작품은 한국종합기술 조경레저부 공식 블로그(blog.naver.com/keccland)에서 볼 수 있다. *환경과조경416호(2022년 12월호)수록본 일부
  • 2022 디에스디삼호 조경나눔공모전 용산 주상복합단지 조경 디자인 학생 아이디어 공모
    지난 11월 10일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이 주최 및 주관하고 디에스디삼호와 환경과조경이 후원한 ‘용산 주상 복합단지 조경 디자인 학생 아이디어 공모(2022 디에스디삼호 조경나눔공모전)’ 심사 결과가 발표됐다. 대상지는 서울 용산구 문배동의 특별계획구역에 들어설 주상복합단지다. 주상복합단지는 공동주택, 업무 시설, 상업 시설이 혼합된 형태로 토지의 효율적 활용이 가능하지만, 협소한 외부 공간과 초고밀 환경이라는 한계도 있다. 공모 목표는 1층의 선형 보행 가로를 활성화하고 단지 내에서 녹지 공간 경험을 극대화시키는 동시에 주변 도시 조직과의 원활한 연결을 꾀하는 것이다. 총 39개 팀이 참가를 신청했으며, 28개 팀이 작품을 제출했다. 대상은 배유진·이동향·제갈갑성(경희대학교)의 ‘트라이 앵글(Try Angle)’이 차지했다. 대상작은 용산 삼각지의 지형적 특성을 모티프로 해 자연과 문화, 교통의 세 가지 축 중심에서 도시인의 삶을 담아내는 주상복합단지를 제안했다. 반경 600m 내에 위치한 녹지와 교통을 연결하는 삼각형의 축을 설정했다. 축을 중심으로 공공과 개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녹지를 계획하고, 주민 간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해 미래지향적 도시 공동주택을 보여주고자 했다. 단지 내부에는 선형 보행로를 중심으로한 숲길과 주변 연계의 광장을 제안했다. 위요감을 선사하는 선형의 산책로, 입주민과 방문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최우수상은 하지윤·김선태·김소은·이다영·정세영(전남대학교)의 ‘뉴 웨이브 어반 리버(The New Wave_Urban River)’와 박성은·김사무엘·이주영·주솔·지유신(경희대학교)의 ‘프리즘 메모리(Prism Memory)’가 수상했다. 우수상은 신재호·서지원·양수미·정해윤·황예인(경희대학교)의 ‘시프트 유어 라이프(Shift your Life)’, 정지윤·권수현·김소연·김은주(계명대학교)의 ‘블루밍 인 크랙(Blooming in the Crack)’, 조혜영·김가은·김유선·유다현·최수현(경희대학교)의 ‘링크:에이지(LINK:AGE)’가 수상했다. 가작은 왕자룡·왕천기·유흔이·장핵위(계명대학교)의 ‘도시·사막 오아시스’, 신민승·권봉기·김민성·박성현·이채빈(계명대학교)의 ‘데일리 룩(Daily look)’, 정영진·권용조·김태영·이민서·이희수(배재대학교)의 ‘팬테리엄(Phantarium)’, 한지원·김가영·김나경·원유나·임창규(경희대학교)의 ‘팔레트(8alette)’, 신서영·나소영(서울여자대학교)의 ‘믹스 집(Mix Zip) 세대’로 선정됐다. *환경과조경416호(2022년 12월호)수록본 일부
  • [기웃거리는 편집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라떼는(나 때는), ‘대한민국은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다’라고 배웠다. 어렸을 때는 계절마다 특색이 확연히 다르다는 그 말이 그렇게 대단한 일인 줄 몰랐다. 스무 번 넘게 네 개의 계절을 흘려보내고 나서야, 기후위기로 계절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있는 요즘에서야 사계절의 소중함을 깨닫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은 똑같은 공간을 다른 공간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 이 힘을 완성하는 데 가장 큰 한 몫을 하는 요소가 나무라고 생각한다. 나무 한 그루를 시간의 간격을 두고 보면 지금이 봄인지, 겨울인지 눈치 챌 수 있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바닥에 떨어져 있던 은행 열매 특유의 냄새에,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은 나무를 보고 나서야 가을이 저물어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유독 경계를 넘는 순간이 아쉬운 계절이 있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갈 때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다. 특히 형형색색의 모습을 띄었던 나무들이 가지만 남기고 조금은 황량한 풍경으로 바뀔 때면 꽤나 아쉽다. 그래서 가을이면 곧 사라질 그 모습을 담기 위해 단풍이 가득한 곳으로 종종 떠나곤 한다. 작년 이맘때, 경복궁에 있는 몇 백년 된 은행나무 앞에서 가을을 즐겼던 추억이 생각나 이번 가을도 종로에서 보내게 됐다. 올해 종로는 조금 달랐다. 3년의 보수 공사를 마치고 복원한 향원정과 취향교를 볼 수 있었고, 새 단장을 위해 2020년 11월부터 공사를 시작한 광화문광장이 재개장했다. 작년에는 공사 안내판을 사진에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였다면, 올해는 많은 관광객을 피해 사진을 찍는 게 최대 난관이었다. 그래도 원래의 모습을 갖춘 향원정과 취향교, 그리고 새 광화문광장 덕분에 작년과는 비슷한 듯 또다른 느낌의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똑같은 곳이었지만 그 날은 색다른 풍경을 보았다. 종로 일대를 거닐던 중 꽉 막힌 빌딩 풍경을 씻어준 공간을 지나쳤다. 처음 본 공간이여서 우리 가족 모두 여기가 어디냐며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그곳에 들어갔다. 조형물에는 ‘열린송현 녹지광장’이 적혀있었다. 드넓은 잔디밭과 야생화 군락이 우리를 맞이했다. 초·중·고등학생일 때에는 현장 학습으로, 대학생일 때에는 조경사 수업의 일환으로 수없이 방문했던 경복궁과 그 일대였는데, 이곳은 처음 보는 곳이었다. 열린송현 녹지광장은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여있던 미지의 땅이었다. 경복궁 동 쪽 일대는 본래 송현(松峴)이라는 이름처럼 소나무가 많은 왕실 소유 언덕이었다. 임진왜란 무렵 부마와 외척들 거주 공간으로 변모했고, 조선 말기에 이르면 권문세가 집들이 들어선다. 1910년대에는 친일파 윤덕영 일가가 송현동 땅 대부분을 소유했다. 이후 조선식산은행 차지가 돼 직원 숙소로 쓰였다. 해방 뒤 미국 정부가 이 땅을 양도받아 주한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가 들어섰고 폐쇄적인 돌담이 둘러쳐졌다.1 이후 여러 기업의 소유가 되었다가 서울시 땅으로 넘어오게 됐다. 서울시는 향후 ‘이건희 기증관(가칭)’ 건립이 본격적으로 착수되기 전인 2024년까지 이 공간을 열린 녹지 공간으로 임시 개방하기로 했다. 짦은 시간이지만 서울광장의 약 3배 면적인 열린송현 녹지광장은 서울 시민의 녹색 쉼터이자 열린 광장이 되어줄 것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풀꽃‧1’, 나태주) 공간도 그렇다. 오래 보아야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 있듯, 수없이 지나가던 곳에서 어느 날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는 공간을 발견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똑같은 출퇴근길에 우연히 새로운 카페를 발견하는 일은 어제와 다른 오늘의 기분을 느끼게 한다. 남들보다 조금 빨리 알게 된다면 그 기쁨은 배가 된다. 추운 겨울, 이불을 박차고 일단 나가고 보자. 혹시 모른다. 새로운 공간을 발견할지도. [email protected] 각주1.배정한, “금단의 땅에서 도시의 여백으로”, 「한겨레」2022년 10월 31일.
  • [편집자가 만난 문장들] 무해한 텍스트가 필요한 만큼, 그 경계를 넘나드는 텍스트도 필요하다
    내 집이 생겼다. 침대와 책상만 들여도 빠듯한 단칸방에서 출발해 이제는 방이 무려 두 개다. 물론 자금이 부족해 돈을 빌렸고 갚고 있다. 치솟는 금리에도 큰 걱정을 하지 않은 건 너구리 사장이 나를 주민대표라는 그럴듯한 직함으로 부르며 노예처럼 부려 먹기는 해도 이자 없이 돈을 융통해준 덕분이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 닌텐도 게임 ‘모여라 동물의 숲’(이하 모동숲)을 시작했다는 말이다. 시기를 놓친 결핍은 영원히 채울 수 없다던데, 내가 충족하지 못한 어린 시절의 욕망 중 하나가 나만의 방이다. 그래서인지 유튜브에서 룸 투어나 방 꾸미기 영상을 즐겨보는데, 이 알량한 알고리즘이 나에게 모동숲 확장 콘텐츠 중 하나인 해피홈 파라다이스 게임 영상을 추천 목록에 띄운 게 문제였다. 내 집과 섬을 꾸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귀엽게 생긴 동물들의 요구사항을 듣고 인테리어를 해줄 수 있다. 친구가 같이 해달라며 조를 때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는데(통신 연결을 통해 서로의 섬에 놀러 갈 수 있다), 난생처음으로 거금을 주고 게임기를 샀다. “나무 심어서 섬도 꾸밀 수 있어.” “조경학과라고다 나무 좋아하는 거 아니거든.” 동생의 말에 삐죽대며 답해놓고는 웃기게도 섬에 열심히 나무를 심고 있다. 우리 섬에서는 오렌지가 자라는데, 더 다채로운 풍경이 욕심나서 이 섬 저 섬으로 놀러 다니며 복숭아와 야자열매를 주워 와 곁에 심었다. 식물 씨앗과 묘목을 파는 늘봉이가 마을회관 앞에좌판을 펼치면 부리나케 뛰어가 주머니를 탈탈 턴다. 일주일에 한 번 물을 갈아주는 게 고작인 내 스킨답서스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자연의 변화를 살아있는 식물보다 이 화면 속 가짜 섬에서 더 생생히 느끼고 있다. 회사와 집을 오가는 반복적인 일상에서 내가 체감하는 계절의 변화는 찬바람의 세기 정도다. 물론 가로수의 잎이 돋아난 걸 보며 봄을 실감하고, 손톱만 했다가 손바닥만큼 자란 잎이 드리운 그늘에서 뙤약볕을 피하고, 바싹 마른 낙엽이 발밑에서 부서지는 소리를 들으며 일 년이 또 지나가는구나 생각하지만 그 풍경이 내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어마어마하진 않다. 그런데 퇴근 후 전원 버튼만 누르면 만날 수 있는 픽셀로 구성된 섬은 ‘너 시간이 가는 건 알고 살아?’ 하고 묻듯이 나날이 변하는 자연의 풍경을 보여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푸릇푸릇했던 나무가 군데군데 물든다 싶더니 바람에 나뭇잎을 떨구기 시작했고, 풀숲에서 튀어오는 곤충과 낚싯대에 낚이는 물고기의 종류가 바뀌었다. 겨울이 왔구나, 생각했다. 또 다른 매력은 안온함이다. 이웃인 동물 친구들은 항상 다정하다. 너구리 사장이 준 소소한 퀘스트를 해내면 보상이 주어진다. 이 세계에서 노력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노동은 늘 정직한 대가로 돌아온다. 악당을 물리쳐 세계를 구하는 대단한 서사는 없지만, 작은 성공의 경험이 적층되며 현실에서 맛보기 힘든 기쁨을 안겨준다. 돈을 제때 갚지 못한다고, 집을 더 크게 늘리지 않느냐고 비난하는 이도 없다.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비일비재한 세계에서 유일하게 무해한 장소처럼 느껴진다. 날이 추워졌으니 캐릭터에게 코트를 입혀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아직 내 옷장에서 도톰한 코트를 꺼내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 겨울이 아무리 따뜻해도 수능 한파는 피할 수 없다고 믿었는데, 올해는 그 말도 비껴갔다. 이를 깨닫고 난 뒤로 게임에 접속하면 종종 이 세계에는 기후변화 같은 건 찾아오지 않겠지 같은, 무익한 의문이 떠올랐다. 정제되어 아름다운, 무해한 세계의 유해함에 대해서도 자꾸 묻게 됐다. 그래서 역시 매끈하게 다듬어진 조경 공간의 사진도 좋지만, 수해로 인한 실패와 성찰의 과정을 담은 ‘한강변 보행네트워크’(18~53쪽) 같은 지면이 더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무해한 텍스트가 필요한 만큼, 그 경계를 넘나드는 텍스트도 필요하다. 유해함을 제거해서 표백된 세계로 놔둘 것이 아니라 무엇이 어떻게 나쁜지를 함께 논의하는 것이 비평이 하는 일”1이니 말이다. 되도록 현실을 잊지 말고 살아야지, 이왕이면 내가 살아가고 있는 진짜 세계를 욕망해야지 다짐하지만 자꾸 게임 속 세계가 현실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건 동물 친구들의 다정함이 너무 따스했던 탓일까. [email protected] 각주 1. 허윤, “유해한 것에 대해 더 시끄럽게 이야기하자”, 『릿터』 38호, 2022, p.24.
  • [PRODUCT] 자연과 교감하는 기쁨뜰 야외학습장 숲 속에서 자연과 함께 숨 쉬며 학습하는 공간
    최근 입시 위주의 획일적 교육으로 형성된 학교 이미지에서 벗어나 담장 없는 학교, 운동장의 야외학습장 등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 내는 학습 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아이안디자인의 기쁨뜰 야외학습장은 교실을 벗어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수업을 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를 통해 자연 속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감성적 교감을 나눌 수 있다. 지붕이 있어 우천 시에도 이용이 가능하다. 야외 환경을 고려해 오염에 강한 징크 패널과 HPL을 외부 마감재로 사용했고, 브라운, 베이지 톤의 색깔을 사용하여 주변 숲 속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180인치 롤 스크린과 스피커가 기본으로 제공되고, 이용자가 직접 가져온 빔 프로젝터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전원 콘센트가 마련되어 있다. 롤 스크린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상부로 올려 보관할 수 있으며 조명과 연계된 전원 스위치로 에너지 낭비를 방지하도록 했다. 야간에는 빔 프로젝터를 이용해 영화를 감상할 수 있어 마치 캠핑장에 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스탠드 하부의 유휴 공간에는 보관소를 만들어 기자재나 유지 관리에 필요한 물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이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성도 고려했다. 5~6명이 함께 앉을 수 있는 계단형 좌석이 총 5열로 구성된다. 총 25~3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고 지면과 닿은 1열에 휠체어 주차 공간을 마련해 장애인, 노약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측면에는 난간을 설치하여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TEL. 02-2069-2422 WEB. www.aiandesi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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