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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황지해 작가가 첼시플라워쇼 골드메달을 수상한 가운데, 세계적인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첼시플라워쇼는 1827년 치즈윅가든에서 처음 개최돼 제2차 세계대전을 제외하고 195년 넘게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정원박람회다. 250년 역사를 가진 영국왕립원예협회가 주관하며, 전 세계 가든 산업과 디자인 트렌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개막 당일 방문한 찰스 3세 국왕도 정원을 둘러보고는 ‘정말 맘에 든다(I love it)’, ‘멋지다(brilliant)’, ‘경탄할만하다(marvellous)’라는 등 찬사를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황지해 작가 측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이날 오후 5시 반께 찾아와서 약 7분간 머무르며 꼼꼼히 설명을 들었으며, 예정과 달리 정원 안에 들어가 보겠다고 해서 경호원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찰스 3세는 커밀라 왕비와 나눠서 둘러보면서 쇼 가든 출전작 중 3개만 방문했고, 그중 황 작가 작품을 가장 먼저 찾았다. 적극적 관심에 감동한 황 작가가 마지막에 “안아봐도 되냐”고 물어보자 찰스 3세는 “물론이다”라고 답하고 웃으며 포옹해주기도 했다. 이에 앞서 오전엔 패션디자이너 폴스미스가 정원을 거의 1시간 둘러보고는 “완전히 자연적이고, 멋진 돌들이 있고 희귀식물이 있다. 정말 특별하다”고 감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작가는 2011년과 2012년 첼시플라워쇼에서 각각 금메달을 수상한데 이어 다시 금상을 받아 3관왕을 기록하게 됐다. 황지해 작가는 “자연의 원시성이 가지고 있는 힘과 저력, 산과 잡초의 잠재된 가치가 인정받았다. 나는 단지 전달자의 역할을 했을 뿐”이라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 신유정[email protected]
- 202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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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2023 첼시플라워쇼에서 황지해 작가가 지리산에서 영감을 받은 K-정원으로 영국을 사로잡았다. 영국 왕립원예협회(RHS)는 23일 런던에서 열리고 있는 첼시플라워쇼에서 황지해 작가가 출품한 ‘지리산 산약초 : 백만년 전 온 편지’가 쇼가든 부문에서 ‘금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황 작가의 올해 출품작 ‘지리산 산약초 : 백만년 전 온 편지’는 ‘동남쪽 약초 군락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아침 햇살 속 약초들이 자라고 있는 산자락을 구현해 지켜야 할 우리의 고유한 가치와 종의 보존을 이야기한다. 지리산에만 있는 지리바꽃, 멸종위기종인 나도승마, 산삼, 더덕 등 토종 식물 등 식물 300여 종과 총 200톤 무게의 바위들로 가로 10m, 세로 20m 크기의 땅에 지리산의 야성적인 모습을 재현했다. 바위 사이에는 지리산의 젖줄을 표현한 작은 개울이 흐르고 중심에는 지리산 약초 건조장을 참고해 만든 탑을 세웠다. 황 작가는 2011년 첼시플라워쇼에 ‘해우소: 근심을 털어버리는 곳’을 출품해 한국인 최초로 금메달과 최고상을 받았으며, 2012년에는 ‘고요한 시간: DMZ 금지된 시간’을 출품해 전체 최고상(회장상)과 금메달을 동시 수상하며 ‘자연주의 플랜팅’이라는 시대 흐름을 선도했다. 한편 올해는 이번 첼시플라워쇼 출품작들은 전시가 끝난 후 영국과 세계 등지에 암센터를 운영하는 매기재단으로 기증돼 영구 보존되며, 스폰서 이름과 함께 영국왕립원예협회와 20만 장에 이르는 안내 책자, 이후 이동될 매기재단 각지의 정원 사인에 기록될 예정이다.
- 신유정[email protected]
- 20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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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네오트래디셔널 그룹 ‘매간당’이 영국 첼시플라워쇼 초청을 받아 세계적인 정원디자이너 황지해 작가의 정원에서 한국 전통음악의 매력을 선보인다. 네오트래디셔널 그룹 ‘매간당’은 지난 12일 영국왕립원예협회(RHS)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정원 박람회 ‘2023 영국 첼시플라워쇼’에서 한국 대표로 색다른 공연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매간당은 ‘Neo(새로움)’와 ‘Traditional(전통)’을 더한 ‘네오트래디셔널(NeoTraditonal)’이라는 신장르를 개척해 온 3인조 그룹으로, 제16회 ‘21세기 한국음악프로젝트’에서 대상(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매년 참석했던 이 축제는 영국 왕실 공식 행사이자 정·재계 및 문화계 인사들과 17만명 관람객이 대거 방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 첼시플라워쇼는 영국 공영 방송 BBC가 생중계로 행사를 소개하며, 찰스 3세 같은 유명 인사를 비롯해 1500명이 넘는 언론인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첼시플라워쇼에서 매간당은 황지해 작가의 작품에서 공연을 펼친다. 황 작가는 2011년 첼시플라워쇼에 ‘해우소: 근심을 털어버리는 곳’을 출품해 한국인 최초로 금메달과 최고상을 받았고, 이듬해인 2012년에는 ‘고요한 시간: DMZ 금지된 시간’을 출품해 전체 최고상(회장상)과 금메달을 동시 수상하며 ‘자연주의 플랜팅’이라는 시대 흐름을 선도했다. 황 작가의 올해 출품작 ‘지리산 산약초 : 백만년 전 온 편지’는 지리산의 인적 드문 원시림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아침 햇살 속 약초들이 자라고 있는 산자락을 구현해 지켜야 할 우리의 고유한 가치와 종의 보존을 이야기한다. 매간당은 이 작품을 음악적 관점에서 해석해 지리산 동쪽 원시림과 1000여종의 약초를 주제로 한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다. 국악기를 처음 발견한 수천년 전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원초적 도구인 ‘손’과 ‘숨’을 활용한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거문고를 술대 대신 활로, 해금을 술대로 연주하는 등 파격적 시도를 통해 국악의 원시적 면모를 표현할 계획이다. 이런 독특한 연주법과 한국적 음계를 더한 공연은 한국의 조경과 전통음악의 신비한 매력을 세계에 전파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예진 매간당 대표는 “한영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국악의 국제 교류 분야에서 지평을 넓혀갈 기회가 될 것 같아 기쁘다”며 “황지해 작가의 작품과 만난 한국 전통음악을 통해 지리산을 영국 런던에 알리고 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신유정[email protected]
- 202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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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하 한수정)이 베트남산림과학원과 기후변화 등 지구적 재난에 대비해 베트남이 보유한 야생식물종자를 시드볼트에 영구보전하기로 했다. 한수정은 지난 9일 베트남산림과학원과 시드볼트 종자 영구보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한수정에 따르면 베트남은 과거 전쟁으로 인한 산림파괴와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산림 면적이 감소하고 있어, 합리적 산림 보전 활동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양 기관은 ▲베트남 야생식물 종자 시드볼트 중복보존 ▲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연구개발 협력 및 공동 참여 ▲연구·기술 교류를 위한 컨퍼런스 및 공동세미나 개최 등에 힘쓰기로 했다. 한수정은 이번 협력을 통해 베트남 식물다양성의 보전을 이끄는 대표 산림기관과 상호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베트남 산림 종자를 시드볼트에 영구 저장할 방침이다. 류광수 한수정 이사장은 “베트남산림과학원과의 업무협약을 계기로 지구적 차원에서의 식물다양성 보전과 복원을 위한 관련 분야 교류와 공동연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가능한 활용을 위한 식물자원 보존의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신유정[email protected]
-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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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조경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가 하버드대학교 디자인대학원(GSD, Graduate School of Design)에서 특강을 진행했다. 이번 특강은 지난 1일 오후 7시 하버드 GSD 파이퍼홀에서 ‘Politics, Citizenship, and the Making of Urban Parks in Seoul’을 주제로 열렸다. 조경진 교수는 이날 특강에서 1995년 이후 서울시의 공원 조성 과정을 스토리를 소개했다. 조 교수는 “서울의 공원 조성은 세계도시 변화 과정과 비교했을 때, 단기간에 많은 공원을 만들었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원은 도시정책에서 사회적으로 중요한 어젠다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의 리더십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지만, 시민의 힘이 이를 제어하는 균형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특강은 하버드 GSD Korea 에서 주최했으며, 김정윤 하버드 GSD 조경학과 교수가 연사소개와 토론을 이끌었다.
- 신유정[email protected]
- 2023-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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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김준현 미시건 주립대학교 교수가 한국인 최초로 조경교육협회(Council of Educators in Landscape Architecture, 이하 CELA) 회장에 당선됐다. CELA는 미국, 캐나다, 호주와 뉴질랜드, 일부 유럽 및 아시아의 고등 교육기관에 설립된 조경학과 중 공식적으로 인증된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단체로 1920년에 설립됐다. 회장 선출은 CELA에 속한 전 세계의 120여 개의 조경학 프로그램 학과장 및 디렉터의 투표에 의해 이뤄진다. 김 교수는 후보들이 제출한 공약 및 이력만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선거에서 상대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따돌리는 지지를 얻었다. CELA 103년 역사상 최초 한국인 회장이며, 아시아인으로는 3번째다. 김 교수는 2013년에 CELA Regional Director로 CELA Board에 처음 참여하게 된 후 CELA와 회원들 간의 소통을 강화화는 활동에 주력했다. 3년의 CELA Regional Director 활동 후 2018년에 부회장에 선출됐으며, 2021년에 재선됐다. 부회장 임기 동안 이룬 주요 성과인 회원들의 다양성 존중을 강조하는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DEI) 성명서 발표와 CELA 커뮤니케이션 관련 정책 입안, CELA 웹페이지 개선 및 Forum 발간, CELA 소속 조경학과 및 미국 내 조경 관련 단체와 협업 강화, CELA 회원 간의 소통 및 CELA 소셜미디어 활동 강화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 교수는 3월부터 2026년까지 3년의 임기 동안 CELA를 대표해 ▲CELA strategic plans 개정 ▲다양성 존중 ▲회원 간 소통 강화 ▲ASLA 등 조경관련 단체와 협력 강화 ▲조경 교육 및 연구 지원 ▲CELA Conference 유치 ▲CELA 정책 의사결정에 투명성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춘 활동을 하게 된다. 당선 후 첫 일정으로는 새로 IFLA 회장으로 선출된 브루노 마르케스(Bruno Marques) 빅토리아 웰링턴대학교 교수와 회의를 통해 CELA와 IFLA의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 신유정[email protected]
- 20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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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이명준 한경대학교 식물자원조경학부 조경학전공 교수의 저서 ‘그리는, 조경: 드로잉으로 보는 조경 디자인 역사’의 중국어 번역서 ‘画的景观:绘图视角下的景观设计史’가 지난달 25일 출간됐다. 이 책은 조경 드로잉의 시선으로 서양 조경 디자인의 역사와 현재를 조명하며, 과거의 손 드로잉에서부터 현재의 컴퓨터 드로잉까지 시대의 변화에 맞춰 변화하는 조경 드로잉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역사서이며 비평서다. ‘그리는, 조경’의 중국 출간은 둥난대학교출판사에서 맡았다. 둥난대학교는 장쑤성 난징에 위치한 명문대로 특히 건축 분야에서 중국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대학이다.(2022년 중국 교육부 평가 대학 전체 16위·건축 분야 2위·조경 분야 4위) 번역을 맡은 윈자옌 중국 난징임업대학교 교수는 “한국의 조경디자인 이론 관련 서적이 중국 내에 출판된 경우는 많지 않았는데, 이 책을 계기로 앞으로 학술적인 가치와 수준 높은 한국의 책을 중국 조경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명준 교수는 중국 출판에 앞서 지난 9월 25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난징농업대학교 개교 120주년 특별 학술 심포지엄에서 책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소개했으며, 출판 이후에도 중국 독자에게 책의 내용을 활발히 알릴 예정이다. 중국어판 출판을 위해 왕호 난징임업대학교 총장(조경학과 교수), 조경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교수(한국조경학회장), 배정한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환경과조경 편집주간)가 축하 서문을 썼다. 왕호 난징임업대학교 총장은 “창의적인 조경 디자인을 위해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이용돼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탐구해볼 수 있는 서양 조경의 역사의 입문서이자 디자인 이론서로서 손색이 없다”고 평했다.
- 신유정[email protected]
- 202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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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산림청 국립수목원이 중앙아시아 대표 식물원들과 기후변화 대응 식물 보전을 위한 공동 협력 추진에 나선다. 국립수목원은 중앙아시아 4개국의 대표 식물원과 ‘중앙아시아 식물원 네트워크(Central Asia Botanic Gardens Network, 이하 CABGN)’ 구축을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11월 25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참여기관(5개국 6개 기관)은 국립수목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타지키스탄 파미르식물원, 키르기즈스탄 가리브식물원, 카자흐스탄 중앙식물원,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식물원이다. 이들 기관은 본 협약에 따라 중앙아시아의 특산 및 멸종위기식물을 포함한 식물자원의 현지외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조사, 교육 및 기술협력을 위한 네트워크를 운영할 예정이다. 국립수목원은 2015년부터 중앙아시아 4개국 정부의 산림연구 기관과 한국의 분류학자들이 참여하는 네트워크인 CABGN을 통해 ‘중앙아시아 그린로드 프로젝트(1단계)’를 추진해왔다. 이날 체결된 업무협약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추진되는 중앙아시아 그린로드 2단계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최영태 국립수목원장은 “이번 협약으로 중앙아시아 생물다양성의 보전을 이끄는 대표 식물원과의 수평적인 상호 협력과 기술 교류를 통해 상호 역량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식물자원 보존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국립수목원의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노력은 중앙아시아뿐만 아니라, 국내 산림식물 유전자원의 보존을 위해 식물원, 수목원 및 연구기관이 대거 참여하는 한국 생물다양성 보전 네트워크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신유정[email protected]
- 20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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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지난 10년간 수원특례시가 몽골 ‘수원시민의 숲’에 심은 나무 2그루 중 1그루가 뿌리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수원시는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시와 수원시민이 10여 년간 장기 프로젝트로 몽골에 조성한 ‘수원시민의 숲’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몽골 투브 아이막 에르덴 솜 지역을 방문했다고 13일 밝혔다.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동쪽으로 40㎞ 떨어진 곳에 위치한 몽골 ‘수원시민의 숲’은 수원시와 시민들이 나무를 심고 가꾼 숲이다. 초목으로 푸르게 덮인 현재의 모습과 달리 10년 전 이곳은 심각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기후변화로 급격하게 초원이 파괴돼 유목 생활을 하던 주민들이 환경 난민으로 떠돌기도 했다. 시는 사막화 방지와 국제적 환경 대응에 발맞추고자, 이곳에 10년간 꾸준히 총 10만 4000여주의 나무를 심었다. 시에 따르면 이번 현지 조사 결과 수원시민의 숲에 심은 나무는 현재 5만4000여주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20년 생존율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림구역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음을 의미한다. 특히 비타민나무는 자연분주를 통해 식재 당시보다 최대 20% 가량 수량이 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포플러의 경우 자연발아된 유목이 발견되기도 했다. 한국나무병원협회 관계자는 “사업지 내 토양이 외곽 토양에 비해 습도가 높고 산도(pH) 역시 외부에 비해 평균치가 낮았다”며 “조림사업 덕분에 오랜 기간 가축의 출입이 차단되고 수목 및 초본류가 활발하게 생장하면서 토양상태가 개선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대상지 내 토양상태는 조성 초기에 비해 상당히 개선됐으며, 유기물층의 발달이 시작돼 토양미생물 활력 증강으로 토양화학성과 물리성이 점차 개선된 것으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수원시민의 숲 조성을 통해 주민들의 삶에도 변화가 생겼다. 비타민나무로 알려진 차차르간과 우흐린누드 등 열매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나무들이 7만7000여주에 달해 주민들이 이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숲을 관리하는 현지 인력 고용과 양묘장 운영을 통해 묘목을 판매하는 등 수입원이 다각화됐다. 한편 지난 6일 2022년 청정대기 국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강투무르 툽덴도르찌 몽골 환경부 차관은 수원시민의 숲에 대한 감사를 전하며, 수원시의 노하우 전수 등 지속적인 교류협력을 요청했다. 이에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몽골의 사막화를 막은 수원시민의 숲이 안착할 수 있도록 몽골 환경부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한다”며 “앞으로도 환경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사항이 있으면 잘 돕겠다”고 말했다.
- 신유정[email protected]
- 20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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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김준현 미시간주립대 교수 연구팀이 2022년 3월 뉴 멕시코 산타 아나 푸에블로(Santa Ana Pueblo)에서 개최된 2022 CELA Annual Conference에 제출한 포스터(research poster)가 2022 CELA Academy of Fellows Best Reearch Poster Award를 수상했다. 이번에 제출한 연구 주제는 “미시간 취약계층 지역사회 회복력 강화를 위한 조경 성능 연구(Landscape Performance Research to Enhance Resilience of a Vulnerable Community in Michigan)”로, 김준현 교수가 지도한 Master of Environmental Design 졸업생인 Paige O’Keefe와 동료 교수인 손원민 교수, Zeenat K.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이다. 김준현 교수팀은 이번 수상으로 CELA에서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수상한 최초의 연구팀이 되었다. 또한 김준현 교수로서는 CELA의 3대 어워드인 Excellence in Research Award(2015), Excellence in Teaching Award(2017), Excellence in Design Studio Teaching Award(2021) 수상을 포함해서 총 8번째 CELA 워어드 수상을 하며, CELA 102년 연사에서 4개 이상의 상을 수상하는 최초의 교수가 되는 영예도 얻게 됐다. 김준현 교수는 MSU 기획, 디자인 & 건설학교 조경 건축 프로그램의 협임 교수 겸 프로그램 디렉터이자 환경디자인 석사 학위 프로그램 디렉터이기도 하다. MSU에 입사하기 전 텍사스 A&M 대학 스테이션 조경건축 도시계획학과 조교수였고,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 유니버시 조경건축학과 조교수 등을 역임했다. 김 교수는 생태적 개선 및 인간 건강 증진에 대한 자연/건축 환경의 영향을 평가하는 것을 목적으로 연구에 매진해 오고 있다.
- 박광윤[email protected]
- 2022-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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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이명준 한경대학교 조경학 전공 교수의 ‘그리는, 조경’이 최근 중국 둥난대학교 출판사와 번역·출간 계약을 맺었다. 이 책은 조경 드로잉의 시선으로 서양 조경 디자인의 역사와 현재를 조명하며, 과거의 손 드로잉에서부터 현재의 컴퓨터 드로잉까지 시대의 변화에 맞춰 변화하는 조경 드로잉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역사서이며 비평서다. 이번 번역·출간 계약은 중국 둥난대학교 출판사와 지난달 12일 진행됐으며, 계약은 저작권 중계사인 신원에이전시를 통해 이뤄졌다. 책은 ‘그리는 경관, - 드로잉의 시각에서의 경관 설계사(画的景观, - 绘图视角下的景观设计史)’라는 제목(가제)으로 오는 10월 말에 출간될 예정이며, 계약 기간은 지난달 6일부터 8년간이다. 번역을 맡은 윈자옌(云嘉燕) 난징임업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는 “이명준 교수의 책은 조경 도면이라는 새로운 시각에서 경관 설계의 역사를 재해석했다는 점이 학술적인 의미가 크다”며 “중국어 번역·출간을 통해 중국 조경계에 소개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윈자옌 교수는 2018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19년 중국교육청의 조경학 전공 교수자격을 취득한 후 난징임업대에 재직하고 있다. 또한 한국번역가협회의 한국어 번역자격증을 갖고 있다. 한편 이번 번역·출간은 ‘장쑤성 고등교육기관 중점 학과 발전 지원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 신유정[email protected]
- 2022-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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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한국의 정원사진가 우승민 씨가 ‘영국왕립원예협회 사진공모전’(RHS Photographic Competition)에서 3년 연속 수상하며 정원사진가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영국왕립원예협회(RHS)는 지난 1일 ‘2022 영국왕립원예협회 사진공모전’ 수상작을 발표했다. 이번 사진공모전에서 우승민 정원사진가는 ‘Calm Calanthe’이란 작품으로 출품해 ‘Indoor Gardening’ 부문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3년 연속으로 수상자 명단에 오른 건 대한민국의 우승민 씨가 처음이다. 2020년에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거울연못을 촬영한 ‘Dreamy Morning’ 작품으로 출품해 ‘Celebrating Gardens’ 부문 수상에 이어 2021년에는 양평 산나물 테마공원 두메향기에서 산부추를 촬영한 ‘Twinkling Allium’ 작품으로 ‘Plants’ 부문에서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영국왕립원예협회 사진공모전’은 세계인들의 정원에 대한 사랑이 반영된 공모전 중 하나다. 국적에 제한을 두지 않는 국제공모전으로, 정원과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카테고리는 해마다 조금씩 변화가 있다. 올해는 ▲Gardens ▲Welcoming wildlife ▲Plants ▲Macro ▲Creative ▲Indoor gardening ▲Social media ▲11~17세 ▲11세 미만 ▲Portfolio 부문에서 수상작을 선정했다. 우승민 정원사진가의 ‘Calm Calanthe’은 국립세종수목원 난과식물전시온실(희귀특산식물전시온실)에서 촬영한 새우난초의 사진으로 “코로나19로 지친 우리들의 마음 속에 희망의 빛이 스몄다. 도심 속 국민들의 일상에 피어난 수목원, 그곳에 꽃이 있고 행복이 있었다”고 작품설명을 붙였다. 정원사진가 우승민은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 조경학과에 진학하면서 취미로 사진을 시작했으며, 이후 10여 년 동안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크고 작은 국내 사진공모전에서 150여 회 수상 경력을 갖고 있으며, 2014년에 제1회 아름다운 조경‧정원 사진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18년부터 정원사진가라는 타이틀을 처음 걸고 제이드가든부터 시작해 최근에는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국립세종수목원, 국립현대미술관 등과 정원박람회, 정원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정원사진을 촬영해왔다. 우승민 정원사진가는 “정원사진가로 성장할 수 있게 늘 많은 도움 주시는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관계자분들과 우리나라 정원문화를 위해 애쓰시는 많은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여전히 미숙하지만 공감해주시는 여러분들의 격려와 성원에 대한민국 1호 정원사진가로서 앞으로도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 그곳이 어디든, 자연 그리고 정원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자리에 있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수상작은 오는 9일부터 29일까지 영국 런던의 Saatchi Gallery에서 열리는 ‘2022 RHS Botanical Art and Photography Show’에서 전시되며 RHS 홈페이지 온라인 갤러리에서 볼 수 있다. 한편 1804년 창립된 영국왕립원예협회는 정원·원예 관련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식물 관련 예술작품에 대한 출판·전시회 주관 등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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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바이오필리아 개념을 대중화하는 데 앞장서 온 사회생물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에드워드 윌슨이 향년 92세 나이로 별세했다. ‘에드워드 윌슨 생물다양성재단(E.O. Wilson Biodiversity Foundation)’은 재단 홈페이지에 성명을 통해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son, Ph.D.)이 지난 26일(현지시간) 향년 92세 나이로 별세했다고 지난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에드워드 윌슨은 1929년 미국 앨라배마 주 버밍엄에서 태어났으며, 개미에 관한 연구로 앨라배마 대학교에서 생물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6부터 하버드 대학교 교수로 재직했으며 최근까지 하버드 대학교 생물학과 펠레그리노 석좌교수, 비교동물학 박물관 곤충관의 명예 관장, ‘E.O. 윌슨 생물다양성재단’ 자문위원회 및 반지구(half earth) 위원회 의장을 맡았다. 그는 섬 생물지리학 이론 및 사회생물학의 창시자이며, ‘다윈의 자연적 후계자’로 불렸고, 곤충학자로서의 선구적인 업적으로 ‘개미인간’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렸다. 생물학뿐만 아니라 학문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준 20세기를 대표하는 과학 지성으로 꼽힌다. 30여 권의 책과 수백 편의 과학 논문을 저술했으며, ‘인간 본성에 대하여(On Human Nature)’와 ‘개미(The Ants)’로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다. 미국 국가 과학 메달, 국제 생물학상, 크래포드상 등을 100개 이상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책 ‘통섭: 지식의 대통합’을 통해 서로 다른 것을 한 데 묶어서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통섭’(consilience) 개념을 처음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에릭 프롬(Eric Fromm)에 의해 처음 만들어진 바이오필리아(biophilia) 용어와 개념을 공고히하고 대중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이오필리아는 인간의 마음과 유전자에 자연에 대한 애착과 회귀 본능이 내재해 있다는 개념이다. 한편 재단은 내년에 윌슨 박사의 삶을 기리는 기념식을 가질 계획으로 세부 사항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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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일본의 ‘세키스이 하우스’란 회사가 ‘고혼노키’ 조경 프로젝트로 20년간 도시 생물 다양성 증가 기여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한 수치 데이터와 방법론을 공개했다. 세키스이 하우스(Sekisui House, Ltd.)는 2001년 이래 ‘고혼노키(Gohon no ki, 다섯 그루의 나무)’라는 재래 수종 조경 개념을 통해 도시 주거 지역에 녹색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생물 다양성 보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세키스이 하우스는 류큐대학(University of the Ryukyus)과 공동으로 20년간 고객 100만 가구를 대상으로 시행한 ‘고혼노키’ 프로젝트의 성과를 분석하고, 도시 생물 다양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메커니즘을 설계했다. 이어 생물 다양성 보존을 촉진하는 자연친화적 방법론으로서 정성적 평가 메커니즘을 발표했다. 1970년대 이후 끊임없는 도시 개발로 도시에서 동식물이 살 수 있는 서식지 규모가 크게 줄었다. 세키스이 하우스는 2001년 고객 정원의 친환경 조경과 녹색화를 통해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는 ‘고혼노키’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고혼노키’ 프로젝트는 새를 위한 나무 3그루, 나비를 위한 나무 2그루 등 5그루의 지역 재래 수종을 심는다는 개념을 도입해 지역 기후에 적합하고 조류, 나비, 그 밖의 지역 동물에 유익한 토종 나무로 정원과 지역 커뮤니티를 녹색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일본의 전통적인 사토야마(‘마을의 숲’이란 의미)를 모델로 한 정원 조경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01년부터 2020년까지 20년 동안 1700만 그루가 넘는 나무가 심겼다. 회사는 고혼노키 개념을 아파트와 지역사회 개발 이니셔티브에 접목함으로써 일본 전역의 도시 녹화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세키스이 하우스는 2019년 이래 구보타 연구소(Kubota Laboratory), 류큐대학(University of the Ryukyus) 자연과학부 및 싱크 네이처(Think Nature Inc.)와 협력해 네트워크를 이루는 녹색화가 도시 생물 다양성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해오고 있다. 이들 기관은 구보타 야스히로(Yasuhiro Kubota) 교수가 설립한 싱크 네이처가 관리·운영하는 일본 생물 다양성 맵핑 프로젝트(J-BMP)를 기반으로 세키스이 하우스의 고혼노키 프로젝트에서 20년간 축적한 수목 수, 종, 위치 데이터를 분석해 이 프로젝트가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고 복원하는 데 기여한 효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했다. 이 정량 평가 결과에 따르면 생물 다양성이 크게 줄어든 도시지역(일본 3대 광역도시권)의 정원에 전통적인 원예종과 외래종이 아니라 고혼노키 프로젝트에 따른 재래 수종을 심는 것이 생물 다양성 측면에서 다양한 이익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부터 2020년까지 20년간 ‘고혼노키’ 개념에 따른 수종 식재은 전통적인 정원 수종 식재보다 지역 생물 다양성의 근간인 각 지역 토종 나무 종 수가 10배 증가했다. 주거 지역에서 발견된 조류 종 수는 2배, 나비 종 수는 5배 증가했다. 또한 3대 광역도시권의 생물 다양성이 신뢰할 수 있는 생물 다양성 관련 데이터가 처음으로 작성된 시기인 1977년의 30%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생물 다양성 평가는 도시 생물 다양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실제 사례에 적용한 메커니즘으로는 세계 최초란 것이 세키스이 하우스의 설명이다. 수치 데이터를 공시함으로써 생물 다양성을 금전적 가치로 표시할 수 있고 민간 부문의 생물 다양성 기여도를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활동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자연 관련 재무 공시 태스크포스(TNFD)가 출범했고, 10월에는 제15차 생물 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COP15)가 열렸다. 일본 역시 도시 녹화를 추진하는 데 민간 부문의 지원을 받기 위해 기타 효과적인 지역 기반 수단(OECM)에 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런 사회적 맥락에서 세키스이 하우스는 20년간 이어온 생물 다양성 보존 이니셔티브를 일반 대중이 자연친화적 방법론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고혼노키’ 프로젝트의 자연 친화적 방법론은 도시 생물 다양성을 나타내는 도구다. 세키스이 하우스는 이 방법론을 일반 대중에 널리 보급함으로써 시민들이 인식을 개선하고 지식과 전문성을 축적해 녹색화를 촉진하고 생물 다양성 보전에 기여할 수 있게 한다. 세키스이 하우스와 협력 기관은 데이터를 이용한 공동 검토를 바탕으로 생물 다양성이 크게 줄어든 일본 3대 광역도시권(간토, 긴키 및 추쿄)의 1977년 나무·새·나비 종 수, 다양성 지수, 개별 나무·새·나비 수를 100%로 설정하고, ‘고혼노키’ 프로젝트 출범 전년도인 2000년을 기준 연도로 해 2070년까지의 변화를 시뮬레이션했다. 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역 동물군(고혼노키 개념)에 이익이 되는 재래 수종을 심으면 고혼노키 프로젝트 시행 전인 2000년과 비교해 2030년(국제 생물 다양성 보전 목표 연도)에는 생물 다양성이 1977년의 37.4% 수준으로 회복되고 2050년에는 40.9%, 2070년에는 41.9%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나타났다. 세키스이 하우스에 따르면 앞으로 일본에서 새로 건축되는 부동산의 30%에 토종 나무를 심는다는 ‘고혼노키’ 개념을 적용하면 도시 생물 다양성이 1977년의 84.6%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키스이 하우스는 민간 부문이 일반 대중과 협력할 경우 생물 다양성 감소 추세가 반전돼 COP15의 테마인 ‘2020년 이후 생물 다양성 회복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며, 이 목표 달성에 ‘고혼노키’ 개념이 기여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1-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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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김광진 인간식물환경학회장이 국제도시농업연구센터를 한국에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인간식물환경학회는 농촌진흥청, 한국도시농업연구회와 함께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도시농업 국제심포지엄 및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중계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김광진 회장에 따르면 국제적으로 도시농업은 산업화로 형성된 도시 빈민의 먹거리 생산을 목적으로 태동했다. 2차 세계대전에 따른 국가 주도의 자가 먹거리 운동으로 확산됐다. 20세기까지 발전해오면서, 선진국에서는 환경적인 가치가 더해져 도시녹지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고, 빈민국에서는 먹거리 생산과 도심 속 농업 수행 역할을 하게 된다. 반면 한국에서 도시농업은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오염의 증가, 도시 녹색 공간의 부족, 도시민들의 우울증·스트레스 증가, 급격한 도시화와 안전한 먹거리의 요구 증대, 노인 여가 활동 증대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2013년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도시농업법) 제정 후 다양한 시민 활동으로 발전해왔으며, 환경적·교육적 가치, 치유, 문화, 경제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형상으로 만들어져 왔다. 또한 국가 R&D기관인 농촌진흥청에 도시농업과가 설립되고, 최근에는 도시농업 연구동까지 만들어져 연구에 관련된 인프라가 구축됐다. 인간식물환경학회와 같은 학술단체를 중심으로 도시농업·치유농업 연구가 함께 이어져 오고,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하 치유농업법)이 올해 제정되며 건강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다뤄지게 됐다. ‘도시농업법’은 자연친화적인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도시민의 농업에 대한 이해를 높여 도시와 농촌이 함께 발전하는 데 이바지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시농업’의 정의는 도시지역에 있는 토지, 건축물 또는 다양한 생활공간에서 농작물, 수목, 화초, 곤충 등을 재배하는 행위다. 행위란 취미, 여가, 학습 또는 체험을 목적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김 회장은 “기존의 농업은 식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도시농업은 인간, 식물, 환경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다”며 이러한 관계에 의한 도시농업의 가치는 크게 환경적, 교육적, 건강적, 문화적, 경제적 가치로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도시농업 공간은 크게 먹거리를 주로 생산했던 ‘텃밭’과 볼거리를 주로 생산했던 ‘정원’으로 구분되며, 도시농업이 발전해가면서 텃밭과 정원이 합쳐진 ‘텃밭정원’의 형태로 공간이 발전해왔다. ‘치유농업법’의 정의는 국민의 건강 회복 및 유지,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서 이용되는 다양한 농업, 농촌자원의 활용이다. 일반인의 질병 예방과 질환자의 치유를 목적으로 한다. 자원은 농업과 농촌의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농업은 식물, 동물, 곤충을 포함하며 농촌은 경관과 문화를 포함한다. 치유농업법은 이 자원들을 활용해 국민들의 건강을 증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도시농업종합계획은 그동안 두 차례의 5개년 계획이 있었다. 초기 계획은 작물 경작 및 재배 텃밭 공간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2차 계획은 힐링 치유 및 건강 증진 등의 가치를 확산시키고 텃밭과 정원 공간으로 확장하고자 했다. 이러한 계획들을 통해 현재 도시농업을 녹색 공원과 경작을 함께 할 수 있는 도시농업 형태로 바꾸고자 하는 것이 도시농업의 꿈이라 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도시농업이 갖는 특성을 바탕으로 국제도시농업연구센터를 대한민국에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은 국내·외적으로 도시농업을 연구할 수 있는 법률적, 제도적, 시설적 인프라가 있어 국제도시농업연구센터 설립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국에는 ‘도시농업법’, ‘치유농업법’ 등의 법률적 기반, 국가 간 R&D 수행이 가능한 농촌진흥청 도시농업과와 별도의 도시농업 연구동 시설이 있다. 뿐만 아니라 농진청은 국제도시농업센터 역할 수행을 위한 추가적인 도시농업 인프라 구축 노력을 병행하고 있으며, 영문 홈페이지를 만들고 국가 간 도시농업 교류를 할 수 있는 다양한 협력 사업을 기획 중이다. 이에 김 회장은 “우리나라에 국제도시농업센터가 만들어질 경우 도시농업 연구개발 분야와 범위를 서로 협력해서 결정해나가고, 도시농업과 관련된 연구·정보 및 연구자 상호 교류를 추진하고자 한다. 국제적인 논의를 통해 각 나라마다 다르게 해석되고 있는 도시농업의 정의도 재정립하겠다”며 “국제도시농업센터를 중심으로 세계가 공통으로 추구하는 도시농업에 대한 개념과 정의를 결정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이를 통해 도시농업과 관련된 연구 및 산업 발전을 위한 국제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 도시농업 현황과 발전 방안’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도시농업의 가치와 각 나라의 도시농업 유형을 소개하고, 국제 도시농업의 공동 목표와 발전 방안을 공유했다. 유럽, 호주, 대만 등 해외 도시농업 전문가와 국내 산업체, 교수 등 참석자들은 각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도시농업의 현황과 미래 전망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국제 도시농업 현황과 발전 방안’ 세션에서는 ▲이탈리아 볼로냐대학 프란체스코 오르시니 교수가 ‘유럽 도시농업 현황과 전망’에 대해 ▲네덜란드 푸드 포 굿 농장 한스 피즐 대표가 ‘네덜란드 도시형 치유농업 연구 사례와 현황’에 대해 다뤘다. ‘국제 도시농업의 다양한 발전 유형’ 세션에서는 ▲김광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장(인간식물환경학회장)이 ‘한국 도시농업 현황과 국제도시농업연구센터 제안’을 주제로 발표했으며 ▲호주 시드니 공과대학 프레이저 토피 교수가 ‘국제 도시 녹화 현황과 식물의 공기정화 효과’ ▲대만 국립타이완대학 춘엔창 교수가 ‘대만에서의 정원의 역할과 식물에 의한 신체 생리적 반응’을 소개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발표자들과 ▲허근영 경상국립대학교 교수(좌장) ▲한정훈 서울식물원장 ▲윤숙영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이진희 농림축산식품부 과학기술정책과 사무관 ▲김태한 상명대학교 교수 ▲박공영 우리씨드 대표가 참여했다. 이튿날 학회 임시총회 및 추계학술대회에서는 도시농업 유공자 표창, 춘계학술대회에 대한 우수학술발표 시상, 도시농업 산업체 성공사례 발표, 학술발표대회 구두발표 등이 진행됐다. 도시농업 산업체 성공사례는 ▲정미숙 에스빠스조경 대표가 ‘도시농업 속 실내정원’ ▲이영미 원광대학교 한약학과 교수가 ‘한의약 자원을 활용한 케어팜 모델 제시’ ▲송미나 드림뜰 대표가 ‘치유농장 프로그램 사례’ ▲김성호 조이가든 대표가 ‘가드닝(정원 가꾸기) 사업의 미래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시상식에서 2021춘계학술대회 우수구두발표자로는 ▲도시농업분야 최우수에 홍인경(동반식물 활용 텃밭모델 유형별 도시민 선호도 조사) ▲원예치료분야 우수에 김종혁(스마트 식물재배 활동이 대학생의 타액 산도와 뇌파에 미치는 영향) 씨가 선정됐다. 우수포스터발표자는 ▲원예치료복지분야 최우수에 유은하(국내 치유농업 서비스사업 운영 농업경영체의 프로그램 운영 현황) ▲정원문화분야 최우수에 Bui Thi Huong(도시 숲과 도로변 수목의 미세먼지 축적량 비교) 씨가 각각 선정됐다. 이외 ▲환경과원예분야 우수, 이경철(왕벚나무의 건조 및 과습 피해 진단을 위한 생리적 반응 분석) ▲환경과원예분야 우수, Odsuren Uuriintuya(도시녹화 수목의 계절별 미세먼지 축적량) ▲환경원예분야 우수, 유용권(시비 수준에 따른 가침박달의 생장 및 잎의 분광 반사율과 엽록소 형광 반응) ▲원예치료복지 우수, 정미숙(가정에서 행해지는 식물재배활동이 초등학생의 식물관심도, 정서안정 및 자아존중감에 미치는 영향) ▲원예치료복지 우수, 이가윤(국내 노인 대상 원예치료 연구 동향 분석) ▲정원문화분야 우수, 김창록(역사문화공원의 재생을 통한 도시 내 문화서비스 활성화) ▲산림치유분야 우수, 이돈각(숲 방문자들의 사회.심리적 스트레스가 회복환경지각, 정신적웰빙에 미치는 영향: 성별에 따른 다중집단 구조방정식 모형) 씨가 우수포스터발표자로 선정됐다. 또한 학회 발전에 기여한 손기철 건국대학교 교수에게 공로패를, 전임 회장단에서 총무이사를 지낸 윤숙영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와 사무국장을 지낸 한민희 목포대학교 박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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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플라워쇼 2021’ 쇼 가든(Show Garden) 분야에서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가든(The Florence Nightingale Garden)’이 은메달을 수상하였다. 2020년 이후 전 세계 간호사들이 코로나-19와 길고도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현대의 나이팅게일’들에게 큰 위로와 새로운 힘을 주는 반갑고도 영광스러운 소식이었다. 쾌적하게 살랑거리는 바람결을 따라, 화단에는 과꽃과 에키네시아, 보랏빛 버베나가 어우러지며 피어있고, 그 사이로 억새풀이 살짝 눈길을 끌어 올린다. 동그란 주목은 다소곳이 몸을 낮추어 상록의 연속성을 이어간다. 목재 벽체에 새겨진 나이팅게일의 친필 기록과 거기에 담긴 그녀의 열정은 방문객들의 마음에 간호와 치유(healing)의 힘을 고스란히 전달해 주었다고, 영국 런던에서 지난 9월 21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개최된 ‘첼시 플러워쇼 2021’의 현장 보도는 전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가든’은 2020년 위대한 간호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1820~1910) 탄신 200주년을 맞이하여 그녀가 창시한 ‘현대간호(modern-day Nursing)’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 전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되었다가, 해를 넘겨 올해 드디어 가을 ‘첼시 플라워쇼 2021’에 현대간호를 기리는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가든’으로 실현되었다. 2020년은 특히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 간호사의 해’로 선포, 현대간호의 창시자인 나이팅게일 탄신 200주년을 기념함과 아울러 전 세계 간호사들에게 지속가능한 건강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더욱 고취하고자 한 기념비적인 해였다. 특별히 런던 ‘왕립 첼시 병원’에서 개최된 ‘RHS 첼시 플라워쇼 2021’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세계 각국 간호사들의 헌신적인 활동과 숭고한 돌봄의 정신을 기념하고자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정원’을 헌정·전시하였다. 이 정원은 나이팅게일 탄신 200주년 기념으로 조경가 로버트 마이어(Robert Myers)가 설계하였고, 버데트 트러스트(The Burdett Trust for Nursing)가 후원하였으며, 보울러앤와이어(Bowler & Wyer)가 시공에 참여하였다. 버데트 트러스터는 영국의 자선기금 단체로 간호라는 전문직 분야의 발전을 지원함으로써, 간호 서비스의 향상과 간호사의 역량 강화를 도모하기 위한 기관이다. 설립목적은 간호사가 환자의 건강과 회복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환자의 건강성과에 직접 관련된 핵심 보건의료 인력으로서의 간호전문직을 지원함으로, 효율적이며 만족스러운 간호사의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정원’의 컨셉은 ‘자연을 통한 회복·간호(Nurture through Nature)’다. 친환경 최신 건축재인 CLT(Cross Laminated Timber)를 조형적으로 설치한 퍼걸러(pergola)는 삼면을 아늑하게 에워싼 안뜰을 상상 속의 병원 내 코트야드로 조성, ‘회복의 지름길은 자연과 정원에 있다’는 명제를 가시적으로 구현하고자 하였다. 정원의 설계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목재 조형 퍼걸러 안쪽으로부터 밖을 향해 시야가 열려있고, 바람과 햇빛은 공간의 오감을 자극하고, 적당한 그늘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자작나무 수풀로 이어진다. 키 낮은 주목이 녹색의 띠 장식으로 연결되는 둔덕,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다채로운 초화 혼합 식재 파레트, 여유롭게 서성이며 거닐 수 있도록 한 뒷마당의 수(水)공간은 벽돌바닥의 소로를 통해 연결되도록 설계되었다. 신체와 정신이 조화롭게 회복되는 공간으로 자연 안에서 혼연일체가 되는 ‘자연을 통한 안녕감(sense of well-being)과 회복’ 개념이 코트야드에 담겨있다. 아울러 이 회복을 주는 정원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탄신 200주년을 기념하고 축하한다는 취지에 따라 역사적 인물이자 혁신의 아이콘인 나이팅게일의 레전드와 유산도 담고 있다. 설계자인 조경가 로버트 마이어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 정원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이 현대간호의 표준(standards)과 병원 설계에서 끊임없는 혁신(reform)을 시도하고 주도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지속가능한 자연친화 소재를 활용하고, 생동감 있는 자연적 혼합 식재로 하이라이트를 주며, 건강과 회복에서 녹지공간(green space)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현대간호의 탄생과 발전에 기여한 그녀의 정신적 유산을 기리려는 것”이라면서 덧붙여 “역사적‧문화적 맥락에 따른 의미와 상징성을 현대적 조경으로 재현하고자, 조경가로서의 열정과 도전을 담아 설계하였다”는 소회도 피력하였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정원’은 주요 요소를 통해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생애를 환기시킨다. CLT목재는 그녀가 병원 건축 설계에서 보여준 혁신의 정신을, 수공간은 깨끗한 물과 하수처리의 강조에서 보여준 그녀의 환경과 건강에 대한 통찰을, 식재계획은 그녀가 어린 시절 보여주었던 압화(壓花) 수집에의 열정을 나타낸다. 다양한 식물에 관심이 많았던 나이팅게일이 특별히 좋아하던 작약(peonies)과 양치류(ferns) 등 압화에 이용했던 식물은 물론, 대황(rhubarb), 오이풀(sanguisorba), 바레리안(valerian) 등 19세기 당시뿐 아니라 현대의학에서도 여전히 활용되는 약용식물들을 가지고 정원을 설계하였다. 특히 나이팅게일이 좋아했던 여우장갑(foxglove)은 식재 파레트에 디기탈리스 퍼푸라(dalmatian peach)와 루테아(digitalis lutea)를 포함하였다. 특히 올 2021년에는 ‘첼시 플라워쇼’가 출범한 지 108년 만에 처음으로 가을에 전시되는 만큼, 가을이라는 계절감을 풍성하게 드러내기 위해 화려한 블랙 달리아(Verrnone’s Obsidian)와 여러 종의 에키나시아(Echinaces) 등 현대에도 여전히 활용되는 약용식물이 사용되었다. 또 대황(chinese rhubarb)와 개암나무(witch hazel) 등 나이팅게일이 지역사회 방문 간호를 위해 사용하던 이른바 ‘간호 가방 속 약용식물’도 포함되었다. 가을의 정취와 향기를 품은 칠자화(Heptacodium miconioides)도 주목을 타고 오르도록 조성하였다. 또한 새로운 자연친화적 소재인 CLT 목재를 페르골라 조형물에 사용함으로써, 병원건축 소재의 현대화의 주창자였던 나이팅게일의 업적과 건강 회복에서 자연채광의 중요성이나 감염 예방을 위해 교차환기를 강조한 점 등 나이팅게일의 탁월한 의료적 통찰을 상징했다. 그녀의 끊임없는 관찰과 철저한 기록의 습관을 형상화하기 위해서 목재 벽체에 그녀의 친필 글자를 음각하였고, 유리 벽면에는 그녀가 정원에서 사색하고 독서하던 모습을 투영해, 19세기 보건의료 혁신을 위한 그녀의 광범위한 저술 활동을 기리고 기념하고자 하였다. 또 정원의 소로(paths)를 따라 작은 원형 동판을 배치했는데, 이는 최근 ‘나이팅게일 배지(Nightingale Badge)’를 복제한 상징물로, 나이팅게일이 창시한 현대간호의 정신이 오늘날에도 계속 이어질 것과 미래 보건의료 분야를 이끌어갈 간호사들에게도 지속적인 영감의 원천이 되기를 염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19세기 영국을 중심으로 간호 개혁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사회개혁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던 인물이다. 이전 시대의 간호와는 차원이 다른 현대간호를 창시했으며, 간호라는 직업을 보건의료 전문직으로 확립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또한 현대적인 간호 교육을 처음으로 시작함으로써 체계적인 간호교육과 지속적인 의료 교육의 토대를 구축하였으며, 통계학에도 식견이 높아 여성으로서는 영국 최초로 왕립통계학회 정회원이 되기도 했다. 나이팅게일이 현대 병원건축에 기여한 점으로는 감염 예방을 위해 질병의 감염원을 차단하는환경 설계가 대표적이다. 그녀가 강력히 주장했던 이른바 ‘파빌리온 스타일(pavillion style)’ 병원 양식은 환자를 감염원으로부터 차단하고, 병동의 환기와 채광을 극대화하여 회복적인 병원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하는 등 역사상 최초의 환자 중심 감염관리(infection control)와 건강회복을 위한 병원설계로 평가된다. 또한 정원에서 자연과의 접촉이 갖는 회복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처럼 파빌리온 스타일에 코트야드를 추가한 나이팅게일 방식의 병원설계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미국과 영국의 현대 병원설계의 선도적 모델이 되었다. 런던의 세인트 토마스병원(St. Thomas Hospital)은 1868년 새로운 부지에 건물을 신축하면서 나이팅게일이 제안한 파빌리온 스타일을 설계에 적용했다. 나이팅게일은 어린 시절부터 식물학과 압화(pressed flower)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특히 13세에는 영국 중부 더비셔(Derbyshire) 지방에서 당시 저명한 식물학자였던 마가렛 스토빈(Margaret Stovin, 1756~1846)과 함께 식물학 탐사를 한 뒤 여기서 수집한 압화 100여 개의 식물 표본을 앨범으로 만들었는데, 이는 19세기 영국정원의 이국적이고 특색있는 식물종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 나이팅게일은 그녀의 대표적 저서 ‘간호노트(Notes on Nursing, 1859)’에서 “조화롭고 풍성한 색감이 가득한 꽃다발이 고열로 힘들어하는 환자를 진정시키고 기분을 달래주었던 사실을 잊을 수가 없다”라고 기록하는 등 환자의 회복을 돕는 식물의 가치와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자연의 치유적 효용이 다만 심리적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효과가 있음을 지적한 점은 정원의 효용에 대한 현대적 해석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명한 신경전문의 올리버 색스(Oliver Sacks) 박사는 그의 에세이 ‘우리에게 왜 정원이 필요한가’에서 정원이 회복과 소생을 가져오는 한 가지 사례를 소개하였다. 뇌신경계 기능소실로 인해 병원 실내에서 신발 끈조차 제대로 매기 어렵던 환자가 정원에서 씨를 뿌리는 행위를 즉각적으로 인지했던 놀라운 사실이다. 그는 “자연은 우리의 존재 아주 깊은 심연의 그 무엇과 닿아 있음이 분명하다. 자연과 생명체에 대한 애착을 뜻하는 ‘바이오필리아(biophilia)’는 인간 삶에 핵심적인 조건이다”고 강조하고 있다. 올리버 색스는 ‘식물애호가(hortophilia)’라는 신조어를 사용하기도 했는데, 이는 인간이 정원과 깊은 ‘애착의 끈’을 갖고 있으며 정원을 돌보고 관리하며 식물과 교감함으로써 자연과 상호작용하려는 원초적 욕구가 본능에 내재 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그는 자연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효능은 단순히 영적이고 정서적인 차원뿐 아니라 신체적이고 생리적인 차원 특히 뇌신경 영역과 관련되어 있음을 설명하고, “정원은 뇌의 생리적 변화뿐 아니라 구조적 변화까지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2020년 ‘세계조경연합(International Federation of Landscape Architecture: IFLA)’은 UN이 설정한 ‘지속가능 발전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중 ‘모든 이에게 건강한 삶과 안녕을 항진함’을 달성하기 위해 조경전문직은 동참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현대사회에서 지속가능한 건강사회를 위한 조경가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보건의료 생태계가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데 비해 간호사는 수요·공급의 불균형을 심각하게 겪고 있다. 특히 최근 팬데믹으로 인해 그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간호 전문 인력 현장에는 위기감마저 들고 있다. 또한 현대사회에서 고령층과 만성질환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간호사의 수요가 광범위하게 늘어나게 되었고, 세계보건기구(WHO)도 건강이 하나의 ‘기본권’임을 선포하면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보건의료 시스템에서 간호사의 역할이 핵심적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 간호사 부족 현상은 심각하며 지속적이다. 그 근본 원인은 고도화된 의료기술과 환자의 중증도 증가 등으로 인해 간호 현장에서 간호사에게 부여되는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인한 소진(burn-out)에 있다. 현장 간호 인력 부족과 간호사의 소진은 결국 간호 서비스의 대상자인 환자 개개인의 건강과 회복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세계 각국 보건 의료현장에서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간호 서비스의 질은 간호사 개인의 건강과 안녕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진의 재충전과 회복을 위해 지속가능한 조치가 필요하다. 병원의 정원은 환자와 그 가족의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의료진과 간호사들이 양질의 간호와 의료적 돌봄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다. 병원 정원이 환자와 가족, 의료진 모두의 건강과 회복을 위한 ‘공동의 회복재(Restorative commons)’로서 새롭게 인식되어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첼시 플라워쇼 2021’의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정원’은 19세기 보건의료의 혁신을 가져온 위대한 인물 나이팅게일을 기리고, 현대간호를 창시한 그녀의 영감 및 자연과 식물에 대한 그녀의 깊은 애정과 열정을 담아냈다. 이는 역사적‧문화적으로 설계되고 재현된 정원을 통해 간호의 표상인 나이팅게일의 철학이 오늘날의 간호사들에게도 지속되고 있음을 강조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 이 정원은 ‘첼시 플라워쇼 2021’을 방문한 이들에게 정원과 인간의 건강이 통합적으로 연결되어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게 하고, 지속가능한 건강사회를 위해 정원의 의미를 강조한다. 특히 전 세계가 팬데믹으로 전무후무한 위협을 받는 이 시대에 자연을 통한 건강과 안녕을 위한 회복탄력성을 새롭게 일깨우도록 하는 데 각별한 의미가 있다. ‘RHS 첼시 플라워쇼 2021’ 수상작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정원’은 이듬해인 2022년 나이팅게일 탄신일(5월 12일)에 맞추어 런던 세인트 토마스병원에 영구 설치돼 병원의 직원과 환자들을 위한 회복정원(restorative garden)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세인트 토마스병원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나이팅게일의 데이터분석과 근거기반 설계(Evidence-based Design)를 반영한 ‘파빌리온 스타일’ 병원설계가 적용되었던 곳으로, 환자 경험 중심의 안전하며 회복적인 병원건축이 최초로 이루어진 역사적 장소이다. 또 현대간호 최초의 전문교육기관인 ‘나이팅게일 간호학교’가 1860년 개교한 곳으로서 나이팅게일이 현대간호의 전문성을 위해 노력하였던 간호역사의 산실이자 현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박물관’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조만간 COVID-19가 극복된 후 런던의 세인트 토마스병원을 방문하면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정원을 만날 수 있게 되고, 이로써 ‘정원을 통한 회복’이라는 21세기 의료의 새로운 역사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참고자료 · Chelsea Flower Show 2021 Show Garden profile: The Florence Nightingale Garden – A Celebration of Modern Nursing(www.countryliving.com/uk/homes-interiors/gardens/a37385530/chelsea-flower-show-florence-nightingale-garden) · The Florence Nightingale Garden: A Celebration of Modern-Day Nursing(www.rhs.org.uk/shows-events/rhs-chelsea-flower-show/gardens/2021/the-florence-nightingale-garden) · Florence Nightingale Garden, The Burdett Trust for Nursing(www.btfn.org.uk/florence-nightingale-garden) · 커스틴 닉슨, 박찬호 역,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생애와 업적’, 대한간호협회, 2021. · 성종상·탁영란, ‘그린과 건강 행복: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조경의 역할’, 『한국조경의 새로운 지평』, 한숲, 2021. 탁영란 / 한양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대한간호협회 감사, 한국전통조경학회 부회장
- 탁영란 한양대학교 간호학부 교수[email protected]
- 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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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생태문명의 전환 시대에 자연·문화환경을 잘 지키고, 생명성을 보존하는 것들은 한·중·일 조경분야가 이끌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제17회 한·중·일 조경심포지엄’이 중국 베이징 후베이 호텔에서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됐다. 한국조경학회(KILA), 중국풍경원림학회(CHSLA), 일본조원학회(JILA)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중국풍경원림학회가 주관한 이번 심포지엄은 ▲문화와 자연유산: 대체불가능한 생명과 영감의 원천을 주제로 ▲문화와 자연의 연결: 경관과 이상적인 삶 ▲농촌 경관유산과 전통지식 ▲자연의 문화적 의미: 문화 서식지로서의 경관 등 3개의 세부세션 나눠 진행됐다. 23일 열린 심포지엄은 정시(Zheng Xi) 북경 임업 대학교 교수의 진행으로, ▲조경진 한국조경학회장과 ▲오노료헤이(Ryohei Ono) 일본조원학회장의 인사말 ▲첸종(Chen Zhong) 중국풍경원림학회장의 축사▲주제발표 ▲세부발표 ▲원림학회 학생공모전 시상식 순으로 진행됐다. 주제발표는 ▲김태경 조경학회 수석부회장의 ‘Presentation: Gyeongpoho Lake (鏡浦湖)as Historic and Cultural Heritage’ ▲오노료헤이학회장의 ‘Landscape as Causative Factor for Everyday Life’ ▲리시옹(Li Xiong) 중국풍경원림학회 부회장의 ‘Landscape Architecture and Better Life in the New Era’ 순으로 진행됐다. 세부세션인 ‘문화와 자연의 연결: 경관과 이상적인 삶’에서는 정해준 조경학회 산학협력이사가 좌장을 맡았으며, ▲왕시앙롱(Wang Xiangrong) 중국풍경원림학회 상임이사의 ‘Nature of Culture-PI Tang(陂塘) System in Chinese History’ ▲박희성 조경학회 학술이사의 ‘Royal Tombs in the Joseon Dynasty as anIdeal Landscape: From Eternal Sacredness to Daily Life’ ▲다케타시로의(Shiro Takeda) 일본 지바대학교 원예대학원 교수의 ‘Reconnecting Culture and Nature’ 순으로 발표됐다. ‘농촌경관유산과 전통지식’에서는 정샤오디(Zheng Xiaodi) 중국 칭화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히라오카나오키(Naoki Hiraoka) 일본 규슈대학교 교수의 ‘Regarding the Town and River Development Plan Involving Oyodo River in Miyazaki Prefecture, Japan’ ▲한펑(Han Feng) 중국 통지대학교 교수의 ‘The Value, Protection and Sustainable Development of Rural Landscape’ ▲최부헌 상명대학교 환경자원학과 박사과정의 ‘Impact of Open-Air Incineration of Agricultural Waste Hindering Rural Landscape on Air Environment’ 순으로 진행됐다. ‘자연의 문화적 의미: 문화 서식지로서의 경관’에서도 정샤오디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손용훈 조경학회 정책·제도 이사의 ‘Instagram Photo Showing Appreciation of Nature in the Cit’ ▲이다요시히코(Yoshihiko Iida) 일본 쓰쿠바대학교 교수의 ‘The Historical Study of Lǐ hòu or Ichirizuka as a Mileage Landmark’ ▲리우후이(Liu Hui) 중국 시안건축대학교 교수의 ‘The Thought and Form of Northwest Landscape Construction Based on Mountains’ 순으로 발표됐다. 조경진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2018년 서울에서 한·중·일 조경세미나를 개최한 이후 다시3개국 조경학자들과 만나게 돼 기쁘다”며 “자연문화유산과 아름다운 삶의 주제는 국토·자연환경을 보전하는 일들이 상당히 중요한 일이라고 일깨워 주는 것 같다”며 “조경의 본질은 보존과 개발의 균형을 찾아가는 것들인데, 최근에는 너무 개발에만 치우치고 보존 문제에서 소홀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를 겪고 있다. 이는 경제위기, 전염병 등의 위기로 연결돼 있으며, 이 모든 일 들은 우리가 지구의 환경을 과도하게 파괴하면서 생겼다. 생태문명으로의 전환 자체가 시급히 필요하다”며 “몇 해 전 중국이 국가적으로 천명한 생태문명으로의 전환은 상당히 중요한 어젠다를 선언했다. 이 부분을 깊이 공감하고 있으며, 앞으로 한·중·일이 같이 동참해야 될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코로나 이후 자연에 대한 필요성, 자연이 주는 치유력에 대한 것들을 체험하고 조경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에서도 공원, 정원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생태문명의 전환 시대에 자연·문화환경을 잘 지키고, 생명성을 보존하는 것들은 조경분야가 앞장서고 선도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오노료헤이 회장은 인사말에서 “한중일 관계자 여러분들과 한자리에 모여 기쁘다. 코로나로 연기된 회의를 개최해주신 중국 관계자분들의 노고와 같이 참석해 주신 한국 관계자들에게도 감사드린다”며 “3개국이 풍성한 자연유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 같은 회의가 개최된 것 같다. 이번 회의는 한·중·일의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생각하고 회의를 통해 많은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제18회 한·중·일 조경심포지엄은 오는 2023년 가을에 일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온라인을 통해 3개국의 전문가들이 같은 회의장에서 발표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매우 의미가 있다”며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온·오프라인이 결합되는 방식을 통해 더 많이 교류했으면 좋겠다. 2년 뒤 일본에서 개최할 때는 현장에서 대면하고 회의를 진행할 수 있길 바란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첸종 회장은 축사를 통해 “2020년 가을에 개최 예정이었지만, 계속 연기돼 결국 온·오프라인 진행하게 됐다. 한·중·일의 이해에 감사드린다”며 “한·중·일 조경심포지엄은 이미 16차례 성공적으로 개최해 왔다. 많은 조경인 들이 수준 높은 국제 학술교류 플랫폼을 통해 여러 가지 성과를 공유하고 또 경험을 통해 발전해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경제와 사회에 많은 그림자를 들여오고 있다. 장기간 동안 삶의 인류 방식을 바꾸게 되고, 기후 변화가 심각해지면서 산불·홍수·가뭄 등의 재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들은 과학적인 조치를 통해 대처하고 인류의 활동으로 인한 건강 안전과 자연환경의 위기를 완화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향후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해 사람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 공동의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3개국은 풍성한 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자연문화자산 자체는 지역적이고, 본토적인 것이지만 이에 대한 보호 전승과 발전은 세계적인 과제다.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자국의 문화와 자연환경을 존중하면서 역사적인 유산을 보호하고, 사람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이룩하고 서로 다른 사회단체와 아름다운 삶을 위한 소중한 플랫폼이 되길 기대한다”며 “아름다운 생활의 창조는 모든 조경인 들이 지혜를 모아 계속 지속적인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회의를 통해 연구와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 신유정[email protected]
- 202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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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지난 6월 개장한 서울시 남산예장공원이 ‘2021 IFLA AAPME’ 어워즈 문화·도시경관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조경설계호원은 서울시 남산예장공원이 2021 IFLA AAPME(Africa, Asia-Pacific, Middle-East) 어워즈의 문화·도시경관(Culture&Urbanscape) 부문에서 Awards of Excellence(우수상)을 수상했다고 21일 밝혔다. 세계조경가협회(International Federation of Landscape Architects, 이하 IFLA)는 1948년 창설돼, 현재 77개 국가를 회원국으로 보유한 전 세계 조경가들의 대표기관이다. IFLA 시상식은 세계 조경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가지고 있다. 조경설계호원이 조경설계를 맡았던 예장공원은 남산의 자연경관 회복과 도시문화공간 연결, 땅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시간에 대한 재해석이라는 목적성을 내재하고 있다. 지하 건축프로그램공간과 지상 공원녹지의 구성은 서울 남산이 내재하고 있는 도시경관적 맥락을 해석해 자연과 도시문화공간이 복합적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조성했다. 건축설계는 시아플랜 건축사사무소에서 진행했으며, 지난 6월 9일 개장한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과 ‘기억6’ 메모리얼 공간이 함께해 조경, 건축, 도시문화의 복합문화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조경시공은 안산조경건설이 맡아서 했다. 김호윤 조경설계호원 대표는 “남산예장공원 작업은 사무실 오픈과 함께 시작했다. 2016년 2개월의 현상공모 기간 이후 3년의 설계 기간과 3년의 시공 기간을 함께 보냈다. 각 단계별 설계해석, 공간 구현 등이 반복되며 복합기능이 부여된 새로운 문화녹지공간으로 태어났다. 이에 기여한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진다”며 “6년의 시간을 함께 달려온 조경설계호원 그룹원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2021년 세계조경가협회상에는(IFLA AAPME) 문화·도시경관부문 외 총 19개 부문에서 397개 작품이 접수됐으며 남산예장공원이 수상한 문화도시경관부문에서는 최우수 1점, 우수 20점, 가작 39정을 선정했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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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국내에서 영화로 한 번도 다뤄진 적 없는 천상의 화원 ‘오제’의 사계를 담은 다큐멘터리 ‘행복의 속도’가 오는 11월 국내 관객과 만난다. ‘행복의 속도’는 ‘오제 국립공원’에서 산장까지 짐을 배달하는 ‘봇카’로 일하는 ‘이가라시’와 ‘이시타카’의 일상을 통해 각자의 길 위에 놓인 모든 사람들을 응원하는 다큐멘터리다.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광활한 습원 지대 ‘오제’에서 일하는 두 명의 ‘봇카’를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는다. ‘오제’는 일본 혼슈 중부, 후쿠시마현-도치기현-군마현-니가타현 4개 현에 걸쳐 있는 산악지대를 일컬으며, 일본 내 29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광대한 습원 ‘오제가하라’와 호수 ‘오제누마’ 그리고 일본의 100대 명산인 시부츠산과 히우치가다케산 등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물파초, 동의나물, 큰원추리 등 다양한 희귀 식물을 간직한 자연 박물관으로 불리며, 공원의 대부분이 특별보호구역 및 특별천연기념물로 선정된 학술적 의의가 뛰어난 생태공원이다. 지난 2005년에는 중요 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 조약인 ‘람사스 협약’을 통해 보존 습지로 지정되는 등 세계적으로 그 아름다움과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이러한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차량 통행이 불가능한 ‘오제’는 관광객들이 묵고 가는 산장에 각종 생필품을 배달하는 짐꾼 ‘봇카’가 여전히 남아있다. ‘행복의 속도’는 아름다운 ‘오제’의 풍경 속에서 자연을 만끽하며 아무도 가지 않는 길 위에 올라선 두 명의 봇카 ‘이가라시’와 ‘이시타카’의 닮은 듯 다른 발자국을 따라간다. 등 뒤로 우뚝 솟은 무거운 짐을 묵묵히 견디며 앞으로 나아가는 ‘봇카’들의 모습은 ‘오제’의 황홀한 절경과 어우러지며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영화는 그들이 매일 걷는 ‘오제’의 사계를 4K 영상으로 담아내며 그동안 스크린에서 한 번도 다뤄진 적 없는 천상의 화원 ‘오제’가 간직한 풍경미와 ‘봇카’들의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담긴 위로를 전할 예정이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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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산림청이 참여하는 캄보디아 레드플러스(REDD+) 시범사업으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레드플러스 불량국가’로 낙인찍힐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림청이 16일 내놓은 캄보디아 레드플러스(REDD+) 시범사업 논란 해명에 환경운동연합이 곧장 성명을 내고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연)에 따르면 캄보디아 사업지의 총면적은 2015년에 시작 당시 7만42ha에 달했고 실제로 툼링 레드플러스(REDD+) 사업 공식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산림청이 주장하는 4만1196ha는 ‘사업 회계 지역’(Project Accounting Area:PAA)만 한정해서 말하는 것인데, 이 역시도 2015년 시작 당시에 5만6000ha였다는 것이 환경운동연합의 설명이다. 환경연은 “산림청이 주장하는 4만1196ha는 2018년 인증기관인 베라(VERRA)의 현지 답사 당시, 그때까지 이미 지속적으로 파괴되고 남은 산림의 면적을 보고한 수치”라면서 “산림청이 이렇게 행정적 면적을 줄이는 교묘한 방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사실을 호도할 것을 사전에 예측했기에, 우리는 이 보수적인 수치(5만6000ha)를 바탕으로 보도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와서 4만1196ha가 본래 면적인 것처럼 제시하는 것은, 지난 수년간의 산림파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은 물론, 또다시 일반인에게 낯선 전문용어를 동원해 국민을 눈속임하려는 부끄러운 태도의 반복”이라고 꼬집었다. ‘Global Forest Watch’ 지도를 보면 산림청이 말하는 PAA 지역마저 상당 부분 훼손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지도에 나타난 것 외에도 PAA 지역 내의 훼손에 대한 정보는 지금 현재도 캄보디아 활동가들을 통해 계속 제보되고 있다. 이에 환경연은 “산림청은 무작정 산림파괴가 없었다는 말을 하기 전에, 적어도 본 시민단체들이 지적한 지역들이라도 현지답사 등을 통해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고 증명하려는 최소한의 성의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며 이번 발표의 문제점을 짚었다. 환경연에 따르면 연평균 1.68% 훼손이란 산림청의 주장과는 달리, 2015년부터 현재까지 연평균 8% 이상의 산림이 훼손되고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이다. 이는 메릴랜드 대학에서 제공하는 공개 위성 정보를 활용하고, 지리정보 시스템(GIS)을 사용할 수 있으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환경연의 설명이다. 환경연은 “산림청은 산림 훼손이 이미 진행된 지역을 제외하고 계산하는 방식으로 훼손의 규모를 애써 축소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게다가 이 주요 지역에 대한 산림 훼손률을 캄보디아 전체의 연간 산림 훼손율과 비교해 성과를 자랑하는 것은, 산림청의 현저히 낮은 기준을 드러낼 뿐이다”고도 말했다. 환경연에 따르면 산림청이 주장하는 “사업이 없었을 시와 비교했을 때의 보호 성과”는, ‘추가성(Additionality)’이라는 문제적 개념에서 나오는 말로, 평가기준의 모호함과 예측 불안정성 때문에 레드플러스에서 대표적으로 유수한 국제 시민단체들로부터 비판받고 있다. 세계 3대 탄소상쇄 관련 인증기관인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도 이러한 기준의 불분명함 때문에 레드플러스 사업은 인증서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 레드플러스(REDD+) 사업의 지역주민 산림감시단 활동을 ‘자원봉사 차원’으로 이해하는 산림청의 해명은 의식수준을 그대로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툼링 레드플러스 사업 설명 보고서에 따르면 불법벌채 감시와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 등을 위해 산림감시단 고용 확대 및 이들에게 안전한 고용 환경을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지적이 수차례에 걸쳐 나온다. 이에 환경연은 “산림청의 발언은 툼링 레드플러스 사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주민의 값진 노동을 당연시할 뿐만 아니라, 애초에 착취가 일어날 수밖에 없을 만큼 낮은 담당 공무원들의 처참한 의식수준을 여실히 드러낸다”고 말하기도 했다. 캄보디아 인권 테스크 포스 대표이며, 이번 조사 이외에도 수많은 산림감시단과 접촉하고 인터뷰한 욱 렝은 “산림감시단은 단순 자원 활동이 아니다. 캄보디아 산림청과 레드플러스가 인정하는 정식 선발된 멤버들로 구성된 팀들로 위원회도 갖추고 있다. 그들의 활동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감시단 멤버들은 그렇게 알고 있고, 또 기대하고 있다. 이것이 없다면 그건 거짓말이고 노동 착취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돈을 사업에 써놓고, 어떻게 관련 주민들을 자원봉사자라고 할 수 있는가”며 분개했다. 이 활동이 자원봉사라면 산림청과 캄보디아 정부 양측이 산림감시단 활동을 레드플러스의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로 소개하면서 해당 체계를 강화한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현지 조사 결과 정찰당 50달러도 안 되는 낮은 그 실비마저도 제때 지급되지 않는 실정이다. 환경연은 “레드플러스(REDD+) 사업지 내 토지 강탈 등 불법 토지 점유 행위에 대해서는, 산림청이 직접 시인 하듯이 사업 준비 단계에서부터 인지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제서야 뒤늦게 캄보디아 정부에 ‘요청을 한다’는 것은 사업 현장에 대한 이해 그리고 사전 준비 부족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산림청은 캄보디아 정부에게 책임을 넘기려고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잘못된 접근을 인정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위성자료 및 항공사진 분석, 수차례 현지답사 및 관계자 인터뷰 등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밝혀낸 사업장 내 심각한 산림 파괴와 부실한 관리에 대한 비판을 귀담아 듣지 않고 변명만 하기 바쁜 산림청의 접근으로 봤을 때, 현재도 문제투성이인 레드플러스(REDD+) 사업은 단순한 ‘개선’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제사회에서 레드플러스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근거 없는 포부를 밝히는 산림청의 대응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산림청이 건전한 비판에 귀 닫고 본인들 말만 계속해서 떠들어 댄다면 얼마 안 가 국제사회에서 ‘레드플러스 선도국가’가 아니라 ‘레드플러스 불량국가’로 낙인찍히게 될 것이 자명하다”고 경고했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1-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