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주 ([email protected])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여름철 도심지는 산지나 강변보다 온도가 2.32℃ 높고, 이를 통한 불쾌감을 일찍, 오래 느끼게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IoT(Internet of Things) 도시데이터 플랫폼인 S-DoT을 통해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S-DoT는 온도, 습도, 조도, 초미세먼지 등 17종 도시현상 데이터를 2분 간격으로 수집하는 서울시 자제제작 IoT 복합센서다. 서울 도심지역 및 산지, 강변 등 다양한 시민 생활공간에 총 1100대가 설치돼 보다 촘촘한 도시현상 확인 및 데이터기반 스마트도시 정책 수립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S-DoT 측정항목은 ▲초미세먼지·미세먼지 ▲소음 ▲조도 ▲온도 ▲습도 ▲자외선 ▲진동 ▲풍향 ▲풍속 ▲방문자수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암모니아 ▲황화수소 ▲오존 ▲흑구온도 등 17개다.
시는 서울시내 주요산지와 강변에 설치한 S-DoT과 인근 도심에 설치한 S-DoT로부터 수집된 1년간의 데이터를 비교해 도시 안 지역 특성별 시민 생활환경 차이를 살펴봤다.
측정된 주요산지는 ▲수락산 ▲시흥계곡 ▲관악산 ▲삼청공원 ▲남산 ▲서대문 안산 등 6개 지점이며, 주요강변은 ▲여의도 ▲반포 ▲이촌 ▲광나루 ▲망원 한강공원 등 5개 지점, 주요도심은 ▲공릉역 ▲서울대입구역 ▲아현역 ▲서울역 ▲대방역 ▲강동역 ▲독산동 ▲창신동 ▲명동 ▲논현동 ▲서교동 일대 등 11곳이다.
도심의 기온은 4~8월 평균 산지보다 2.32℃, 강변보다는 1.08℃ 높고, 11~3월 평균 산지보다 2.16℃, 강변보다는 1.4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지역에 설치돼 S-DoT와 주변 산지와 강변에 설치한 S-DoT 측정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도심의 기온은 평균 1~3℃가량 높아 도심의 기온이 산지나 강변보다 높은 열섬현상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
2020년 가장 맑고 더운 날 기준(6월 22일, 8월 26일) 도심은 산지에 비해 평균 3~3.4℃, 최대 7℃가량 높았고, 강변에 비해서는 평균 1.6~1.9℃, 최대 4.3℃가량 높았다.
여름철 비가 많이 내린 날(6월 30일, 8월 11일)은 도심이 산지에 비해 평균 1.2~1.4℃, 최대 3.6℃가량 높았고, 강변에 비해서는 평균 0.8℃, 최대 2.8℃가량 높아 맑은 날 대비 기온차가 크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겨울 가장 맑고 추운 날 기준(12월 15일, 1월 8일) 도심은 산지에 비해 평균 1.7℃, 최대 5.3℃가량 높았고, 강변에 비해서는 평균 1.6℃, 최대 4.6℃가량 높았다.
눈이 많이 오는 날(12월 29일, 1월 5일)은 도심이 산지에 비해 평균 1.6~2.3℃, 최대 6.9℃가량 높았고, 강변에 비해서는 평균 1.8~2.2℃, 최대 4.6℃가량 높았다.
도심과 산지, 도심과 강변 간에 발생하는 기온차는 지역, 시간, 날씨, 계절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도심과 산지, 강변 간의 습도차가 커질수록 기온차도 커지는 명확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 기상관측소의 기온과 습도 측정값은 서울시내 산지 주변에 설치한 S-DoT 측정값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산지에 설치된 S-DoT 측정기온 대비 도심에 설치된 S-DoT 측정기온이 높은 것을 통해, 시민들이 많이 생활하는 도심지의 생활환경 기온은 기상관측소 측정 값보다 다소 높고, 습도는 다소 낮음을 유추할 수 있다.
표준화된 환경에서 측정하는 기상청과 달리 S-DoT는 도심에 설치돼 인접 건물, 도로, 에어컨 등 도시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S-DoT은 시민들이 평소 많이 머무르는 건물, 도로 주변, 정류소, 역사 주변 등의 생활공간 뿐만 아니라 서울시내 산지 일대, 한강공원 등 야외생활 공간에도 설치돼 도시 내 다양한 지역 간 생활환경 특성 비교가 가능하다.
여름철 도심지는 산지나 강변보다 불쾌감을 일찍 느끼고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지, 강변, 인근 도심에 설치한 S-DoT 측정데이터를 주간 단위로 살펴본 결과 도심지의 불쾌지수는 산지보다 2~3주 먼저, 강변보다는 1~2주 먼저 한 단계 높은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지표값을 보였다.
2020년 가장 더운 날 기준(8월 26일) 수락산 일대는 오후 8시부터 오전 10시까지는 불쾌지수 ‘높음’ 단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는 ‘매우높음’ 단계가 측정됐으나 공릉역 부근은 하루종일 ‘매우높음’ 단계를 보여 여름철 더운 날 도심지역의 불쾌감이 상대적으로 높고 오래 지속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0년 열지수는 8월이 높았고, 도심지역이 산지나 강변보다 1.4~3.1가량 조금 높은 것을 확인하였고 비가 오는 날 열지수는 크게 떨어지는 점이 확인됐다.
겨울철 초미세먼지는 산지가 도심보다 낮고 그 외 계절에는 도심과 산지, 강변의 초미세먼지 값은 대체로 유사하게 측정됐다.
겨울철 산지의 초미세먼지는 인근 도심보다 11~3월 평균 11.5 ug/m3가량 낮고 2~3월의 경우 약 15ug/m3 가량 낮아 다소 큰 차이를 보였고, 강변과 도심은 대체로 유사한 측정값을 보였다.
겨울철 외에는 도심, 강변, 산지 지역별 초미세먼지 측정값은 대체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지역별 특성과는 관계없이 주변에서 공사가 이뤄지는 지역의 경우 초미세먼지 측정값이 공사기간 동안 인근지역보다 약 2배 이상 높아지는 현상이 관측됐다.
시는 온도 1℃가 시민생활에 미치는 직·간접 영향에 대해 도시 곳곳에 설치한 S-DoT 측정 데이터와 연동해 보면, 도심이 여름철에 산지나 강변보다 더워(평균 1~3℃가량) 냉방비용 지출 증가가 예상되지만 겨울철 역시 기온이 높아(평균 1~2℃가량) 난방비 절감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도심 지역은 산지나 강변에 비해 여름철 더 높은 불쾌감이 오랫동안 지속되므로 도시 내 강력범죄나 폭력범죄,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여름철 도심지 내 사건사고 방지를 위한 예방활동의 필요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여름철 도심지역은 산지나 강변과 비교해 열지수가 높고 열대야가 오래 지속되므로 폭염 발생 시 고령자나 노약자, 사회적으로 고립된 1인가구에 대한 관리강화가 필요하다고도 언급했다.
시는 올 8월 스마트 서울맵을 통해, S-DoT의 측정 데이터를 이용한 실시간 도시 생활환경정보를 시민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스마트 서울맵에서 가까운 위치에 설치된 S-DoT를 선택하면 시민 생활공간과 밀접한 지역의 생활환경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S-DoT 수집데이터는 현재 일반 시민, 기업, 연구원 등이 활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 열린데이터광장과 깃허브(GIThub) 등을 통해서도 개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