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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크로스로드, 어떤 도시에 살 것인가
    2017년, 2019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모두 가보았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비엔날레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먼저 웹사이트에 들어가 정보를 확인하였다. 진행방식은 전과 다름없이 여러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나는 그중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하는 전시를 보러 갔다. 주제전, 도시전, 글로벌 스튜디오, 게스트 시티전, 현장 프로젝트로 나누어진 이번 전시는 그에 맞는 색으로 구분하여, 큰 원 안에 이들을 이어 ‘크로스로드’라는 개념을 시각적으로 인지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큰 주제를 가지고 현 도시건축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건축, 도시계획, 예술, 디자인을 통한 도시 탐구를 이어나가며 미래 도시에 대한 실천적 사고를 개방한다. ‘회복력’이라는 면을 도시에 적용해 예측 불가의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견고한 도시 만들기에 집중하고자 한다. 회복력은 지속가능성, 즉 환경과의 재결합에 이르는 과정을 위한 필수 조건이기도 하며, 복잡하고 유연하며 민첩한 체제라고 생각되는 새로운 도시적 이상이다.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시대, 점점 개인주의로 변모하는 사회, IT, AR 등 여러 과학적인 발전과 더불어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도시는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상상적이고 추상적이며, 다양한 생각을 볼 수 있는 전시라고 느껴졌다. 사실 도시건축 비엔날레는 도시 설계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닌, 예술적이며 추상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 많다. 그렇기에 예술과 도시 그리고 환경에 대한 문제는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으며 이는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고 생각한다. “지하는 지상으로부터 고립된 상태로 존재할 수 없으며, 유산 가치가 배제된 현대 건축물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도시 공간에 포함될 수 없다. 또한,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생산 방식은 진화하였지만, 전통 기술의 지혜를 배제해서도 안 된다. 도시 내의 자연환경 구성은 오히려 인공적인 경관을 자아낼 수 있으며, 위험함에 대한 정밀한 이해 없이는 안전은 보장될 수 없다.” 여러 가지 주제로 나누어진 이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도시 전 소주제 중 특히 DDP에서 다룬 ‘다섯 가지 크로스로드’라는 소주제는 도시 생산 활동에 관한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비전과 함께 조경학과의 관점을 비롯해 내 생각을 다뤄 보려고 한다. 도시계획을 다루는 크로스로드: 지상 × 지하 비디오로 볼 수 있었던 이 다리는 자전거 및 보행자용 다리와 학교 그리고 공원을 하나로 통합하는 독특한 디자인을 통해 도시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한다. 녹지 공간을 최대로 확보한 복합적 토지 사용을 통해 다리로서 기능뿐 아니라 도시의 한 장소 그 차체로도 독특한 프로젝트가 되었다. 사람들은 길을 따라 지상에서 평지까지 내려오고 올라갈 수 있으며 다리 아래 공간에는 건축물들과 함께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들이 함께 한다. 이는 마치 커다란 자전거 도로로 보였다. 잔디와 수목, 건물의 조화로운 배치로 보행자가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 같다. 디자인적으로도 유기적인 형태를 보여주고, 램프처럼 만든 다리는 안정감을 부여하며, 이동의 편리함도 갖췄다. 건축을 다루는 크로스로드: 유산 × 현대 이 프로젝트는 론 빙하와 벨베데레 호텔의 현재와 미래 상황을 보여주는 모델로 이루어져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지형의 위기와 건축 환경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위스 알프스 지역에 있는 가장 오래된 빙하 중 하나인 론 빙하는 기후 변화로 인해 100년 후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론 빙하 후미에 위치한 벨베데레 호텔은 빙하가 감소하면서 2015년에 문을 닫았다. 이 둘은 자연과 건축 환경이 엮여 있는 관계성을 보여주는 예시이다. 이 작품을 보았을 때 같은 공간이 거울처럼 비춘 모습에 한쪽은 빙하가 있으며, 그 반대에는 빙하의 요소가 사라진 모습을 보고 환경문제에 대해 더 깊이 고심하게 되었다. 누구나 환경과 지구온난화를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단편적이고 일반적인 관념일 뿐 우리는 그 위험성을 평소에 잘 인지하지 못한다. 벨베데레 호텔은 1882년부터 탐험가들에게 가장 유명한 목적지였다. 그곳은 론 빙하가 잘 보이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제 점점 빙하가 없어지고, 그러한 모습을 바라보는 어린아이와 할머니로 대조되어 만든 이미지도 인상적이었다. 추가적으로 뱅크시 전시에서 보았던 작품도 함께 생각이 났다. “I Don’t believe in global warming(나는 지구온난화를 믿지 않는다)”라는 문구 아래에 점점 잠기고 있는 모습은 직접적으로 지구온난화에 대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작품으로서 현 지구의 상태를 표현하고 있지만, 기업은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환경보호를 하고 있는 것 같아 와닿지 않으며, 개인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며 치부하는 경향이 있어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나부터 실천하여 지구 환경에 대한 문제를 조경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마시고, 산소를 배출하는 양은 많다고 익히 들었다. 조경학도로서 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문제를 좀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었다. 생산과정을 다루는 크로스로드: 공예 × 디지털 수학적 알고리즘인 메타볼에서 영감을 받은 원형의 거품 같은 기하학적 구조는 설치작품을 숲속의 복잡한 나무 몸통들 주위로 자연스럽게 흐르게 하여 자연환경에 조화롭게 엮여 있는 디지털 기하학의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그 설계 과정은 디지털 방식이지만 이 프로젝트는 매우 아날로그적이며 유형의 경험을 제공한다. 사실 이 작품을 보았을 때는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다. 단지 여러 두꺼운 실을 마운딩처럼 표현한 것 같았다. 하지만 AR 기술을 통해 그 공간에서 같은 구조물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을 활용한 예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이러한 많은 기술들이 조경에도 도입되어 AR 혹은 MR 기술로 스마트 친환경 공원이나 구조물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환경을 다루는 크로스로드: 자연 × 인공 유랄렌스 프로젝트는 2대째 위기를 맞는 넓은 광구의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 광산의 오래된 길을 풍경으로 삼아, 도시와 인근 이웃의 상황을 변화시키고 한때 버려진 공간은 도시재생의 장소가 되었다. 슬래그 더미는 자연적으로 발생하거나 의도적으로 심은 식물로 대체되어 있으며, 7개의 공원이 연결되어 공원 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도시재생은 조경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키워드 중 하나이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쇠퇴하는 도시들을 다시 재생하는 프로젝트이다. 버려진 공간은 아니지만 7개의 공원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목동공원이 생각나게 하였다. 현재 파리공원, 목마공원, 오목공원, 양천공원, 신트리공원이 있는 목동의 공원들과 함께 곧 만들어질 국회대로 공원 재개발로 총 6개의 공원이 있는 이 부지는 마치 이 프로젝트와 닮은 것 같았다. 도시적 배경을 다루는 크로스로드: 안전 × 위험 ‘플라스틱 국제 연합’은 인간이 끊임없는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먹이 삼으며 바다를 떠다니다 천천히 지구 주위를 에워싸는 구조물이다. 이 가상의 도시는 바다로부터 온 플라스틱을 건축자재로 재활용한다. 이 구조물을 만든 프라이섀들러는 이 섬이 성장하며 모든 대륙을 지나며 가난한 지역과 부유한 지역을 연결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국제 해상에 위치하여 어떠한 국내법에 귀속하지 않으며, 조세 회피지로 수익을 창출하며 포용하는 공간이라는 유토피아적인 이야기로 이를 설명한다. 하지만 내 관점에서는 다르게 보였다. 우리는 많은 환경문제와 안전성, 위험성을 이야기할 때 플라스틱 소재를 언급한다. 플라스틱은 열 또는 압력에 의해 성형될 수 있는 유기물 기반 고분자 물질 및 혼합물이다. 우리는 굉장히 많은 곳에서 플라스틱을 사용하며 그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플라스틱 소재는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플라스틱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자리 잡아 프랜차이즈업계 혹은 사람들은 플라스틱, 일회용컵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는 플라스틱의 양면성을 보여주며 그 자체로도 우리에게 유해한 물질로 변질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플라스틱 물병에 사용되는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산)는 물을 오염시킬 수 있는 화학적 혼합물이며, 이는 다양한 연구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한 번에 영향을 주는 것은 소량이기 때문에 그 안전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물을 마시는 실정이다. 하지만 미세플라스틱 차곡차곡 축적돼 우리 건강을 위협한다. 일주일 동안 먹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약 신용카드 한 장인 5g이며, 바다로 흘러간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플랑크톤을 먹은 물고기가 우리의 밥상 위로 올라올 때는 다시 우리의 몸으로 들어오게 된다. 플라스틱 소재는 모형을 쉽게 바꿀 수 있으며 가볍다는 편리함과 안정성, 위험성을 골고루 가지고 있다. 이미 파이프, 벽지, 마룻바닥 등에 플라스틱이 사용되고 있는데, 플라스틱을 건축자재로 사용한 점이 그다지 놀랍게 여겨지지 않는다. 플라스틱이 혼합된 기존 건축자재들은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이지도 않았다. 이러한 시각에서 ‘플라스틱 국제 연합’이라는 건축물을 바라보면 혁신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쓰레기를 재활용하여 건축물을 짓는다면, 그 건축물이 수명을 다하여 새로운 건물을 지을 때 그 건축자재는 어디로 가겠는가? 어쩌면 우리의 밥상 위에 플라스틱 건축물 조각이 올라올 수도 있다. 박주연 서울시립대학교 음악학과·조경학과 복수전공
    • 박주연 서울시립대학교 음악학과·조경학과 복수전공
    • 2021-11-29
  • [승정원일기] 세계테마‘정원’기행
    ‘이길 승(勝)’.이기다,뛰어나다,승리 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이을 승(承)’. ‘잇다’, ‘계승하다’, ‘받다’, ‘받들다’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승정원에서 왕명 출납,행정 사무 등을 매일 기록한 위대한 유산입니다만, ‘승’정원(庭園)일기는 소박하고,소심하고,게으른 정원사의 미루고 미루던 정원 이야기를 겨우 기록하는 일기입니다. 어떤 한자를 쓸지 고민하다 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이기고,뛰어나고 싶은 욕심도 많고 정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게으른 정원사의 묵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텅 빈 공간이 풍성한 정원으로 채워지듯 너그러운 마음으로 쉬이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늘 정원에서 뵙겠습니다. EBS에서 방송 중인 여행다큐 ‘세계테마기행’은 의외로 즐겨 보는 사람이 많다. EBS에서는 2014년부터 공모를 통해 일반 시청자들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여행에 목마른 나 또한 ‘정원’을 주제로 응모했다. 응모할 때 처음 기획은 수목원에서 일하는 정원사 아들과 아버지가 함께 영국정원을 여행하는 것이 주된 골격이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방송국 PD들에게 자랑스럽게(?) 기획안이 어떤지 의견을 물어보았다. 거짓말처럼 그들도 같은 의견을 내게 주었지만, 서운하게도 “채택될 가능성이 아주 낮다”는 말을 들었다. PD들 입장에서 남자 2명이 출연해 ‘정원’을 소개하는 구성은 선호하지 않는다는 의견이었다. 일반적으로 아버지와 아들이 여행하는 모습은 밝은 분위기로 연출하기가 쉽지 않고 ‘정원’이라는 공간적 배경 또한 여행다큐에서는 여러 이야기를 끌어내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때로부터 7년이 흐른 지금도 PD들에게 정원은 쉽게 다가가기 힘든 영역이라 한다. 야심 찬 기획이 제출되기도 전에 상처를 입어 힘이 빠졌다. “그렇다면 사하라에서 정원을 찾는 기획은 어떻습니까?”라고 물어보니 거짓말처럼 90% 이상 그 기획은 채택될 것 같다는 의견을 주었다. 정원 이야기를 여행다큐로 담아내는 데 있어 적합성 여부를 떠나 모두가 그 기획은 궁금해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정말 사하라 사막에 정원이 있을지 궁금하다”는 반응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시청자 여행큐레이터에 선정되어 북아프리카 튀니지로 ‘정원’을 찾아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2년 뒤 다시 서아프리카 세네갈과 감비아로 여행을 한 번 더 갈 기회가 생겼지만 역시 메인 테마는 ‘정원’이 아니었다. 그래도 정원사의 눈에는 여행지 곳곳이 정원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세계테마기행’ 프로그램에도 위기가 찾아왔는데, 이에 대한 대응으로 예전 방송을 테마별로 재편집해서 송출하고 있다. 주요 테마는 ‘먹거리’, ‘축제’, ‘소수민족’, ‘장거리루트’, ‘유라시아 견문록’ 등이다. 이번에도 ‘정원’이라는 테마로 각 나라별 여행기가 방송되길 기대했지만 아직 계획이 없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다행히 최근에는 공중파에서 간간이 ‘정원’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제작되고 있고 반응도 나쁘지 않다. 향후 기회가 닿는다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정원채널에서도 해외의 정원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꼭 기획하고 싶다. 욕심을 더 낸다면 ‘정원’이라는 콘텐츠로 PD들이 ‘먹방’이나 ‘맛집탐방’에 버금가는 관심으로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언제가 ‘세계테마정원기행’이라는 프로그램이 기획된다면 꼭 첫 큐레이터가 되고 싶다. 노회은 /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정원사업실 팀장
    • 노회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팀장
    • 2021-11-29
  • [용산공원 시나브로]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 ‘우리사회의 숙제’
    용산기지 본체부지 반환 시작 2020년은 용산공원 조성 과정에 있어 큰 변곡점이었다. 2020년 12월 주한미군지위협정(이하, SOFA) 합동위원회를 통해 주한미군이 공여한 부지중 일부 미군기지 반환을 완료했기 때문이다. 2004년 12월에 용산기지 이전합의서(UA/IA)가 체결 후 2017년 미8군 사령부, 2018년 주한미군사령부 등 주요 사령부 이전이 완료되고, 약 16년 만에 첫 반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반환부지는 ‘용산 미군기지 장교숙소 5단지’ 내 소프트볼장과 국립중앙박물관 북측에 접해 있는 스포츠필드다.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시설물은 있는 부지는 아니며, 주한미군에 공여된 용산 미군기지 전체에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따라 공원 조성지구인 본체부지로 한정하면, 빙산의 일각 수준이지만 용산 미군기지 부지 반환이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게다가 내년에는 용산 미군기지의 약 50만㎡ 추가 반환과 한미연합사령부가 이전할 예정이라고 하니 용산기지 이전 사업(Yongsan Relocation Plan, 이하 YRP사업)의 종결과 용산공원 조성의 첫 단추를 꿰는 과도기적 시기가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용산미군기지 현재 상황은 용산 미군기지의 면적은 서울 여의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지를 방문해 보면, 군사지역이라는 느낌보다 미국 교외 지역의 작은 도시와 같은 인상이 든다. 주거지역, 업무지역과 연결된 도로(메인포스트~사우스포스트 남·북 연결도로) 주변으로 커뮤니티와 각종 기반(교육·종교·편의 등)시설이 집중되어 있다. 필자가 용산기지를 처음 출입했을 때 시점과 비교해 보면, 지금 용산 미군기지 내 상황은 한·미연합사령부를 제외한 주요 부대가 이전을 완료하여 유령도시 같은 느낌이 들 정도가 되었다. 국방부 YRP사업이 막바지에 접어드는 지금은 폐쇄지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에 2020년부터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주한미군과 협의를 통해 용산 미군기지 시설물 현황 조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문화유산적 가치의 시설물 선정 및 향후 활용 가능성이 있는 시설물의 유지·관리를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시급히 준비 중이며, 용산 미군기지 관련 자료들을 이관·수집 등 아카이브 구축의 기초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미군기지 이전 및 반환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아직은 조사 내용을 공개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한다, 내년부터 기지 반환 속도가 가속화되고 부분개방 부지가 확대가 되면, 그간 제한되었던 현장과 자료들 또한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최근, 국토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의 움직임 국토부는 2020년 12월, 용산공원 조성지구를 용산 미군기지 본체부지 중 헬기장 부지, 출입·방호시설 부지, 드래곤힐 호텔 부지를 제외한 242만㎡라고 발표했던 구역에서 2020년 7월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가 국립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 용산가족공원, 옛 방위사업청 부지(초대 해병대사령부 부지), 군인아파트 부지까지 편입한다는 의결을 심의·의결한 300만㎡의 구역을 확정 고시했다. 이는 1990년대 초 용산 미군기지 이전적지 공원화 계획에서 설정한 공원 조성지역에 매우 근접한 모양과 면적으로 결정된 결과이다. 최근 2년간 공원 조성과 관련하여 변경된 여건들을 반영하여 국토에는 용산공원 기본설계 및 조성 계획안 변경 용역을 발주했고, 용산 미군기지 부지를 단계별 부분반환과 함께 국민들에게 개방해 나간다는 큰 틀 속에서 계획을 하나씩 진행해오고 있다. 2012년 국제공모에서 당선된 ‘Healing: The Future’(이로재+West8+동일기술공사 컨소시엄)는 2021년 ‘용산공원 국민참여단 7대 제안’을 ‘용산공원 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 변경(안)’에 담는 것을 검토했다. 그 결과가 지난 11월 25일(목) 용산구에 위치한 동자아트홀에서 ‘용산공원 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 변경(이하,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 공청회에서 발표되었다.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은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제13조)에 근거하여 국토부장관이 용산공원 정비구역을 지정·고시할 때 수립해야 하는 의무사항이다. 약 5년 전 국토부의 공원 조성 과정에 비하면, 서울시와 함께 국민·시민들의 참여 기회를 마련하고 변화된 도시의 여건을 충실히 반영하려고 한 점, 용산 미군기지 일부를 부분개방부지로 대국민에게 공개한 노력은 인정받아야 한다.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용산공원 국민참여단을 구성하여 제안까지 도출한 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수개월 동안 종합기본계획 변경(안)을 준비하고 공청회를 계획하는 과정에서 ‘국민참여단’ 또는 ‘용산공원 친구들 & 청년 크리에이터(국민참여형 용산공원 홍보 담당을 그룹명)’를 적극 활용하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쉽다. 이번 공청회에 국민참여단 한 명이 참석하긴 했지만, 이 점은 ‘여전히 소통의 방식이 형식적이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용산공원 조성과 관련하여 또 다른 장애요소가 하나 있다. 주택 공급과 부동산 정책이 우리 사회의 큰 이슈로 부각되자 내년에 반환 예정인 50만㎡ 부지를 주택공급지로 활용하지는 의견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를 위해 일부 국회의원들이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을 올렸다. 1990년대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용산공원 조성 면적 300만㎡ 정도로 매우 넓어 일부를 주택공급지로 활용하는 것은 크게 문제 되지 않고, 현실 문제인 주택 공급을 일부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앞으로 용산 미군기지 반환과 공원 조성이 지지부진할수록 공원 지구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나올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앞으로 숙제는 ‘협력적 네트워크’에 기반한 실행력 남은 숙제는 용산 미군기지 내 헬기장, 드래곤힐 호텔 일대 부지이다. 그리고 환경조사와 오염 정화사업에 대한 건을 어떻게 처리해 나갈 것인지가 큰 관심사로 남아 있다. 이들은 외교적 관계와 직·간접적 영향을 받은 사항이라 정치적 역학 속에서 결정될 수밖에 없다. 중앙정부 관계 기관장, 정치계 인사들은 기지 내 폐쇄 시설의 유지와 온전한 기지 반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포괄적인 사업 관리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에 힘써야 한다. 지역과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환경오염 정화를 비롯한 일제강점기 한반도 침탈의 심장부였던 용산 일본군 병영 시설은 어떻게 남길 것인지, 한국전쟁 이후 동아시아의 평화와 한·미 동맹의 상징인 용산 미군기지 시설은 어떻게 기록하고 활용할 것인가도 고민해야 한다. 환경조사와 오염 정화사업에 대해서 언제까지 암묵적으로 진행해 현 상황을 넘어갈 것인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평가받을지에 대한 미리 주저하고 있으면, 지난 30여 년 동안 기지 반환도 못한 채 공원 설계만 수년 동안 진행하면서 국민 세금만 허비해 온 과정을 끝내지 못할 것이다. 국토부와 서울시 중심의 협력적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국토부만의 숙제가 아닌 서울시와 대한민국 구성원 전체의 숙제로 여겨야 한다. 용산공원 조성 사업을 서울 도심 한복판에 녹지를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정리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필자는 언제, 어디에서든 항상 잊지 않고 전달하는 메시지가 있다. ‘공원’이라는 단어로 인해 ‘녹색지대’ 조성에 그치는 것으로 인식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은 조경의 영역도 아니요, 도시계획의 영역도 아니다. 우리 사회가 모두 협력하고, 지혜를 모아야 가능한 일이다. 그 과정에서 용산기지 공원화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가 시민의식을 성숙시키고, 공공자산 확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형성하고 키워나가는 과정으로 만들어야 한다. 오늘 12월 3일, 서울기록원에서 열리는 ‘제1회 기록 카탈로그 세미나’에서 시대별 이슈를 통해 협력적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피력할 예정이다. 김홍렬 /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
    • 김홍렬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
    • 2021-11-28
  • [미래포럼] “조경, 사경(史景)을 헤매야 미래가 보인다”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우주 공간을 비롯 지구촌 전체가 과학기술의 자동신경체가 일상화되고 있는 시대에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는 참 멋진 말이다. 미래에 대해 과학기술분야, 미래학이나 정치학 그리고 경제학 등 사회과학분야가 아닌 조경분야에서 미래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의미와 가치가 있는 일이다.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는 과연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필자는 지금까지 해온 일에 대해서 그 답을 찾고자 한다. 필자는 다년간 전국의 축제와 박람회의 공간을 연출한 조경인으로서 현재 역사의 주인공이다. 여러 미래학자들이 말하기를 현재 전개되고 있는 지구촌의 가속적 추진력(accelerative thrust)은 사회적으로뿐만 아니라 개인적 그리고 심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변화의 속도는 변화의 방향과 전혀 다르고 이에 따른 변화의 내용도 천차만별이라 한다. 이에 조경인으로서 사회의 변화속도에 발맞춰진 변화의 방향과 변화의 내용을 고민하게 만든다. 우선 필자의 경험으로는 지역 땅에 새겨진 그 지역만의 고유한 이야기나 지역의 유명한 점을 강점기회 전략으로 삼아 문화상징화하는 작업을 최우선으로 했다. 전라남도 장성군은 황룡면-황룡강-황룡고을에 전해지는 3겹의 황룡 이야기에서 옐로우 시티(Yellow City)란 도시이미지를 삼고 이를 뒷받침하는 전략으로 노란색깔로 도시 마케팅에 성공했다. 장성군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식물의 본질적 특정색을 조경기법으로 연출해 미학적 상징성을 굳게 하고 정원문화 관광상품화에 성공한 지방자치단체다. 두 번째는 전시연출 조경의 범주에 다양한 역사 이야기를 담아 예술작품처럼 연출하는 것이다. 1천 년의 역사를 가진 신라인들은 산과 들의 꽃과 산채, 약초를 텃밭에 심어놓고 신선한 식탁문화를 만들고 즐겼다는 역사를 바탕으로 신라 시기의 문화재와 설화, 현재의 가을꽃과 도시원예가 함께하는 만나는 나들이 문화와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치유의 공간을 구상해 천년의 꽃-천년의 약속-천년의 별-천년의 그림이란 소주제를 설정해 방문객들이 편하게 쉬어가도록 예술미적 공간을 표현했다. 세 번째로는 녹색치유(Green Care)의 하나인 치유농업을 조경으로 연출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녹색치유는 식물의 전시연출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복감을 준다는 측면에서 조경재료를 치유가 되는 식물과 곤충뿐만 아니라 치유원예프로그램-치유농식품 체험까지 아우르고 정신적 편안함과 심리적 행복감을 전달하는 감성이란 의학적 접근도 함께 고민해 접목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경험이다. 네 번째로는 전시연출 조경은 항상 새로움을 끼워 넣는 작업이다. 매년 반복되고 중첩되는 문화행사를 어떻게 매년 다르게 표현해서 방문객으로부터 새롭다는 감탄사를 자아낼 것인가란 마인드맵이 필요하다. 전시연출에 있어 자연을 기본으로 담고 의미와 이야기가 있는 새로움을 끼워 넣어 다름을 표현하는 조경철학으로 ‘검이불루 화이불치(檢而不陋 華而不侈)’이라 표현하고 싶다. 말대로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는 기본마음과 정신으로 조경에 임하는 것이 조경인의 자세라 본다. 마지막으로 조경이 시대의 흐름과 예술문화의 변화에 발맞춰 일상의 소중함을 만들어 가야한다.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세계적 전염병 대유행에 사회적 거리 두기 문화가 새로운 문화가 돼버린 것에 조경인의 미래적 자세는 꽃과 어우러진 오브제들, 자연과 조화를 강조한 조경연출 등 현장의 생동감을 전달하는 새로운 도전이다. 실제공간을 조성하고 전시연출하는 계획과 더불어 플랜B를 준비해 시대의 흐름 속에 잃어버린 평범한 일상이 단절됨이 없는 생활 속 조경이 조경시장을 유혹하고 있다. 아파트 난간뜰, 가정의 쌈지공간, 카페 등과 같이 사람이 모이는 공간에서 건축과 조명적 인테리어에 꽃과 식물로 꾸미는 실내조경적 인테리어가 자연스럽게 접목돼 공간의 미학성과 쾌적성이 개선되는 반가운 흐름이 일고 있다. 또한 야외공간 중심의 조경에서 이제는 디지털 환경에 맞는 온라인 가상공간의 조경이 새로운 영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에 조경은 식물을 선택, 조합하는 영역을 넘어 땅이 내어준 자연에 어느 시간에서든 어느 공간에서든 원래의 자연답게 예술작품을 창조하는 일로 공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소재의 특별성 사이의 조화력을 키워나간다면 미래의 조경은 무궁무진하다고 예측된다. 원격, 화상대면이 일상화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미래를 대비하는 폭넓은 지식과 안목,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 안인숙 / 안스그린월드 대표
    • 안인숙 안스그린월드 대표
    • 2021-11-23
  • [기고] 현대간호를 기리다
    ‘첼시 플라워쇼 2021’ 쇼 가든(Show Garden) 분야에서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가든(The Florence Nightingale Garden)’이 은메달을 수상하였다. 2020년 이후 전 세계 간호사들이 코로나-19와 길고도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현대의 나이팅게일’들에게 큰 위로와 새로운 힘을 주는 반갑고도 영광스러운 소식이었다. 쾌적하게 살랑거리는 바람결을 따라, 화단에는 과꽃과 에키네시아, 보랏빛 버베나가 어우러지며 피어있고, 그 사이로 억새풀이 살짝 눈길을 끌어 올린다. 동그란 주목은 다소곳이 몸을 낮추어 상록의 연속성을 이어간다. 목재 벽체에 새겨진 나이팅게일의 친필 기록과 거기에 담긴 그녀의 열정은 방문객들의 마음에 간호와 치유(healing)의 힘을 고스란히 전달해 주었다고, 영국 런던에서 지난 9월 21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개최된 ‘첼시 플러워쇼 2021’의 현장 보도는 전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가든’은 2020년 위대한 간호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1820~1910) 탄신 200주년을 맞이하여 그녀가 창시한 ‘현대간호(modern-day Nursing)’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 전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되었다가, 해를 넘겨 올해 드디어 가을 ‘첼시 플라워쇼 2021’에 현대간호를 기리는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가든’으로 실현되었다. 2020년은 특히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 간호사의 해’로 선포, 현대간호의 창시자인 나이팅게일 탄신 200주년을 기념함과 아울러 전 세계 간호사들에게 지속가능한 건강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더욱 고취하고자 한 기념비적인 해였다. 특별히 런던 ‘왕립 첼시 병원’에서 개최된 ‘RHS 첼시 플라워쇼 2021’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세계 각국 간호사들의 헌신적인 활동과 숭고한 돌봄의 정신을 기념하고자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정원’을 헌정·전시하였다. 이 정원은 나이팅게일 탄신 200주년 기념으로 조경가 로버트 마이어(Robert Myers)가 설계하였고, 버데트 트러스트(The Burdett Trust for Nursing)가 후원하였으며, 보울러앤와이어(Bowler & Wyer)가 시공에 참여하였다. 버데트 트러스터는 영국의 자선기금 단체로 간호라는 전문직 분야의 발전을 지원함으로써, 간호 서비스의 향상과 간호사의 역량 강화를 도모하기 위한 기관이다. 설립목적은 간호사가 환자의 건강과 회복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환자의 건강성과에 직접 관련된 핵심 보건의료 인력으로서의 간호전문직을 지원함으로, 효율적이며 만족스러운 간호사의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정원’의 컨셉은 ‘자연을 통한 회복·간호(Nurture through Nature)’다. 친환경 최신 건축재인 CLT(Cross Laminated Timber)를 조형적으로 설치한 퍼걸러(pergola)는 삼면을 아늑하게 에워싼 안뜰을 상상 속의 병원 내 코트야드로 조성, ‘회복의 지름길은 자연과 정원에 있다’는 명제를 가시적으로 구현하고자 하였다. 정원의 설계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목재 조형 퍼걸러 안쪽으로부터 밖을 향해 시야가 열려있고, 바람과 햇빛은 공간의 오감을 자극하고, 적당한 그늘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자작나무 수풀로 이어진다. 키 낮은 주목이 녹색의 띠 장식으로 연결되는 둔덕,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다채로운 초화 혼합 식재 파레트, 여유롭게 서성이며 거닐 수 있도록 한 뒷마당의 수(水)공간은 벽돌바닥의 소로를 통해 연결되도록 설계되었다. 신체와 정신이 조화롭게 회복되는 공간으로 자연 안에서 혼연일체가 되는 ‘자연을 통한 안녕감(sense of well-being)과 회복’ 개념이 코트야드에 담겨있다. 아울러 이 회복을 주는 정원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탄신 200주년을 기념하고 축하한다는 취지에 따라 역사적 인물이자 혁신의 아이콘인 나이팅게일의 레전드와 유산도 담고 있다. 설계자인 조경가 로버트 마이어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 정원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이 현대간호의 표준(standards)과 병원 설계에서 끊임없는 혁신(reform)을 시도하고 주도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지속가능한 자연친화 소재를 활용하고, 생동감 있는 자연적 혼합 식재로 하이라이트를 주며, 건강과 회복에서 녹지공간(green space)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현대간호의 탄생과 발전에 기여한 그녀의 정신적 유산을 기리려는 것”이라면서 덧붙여 “역사적‧문화적 맥락에 따른 의미와 상징성을 현대적 조경으로 재현하고자, 조경가로서의 열정과 도전을 담아 설계하였다”는 소회도 피력하였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정원’은 주요 요소를 통해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생애를 환기시킨다. CLT목재는 그녀가 병원 건축 설계에서 보여준 혁신의 정신을, 수공간은 깨끗한 물과 하수처리의 강조에서 보여준 그녀의 환경과 건강에 대한 통찰을, 식재계획은 그녀가 어린 시절 보여주었던 압화(壓花) 수집에의 열정을 나타낸다. 다양한 식물에 관심이 많았던 나이팅게일이 특별히 좋아하던 작약(peonies)과 양치류(ferns) 등 압화에 이용했던 식물은 물론, 대황(rhubarb), 오이풀(sanguisorba), 바레리안(valerian) 등 19세기 당시뿐 아니라 현대의학에서도 여전히 활용되는 약용식물들을 가지고 정원을 설계하였다. 특히 나이팅게일이 좋아했던 여우장갑(foxglove)은 식재 파레트에 디기탈리스 퍼푸라(dalmatian peach)와 루테아(digitalis lutea)를 포함하였다. 특히 올 2021년에는 ‘첼시 플라워쇼’가 출범한 지 108년 만에 처음으로 가을에 전시되는 만큼, 가을이라는 계절감을 풍성하게 드러내기 위해 화려한 블랙 달리아(Verrnone’s Obsidian)와 여러 종의 에키나시아(Echinaces) 등 현대에도 여전히 활용되는 약용식물이 사용되었다. 또 대황(chinese rhubarb)와 개암나무(witch hazel) 등 나이팅게일이 지역사회 방문 간호를 위해 사용하던 이른바 ‘간호 가방 속 약용식물’도 포함되었다. 가을의 정취와 향기를 품은 칠자화(Heptacodium miconioides)도 주목을 타고 오르도록 조성하였다. 또한 새로운 자연친화적 소재인 CLT 목재를 페르골라 조형물에 사용함으로써, 병원건축 소재의 현대화의 주창자였던 나이팅게일의 업적과 건강 회복에서 자연채광의 중요성이나 감염 예방을 위해 교차환기를 강조한 점 등 나이팅게일의 탁월한 의료적 통찰을 상징했다. 그녀의 끊임없는 관찰과 철저한 기록의 습관을 형상화하기 위해서 목재 벽체에 그녀의 친필 글자를 음각하였고, 유리 벽면에는 그녀가 정원에서 사색하고 독서하던 모습을 투영해, 19세기 보건의료 혁신을 위한 그녀의 광범위한 저술 활동을 기리고 기념하고자 하였다. 또 정원의 소로(paths)를 따라 작은 원형 동판을 배치했는데, 이는 최근 ‘나이팅게일 배지(Nightingale Badge)’를 복제한 상징물로, 나이팅게일이 창시한 현대간호의 정신이 오늘날에도 계속 이어질 것과 미래 보건의료 분야를 이끌어갈 간호사들에게도 지속적인 영감의 원천이 되기를 염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19세기 영국을 중심으로 간호 개혁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사회개혁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던 인물이다. 이전 시대의 간호와는 차원이 다른 현대간호를 창시했으며, 간호라는 직업을 보건의료 전문직으로 확립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또한 현대적인 간호 교육을 처음으로 시작함으로써 체계적인 간호교육과 지속적인 의료 교육의 토대를 구축하였으며, 통계학에도 식견이 높아 여성으로서는 영국 최초로 왕립통계학회 정회원이 되기도 했다. 나이팅게일이 현대 병원건축에 기여한 점으로는 감염 예방을 위해 질병의 감염원을 차단하는환경 설계가 대표적이다. 그녀가 강력히 주장했던 이른바 ‘파빌리온 스타일(pavillion style)’ 병원 양식은 환자를 감염원으로부터 차단하고, 병동의 환기와 채광을 극대화하여 회복적인 병원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하는 등 역사상 최초의 환자 중심 감염관리(infection control)와 건강회복을 위한 병원설계로 평가된다. 또한 정원에서 자연과의 접촉이 갖는 회복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처럼 파빌리온 스타일에 코트야드를 추가한 나이팅게일 방식의 병원설계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미국과 영국의 현대 병원설계의 선도적 모델이 되었다. 런던의 세인트 토마스병원(St. Thomas Hospital)은 1868년 새로운 부지에 건물을 신축하면서 나이팅게일이 제안한 파빌리온 스타일을 설계에 적용했다. 나이팅게일은 어린 시절부터 식물학과 압화(pressed flower)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특히 13세에는 영국 중부 더비셔(Derbyshire) 지방에서 당시 저명한 식물학자였던 마가렛 스토빈(Margaret Stovin, 1756~1846)과 함께 식물학 탐사를 한 뒤 여기서 수집한 압화 100여 개의 식물 표본을 앨범으로 만들었는데, 이는 19세기 영국정원의 이국적이고 특색있는 식물종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 나이팅게일은 그녀의 대표적 저서 ‘간호노트(Notes on Nursing, 1859)’에서 “조화롭고 풍성한 색감이 가득한 꽃다발이 고열로 힘들어하는 환자를 진정시키고 기분을 달래주었던 사실을 잊을 수가 없다”라고 기록하는 등 환자의 회복을 돕는 식물의 가치와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자연의 치유적 효용이 다만 심리적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효과가 있음을 지적한 점은 정원의 효용에 대한 현대적 해석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명한 신경전문의 올리버 색스(Oliver Sacks) 박사는 그의 에세이 ‘우리에게 왜 정원이 필요한가’에서 정원이 회복과 소생을 가져오는 한 가지 사례를 소개하였다. 뇌신경계 기능소실로 인해 병원 실내에서 신발 끈조차 제대로 매기 어렵던 환자가 정원에서 씨를 뿌리는 행위를 즉각적으로 인지했던 놀라운 사실이다. 그는 “자연은 우리의 존재 아주 깊은 심연의 그 무엇과 닿아 있음이 분명하다. 자연과 생명체에 대한 애착을 뜻하는 ‘바이오필리아(biophilia)’는 인간 삶에 핵심적인 조건이다”고 강조하고 있다. 올리버 색스는 ‘식물애호가(hortophilia)’라는 신조어를 사용하기도 했는데, 이는 인간이 정원과 깊은 ‘애착의 끈’을 갖고 있으며 정원을 돌보고 관리하며 식물과 교감함으로써 자연과 상호작용하려는 원초적 욕구가 본능에 내재 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그는 자연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효능은 단순히 영적이고 정서적인 차원뿐 아니라 신체적이고 생리적인 차원 특히 뇌신경 영역과 관련되어 있음을 설명하고, “정원은 뇌의 생리적 변화뿐 아니라 구조적 변화까지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2020년 ‘세계조경연합(International Federation of Landscape Architecture: IFLA)’은 UN이 설정한 ‘지속가능 발전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중 ‘모든 이에게 건강한 삶과 안녕을 항진함’을 달성하기 위해 조경전문직은 동참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현대사회에서 지속가능한 건강사회를 위한 조경가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보건의료 생태계가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데 비해 간호사는 수요·공급의 불균형을 심각하게 겪고 있다. 특히 최근 팬데믹으로 인해 그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간호 전문 인력 현장에는 위기감마저 들고 있다. 또한 현대사회에서 고령층과 만성질환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간호사의 수요가 광범위하게 늘어나게 되었고, 세계보건기구(WHO)도 건강이 하나의 ‘기본권’임을 선포하면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보건의료 시스템에서 간호사의 역할이 핵심적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 간호사 부족 현상은 심각하며 지속적이다. 그 근본 원인은 고도화된 의료기술과 환자의 중증도 증가 등으로 인해 간호 현장에서 간호사에게 부여되는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인한 소진(burn-out)에 있다. 현장 간호 인력 부족과 간호사의 소진은 결국 간호 서비스의 대상자인 환자 개개인의 건강과 회복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세계 각국 보건 의료현장에서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간호 서비스의 질은 간호사 개인의 건강과 안녕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진의 재충전과 회복을 위해 지속가능한 조치가 필요하다. 병원의 정원은 환자와 그 가족의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의료진과 간호사들이 양질의 간호와 의료적 돌봄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다. 병원 정원이 환자와 가족, 의료진 모두의 건강과 회복을 위한 ‘공동의 회복재(Restorative commons)’로서 새롭게 인식되어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첼시 플라워쇼 2021’의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정원’은 19세기 보건의료의 혁신을 가져온 위대한 인물 나이팅게일을 기리고, 현대간호를 창시한 그녀의 영감 및 자연과 식물에 대한 그녀의 깊은 애정과 열정을 담아냈다. 이는 역사적‧문화적으로 설계되고 재현된 정원을 통해 간호의 표상인 나이팅게일의 철학이 오늘날의 간호사들에게도 지속되고 있음을 강조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 이 정원은 ‘첼시 플라워쇼 2021’을 방문한 이들에게 정원과 인간의 건강이 통합적으로 연결되어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게 하고, 지속가능한 건강사회를 위해 정원의 의미를 강조한다. 특히 전 세계가 팬데믹으로 전무후무한 위협을 받는 이 시대에 자연을 통한 건강과 안녕을 위한 회복탄력성을 새롭게 일깨우도록 하는 데 각별한 의미가 있다. ‘RHS 첼시 플라워쇼 2021’ 수상작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정원’은 이듬해인 2022년 나이팅게일 탄신일(5월 12일)에 맞추어 런던 세인트 토마스병원에 영구 설치돼 병원의 직원과 환자들을 위한 회복정원(restorative garden)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세인트 토마스병원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나이팅게일의 데이터분석과 근거기반 설계(Evidence-based Design)를 반영한 ‘파빌리온 스타일’ 병원설계가 적용되었던 곳으로, 환자 경험 중심의 안전하며 회복적인 병원건축이 최초로 이루어진 역사적 장소이다. 또 현대간호 최초의 전문교육기관인 ‘나이팅게일 간호학교’가 1860년 개교한 곳으로서 나이팅게일이 현대간호의 전문성을 위해 노력하였던 간호역사의 산실이자 현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박물관’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조만간 COVID-19가 극복된 후 런던의 세인트 토마스병원을 방문하면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정원을 만날 수 있게 되고, 이로써 ‘정원을 통한 회복’이라는 21세기 의료의 새로운 역사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참고자료 · Chelsea Flower Show 2021 Show Garden profile: The Florence Nightingale Garden – A Celebration of Modern Nursing(www.countryliving.com/uk/homes-interiors/gardens/a37385530/chelsea-flower-show-florence-nightingale-garden) · The Florence Nightingale Garden: A Celebration of Modern-Day Nursing(www.rhs.org.uk/shows-events/rhs-chelsea-flower-show/gardens/2021/the-florence-nightingale-garden) · Florence Nightingale Garden, The Burdett Trust for Nursing(www.btfn.org.uk/florence-nightingale-garden) · 커스틴 닉슨, 박찬호 역,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생애와 업적’, 대한간호협회, 2021. · 성종상·탁영란, ‘그린과 건강 행복: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조경의 역할’, 『한국조경의 새로운 지평』, 한숲, 2021. 탁영란 / 한양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대한간호협회 감사, 한국전통조경학회 부회장
    • 탁영란 한양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 2021-11-11
  • [조경논단] 생태정원과 자연주의정원
    정원을 계획하고 만들어가는 일은 쉽지 않다. 누구나 집에서 화분 한두 개쯤은 키워본 경험이 있겠지만 생명을 다루는 일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더욱이 면적이 넓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다양한 생명이 어우러져야 한다면 살피고 고민해야 할 것들이 생각보다 많아진다. 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안정된 기반을 조성해야 하고 거기에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디자인을 만들어 내야 한다.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편의성도 부여되어야 하고 효율적인 관리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빠질 수 없다. 몸을 혹사하는 노동은 말할 것도 없고 수많은 변수에 대응하는 꾸준한 보살핌도 있어야 한다. 많은 공부와 오랜 경험, 근성과 애정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정원이 주는 희열을 알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겨울이 지나가는 어느 날 빈 땅에서 빼꼼히 돋아나는 새순을 마주할 때, 어제까지 웅크리고 있던 꽃봉오리가 꽃잎을 열어 얼굴을 드러낼 때, 가지마다 스며든 햇살로 싱그러운 초록빛이 반짝거릴 때, 붉게 물들었던 잎들이 조용히 땅으로 떨어져 쌓일 때. 우리는 순간순간 작은 정원에서도 대자연의 위대함을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 정원이 보여 주는 작은 몸짓 하나에도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끌린다. 사람의 감성은 신기하게도 자연의 모든 것들과 연계되어 순간의 빛이나 작은 움직임에도 금세 매료되어 스며들게 된다. 이것은 우리가 자연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임을 명확하게 증명하는 일이며 또한 생태정원과 자연주의정원의 당위성이기도 하다. 자연주의정원은 그저 새롭게 유행하는 정원 양식이 아니다. 지구환경의 다양한 문제와 자연성의 회복은 인류가 직면한 중요한 과제이며 시대적 요구다.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 파괴하고 잃어버렸던 자연에 대한 반성과 열망이며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인류의 본성인 것이다. 과거의 정원은 인간이 자연을 소비하는 인간 중심적인 정원이었다. 누군가의 취향을 드러내고 과시하기 위해 치장하는 것이 정원의 중요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자연주의정원은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 비료와 농약 사용을 최소화하고 건강한 환경, 안정된 비오톱(biotope, 특정 식물이나 동물 등이 서식하기 위해 필요한 생태공간 또는 서식처)을 구축하고자 노력한다. 지구의 모든 식물을 소재로 하며 잡초나 잡목으로 불리는 식물들도 생태계 안에서 기능과 역할이 있음을 인정하고 존중한다. 정원을 디자인할 때는 군락 구조와 종간 경쟁, 공생 같은 생태적 질서를 바탕으로 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원이 스스로 하나의 자립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이 자연의 한 요소로 어우러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자연주의정원은 생태정원보다 확장된 또 하나의 생태정원이다. 정원이 사람을 위한 단순한 장식적인 녹지대가 아닌 수많은 자연의 생명이 공존할 수 있는 아름다운 생태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도시에서 사라진 생물 다양성과 생태적 균형을 회복하고, 아름답고 생명이 넘치는 생태 공간을 만드는 데 목표를 두며, 인류가 자연 속에서 다양한 생명들과 공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기반을 만드는 일이다. 이는 20세기 중후반 이후 국제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와일드 가든이나 유기정원, 생태정원의 원리와 기술이 보다 진일보한 정원이라 할 수 있다. 자연주의정원에서는 정원의 생물 집단 스스로가 잡초나 병해충과 같은 외부의 힘에 맞설 수 있는 방어체계를 만들어간다. 사실 잡초나 병해충은 모두 자연의 구성요소이며 귀중한 생명들이지만, 인간의 간섭으로 생태적 균형이 깨지면서 지나치게 번성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종다양성과 생태적 안전성,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정원을 구성하는 다양한 종들이 공생하는 사회가 만들어진다면 그 안에서 타협점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자연주의정원은 공간 안에 자연의 힘과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다양한 생명이 어우러져 공간을 공유하는 정원은 시시각각 빛, 바람, 물의 경이로운 순환과 그에 따른 반응을 새롭게 보여 준다. 안전한 서식처 기반 위에 조성된 정원은 그 어떤 사상이나 예술보다도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정원디자인 또는 정원예술도 이 같은 생태적 철학과 사고를 바탕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더욱 깊어질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미세먼지 저감숲, 힐링숲, 수직정원, 스마트가든 등의 이름으로 다양한 유형의 도시녹지나 정원이 계획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공간을 단순히 녹지로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절망적인 도시 생태계를 회복하는 일이다. 스스로 질서와 힘을 가지고 살아 움직이는 공간을 만들어야 하며 그 실마리는 자연주의정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연주의정원은 앞으로 만들어질 모든 정원의 근간이 될 것이다. 인류가 자연을 벗어날 수 없듯이 미래의 정원은 자연주의정원에 뿌리를 두고 거기에서 확장되고 편집될 것이다. 김봉찬 / 더가든 대표
    • 김봉찬 더가든 대표
    • 2021-11-07
  • [승정원일기] 작곡가를 찾습니다
    ‘이길 승(勝)’.이기다,뛰어나다,승리 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이을 승(承)’. ‘잇다’, ‘계승하다’, ‘받다’, ‘받들다’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승정원에서 왕명 출납,행정 사무 등을 매일 기록한 위대한 유산입니다만, ‘승’정원(庭園)일기는 소박하고,소심하고,게으른 정원사의 미루고 미루던 정원 이야기를 겨우 기록하는 일기입니다. 어떤 한자를 쓸지 고민하다 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이기고,뛰어나고 싶은 욕심도 많고 정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게으른 정원사의 묵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텅 빈 공간이 풍성한 정원으로 채워지듯 너그러운 마음으로 쉬이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늘 정원에서 뵙겠습니다. “수다 떠는 아줌마들처럼 웃는 새들과 누굴 애타게 찾는 것처럼 울어대는 벌레들 여전해요 그대와 거닐었던 그 날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추억의 숲 속길 나뭇가지 사이 숨어든 따스한 햇살 너무 푸르름이 뿜어내는 아찔한 산뜻함 여전해요 그대와 행복했던 그 날 그대로의 향기를 간직한 채로 추억 속의 길은 나를 인도하네 나 괜찮아요 여기 그대 없어도 혼자 걷는 이 기분 아주 그만인걸 늘 그대 인생 푸른 날만 있도록 빌어줄게 나 정말 편한 맘으로 찾아온 수목원에서 우리 사진 속의 그 나무들은 많이 자랐네 찌든 가슴 안고 들이마셨던 싱그런 풀 내음 여전해요 그대와 행복했던 그 날 그대로의 향기를 간직한 채로 추억 속의 길은 나를 인도하네 나 괜찮아요 여기 그대 없어도 혼자 걷는 이 기분 아주 그만인걸 늘 그대 인생 푸른 날만 있도록 빌어줄게 나 정말 편한 맘으로 찾아온 나 괜찮아요 여기 그대 없어도 혼자 걷는 이 기분 아주 그만인걸 늘 그대 인생 푸른 날만 있도록 빌어줄게 나 정말 편한 맘으로 찾아온 수목원에서” 2001년 발매된 윤종신의 9집 앨범 수록곡 ‘수목원에서’. 수목원에서 일하는 가드너에게 그의 노래는 운명처럼 다가왔다. 나름의 인생 ‘띵곡’이 있겠지만 직업과 일터를 이토록 서정적으로 표현한 곡이 있다는 것 또한 행복이다.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입니다 아빠가 매어 놓은 새끼줄 따라 나팔꽃도 어울리게 피었습니다 애들하고 재밌게 뛰어놀다가 아빠 생각나서 꽃을 봅니다 아빠는 꽃 보며 살자 그랬죠 날 보고 꽃같이 살자 그랬죠” 어린 시절 꽃봉오리보다 앙증맞은 목소리로 즐겨 불렀던 동요 또한 나를 닮은 아이가 같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며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곤 한다. 최근 ‘꽃밭에서’ 동요를 들으며 노래에 등장하는 아빠는 가드너가 아닐까 하는 상상을 했다. 새끼줄로 나팔꽃 줄기를 유인하는 아빠는 정원 가꾸기에 진심인 분일 것이다. 다시 곱씹어 본 2절의 가사 내용은 괜히 눈물이 핑 돌 정도의 그리움까지 뽑아냈다. 죽기 전에 이뤘으면 하는 소망이 몇 가지 있다. 정원사로서는 아주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내용이다. 그중 하나가 식물 혹은 정원과 관련된 ‘동요’를 만드는 것이다. 내가 만든 동요를 아이들이 부른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나아가 그 노래를 계기로 식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생기고 또 정원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면 더없이 행복할 것 같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니 ‘작곡’을 할 엄두는 나지 않고 뜻을 같이하는 작곡가를 만나 노래를 함께 만들고 싶다. 아름다운 수목원에서, 아름다운 정원에서, 아름다운 아이들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상상만으로도 온 세상이 정원으로 바뀔 것만 같다. 노회은 /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정원사업실 팀장
    • 노회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팀장
    • 2021-10-31
  • [미래포럼] 이제는 경관자원이다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제가 경관분야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다양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지자체 담당자분들에게 현장의 어려움도 듣고, 업계 종사자들로 부터는 구체적인 질문이나 방법론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특히 제가 조경을 기반으로 경관을 다루다 보니 조경분야 분들에게도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데, 원래 조경이 경관을 만드는 것인데 정작 조경인들은 경관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는 불평도 가끔 듣고 있습니다. ‘조경(造景)’이 ‘경관(景)을 만드는(造) 일’이니 맞는 말씀이기도 한데, 그렇다고 경관분야 일을 조경인들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서 이 말씀이 반은 맞고 반은 또 맞지 않는 셈입니다. 실제 ‘경관’이 조경분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맞지만, 다른 분야와 다양한 협업을 통해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새로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는 일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경관과 조경을 선을 긋는 것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오히려 저는 더 많은 조경인이 경관분야에 참여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바람으로 최근 경관분야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경관자원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몇 년 전부터 경관계획과 관리 분야에서 ‘경관자원’이라는 말을 상당히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금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는 경관자원이라는 말은 경관적으로 중요해서 관리가 필요한 대상이라는 의미이겠지요. 여러 연구자들이 경관자원의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런 의견들을 종합해 보면 ‘지역의 경관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중요한 자원으로서 시각적 요소뿐만 아니라 인문적·문화적 요소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보전 및 관리가 필요한 대상’ 정도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경관을 보는 행위, 또는 자연환경에 적응한 인간의 문화적 산물 등으로 볼 수 있는 ‘경관’과 생산에 필요한 재료를 뜻하는 ‘자원’은 어쩐지 잘 호응이 되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아름다운 경관이 그 아름다움을 넘어서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자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경관계획에서도 지역의 고유한 경관특성을 잘 나타내는 대상을 경관자원으로 구분하고 이를 잘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계속 소모하게 되면 고갈되는 ‘자원’처럼 경관도 잘 관리되지 못하고 훼손되면 다음 세대에는 누릴 수 없기 때문에 자원이라는 용어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듭니다. 현재 인구 10만이 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의무적으로 5년마다 경관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이때 경관현황조사 단계에서 경관자원 조사가 진행됩니다. 경관계획수립지침에 따라 경관자원 유형별로 목록을 작성하고, 위치를 표시한 도면을 만든 후에 전반적인 경관에 대한 특성과 문제점을 지적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관자원조사가 경관계획의 한 단계로 진행되다 보니 충분한 조사가 진행되지 못해 정밀도나 정확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게다가 도시, 관광, 문화, 역사, 환경 등 관련 분야에서도 충분히 참고가 될만한 조사결과도 경관계획보고서에서만 확인할 수 있어서 다른 분야에서는 거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요. 이러한 경관자원조사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서 경관계획에서 경관자원조사를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와 관련 연구기관이 경관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는데, 경관자원조사의 분리와 관련된 내용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유일하게 충남 당진시에서 별도로 경관자원조사를 진행해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데, 법이 개정되면 경관자원조사가 다른 지자체로 폭넓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즉, 경관자원조사 일이 많이 생길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경관자원조사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우선 조사대상 경관자원을 정리하는 것을 시작으로 현장조사, 주민의견 수렴, 경관자원 등급화, 자료정리 등의 순으로 진행이 됩니다. 어떤 대상을 조사할지 확인한 후에 현장조사를 통해 직접 확인해 보고, 외부 조사자의 한정된 시각을 보완하기 위해 주민의견을 들은 후에, 자원의 중요도에 따라 구분하고 자료를 정리하는 내용이지요. 세부적인 내용은 경관분야 특성을 반영하고 있지만, 큰 흐름을 보면 조경계획 프로젝트에서 현황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경관계획 과정 중에서 조경전공자가 가장 참여하기 좋은 것이 바로 경관자원조사 단계입니다. 대상지의 규모가 지자체 전역이라 조금 크기는 하지만, 다양한 유형의 경관자원을 파악하고 때로는 문제가 되는 대상을 분석하는 일은 조경계획에서 다루던 내용과 거의 같습니다. 오히려 다양한 요소들을 다뤄온 조경인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과정이라 다른 분야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당진시 경관자원조사에 저를 비롯한 여러 명의 조경전공자들이 참여했는데, 조경계획과정에서의 조사 경험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다만, 경관자원조사는 경관계획과 관리라는 전체 체계의 일부 과정이기 때문에 경관자원 조사자는 당연히 경관계획 체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지요. 조경인이 경관자원조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준비도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경관자원을 어떻게 유형화하고, 현장조사에서 필요한 기술이나 과정에 대해서 미리 잘 준비해 둔다면 앞으로 많은 가능성이 있는 분야가 될 것입니다. 제가 활동하고 있는 한국경관학회에서는 이와 관련한 교육프로그램인 경관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데, 조경인들도 관심을 가지시면 경관자원조사 참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막 15살 정도가 된 경관분야는 중년에 접어든 조경에 비하면 이제 청소년쯤 되는 셈입니다. 그리고 태생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인원들이 참여하는 복합적인 구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직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도시계획과 도시설계, 건축, 공공디자인 분야에서도 참여가 가능하겠지만, 저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조경분야에서의 참여가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 관심이 늘어난 경관자원조사는 조경인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경관자원입니다. 주신하 /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 주신하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 2021-10-18
  • [용산공원 시나브로] 용산공원 시민소통공간 운영의 참 의미
    용산공원 조성사업의 큰 변곡점, ‘2016년 용산공원 콘텐츠 선정 발표’ 국토교통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은 2016년 4월 29일 용산구 이촌동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용산공원 콘텐츠 선정 및 용산공원 정비구역’에 관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 공청회가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에 미친 영향은 2012년 용산공원 국제현상 공모 당선작 선정 후 가장 큰 변곡점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용산공원 콘텐츠 발표 결과를 보면, 정부기관 9개에서 18개 콘텐츠를 신청받아 최종으로 7개 기관의 8개 콘텐츠를 선정했다. 기관별 제안 내용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어린이아트센터’와 ‘용산공원 스포테인먼트센터’ ▲여성가족부 ‘국립여성사박물관’ ▲문화재청 ‘아리랑 무형유산센터’ ▲경찰청 ‘국립경찰박물관’ ▲산림청 ‘아지타트 나무상상놀이터’ ▲미래창조과학부 ‘국립과학문화원’ ▲국가보훈처 ‘호국보훈 상징 조형광장’이었다. 용산공원 기본설계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콘텐츠가 선정되는 게 크게 문제 될 것 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당시 문제 제기는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용산공원 조성은 2014년도 용산공원 정비구역 변경하면서 6개 주제공원이었던 것을 단일 생태공원으로 조성하면서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최대한 생태적 회복을 중요시하겠다는 부분에 반한다는 것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두 번째, 용산기지 반환 과정에서 기지 내 조사를 선행하지 않고 용산공원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공원 조성 과정에 대한 문제를 언급했다. 세 번째는 중앙정부기관이 선점하는 콘텐츠와 국민의사 반영과 참여가 충분하지 못하고 여전히 탑다운(top-down) 방식의 사업 진행이라는 점에서 과연 국가공원은 어떻게 조성하고 운영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부재했다는 점이었다. 용산공원 콘텐츠 선정 발표 이후 시민사회와 서울시는 용산공원 조성 과정을 재조정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서울시는 용산기지 반환 시점과 국가공원 성격 명확화, 용산공원 국제 현상공모 당선작 개념(미래를 지향하는 치유의 공원)에 부합하기 위한 용산공원 조성지역 확장 필요, 서울시민부터 전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당시 각종 언론 기사에서는 서울시의 제안이 국토부의 용산공원 계획안과 전면적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평가했다. 용산기지 이전 논의가 처음으로 언급된 1990년대부터 용산공원 조성을 두고 중앙정부와 서울시는 다양한 이슈를 두고 의견을 달리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서울시는 도심 정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이전적지의 변화가 주변 도시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고, 남산과 한강이라는 서울의 대표적 어메니티와 연계 방안 고려 등 검토해야 할 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반면 중앙정부기관인 국토부는 2007년 7월에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의해 사업을 총괄하고 추진해야 하는 입장에서 아직 반환되지도 않는 미군 기지를 대상으로 공원화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입장이기에 많은 부분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 국토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이 운영된 지 10여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용산공원 조성과 운영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관리해야 하는 국무조정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국무조정실에서는 용산기지 반환과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을 제대로 중재하지 못해 왔기에, 지난 30여 년간 국토부와 서울시의 의견이 충돌하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비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2016년 하반기에 서울시 한시임기제 공무원으로 시작했다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계약직 공무원이 되어 용산공원 조성 관련 업무를 담당해오고 있다. 용산공원 조성을 위해 공원 조성사업의 주체인 국토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과 협조 관계를 유지하며 업무를 진행하면서 본 사업의 사각지대를 인지하게 되었다. 바로 용산기지의 반환 과정, 용산기지의 현황, 용산공원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공원으로 조성이 될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시민들에게, 구민들에게 알리고 소통하는 부분이 부재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국민들과 소통하며,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는 사업으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용산공원 소통공간’ 조성을 적극 추진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그 출발은 2017년 8월부터 11월까지 서울역사박물관, 용산구청, 서울시청을 순회하는 전시를 시작으로, 2017년 12월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용산공원 관련 기획 전시와 임시 소토공간을 직접 운영을 해보는 것이었다. 서울시-주한미군, 캠프킴 부지 내 건물 활용 결정 2017년 8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시민들과 만나면서 용산기지의 역사를 전달하고, 용산공원 사업의 진행 상황,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왔다. 약 10개월 동안 수천 명의 시민과 만나면서 용산기지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왜냐? 용산기지 부지를 둘러싼 의견들이 장님 코끼리 만지기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현장을 직접 느끼면서 역사를 이해하고, 현실 문제가 무엇인지 토론해나가는 것이 훨씬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군 측을 직접 만날 수밖에 없었다. 용산기지 관계자들 한 명, 한 명을 만나면서 용산기지의 역사를 바탕으로 하여 용산기지와 공원화 사업을 바라보는 생각 등을 진솔하게 나눴다.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결국 용산기지 내 폐쇄 시설을 활용하여 용산기지 역사, 현황, 앞으로 미래지향적인 용산공원 조성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될 수 있었다. 그 장소는 바로 한강대로와 접해 있는 용산 캠프킴 부지 내에 있는 건물이었다. 캠프킴 부지는 반환 과정에 있어 폐쇄한 건물이 있었고, 그중에서 오랫동안 한·미 간 다양한 교류와 소통을 담당하던 미군위문협회(이하 USO) 건물이 역사적으로 상징적인 대상이어서 서울시와 주한미군 관계자가 함께 활용하기로 수용하기로 했다.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장소로 명칭을 ‘용산공원 갤러리’로 하고, 서울시와 주한미군 용산기지사령부가 공동 운영하기로 했다. 용산공원 갤러리 건물은 1908년 일본군이 조선육군창고로 건축하여 활용되었던 곳으로 한국전쟁 후 USO로 사용하다 2018년에 이전 완료하고 폐쇄된 곳이다. 2018년 11월에 개관한 용산공원 갤러리는 미군기지 건물을 활용하여 시민에게 개방한 최초의 사례이며, 상징적인 곳이다. 서울시는 2019년부터 용산기지 버스투어와 연계와 시민소통 공간을 추가 조성하여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 운영, 용산기지에 대한 아카이브 실과 기획 전시 등을 진행했다. 2018년 11월, 주한미군과 함께 용산공원 갤러리를 개관하여 캠프킴 반환이 되는 2020년 12월까지 용산공원 시민소통 공간에서는 다양한 전시와 운영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미래 조성될 용산공원에 대한 의견을 담아왔다. 1만8365명이 방문하였고, 아동 및 청소년, 가족, 연인, 외국인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하였던 시민참여 프로그램에는 2105명이 참여하였다. 특히 국토부와 함께 추진했던 ‘용산기지 버스투어’가 2019년 코로나19 감염병이 확산되면서 중단된 소식은 참여를 기다리고 있던 시민들에게는 매우 안타까운 프로그램이었다. 2020년 8월, 용산기지 내 장교숙소로 활용되었던 곳이 개방단지로 조성되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아쉬운 부분을 대신해주고 있다. 캠프킴 용산기지 건물, 용산기지 본체부지 장교숙소 개방단지, 그리고 미군기지 버스투어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은 그간 국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지 못했던 곳을 공개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공원 조성보다 기지를 반환받고, 폐쇄된 시점에서 변형 없이 그대로 공개한다는 것도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용산공원 사업에 대한 설명과 활용방안도 확인되지 못한 대상을 막연하게 구상하는 것보다 직접 현장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자체로도 큰 성과로 만들 수 있다는 점도 큰 시사점이 되었다. 기록하여 기록하다, 용산공원 갤러리 1908년 일본군은 용산에 일본군 병영, 물자 보급에 필요한 시설들을 세우고 한반도 지배와 대륙 침탈을 시작했다. 1945년 8월, 제2차 세계대전 참전국이었던 일본은 항복 선언으로 패전국이 됨과 동시에 우리 민족은 광복을 맞이했다. 그 기쁨도 잠시 1950년 6월, 한국전쟁 후 미군이 주둔하게 됨에 따라 일본군이 점유했던 땅에 미군의 주둔지가 다시 세워지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일본군 육군창고 일대가 캠프킴이라는 명칭이 생겨났고, 미군의 차량정비소 및 미군위문협회 사무실 등으로 이용되었다. 2018년, 주한미군 재배치 과정에서 비워지게 된 건물을 서울시의 제안으로 주한미군과 함께 용산기지의 역사를 전하는 전시관과 용산공원 조성 과정을 시민들과 논의하는 소통공간인 ‘용산공원 갤러리’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한 장소에서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이야기할 수 있고, 미래 용산공원 조성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매력 있는 장소가 ‘용산공원 갤러리’였다. 지금은 반환 완료가 되고 환경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이 건물은 현재 비워진 상태다. 서울시는 용산공원 갤러리를 더 이상 운영을 할 수 없게 되어, 2020년 12월 20일 운영을 종료하면서 모든 공간에서의 흔적은 VR(virtual reality)로 담아 서울기록원 홈페이지에서 공개를 이어가고 있다. 캠프킴 부지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의해 복합시설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미래 세대의 활용을 위해 개발을 진행하면서 장소에 남겨져 있는 기억들은 어떻게 담아나갈지 시험무대에 올려진 것이 ‘용산공원 갤러리’ 건물이 될 것이다. 이는 용산미군기지 내 이전을 완료하고 폐쇄된 건물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용산공원 조성 전과 조성 이후까지 관리, 활용해나갈 것인지 물음을 던지는 곳이 될 것이다. ‘용산공원 시민소통공간’의 성장 그리고 향후과제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은 1980년대 말 노태우 대통령부터 언급된 뒤로, 2006년 8월 노무현 대통령 때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식을 통해 공식화되었다. 그 뒤 15년간 미군기지 이전 및 재배치가 이루어져 왔고, 지금은 미군기지 반환 절차가 진행되면서 국민들에게 부분적으로 공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 과정이 매우 더디지만, 조금씩 진척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서울시의 용산공원 시민소통 공간, 용산공원 갤러리는 서울시민들이 직접 활용하고 향유하게 될 미래 공간인 용산공원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었다. 본 사업들을 계획하고 추진했던 업무 담당자로서 용산기지의 옛 시설과 장소를 활용과 함께 미래 공원을 직접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해나간다는 점에서도 큰 경험이 되었다. 끝으로 용산공원이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제안한다. 용산공원 조성지구는 여의도 면적에 육박하는 엄청난 규모를 가진 공원이다. 이를 조성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지 반환 절차 과정에서부터 사업 관리와 미래 인재 양성, 역사·문화를 지속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사업도 필요하다. 용산공원 기본설계는 이를 모두 포괄할 수 있는 시나리오적 접근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 용산공원은 20세기와 21세기를 관통하는 대한민국과 서울의 대표적인 장소로 만들어가야 하며, 이를 위해 시간, 인력, 시민의식 함양 등 보이지 않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형성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김홍렬 /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
    • 김홍렬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
    • 2021-10-13
  • [승정원일기] 가드너의 서재
    ‘이길 승(勝)’.이기다,뛰어나다,승리 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이을 승(承)’. ‘잇다’, ‘계승하다’, ‘받다’, ‘받들다’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승정원에서 왕명 출납,행정 사무 등을 매일 기록한 위대한 유산입니다만, ‘승’정원(庭園)일기는 소박하고,소심하고,게으른 정원사의 미루고 미루던 정원 이야기를 겨우 기록하는 일기입니다. 어떤 한자를 쓸지 고민하다 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이기고,뛰어나고 싶은 욕심도 많고 정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게으른 정원사의 묵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텅 빈 공간이 풍성한 정원으로 채워지듯 너그러운 마음으로 쉬이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늘 정원에서 뵙겠습니다. 생태 분야 출판사를 운영하는 대표님이 “어떤 글이 좋은 글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최근에 읽은 책이 생각이 나서 “쉽게 의미를 전달하고 꾸밈이 적으며 잘 읽히는 글이 좋은 글이 아닐까요?” 라고 답했다. 그 출판사 대표님이 말했다. “좋은 생각이 좋은 글이 된다.” 아직도 그 대표님과 나눈 대화는 좋은 글을 읽은 듯 가슴에 남았다. 대화에서 그동안 기획하고 완성했던 책이 떠올랐다. 수목원을 찾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맘에 드는 정원이 있으면 만드는 방법을 문의한다. 맛있는 요리는 좋은 재료와 레시피가 중요한 것처럼, 좋은 정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확한 식물 선택과 주제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다. 이 같은 생각으로 시작된 책이 ‘테마가 있는 정원식물’이다. 정원에 꽃이 없다는 컴플레인을 접할 때마다 안타까움이 컸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공공정원의 가드너들이 같은 고초를 겪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원 곳곳에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꽃보다 혹은 꽃에 버금가는 매력적인 요소들이 있다.‘꽃보다 시리즈 도감’의 미션은 정원의 조연을 주연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원추리는 사람들에게 맛있는 식재료(나물)로서의 이미지가 강하고, 여름정원에서 피는 꽃의 관상가치는 낮게 인식된다. 하지만 ‘원추리속(Hemerocallis)’ 식물은 입맛뿐만 아니라 눈맛을 사로잡는 훌륭한 여름정원 식물이다. ‘원추리 100’, ‘원추리 200’, ‘원추리 정원’은 국립수목원의 연구용역 과제를 수행하며 발행한 간행물로, 오롯이 원추리로만 책을 엮었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정원 곳곳에서 매력을 발산하는 식물에 대한 생각을 원추리에 대한 내용을 풀면서 책 속에 담아냈다. 아직도 가슴 깊이 뿌리 내리고 있는 책 중 하나는 오경아 가든디자이너의 ‘소박한 정원’이다. 이 책은 정원 세계에 입문할 때 아주 친절한 선생님이 되어 준다. 좋은 생각이 좋은 글과 책으로 피어났다. 앞으로도 책으로 엮고 싶은 생각의 파편들이 잘게 흩어져 있다. 특히 ‘꽃보다 아름다운 정원사’, ‘꽃보다 아름다운 잎(양치식물, 수련 특별판)’ 등 ‘꽃보다 시리즈’를 꾸준히 기획하고 집필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더 욕심을 낸다면 좋은 생각으로 글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콘텐츠도 만들고 싶다. 좋은 생각이 좋은 정원으로 만들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노회은 /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정원사업실 팀장
    • 노회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팀장
    • 2021-09-25
  • [용산공원 시나브로]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의 ‘보이지 않는 손’
    2020년 8월은 용산기지 반환부지 중 산재부지에 해당하는 캠프킴에 주택공급 발표가 있었다. 올해 8월은 용산기지 본체부지를 주택 공급지로 활용하는 예외 조항을 신설하는 특별법 개정 발의 건으로 시끌시끌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는 8월의 뜨거운 여름날만큼이나 국민들을 분통을 터지게 했다. 미군기지 반환 소식을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주택공급 즉 부동산 이슈로 직결되고 있다. ‘용산공원 예정부지에 공공주택 파견 방안을 논의하자’고 언급한 한 국회의원의 표현을 빌려 되묻고 싶다. 이 개정 제안이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파격적 방안인지? 부동산 가격 폭등을 약 8만 가구에 주택 공급을 통해 안정화를 기대한다는 분들에게 발전적 국정과 정책을 맡긴다는 것이 불안할 정도다. 용산기지 반환과 공원 조성은 오랫동안 끌어오고 있는 대한민국의 숙제다. 국민들에게 용산공원 조성에 대한 체감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용산기지 장교숙소 단지를 개방하여 국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추가로 사우스포스트 지역에 스포츠 필드와 소프트 볼장을 개방할 예정이다. 하지만 기지 전체의 반환 완료 시점은 아직도 미지수다. 본고에서는 지난 기사에서 다루지 않았던 부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공원 조성지역 정중앙에 ‘미측 계속사용부지’ 아래 2020년 12월 국토부에서 고시한 용산공원 정비구역을 살펴보자. 중앙에 푸른색으로 표시된 구역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국방부와 용산 주한미군기지와 접하고 있는 지역에 미군 호텔시설, 헬기장, 출입 방호에 관한 시설이 있는 지역이다. 흔히 이 세 시설은 잔류부지라고도 불린다. 이는 2004년에 체결된 협정(‘대한민국과 미합중국간의 미합중국 군대의 서울지역으로부터의 이전에 관한 협정’, 이하 UA)과 합의서(‘미합중국간의 미합중국군대의 서울지역으로부터의 이전에 관한 협정의 이행을 위한 합의권고에 관한 합의서’, 이하 IA)에 근거하여 계속 사용하게 되는 것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미측이 계속 사용하게 되는 부지는 합의서(IA)에 자세히 담겨 있다. 합의서(IA) ‘4. 시설 및 구역’ 항목에, 유엔사·한미연합사·주한미군사는 대한민국 정부기관과 연락관계를 원활히 하기 위해 서울에 부대 일부를 유지하며, 우리나라 국방부는 이러한 연락 부대를 위해 장소를 제공한다고 되어 있다. 이어서 대한민국은 국방부 인근에 헬기장을 운영하고 유지하며, 미군 측이 헬기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게 한다는 근거 조항이 적시되어 있다. 그렇다면 미군 호텔과 그 외 부지는 무엇일까. 먼저, 미군들이 사용하고 있는 용산기지 내 드래곤 힐 호텔과 남산에 위치한 캠프 모스의 통신시설이 있는데, 이는 주한미군사령부에서 계속 유지하는 것으로 했다. 이때 주한미군사령부에서 유지하는 시설의 경계와 범위는 주한미군지위협정 합동위원회(흔히 말하는 SOFA를 일컫는 명칭)가 승인하는 시설종합계획의 일부로서 결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때 결정되는 잔류시설의 출입과 부대 방호를 위해 필요한 시설은 국방부가 제공한다. 위에서 언급한 세 시설이 있는 구역들은 우리나라 국회에서 비준 동의가 된 협정(UA)에 따른 합의서(IA)에 맞춰서 진행되고 있는 사항이다. 이 세 구역에 대한 반환 절차는 용산기지 본체부지 반환 절차와는 다르게 풀어나가야 한다. 이는 곧 용산기지 전체를 완전히 반환받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과정과 또 다른 과정들을 거쳐 나가야 하기에 반환 완료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 이전해야 하는 또다른 부지 ‘미대사관 숙소 단지’ 용산기지 반환시점을 예측하는 또 하나의 변수는 ‘미대사관 숙소 단지’의 최종 이전 시점이다. 2005년 7월, 한·미 양국 정부는 광화문에 위치한 미대사관을 이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양해각서가 나오기까지도 순탄치 않은 과정들이 있었다. 원래 미대사관은 덕수궁 뒤편으로 이전할 예정이었으나 대사관이전 예정부지가 덕수궁의 선원전과 흥덕전이 있던 지역으로 보존 필요성으로 인해 미대사관 건축가 불가하였다. 이에 대한 대체부지로 용산 미군기지 내 캠프 코이너 지역을 미대사관 청사 이전부지로 합의를 본 것이다. 수년이 흘러 2011년 4월에는 서울시와 미국 정부는 미대사관 건축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하였고, 그 후 약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2021년이다. 지난 10년간 미대사관 관련 시설들의 이전에 있어 진전된 것은 미군기지 내 미대사관 숙소 모든 세대를 미대사관 청사와 함께 재배치하지 않고, 용산기지 본체부지 외곽으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이는 용산공원 조성지구를 북쪽의 서울 도시지역과 연계하려는 서울시와 중앙정부의 노력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미대사관 숙소가 용산기지 외곽으로 완전히 이전하는 것 또한 용산기지의 완전 반환에 작용하는 변수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미대사관 직원 숙소를 외곽으로 배치한 서울시와 중앙부처의 노력은 용산기지의 공원화 면적을 더욱 확보한 의미에 국한되지 않는다. 용산공원 조성지역이 남산과 한강, 그리고 주변 도시지역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지점을 더욱 넓혔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기지반환 완료 시점 ≠ 용산공원 조성 착수시점’ 미대사관 부지도 용산공원 조성지역으로 편입되게 될 예정이다. 이로써 용산공원 조성지역은 300만 제곱미터가 넘어가는 도시대형공원이 된다. 이는 주변 도시지역과 접하는 면도 늘어나게 되어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여전히 공허하게 느끼는 것은 한반도의 정치적 이슈와 안보 상황 등에 따라 잔류 시설과 대사관 관련 시설의 이전 완료 시점은 변동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다. 1990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30년 동안 용산기지 이전과 용산공원 조성 사업의 이슈는 항상 맞물려 진행되어 왔다. 도시대형공원 조성은 정치·사회적 여건과 함께 작동한다는 것, 거기다 용산기지의 이전적지에 공원화 사업은 한반도의 안보적 상황과 뗄 수 없는 관계 속에서 작동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용산공원 조성의 첫 삽을 뜨기 위해서는 용산기지 반환과정에서 핵심 이슈가 되는 잔류 시설과 환경조사 부분을 원활히 풀어나갈 수 있는 혜안과 전략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사회적 갈등을 지속적으로 원활히 풀어가는 과정들이 동반되어야 한다. 잔류 시설과 환경정화에 대한 갈등 고리가 계속 묶여 있는 한 용산기지 반환은 끊임없는 늦춰질 것이다. 기지 반환 절차 진행으로도 30여 년이 흘렀다. 아직도 용산기지의 온전한 반환이라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고, 용산공원 조성 완료는 오래된 미래 속에서 기대하고 있다. 용산기지 반환 소식이 들려온다고 해서 현시점에서 급급한 부동산 문제의 대안으로 활용돼선 안 될 것이다. 용산공원 조성은 우리 사회의 건강성과 서울이라는 메가시티의 경쟁성을 담보하기 위한 전략적 부지로 활용해 나가야 한다. 용산공원은 서울시 정중앙에 100만 평 녹지를 조성하는데 그치지 않고, 국민적 합의로 만들어 가고 가꿔 나가는 공원 조성 사업을 통해 시민의식을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 가길 바란다. 용산 철도정비창 개발과 함께 서울의 도시 경쟁력 향상과 기후변화 및 탄소저감시대에 대응하는 주요 거점이자, 통일 시대를 맞이할 한반도의 배꼽이 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김홍렬 /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
    • 김홍렬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
    • 2021-09-14
  • [미래포럼] 조경이라 쓰고 정원을 말하다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나는 나의 일을 사랑한다. 조경을 전공하면서 식물과 수목원·식물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작은 공간디자인에서 도시계획에 이르기까지 “라떼는 말이야~” 종합과학이라 불리던 ‘조경’을 공부했음을 감사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1인이다. 2002년 조경 전공자로는 처음 국립수목원에 입사했고 그 당시에는 조경학 전공이 수목원 또는 식물원과 큰 관련이 없어 보였던 시대인지라, 나름의 치열함으로 시작해서 지금 열아홉 번째 광릉의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시대의 화두인 정원정책 및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정책실현의 짜릿함을 맛보고 있다. 항상 꽃길만은 없기에, 초기 ‘정원’이라는 사전적‧학문적 정의에 대한 학계의 논란과 부처 간 업무 중복에 대한 쟁점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업역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한 조경과 정원, 여기에 원예와 산림까지 관계성을 무시하고 정원정책과 사업을 칼로 무 잘라내듯 선을 그어낼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정원정책은 서로 간의 양보와 통섭 과정을 통해 현재에 이르렀다. 그런데 그렇게 치열했던 2015년을 보내고 지금까지 정원이 그들의 배경으로만 연계되었을지 모르는 다양한 예술, 문화, 기술 영역과 콜라보 가능성을 보면서 꼭 명확한 ‘정원’이라는 정의 아래 한정된 학문 또는 업무로 규정짓는 것이 뉴노멀을 논하는 지금 시대에 적합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업역의 존립과 관계되는 일이기 때문에 독립적인 영역이 필요하지만, 변화하는 시대 환경 속에서 “함께”가 더 가치 있고 높은 지속 가능한 시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지 않은가? 제2차 정원진흥기본계획이 수립되면서 정원정책과 규모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 측면으로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그래서 정원은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전문영역을 개척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며, 공익성과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연구 및 사업 발굴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조경이 지닌 잠재력은 크다. 다만,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어느 분야를 어떤 아이템으로 선제적 발전을 주도하느냐의 문제다. 그것들에 대한 몇 가지 제언을 해 보고자 한다. 우선, 사회적 문제 해결 수단으로써 정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가드닝의 유익함에 대한 메타분석연구(2017)에 의하면, 가드닝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우울증과 불안증상을 감소시키고 스트레스 완화 및 기분장애 해소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한다. 영국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1차 진료기관의 상담예약 환자 중 20%가 사회적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찾아오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러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중앙정부는 담당부처를 개설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 처방(Social prescription)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회적 처방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건강과 잘 사는 것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제공하고 프로그램은 경험뿐 아니라 사람들의 새로운 관계 형성을 돕고 신체적 활동 수위를 높이거나 만들어 낸다. 그것 자체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우리의 ‘조경’도 조경건축(Landscape architecture)뿐만 아니라 치유적 조경(Therapeutic landscapes)의 영역을 포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것 역시 제2차 정원진흥기본계획에 포함돼 있다. 조경은 ‘치유와 처방의 공간’을 과학적으로 설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있지 않은가! 다음은 기피 및 혐오시설의 정비에 정원 조성과 운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기피 및 혐오시설은 지역 주민에게 공포감·고통을 주거나, 주변 지역의 쾌적성이 훼손됨으로써 집값이나 땅값이 내려가는 등 부정적인 외부효과를 유발하는 시설로 장사시설, 환경시설, 수용 및 요양시설, 발전소와 송전탑 등이 포함된다(이양주, 2016). 기존 하수 및 분뇨처리장을 자연학습장으로 만든 남양주 화도푸른물센터(2006), 화성 함백산 메모리얼파크의 화장장(2021) 등 공원의 형태로 기피시설을 접근한 좋은 사례도 있지만, 봉안당 시설인 이천 에덴낙원 메모리얼 리조트(2016)의 정원과 호스피스병동인 포천 모현의료센터 기적정원처럼 좀 더 섬세한 정원 공간으로 접근하면 좋지 않을까? 특히, 화강암 채석장, 축사, 태양광발전소 이전지역과 같은 공간은 복원비용을 감안 한다면 지형을 이용한 특색있는 정원을 만드는 것도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중국 상하이시의 InterContinental Shanghai Wonderland(IHG Hotels & Resorts, 2018)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위 말하는 뉴노멀의 시대를 이끌어나갈 하이브리드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에 힘써야 한다. 그들에게는 다양한 분야를 받아들이고 접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 정원정책과 사업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자기 분야는 물론이고 다른 분야에도 일가견이 있는 종합적인 사고능력을 가진 사람을 “T자형 인간”이라 한다. T의 ‘ㅡ’는 횡적으로 다른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문제해결 능력 등을 고루 아는(generalist) 것이며, ‘l’는 종적으로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과 능력을 깊이 안다(specialist)는 뜻이다. T자형 조경 분야는 T자형 인재들의 역량을 키워 더 큰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참고자료 - Gardening is beneficial for health: A meta-analysis(Masashi Soga, Kevin J. Gaston, Yuichi Yamaura. 2017) -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정원문화 및 정원산업 활성화 연구(2019) - 매일경제 진혜영 / 국립수목원 수목원정원연구센터장
    • 진혜영 국립수목원 수목원정원연구센터장
    • 2021-09-13
  • [승정원일기] 반려식물 키트 랩소디
    ‘이길 승(勝)’.이기다,뛰어나다,승리 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이을 승(承)’. ‘잇다’, ‘계승하다’, ‘받다’, ‘받들다’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승정원에서 왕명 출납,행정 사무 등을 매일 기록한 위대한 유산입니다만, ‘승’정원(庭園)일기는 소박하고,소심하고,게으른 정원사의 미루고 미루던 정원 이야기를 겨우 기록하는 일기입니다. 어떤 한자를 쓸지 고민하다 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이기고,뛰어나고 싶은 욕심도 많고 정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게으른 정원사의 묵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텅 빈 공간이 풍성한 정원으로 채워지듯 너그러운 마음으로 쉬이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늘 정원에서 뵙겠습니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예능(유퀴즈)에서 식품제조업체 연구원들이 즉석밥과 즉석국 등 즉석요리 개발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1초에 17개씩 팔린다는 즉석밥, 누적 판매량 3억 봉에 달하는 국물요리 등 그들의 이야기는 인상적이었다. 어떤 식당을 가든 현재 개발하고 있는 식품의 맛을 습관적으로 본다는 웃픈 직업병(?)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그들의 유쾌한 이야기를 들으며 반려식물 키트가 떠올랐다. 집에서 쉽게 주문해 식물을 키울 수 있는 반려식물 키트를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식물, 화분, 흙 등의 간단한 구성으로 판매됐지만, 최근에는 식물의 종류도 많이 늘고 디자인도 많이 개선된 개성 있는 제품들이 많이 늘었다. 빛이 부족한 실내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조명이 동봉되거나 인테리어 효과도 더불어 누릴 수 있는 앙증맞은 화분, 물주는 주기를 알려주는 앱과 연동된 키트 등 매력 넘치는 제품들이 많다. ‘코로나블루’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 일환으로 반려식물 키트 기부도 곳곳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반려식물 키트는 정원과 가드닝의 시작이 아닐까? 반려식물 키트의 성공은 정원식물 시장에도 분명 영향을 끼칠 것이고 나아가 정원산업의 활성화에도 귀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예전보다 훨씬 친숙하고 다양한 제품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시작단계이며 아쉬운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집들이 선물로 두루마리 화장지와 더불어 반려식물 키트가 자리 잡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요알못(요리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구세주 같은 밀키트가 있듯, 반려식물 키트가 식알못에게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찾게 되는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지 않을까? 반려식물 키트 개발은 식품제조업체에서 즉석요리를 개발하듯 사활을 걸고 임하는 상황은 아니다. 늘 정원과 정원식물이 넘쳐나는 상상을 하는 가드너로서 곧 그러한 분위기가 오길 바라는 것이다. 그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한다. 홈쇼핑에서도 불티나게 팔리는 반려식물 키트. 스마트폰 못잖게 신제품이 기다려지는 반려식물 키트. 인플루언서들이 앞다투어 소개하는 반려식물 키트 언박싱. 인기 셰프 뺨 후려치는 인기 가드너의 반려식물 키트 솔루션. 1초에 10여 개씩 판매되고 누적 판매량이 수 억개가 되는 반려식물 키트. 오늘도 말이 씨가 되고 곧 꽃이 되리라는 말을 믿어본다. 노회은 /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정원사업실 팀장
    • 노회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팀장
    • 2021-08-30
  • [기고] 용산공원과 표암 강세황
    조선 시대 천재화가 김홍도의 스승인 표암 강세황은 말년에 현재의 용산 미군기지가 위치한 둔지산(屯芝山)에 정자를 짓고 살았다. 이름하여 ‘두운지정(逗雲池亭, 逗:머무를 두)’. 풀이하자면 구름이 머무는 못(池)을 둔 정자다. 강세황은 둔지산의 둔지를 두운지로 음과 뜻을 감각적으로 변용해 정자를 세웠는데 그 멋스러움과 절묘함은 가히 김홍도의 스승으로 불릴만하다. 이는 그만큼 둔지산의 풍경과 전경이 운치 있었다는 얘기다. 실제 러일전쟁 직후 일제가 둔지산 일대를 군용지로 수용하면서 만든 지도(한국용산 군용수용지명세도, 1906)에도 ‘정자동(亭子洞)’이라는 지명이 남아있으니 둔지산의 경치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정자동은 둔지산이 군사기지로 바뀌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강세황은 그의 문집 표암고(豹菴稿)에서 둔지산 두운지정의 기문을 잘 남겨놓았다. 다소 길지만 전문을 소개하니 한 번 음미해 보길 바란다. “도성의 남대문을 나서 꺾어져 조금 동쪽으로 10리 못 미친 곳에 둔지산이 있다. 봉우리와 바위, 골짜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산이라는 명칭이 있고 둔전(屯田)을 둔 땅은 없지만 둔전의 땅이라는 이름이 있다. 이는 정말 따져 힐난할 것은 되지 못한다. 들길이 구불구불하고 보리밭 두둑이 높았다 낮아지는데, 마을 수백 가가 있다. 두운지정은 그 서북쪽에 걸터앉아 있다. 기와 수십 칸인데 대략 앉거나 누울 정도는 된다. 작은 누각 한 칸이 크고 작은 두 개의 못을 내려다보고 있다. 연꽃을 심고 물고기를 키운다. 수양버들을 빙 둘러 심었다. 앞으로 관악산과 동작나루를 마주하고 있다. 첩첩의 봉우리가 병풍을 친 듯하고 흰 모래가 비단을 펼쳐놓은 듯하다. 뜰에는 여러 가지 꽃을 심고 동산에는 밤 숲을 두었다. 가끔 너무 고운 들꽃은 뽑아내고 비린 물고기는 건져서 버리노라면, 정말 긴긴 날 소일거리가 되고 남은 생애를 보낼 만하다. 내 나이 이미 일흔이 넘고 여든을 바라본다. 온갖 근심에 마음이 어두워지면 이곳에 돌아와 눕는다. 또한 내 처소를 얻었다고 할 만하다… (하략)” _ 강세황, ‘표암고 두운지정의 기문(逗雲池亭記)’, 서울대 이종묵 교수 번역. 이 기문을 보노라면 예전 둔지산의 풍경과 그의 정자가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둔지산에는 비록 남산처럼 봉우리와 바위, 골짜기는 없지만 정겨운 들길과 보리밭 언덕이 펼쳐진다. 둔지미 마을 가운데 기와로 된 누각이 딸린 그의 정자가 있었다. 정자(두운지정) 앞 연못에는 향기로운 연꽃 사이로 물고기가 한가로이 노닌다. 연못 주위에는 아름다운 수양버들이 늘어져 있어 구름도 무심코 지나쳐 갈 수 없을 정도로 절경이었던 모양이다. 그렇기에 구름이 머무는 연못의 정자라 이름 짓지 않았을까. 정자에서 한강을 바라보는 풍경은 또 어떠한가. 동작 너머 관악산과 청계산의 봉우리가 마치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고 한강변 모래는 마치 한 폭의 비단을 떠올리게 한다. 동산에 밤나무 숲을 두고 뜰에 갖가지 꽃을 심어 힐링의 장소로 삶았음을 알 수 있다. 강세황은 1784년 이 멋진 정자를 ‘두운정전도(逗雲亭全圖)’라는 그림으로도 남겼다. 이 그림은 현재 전하지는 않지만 대신 두운지정에서 삼각산(북한산)을 보고 그린 ‘남산여삼각산도(南山與三角山圖)’가 오늘날에도 그대로 남아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지금 용산기지의 둔지산에서 남산과 한강을 바라보면 230여 년 전 강세황이 본 풍경과 별반 차이가 없다. 용산기지에 들어가 본 사람은 안다. 북으로는 삼각산이 보이고 남산이 펼쳐지며 남으로 동작 너머 관악산과 청계산도 시원스레 보인다. 미래 용산공원의 모습도 이와 같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용산 미군기지에 고층 아파트를 대규모로 짓자는 얘기가 봇물 터지듯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적 합의를 거쳐 어렵게 만든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마저 아주 바꿀 모양새다. 강세황이 보았던 그리고 지금도 볼 수 있는 그 산과 그 풍경을 미래 세대에게 고스란히 물려주자. 다름 아닌 국민 모두의 휴식처가 될 용산공원에서 말이다. 미래 용산공원은 서울의 녹색 심장이고 우리 국민의 녹색 허파다. 부동산과 개발의 서사로 점철된 이 시대, 푸른 자연과 녹색 공간을 꿈꾸는 것은 어쩌면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세대의 현명한 선택이 미래 용산공원에서 제2의 강세황과 김홍도를 꿈꿀 수 있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김천수/ 용산문화원 역사문화연구실장 / ‘용산기지의 역사를 찾아서’저자
    • 김천수 용산문화원 역사문화연구실장
    • 2021-08-18
  • [락앤피플] 전영우 “문화재 행정 대전환, 문화-자연유산 균형 ‘국가유산’으로”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기후변화, 코로나19 등의 상황 속에서 역사가 60년에 접어든 문화재 행정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1961년 문화재관리국의 출범으로 문화재 행정이 시작된 지 올해로 60년을 맞이했다. 문화재 법체계는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규범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불균형하고 불완전한 체계가 이어져 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러다 보니 국제규범과 외국법제와도 어긋나 있으며, 유형문화재에 편중됐다는 지적도 꾸준히 있었다. 그러던 문화재 행정과 법체계가 ‘재(財)’의 개념에서 ‘유산(遺産)’ 개념으로 바뀌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는 문화재 행정 초기와 비교했을 때 국민소득이 크게 증가하고, 그에 상응하는 문화유산 시설, 교육 등에 대한 접촉기회 증가로 문화적 소양이 성장하면서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관성이 작용했다는 게 전영우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위원장의 설명이다. 여기에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증가, 코로나19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자연유산 손실에 대한 위기감이 더해진 것도 있다고. 이에 전 위원장은 “문화재 법체계를 문화 ‘재’라는 이름으로 정의된 개념에서 유무형의 문화가치와 자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유산’의 개념으로 전환한 ‘국가유산법’ 체계로 재구조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자연유산의 가치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자연유산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자연유산법)’ 제정안이 발의돼 국회 소관위 심사를 받고 있으며, 23년 만에 개정된 문화유산헌장에도 자연유산 개념이 포함됐다. 자연유산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자연유산원’ 신설론과 문화재청을 ‘국가유산부·처’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 위원장은 이러한 시기 천연기념물분과를 맡게 돼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1988년부터 국민대학교 산림자원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숲과문화연구회 대표, 생명의숲 상임대표 및 이사장 등을 지내며 수십 년간 자연유산 분야 전문가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으며, 천연기념물분과 위원 및 위원장을 역임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홍조근정훈장, 은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오랜 시간 자연유산의 가치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그는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문화재 행정과 법체계 구축을 위해선 그동안 소홀히 다뤄진 자연유산 분야 역량을 끌어올려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과거 법체계를 그대로 지켜온 것들이 꽤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문화재다. 문화재의 ‘재(財)’는 한자로 재산을 의미한다. ‘재물’적인 측면에 함몰돼 인위적 유산에 편향된 운영을 해왔다. 변화하는 시대상과 국제규범에 맞춰 사고와 체계를 바꾸지 않으면 세계적인 흐름에서 유리될 것이다. 세계유산과 같이 ‘국가유산’이라는 개념의 법체계를 확립하고 하위에 문화유산, 자연유산의 법체계를 도입해 균형적인 법체계를 갖춰야 한다.”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문화적 소산” 문화재(文化財)에서 문화유산(文化遺産)으로… 패러다임 전환기 유산(遺産). 앞서 살았던 누군가로부터 무언가를 물려받는 것을 의미한다. 사전적으론 앞 세대가 물려준 사물 또는 문화, 죽은 사람이 남겨 놓은 재산.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산물을 모두 포함한다. 그 가치가 개인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문화활동의 소산을 문화유산이라 칭하고 인류의 ‘유산’으로서 함께 보호하고 계승해 나간다. 한국에선 이러한 ‘문화유산’의 한 측면인 ‘재산’에 무게를 두어 ‘문화재(文化財)’란 이름 아래 두고 60여 년을 관리해왔다. 그러한 인식 속에서 다른 분야 문화재는 세분화·전문화되고 중요성이 널리 인식되게 되었지만, 자연물 및 자연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된 자연유산의 가치는 소외됐다. 전 위원장은 자연의 소외는 물질문명의 쇠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물질문명은 자연을 토대로 세워지기 때문에 외면해서는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자연유산 향유 수준이 높아지면 문화유산 향유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것으로 다시 선순환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자연이 없으면 우리는 살아갈 수 없다. 자연의 가치, 소중함, 아름다움, 신비로움을 알아야 할 때다. 자연에 눈을 돌려 이를 향유하고 각박한 세태에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길을 누려보는 건 어떨까?” 특히 사적과 같이 자연 속에 위치한 문화유산은 자연의 영향을 무시해서는 올바르게 보존, 활용, 전승하기 어렵다. 자연유산에 초점을 더 맞추고 그 전문성을 문화유산으로까지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이러한 측면에서 자연유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끌어올리는 것도 필요하다. 문화재 행정 균형 잡는 무게추 ‘자연유산법’ 자연유산, 인간-자연 상호작용의 산물… ‘자연유산원’으로 체계적 관리 필요 유형문화재에 대한 손실은 국가적 손해로 받아들여지는 반면, 자연의 동·식물과 그 서식처 및 자생지, 지질 등의 자연유산 훼손은 너무나도 쉽게 일어나는 실정이다. 심지어 문화재 복원 현장에서조차 자연유산은 찬밥 신세다. 건조물의 보존 혹은 이미 사라지고 터만 남은 건조물의 복원을 위해 주변 식물을 임의로 옮기거나 제거하는 일이 적지 않고, 그곳에 이뤄진 생태계나 자연유산에 대한 조사·보호 조치는 매우 미흡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 범주 또한 매우 광범위한데도 천연기념물과 명승이란 한정적인 테두리 안에 가둬 온전한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는 현실이다. ‘자연유산법’ 제정이 이러한 문제 해결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자연유산법’은 유형문화재 중심의 ‘문화재보호법’ 체계를 탈피하고, 천연기념물 및 명승 등 자연유산의 특성과 정책수요 등을 고려한 보존·관리 방안 수립을 위한 것으로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7월 10일 대표발의했다. 이 법은 ‘문화재보호법’ 상 기념물에서 동식물, 지질, 명승자원을 분리하고, 자연적 변동과 같은 고유한 특성을 반영한 보존관리활용 원칙 정립과 자연유산을 총괄할 수 있는 ‘국립자연유산원’ 설립 근거 규정 등을 포함하고 있다.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대비를 ‘자연유산법’에 담아냄으로써 자연유산뿐 아니라 문화유산도 대비할 여지가 생기게 된다. 특히 전염병, 재해 확산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과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관리체계는 동물, 식물, 지형·지질, 화석·암석, 천연보호구역, 자연 및 문화경관, 전통조경 등으로 유네스코 기준에 맞춰 구성됐다. 전 위원장에 따르면 ‘자연유산법’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유네스코 기준 국가유산의 분류 체계를 정립함으로써 군함도, 천연기념물 독도 등의 문제에 국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차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준비 효율을 높이는 장점도 있다. “물질 중심적인 문화, 사회, 문명에 젖어 있어 인간 외의 생명과 자연을 도외시하는 분위기다. 인간이 만든 걸 문명, 그중에 진수를 문화유산이라 해서 보호하듯이, 자연이 만들어낸 진수를 자연유산이라 한다. 이에 대한 국민 인식은 문화유산만큼 깊지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연유산법 제정과 자연유산원 설립을 통해 자연유산을 보다 전문적·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문화 향유기회를 넓혀 편중된 무게 중심을 맞춰줘야 한다. 이는 국민 여가향유권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다.” “문화유산은 국격 드러내는 지표” 명승·전통조경 등의 관광자원화로 국민 여가향유권 증진에도 기여 세계에서 가장 높이 솟은 은행나무(양평 용문사), 세계에서 가장 굵은 은행나무(원주 반계리), 세계에서 옮겨 심은 가장 큰 나무(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우리나라에 있다. 흥미로운 사실이다. 은행나무와 관련된 흥미로운 사실은 또 있다. 유럽과 미국에 퍼진 은행나무의 조상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 청도 하평리 은행나무다. 중국과 독일학자들의 연구로 밝혀진 내용이다. 이들 은행나무는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으나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내용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세계사적, 자연사적으로 의미가 큰 우리 자연유산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전 위원장은 “자부심 가질만한 가치 있는 유산을 보유하고 있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모른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문화유산 못지않은 자연유산 향유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선 자연유산 중 명승, 전통조경 등의 관광자원화는 국민의 여가향유권 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전 위원장은 자연유산법이 제정되고 국가유산법 체계로 재편되면 우리나라의 명승 자원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이 결합한 복합유산으로서 새롭게 대두되고, 천연기념물분과의 역할도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전 위원장은 “문화재청은 한국에서 가장 먼저 자연 환경, 생태를 지켜온 부서다. 그렇다고 그 넓은 영역을 다 다룰 수는 없으니 환경부는 생태, 해수부와 산림청은 자원, 문화재청은 유산을 중심으로 각자의 역할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며 “문화재청은 자연유산을 보존·활용하고 국민들이 향유하게 함으로써 정신적·심리적 풍요를 갖게 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우리 문화를 이어오면서 어떻게 그것들을 활용하고 어떤 상호작용에 의해서 우리 정신에 자리 잡혔는지를 연구하고 유산이 지켜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활동도 중요하지만 좀 더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선 문화를 향유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와 문화를 생각하면서 소통하고 교감하며, 세계의 시민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기본적인 소양을 쌓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재는 나라의 격을 지키는 지표라 말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지속가능한 문화유산의 핵심가치 보존과 활용, 진흥 그리고 공동체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견인차 역할을 한다. 유산창조의 미래가치를 제시하고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 이형주
    • 2021-08-13
  • [용산공원 시나브로] 용산공원 조성 성공 열쇠는 ‘용산공원 주변지역’
    지난 2회에 걸쳐 용산공원이 조성될 용산부지 중 ‘본체부지’, 용산기지 이전 재원 조달을 위한 ‘주변산재부지’까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용산공원 주변지역’에 대한 현황과 향후 과제를 살펴보는 기회를 가져보고자 한다.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의한 ‘용산공원 정비구역’은 총 1154만㎡에 이른다. 이 중 미군기지가 이전 후 공원으로 조성하는 용산공원 조성지구(본체부지)는 2014년 243만㎡였던 것이 정부와 서울시 등의 관계기관의 노력으로 2020년 300만㎡로 확정 고시되었다. 녹사평대로에 접해있는 유엔사 부지, 수송부 부지와 한강대로변에 위치한 캠프킴 부지 총 18만㎡는 ‘복합시설 조성지구’로 지정되어 있다. 본체부지와 주변산재부지와 함께 특별법으로 지정하고 있는 지역이 ‘공원 주변지역’은 836만㎡로 공원 면적의 약 2.8배에 이르는 면적이다. 용산구 행정구역을 전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공원 주변지역의 해석과 잠재성 토지의 용도 분리를 원칙으로 하는 오늘날 도시에서 공원은 인공 시설물로 둘러싼 정주공간에 자연을 공급하여 녹색 섬으로 조성되어 왔다. 한 점의 녹색지대를 통해 각박한 도시의 삶에 숨통을 트고자 했던 것이다. 용산공원의 모델로 언급되어 왔던 미국 뉴욕 센트럴 파크가 회색빛의 도시와 녹색지대의 공원을 완전한 대조를 보이며 작동하고 있는 사례다. 최근 도시공원은 시대 변화에 대응하며 진화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생태적·문화적 잠재성은 물론 도시재생 및 개발과 결합되어 도시의 활력을 제공하는 매개로 작동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의 밀레니엄 파크(millenium pakr), 샌프란시스코의 프레시디오 파크(presidio park)가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용산공원은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 가야 할까?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의한 ‘용산공원 조성지구’와 ‘공원 주변지역’은 과연 어떤 방향으로 작동되어야 하는 것일까? 조세환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명예교수는 경관생태학에서 에코톤(ecotone)과 패치(patch)의 개념을 자연적 대상에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도시 공간 속에도 적용할 수 있는 연구를 발표한바 있다. 자연에서 에코톤은 하나의 군집과 또 다른 군집이 서로 겹치는 지역으로 생물종 다양성이 풍부하고 생태적 기능과 활동이 활발하여 생태적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도시공원 주변부도 이와 같이 작동할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와 자연이 중첩된 지역을 ‘문화 에코톤(Cultural Ecotone)’으로 하고, 공원과 도시의 토지이용의 작동 관계를 파악하여 복합도는 개발 여력과 정도에 따라 전략적으로 조정하여 도시의 사회적·문화적·생태적 활력을 지속가능하게 이끌어 가야 한다는 제언을 남겼다. 앞선 연구의 개념과 내용을 검토할 수 있는 용산공원 주변지역의 대표적 장소를 살펴보자. 용산공원 조성지구 북측 ‘후암동과 해방촌’, 남측 ‘이촌동과 동작대교’ 남산과 한강을 용산공원과 연결한다는 개념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다. 남산의 녹지가 남쪽으로 확장되는데 해방촌 주거지역을 지나 용산공원으로 연결하고, 나아가 용산공원에서 서빙고로와 경의중앙선 철도에 의한 단절된 구간을 넘어 한강으로 이어지는 녹지축 실현은 ‘문재인 정부의 지역 공약’이기도 했다. ‘남산’, ‘한강’, ‘용산공원’이라는 패치(patch)를 연결하는 데 있어 최단거리를 연결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긴 하나 지역민들과 끊임없는 협의를 통해 현실적인 대안으로서 입체적이고 다양한 연결지점을 연결해 나가면서 녹지의 선(corridor)과 연결망(network)을 확보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문화 요소다. 시간적 문화인 역사요소를 살펴보면, 조선통신사 옛길(사행로) 위의 남묘, 전생서, 남단, 이태원, 부군당 등은 지역과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시간의 거리를 오늘날로 조금 끌어오면, 일제강점기 적산가옥과 일본군 사격장 부지, 한국전쟁 후 후암동 옛 국방부와 병무청, 해병대사령부 본관과 지하 방공호, 해방촌 일대 다문화 상점과 거리까지 포함하면 문화적 다양성을 두텁게 형성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언제 어디에서든 공존할 수 있게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용산공원 서측지역 ‘용산역과 용산공원 연결 보행녹지(서빙고근린공원)’ 용산역과 용산공원을 잇는 연결 녹지가 완공을 앞두고 있다. 용산역 앞 광장과 용산공원 남서쪽 출입구까지 연결되는 보행 녹지축을 흔히 ‘용산 파크웨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보행 녹지축은 용산역뿐만 아니라 용산역 뒤 용산 철도정비창이라는 큰 패치(patch)와 용산공원 패치(patch)를 연결하는 선(corridor)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 선상에는 상업시설과 교통시설이 복합되어 토지이용의 효율은 물론 도시민들의 문화적 활용까지 극대화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용도지구와 각종 도시 규제들에 의해 제한되는 행위들에 대한 장치들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신분당선이 용산공원을 어떻게 지나 용산역으로 이어지게 하느냐도 큰 변수로 작용한다. 용산역 앞 녹지공간을 활짝 열기 위한 과정에서 어떤 도시계획 및 관리 장치들을 조율해 왔는지 살펴보면, 결국 건폐율과 용적률이고 이와 더불어 경관축과 건축물 높이 관리라는 틀 속에서 조정된다. 공공과 전문가들의 조정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높고 민감하게 작용하여 도시 관리 규제를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인 만큼 사회적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 용산역 철도정비창 용산역 철도정비창부지는 한때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 대상으로 불렸다.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 주택 공급 정책과 더불어 많은 관심과 공급 전망이 점쳐지고 있지만 아직도 확정된 계획은 없다. ‘단일 면적에 개발 수익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싶은 욕망과 공공을 위한 활용 부분에서 현실은 상업지역으로 해야 한다’ 또는 ‘주거지역으로 해야 한다’ 는 공방으로 보인다. 여전히 이 땅은 오랫동안 수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이 오고 갔던 것에 착안한다면,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소통을 가장 집약할 수 있는 장소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용산역과 서울역, 그리고 주변 한강과 만초천이라는 도시의 동맥과 핏줄과 같은 곳들을 어떻게 원활하게 연결되게 할 것인지 지혜가 필요하다. 용산공원은 자연(생태)에 기반한 역사와 문화가 혼성된 개발이라면, 용산역 철도정비창은 도시(시설)에 기반한 생태와 문화가 복합되어 그야말로 서울의 용산이 도시 속의 공원, 공원 속의 도시로 거듭나는 미래상을 도출할 수 있다. 이는 용산 발전의 두 심장이 되어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탄소 저감 도시, 스마트 도시, 무장애 도시 등 다양한 이슈를 소화 낼 수 있다. 이를 위해 도시발전 계획과 시나리오별 전략적 실천 방법과 로드맵을 가지고 하나씩 완성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여전히 우리의 도시계획과 관리는 한정된 도시 개발 재원 속에서 집중된 행정력이 동원되는 1960~70년대 마스터플랜 방식 또는 탑다운 방식의 계획으로 진행되고 있어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필자가 주장한 용산 발전의 두 심장은 만들어 낼 수 있는 결과물이 이상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아쉽다. 용산공원의 성공적 조성 열쇠는 ‘공원 주변지역의 방향성’에 달려있다 코로나19 감염병과 같은 사회적 재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도시공원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도시 속에서 자연은 생태적 기반 시설(그린인프라)에서 사회적 인프라로 확대 발전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수용해야 하는 대상이 ‘도시공원’이 된 것이다. 서울의 미래이자 국가도시공원 1호가 될 ‘용산공원’ 조성에 참여했던 용산공원 국민 참여단 300명은 주말도 잊고 학습과 토론을 통해 ‘용산공원 국민제안’을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했다. 지난 7월 말, 용산공원 국민 참여단 7대 제안문이 공개되었다. 편리하고 안전한 공원, 역사와 문화의 가치를 지키는 공원, 보전과 활용의 균형이 이루어지는 공원, 다양성과 새로운 가능성을 포용하는 공원, 문화 예술 프로그램이 유연하게 운영되는 공원, 주변지역과 상생하는 공원, 국민 참여 과정이 역사가 되는 공원이라는 7개 큰 꼭지를 남겼다. 7개 제안문을 담은 미래 용산공원에 대한 기대와 동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에 관한 3가지 기사가 쏟아졌다. 특별법 개정 중 가장 첫 번째 소식은 ‘용산공원 관련 조사와 연구, 보존’에 관한 내용이 7월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었다는 것이었다. 이어서 7월에 ‘용산기지 부분반환 부지의 유지 및 관리’에 관한 내용과 8월 초 ‘용산기지 본체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에 활용하자’는 예외 조항을 신설하는 것을 발의했다는 것이다. 공원 조성을 두고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형국이 펼쳐지고 있다. 30여 년 동안 ‘용산공원 조성’은 용산개발과 맞물려 큰 이슈로 작용해 왔다. 용산기지 이전 사업은 요동치는 동북아시아의 외교와 국방 관계라는 변수에 영향을 받아 왔지만, 결국 우리나라 정부는 용산기지 반환 절차에 착수했다. 용산기지 전체가 한 번에 반환되는 ‘통 큰 반환’은 아니라 아쉽다. 하지만 국민들의 참여가 역사가 되는 공원이 될 수 있게 ‘부분 반환’이 진행되고 있음은 긍정적인 소식이다. 용산공원은 공원 조성지구 주변부로 ‘공원 주변지역’을 설정하여 도시와 공원의 연결,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개발 수요와 부동산 가치 상승 속도가 가장 높은 용산이라는 도시지역에서 공원과 녹지축을 확보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므로 사실상 어려운 현실에 처해있다. 하지만 서울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기후변화 시대에 대응전략으로 이산화탄소 흡수원 기능, 도시생태계 안정성 도모 등 시대적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서 도시공원 확보는 피할 수 없는 숙제다. 용산공원 조성지구를 비롯한 용산공원 주변 지구에서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가진 기회의 공간으로 바라보자. 뉴욕의 시민들은 센트럴파크와 같은 세계적인 공원도 누리고 있다. 뉴욕은 허드슨 강 주변에 다양한 수변공원과 도시 철길을 활용한 ‘하이라인 프로젝트’는 물론 높은 건물들 사이에 도시공원들이 공존한다. 뉴욕이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싶은 도시가 된 것은 센트럴파크만 있어서가 아니다.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다시 주목받은 장소들과 강변의 멋진 도시경관을 이루는 공원과 문화시설이 있고, ‘거버넌스 아일랜드’라는 명소가 있어서다. 뉴욕은 다양성과 활력은 모든 이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으로 작용한다. 뉴욕 시민들은 높은 지가와 건물 임대료가 치솟는 가운데에서도 센트럴파크에 주택 공급 계획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 또한 우리와 마찬가지 높은 건물 임대료와 주거 안정화를 꾀하는 정책들은 펴고 있을 텐데, 도시의 공원을 지켜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 용산을 두고 주택 공급 아니면 상업지역으로 개발이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 기후변화 대응,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정책을 펼치고자 한다면, 용산공원 주변지역을 대상으로 도시와 생태의 공존 방향을 꼭 모색해보길 바란다. 서울 용산 발전과 용산기지 공원화의 성공의 키는 ‘공원 주변지역’ 미래 방향성에 달려 있다. 김홍렬 /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
    • 김홍렬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
    • 2021-08-11
  • [미래포럼] 식물, 얼마나 아십니까?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솔직히 말하면 나는 식물문외한이다. 오늘날 도시에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식물은 그 의미와 가치를 완전히 잃었다. 수렵채집을 하던 조상에게 식물을 구별하는 것은 기본 지식이었겠지만 이제 세대에서 세대로 전수된 이런 정보의 연결고리는 깨진지 오래다. 사실 식물의 끝없는 다양성과 아름다움, 유용함을 고려할 때 식물을 안다고 하는 것 자체가 주제넘는 이야기일 수 있다. 2007 ICUN Red List에 따르면 지금까지 보고된 생물종 수는 158만9361종이며 이중 식물은 29만7326종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식물맹(plant blindness)’이라고 부끄럽지 않게 이야기한다. ‘식물맹’이란 용어는 식물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전체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식물을 인간이나 동물에 비해 과소평가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을 뜻하며, 1998년 미국의 식물학자 제임스 완더시(James Wandersee)와 엘리자베스 슈슬러(Elizabeth Schussler)가 제안했다. 식물을 안다는 것, 지금 왜 중요한가? ‘식물맹’이란 용어를 제안한 미국의 식물학자 슈슬러와 완더시는 ‘대부분 식물이 생명에 위협적이지도 않고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인간이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배제된다’고 설명한다. 즉 사람과의 공통점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식물에 관련된 경험이 적은 게 ‘식물맹’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현대를 살아가는데 ‘식물맹’이 과연 문제가 될까? 전문가들은 21세기 가장 큰 난제인 지구온난화, 식량안전, 그리고 팬더믹 등 모든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식물과 관련이 있으며 식물의 구조, 기능, 다양성에 관한 기본 지식 없이 이 지구적 문제에 대응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구 환경이 무너질수록 식물의 의미와 가치는 점점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지구 생태계와 인류 생존의 거대한 이슈를 떠나서 ‘식물맹’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식물을 알게 되면서 찾아오는 일상의 행복과 영감, 그리고 삶의 지혜의 혜택 때문이다. 식물에 관심을 갖게 되면 처음에는 식물의 겉모습 감상에 만족하지만 점점 식물의 역사와 인류 문화적 관점의 가치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여러 문화와 시대에 걸쳐 식물을 재배하거나 정원에 식물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인간사회가 식물환경과 맺어온 실질적, 인지적, 상징적 관계에 대한 이해는 자연스레 우리를 ‘식물과 공존하는 지혜’의 길로 안내한다. 식물, 그리고 철학 식물을 안다는 것이 단지 이름과 식별에 관한 것이라면 그리 걱정할 거 없다. 길가에서 마주친 식물 이름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쉽게 알 수 있고 궁금한 내용이나 정보는 검색을 통해 무한한 지식으로 장전할 수 있는 요즘이다. 그러나 축적된 정보의 총량이 증가했을 뿐이지 식물에 대한 이해나 기본 철학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니다. 식물 이름을 안다는 것에 언감생심 철학을 갖다 대다니 지나친 확대라고 생각하겠지만 식물과 철학과의 관계는 우리 예상보다 꽤 오래되고 깊다. 기원전 300년,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 테오프라스투스(Theophrastus, B.C.371~287)는 식물의 이름을 짓는 일에 진지하게 임한 최초의 철학자였다. 당시 그리스 사람들이 마법과 의약품 재료 등 현실적인 측면에서 관심을 가졌던 것에 반해 테오프라스투스는 우리 주변에 어떤 식물이 있을까? 식물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의문을 가지고 식물 자체를 탐구해 ‘식물연구’ 총 6권, ‘식물의 역사’ 총 9권을 남겼다. 특히 그가 식물을 나무, 관목, 아관목, 초화류 네 가지로 분류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사용해 왔던 분류 체계의 시작이 철학자의 고안이었고, 식물계의 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여정이 철학에서 시작됐다는 것이 흥미롭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린네 역시 식물학을 법칙과 규칙에 기초한 학문으로 보았으며, 라틴어 학명의 이명법 규칙을 창안하기 2년 전인 1751년 ‘식물철학’을 펴냈다. 식물학에도 조예가 깊었던 철학자이자 교육자였던 장 자크 루소는 그의 저서 ‘고백론’에서 “린네는 박물학자로서 그리고 철학자로서 식물학을 연구한 유일한 사람이다”라고 언급했다. 루소가 린네에게 전하는 편지를 보면 지식을 전달하고 나누고 발전시키는 방식이 25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공감이 가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저는 자연과 귀하를 벗 삼아 홀로 전원을 산책하며 감미로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그 어떤 교훈적인 책보다도 귀하의 ‘식물철학’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얻습니다. 사람들에게 자연의 책을 계속 보여주고 해석해 주십시오. 식물의 세계가 담긴 책장을 넘기며 귀하를 따라 이런저런 단어를 풀어내는 일이 저는 참으로 즐겁습니다. 온 마음을 다해 읽고 연구하고 명상하고 존경하고 아끼고 있습니다.”_ 루소, ‘고독한 산책자의 명상’ (1771. 9. 21.)이렇듯 철학과 식물학의 만남은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되풀이됐다. 한편 식물에 이름을 부여하고 식별하려는 노력은 식물 삽화를 통해 더욱 발전했다. 오늘날 우리가 식물세밀화로 부르는, 식물 묘사의 전통은 그리스의 식물학자이자 의사였던 디오스코리데스(Pedanius Dioscorides, A.D. 40~90)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그는 ‘약물지(De Materia Medica)’에서 식물의 이름과 유래, 서식환경, 의학적 특성에 대해 명확히 서술하면서 후세에 식물식별이 가능하도록 식물 삽화를 포함했다. 유럽 전체에 널리 읽힌 최초 식물 의학서는 1530년 독일인 오토 브룬펠스가 쓴 ‘식물의 생태도’로, 성공을 거둔 이유는 테오프라스투스와 디오스코리데스의 기록을 바탕으로 화가인 한스 바이디츠가 기존의 그림을 복제하지 않고 살아있는 식물을 직접 보고 그린 그림 때문이다. 당시 유럽 전역에 널리 퍼진 할미꽃, 애기똥풀, 마편초 등을 직접 보고 그려 판화에 새긴 그림은 너무 정확하고 생생하며, 예술성에서도 뛰어난 작품이다. 이 식물세밀화가 식물연구의 체계적인 방식을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식물이름을 정하고 분류 체계에 도달하기 위한 식물학 발전의 기나긴 여정을 이해하는 것은 길가에서 우연히 마주하는 들풀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식물관찰자의 진지함을 갖게 만든다. 이제, 식물의 활력에 귀 기울일 시간 요즘 식물이 대세라고 한다. 정원가꾸기뿐 아니라 식물을 소재로 하거나 가까이 두는 것만으로도 세인의 관심을 끈다. 서울식물원의 ‘식물원을 빌려드립니다’ 공모를 통해 만나게 되는, 식물이 가진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발산하는 창의적 에너지와 식물문화의 향유 방식은 새롭고 놀랍다. 하지만 식물에 대한 관심이 시대를 정의하는 하나의 특징으로 자리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식물의 긴 역사와 인간과의 관계맺음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다. 2000년 전 테오프라스투스가 살아있는 식물을 직접 관찰하고 식별할 수 있는 훈련을 하고 식물간의 유사성과 차이를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세상의 이목을 받게 된 식물. 이제는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도, 삶의 윤활유로서도 반드시 습득해야 하는 필수적인 지식으로 간주하자. 바야흐로 식물의 활력에 귀 기울이고, 존중할 시간이다. - 애너 파보르드, ‘2천년 식물탐구의 역사’_ 글항아리, 2011. - 장 마르크 드루앵, ‘철학자들의 식물도감’_알마, 2011.7.13. - ‘과학하는 여자들의 글로벌이야기’ 10.한겨울 벚나무를 본 적 있나요?_이로운넷 이근향 / 서울식물원 전시교육과장
    • 이근향 서울식물원 전시교육과장
    • 2021-08-10
  • [조경논단] 천사불여일행(千思不如一行)
    세계는 지금 심각한 기후위기 상황을 직면하고 있다. 지난 100년간 지구의 온도는 약 1℃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세계 각지에서는 폭염과 한파, 산불과 태풍 등 유례없는 이상기후가 발생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인류 생존을 위한 기온 상승의 마지노선을 1.5℃라고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우리는 현재 코로나19로 너무나 큰 ‘고통’에 빠져있고, 아이들은 ‘격리’라고 하는 장애를 겪고 있으며 시민들은 희망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절망’이라는 흉터가 생기고 말았다.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정책에 대해서 혹독한 평가를 받고 있는데 유럽의 민간단체에서 선정한 기후악당(climate villain) 4대 국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후악당국가가 된 근거는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 OECD 국가 중 1위, 석탄화력발전 비중 OECD 국가 중 4위, 1인당 탄소 배출량 세계 4위 등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데이터가 증명하고 있다. 한국의 환경부와 기상청이 발표한 ‘한국기후변화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한국의 기온은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석탄발전 비중이 4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도 30년 이상 사용할 석탄발전소 7곳을 추가 건설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현재 세계 8위에서 2030년에는 1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2050탄소중립에 대한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여당의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이제 우리 국민도 기후위기가 먼 이야기가 아니구나, 북극곰에게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구나, 바로 우리에게 지금 실질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대선후보들은 탄소중립을 이야기하지만, 또 다른 성장에 대한 정책 기조 속에서 기후위기 문제를 섞어서 이야기하고 있다. 기후위기 문제에 대한 철저한 인식과 철학을 가진 후보만이 대통령 자격이 있다. 2021년 3월 프랑스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주도로 헌법 1조에 ‘국가는 기후변화에 맞서 싸운다’라는 내용을 넣는 개정안이 하원을 통과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헌법에 명시하는 시도는 전 세계를 통틀어 프랑스가 최초이다. 하지만 상하원제도 속에서 법안이 상원에서 반대에 부딪혔다. 기후 법안이 통과하려면 하원과 상원 통과를 거쳐 최종적으로 국민투표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상원의 반대로 국민투표까지 가지는 못했다. 미완의 혁명이지만 유럽 사회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기후위기문제가 치열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사례이다. 최근 우리나라 민간단체들도 헌법 1조에 기후위기에 대한 내용을 넣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기후위기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산업혁명 이후 경제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인간이 초래한 인재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기상 재난이 발생하면 이를 초래한 국가와 기업에 대한 책임을 묻고 탄소배출 감축을 요구해야 한다. 코로나19, 폭염, 장마,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피해는 청소년과 같은 취약계층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천사불여일행(千思不如一行)이라는 말이 있다. 천 번의 생각보다 한 번의 행동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도시를 물려주기 위해 우리의 삶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지구 소모적인 생활 방식을 전환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한다. 온실가스를 대량 발생시키는 석탄·화력 발전량을 줄이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 사용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올해 마포구에서 지역주민과 ‘행동하는 기후위기시민360’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마을에서 시민과 청소년과 함께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실천하며 현장에 뿌리내릴 방법과 대안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프로젝트이다. 월별로 먹거리, 도시녹화, 자원순환, 에너지, 물, 생물 다양성 등과 같은 주제로 월 2회 학습하고 지역사회에서 행동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프라이부르크와 기타큐슈와 같은 성공한 환경도시들은 마을에서 환경학습을 통해 행동하는 시민들을 중심으로 에너지자립과 기후변화에 대한 실천 모델을 발굴했으며 정책으로 발전되었던 경우가 많다. 4월에는 먹거리(육식과 기후위기)문제를 학습하면서 한국에서 매일 도살되는 소가 3천 마리고 돼지가 5만3000마리, 오리가 16만 마리, 닭이 250만 마리라는 사실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일주일에 하루 1년 52끼니의 채식을 한다면 1년에 30년산 소나무 15그루를 심는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나와 지구, 동물을 위한 채식기후행동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시간이었다. 6월 자원순환부문에서는 코로나 이후에 한국 사회는 쓰레기와의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었다. 2020년 통계를 살펴보면 2019년 대비 음식배달 75.1%, 택배 19.8%, 폐플라스틱 14.6%, 폐비닐 11%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함께 알게 되었고, 분리배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주민참여형 자원순환 RE100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지자체의 사례를 소개받고 마을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들도 계획해 보았다. 필리핀에서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나무 10그루를 심는 졸업유산법이라는 법이 있다고 한다. 기후위기·환경재난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마을에서 10그루의 나무를 심고 숲을 만드는 것과 같은 일을 실천해나갈 것을 지구는 속삭이고 있다. 오창길 / 자연의벗연구소 대표
    • 오창길 자연의벗연구소 대표
    • 2021-08-03
  • [특집 400호 발간] 환경과조경, 500호 시대를 향해
    [환경과조경 배정한 편집주간] 400번째 ‘환경과조경’이다. 1982년 7월 창간한 ‘환경과조경’은 한국 현대 조경의 성장사를 기록하고 저장해왔으며, 국내외 조경 설계와 이론의 쟁점을 발굴하고 그 지평을 확장해왔다. 39년의 긴 여정, 변함없이 함께해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지면 곳곳에 녹아든 여러 조경가, 필자, 편집자, 디자이너, 사진가, 번역자의 노력과 정성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올해는 다양한 기획 지면을 통해 ‘환경과조경’의 발자취를 되짚었다. 396호(2021년 4월호)에는 그간의 표지와 책등을 한데 모아 특집 ‘표지 탐구, 책등 탐방’을 구성했다. 잡지의 얼굴 역할을 한 39년간의 표지와 책등을 넉넉한 리듬으로 훑어보면서 ‘환경과조경’이 그려온 지형의 주요 지점을 조감하고자 했다. 397호(5월호) 특집 ‘편집자들’에는 추억 속의 편집자 김정은, 백정희, 손석범, 양다빈, 조수연, 조한결을 초대했다. 그들은 “당신에게 『환경과조경』은 어떤 잡지였으며, 조경이란 무슨 의미였나요?”란 질문을 받고 그들이 엮었던 옛 기사와 꼭지들을 소환해 당시의 시각으로 다시 살폈다. 398호(6월호) 특집 ‘읽는 행위를 설계하는 법’에서는 ‘환경과조경’의 편집 디자인 변천사를 다뤘다. 40년 가까운 긴 세월, 잡지의 콘텐츠뿐 아니라 그것을 담는 형식도 여러 차례 바뀌었다. 판형, 글꼴, 줄 간격, 글줄의 길이, 여백, 그림과 사진 배치, 머리말‧꼬리말과 쪽수 위치 등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촘촘히 되돌아봤다. 399호(7월호) 지면은 추억의 연재물들로 채웠다. 지난 3월과 4월에 진행한 독자 대상 설문 ‘다시 읽고 싶은 연재는?’의 결과에 편집부의 기획을 보태 옛 연재 여덟 꼭지를 재구성한 ‘연재,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꾸렸고, 열다섯 명의 필자가 기꺼이 참여해주었다. 1월(393호)부터 지난달(399호)에 걸쳐 실은 ‘『환경과조경』 400호 돌아보기’ 특집은 편집자 김모아, 남기준, 배정한, 윤정훈과 편집위원 박승진, 박희성, 최영준, 최혜영이 옛 ‘환경과조경’을 50권씩 나눠 맡아 재독하고 재조명한 연속 기획물이다. 이달 400호에는 이 특집 원고 여덟 편을 다시 묶어 싣는다. 이번 호에는 ‘환경과조경’ 400권의 목차를 모두 모았다. ‘환경과조경’ 39년 역사를 세로지르는 총목차는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 현대 조경의 궤적을 담은 아카이브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잡지 400권의 목차 모음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일은 마치 국어사전을 ㄱ에서 시작해 ㅎ까지 순서대로 읽는 것처럼 지루하겠지만, 마음먹고 한번 도전해보시길 권한다. 한국 조경 50년사의 큰 줄기를 따라 걷는 유장한 산책을 즐길 수 있을 것이며, 산책길 곳곳에는 전혀 기대하지 않은 보석들이 박혀 있을 것이다. 400호 교정본을 넘기다가 문득 500호가 발간될 시점이 궁금해졌다. 연필로 끄적여 따져보니, 2029년 12월이다. 400호를 낸다는 것, 그것은 멀지 않은 500호 시대를 준비하며 조경 저널리즘의 새 좌표를 찾는 프로젝트의 시작이다. 이번 400호 발간과 내년 7월 창간 40주년을 계기로 편집부는 독자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치열하게 토론하며 500호 시대의 ‘환경과조경’을, 2030년대 한국 조경 저널리즘의 지향을 질문하고 그 답을 구해볼 작정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늘 경계해야 할 점은 ‘환경과조경’이 국내 유일의 조경 전문지라는 사실이다. 경쟁이 없으면 지향을 잃기 쉽다. 실험과 창의를 스스로 막거나 늦춘다. 안주하기 마련이다. 100m 달리기이든 42.195㎞ 마라톤이든 혼자서 뛰면 자기 기록을 깨기 어렵다. 힘든 조건을 감내하며 분야 유일의 전문 잡지를 발행하고 있다는 점, ‘환경과조경’의 자부심이다. 하지만 유일하다는 조건 때문에 자칫하면 ‘환경과조경’은 제도권 조경계만을 대변하는 유사 기관지 혹은 지향점 없이 모든 걸 쓸어 담는 백화점식 잡지로 흐르기 쉽다. 이러한 난맥을 스스로 경계하면서 ‘환경과조경’이 500호 시대를 향해 묻고 답할 과제는 무엇일까. 첫째는 한국 조경의 전문성(professionality)과 수월성(excellence)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일이다. 그것은 곧 영역을 지켜야 한다는 불안감과 넓혀야 한다는 강박에 이중으로 피로한 한국 조경계에 정체성을 부여하는 일이다. 둘째는 조경 저널리즘의 역할을 기록과 비평을 넘어 이슈 생산과 소통으로 확장하는 과제다. 셋째는 젊은 세대 조경가와 미래 세대 비평가를 발굴하고 그들과 함께 한국 조경의 2030년대를 기획하는 일이다. 세 가지 과제를 다각도로 풀어갈 도전적 노정에 독자 여러분도 참여해주시길 부탁드린다. 박명권 발행인과 남기준 편집장을 도와 편집주간 이름표를 달고 ‘환경과조경’에 동승한 게 309호(2014년 1월호)부터다. 400호에도 참여하게 된다면 독자 400명을 초대해 심포지엄과 파티를 결합한 환상의 이벤트를 열겠다는 구상이 코로나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취소가 아니라 연기라고 합리화하며 아쉬움을 달랜다. 무한 공급 맥주와 함께 펼쳐질 신나는 향연을 약속드리며. 배정한 / 환경과조경 편집주간,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 배정한 편집주간
    • 2021-08-01
  • [특집 400호 발간] 400호 발간, 새로운 다짐
    [환경과조경 박명권 발행인] 국내 유일의 조경 전문지 월간 ‘환경과조경’의 통권 400호 발간, 새로운 역사를 시작합니다. ‘환경과조경’은 오휘영 초대 발행인(전 한양대 교수)이 초창기 주축 조경인들과 뜻과 힘을 모아 1982년 7월, 계간 ‘조경’으로 창간되었습니다. 1985년 6월(통권 9호)에는 ‘환경 그리고 조경’으로, 10호부터는 ‘환경&조경’으로 제호를 바꿨고, 1992년 1월(통권 45호)부터 ‘환경과조경’이라는 제호를 쓰면서 월간 잡지로 전환되었습니다. 그 뒤 2013년 7월호(통권 303호)에 이르기까지 한 번의 결호도 없이 31년간 계속 간행된 ‘환경과조경’은 한국 현대 조경사의 살아있는 역사, 조경 분야 대표 언론으로서 국내외 조경 관련 정보와 조경인들의 소통을 위한 중추 역할을 했습니다. 2013년 8월호부터 발행인을 맡은 저는 배정한 편집주간(서울대 교수)과 함께 대대적인 리뉴얼을 준비했고, 2014년 1월호(통권 309호)를 기점으로 월간 ‘환경과조경’의 새로운 시작을 선언했습니다. 새로운 ‘환경과조경’은 무엇보다 조경 언론으로서의 정체성과 독립성을 기반으로 ‘조경 문화 발전소’를 지향했습니다. 또한 ‘한국 조경의 문화적 성숙을 이끄는 공론장’, ‘조경 담론과 비평을 생산하고 나누는 사회적 소통장’, ‘세계적 동시대성과 지역성을 수용하고 발굴하는 전진 기지’라는 세 가지 비전을 좌표로 삼았습니다. 새롭게 탄생한 ‘환경과조경’은 한국을 넘어 지구촌으로 그 위상을 넓히고자 영문 제호를 laK(landscape architecture Korea)로 변경하고 설계, 비평, 이론을 중심 내용으로 다루며, 동시대 조경 담론의 소통장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월간 ‘환경과조경’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잡지협회가 주관하는 ‘우수콘텐츠잡지’에 7년 연속 선정되었고, 자매 브랜드인 도서출판 한숲과 도서출판 조경이 출간한 서적들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세종도서(구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환경과조경’은 한국 조경의 성장 신화를 기록해 왔을 뿐만 아니라 조경의 새로운 영역과 쟁점을 발굴하고 그 경계를 확장해 왔습니다. 급변하는 정보화시대의 물결에 발맞춰 2016년 9월에는 공식 홈페이지 ‘e-환경과조경’을 리뉴얼 오픈했고, 전문적 깊이와 풍부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인터넷 기반에서도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하여 매체의 시간적 ‘동시화(synchronization)’를 이뤘습니다. 또한 조경, 건축, 도시 등 업역의 경계를 넘어 매체 접근의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면서 지식혁명시대의 에너지원인 무한한 지식의 공급처로서 새로운 출발을 알렸습니다. 특히 국내 최대 뉴스 플랫폼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포털에 조경 뉴스를 제공하고, 조경 매체로는 유일하게 국내 뉴스 소비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네이버와 제휴에 성공함으로써 정부, 지자체, 공기업은 물론 국회의원실 등 입법 기관에 조경 분야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환경과조경’ 뉴스는 지난해 1일 평균 방문자 수 10만 명을 돌파하고 2020년 K-WEB이 인증하는 과학환경뉴스 분야 연간 1위를 기록하며 ‘Category TOP 연간 인증’ 마크를 획득하기도 했습니다. 환경과조경은 2016년부터 ‘서울정원박람회’와 ‘LH가든쇼’ 등 국내 주요 정원박람회에 주관사로 참여하여 시민들의 일상적 정원 문화 확산과 정원 산업의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환경과조경은 전국 조경학과 학생들의 꿈의 무대인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을 한국조경학회와 함께 주관하고 있으며, 조경 분야 발전에 공헌한 분들의 업적을 기리고 미래의 조경을 이끌어갈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올해의 조경인’과 ‘젊은조경가’를 제정,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8년 제정된 ‘올해의 조경인’에는 지금까지 총 86명이 선정되었습니다. ‘젊은 조경가’는 한국 조경의 내일을 설계할 젊은 조경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과 생각을 널리 알리고자 지난 2018년에 새롭게 제정하여 현재 5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오늘의 한국 조경에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와 팬데믹 시대 속에서 조경의 위상과 역할은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제도권의 조경은 여전히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조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대중적 수요가 증가하고 일상 속의 조경 문화는 풍요로워졌는데도 정작 조경이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조경을 정책적 어젠다로 만드는 대응이 없었고 구심점 없는 관련 단체들의 통합적 실천 부재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 400호를 넘어 500호를 바라보는‘환경과조경’은 한국 조경의 역설적 풍경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조경의 미래 지향과 좌표를 설정하고, 변화하는 시대의 한국 조경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는 사명을 가지고 나아갈 것입니다.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통권 400호를 발간할 수 있게 된 것은 ‘환경과조경’을 변함없이 아끼고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한국 조경이라는 든든한 울타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종이 매체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현실이지만 한국 조경에 꼭 필요한 담론과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새깁니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며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감사합니다. 박명권 / 환경과조경 발행인
    • 박명권 발행인
    • 2021-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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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가든마켓 준공, 내년 1월 정식 개장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정원산업복합공간순천만가든마켓이‘대한민국정원산업전’을통해시범운영을거쳐내년1월부터정식운영에들어갈전망이다. 순천시는지난12일순천만가든마켓준공기념식을개최했다.이와함께가든마켓내에서는12일부터21일까지‘대한민국정원산업전’이열린다. 순천만가든마켓은정원용품,정원자재등을판매하고정원문화를만들어나가는복합공간으로순천시가남중권의새로운정원산업거점도시가되기를바라는마음을담아건립됐다.지난2018년부터국·도비포함299억원의사업비를투입해연향뜰일대약1200평규모로조성됐다. 이곳은전국에서조경수생산량이가장많은지역중하나인순천시의이점을살려,생산에서유통까지이어지는원스톱클러스터를조성함으로써화훼농가판로개선과소득증대를목표로한다.조경수공판장,정원자재판매장기능뿐아니라인근유휴부지를활용한각종정원실습교육,반려식물가드닝서비스(미니병원)등을아우를예정이다. 가든마켓은지난9월민간주주모집청약에서청약률181%을달성하며주주모집을마치고10월법인설립등기를완료했다.오는12월제257회순천시의회정례회에서민간위탁동의안승인을얻으면내년1월중정식으로개소할예정이다. ‘대한민국정원산업전’은정원용품과정원식물전시·판매,비즈니스데이,플라워쇼,국화분재전시회으로구성됐다. 순천시정원산업과가주최하고청년100이주관하는비즈니스데이는정원식물생산,정원조성및관리,정원용품및시설물관계자를초빙해최신정원산업및식물소재경향을소개하는세미나다. 순천생태문화교육관과정원지원센터에서오후2시부터진행되는세미나와순천만가든마켓탐방으로구성되며일정은▲12일,송명준님프가든대표의‘국내외정원식물(수생식물)소개및생산관리’▲15,이재춘미소조경대표의‘정원식물컨테이너생산재배관리기법’▲17일,신준호연수당대표(전더가든실장)의‘자연주의정원조성을위한정원식물소개’▲18일,이성웅한국그린인프라연구소상무의‘인공지반녹화(옥상,수직정원)자재및정원식물생산관리’▲29일,이현수천지식물원실장의‘국내외정원식물(그라스및사초)유통및생산관리’순이다. 제2회플라워쇼는총50여명의참가자의경연작이12일부터14일까지전시되고,15일부터는국화사랑동호회의국화분재전시가이어진다. 허석시장은“순천시의미래비전인‘30만정원도시’에걸맞게,순천만가든마켓을통해순천시가남해안권을대표하는정원산업·정원문화중심도시로발돋움할날을기대한다”고말했다. 또한“일부화훼소상공인단체가염려하는소매에대해서는가든마켓의설립취지와운영방향을명확히밝혀오해를불식시킬수있도록충분히소통하고설득해야한다”고당부하기도했다.
IFLA 기념정원 조성 설계공모 당선작 선정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세계조경가대회(이하IFLA)기념정원조성설계공모당선작에유승종라이브스케이프대표의‘사람의정원,자연의정원’이선정됐다. 산림청은지난8월30일부터시작된세계조경가대회기념정원조성설계공모당선작을12일발표했다. 이번공모는국내외저명한조경,정원설계가5팀의초청공모로진행됐다.설계공모지명참가자는▲고정희에지고크리거대표·송민원엠더블유디랩소장▲김봉찬더가든대표▲박승진디자인스튜디오로사이대표▲유승종라이브스케이프대표▲송지은케네디송듀수아르대표다. 산림청은지난6월18일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IFLA한국총회조직위원회와함께내년광주광역시에서열리는제58회세계조경가협회한국총회의성공적개최를도모하고동반성장의협력체계를구축하기위한업무협약(MOU)을맺었다. 업무협약에따라산림및정원분야와조경분야가협업해이뤄졌으며,대상지는국립세종수목원중앙온실앞약2900㎡의면적이다. 당선작‘사람의정원,자연의정원’은대상지안에자연과인간이관계를맺고어우러질수있는원형울타리를제안했다.‘자연의정원’으로명명된울타리속에는무분별한침범으로작은생물의세계가파괴되지않도록지형과시설디자인을세심하게구축할예정이다. 원형울타리바깥‘사람의정원’은‘자연의정원’에간접적인개입을통해살아있는상태를지속하며보완할계획이다.특히어린묘목을향한사람들의발걸음은관수설비의동작감지센서를작동시켜‘자연의정원’에변화를유도했으며,낮은높이의CCTV로실시간정원모습을전세계에송출하는프로그램까지구상했다.수상작품은제58회IFLA공식홈페이지에서확인할수있다. 심사위원회는▲박은영중부대원격대학원정원문화산업학과장(위원장)▲정욱주서울대학교교수(위원)▲김영민서울시립대학교교수(위원)▲김주열산림청도시숲경관과과장(위원)▲이유미국립세종수목원원장(위원)으로구성됐다. 심사위원들은“‘조경과조경가란무엇인가?’라는물음에‘만드는것과지키는것’이라전하는당선작의메시지가강력했다”고총평했다. 박은영심사위원장은“자연과인간의관계를통해세계조경가협회의지향점과미래성에부합하고자한노력이돋보였다”며“만드는것과지키는것에대한균형을적절히표현해,담고자하는메시지를유연하게전달한점을높게평가했다”고말했다. 시상식과상금수여는내년6월말정원이완공되는시점에국립세종수목원에서진행되며,당선작및참여작은5인작가인터뷰집은2022년IFLA광주총회에전시될예정이다. 한편광주총회는2022년8월31일부터9월2일까지총3일간광주광역시일대에서개최된다.‘리:퍼블릭랜드스케이프(RE:PUBLICLANDSCAPE)’를주제로,조경의공공리더십회복을목표로하고있다.
[조경작품리뷰] 도심 속 ‘마법의 성’, F&F 별관 옥상정원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도시경관이옥상정원을만나동화속마법의성으로변신했다.도심빌딩숲사이에서새들이날아와쉴수있는녹색둥지로리뉴얼된F&F별관옥상정원의모습이다. F&F별관옥상은본관보다낮은층으로만들어진별관이본관과맞닿으면서베란다형태로공간구조가형성돼있다.한쪽은본관건물유리창이하늘을비추고,한쪽은도심경관이넓게펼쳐진다.넓게펼쳐진방향은저층주거지와빌딩사이에호텔과성당이우뚝솟아있는데,이두개의랜드마크가연출하는도심경관이인상적이다. 기존옥상은신관과별관두건물을연결하는이동통로이면서직원들이야외에서잠시쉬어가는데크로만이뤄진공간이었다.F&F대표는우수한어반스케이프를보유하고있으면서도공간의활용도가떨어지는점을아쉬워해정원조성을의뢰해활기넘치는공간으로새롭게만들고자했다. 정원조성을맡은주례민오랑쥬리대표는도심속의휴식을느낄수있는‘GreenNest’란컨셉으로F&F별관옥상에생명을불어넣었다.넓은시야가확보되는공간구조로인해형성되는이색적인경관적가치를최대한살리고자한것이이곳정원조성의핵심포인트다.옥상의전망은유지하고안정감과안락함을느낄수있는자연의공간으로조성코자했다.이를위해기존의데크공간은일부오픈스페이스로유지하고식재지와휴게공간,산책로등을유기적으로연결되도록계획했다. 기존의식재를일부변경하고균형을잡는뼈대역할로상록수를배치했다.봄부터가을까지의계절변화를감지할수있는교목을전체적으로분산해높이감을주었으며,초본식물및그라스,그라운드커버식물을플랜터마다구분지어계획함으로써전체적으로자연스럽게어우러지면서각공간마다의식재특징이도드라지도록성격을부여했다.그렇게삭막했던옥상공간은이른봄부터늦여름까지식물의꽃과열매그리고잎의변화를지속적으로감상할수있는도심속의정원으로탈바꿈했다. “강남도심한가운데중층옥상이있다는점이특이했다.높은곳에서아래를내려다보는모습이아니라,중층에서정면으로서울의주택가를볼수있는뷰가열린다는점이매우좋은강점이었다.그래서내가만드는정원을도드라지게하는것보다,도시의경관을받아들이도록여는것이중요하다고여겼다.도시경관을정원속으로받아들여가치를북돋워주고자했다.” F&F별관옥상정원리뉴얼은정원이만들어내는미시적경관,도시가만들어내는거시적경관,정원식물이프레임을형성해도시경관과어우러지면서만들어내는복합경관까지세가지측면에서경관적인고려를했다. 서울에서볼수있는큰건물이배경이되고,새로지어진강남의고층건물들이좌측으로보인다.정면으로는오래된도시의느낌이드는데그속에자리한성당이경관포인트다.이에성당뷰를부각되게유도하고,스탠딩바를만들어감상하면서쉬는공간으로연출했다. 특히이옥상정원은성당뷰연출이돋보인다.옥상정원에서바라본성당과다른건물들은층을이루고있는데,성당을정면으로바라보는위치에서는그층위를연장해옥상난간,스탠딩바,식물,플랜터,식물,벤치,데크로이어지는계단이만들어지도록연출했다.마치하늘에떠있는성에오르는‘천국의계단’같은느낌이들게한다. 또다른위치에서는동화속‘마법의성’을만나게된다.정원한가운데는식재를위한식물섬을만들었는데,식물사이로형성되는프레임속에성당이쏙들어오는뷰포인트가있다.여기서바라보는모습은마치깊은숲을지나아스라이모습이보이는‘마법의성’을떠올리게한다.의도적으로성당을가린뷰도연출된다. 사운드스케이프도절묘한조화를이룬다.옥상이중층에위치하다보니식물이바람에흔들리는소리가보다선명하게들리고,새소리도들을수있다.거기에F&F관리팀의세심한선곡도분위기를연출하는데한몫거든다.식물사이에숨어있는스피커에서는계속음악이나오는데,자연의소리를표현하는뉴에이지음악부터클래식등을적절히안배해공간의분위기를북돋워준다. “중간층옥상이란대상지여건이매우좋다.빛과그늘이적절하게균형을이루고,바람도적당히불어온다.정원감각을최대한끌어올리고자지시성이있는식물표찰을달지않았다.바쁜일상에서직원들이단5분만이라도완전히정원심상에빠져들어편안한휴식을갖는공간이되길바란다.”
[기고] 현대간호를 기리다
‘첼시플라워쇼2021’쇼가든(ShowGarden)분야에서‘플로렌스나이팅게일가든(TheFlorenceNightingaleGarden)’이은메달을수상하였다.2020년이후전세계간호사들이코로나-19와길고도치열한사투를벌이고있는오늘의상황에서‘현대의나이팅게일’들에게큰위로와새로운힘을주는반갑고도영광스러운소식이었다. 쾌적하게살랑거리는바람결을따라,화단에는과꽃과에키네시아,보랏빛버베나가어우러지며피어있고,그사이로억새풀이살짝눈길을끌어올린다.동그란주목은다소곳이몸을낮추어상록의연속성을이어간다.목재벽체에새겨진나이팅게일의친필기록과거기에담긴그녀의열정은방문객들의마음에간호와치유(healing)의힘을고스란히전달해주었다고,영국런던에서지난9월21일부터26일까지일주일간개최된‘첼시플러워쇼2021’의현장보도는전했다. ‘플로렌스나이팅게일가든’은2020년위대한간호사플로렌스나이팅게일(1820~1910)탄신200주년을맞이하여그녀가창시한‘현대간호(modern-dayNursing)’의탄생을기념하기위해지난해전시될예정이었으나코로나-19로인해연기되었다가,해를넘겨올해드디어가을‘첼시플라워쇼2021’에현대간호를기리는‘플로렌스나이팅게일가든’으로실현되었다. 2020년은특히세계보건기구(WHO)가‘세계간호사의해’로선포,현대간호의창시자인나이팅게일탄신200주년을기념함과아울러전세계간호사들에게지속가능한건강지킴이로서의역할을더욱고취하고자한기념비적인해였다. 특별히런던‘왕립첼시병원’에서개최된‘RHS첼시플라워쇼2021’은전세계적인코로나-19팬데믹상황에서코로나와사투를벌이는세계각국간호사들의헌신적인활동과숭고한돌봄의정신을기념하고자‘플로렌스나이팅게일정원’을헌정·전시하였다. 이정원은나이팅게일탄신200주년기념으로조경가로버트마이어(RobertMyers)가설계하였고,버데트트러스트(TheBurdettTrustforNursing)가후원하였으며,보울러앤와이어(Bowler&Wyer)가시공에참여하였다.버데트트러스터는영국의자선기금단체로간호라는전문직분야의발전을지원함으로써,간호서비스의향상과간호사의역량강화를도모하기위한기관이다.설립목적은간호사가환자의건강과회복의중추적역할을담당하고,환자의건강성과에직접관련된핵심보건의료인력으로서의간호전문직을지원함으로,효율적이며만족스러운간호사의근무환경을조성하는데있다. ‘플로렌스나이팅게일정원’의컨셉은‘자연을통한회복·간호(NurturethroughNature)’다.친환경최신건축재인CLT(CrossLaminatedTimber)를조형적으로설치한퍼걸러(pergola)는삼면을아늑하게에워싼안뜰을상상속의병원내코트야드로조성,‘회복의지름길은자연과정원에있다’는명제를가시적으로구현하고자하였다.정원의설계를좀더자세히살펴보면,목재조형퍼걸러안쪽으로부터밖을향해시야가열려있고,바람과햇빛은공간의오감을자극하고,적당한그늘에서휴식을즐길수있는자작나무수풀로이어진다.키낮은주목이녹색의띠장식으로연결되는둔덕,자연스럽게어우러진다채로운초화혼합식재파레트,여유롭게서성이며거닐수있도록한뒷마당의수(水)공간은벽돌바닥의소로를통해연결되도록설계되었다.신체와정신이조화롭게회복되는공간으로자연안에서혼연일체가되는‘자연을통한안녕감(senseofwell-being)과회복’개념이코트야드에담겨있다. 아울러이회복을주는정원은플로렌스나이팅게일의탄신200주년을기념하고축하한다는취지에따라역사적인물이자혁신의아이콘인나이팅게일의레전드와유산도담고있다.설계자인조경가로버트마이어스는이렇게설명한다.“이정원은플로렌스나이팅게일이현대간호의표준(standards)과병원설계에서끊임없는혁신(reform)을시도하고주도했음을상징적으로보여주고자한다.지속가능한자연친화소재를활용하고,생동감있는자연적혼합식재로하이라이트를주며,건강과회복에서녹지공간(greenspace)의중요성을강조함으로써현대간호의탄생과발전에기여한그녀의정신적유산을기리려는것”이라면서덧붙여“역사적‧문화적맥락에따른의미와상징성을현대적조경으로재현하고자,조경가로서의열정과도전을담아설계하였다”는소회도피력하였다. ‘플로렌스나이팅게일정원’은주요요소를통해플로렌스나이팅게일의생애를환기시킨다.CLT목재는그녀가병원건축설계에서보여준혁신의정신을,수공간은깨끗한물과하수처리의강조에서보여준그녀의환경과건강에대한통찰을,식재계획은그녀가어린시절보여주었던압화(壓花)수집에의열정을나타낸다.다양한식물에관심이많았던나이팅게일이특별히좋아하던작약(peonies)과양치류(ferns)등압화에이용했던식물은물론,대황(rhubarb),오이풀(sanguisorba),바레리안(valerian)등19세기당시뿐아니라현대의학에서도여전히활용되는약용식물들을가지고정원을설계하였다.특히나이팅게일이좋아했던여우장갑(foxglove)은식재파레트에디기탈리스퍼푸라(dalmatianpeach)와루테아(digitalislutea)를포함하였다.특히올2021년에는‘첼시플라워쇼’가출범한지108년만에처음으로가을에전시되는만큼,가을이라는계절감을풍성하게드러내기위해화려한블랙달리아(Verrnone’sObsidian)와여러종의에키나시아(Echinaces)등현대에도여전히활용되는약용식물이사용되었다.또대황(chineserhubarb)와개암나무(witchhazel)등나이팅게일이지역사회방문간호를위해사용하던이른바‘간호가방속약용식물’도포함되었다.가을의정취와향기를품은칠자화(Heptacodiummiconioides)도주목을타고오르도록조성하였다. 또한새로운자연친화적소재인CLT목재를페르골라조형물에사용함으로써,병원건축소재의현대화의주창자였던나이팅게일의업적과건강회복에서자연채광의중요성이나감염예방을위해교차환기를강조한점등나이팅게일의탁월한의료적통찰을상징했다.그녀의끊임없는관찰과철저한기록의습관을형상화하기위해서목재벽체에그녀의친필글자를음각하였고,유리벽면에는그녀가정원에서사색하고독서하던모습을투영해,19세기보건의료혁신을위한그녀의광범위한저술활동을기리고기념하고자하였다.또정원의소로(paths)를따라작은원형동판을배치했는데,이는최근‘나이팅게일배지(NightingaleBadge)’를복제한상징물로,나이팅게일이창시한현대간호의정신이오늘날에도계속이어질것과미래보건의료분야를이끌어갈간호사들에게도지속적인영감의원천이되기를염원하는뜻을담고있다. 플로렌스나이팅게일은19세기영국을중심으로간호개혁은물론다양한분야의사회개혁을위해평생을헌신했던인물이다.이전시대의간호와는차원이다른현대간호를창시했으며,간호라는직업을보건의료전문직으로확립하는기틀을마련했다.또한현대적인간호교육을처음으로시작함으로써체계적인간호교육과지속적인의료교육의토대를구축하였으며,통계학에도식견이높아여성으로서는영국최초로왕립통계학회정회원이되기도했다. 나이팅게일이현대병원건축에기여한점으로는감염예방을위해질병의감염원을차단하는환경설계가대표적이다.그녀가강력히주장했던이른바‘파빌리온스타일(pavillionstyle)’병원양식은환자를감염원으로부터차단하고,병동의환기와채광을극대화하여회복적인병원환경을적극적으로조성하는등역사상최초의환자중심감염관리(infectioncontrol)와건강회복을위한병원설계로평가된다.또한정원에서자연과의접촉이갖는회복력의중요성도강조했다.이처럼파빌리온스타일에코트야드를추가한나이팅게일방식의병원설계는19세기후반부터20세기초반까지미국과영국의현대병원설계의선도적모델이되었다.런던의세인트토마스병원(St.ThomasHospital)은1868년새로운부지에건물을신축하면서나이팅게일이제안한파빌리온스타일을설계에적용했다. 나이팅게일은어린시절부터식물학과압화(pressedflower)에도남다른관심을보였다.특히13세에는영국중부더비셔(Derbyshire)지방에서당시저명한식물학자였던마가렛스토빈(MargaretStovin,1756~1846)과함께식물학탐사를한뒤여기서수집한압화100여개의식물표본을앨범으로만들었는데,이는19세기영국정원의이국적이고특색있는식물종이다수포함되어있어역사적인의미가크다. 나이팅게일은그녀의대표적저서‘간호노트(NotesonNursing,1859)’에서“조화롭고풍성한색감이가득한꽃다발이고열로힘들어하는환자를진정시키고기분을달래주었던사실을잊을수가없다”라고기록하는등환자의회복을돕는식물의가치와자연환경의중요성을강조하고있다.이러한자연의치유적효용이다만심리적차원에그치는것이아니라신체적으로도효과가있음을지적한점은정원의효용에대한현대적해석과일맥상통한다고할수있을것이다. 저명한신경전문의올리버색스(OliverSacks)박사는그의에세이‘우리에게왜정원이필요한가’에서정원이회복과소생을가져오는한가지사례를소개하였다.뇌신경계기능소실로인해병원실내에서신발끈조차제대로매기어렵던환자가정원에서씨를뿌리는행위를즉각적으로인지했던놀라운사실이다.그는“자연은우리의존재아주깊은심연의그무엇과닿아있음이분명하다.자연과생명체에대한애착을뜻하는‘바이오필리아(biophilia)’는인간삶에핵심적인조건이다”고강조하고있다.올리버색스는‘식물애호가(hortophilia)’라는신조어를사용하기도했는데,이는인간이정원과깊은‘애착의끈’을갖고있으며정원을돌보고관리하며식물과교감함으로써자연과상호작용하려는원초적욕구가본능에내재되어있음을의미하는말이다.그는자연이인간의건강에미치는효능은단순히영적이고정서적인차원뿐아니라신체적이고생리적인차원특히뇌신경영역과관련되어있음을설명하고,“정원은뇌의생리적변화뿐아니라구조적변화까지도영향을미친다고분명히말할수있다”고결론지었다. 2020년‘세계조경연합(InternationalFederationofLandscapeArchitecture:IFLA)’은UN이설정한‘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DevelopmentGoals)’중‘모든이에게건강한삶과안녕을항진함’을달성하기위해조경전문직은동참을적극적으로지지한다고선언한바있다.현대사회에서지속가능한건강사회를위한조경가의역할을강조한것이다. 세계적으로보건의료생태계가비약적으로성장하는데비해간호사는수요·공급의불균형을심각하게겪고있다.특히최근팬데믹으로인해그수요는급증하고있으나공급이이를따라가지못해간호전문인력현장에는위기감마저들고있다.또한현대사회에서고령층과만성질환의비중이높아지면서간호사의수요가광범위하게늘어나게되었고,세계보건기구(WHO)도건강이하나의‘기본권’임을선포하면서지속가능한미래를위해보건의료시스템에서간호사의역할이핵심적임을강조하고있다,그러나의료현장에서간호사부족현상은심각하며지속적이다.그근본원인은고도화된의료기술과환자의중증도증가등으로인해간호현장에서간호사에게부여되는과도한업무와스트레스로인한소진(burn-out)에있다.현장간호인력부족과간호사의소진은결국간호서비스의대상자인환자개개인의건강과회복에직접적영향을미치게되므로세계각국보건의료현장에서중요한현안으로떠오르게되었다. 간호서비스의질은간호사개인의건강과안녕에서출발하기때문에간호사를포함한의료진의재충전과회복을위해지속가능한조치가필요하다.병원의정원은환자와그가족의건강에도긍정적영향을미치지만,의료진과간호사들이양질의간호와의료적돌봄을지속적으로제공하기위해매우중요한요소다.병원정원이환자와가족,의료진모두의건강과회복을위한‘공동의회복재(Restorativecommons)’로서새롭게인식되어야할필요성이여기에있다. ‘첼시플라워쇼2021’의‘플로렌스나이팅게일정원’은19세기보건의료의혁신을가져온위대한인물나이팅게일을기리고,현대간호를창시한그녀의영감및자연과식물에대한그녀의깊은애정과열정을담아냈다.이는역사적‧문화적으로설계되고재현된정원을통해간호의표상인나이팅게일의철학이오늘날의간호사들에게도지속되고있음을강조하는계기가되었다.또이정원은‘첼시플라워쇼2021’을방문한이들에게정원과인간의건강이통합적으로연결되어있다는사실을재확인하게하고,지속가능한건강사회를위해정원의의미를강조한다.특히전세계가팬데믹으로전무후무한위협을받는이시대에자연을통한건강과안녕을위한회복탄력성을새롭게일깨우도록하는데각별한의미가있다. ‘RHS첼시플라워쇼2021’수상작인‘플로렌스나이팅게일정원’은이듬해인2022년나이팅게일탄신일(5월12일)에맞추어런던세인트토마스병원에영구설치돼병원의직원과환자들을위한회복정원(restorativegarden)으로활용될예정이다.세인트토마스병원은위에서언급했듯이나이팅게일의데이터분석과근거기반설계(Evidence-basedDesign)를반영한‘파빌리온스타일’병원설계가적용되었던곳으로,환자경험중심의안전하며회복적인병원건축이최초로이루어진역사적장소이다.또현대간호최초의전문교육기관인‘나이팅게일간호학교’가1860년개교한곳으로서나이팅게일이현대간호의전문성을위해노력하였던간호역사의산실이자현재‘플로렌스나이팅게일박물관’이위치한곳이기도하다.조만간COVID-19가극복된후런던의세인트토마스병원을방문하면플로렌스나이팅게일정원을만날수있게되고,이로써‘정원을통한회복’이라는21세기의료의새로운역사를몸으로체험할수있게될것이다. 참고자료 ·ChelseaFlowerShow2021ShowGardenprofile:TheFlorenceNightingaleGarden–ACelebrationofModernNursing(www.countryliving.com/uk/homes-interiors/gardens/a37385530/chelsea-flower-show-florence-nightingale-garden) ·TheFlorenceNightingaleGarden:ACelebrationofModern-DayNursing(www.rhs.org.uk/shows-events/rhs-chelsea-flower-show/gardens/2021/the-florence-nightingale-garden) ·FlorenceNightingaleGarden,TheBurdettTrustforNursing(www.btfn.org.uk/florence-nightingale-garden) ·커스틴닉슨,박찬호역,‘플로렌스나이팅게일의생애와업적’,대한간호협회,2021. ·성종상·탁영란,‘그린과건강행복:보다나은삶을위한조경의역할’,『한국조경의새로운지평』,한숲,2021. 탁영란/한양대학교간호학부교수,대한간호협회감사,한국전통조경학회부회장
“적정 조경품질, 조경감리에 맡겨야”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유재호한국조경협회감리분과위원장이다른분야기술자가조경공사현장을감리하는불합리한조경감리제도개선을위한국민신문고청원운동에나섰다. 유위원장은지난9일“국민들의대표적인주거형태인공동주택조경공사감리업무에는당연히조경분야감리원이배치돼야하지만국토교통부고시‘주택건설공사감리자지정기준’내부당한조항으로인해아파트공사의90%가넘는1500세대미만의공사는토목분야감리원이조경감리업무를수행하고있다”며조경감리제도개선을위한호소문을발표했다. 지난2018년12월21일조경기술자700명은‘300세대이상주택건설공사에조경감리배치를요청’하는청원서를국토교통부주택건설공급과에전달했다.이에2019년7월18일간담회가개최됐는데,그다음날국토부는“조경공사는토목공사의한공종으로분류되어있어1500세대미만의공사에는조경감리배치로인한토목감리원인원수의감소로수용함이곤란하니향후법령개정등제도개선추진시참고하여검토하겠다”고답변했다. 이에조경계에서는“국토부소관인‘건설산업기본법’상존재하는업역을무시하는처사”란비판이제기됐다. 같은해조경진흥법을근거로설립된‘조경지원센터’에서공동주택건설공사조경감리제도개선보고서를국토부에제출했고2020년4월조경감리원배치를배제한‘주택건설공사감리자지정기준개정안’행정예고에대해환경조경발전재단주체로조경계의견안과수정안을국토부에전달했지만이또한받아들여지지않았다. 유위원장은“생태환경의중요성은더설명할필요가없을정도로부각되고있다.더욱이탄소중립으로가야만하는국가적목표는국토교통부의나아갈방향을명확히제시하고있다.특히삶의질에있어공동주택내조경공사의비중은거듭강조되고있으며아파트브랜드의상품가치나심지어부동산가치에도영향을미치는것으로알고있다”고설명했다. 이어“국토부는묵묵히정반대의길을걷고있다.‘1500세대미만의아파트조경공사는토목감리가감독해도무방하며전문성있는조경감리가배치되면토목감리의배치기간이축소되어문제가있다’라는국토부의논리를어느국민이이해할것인가”라고꼬집었다. 아울러유위원장은‘공동주택건설사업에서조경감리의품질관리현황과개선방안연구’결과를근거로“조경감리배치로공동주택조경공사의품질관리가월등히개선될것”이라며“대한민국건설기술제도의근간이되는건설기술진흥법에명시된기준에의거300세대이상의공동주택조경공사의감리업무에는조경분야감리원을배치해달라”고강력히요청했다. 한편조경진흥법제5조에따라5년마다수립해2022년부터시행되는‘제2차조경진흥기본계획’에는조경감리제도합리화를위한방안도담길전망이다
조용준 CA조경 소장, ‘제4회 젊은 조경가’ 수상 영예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조용준CA조경기술사사무소소장이‘제4회젊은조경가’로선정됐다. 월간환경과조경은지난9일개최된‘젊은조경가선정회의’에서조용준소장이선정됐다고10일밝혔다. ‘젊은조경가’는한국조경의내일을설계하는젊은조경가를발굴하고그들의작품과생각을널리알리고자지난2018년월간‘환경과조경’이제정한상이다. 공모대상은만45세이하의대한민국국민으로▲실험적이고창의적인프로젝트를선보인조경가▲도시환경개선에크게기여한프로젝트를주도한조경가▲국제무대에서한국조경의위상을높이는데기여한조경가다. 월간‘환경과조경’은젊은조경가발굴에더욱힘쓰고자,‘제3회젊은조경가’부터지원뿐만아니라추천을받는방식을추가로도입했다.관련단체및독자로부터후보를추천받아공모에대한참여와기회의폭을넓힌다는취지다. 공모는월간‘환경과조경’지면공고및홈페이지공고,관련단체및업체홍보후,지난10월5일부터11월5일까지이메일,팩스등을통해이뤄졌으며,별도로구성된선정위원회는지원자들의제출서류를바탕으로최종수상자를선정했다. ‘제4회젊은조경가’로선정된조용준소장은서울시립대학교와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조경을공부했다.CA조경기술사사무소소장으로새로운‘광화문광장기본및실시설계’를이끌고있으며,‘워커힐더글라스정원기본및실시설계’,‘세종대로사람숲길기본계획’,‘종로구통합청사설계공모’등국내외다양한프로젝트를수행했다. 개인자격으로‘서울시72시간도시생생프로젝트’공동우수상,‘서울형저이용도시공간혁신아이디어공모’대상을수상한그는즉흥적인기획,전시하지않는그래픽작업등을즐기기도한다. 조용준소장의서울형저이용도시공간혁신아이디어공모대상작‘더스트캡처’는조경설계를대하는그의‘새로움을추구하는태도’를잘보여주는작품이다.또한‘워커힐더글라스정원’처럼재료에대한깊이있는탐구를통해고전적아름다움이돋보이는공간을만드는가하면,‘72시간도시생생프로젝트’처럼공공을위한의미있는장소를만들기도했다.선정위원회는이런점을높이평가해젊은조경가로선정했다. 수상자조용준소장에게는▲젊은조경가트로피▲주요작품을발표하는‘토크쇼’개최▲작품을소개하는월간‘환경과조경’특집호기획▲월간‘환경과조경’지면광고게재등의특전이주어진다. 이번에선정된‘제4회젊은조경가’의주요작품과인터뷰는월간‘환경과조경’2022년1월호에특집으로수록될예정이다.
주신하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올해의 조경인 선정’
[환경과조경김모아기자]주신하서울여자대학교원예생명조경학과교수가‘제24회올해의조경인’에선정됐다. 월간환경과조경은9일개최된‘제24회올해의조경인선정회의’에서올해조경분야발전에크게공헌한단한명에게수여하는‘올해의조경인상’에주신하교수가선정됐다고밝혔다. 월간환경과조경은1998년부터한해동안조경분야발전에공헌한이들의업적을기리기위해‘올해의조경인’을선정해왔다.매년연말관련단체및전국독자들의추천을받아학술·산업·정책·특별상등4개부문에서부문별1인총4인의올해의조경인을선정해왔으며,2018년부터는공적을더욱뜻깊게기리고자단한명의‘올해의조경인’을선정하는방식으로변화를꾀했다. 이번제24회올해의조경인후보추천은환경과조경홈페이지공고,관련단체및업체홍보를통해지난10월5일부터11월5일까지이메일,팩스등을통해접수를받았으며,역대올해의조경인수상자,조경관련단체장등으로구성된선정위원회심사를통해최종수상자를선정했다. 제24회올해의조경인으로선정된주신하교수는한국조경학회경관계획연구회에서다양한연구를수행했고,한국경관학회수석부회장과회장으로활동하며경관자원과경관계획의중요성을널리알리는데기여한공로를인정받았다. 주신하교수는경관법을제정하고보완하는데참여해주도적으로임했으며,‘대한민국국토경관헌장’의연구책임을맡아한국국토경관의미래상을제시했다. 또한여러지자체의도시및지역경관계획을수립하고경관자원조사를진행한점,도시경관분석을위한경관형용사목록을작성해정량적도시경관연구의기초를다진점,환경조경나눔연구원상임운영위원으로활동하며조경의사회적역할과영역을제시하고'어린이조경학교'의교장을맡아어린이교육등조경의사회적저변을넓히는데크게기여했다는점이높은평가를받았다. 제24회‘올해의조경인’에대한자세한인터뷰내용은월간‘환경과조경’2021년12월호에수록될예정이다.
한수정·중부대, 교내 실외정원 조성… ‘정원문화 향유’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중부대학교내3가지테마실외정원이조성돼학생들은물론지역주민들까지정원문화를향유할수있게됐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하한수정)과중부대학교는지난8일‘생활밀착형숲실외정원준공식’를중부대세종관1층도서관에서개최했다. 이날준공식는류광수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사장,이정열중부대학교부총장,박은영중부대원격대학원정원문화산업학과장(환경조경학전공)등관계자들이참여한가운데,▲인사말▲축사▲빛마루정원조성경과발표▲중부대실용음악과축하공연▲기념촬영▲정원투어순으로진행됐다. 생활밀착형숲실외정원사업은한국판뉴딜사업의일환으로,기후변화에대응하고미세먼지저감을위해도심속녹색공간을확충하고정원문화를활성화해국민의삶의질을향상시키고자시행하는사업으로2020년부터시작됐다. 한수정은2020년부터사업을시작해올해11개사업지(실외정원)를선정했다.이중중부대부지가선정돼지난6월에착공을시작해10월에준공됐다. 이정열중부대학교부총장은인사말을통해“중부대학교고양캠퍼스에조성된정원으로학생과주민이자연을즐기며소통할수있는장이마련돼기쁘다”며“정원앞으로정원문화산업학과의실습공간뿐만아니라정원교육·문화를만들어가는장소로활용하게될것”이라고말했다. 또한“생활밀착형숲조성사업을통해탄소중립과기후변화에도적극적으로대응할수있을것같다”며“지속적으로이러한사업들이더활성화돼모든국민이정원의아름다움을느낄수있었으면좋겠다”고밝혔다. 류광수이사장은축사를통해“중부대학교고양캠퍼스의생활밀착형조성사업은생활권의미세먼지절감과코로나19로힘든주민에게녹색힐링공간제공이라는사회가치실현을목적으로시행하게됐다”며“이정원이학생들에게는관련지식과지혜를얻는교육의공간으로,주민들에게는녹색휴식의공간으로거듭나길기원하며,지역정원문화확산의마중물이되길바란다”고말했다. 더불어“정원은바라보기만하는공간이아닌함께가꾸며소통하는공간이다.이렇게운영하고관리함에따라정원의가치는크게변한다”며“중부대생활정원이학생과지역주민이가꿔나가는아름다운정원으로발전하길바란다”고덧붙였다. 중부대에조성된총3개의테마로메인정원인▲Birchgarden(빛마루정원)▲Leafgarden(잎새정원),정원교육이가능한▲FarmPartygarden(팜파티정원)으로구성돼있다. 조성된정원은박은영학과장이총괄하고,▲설계에박아름정원작가(TND조경설계사무소장)▲시공에다원건설▲감리에기술사수무소이수가참여했다. ‘빛마루정원’은자작나무가감싸고있어다양한자연의빛이스며들고머무르는정원이다.특히서향의노을빛이아름다운공간이기에빛을느끼며앉을수있는벤치를통해친구들과얘기할수있는공간이다. 특히원형보존림의초록빛과섬세한색상이담겨감성식재를이뤄자작나무하부에는털수염과숙근버베나가식재돼있다.현재땅속에는알리움과수선화구근이심어져있어오는봄더아름다워질것으로기대되고있다. ‘잎새정원’은세종관과면해져있으면서경사지에조성된정원이다.평탄화과정을통해계단식정원으로만들어졌으며,세종관과가까워학생들의이용이많은정원이다.나뭇잎벤치가정원의주요포인트로위치하고있으며휴식을취하거나책을읽을수있는공간으로만들어졌다. ‘팜파티정원’은수업과연계된텃밭정원으로꽃과채소들은중부대원격대학원정원문화산업학과학생들이직접심었으며,유니버설디자인으로모두가함께이용가능한텃밭이다.농기구보관함과휴게시설도함께구성돼있으며,휴게시설주변으로포도나무가식재돼있어내년엔텃밭에서포도도맛볼수있다. 정원의설계를맡은박아름정원작가(티앤디조경설계사무소장)는“정원을설계할때식물이살아갈수있는기반을만들어주고주변의경사를고려해배수를계획하는등정원의콘셉트를잡고디자인한다”며“특히정원의대표수종을선정하고시공하는과정을거쳐만들어지는정원은더많은애정이들어가는데,중부대생활정원은내년에도내후년에도더많은기대가되는정원”이라는소감을밝혔다. 특히이번생활밀착형숲실외정원조성에큰역할을한중부대학교원격대학원정원문화산업학과는▲정원설계▲정원조성▲정원유지관리▲정원식물생산▲정원용품생산▲정원산업▲정원관광▲스마트팜▲공동체정원▲치유정원등에대한전문인력을양성하기위해설립된학과다. 이날정원문화산업학과재학생중주인옥학생,김세나학생,김복순학생,최가영학생이인터뷰에응했다. 주인옥학생은“현재강동구에서정원조성사업에참여하고있다.학교에서배운커리큘럼을통해내가진짜알고있는것은어떤것인지,그동안내가아는척만했던부문은무엇인지에대해명쾌하게알게됐다”고말했다. 김세나학생은“가드닝을3년정도공부해솔직히내가배울점이많을까생각했지만,수업을들으면서정말다양한분야의정원을공부할수있게돼정원이라는분야가포괄적이고배워야하는부분이넓다는점을느꼈다”며“개인적으로치유정원에관심이많은데,정원이론부터설계,실습까지모두배울수있어서장점인것같다”고말했다. 특히“지난7월오프라인수업으로홀트아동복지회학생들과함께가드닝수업을진행했다.이수업을통해치유와정원을연결한결과,학생들에게그기쁨이전달되고치유의효과가돌아오는것을느꼈다.이부분을커리큘럼,프로그램화시켜도좋을것같다”는의견을제시했다. 김복순학생은“수업을들으면서조경기능사도취득하고,현재조경기사와나무의사에도전하기위해공부하고있다.학교를다니면서신기했던점은식물을잘키워본적이없는데현재집에화분이40개로늘어나남편이신기해하고있다”며학과에대한애정을드러냈다. 최가영학생은“패션을전공했지만,가드너인어머니를따라3년전부터대부분실습위주로배워왔다.학교를다니면서제일크게느끼는장점은제대로배우지못했던이론에대해더깊이공부할수있게됐다는점이다.수업을듣고공부하며배울수록앞으로내가나아갈진로의방향을잡아주는계기가된것같다”고말했다. 재학생들은공통된의견으로수업과실무와병행하면서어려운점이있을수도있는데,인터넷만있으면언제어디서강의를들을수있어시간과장소에제약이없는것이중부대원격대학원의장점이라고입을모았다. 박은영학과장은“정원을조성할때가장즐거운점은내일이다른피고지는것들을만날수있다.오늘주인공이었던꽃이내일지더라도,다음날다른꽃이주인공이돼있다”며“하나의식물의잎이마르고지는모습이다가아니라는걸이번정원조성을통해많이느꼈다”고말했다. 한편중부대정원문화산업학과는오는19일까지신입생을모집중이다.학사학위전공과관계없이지원가능하며,더자세한내용은원격대학원홈페이지공고문을참조하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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