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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숲길, 빅데이터로 분석 국립산림과학원, 텍스트 마이닝 기법으로 숲길 관련 언론보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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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둘레길 주천~운봉구간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국립산림과학원이 빅데이터 분석방법인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활용해 지난 10년간 숲길을 돌아본 결과, 숲길 조성에 대한 지속가능한 관리와 정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과학원은 2011년부터 10년간 추진된 숲길 정책의 흐름을 살펴보기 위해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활용해 주요 포털 사이트에 노출된 숲길 관련 언론기사의 제목·본문 총 27만 건을 분석했다고 19일 밝혔다.


분석 결과 숲길 관련 보도는 2011년에서 2019년까지 연평균 17.8% 증가했으나 2020년에는 전년도보다 5.5% 줄었다. 


단어빈도 분석에서는 ‘조성’과 ‘걷다’가 1, 2위를 반복해 출현하는 등 숲길 조성사업을 중점으로 보도하고 있었으며, 각 연도에 발생한 지리산둘레길 및 서울둘레길 조성, 미세먼지, 코로나19 등 특징적인 이슈가 반영된 단어가 출현했다. 


특히 2020년은 코로나19로 기존 언론에서 보도했던 프레임과 다른 유형으로 나타났는데, 그중 ‘힐링’ 2013년∼2019년까지 20위권 안팎이었으나 2020년에 코로나19와 관련돼 9위로 급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으로 산림의 치유기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언론에서 숲길을 국민에게 ‘힐링’의 의미로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감정단어 분석 결과에서는 긍정단어는 ‘자연스럽다’, ‘아름답다’, ‘좋다’가 포함된 ‘호감’ 비율이 59.9∼63.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부정단어는 ‘어렵다’, ‘힘들다’가 숲길 코스 소개에 사용됨에 따라 ‘슬픔’과 ‘거부감’이 높게 나타났다. 


2011∼2019년까지 세부 감정변화는 큰 차이 없이 유사했으나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우울하다’, ‘답답하다’ 등의 새로운 단어가 등장하며 세부감정 비율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같이 사용된 단어비율이 높은 단어끼리 묶어 그룹화된 단어를 분석할 수 있는 CONCOR 분석 결과 숲길특성과 조성사업은 모든 연도에 출현했다. 


2011~2019년까지는 유사한 유형으로 그룹화됐다. 2020년에는 조성과 사업으로 구분돼 나타났지만, 관광그룹이 새롭게 출현하는 등 기존과는 확연하게 다른 유형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통해 숲길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조성사업 중심의 프레임으로 보도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작년을 기점으로 코로나19 등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장소로 확장돼 인식되기 시작한 것을 파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정원 산림과학원 산림휴먼서비스연구과장은 “언론보도 분석을 통해 숲길 조성에 중점을 뒀던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숲길 조성사업 완료 이후의 지속 가능한 관리에 대한 정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불어 “숲길 이용에 따른 우울감이나 답답함에 대한 힐링 및 치유효과를 과학적으로 구명하고 널리 알림과 동시에 코로나19 시대에 안전적으로 숲길을 이용하는 방법, 비대면 체험 및 안내방법 등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 산림, 임업, 산촌 분야를 다루는 학술지인 산림경제연구 28권 1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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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한국과일본의가로수전문가들이가로수관리해법을논의하기위해한자리에모였다.한국가로수협회와일본가로수·도시수목진단협회는6월11일국립산림과학원국제회의실에서‘2026제1회한·일가로수공동심포지엄’을열고양국의가로수관리경험과기술을공유했다. 이번심포지엄은‘가로수식재및관리현황’을주제로11·12일이틀간진행됐다.첫날심포지엄에이어둘째날에는경기도수원시팔달구정조로일대에서가로수위험성진단시연이진행됐다. 김기우한국가로수협회회장은개회사에서“오늘은한국가로수협회와일본가로수·도시수목진단협회가상생의미래를열기위해손을맞잡은뜻깊은날”이라며“세월이흘러정치·경제·사회·문화가바뀌더라도오늘양협회가나눈약속만큼은끊임없이이어지기를기대한다”고밝혔다. 우에스기테츠로일본가로수·도시수목진단협회회장도“한국과일본의가로수전문가들이한자리에모여서로의경험과기술을나누는것은매우뜻깊은일”이라며“이번교류가양국의가로수관리기술을발전시키고,앞으로도지속적인협력으로이어지기를기대한다”고말했다. 이광호산림청산림보호국장은축사에서“가로수는단순히길가에심어진나무가아니라도시의소중한그린인프라”라며“오늘현장중심의토론과제안들이양국의가로수가치와관리수준을한단계더발전시키는계기가되기를기대한다”고말했다.그는“산림청도선진가로수관리문화가뿌리내릴수있도록제도적지원을아끼지않겠다”고덧붙였다. 이날개회식에서는한국가로수협회와일본가로수·도시수목진단협회간양해각서(MOU)체결식도진행됐다.양협회는이번MOU를계기로가로수관리기술과현장경험을지속적으로공유해나가기로했다. 한국가로수협회“가로수의공익가치와과학적관리기술을함께높여야” 첫번째주제발표에서김기우한국가로수협회회장은협회의주요활동과향후방향을소개했다. 한국가로수협회는2020년설립이후가로수위험성진단,관리기술보급,시민인식개선을중심으로활동해왔다.특히비파괴단층촬영과마이크로드릴을활용해나무를베지않고도내부부후나공동을확인하는예방적진단에힘써왔으며,시민참여측면에서는아름다운겨울가로수발굴,가로수심포지엄,트리샤워캠페인등을진행했다. 김회장은“가로수관리에는경험만이아니라과학적기준이필요하다”며,협회가현재위험성평가및진단기술의표준화를중점적으로추진중이라고밝혔다.또한도시숲지원센터와같은제도적역할을통해도시숲관리까지활동범위를확대할계획이라고밝혔다. 가로수관리를둘러싼사회적갈등도언급했다.그는“가로수를보호하자는목소리도있고,가로수때문에못살겠다며잘라내라는목소리도나온다”며“어느한편을드는것이아니라합리적이고상식적이며과학적인기준에의해사람과수목이공존할수있도록대안을제시하는것이필요하다”고말했다. 일본가로수·도시수목진단협회“진단은완벽하지않지만,위험을줄이고나무를건강하게키우는체계” 가사마쓰시게히사일본가로수·도시수목진단협회부회장은일본의가로수진단제도도입배경과협회활동을소개했다. 일본은1991년나무의사제도를도입한데이어,1990년대후반도쿄도에서가로수진단사업이본격화되면서가로수진단협회가출범했다.2016년부터는가로수진단사자격제도를운영하고있으며,최근에는공원과도시내다양한수목까지진단범위를넓히면서협회명칭도가로수·도시수목진단협회로변경했다. 협회는설립초기부터개인이아닌법인회원중심으로구성됐다.가로수도복사고발생시개인이책임을감당하기어려운현실을반영한구조다.가로수진단사는나무의사자격을기본으로하되,가로수의생육환경과도로공간의특수성을이해하기위한별도자격으로운영된다. 가사마쓰부회장은“진단은완벽한것이아니다”라며가로수진단의필요성과함께한계점도명확히짚었다.도쿄도에서가로수진단사업이시작된뒤도복피해는줄었지만,자연재해와나무의생물학적특성까지모두예측할수는없다고설명했다.그는“단순히위험한나무를제거하는것이아니라,도시의나무를건강하게키우는것을목표로활동범위를넓혀가고있다”고밝혔다. 김선희센터장“가로수는미래도시의생존전략” 김선희국립산림과학원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장은‘한국의가로수’를주제로가로수의가치와관리현황,미래전략을발표했다. 김센터장은“가로수의가치는그시대의필요에따라발굴되는것”이라며,최근기후위기와도시열섬,침수·홍수등도시문제가심화되면서가로수의역할이달라지고있다고진단했다.과거가로수가경관요소나도로부속물로여겨졌다면,이제는도시를식히고미세먼지를줄이며시민의건강과경제활동에도영향을미치는도시기반시설로자리매김하고있다는설명이다. 김센터장은가로수를제대로관리하려면먼저나무를‘살아있는생명체’로이해해야한다고강조했다.가로수는뿌리로토양과연결되고줄기와잎을통해대기와맞닿아살아가며,이과정에서미세먼지를흡착하고증산작용으로주변온도를낮추며그늘로보행환경을개선한다.가로수를단순한도로부속물이나시설물처럼일률적으로다뤄서는안된다는취지다. 실제연구에서도그효과가확인됐다.한줄가로수부터여러줄가로숲,하층숲,벽면숲까지비교한결과한여름기온은최대1.8~4.5도낮아졌고,미세먼지는30%이상,초미세먼지는15%이상감소했다.김센터장은“가로수의효과는몇그루를심었느냐가아니라,어떻게연결하고어떤구조로조성하느냐에따라달라진다”고강조했다. 아울러전국가로수중벚나무가가장많지만도시별로특정수종쏠림이나타나고있다며,병해충과기후스트레스에대비한수종다양성의필요성을강조했다.i-Tree와한국형i-Tree를통해가로수의탄소저장,미세먼지저감,빗물흡수효과를수치화할수있다고소개했으며,무분별한가지치기방지기준도제시했다.직경10cm이상이거나줄기직경의3분의1이상되는굵은가지는자르지않으며,1·2차가지는보존해야한다는원칙이다. 이시이기술위원장“모든나무를다볼수없다면우선순위가필요하다” 이시이마사시일본가로수·도시수목진단협회기술위원장은‘가로수진단의효율화와우선순위’를주제로도쿄에서의진단경험을소개했다. 일본도한국과마찬가지로예산과인력이충분하지않아모든가로수를같은강도로진단하기가어렵다.이때중요한것이‘어떤노선부터볼것인가’,‘어떤수종을더집중해서볼것인가’라는기준이다. 발표에서는수종별진단사례가제시됐다.수령50년이상의소메이요시노벚나무는줄기밑동부후에취약하고,느티나무는죽은가지낙하문제가잦은반면,은행나무는부후균침입이나고사지발생이적어상대적으로진단부담이낮다.계수나무의경우동서방향도로북쪽에식재된개체에서복사열피해가집중되는양상이확인됐다.도시열환경이가로수관리의중요한변수로떠오르고있음을보여주는사례다. 이시이위원장은가로수진단에서개별나무만볼것이아니라,노선전체의생육조건과반복되는피해양상을함께봐야한다고강조했다.같은노선의가로수는비슷한환경에서자라기때문에특정위치나수종에서같은문제가반복될수있다.인력과예산이제한된상황에서는사고가많이난노선,통행량이많은노선,민원이잦은노선,특정병해나부후가자주생기는수종을먼저살피는방식으로효율을높여야한다는설명이다. 이광재이사“진단자마다결과가달라지지않도록표준교육필요” 이광재한국가로수협회이사는‘가로수위험성평가의진단전략’을주제로국내진단자료분석결과를발표했다.국내위험성평가가아직은수도권과대도시중심으로이뤄지고있으며,지방중소도시에서는사고가난이후에야나무를제거하는사후관리에머무는경우가많다고지적했다. 이이사가가장강조한문제는진단결과의편차였다.“같은나무를보더라도조사자에따라결과가달라지는문제가있다”며“누가조사하더라도같은결과에도달할수있도록공통기준에따른표준화된교육과평가체계가필요하다”고말했다. 인천지역약3000본,전남대학교캠퍼스약550본등을조사한분석결과,가로수위험성에가장큰영향을주는요인은‘수세’'였다.수세는잎과가지의상태,부후,공동,뿌리부이상등을포함하는나무의전반적인건강상태를말한다. 수종별로는양버즘나무,느티나무,회화나무,백합나무등이서로다른위험요인에민감하게반응했다.이이사는모든수종을같은기준으로진단하기보다수종별특성과취약점을고려한진단전략이필요하다고설명했다. 아울러위험성평가결과가보고서로만남고전산이나GIS시스템에축적되지않는현실도문제로짚었다.담당자나수행업체가바뀌면과거진단이력이단절되는만큼,가로수별진단이력을데이터베이스화하고진단후제거된나무의실제내부상태를확인하는피드백체계를마련해야한다고제안했다. 종합토론“진단이후책임과장비신뢰도,제도화과제로” 종합토론에서는가로수위험성진단이후의책임문제와비파괴진단장비의신뢰도가주요쟁점으로다뤄졌다. 먼저‘안전하다’고판단한나무가이후쓰러져인명·재산피해를냈을때누가책임질것인지가논의됐다.일본에서는가로수·도시수목진단협회가직접진단사보험제도를운영하고있다.이보험은나무자체가아니라도복으로인한대인·대물피해를보상하는성격으로,가로수진단사자격자에게보험가입을의무화하고진단업무와책임구조를함께관리하는방식이다. 비파괴진단장비를둘러싼논의도이어졌다.피쿠스,감마선장비,레지스토그래프가거론되며각각의장단점이비교됐다.피쿠스는음파를이용해내부공동을추정하지만오차가능성이있고,감마선장비는비교적안정적인결과를보일수있으나국내활용경험이많지않다.레지스토그래프는줄기밑동부후를확인하는데유용하지만,나무에구멍을내기때문에병원균감염우려가제기됐다. 일본측은가로수도복의주요원인이근주부와줄기밑동부후인경우가많아레지스토그래프를많이사용한다고설명했다.다만어떤장비도100%완벽할수는없다는데의견이모였다.장비하나에의존하기보다수종특성,생육환경,현장경험,과거관리이력을종합해판단해야한다는점이강조됐다.결국가로수위험성평가는기술장비의문제가아니라진단기준과책임체계,사후관리까지연결되는제도적과제라는점이이번심포지엄에서재확인됐다.

[락앤피플] 김충식 회장 “구곡은 외우지만 구곡을 모른다… 전통조경은 지금 위기”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굴뚝이조경입니까?담장이조경입니까?”식재설계나연못,하천에대한설계만큼은조경이담당하게해달라는요청에당시국가유산청수리기술과로부터되돌아온말이었다. 그로부터10년이지났다.국가유산청내에명승전통조경과가생겼고,조경관련설계를조경전문가가수행할수있도록하는국가유산수리법개정안도발의됐다.격세지감,전통조경이마침내활짝피어날봄을맞이한듯보인다. 하지만김충식한국전통조경학회회장의진단은다르다.지금전통조경은위기의한복판에서있다.바깥에서는30년째바뀌지않는법구조가버티고,안에서는전통조경양식을가르치는교육이사라지고있다. 김충식회장으로부터희망과위기가교차하는격변속전통조경의진짜현실에대해들어봤다. 법밖에세워진전통조경,30년째막힌문 김충식회장이첫화두로꺼낸것은전통조경설계를조경기술자들이직접할수없도록한현행수리법구조였다. 현행「국가유산수리등에관한법률」(이하수리법)은국가유산청발주설계전체를건축사를보유한실측설계기술자만수행할수있도록한정하고있다.게다가현행수리법체계에서는조경기술자는있지만전통조경설계를맡을수있는별도의조경설계업이마련돼있지않아서,조경설계업체가설계계약을따낼길이없다.법에는‘필요시조경기술자에게일을줄수있다’는조항이있긴하지만,이는기업이아닌개인을건건이고용하는방식이다. 이에한국전통조경학회에서는지난10여년간세미나와논문을통해제도개선의근거를쌓아오는한편두차례의성명을발표하기도했다.하지만담당부서의태도는요지부동이었다.‘필요시조경기술자에게일을줄수있다’는조항이이미있으니문제없다는것이다. 변화의기미가생긴건명승전통조경과가신설되면서부터였다.명승전통조경과가주도하여국가유산청내부합의를끌어냈고,박정하의원이의원입법으로전통조경관련설계는조경전문가가수행할수있도록하자는내용을담은수리법개정안을발의했다. 그러나이번에는국토교통부건축문화경관과로부터반대의견이나왔다.이들이내세운논리는단순했다.“건축사가통합적으로다할수있는데,건축과조경을왜구분하느냐”는것이다. “통합적으로환경을다루기때문에조경을다할수있다고얘기하는거예요.그런데그런식으로말하면현대조경시장에서조경기술사가필요없는거아니에요?” 또다른반대논리도황당하다.“전통조경설계를열어주어도당장이를담당할수있는업체가없다”는것이다.그러나이는원인과결과를뒤집은말이다.그간전통조경설계를맡을수있는별도의설계업이제도화돼있지않았기때문에업체가형성되기어려웠던것이기때문이다. 이문제를해결하기위해전통조경학회와국가유산청명승전통조경과는1년가까이라운드테이블을이어왔다.그과정에서조경기술사와조경협회도동참했고,1000명이넘는조경인들의서명을받기도했다.그럼에도국토부건축문화경관과는여전히반대하고있으며,현재법안은상임위에올라가지못한채계류중이다. 사라진기준을다시세우다 수리법개정이외부의제도적과제라면,내부에서는표준품셈과표준시방서체계를갖춰전통조경공사의기반을다시세우는작업이진행되고있다.학회는최근시방서를개정했으며,현재는품셈신설작업을3년째이어가고있다.고분잔디공사에품이얼마나드는지,전통연못조성에는어떤공정이필요한지를현장실사로하나씩따져가는작업이다. “원래는있었는데한20년전에국가유산수리표준품셈에서조경공사가없어졌어요.품셈과시방서가자리잡히면전통조경공사의원가계산이가능해지고,원가계산이이뤄지면공사의품질도올라갑니다.그렇게되면국가유산청에서다루는명승을포함한다른지정종목에서도조경공사들이제값을받을수있게되죠.” 전통조경이제도안에서제자리를찾기위해서는유산지정체계도손봐야한다.우리나라3대전통정원중하나로꼽히는영양서석지는법적으로정원유산이아니어서정원으로관리되지않고있다. “영양서석지는전국조경학과학생들이조경사에서매우중요한정원이라고배우고있는데,그건국가민속문화유산이에요.그러니까정원유산,조경유산이아닌거예요.” 이는소쇄원이사적에서명승으로재지정된뒤조경사업과학술연구가활발해진것과대조된다.명승으로지정되면조경적접근이뒤따르지만,지정종목이다르면관할부서도달라진다.그결과정원이정원으로다뤄지지않는일이벌어지는것이다. 외면받는전통조경교육“구곡을외우지만구곡을모른다” 김회장은제도만큼이나큰문제는교육에있다면서특히전통조경은조경사수업안에서다루고있지만,그것이실제설계로이어지는방식에대해서는충분히가르치지못했다고지적했다. “‘팔경의가치와근본이뭡니까’라고하면답을못하잖아요.저는여태까지선생님들이잘못가르쳤다고봅니다.조경사를공부한학생도설계단계에가면결국배산임수,풍수지리,구곡,팔경같은키워드만가져와씁니다.조경사를배우지않은학생들도마찬가지고요.둘다전통을깊이이해해서쓰는것이아니라,표피적인개념만가져다쓰는겁니다.” 배산임수,풍수지리,구곡,팔경같은말은익숙하다.그러나그것이어떤공간구조를만들고,어떤설계요소로해석될수있으며,현대공간에어떻게적용될수있는지는제대로다뤄지지않았다.그결과조경사를배운학생과배우지않은학생이설계에서같은키워드를비슷한방식으로가져다쓰는일이벌어진다.전통을이해해서쓰는것이아니라,전통처럼보이는말을붙이는데그치는것이다. 그렇다고전통조경의학문적토대가약한것이아니라는점을강조한다.조경학회가1973년창립된이래1400여편의논문을쌓는동안6조~10조규모의조경시장을함께키운것과달리,전통조경학회는1980년창립이래1100여편의논문을내면서도그에상응하는산업기반을갖추지못했다.학문과현장이따로흘러온셈이다.전통조경사전공교수의자리는줄고있고,빈자리는시공·생태·기후변화분야로채워진다.조경관련자격에서조경사를없애야한다는논의까지나온다.전통조경의분명한위기이다. 하지만전통조경은현대공간에서도충분히설계의논리가될수있다.그리고그가능성은현장에서도조금씩확인되고있다.김회장은구곡을현대적으로재해석한사례를들었다. “설계적으로시도하는분들이가끔있어요.지난해진주정원박람회에서대상을받은김태원작가가구곡을재해석한사례가대표적입니다.구곡을9개의경관으로그대로재현하는것이아니라,그안에담긴설계요소와구성요소를읽어낸거죠.결국구곡을해석해보면바위,물,식물처럼반복되는요소들이있고,이들이어떻게조합되느냐에따라경관의의미가달라집니다.그런구성과전개방식을읽어내면현대설계에도충분히가져올수있습니다.” 전통조경,연구를넘어시민문화로 김회장이임기동안학회에서하려는일도이지점과맞닿아있다.전통조경을과거의지식으로외우게하는것이아니라,학생과시민이오늘의공간에서이해하고활용할수있는설계자원으로바꾸는일이다. 학회는전통조경을시민문화로확산하기위해전통조경양식특강,여름학교,시민교육,정원박람회참여등을추진한다.학생들에게는전통조경의양식과해석방법을가르치고,시민들에게는전통조경을직접보고경험할기회를넓히겠다는구상이다.올해는국가유산청명승전통조경과와함께성수뚝섬정원박람회에기관참여정원을조성했으며,내년에도참여를이어갈계획이다.이와함께시민전문가과정,세미나·포럼,민관학협력등을통해전통조경개념에대한공감대를넓혀갈계획이다. “1980년학회지제1호내지에는‘정원문화’라는단어가쓰여있습니다.그때이미정원을단순한연구대상이아니라문화로다뤄야한다고선언한거죠.저는그말을지금도마음에두고있습니다.다만우리가지금까지전통조경을충분히문화화하지못한것은아닌가하는생각도듭니다.” 김충식회장은창립세대가남긴‘정원문화’선언을다시꺼냈다.그말에는이를충분히이어오지못했다는반성과,이제라도전통조경을미래조경의기반으로세워야한다는책임감이함께담겨있다. ‘굴뚝’과‘담장’이조경이냐는오래된반문은여전히전통조경의위상을가로막는현실이다.그러나그외부의벽을깨는것못지않게중요한것은전통조경을과거의지식에머물게한우리안의공백을메우는일이다.전통조경을설계의자원으로,시민의문화로,미래조경의기반으로다시세우는것.김회장이말하는학회의역할은결국그출발점을다시만드는데있다.

[조경논단] 아름다운 경관을 넘어, 치유와 회복의 공간으로

정원속에서피어난헌신,그리고가족과이웃을향한치유 지난5월,전라남도에서는지역의우수한정원발굴과정원문화확산을위한‘예쁜정원콘테스트’심사가있었다.주택중심의개인정원과카페·펜션등상업시설과어우러진생활정원을발굴해민간정원으로등록해오고있는이콘테스트는민간정원발굴과등록의모범사례로도주목받고있으며,등록된민간정원은지역시민들에게사랑받는명소로자리잡고있다.1차평가를통과한정원들은하나같이아름다웠다.하지만진정한감동은아름다운정원의이면에있었다.심사현장에서정원주들을만날때마다저마다의사연에귀를기울이지않을수가없었다.정원을시작한이유는조금씩달랐지만,그바탕에는하나의공통된마음이흐르고있었다.가족을향한사랑,그리고스스로를위한안식이었다. 전국각지에서아무연고없는낯선땅으로이주해온이들은오롯이자신의힘으로삶을일구겠다는다짐으로땅을갈고화단을만들었다.장애판정을받은남편을위해,암선고를받은아내를위해,더이상병원에서치료받을수없는부모님을위해일군땅에꽃과나무를심었다.그래서정원의이름도‘아내의정원’,‘케렌시아치유정원’등치유의의미를담은이름이되었다.어느정원주는이제그공간을가족을넘어치유가필요한모든이들을위한곳으로가꾸고있다고했다.정원주들이힘든시기를견딜수있었던것도정원을돌보는시간속에서자신또한치유받았기때문이아니었을까. 이처럼많은사람이일상의정원에서이미치유를실천하고있다.이것은단순히정원문화가확산되는현상이아니라,우리사회가안고있던문제들을정원이해결해나가고있다는증거가아닐까. 치유공간으로서의정원의진화와공공의역할 최근산림청은제3차정원진흥기본계획(2026~2030)을발표했다.‘함께만들고모두가누리는정원나라’를비전아래4개의핵심전략과제를제시했는데,그첫번째전략인‘정원의새로운가치창출’은정원의사회적가치와치유기능강화를핵심방향으로제시하고있다.급속한고령화,1인가구증가,사회적고립의심화로정신건강위기가커져가는현실을직시하고,정원을전세대와전계층을아우르는생활속치유공간으로키워나가겠다는의지가표명돼있다.실천방향도구체적이다.정원치유프로그램을체계화·전문화해병원·복지관등다양한시설과연계한치유정원인프라를확대하고,전문인력을양성하며,대상별치유효과에대한연구를지속한다는계획이다.나아가영국등에서시행되는의료현장과연계한‘사회적처방으로서의정원치유’모델을국내실정에맞게개발·운영하겠다는계획도담겨있다.누가,어떻게해야할까. 이미시작된정원치유,건강한사회를향한‘나비효과’를꿈꾸며 현재지방정부가운영하는국가정원과지방정원은전국18개소에이르고,40여개소가추가로조성되고있다.이가운데시민의삶과사회적수요를실질적으로반영해운영되는정원은과연얼마나될까.계획이현장에서온전히뿌리내리기위해서는전라남도정원주들이보여준사례를세심하게들여다볼필요가있다. 가족을돌보며치유한경험,작은화단하나로이웃과소통하며공동체를실천해온지혜.이들에게정원생활은단순한취미가아니었다.가족과이웃을향한사랑의표현이자,상처받은내면을보듬는가장쉽고고귀한치유의과정이었다.사소해보일지모르지만,그것이야말로시민과사회가진정으로바라는공공정원의역할이아닐까한다. 수년전부터대한민국은정원열풍이다.작은정원인반려식물부터정원도시까지정원이없는공간이없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그러한인프라를어떻게활용해야할지고민이필요한시기다.무엇보다국민이먼저실천하고스스로확산시켜온이정원치유의흐름에공공이실효성있는정책과구체적인행동으로응답할때가아닐까.그래야만진정으로새로운가치를창출했다고인정할수있을것이다.전라남도의작고예쁜정원들이피워낸위로의씨앗이대한민국정원치유의나비효과가되길바란다. 남수환/국립정원문화원정원문화실장

[자연자본 시대의 생태복원 ⑪] 멸종위기종 가시연 복원을 위한 우리의 노력

무시무시한가시연과의만남 가시연.잎과꽃자루등온몸에가시가돋아있어붙여진이름이다.오래된연못이나저수지등에서볼수있었으나,우리나라에서는일부지역에서만볼수있는환경부멸종위기종이다.멸종위기종으로지정돼있어함부로만질수없지만,가시에직접찔려보지않은생물은가시의무서움을알수없을것이다. 지금까지다수의생태복원사업을시행하고있지만,가시연서식처를복원하게된것은2016년우연히찍힌사진한장을통해가시연복원에관심을갖게되면서부터였다.현재까지환경부생태계보전부담금반환사업으로전북완주,충남서천,경남창녕에가시연서식처를복원했다.또한경기안성과경북경산지역에서는개발사업으로인해피해가예상되는가시연을대체서식처로이식한뒤사후모니터링을진행하면서,서식처조성과정의문제점과개선방안을통해안정적인멸종위기종가시연서식처복원을위해노력하고있다. 당초기고문은멸종위기종가시연서식처복원방법을중심으로작성했으나,복원과정에대한유사사례(한국생태복원협회자연누리제57호,‘가시연의흔적:주남저수지멸종위기가시연서식처복원’)가있어일반적인가시연의생육특성과서식처복원방법은생략하고,가시연서식처조성현장별복원과정과서식처관리에대한이야기를하고자한다. 가시연생활사 봄(5~6월) 가시연은다른연꽃들과달리한해살이풀로,씨앗에서싹이나오면처음에는화살촉같은작은잎이나오다가점차크고동그란잎들이생긴다.나중에만들어지는잎은잎자루끝에말려있다가자연스레펴지면서물에뜨게된다.잎의겉면은울퉁불퉁하고뾰족한가시가돋아있으며,뒷면은자줏빛을띠고있다. 여름(7~8월) 한여름(7~8월)이되면뿌리에서가시가있는여러개의꽃줄기가물위로올라오고,줄기끝에마치밤송이같은꽃봉오리가달린다.잎은최대2m까지커지는경우도있으며,꽃봉오리가잎을뚫고나오기도한다.보통아침에꽃봉오리가갈라지면서보랏빛꽃이피고,저녁이되면꽃받침이다시닫히고꽃봉오리는물속으로잠긴다.이처럼꽃이피기도하지만,꽃받침이열리지않은채안에서수정이이루어지기도한다. 가을(9~10월) 가을(9~10월)이되면물속에잠긴밤송이모양의열매(씨방)가자라서주먹크기의열매를맺고,껍질이물에불어물컹해지면안에있던씨앗들이물위나연잎위에떠있게된다.씨앗은붉은빛을띤막(종피)으로싸여있어물속으로바로가라앉지않고여러날(5~7일)물위에떠다니다가,붉은막이녹으면서자연스레물아래로가라앉는다.씨앗은보통이듬해싹을틔우지않고바닥에서수년동안잠을자다가다시깨어나는것으로알려져있다. 가시연복원의시작 사라진가시연의행방 2020년전북완주빙등제복원사업은과거빙등제에서가시연이확인됐다는뉴스기사를근거로가시연을복원하려고했으나,사라진가시연종자를확보하는방법이쉽게떠오르지않았다.가장이상적인방법은저수지바닥어딘가에잠자고있는종자를찾는것이지만,약5만6000㎡의저수지에서물을빼고뜰채를이용해종자를찾는일은사막에서바늘찾기만큼어려웠고,종자를찾을수있다는확신도없었다. 멸종위기종보전을위한증식기술과종자를보유한서식지외보전기관 현장에서확보하기어려운종자는서식지외보전기관(천리포수목원)의협조를통해50개체의가시연육묘를현장내에이식하는방안으로확보했다.가시연서식처는별도로조성하지않고,저수지내물길확보를위해임시로만들어놓은웅덩이에제공받은육묘를이식한후가시연의서식범위를관찰하고자했다. 멸종위기종가시연이식결과 이식지점은서식지외보전기관전문가들과현장에서상의해정했다.이식육묘의줄기길이(50cm)가짧아이식후가시연잎이수면위로올라올수있도록수심이얕은가장자리(수심1m내외)를중심으로이식을완료했으며,이식한50개체중종자가생성된개체는2개뿐이었다. 아마도이식할육묘의크기를고려하지않은이식지역선정과이식시육묘가바닥에안정적으로고정되지않은점때문에제대로성장하지못한것으로평가됐다.다만일부개체에서종자가형성됐기때문에향후가시연의개화와결실에대한확인이필요한상황이었으며,2021년이후매년이식지점주변에서가시연이확인되고있다.부족하지만사라진가시연이다시우리품으로돌아오게된것이다. 가시연서식처복원을위한노력 가시연서식을위한요구조건 가시연복원을위한두번째사례는개발사업으로인해원서식처가위협받고있는상태에서시작됐다.환경영향평가협의의견에따라원서식처에대한보호조치를검토하는과정에서기존서식처의피해가예상돼,현서식처와유사하고유지관리가가능한지역으로이식이불가피한상황이었다. 이식계획수립시앞선완주사례와가시연의생육환경에대한연구결과를재조사해가시연서식처요구조건을다시정리했다. 가시연이식을위한전략 이식대상지는위에서정리한가시연서식조건을충족하고,특히멸종위기종이식이후안정적인유지관리가가능한관내수변공원으로선정했다.이식계획수립시안정적인개체수유지를위해원서식처에서채종한종자중일부를서식지외보전기관(한택식물원)에서인공증식한후,차년도육묘를대체서식지로이식하는방법을3년간시행하는계획으로멸종위기종포획및이식허가를받았다. 가시연대체서식처관리및주의사항 ①경쟁종제거 이식지역인수변공원내에마름,검정말등이우점하고있는상태여서,가시연이발아된후안정적으로개화할수있도록4월부터6월초까지경쟁종을제거해주는작업을별도로시행했다.특히마름등은여러개체가붙어있는경우가있어무리하게잡아당기면물속에숨어있는가시연줄기가같이따라올수있으니주의해야한다.대체서식처내가시연개체가많을경우경쟁종제거가오히려서식처에피해를줄수있으므로,현장상황에따라판단한후관리해주어야한다. ②토양확인 종자에서싹이자라기시작하는5월경가시연뿌리가토양에고정되지않아물위에떠있는사례도있었다.가시연육묘를직접이식하는경우저수지바닥의토양상태에따라이식한육묘가안정적으로고정돼있는지이식초기에지속적인관찰이필요하다.이식을위한토양상태는필자의경험상손으로만졌을때흙이뭉쳐질정도의점성이있으면되고,개체이식후바닥을손으로살짝눌러줘도안정적으로고정된다. ③수목(그늘)관리 가시연잎이수면위로올라오면햇빛을받아광합성을하면서본격적인생장이이루어지기때문에,가시연서식처주변에는그늘을만드는교목(버드나무,이팝나무)의식재를지양해야한다. 가시연대체서식처조성후사후관리중요성 당초원서식처에서채종한종자1995립과육묘12개체를대체서식처로이식하면서시작된멸종위기종이식사업은3년간시행한추가증식과사후관리를통해,처음계획한가시연이식지역범위를벗어나수변공원전체로가시연이퍼져나가는성과를달성할수있었다. 사후모니터링이종료된후3년이지난2025년말현장에서확인된가시연의개체수는눈에띄게감소한것으로나타났으며,멸종위기종을보호하기위한책임과노력에더많은시간이필요하다는것을다시한번느낄수있는좋은사례였다.이번기고문을통해멸종위기종대체서식처조성이후안정적인관리및책임에대한공감대가형성될수있기를기대해본다. 가시연서식처복원기술확립 우포산밖벌가시연복원사업 창녕우포늪은우리나라최고의원시자연늪으로,국내최대가시연자생지로알려져있는국가습지보호지역이다.우포늪을대표하는생태자원중하나인가시연의서식지가감소하고있다는연구결과를토대로서식지확장을위한복원사업을제안하게됐다. 가시연종자는대상지와인접한습지를전수조사해가시연의생육지점을확인했으며,확인된개체의생육상태를관찰해종자채취가가능한대상을선정한후멸종위기종이식계획을수립했다.2019년부터완주,안성,서천,경산지역의가시연서식처복원및사후관리에대한경험과기술을토대로가시연종자를안정적으로보관할수있는서식처를조성했으며,특히가시연복원과정을실제사진들과함께안내시설로제작해사후모니터링종료이후관리기관에서지속적인개체증식을할수있는방안을제안했다. 우포가시연복원사업은현재진행중이며,2025년1차모니터링시현장에파종한종자에서자연발아해종자까지생성된개체를확인했다.서식지외보전기관에서인공증식중인개체는2026년까지현장내에이식해안정적인개체수가유지될수있도록관리할계획이다. 말하지못하는생명을살리는우리의노력과책임 얼마전환경조경학과교수님의부탁으로조경과생태복원을배우고있는학생들에게생태복원현장을소개해주는기회가있었다.학생들이조경과생태복원의차이점에대해물어보면,생태복원은훼손된자연을복원하고생물다양성을증진하는과정으로일반적인공원과차이가있다고이야기해준다. 특히일반공원은이용하는사람들에게불편한상황이생기면시설관리자에게이야기해고쳐갈수있지만,생태복원은주이용객인생물들이그누구에게도도움을요청할수없다.그렇기때문에생태복원전문가는인간과함께살아가야하는생물의생명을살리고지키는막중한책임감을가지고,끝나지않는노력을계속해야한다. 이동하/한국생태복원협회상임이사·에코디자인연구소소장

[미래포럼] 조경의 미래는 ‘정치’에 있다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미래포럼연재 조경인이그리는미래 1.2026년선거이후,조경의미래를위한질문 ‘정치’라는단어는언뜻권력자들의암투나스크린속배신을연상시킨다.평범한시민들에게정치는투표소에서도장을찍는4년에한번의의무,혹은뉴스속시끄러운논쟁에불과할지도모른다.그러나2026년제9회전국동시지방선거의열기가가라앉은지금,조경계는스스로냉정한질문을던져야한다.과연조경인은앞에놓인미래를맞이할‘정치적태세’를갖추었는가. 전국의지자체장들이‘정원도시’,‘기후대응’,‘녹색복지’를공약으로내걸며당선됐다.하지만그화려한공약의행간어디에도조경인의주체적인목소리가담기지않는다면,그공약은기회가아니라또다른하향식지시사항에불과할것이다.조경이정책적으로부각되기위해서는선언적구호가아니라실질적인정책이결정되는‘정치의현장’에서움직여야한다.정치인들의슬로건속에조경이라는전문성이빠진채설계된다면,그결과물은시민의삶에닿지못할것이다. 2.정책의언어로번역되지않는기술은무력하다 샤를드골은“정치란정치인들에게만맡겨놓기엔너무나큰문제”라고일갈했다.조경인이지역의변화를요구하고,지금까지일궈온산업의정당한가치를주장하는순간,조경인은이미‘정치인’으로서의첫발을뗀셈이다.앨리스워커는“민중이힘을포기하는가장흔한방법은스스로힘이없다고믿는것”이라했다.스스로힘을내어목소리를내는것이바로정치라고생각한다.정치를멀게생각할것이아니라,내가필요한것을주장하고얻어내는과정이라고생각한다면,사실가장필요한것은조경의정치가아닐까. 조경의시장은정책에의해창출되고,공공녹지의방향에따라요동친다.건축물이세워지고남은공간을채우는‘조경(Landscaping)’이아니라,도시의생태인프라를먼저구축하고그위에삶을짓는‘조경(LandscapeArchitecture)’으로의패러다임전환은오직정치를통해서만가능할것이다.이판에서조경인은선거의문법을익히고,조경의비전을‘정책의언어’로번역하는능력을갖추어야한다. 도면속선하나가시민의안전과직결되고,나무한그루가지자체의탄소배출권예산을아끼는가시적인자산임을증명해야한다.실제로도시숲1ha는연간168kg의미세먼지를흡수하며,여름철기온을최대7도까지낮추는경제적편익을제공한다.이것이바로조경인이습득하고제시해야할정치적문법이다.그러기위해서는각영역의데이터를수집하고,적극적으로조경의역할을증명하며,‘조경이아닌일’까지도과감히주도하는유연함이필요하다. 3.최고의방어는공격,대안을제안하는주체로 조경계가마주한해묵은과제들,특히하도급구조의불합리함과낮은공사비,타분야의영역침범과같은문제를이야기하며방어적으로영역을지키기보다는조경영역의능동적인확장이필요한시점이다.정책은요구하는자의것이아니라‘제안하는자’의것이다.지자체장이“우리지역에공원을만들겠다”는선언을기다리기보다,작은행동으로도효과를볼수있는유연한대안을준비해야한다. 화려하고세련된디자인도필요하지만공공의안전,보건,기후변화대응과같은사회적가치의어휘를우리의몫으로끌어와야한다.녹지공간이풍부한지역의주민은우울감발생률이약18.7%낮다는통계는조경이‘치료’의영역임을시사하며,시민의건강,시민의안전을위해어쩔수없이공원을만들어야했던조경의역사가그증거다.우리가쓴제안서가의원의질의서가되고,전문가의아이디어가조례의근거가될때비로소조경의영토는확장된다.하소연은대안이없는자들의마지막수단일뿐이지만,정책제안은판을흔드는주역의강력한무기다. 4.조경의경계를허물고도시의전망을설계하라 사업을추진하는과정에서도조경의일과아닌것을엄격히구분하지말아야한다.계획과설계가아닌일,시공과관리가아닌일이어도조경이관여해야할영역은도시곳곳에널려있다.도시전체의전망을바라보고다듬는식견은조경이가진가장강력한힘이다.탄소중립,도시재생,사회적고립문제해결등현대사회의복잡한난제들속에서조경은가장유연하고강력한해결책이될수있다. 조경을‘꽃과나무를심는일’로가두지않을때,비로소도시는조경인에게‘공간의마스터’라는권위와역할을부여할것이다.물론꽃과나무를심는일이단순하지않다는것을당당하게주장하고,그것이이사회에미치는편익을계산해내야할것이다.직접발로뛰며시민들과연대하고,예산의흐름을파악하며,의사결정의테이블에강제로라도의자를가져다놓고앉아야하는치열한투쟁의현장이다. 전문가는누군가불러주길기다리는사람이아니다.지역에서한명의주권자로서,그리고정책기획자로서행동을서슴지말아야한다.주민참여예산제부터도시계획심의같은행정의일,지역주민들과소통하며작은정원을만들고화분을내어나누는일모두조경의영역이커지는밑거름이될것이다.아울러그것이결국조경인이살고있는이도시의풍경을어떻게바꾸는것인지,우리의삶을어떻게매만지는지를보여주어야한다. 5.조경의정치가곧조경의내일이다 이미다가온기후변화와초고령사회에서조경의업(業)이가지는가치는더욱거대해질것이다.폭염에대비하는도시의숲과하천정비는필수가됐다.더욱이2026년대한민국은이미초고령사회에진입했다.고립된노인들을위한치유정원은이제선택이아닌사회적처방으로자리잡을것이다.삶의공간을다듬고터전을만드는가장강력한도구가조경인만큼,조경의시대는머지않았다.이시점에조경인이만드는정치가곧조경의미래이며,조경인이제안하는정책이바로시민의행복이다. 정수진/성남시정연구원선임연구위원

[2026 아파트 조경 ②] 최형욱·이용욱 대우건설 책임 “입체설계의 날갯짓, 아파트 조경의 판을 바꾼다”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한쪽에서는AI가설계대안을빠르게뽑아낸다.다른한쪽에서는한때고급조경의상징이던석가산이하자소송리스크와피로감의대상이되고있다.대우건설최형욱책임과이용욱책임이진단한오늘의아파트조경의현실은이두장면의오버랩속에있다.한시대의결산이끝나기도전에다음시대가먼저도착한자리,아파트조경은지금그사이의시간을지나고있다. 아파트조경은언제부터분양경쟁력의큰축이됐을까.최형욱책임과이용욱책임은그출발점을1990년대말에서2000년대초,브랜드아파트의등장에서찾았다.그전까지조경은법적기준을맞추는수준에가까웠다.초기브랜드아파트의경쟁은혁신평면과인테리어등실내에서시작됐지만,이후단지외부경관과조경으로무게중심이옮겨갔다. “이아파트가잘됐냐안됐냐를볼때,외부경관은어떤지,저층부외벽에석재마감을3개층까지했는지5개층까지했는지,나무가얼마나크게들어갔는지,수경시설이얼마나큰지,이런식으로트렌드가형성됐죠.” 브랜드철학의시대를지나‘기후·환경의시대’로 브랜드아파트가10년가량이어지면서조경의양은늘었지만,단지마다결과물은달랐다.같은브랜드라도설계자와현장담당자에따라분위기가달라졌고,브랜드만의일관된철학이잘보이지않았다.건설사들이브랜드철학을조경에담는가이드라인을만들기시작한배경이다. “2010년전후해서거의모든건설사들이가이드라인을만들었어요.양적인팽창은어느정도이뤄졌지만,그것만으로는차별화가어렵다는문제의식이생긴거죠.” 최근아파트조경은또한번의전환점을지나고있다.브랜드정체성에서환경과기후,거주환경의질로옮겨가는흐름이다.계기는코로나19였다.팬데믹은사람들이자신이사는공간을이전보다훨씬예민하게바라보도록만들었다.여기에재택근무와생활방식의변화,하이엔드브랜드의커뮤니티경쟁이맞물리면서카페와도서관,오피스,산책과휴식기능이아파트단지안으로들어오기시작했다. “결국은환경의문제거든요.내가살고있는삶의거주환경문제요.밖에서하던활동들을아파트안으로들어오려는욕구가커진거죠.” 기후에대한관심도훌쩍높아졌다.미세먼지와극한호우에대한경험은도시의일상이더이상안전하지않다는사실을각인시켰다.팬데믹이병균하나로전세계가멈출수있다는위기감을남겼다면,기후변화는그보다더장기적이고전지구적인위험으로다가왔다.나무한그루,포장하나에도기후변화에대응하는방식이요구되는시대가됐다. 2D에서3D로급변하는아파트조경설계 아파트조경설계방식의변화는가장다이내믹하게받아들여질듯하다.평면위에서공간을그리던방식에서건축구조와지형,주변건물까지함께올려놓고검토하는입체설계로이동하고있다.두사람은이변화를‘2차원사고에서3차원사고로의전환’으로표현했다. “지금조경설계현장에서주력을맡고있는설계가들의평균연령대가1990년대생인데,이들은대부분라이노를다룹니다.예전에는평면에서조경부분만따로떼어설계하다보니조경외의공간은충분히고려되지못하는경우가많았습니다.그런데이제는전체베이스를놓고,심지어건물들까지함께띄워놓고검토하기때문에훨씬입체적인설계가가능해졌습니다.” 해외에서는2010년대후반부터입체설계가확산됐고,국내에서도젊은설계가들을중심으로3D설계가빠르게늘면서이미30~40%정도는입체설계로납품되고있다는설명이다.젊은설계가들을중심으로는2D평면은아예그리지않고,처음부터3D에서설계를시작하는흐름이커지고있는데,이는단순히표현도구가바뀌는수준이아니라,그간평면위에서공간을상상하던전통적사고방식이무너지는혁명에가깝다. 여기에AI가결합하면서변화속도는더빨라지고있다.설계자가큰방향을잡으면AI가질감과색감,재료조합을입혀여러대안을제시하는방식이다.설계안이만들어지는속도뿐아니라,설계자가대안을검토하는방식자체도달라지고있다. 입체설계의날갯짓,시공과수목유통을흔들다 “아직까지는3D설계가이미지에그쳐있지만,앞으로는각이미지들이속성값과데이터값을가지는방향으로갈거예요” 3D와AI는단순히보기좋은이미지를만드는도구에그치지않고,시공과유지관리,나아가식재유통방식까지흔들것으로보인다.완성된공간의모든정보가담긴3D파일로도면을받게되면,평면도를읽고단면을따로그려서디테일을풀어내던시공현장의풍경은달라진다.필요한단면은3D모델안에서잘라보면되고,레벨과경계,재료와수목정보는도면안에이미들어있기때문이다.시공자가증강현실장비를쓰면,눈앞실제공간위에3D도면의완성선이겹쳐보이고,경계석위치나레벨,수목규격도현장에서확인할수있다. 식재분야에미치는파장도만만치않을듯하다.지금까지나무를고르는일은시공담당자의경험과감각에많이기대왔다.설계자가떠올린나무와시공자가농장에서골라오는나무사이에는늘간극이있었다.두사람은이지점을조경의대표적인비규격영역으로봤다.그러나수목의형태와크기,수형이데이터화되면설계이미지와가장가까운나무를AI가찾아줄수있다.사람이전국의농장을돌며눈으로확인하던과정이,데이터검색과매칭작업으로대체되는것이다. “조경이제일어려운부분중에하나는식재규격화가안됐다는거예요.하지만전국의나무를데이터화해놓으면,거기서싱크맞는나무,예를들어95%까지맞는나무가어디있는지찾을수있어요.이렇게되면자연스럽게식재규격화가되고,가격도다오픈됩니다.” 경계가무너지고조경의역할이넓어질가능성 대우건설도3D와AI설계를업무에반영하고있다.경관을하나의평면이아니라시점과속도에따라나눠보는방식도도입했다. “경관을쪼개서보자는거예요.탑,바텀,사이드,프론트로나눴어요.빠르게지나가는공간이있고머무는공간이있잖아요.그경관을분리해서각각에맞는가이드라인을작년에만들었습니다.” ESG도중요한축이다.서울정원박람회출품,수달관련정원,재활용소재발굴등이대표적이다.공법측면에서는OSC와UHPC,SRP같은신소재·신공법을검토하고있다.시설물분야도AI회사,로봇회사,시설물회사,건설사가함께움직이는방식으로확장되고있다.일부현장에는AI파고라가적용됐고,유지관리분야에서도로봇도입이검토되고있다. 다만핵심은기술의나열에있지않다.이러한변화속에서조경의역할자체가넓어지고있다는점이다.이용욱책임은“조경이이제는아파트에서나무를심고외부공간을예쁘게꾸미는일이상의역할을하고있다”고했다.조경은더이상단지외부를꾸미는부서에머물지않고,모델하우스와ESG,AI교육,데이터활용까지기술과환경,운영과서비스를연결하는영역으로넓어지고있다. 변화의속도앞에서조경이풀어야할것들 최근아파트조경에서눈에띄는변화중하나는석가산의퇴조와실내정원의부상이다.한때고급단지의상징처럼쓰였던석가산은단지마다비슷한방식으로도입되면서피로감이생겼고,유지관리와하자로인한리스크도적지않았다.반면아파트의커뮤니티공간이커지고복층화되면서복도와전이공간,활용도가낮은실내공간을조경으로채우려는실내정원수요는커지고있다.익숙한고급조경의상징은힘을잃고또다른시대의욕망이단지안으로들어오고있는셈이다.이런익숙한변화들이한장면있는가하면,급변하는사회와기술의변화속에서내몰린조경도다른한장면이다. 이런전환의속도앞에서최형욱책임은건설사간소통부족을과제로꼽았다.기술과사회변화는빠르게밀려오지만,건설사조경담당자들사이의공유와협업은충분하지않다.이제는각자의차별화전략을지키는것만큼이나,기후대응과유지관리,식재와기술도입같은공통의문제를함께논의할자리가필요하다는얘기다. “처음건설사조경협의회회장을맡았을때가장기대했던건건설사들사이의자유로운소통이었어요.그런데막상해보니쉽지않았습니다.각회사마다자기만의조경전략이나차별화포인트를쉽게공개하기어려워하는분위기가여전히있는거죠.” 이용욱책임은소재와식재의선택폭이줄어드는현실을짚었다.시설물과인공자재는늘고있지만,정작조경의본질에가까운자연소재,특히식재의선택지는좁아지고있다는것이다. “소재들이점점줄어들고있다는생각이들어요.시설물이나인공자재들은늘어났지만,자연적인자재나소재들,특히식재에서선택할수있는폭이굉장히줄어들고있어요.결국돈이되는것만생산되는거죠.” 브랜드철학의시대를지나,아파트조경은이제기후와기술,운영과서비스의시대로건너가고있다.그러나변화의속도만큼중요한것은그기술이현장의문제를얼마나함께풀어낼수있느냐다.3D도면과AI설계,로봇유지관리가현장에새로운풍경을만들어가는동안에도식재의선택지는좁아지고,건설사간소통은여전히조심스럽다.기술은빨라지고있다.그만큼현장의문제를함께풀어갈소통은더절실해지고있다.

“해우소에서 DMZ·지리산까지, 한국의 기억을 정원으로 번역하다”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정원은식물을심는공간일까,아니면한사람의기억과한사회의이야기를담아내는언어일까. 지난29일서울내방역인근그룹한갤러리(그룹한빌딩6층)에서열린‘식물토크-봄특강’에서황지해작가(정원디자이너·환경미술가)는‘모퉁이에비추는태양’을주제로강연을진행하며첼시플라워쇼도전과정과작품세계를소개했다.이날강연은한국정원을단순한전통양식이아닌삶과기억,자연에대한태도를담아내는서사적공간으로해석하며한국정원의새로운가능성을제시했다. ‘식물토크’는2021년(2020년기획)부터이어진고정희써드스페이스베를린환경아카데미대표의식물적용학수업을기반으로출발한강연커뮤니티다.현재는이양희천변만화대표,오세훈이듬해대표,김세희씨드폴크대표가주관하여식물적용학의가치와의미를널리알리기위한연속토크쇼로운영되고있다.식물과정원을매개로학습과토론,현장경험을공유하며,식물기반의공간조성과생태적감수성확산을목표로활동하고있다. 식물토크는고정희써드스페이스베를린환경아카데미대표를중심으로이양희천변만화대표,오세훈이듬해대표,김세희씨드폴크대표등이참여하는커뮤니티다.식물과정원을매개로학습과토론,현장경험을공유하며식물기반의공간조성과생태적감수성확산을목표로활동하고있다. 식물적용학은‘식물과함께’정원을만들고도시공간의생태적환경을설계·관리하기위해필요한기초이론과지식을다루는학문분야다.식물지리학,식물형태학,식물사회학과깊은관련성을가지며식물의생태적특성과환경적응성을이해하고이를공간에적용하는방법을탐구한다. 황작가는2011년첼시플라워쇼아티즌가든부문에서‘해우소가는길’로금메달과최고상을수상했고,2012년에는‘고요한시간:DMZ금지된정원’으로쇼가든부문금메달과회장상을받았다.이어2023년‘100만년전으로부터온편지’로다시금메달을수상하며세차례출전모두금메달을거머쥐었다. 황작가는한국정원이세계무대에서주목받기이전부터한국의땅과식물,기억과생태적감각을정원의언어로풀어낸인물로도평가된다. “조경에도,미술에도속하지못했던시간” 강연은화려한수상이력보다도황작가가자신만의정원언어를발견하게된과정에집중됐다. 회화를전공한그는공공미술과환경미술현장을오가며벽화,조형물,쌈지공원,환경미술프로젝트등을수행했다.그러나조경계에서도,미술계에서도완전히받아들여지지못했던시간을떠올리며“조경에낄수도없고회화에낄수도없었다”고회상했다. 그는“어디에도속하지못했던시간이있었기에기존의방식이아닌새로운시선으로식물과공간을바라볼수있었다”며그경계인의시간이오늘의작업을만들었다고말했다. 특히버려진재료를활용한정크아트와환경미술경험은훗날정원을바라보는관점에도영향을미쳤다.그는기존조경의시설물과공간구성방식에의문을품고식물과장소,기억이중심이되는공간을고민하기시작했다고설명했다. 어린시절화장실가던길이세계를움직이다 황작가의첫첼시플라워쇼출전작인‘해우소가는길’은어린시절시골집화장실을오가던기억에서시작됐다. 그는“갈때는무서웠지만돌아오는길에는하늘의별이보이고바람이느껴지고풀이보였다”며“그길은두려움에서해방으로바뀌는길이었다”고설명했다. 정원에는더덕,맹문동,질경이등어린시절주변에서만났던식물들이등장했다.특히더덕에대해서는“더덕향기는어머니손가락향기같다”고표현하며식물이단순한재료가아니라기억과감정을품은존재임을강조했다. 작품은개인의경험을넘어인간보편의감정과자연에대한기억을담아내며첼시플라워쇼심사위원들의호평을받았다. “언어보다중요한것은진정성” 첼시플라워쇼도전과정은결코순탄하지않았다. 황작가는유학비와제작비를마련하기위해수년간현장을뛰었고,언어장벽과문화적차이,식물반입문제,자금부족등수많은어려움을겪었다. 그러나그는“언어가문제일까고민했다”며“우리는고흐의그림을보며그의감정을느낀다.결국진심이담긴이야기는국경을넘어전달된다”고말했다.황작가에게정원은식재기술이나디자인보다먼저이야기를전달하는매체였다. 두번째금메달작품인DMZ정원은한국사회의분단현실과생태적가치를동시에담아낸작품이다. 황작가는해외에서“한국은아직전쟁국가아니냐”는질문을자주받았다고말했다.그는“한국은전쟁국가라는이미지로소비되고있었다”며“DMZ를세계가지켜야할생태유산으로바라보게만들고싶었다”고설명했다. 이어“산과들에는우리가생각하지못하는수많은자생식물과희귀식물이살아가고있다”며“왜세계는DMZ를분단의상징으로만바라보는가에대한질문에서작업이시작됐다”고말했다. DMZ에서식하는희귀자생식물과자연생태계를정원의언어로풀어낸이작품은큰반향을일으켰으며,첼시플라워쇼역사상최초의회장상(President’sAward)이신설되는계기가됐다. 지리산에서발견한공존의철학,‘100만년전으로부터온편지’ 강연에서는황작가의최근작품인‘100만년전으로부터온편지’에대한이야기도소개됐다. 이작품은2023년첼시플라워쇼쇼가든부문금메달수상작으로,지리산자락에남아있는약초꾼의삶과산중약초군락을모티프로삼았다. 황작가는지리산을“나를치유하고성장시켜준영적·정서적공간”이라고표현했다.그는수년간지리산을오르내리며약초꾼들의삶과산림생태계를관찰했고,그경험을바탕으로인간과자연이맺어온관계를정원으로풀어냈다. 작품속에는약초를말리는공간과산중오두막,자생약초군락등이구현됐다.이는단순히지리산풍경을재현한것이아니라오랜시간자연과함께살아온사람들의삶의방식과자연에대한존중의태도를보여주기위한장치였다. 그는“이정원은지리산을흉내낸공간이아니다”며“인간과식물이서로를존중하며살아가는관계를이야기하고싶었다”고설명했다. 이어“우리는식물을이용하고소비한다고생각하지만사실인간역시식물과자연에의존해살아간다”며“자연과인간가운데어느하나가우위에있는것이아니라함께존재하는관계라는점을보여주고싶었다”고말했다. ‘100만년전으로부터온편지’는화려한연출보다한국산지생태계의섬세한식생과장소성을담아낸점에서높은평가를받았으며,관람객들에게자연과인간의공존이라는보편적메시지를전달했다. “한국정원은우리의기억과삶에서시작된다” 강연후이어진질의응답에서는한국정원의정체성과국제경쟁력에대한질문이이어졌다. ‘한국정원을어떻게정의할수있느냐’는질문에황작가는“한국정원은특정한형태나양식을뜻하는것이아니다”며“한국인의삶과기억,자연을바라보는태도에서시작된다”고답했다. 이어“해우소,DMZ,지리산약초군락은모두한국인에게익숙하지만설명하기어려운풍경들”이라며“나는그것들을정원의언어로번역해왔다”고말했다. 또한식물선택기준에대해서는“식물을단순한재료로보지않는다”며“식물하나에도기억과경험이담겨있을때공간은비로소이야기를갖게된다”고설명했다. 정원가를꿈꾸는젊은세대에게는“남들이만든정답을따라가기보다자기만의이야기를찾는것이중요하다”고조언했다. 강연을마무리하며그는“정원을만든다는것은식물을심는기술이아니라삶과기억,장소의이야기를담아내는일”이라며“한국에는세계가주목해야할식물과풍경,그리고이야기가있다.그것을우리만의언어로진실하게풀어낼때한국정원은세계와소통할수있다”고강조했다.

서울숲의 정원은 시간을 따라 다시 읽힌다

[환경과조경김하현기자]서울숲을초록빛으로물들인조경가들이한자리에모여각자의정원에담긴이야기와작품에얽힌뒷이야기를풀어냈다. 한국조경가협회는지난5월27일서울숲동부공원여가센터1층에서‘2026서울국제정원박람회정원컨퍼런스-Spring’의일환으로‘조경가들의선넘는정원토크’를개최했다. 행사는김영민서울국제정원박람회총감독(서울시립대학교조경학과교수)이진행을맡았으며,박명권한국조경가협회회장(그룹한대표)과온수진서울시조경과과장의인사말로문을열었다.이어문성혜,최지은,최윤석,조용준,김승규작가의주제발표와자유토론및질의응답이진행됐다. 박명권회장은인사말을통해“정원은이제단순히자연을감상하는공간에머무르지않고,도시와사람을연결하며대중과소통하는문화적플랫폼으로진화하고있다”고말했다.또한“다섯작가의작품세계에는정원을대하는저마다의깊은철학과‘자연과인간이어떻게조화롭게살아가야하는가’에대한치열한고민이녹아있을것”이라며,“서울숲에서나누는초록빛대화가도시와시민의삶을한층더풍요롭게만드는의미있는출발점이되기를바란다”고덧붙였다. 온수진과장은서울이정원박람회의후발주자로출발했지만,2023년‘정원도시서울’정책발표이후박람회의규모와성격이완전히달라지고있다고설명했다.온과장은“올해는서울숲안의정원전시에머무르지않고성수동등주변지역으로확장하며도시전체와연결되는방향을시도했다”고밝혔다.아울러정원박람회가지속가능한도시의경험으로이어지기위해서는설계와조성뿐만아니라운영·프로그램,기업·기관·지자체간의유기적인협력이뒷받침돼야한다고강조했다. 이어진주제발표에서는다섯명의작가가각자의정원을매개로도시와자연,사람과장소가관계맺는방식을풀어냈다. “류(流)의근원” 첫발표자로나선문성혜작가(이공조경설계와시공대표)는공원과정원을별개의작업으로분리하기보다대상지가지닌시간과공간의맥락을읽어내는일련의과정으로바라봤다.대상의규모는다를지라도장소의본질을찾아가는태도는본질적으로같다는의미다. 문작가가이번정원에서주목한것은바로‘서울의산’이었다.산은도시공간을형성하고약초와먹거리를제공하며풍류와삶의배경이되어온경관으로,한국인의정서와문화형성에깊이관여해왔다.그는이같은산의감각을정원으로옮겨오기위해어수리,도깨비부채,우산나물,공작고사리,누리장나무,박태기나무등을식재했다. 이식물들은화려한색으로시선을끄는대신이름과생김새,냄새와쓰임을알아갈수록정원을깊이있게들여다보게만드는단서가된다.문작가는관람객이식물하나하나를발견하며정원을다시상상하기를기대했다.그에게정원이란작가가완성된장면을일방적으로보여주는곳이아니라,보는이가식물과장소의이야기를따라가며능동적으로읽어내는공간이었다. “다종적마주앉기” 최지은작가(스튜디오초신성소장)는도시에서쉽게잊히거나소외됐던‘인간너머의존재’들을정원의중심으로불러들였다.그의정원은사람이점유하는잔디밭과자연에게온전히내어준숲사이에서나무와토양,풀,새,곤충,버섯등다양한생명의관계망을드러내는방식으로조성됐다. 최작가는기존수목의뿌리보호구역을설정하고,공사과정에서중장비진입을제한하는등이미그곳에자리잡고있던존재들의생존조건을설계의최우선축으로삼았다.토양조사와식재기반개선,서울숲에서버려지는낙엽의활용역시정원을새롭게장식하기위한수단이아니라장소내부의순환체계를회복하는과정으로설명됐다. 서울숲가족마당에서자라던풀과작은생명들을관찰하고일부옮겨심은과정도소개됐다.정원에놓인긴의자는관람객이이들존재와눈높이를맞추며함께머물도록이끄는장치다.최작가에게정원은인간만을위한감상의대상이아니라,다양한생명이각자의방식으로공존하는장소였다. “스타프렌즈정원[마녀의정원;숨은마법찾기]” 최윤석작가(그람디자인대표)는KB국민은행과서울그린트러스트가협력해조성한기업정원을통해‘어린이정원’의새로운가능성을제시했다.그의발표는기업정원을단순한브랜드홍보공간이아니라,기업의후원이시민과어린이의의미있는정원경험으로이어지는선순환의장으로바라보는데초점을맞췄다. 최작가는어린이정원이놀이터와어떻게다른지에주목했다.놀이시설중심의공간과달리정원은아이들이흙과나뭇가지,식물의형상과질감등자연물을직접만지고관찰하며자연에대한흥미와생태적감수성을키울수있는공간이라는설명이다.특히정원에도입한‘마녀의정원’이라는서사는아이들이공간을더유심히살피고,숨은요소를찾아내며상상력을발휘하도록돕는장치로작동했다. 그는기존정원의분위기를살리면서수작업으로제작한오브제와풍성한이야깃거리를더해어린이정원을조성했다.최작가에게어린이정원은보기좋게꾸며진공간을넘어,아이들이끊임없이궁금해하고상상하며뛰어놀수있는경험의장이었다. “머무는선” 조용준작가(CA조경기술사사무소소장)는공원안에놓인정원이어떻게또다른세계를구축할수있는지를설명했다.그는미셸푸코의‘헤테로토피아(Heterotopia)’개념을빌려,정원을현실세계내부에만들어지는이질적이면서도매력적인공간으로바라보는관점을소개했다. 이러한생각은‘선’이라는장치로구체화됐다.조작가는공원을공공을위한정원으로전제하고,그안에들어서는정원이공원의기능을유지하면서도독립된세계를형성해야한다고설명했다. 이를위해처마와대청마루를연상시키는얇은선요소를도입해바깥의공원과안쪽의정원을유연하게나누고연결했다.관람객은이경계위에머물며한쪽으로는잔디마당을,다른한쪽으로는정원을바라보게된다.기존대지에있던층층나무가남긴풍경도장소성의일부로남겼다. “시로쓰는정원[詩庭]” 김승규작가(상선조경대표)는전주의옛풍경과고유의풍류문화를서울숲의정원으로옮기는과정을공유했다.김작가는전주를산과들,물이만나는도시로소개하며,전주의맛과멋역시이러한산수의감각속에서형성됐다고봤다. 정원의출발점은「승금정시회화첩」이었다.19세기전주덕진연못의풍경과승금정에서열린시회장면을기록한사료다.김작가는화첩속그림과시구를단서삼아전주의역사적경관과풍류문화를서울숲내에다시구현했다. 정원은연지대,송림대,취향대,풍월대등네개의공간으로구성됐으며,화첩에등장하는식물과경관요소를바탕으로각장면을연출했다.아울러화첩의글씨를바탕으로표지석을제작하고원본크기의화첩이미지를배치해관람객이정원의뿌리가된기록을직접읽을수있도록했다.여기에전주와서울의우호정원이라는상징성을더해청매와홍매가한나무에서피어나는연리매화나무를심어의미를더했다. 이어진자유토론에서는정원이관람객에게어떻게읽히고,박람회가끝난이후어떤방식으로지속될것인가에대한논의가오갔다.참석자들은QR해설이나짧은안내문만으로작가의의도와정원에담긴서사를충분히전달할수있는지,향후존치되는정원의장소성을어떻게유지할것인지에대해질문을던졌다. 이에작가들은설명없이감각적으로받아들이는직관적경험과,식물과장소의내러티브를알때더깊어지는경험이상호보완적으로필요하다는의견을나눴다.정원은단한번의관람으로모두이해되는대상이아니라시간의흐름에따라식물이변화하고관람객의사유가더해질때비로소‘다시읽히는공간’이라는공감대가형성됐다. 토론은서울국제정원박람회의확장방향으로도이어졌다.김영민총감독은정원이전시와닮은측면이있지만,시간이지나며스스로변화한다는점에서다른장르라고짚었다.박람회전체의통일성과다양성에대해서는‘서울류(流)’라는주제를공유하되,이를하나의정형화된이미지로가두기보다여러감각과언어가공원안에서공존할수있도록했다고설명했다. 작가들은올해박람회가서울숲을넘어도시공간으로확장된점을긍정적으로평가하면서도향후정원의존치와철거,유지관리및운영에대한명확한기준이함께마련돼야한다고강조했다. 이번토크쇼는‘선넘는’이라는제목처럼엄숙한발표형식에서벗어나작가들이각자의경험과생각을자유롭게나누는유쾌한자리로마련됐다.이날조경가들의대화는정원이조성된순간완결되는결과물이아니라작가의의도와장소의기억,식물의변화,관람객의경험이겹쳐지며시간속에서계속읽히고해석되는공간임을보여줬다.

“정원은 도시를 어떻게 바꾸는가”… 서울국제정원박람회, 도시브랜드와 공공정원의 미래 논의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서울시가추진중인‘서울국제정원박람회’의방향성과도시속정원의역할을논의하는자리가마련됐다. 서울시는28일동부공원여가센터1층에서‘정원박람회와도시브랜드’를주제로‘서울국제정원박람회정원컨퍼런스Spring’을개최했다.이날행사에서는서울국제정원박람회의기획의도와도시공간속정원의공공적의미,기후위기대응과도시재생전략,시민문화와도시브랜드형성과정등이폭넓게논의됐다.특히해외초청작가인앙리바바(HenriBava)아장스테르대표와국내초청작가이남진바이런대표는각각유럽과서울성수동사례를바탕으로도시와정원의관계를해석하며공공정원의새로운가능성을제시했다. 컨퍼런스는이가영서울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그린디벨롭먼트대표)의사회로진행됐으며,김영환서울시정원도시국장과이유미서울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장의인사말에이어김영민서울국제정원박람회총감독(서울시립대학교조경학과교수)의기조발표,앙리바바대표와이남진대표의주제발표,자유토론및질의응답순으로이어졌다.신명진서울대학교환경계획연구소선임연구원은앙리바바대표의해외초청정원조성코디네이터로참여해이날통역을맡았다. 김영환서울시정원도시국장은인사말에서“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시민들의기대이상반응을얻고있다”며“정원박람회는단순한전시를넘어시민들이정원의의미를더깊이이해하는계기가돼야한다”고말했다.이어“처음조성한정원의품질을유지하는것도중요하다”며“10월말까지최선의관리와운영을이어가겠다”고밝혔다. 이유미서울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장은“오늘컨퍼런스는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앞으로세계가주목하는박람회로나아가기위한중요한자리”라며“정원박람회가지속적으로아름답게이어질수있도록관심과참여를부탁드린다”고말했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공원업그레이드프로젝트” 기조발표를맡은김영민총감독은해외주요정원박람회사례와비교하며서울국제정원박람회의특징을설명했다.그는“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독일식도시재생형정원박람회모델에가장가깝다”며“서울의기존공원을대상으로정원을통해미세하게업그레이드하는방식”이라고설명했다. 김감독은첼시플라워쇼,프랑스쇼몽국제가든페스티벌,독일BUGA(연방정원박람회)·IGA(국제정원박람회)등을언급하며“해외박람회상당수는전시이후철거되는구조지만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대부분존치되는특징이있다”고말했다.이어“정원을철거하지않고유지·관리체계로연결하는것은지속가능성측면에서도의미가있다”고덧붙였다. 또한그는최근서울국제정원박람회의특징으로‘기업정원’을꼽았다.김감독은“기업들은브랜딩의달인”이라며“ESG경영흐름과맞물리면서기업정원이서울국제정원박람회의새로운특징이됐다”고설명했다.이어“포켓몬정원처럼시민들이몰리는사례가나타나며정원박람회의대중적확장가능성을보여줬다”고평가했다. 다만지나친시설물중심연출에대한우려도언급했다.그는“특정시기에는‘정원박람회가아니라시설물박람회같다’는고민도있었다”며“지난해부터식물중심으로방향을조정하고벽체높이를제한하는등정원의본질에집중하려했다”고설명했다. 앙리바바“기후위기시대,조경가는가장앞에서대응하는사람” 해외초청작가로참여한앙리바바아장스테르대표는기후위기시대도시와정원의역할을중심으로발표를진행했다.그는“우리는하나의행성을공유하고있으며모든것은상호영향을주고받는다”며“기후변화속에서조경가는가장앞에서대응법을찾아야하는사람들”이라고말했다. 앙리바바는프랑스낭트,파리,베르사유등의프로젝트사례를소개하며‘자연의회귀’를핵심개념으로제시했다.특히낭트프로젝트에서는과거강의흔적을드러내는선형공원을조성해도시와자연의관계를회복하려했다고설명했다.그는“중요한것은자연을다시도시로침투시키는것”이라며“인간의활동공간과생태시스템이공존하는구조를만들어야한다”고강조했다. 또한그는도시인프라전환필요성도언급했다.“파리는지난15년간차도를줄이고자전거도로를늘렸다”며“이과정은많은비판을받았지만결국도시문화자체를변화시켰다”고말했다.이어“서울처럼복잡한도시도무엇을바꿀수있는지부터전략적으로접근해야한다”고조언했다. 이남진“정원은사람을위한공간이어야” 국내초청작가인이남진바이런대표는서울성수동을대상으로한자신의정원작업을소개했다.그는“성수동은이제웨이팅자체가문화가된공간”이라며“기다림이라는도시경험을정원안에서어떻게긍정적으로바꿀수있을지고민했다”고말했다. 이대표는국내초청정원대상지였던구두테마공원이주변상업공간과달리지나치게비어있고활용되지못하고있다는점에주목했다고설명했다.그는“성수동은매우밀도높은도시가됐지만잠시쉬고머물공간은부족했다”며“사람들이기다리고쉬고즐길수있는정원을만들고싶었다”고밝혔다. 특히기존공원의이용방식에대한비판적시각도드러냈다.그는“우리나라공원은좋은숲과그늘은못들어가게막아놓고오히려뜨거운포장공간만걷게만드는경우가많다”며“이제는잘자란숲을시민들이실제로들어가활용할수있는시점”이라고말했다. 또“서울의공공정원은단순히보기위한쇼가든을넘어도시의일상과연결되는‘마당같은정원’이돼야한다”며“사람이주제가되는정원을만들고싶었다”고강조했다. “정원은도시갈등을완화하는공공플랫폼” 이어진자유토론에서는한국사회에서정원문화가확산되는배경과공공정원의사회적역할에대한논의가이어졌다.김영민총감독은“한국은아파트중심주거문화로인해정원을개인적으로소유하기어려운구조”라며“정원박람회는시민들이좋은정원을경험하고정원문화를학습하는공공플랫폼역할을한다”고설명했다. 앙리바바대표는서울국제정원박람회의인상으로“창의성과다양성,그리고유머가공존하는공간”이라고평가했다.그는“예상치못한연결과놀라움이존재하는점이한국적특징으로느껴졌다”며“이런다양성을수용할수있는공원의구조적힘이중요하다”고말했다. 이남진대표는정원이도시문제해결에도기여할수있다고강조했다.그는“정원은도시미관개선뿐아니라범죄예방과세대통합에도기여할수있다”며“정원은남녀노소모두가함께즐길수있는드문공간”이라고말했다.이어“서울의정원도시는단순한녹지정책이아니라도시사회문제를해결하는플랫폼으로접근할필요가있다”고덧붙였다.

[다시 보는 전주정원산업박람회 ②] 산업과 정원 사이, 그 가능성을 보다

“정원은이제감상의공간을넘어산업의플랫폼이되고있다” 정원박람회는더이상단순히꽃을전시하는행사가아니다.최근의정원박람회들은도시의공간을재해석하고,지역문화를연결하며,나아가산업과소비를이어주는플랫폼의역할까지수행하고있다.그런흐름속에서전주정원산업박람회는분명다른박람회와구별되는방향성을만들어가고있었다. 서울정원박람회가도시공원의재해석과공공성에집중한다면,전주정원산업박람회는보다현실적인산업구조안에서생산자와소비자가직접만나는‘정원시장’의성격이강하다.식물을보고즐기는것을넘어실제로구매하고,정보를교류하며,정원문화를생활속소비로연결시키는흐름이자연스럽게형성되고있다는점에서전주정원산업박람회는분명자신만의정체성을만들어가고있었다. “공간의분리는콘텐츠를나눴지만,사람또한분산시켰다” 올해박람회는전주월드컵광장야외무대와덕진공원이라는두개의공간을중심으로진행됐다.덕진공원에서는코리아가든쇼와연계된작가정원,기업동행정원,우호교류정원등이조성됐고,전주월드컵광장야외무대에서는식물판매와정원산업관련부스중심의산업박람회가운영됐다. 공간을이원화한구성은각프로그램의성격을구분해보여준다는장점도있었지만,반대로관람객과참여인원을분산시키는결과로이어졌다는현장의목소리도적지않았다.특히현장에서는“작년보다전체적인밀도가약해졌다”는이야기가많이들렸다. 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라는타이틀아래예산또한확대된것으로알려졌지만,실제현장에서체감되는콘텐츠의풍성함은기대에비해다소아쉬웠다는평가도있었다.물론선거시기와맞물리며행사운영자체가조심스럽게진행될수밖에없었던외부적상황도있었겠지만,결국관람객입장에서중요한것은현장에서체감되는경험의밀도다. 오히려산업박람회와코리아가든쇼가동일시기에다른장소에서진행되기보다,시기를나눠순차적으로진행됐다면관람객들이더오랜기간정원문화를경험하고머무를수있는구조가되지않았을까하는아쉬움도남는다. “시간이쌓이며정원도공간도성숙해지고있었다” 그럼에도올해전주정원산업박람회가보여준강점은분명존재했다.무엇보다회차를거듭하며기존에조성된시민정원과작가정원의식재가안정적으로활착됐고,공간전체의완성도또한높아졌다는점이다. 단발성행사처럼소비되는것이아니라시간이흐르며공간자체가성숙해지고있다는점은전주정원산업박람회가가진중요한자산이다. 또한단순한판매중심행사를넘어시민들이직접공간을체험하고머무를수있는프로그램들이강화된점도인상적이었다.그늘공간을활용한맨발걷기공간,아이들을위한정원사체험프로그램,그물놀이터같은요소들은단순히식물을구매하기위해방문한사람들뿐아니라가족단위관람객이오랫동안공간에체류하도록만들었다. 결국박람회는단순히전시를보는공간이아니라,사람들이오랜시간머물며경험을축적하는장소여야한다.그런측면에서체류환경에대한고민은앞으로더욱중요해질것이다. “카트에담긴식물은소비가아닌문화처럼보였다” 특히인상적이었던장면은카트를끌고다니며식물을구매하는풍경이었다.마치시장에서장을보듯카트안에식물을담아이동하는모습은다른정원박람회에서는쉽게보기어려운전주만의독특한문화처럼느껴졌다. 작은포트식물뿐아니라무게감있는관목류와화분식물까지카트에담아이동하는모습은단순한구매행위를넘어정원과식물이시민의일상속소비문화로자연스럽게연결되는장면처럼보였다. 다만현장에서는카트수량이부족해일부관람객들만이를이용할수있었다는아쉬움도함께들려왔다.실제로카트를사용한관람객들은훨씬편하게식물을둘러보고구매할수있었고,결과적으로판매자와생산자들의판매구조에도긍정적인영향을줄수있는요소였다는점에서아쉬움은더욱크게느껴졌다. 어쩌면이런부분은거대한시설투자보다도적은예산으로현장의체감만족도를크게높일수있는요소일수있다.결국박람회의완성도는거대한연출보다관람객이실제로경험하는작은디테일에서결정되기도한다. “작은디테일하나가박람회의기억을만든다” 지난해에는행사스태프와참여자들에게모자와앞치마가지급되며행사장전체에통일된분위기를만들어냈다면,올해는예산문제로배지만지급됐다고한다. 작은요소처럼보일수있지만,이런시각적통일감은행사전체의브랜드이미지를형성하는데상당한역할을한다.올해행사주컬러였던노란색과보라색을활용한모자만이라도유지됐다면,드론촬영이나현장이미지속에서훨씬강한상징성을만들어낼수있었을것이다. 꽃사이를움직이는노란색과보라색의흐름은그자체로하나의장면이될수있기때문이다. “새로운공간은박람회의가능성을확장시켰다” 올해는그동안공사가진행중이던드론센터공간이완공되면서새로운가능성도보여줬다.내부에서는컨퍼런스와사진전이진행됐고,실내정원형식의공간연출또한시도됐다. 무엇보다의미있었던점은그공간이단순한전시공간이아니라기업과기관,업체관계자들이실제로만나이야기를나눌수있는B2B공간으로활용됐다는점이다. 현장실무자들의이야기에따르면이러한공간활용역시자연스럽게이뤄진것이아니라여러차례논의끝에어렵게마련된구조였다고한다.그렇기에더욱의미가있었다.앞으로는이런공간들이단순한부속공간이아니라박람회의핵심기능중하나로적극활용될필요가있다. “이제는B2C를넘어B2B의구조를만들어야할시점이다” 무엇보다이번박람회를보며가장크게느낀점은,전주정원산업박람회가이제소비자와생산자의만남이라는구조는어느정도자리잡았다는것이다. 실제로소규모농가나생산자들은판매와홍보측면에서긍정적인효과를체감하고있었고,내년에도다시참여하고싶다는이야기를많이했다. 하지만반대로대형업체나기업의입장은조금달랐다.현장에서의직접판매보다는브랜드홍보목적이더강했던만큼,과연내년에도참여할만큼의실질적인효과가있었는가에대해서는다소신중한분위기도존재했다. 이런부분에서올해진행된B2B프로그램은작은가능성을보여줬다고생각한다.기업과관공서,업체관계자들이만나이야기를나누는자리가마련됐고,비록규모는크지않았지만산업박람회가앞으로어떤방향으로발전해야하는지에대한힌트를보여줬다. 앞으로전주정원산업박람회가한단계더성장하기위해서는바로이지점을강화할필요가있다.단순히식물을판매하는박람회를넘어기업과기업,생산자와기관,설계와시공,유지관리와자재산업이서로연결되는구조를만들어야한다. 보다체계적인B2B프로그램과네트워킹,산업세미나와실질적인비즈니스미팅구조가갖춰진다면지금까지참여를고민하던기업들또한새로운가능성을보고박람회에참여하게될것이다. “박람회의미래는결국참여자들의피드백속에서완성된다” 전주정원산업박람회는해를거듭하며분명자신만의색을만들어가고있다.예산의크기에따라콘텐츠의밀도와연출방식은달라질수있겠지만,결국이박람회의가능성은단순히대행사의기획력에만있는것이아니다. 이공간에참여하는생산자와기업,작가와시민들이어떤방식으로연결되고협업하느냐에따라박람회의방향은훨씬더확장될수있다. 그리고무엇보다중요한것은박람회가끝난이후다.실제로참여했던업체와기업들의이야기를듣고,현장의피드백을다음해운영에반영하는과정이반복될때박람회는더욱완성도높은구조로성장할수있다. 내년의전주정원산업박람회는단순히더큰행사가되기보다,지금드러난장점과아쉬움을정교하게다듬어가는과정이됐으면한다.생산자와소비자의만남을넘어산업과산업이연결되고,정원이도시와문화,그리고사람을이어주는플랫폼으로성장해가는모습이전주에서계속이어지기를기대해본다. 김기범/윤토이사

[자연자본 시대의 생태복원 ⑩] 수달 서식처 조성을 위한 계획·설계의 방향

수달이돌아오고있다.정확히는수달이다시보이기시작했다는표현이맞겠지만,오랫동안우리하천에서사라졌던이작은포유류의흔적이최근몇년사이도심하천곳곳에서포착되고있다는것은생태복원분야에몸담고있는입장에서여간반갑고또무거운소식이아니다. 반가운이유는분명하다.수달이돌아온다는것은그하천이어느정도회복됐다는생태적신호이기때문이다.생태계가회복되고수질이나아지며,수달이은신할수있는환경이조성되고있다는뜻이기도하다.그런데왜무겁냐하면,그회복이아직너무더디고불안하기때문이다.일부국가하천에서는수달흔적이확인됐지만,바로수백m하류에는콘크리트호안이이어지고교량부에는이동단절구간이그대로남아있다.수달입장에서는겨우발을디딜수있는환경이지,안정적으로서식하고번식할수있는환경과는거리가먼것이현실이다. 수달이라는종,왜이종이어야하는가 수달은식육목족제비과수달속의포유류다.우리나라에서는천연기념물이자기후에너지환경부멸종위기야생생물I급으로지정돼있고,IUCN적색목록에서는준위협,한국적색목록에서는취약으로분류돼있다.주로하천과호소,습지를중심으로활동하며,어류가먹이의70%이상을차지한다. 수달을목표종으로설정하는데에는단순히희귀하거나귀엽기때문이아닌,분명한생태학적이유가있다.수달은먹이사슬최상위에위치하는정점포식자이면서동시에하천생태계의건강도를평가하는지표종이고,수생생태계의먹이사슬을균형있게조정하는핵심종이다.수질이악화되거나먹이생물밀도가떨어지면그변화를가장먼저,가장뚜렷하게드러내는종이다.역으로수달이안정적으로서식한다는것은그하천의먹이사슬전반이건강하게작동하고있다는의미가된다. -행동권과이동특성 수달의행동권은하천길이기준으로수컷은약15㎞,암컷은약7㎞에달한다.하루에도수㎞이상을이동하며먹이활동을하고영역을이동한다.또한어느한지점에은신처를만들어도그지점으로이어지는이동경로가단절돼있으면수달은그공간을이용하지못한다.서식처조성은점(點)이아니라선(線),그리고궁극적으로는면(面)의개념으로접근해야하는이유가바로여기에있다. 또한수달은짝짓기(주로1~2월)와새끼양육기(봄철이후약4개월)에특히외부간섭에예민하다.이시기에은신처주변에서지속적인소음이나인공조명에노출되면새끼를버리거나영역을이탈하는사례가보고된다.설계·시공일정을잡을때이생태적리듬을반드시반영해야한다. -수달서식확인방법 수달의존재여부는직접관찰보다간접흔적조사가훨씬효과적이다.수달은야행성이고경계심이강해낮에눈에띄는경우가드물다.대신일정한장소에배설흔을남기는습성이있어,바위위나여울주변의높은지점을중심으로정기적인흔적조사를진행한다.간혹하천변사람이이용하는동선주변에서도배설흔을확인할수있으며,이를통해서식여부와대략적인행동권범위를파악할수있다. 최근에는환경DNA(eDNA)분석기법을활용해수달이다녀간수체(水體)에서유전자정보를추출하는방식도활발하게적용되고있다.무인카메라트랩과병행하면서식확인의정확도가크게높아진다.서식처조성사업을시작하기전에이러한기초조사가충분히선행돼야한다는점은아무리강조해도지나치지않다.현장상황을모르는채로도면을먼저그리는것은환자를보지도않고처방전을쓰는것과다를바없다. 하천을생태축으로읽는법 다양한생태복원사업중수달을목표종으로서식처를조성할때가장먼저해야할일은해당하천구간의도면을확인하는게아니라,수달의이동특성을반영한유역전체의생태축지도를보는것이다.수달의이동특성을생각하면,단일구간에서식처몇곳을조성하는것이의미있으려면그구간이상·하류생태축과어떻게연결되는지가먼저파악돼야한다. 우리나라하천정비의역사를돌아보면1970년대이후본격화된하천정비사업은치수기능에절대적우선순위를뒀다.단면을키워하천의통수단면적을확보하고,하천바닥을콘크리트로포장했으며,사면부와수충부를호안블록으로조성했다.이과정에서자연형하천이가진여울과소의반복구조,수변식생대의다층구조,하중도와습지의완충기능은대부분훼손됐다. 1990년대이후생태하천복원이시작됐지만,초기에는식재와경관조성중심의피상적접근이나이용자중심의산책로·휴게공간조성이많았다.수리·수문학적특성이나생물이동기능을고려하지않은채치수목적위주로추진된사례도적지않았다. -단절구간의문제 수달이동을방해하는구조물중가장대표적인것이보(洑)와낙차공등의콘크리트구조물구간이다.보는어류이동을막는것으로잘알려졌지만,수달에게도장벽이된다.특히낙차가크고배수로나물받이구조물이설치된보주변에서는수달이보를우회하거나도로를건너다로드킬을당하는사례가종종발생한다. 따라서계획단계에서는사업구간내단절요인을목록화하고,각각에대한개선가능성과우선순위를검토하는과정이반드시포함돼야한다.기존하천정비사업에서흔히사용하는평면도위주의계획방식으로는이문제를잡아내기어렵다. -구간별기능배분-이용과보전의공간적분리 수달서식처조성에서흔히놓치는부분중하나가구간별기능배분이다.도시하천은주민들의이용수요가높은공간이기때문에사업전체를생태보전중심으로계획하기는현실적으로어렵다.이갈등을해소하는방법이구간별기능분리다. 대략적인원칙은접근성이좋고이용수요가집중되는구간은협력구역으로계획하되,생태적으로민감한구간,즉기존식생군락이잘보전된구간이나수달흔적이확인된구간은핵심구역으로설정해인위적시설설치를최소화하는것이다.이두구간사이에는완충녹지를배치해이용압력이핵심구역으로직접전달되지않도록한다. ‘설계’수달의행동을고려해도면을그려야한다 설계는계획의방향을공간과재료로구체화하는과정이다.수달서식처설계에서가장고민되는부분은“은신처를어디에,어떤구조로만들어야하느냐”라는것이다.그러나그동안의경험과생태자문,다양한자료를찾아본결과정답은은신처는만드는것이아니라남기는것이었다.기존하천수변지역에오래된버드나무군락이있고뿌리부가노출돼있다면,그자체가최고의은신처다.설계자가할일은그것을지키고확장하는것이다. 물론이미훼손된구간에서는인위적으로서식처를조성해야하지만,이경우에도수달이무엇을,어떤곳을이용하는지고려해야한다.수달이자연상태에서이용하는구조물은수목뿌리부,암반틈,호안의굴,갈대·줄군락내부,유목퇴적구간등이다.이구조를현장재료와식생으로최대한재현하는것이설계의핵심이다. -은신처설계원칙 자연형은신처설계에서가장중요한요소는외부시야차단과침수대응높이설정이다.수달은신처는외부에서내부가들여다보이지않아야하며,가장자주발생하는수위기준보다20~30cm높은위치에건식공간이확보돼야한다.침수가반복적으로일어나는구간에은신처를놓으면수달은그공간을외면한다. 자연석구조를활용할경우돌과돌사이의공극이충분히확보돼야한다.틈이너무작으면수달이진입하지못하고,너무크면외부노출이심해진다.심하면돌틈사이에끼여죽는경우도발생한다.몸통너비기준으로약15~20cm의진입구폭이적절하다.깊이는최소80cm이상을확보해내부에독립된공간이형성되도록해야하며,천적및외부요인으로부터피신할수있는별도의동선도필요하다. -수리·수문학적조건과환경설계 수달서식처설계에서은신처만큼,또는그이상으로중요한것이먹이환경이다.아무리좋은은신처를만들어도반경2~3㎞이내에먹이가충분하지않으면수달은그구역을거점으로삼지않는다.먹이환경조성은결국수리·수문학적조건개선과직결된다. 하천구간내여울-소구조를복원하고,소구간에적정수심(1.0~2.0m)을확보하며,여울구간에는자연석과유목을배치해어류의산란공간과은신처를만드는것이먹이환경개선의핵심이다. -식생설계의디테일 수변식생설계는종선정(選定)보다군락구조설계가더중요하다.수달서식에유리한식생구조는크게세층위로나뉜다.수면부에는마름,연꽃등부엽식물이일부자리를잡아수면을덮어주고,수변지역에는갈대·줄·부들등정수식물이조밀한군락을형성한다.그뒤수변사면부에는버드나무류·오리나무·물박달나무등교목층이이어지는구조다.이세층위가연속적으로이어질때수달이안심하고이용하는수변서식처가완성된다. 식재계획을수립할때주의할것은수달서식처와외부산책로사이의차폐식생대다.이구간에는상록수종이나밀식가능한수종을활용해연중차폐효과를유지하는것이중요하다.낙엽수만으로식재하면겨울철에차폐기능이떨어지고,이시기가수달의번식기와겹친다는점을고려해야한다. ‘유지관리’가장쉽게무너지는지점 수달서식처조성사업에서유지관리는가장중요하지만가장소홀하게다뤄지는영역이다.예산구조상조성비는확보돼도유지관리비는별도책정이안되는경우가많다.대부분의유지관리비는식생유지관리인제초와풀베기등만수립되는경우가많고,담당부서가바뀌면서관리방향이흔들리기도한다.그러나생태복원사업에서유지관리를처음2~5년동안제대로하지않으면조성된서식처는급격히황폐해진다.특히식생관리가핵심이다. 수달서식처구간에서는전면적인제초를지양하고,핵심구역내식생은자연천이를허용하는방향으로관리해야한다.반면이용구간의생태계교란및외래종이핵심지역으로침입하지않도록경계부관리는철저히해야한다. 하천수위변화에따른이동통로기능확인도필요하다.홍수이후퇴적물이이동통로바닥에쌓이거나유목이통로를막는경우가생기는데,이를방치하면이동통로기능이상실된다.매년홍수기이후점검을정례화하는것이좋다. 수달이돌아오는하천,그것이가리키는방향 수달이돌아오는하천을만든다는것은결국하천이하천다워지도록되돌리는일이다.수달만을위한은신처몇개와환경을조성하는게아니라,그하천의수리·수문구조를되살리고식생을복원하며사람의이용압력을조절해생물이살아갈수있는공간을회복하고공존하는과정이다.수달은그과정이제대로되고있는지를가장정직하게보여주는거울같은존재다. 생태복원사업을수행하는현업에서느끼는부분은수달서식처조성이다른생물종의서식환경을조성해주는것뿐만아니라,도입또는확장하는종의이해를통해전체의계획과설계,시공,관리방식을바꾸는계기가됐으면한다는점이다.수달이살수있는하천을설계하는것은어렵지만,그어려움을감수할만한가치가충분히있다.수달이살수있다면그하천은사람에게도건강한공간이된다.기후위기와생물다양성위기의시대,하천설계의기준을다시세울때가됐다.수달의귀환은그시작을알리는신호다. 진병섭한국생태복원협회계획·설계분과위원장/그린포엘상무

“부산의 30년 꿈, 국가도시공원”…낙동강하구 현장에서 가능성을 묻다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부산시가낙동강하구를대한민국대표국가도시공원으로조성하기위한본격적인행보에나섰다. 부산시는지난5월19일부터20일까지이틀간부산역인근회의실과을숙도일원에서‘낙동강하구국가도시공원전문가초청팸투어’를개최하고,전국의조경·도시·환경분야전문가들과함께지정전략과콘텐츠방향을논의했다. 이번행사는오는8월시행예정인개정「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에대응해부산의준비상황을공유하고,국가도시공원지정당위성과차별화전략을점검하기위해마련됐다.참석자들은첫날정책설명과토론을진행한뒤,둘째날에는을숙도현장을직접둘러보며생태적가치와활용가능성을체험했다. 도시와자연,사람과철새를잇는‘새로운연결의공원’ 행사첫날부산시공원도시과는낙동강하구국가도시공원추진경과와향후전략을상세히소개했다. 이동흡부산시공원도시과장은“부산은1999년‘100만평공원만들기운동’에서출발해30년가까이국가도시공원제도도입을준비해온도시”라며“법제정과개정과정에서도부산이가장주도적인역할을했다”고강조했다. 국가도시공원제도는당초300만㎡이상,전체부지의지방자치단체소유확보등현실적으로달성하기어려운조건으로인해제도활용이어려웠다.그러다지난해법개정을통해면적기준이100만㎡이상으로완화되면서전국여러지자체가국가도시공원지정에관심을보이고있다. 부산시는기존558만㎡규모의낙동강하구근린공원중을숙도와맥도일대약230만㎡를국가도시공원대상지로재정비하고있다. 부산시가제시한핵심비전은‘새로운연결의공원’이다.낙동강하구국가도시공원은▲동부산과서부산▲사람과자연▲과거와미래▲생태와문화▲도시와강을연결하는플랫폼으로구상되고있다. 부산시는기존생태공원의한계를넘어철새서식지보호와시민이용을양립시키는공존모델을구현하겠다는계획이다. 이과장은“지금까지는사람과자연을분리하는방식이었다면앞으로는서로배려하며공존하는구조를만들고자한다”며“생태적가치와도시공원기능을동시에실현하는것이목표”라고설명했다. 계획안에는생태예술원,메모리얼힐,정원힐,보행교,전망대,셔틀이동수단등이포함돼있으며,부산현대미술관과국립자연유산원유치계획도연계되고있다. 을숙도,훼손의역사에서복원의상징으로 둘째날팸투어는을숙도내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시작됐다. 참석자들은에코센터관계자로부터을숙도의형성과생태적가치,그리고과거훼손지를생태공간으로복원해온과정을들었다. 을숙도는한때파밭과분뇨처리장,쓰레기매립장으로활용됐던장소다.그러나지속적인복원사업을통해현재는핵심보전지구,완충지구,교육·이용지구로구분된대표적인도시생태복원사례로탈바꿈했다. 서진원낙동강하구에코센터센터장은“규제가많다는것은그만큼지켜야할가치가크다는의미”라며“을숙도는우리나라에서가장큰규모의큰고니월동지이자동아시아-대양주철새이동경로(EAAF)의핵심거점”이라고설명했다. 현장설명에서가장큰관심을받은사례는큰고니‘여름이’이야기였다. ‘여름이’는동물원에서태어난뒤을숙도에서야생적응훈련을거쳐러시아번식지까지약2300㎞를이동한국내첫사례다. 서진원센터장은이사례를통해인간과자연의공존가능성과을숙도의국제적생태가치를효과적으로보여줄수있다고소개했다. 참석자들은“이자체가가장강력한스토리텔링콘텐츠”라며높은관심을보였다. 전문가들“스토리텔링과브랜딩이결정적” 전문가들은부산시의준비수준에대해긍정적으로평가하면서도,국가도시공원으로서의명확한메시지와브랜딩전략이필요하다고조언했다. 조경진서울대학교환경대학원교수는국가도시공원이단순한생태보전사업에머물러서는안된다고강조했다. 조교수는“생태적가치위에문화·역사·예술이라는다층적레이어가더해져야국가도시공원만의차별성이생긴다”며“부산현대미술관,국립자연유산원과같은상징적시설이연계된다면을숙도는생태와문화가공존하는독보적인국가도시공원모델로자리매김할수있을것”이라고말했다. 이어“결국중요한것은시민과정부가한눈에이해할수있는명확한한문장의메시지와강력한스토리텔링”이라고덧붙였다. 김승환국가도시공원전국민관네트워크상임대표는국가도시공원이특정지역의개발사업이아니라우리나라공원정책전반의방향을전환하는제도라고강조했다. 김대표는“1999년100만평공원만들기운동으로시작된부산의도전이국가도시공원제도도입의출발점이됐다”며“국가도시공원은국가가공원정책에보다적극적으로참여하고,기후위기대응과국민삶의질향상을동시에이끌수있는새로운정책플랫폼”이라고말했다. 이어“부산의지정이끝이아니라시작”이라며“전국각지에서국가도시공원이확산돼대한민국공원정책의수준을한단계끌어올리는계기가되길바란다”고밝혔다. 참석자들은공통적으로▲시민이직관적으로이해할수있는핵심메시지▲인문학적서사▲국가도시공원만의차별화된브랜드▲접근성개선이지정과정의핵심요소라고강조했다. “생태보전과도시경쟁력,동시에높이는국가프로젝트” 일부전문가들은부산이‘생태보전도시’에머무르지않고세계적수준의도시비전을함께제시해야한다고제안했다. 또한생태적가치자체를훼손하지않으면서도,도시의경제적·문화적경쟁력을높이는전략이병행돼야한다는의견도나왔다. 이에대해부산시는“생태를훼손하지않는범위에서문화와기술,도시기능을결합해세계적인수준의국가도시공원을조성하겠다”고밝혔다. 이번팸투어는낙동강하구의생태적가치를직접체험하고국가도시공원지정논리를점검하는자리였다. 참석자들은을숙도가단순한철새서식지를넘어,훼손된공간을복원하고인간과자연의공존을실험하는상징적장소라는데공감했다. 부산시는향후전문가의견을반영해콘텐츠와스토리텔링을보완하고,중앙정부및국회와협력해국가도시공원1호지정에박차를가할계획이다. 30년간이어져온부산의도전이대한민국공원정책의새로운이정표로이어질지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