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2023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전문정원-대상] 홍진아·하창호 작가 ‘마이크로 플래닛’
  • 입력 2023-10-19 16:36
  • 수정 2023-10-19 16:36
IMG_4143.jpg
홍진아·하창호 작가 ‘마이크로 플래닛’ (사진 ⓒ유청오 작가)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팬데믹의 끝에서 아직 우울함을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 그리고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는 자연, 지금은 사회적·생태적으로 회복탄력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2023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홍진아·하창호 작가의 ‘마이크로 플래닛’은 작은 정원이지만 그 안에 기후가 있고, 물순환이 있고, 사람과 동식물의 소소한 교류가 있으며,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생태계의 신비로움이 담겨 있는 작은 우주(Micro Planet)를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자연과 사람 모두의 ‘회복탄력성’을 기원하며, 정원은 동식물들의 유연한 실천을 통해 작은 공간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정원, 물순환을 다루다

 

이 정원의 전체적인 형태는 “원 안에 원”이다. 커다란 원형의 플랜트를 중심으로, 마치 소행성 궤도를 그리는 듯 관람 동선과 난간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사람들이 루프 난간에 둘러 앉아 중앙 정원을 감상하고 서로 교류할 수도 있도록 했다.

 

주목할만한 특징은 물에 대한 이슈를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다. 실제 플랜트는 배수가 불량했던 일부 토양을 자갈, 모래, 마사토로 치환했다. 마치 레인가든처럼 비가 내리면 물이 잠시 고였다가 점차 땅 속으로 소화되는 형태를 콘셉트를 잡았다. 플랜트 주변 동선도 투수성 포장으로 시공했다. 코르크 포장 하부에 투수 콘크리트를 도입해서 물이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 수 있게끔 하여 정원의 모든 장소가 빗물을 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몽환적으로 피어나는 미스트는 정원의 단골 메뉴이다. 하지만 이 정원에 도입된 미스트는미적인 연출을 돕기도 하지만 이끼가 촉촉하게 유지되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IMG_4139.jpg

 

 

해가 뜨고 지는 방향, 식재를 결정하다

 

식재는 해가 뜨고 지는 방향을 고려했다. 나무 그늘이 지는 곳에 이끼를 도입해서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었으며, 색상은 전체적으로 브라운 톤에 핑크색 숙근초를 포인트로 계획했다. 중앙 레벨을 살짝 파인 형태로 조성해 물이 가운데로 모이도록 하고, 이곳에 부채꽃, 비비추, 고사리 등 물을 좋아하는 식물을 심은 것도 식재의 특징이다.

이끼로 멋지게 덮힌 고사목도 이목을 끈다. 고사목을 정원에 도입한 것은 ‘RE100’이라는 공모 주제에 맞춰 ‘재생’의 의미도 가지지만, 미생물들이 자라는 보금자리로서 다양한 동식물이 어우러지는 하나의 생태계를 형성하는 역할에 더 큰 방점을 찍었다. 실제 심지도 않은 버섯들이 고사목에 붙어 자라나는 모습은 작가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인터뷰> 

“RE100 정원, 회복탄력성으로 접근”

 

IMG_3863.jpg
홍진아·하창호 작가

 

 

이번 ‘RE100’이라는 주제를 정원으로 연출하기에는 생소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관람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힘들었을 듯하다.

 

- RE100이라는 주제가 좀 생소하기는 했지만, 주변의 환경적인 이슈를 통해 주제에 접근하고자 했다. 코로나가 거의 끝났음에도 사람들이 우울증에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된다. 기분이 좀 더 다운돼 있고, 그전보다 경계심이 더 많아졌다. 그런 부분에서 사회적인 회복탄력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생태적으로도 비가 엄청 많이 온다든지 기후 이상 현상들을 자주 볼 수 있어서 사람과 자연 모두에게 회복탄력성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관점에서 주제에 접근했다.

 

관람객들이 이 정원에서 무엇을 감상하길 원하는가.

 

  - 난간에 걸터 앉아 정원을 감상하면서 작은 생명의 힘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힐링도 하고 자연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IMG_4141.jpg

 

IMG_4140.jpg

 

IMG_4136.jpg

 

IMG_4135.jpg

 

 

환경과조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댓글(0)
  • 환경과조경 2023년 12월
  • 최신개정판 CONQUEST 조경기사·조경산업기사 필기정복
  • 조경의 미래를 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