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유정 ([email protected])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한국조경학회와 부산광역시가 공동으로 개최한 ‘2023 조경디자인캠프’가 지난 18일 최종 설계안 발표식을 끝으로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조경디자인캠프는 학생들은 튜터와 한 팀이 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진행 과정 속에서 튜터들의 아이디어 도출 및 작업방식들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다. 특히 팀별 주제에 대해 고민하면서 미래 조경가로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조경디자인캠프는 ‘낙동강하구와 국가도시공원’을 주제로, 을숙도와 맥도 일원에서 대상지를 선정해 국가도시공원의 창의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했다. 이번 행사는 ▲1거점 ‘서울시립대학교’ ▲2거점 ‘공주대학교’ ▲3거점 ‘부산대학교’ 등 총 3개 거점에서 진행됐으며, 거점별 리더 역할을 맡은 6명의 튜터와 28명의 참가자들이 참여했다.
이날 폐막행사는 거점별로 모여, 온라인으로 전체 회의에 접속해 진행됐다. 각 거점 및 팀별 발표에 대한 크리틱 및 심사는 디자인캠프 코디네이터(교장)인 배정한 서울대학교 교수와 외부 심사위원으로 초빙된 민병욱 경희대학교 교수, 이진욱 한경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김영민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이남진 VIRON 소장이 튜터를 맡은 1거점 5개팀의 설계안 개요는 다음과 같다.
‘Gravity Project’팀은 을숙도를 마치 중력과 같이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곳으로 활성화한다는 것을 설계 컨셉으로 해, 현황시설의 크기 및 활용도를 점의 가중치로 치환해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공간별 이용거점을 설정하고 세부 이용프로그램을 도출했다.
‘새섬맥도공원’팀은 맥도생태공원의 철새먹이터 근방에 일획의 건축물을 설치해 기존의 먹이터 부지 안쪽으로 활동영역을 설정하고 다양한 습지 및 숲 탐방프로그램 등을 도입했다. 건축물 내에는 생태연구관, 역사문화관, 복화문화공간 등을 구성해 낙동강하구의 광역적인 교육·문화·체육시설의 연결성을 강화하고자 했다.
‘ModuLink’팀은 을숙도, 맥도생태공원, 삼락생태공원의 사이를 지나는 낙동강 물길에 모듈형 부유공원을 조성해 국가도시공원의 면적을 확대하고 각 공원간의 연결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기후재난에 가변적으로 대응하는 모듈형 녹지의 가능성에 대해 스터디했다.
‘BUSAN CONNECTION’팀은 을숙도와 맥도 사이에 ‘이종체제’를 컨셉으로 한 브릿지 파크를 조성해 연결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존 하굿둑과 교량의 구조체 주변으로 부유공원과 정원 및 상업시설을 추가 조성해, 문화·경제·생태적 가치를 모두 실현하는 이용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맥도 해안선 PROTOTYPE’팀은 낙동강하구에 나타나는 연안침수피해에 주목해, 조립식 모듈형 제방을 통해 기후변화에 적응가능한 해안선 프로토타입을 재정립했다. 맥도의 연안부 제방선 현황을 분석해 각 구역별 기능을 분류하고, 그에 적절한 11가지 타입의 해안 단면을 적용한 설계안을 도출했다.
김무한 공주대학교 교수, 박경의 LPSCAPE 소장이 튜터를 맡은 2거점 2개팀의 설계안 개요는 다음과 같다.
‘Circles Coexisting with Nature’팀은 원의 연속성, 균등성, 중심성 등의 성질을 활용해 을숙도와 맥도 사이에 원형 브릿지들을 설치함으로써, 낙동강하구의 동서를 연결하고 하구역 생태계의 생동감을 경험할 수 있는 마운딩 어트랙션, 둘레길, 생태탐방 프로그램 등을 제안했다.
‘Nature Harmonism’팀은 맥도 하단의 생태적 영역 확장, 자연과 인간의 최적의 접점 형성, 자연의 미학적 형태 반영의 목표를 가지고 지형을 변형해, 빗물과 지하수를 유입하고 하천범람에 대응할 수 있는 지속가능하면서도 미학적인 국가도시공원의 플랜을 구상했다.
전진현 부산대학교 교수, 김용희 CAT 소장이 튜터를 맡은 3거점 3개팀의 설계안 개요는 다음과 같다.
‘LandArt for Fin, Flora, and Feather’팀은 을숙도 북단에 새로운 물길을 조성하고 모듈형 업사이클링 인공서식처를 배치해 어류, 염생식물, 철새들의 독립된 서식지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모듈 서식처가 생태계간의 전이대를 형성해 자연의 유기성을 가시화하는 대지예술로서도 가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습지의 연결고리’팀은 낙동강하구의 하굿둑 개방 또는 홍수 발생 등의 경우를 포함한 수위 사이클을 분석해, 철새와 양서류 등의 서식지로서 적절히 기능하고 더 많은 생물종을 유입할 수 있도록 을숙도 북단과 맥도 하단부를 연결하는 인공섬 및 습지를 설계했다.
‘life is an ADVENTURE’팀은 을숙도 북단의 기조성 문화·체육시설과의 연계성을 높일 수 있는 자연몰입형 탐험공원을 제안했다. 이는 사람의 개입이 최소화된 방법으로 6가지의 다양한 을숙도 경관유형을 탐험하는 공원으로, 도심 속 자연 체험프로그램의 친환경적이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유도했다.
배정한 교수는 “참가한 학생들에게 2023년의 여름이 인생의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자신의 생각을 적절한 설계 매체로 표현해보는 방법을 잘 배운 기회였을 것”이라며 “뜨거웠던 3주간의 여정동안 참가자들이 정말 수고가 많았다”며 박수를 보냈다.
민병욱 교수는 “짧은 시간안에 밀도 있는 성과물로 마무리 한 것에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며, 이 캠프에서의 경험을 동력삼아 앞으로 좋은 조경가로서 더욱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진욱 교수는 “3주간의 노력을 함께 공유할 수 있어 기쁜 시간이었다. 각 튜터별 성향과 팀별의 색깔이 특징적으로 드러나 재미 있었다. 특히 높은 완결성과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능력이 놀라웠고, 향후 조경가로서 성장하는 데에 많은 도움과 좋은 영향을 주었길 바란다”며 “무엇보다도 이곳에서 만난 튜터와 동료들과 지속적으로 친밀감을 유지하면 좋겠다”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디자인캠프동안 각 거점을 지도한 튜터들도 짧은 소감을 전했다.
이남진 소장은 “캠프의 모든 여정이 재밌었고, 시간상 참가자들과 더 긴밀하게 작업하지 못해 아쉬웠다. 앞으로도 매년 행사가 유지되어 학생들이 좋은 기회를 경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민 교수는 “시간적 제약이 있어 더욱 친해지지 못해 아쉽지만, 폐막행사를 마치고 소회를 나누는 즐거운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무한 교수는 “거점별로 결과물이 도출되는 구조이다 보니, 튜터와 참가자들 모두 밤을 새서 열정적으로 임했다. 모두 칭찬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박경의 소장은 “3주동안 잠을 쪼개가면서 고생한 학생들에게 고생 많았다고 전하고 싶다. 학업에 복귀하면 캠프에서 깊게 배운 부분들을 잘 활용해서 학기를 잘 마무리하길 바란다”로 말했다.
전진현 교수는 “학생들이 열심히 해줘서 고맙고, 캠프에 참여했다는 적극성 자체가 이들이 이후에 좋은 조경가로서 성공할 가능성을 높여줬다고 생각한다. 방학인데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자세를 칭찬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용희 소장은 “모든 작품이 깊이 있고 좋았다. 결과보다도 3주간의 작업 과정과 새로운 사람들과의 팀워크가 가장 큰 경험이 됐을 것이다. 앞으로 또 새로운 모습으로 만날 날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한편 파이널 발표 내용 및 패널 내용을 바탕으로, 심사위원 토론을 통해 부산시장상 1팀, 조경학회장상 3팀, 조경디자인캠프 교장상 6팀을 선정해 시상했다.
부산시장상은 ‘새섬맥도공원’팀이 수상했으며, 조경학회장상에는 ‘맥도 해안선 PROTOTRYPE’팀, ‘Nature Harmonism’팀, ‘LandArt For Fin, Flora, and Feather’팀 선정됐다.
조경디자인캠프 교장상은 ‘Gravity Project’팀, ‘BUSAN CONNECTION’팀, ‘ModuLink’팀, ‘Circles Coexisting with Nature’팀, ‘습지의 연결고리’팀, ‘life is an ADVENTURE’팀이 받았다.
한편 부산시는 조경디자인캠프의 수상작들을 오는 10월 부산시청에서 개최될 전시회 등을 기획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