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창호 (ch_19@daum.net)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공원경영에서 민간이 주도하면 다 잘되는 것인지, 시민참여면 모두가 좋은 것인지 이제는 말해야 할 때다.”
서울그린트러스트, 용산파키, 서울숲컨서번시가 주관한 ‘서울숲포럼’이 3일 서울숲이야기에서 개최됐다. 서울숲포럼은 서울숲 파크데이 첫날 행사로, '공원포럼, 청년포럼, 서울숲 네트워크 파티' 등 총 3부로 구성됐다.
특히 공원포럼에서는 공원의 운영과 경영에 대한 토론이 뜨거웠다. 공원에서의 시민참여를 두고 다양한 질문과 답변들도 오갔다.
서영애 기술사사무소 이수 대표는 “시민주도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이뤄졌다. 하지만 이젠 ‘시민이 주도해야 한다’는 구호만으로는 공허하지 않은가? ‘시민주도를 해봤더니 이런 문제가 있더라’ 같이 구체적인 사례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조준혁 푸른길 사무국장은 “도시공원을 조성할 때 시민들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로서 강하게 주도를 했다. 하지만 막상 조성이 되니까 이해당사자들이 공원에서 이탈했다. 시민 입장에서 ‘그동안 우리가 공원을 만들어놨으니 앞으론 공원서비스를 누리면 된다’고 본 것이다. 결국 공원의 운영관리는 행정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참여를 등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한수 서울숲컨서번시 운영팀장은 "공원운영에서 시민들이 공원운영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지 않았을 때 오히려 공원의 공공성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했다. 김 팀장은 “공공재인 공원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시민이 참여하는 것은 좋다. 다만 여기에는 공원에 대한 시민의 전문성이 담보돼야 한다. 공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시민이 공원을 관리하겠다고 나서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례가 상당히 많다. 이권이 얽히는 경우도 있다”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강조했다.
공원에 대한 시민의 주인의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득현 수원그린트러스트 이사장은 “일반 시민들은 공원을 이용 대상으로만 생각한다. 시민 스스로 이 공원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원의 사각지대를 청소하다보면, 그곳에 반려견 대변봉투들이 널려있다. 공원을 내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그랬을까?”라며 공원에 대한 시민의식 전환을 촉구했다.
공원을 둘러싼 갈등도 이번 포럼의 중요한 주제였다.
조준혁 국장은 “민간위탁으로 운영되는 공원이라도 행정의 역할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조 국장은 “민간위탁으로 넘어가면 행정은 사업체에게 모든 공을 넘긴다. 하지만 민간에서는 첨예하게 대립되는 시민들의 갈등까지 조정하기는 역부족이다. 정치와 행정 영역에서 이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며 공적 영역의 역할을 강조했다.
회색인프라인 고속도로에 망가질 위기에 처한 고덕수변생태공원의 사례도 소개됐다. 김선민 생태보전시민모임 사무국장은 “이곳의 자연을 지켜온 사람들과 협의없이 단지 국가사업(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이라는 이름만으로 생명의 소중함이 무시되고 있다. 고덕수변생태공원은 15년동안 복원된 생태경관보전구역이지만, 단 한순간에 사라져버리는 기운빠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이강오 前서울대공원 원장은 “공원과 도로 모두 같은 공공재이다. 단순히 효율만을 중시하며 회색인프라를 좆는 것은 문제”라며 고덕수변생태공원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공원운동을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공원포럼’에 이어 ‘청년포럼’에서는 청년이 생각하는 공간이란 무엇인지와 그들이 만들어낸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했으며, 이후에는 포럼 참가자를 위한 네트워크 파티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