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기후위기가 일상화된 시대, 정원과 녹지를 도시의 핵심 인프라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정책과 현장 전반에서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월 30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 루비홀에서 열린 ‘기후위기 시대의 정원도시: 기후적응과 그린인프라 도시 사례’ 세미나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원도시를 단순한 비전이 아닌 실행 전략으로 구체화하는 논의의 장으로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기후변화센터와 정원도시포럼이 공동 주최했으며, 개회사와 환영사를 시작으로 해외 사례, 국가 정책, 현장 기반 사업, 패널토론까지 이어지며 정원도시의 방향성과 과제를 종합적으로 짚었다.
정원, 기후위기 시대 도시 인프라로 재정의
최재철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가능성이 아니라 도시의 일상과 생존을 위협하는 구조적 재난”이라며 “이제는 감축을 넘어 도시가 실제로 버텨내고 회복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원과 도시 녹지, 수변 공간은 도시의 온도를 낮추고 물을 흡수하며 생태계를 회복시키는 동시에 시민 삶의 질과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다층적 인프라”라며 자연 기반 해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조경진 정원도시포럼 위원장(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도 환영사에서 “이번 세미나는 기후적응 정책이 정책에서 현장까지 어떻게 이어지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간극이 있는지 검토하는 자리”라며 “지자체와 중앙정부, 시민사회와 시민이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구 정원사’라는 표현을 언급하며 “돌봄의 가치를 실제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조강연을 맡은 고정희 써드스페이스 베를린 환경아카데미 대표는 베를린의 기후적응 정책을 통해 정원도시의 제도적 기반을 설명했다. 고 대표는 “베를린은 단지 숲과 공원이 많아서 주목받는 도시가 아니라, 기후보호와 탄소중립이라는 두 축을 제도·재정·공간계획·녹지정책으로 엮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베를린이 가로수를 기후정의의 핵심 인프라로 규정하고, 2040년까지 가로수 50만 그루를 추가해 100만 그루를 채우는 목표를 설정한 점을 소개하며, 녹지가 행정적 선택이 아닌 법적 의무로 전환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모든 시민이 거주지 500m 반경 내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녹지나 공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모자이크 녹지 시스템, 빗물을 폐수가 아닌 자원으로 다루는 스펀지 도시 전략, 광역 녹지 네트워크와 도시 녹지를 결합하는 접근 등을 설명했다.
다만 그는 “기후적응은 필요하지만 이것이 감축을 대체하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며 “기후적응과 탄소중립 사이의 균형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 정책과 현장 사례… 적응은 시스템을 바꾸는 일
신지영 한국환경연구원 기후적응정책실장은 국가 차원의 기후적응 정책 흐름을 설명하며 “적응은 하늘에서 떨어진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기후가 변하는 상황에 맞춰 기존 시스템을 조절하고 변경해 나가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과 국가 기후위기 적응대책 체계를 소개하며, 폭염 쉼터, 녹색공간 조성, 물순환 회복 사업 등에서 녹지가 핵심 요소로 기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후변화는 기존 사회적·경제적 취약성을 증폭시키는 요소”라며 녹지 정책이 단순 환경 정책을 넘어 취약계층과 취약지역을 지원하는 사회 정책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기후변화를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면서도 개인적 문제로는 상대적으로 덜 체감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임영석 국립수목원장은 정원도시 정책의 확산 속에서 나타나는 한계를 짚었다. 그는 싱가포르가 과거 ‘정원도시’에서 ‘시티 인 네이처’로 전환한 사례를 언급하며, 정원도시의 핵심은 단순한 양적 확충이 아니라 녹지 접근성과 생태성, 연결성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원도시를 선언한 지자체가 늘고 있지만, 정원도시에 대한 구체적 모습이 충분히 그려지지 않은 채 예산과 선언이 먼저 투입되는 현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걸을 수 없고 가로수도 없으며 차량으로만 이동해야 하는 곳에 큰 정원 몇 개를 조성하면서 정원도시를 선언하는 사례도 있다”며 정원도시의 평가 기준 전환을 요구했다.
임 원장은 기후 대응성, 생태·순환 연결성, 접근성과 형평성, 정원의 자원화 가능성을 정원도시 평가 지표로 제시했다. 이어 레인가든, 폴리네이터 정원, 폭염 쉼터 정원 등 국립수목원이 제시한 모델 정원 사례를 소개하며 “정원은 단순 공간이 아니라 기후위기에 적응하는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황준호 BS그룹 대표이사(전남 해남 솔라시도 AI인프라 실장)는 솔라시도 사례를 통해 현장 기반 그린인프라 구축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실질적으로 사업비가 투입되고 사업을 성공시켜야 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그린인프라 역시 가치만으로는 지속되기 어렵고 투자와 수익 구조, 에너지 인프라, 도시 개발 전략과 결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솔라시도는 간척지 기반의 대규모 도시 개발 부지에서 재생에너지, 정원, 도시 인프라를 결합하려는 시도로 소개됐으며, 기후 대응 인프라가 경제성과 결합될 때 확장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됐다.
패널토론, 정원도시의 개념과 실행 조건을 묻다
패널토론은 서영애 기술사사무소 이수 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서 소장은 “정원 분야 내부에서만 나누는 이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정원도시는 동시대 사회 문제 해결, 부처 간 협업, 시민 참여가 함께 수반돼야 가능한 의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세미나가 기후 분야와 정원 분야의 협업을 통해 논의의 물꼬를 트는 자리라고 설명하며, 발표자와 토론자뿐 아니라 현장 참석자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요청했다.
김창섭 기후변화센터 공동대표·정책위원장은 에너지, 기후변화, 감축, 적응, 도시, 정원 등 각 영역이 개별 서사에 머물러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각각의 내러티브에 너무 깊이 들어가 있다 보면 자기 가치도 모르는 경향이 있다”며 “서로의 콘텐츠를 공유하고, 각자의 이야기를 옆에서 다시 정의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솔라시도를 “어마어마한 콘텐츠를 한꺼번에 넣고 시도하는 낯선 실험”으로 평가하며, 정원도시포럼과 기후변화센터의 협업 역시 서로 다른 영역의 가치를 합동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원도시 개념과 관련해서는 국가정원, 도시정원, 정원도시 개념이 혼재돼 있다는 질문도 제기됐다. 이에 임영석 원장은 국가정원은 법적 정의가 있지만 정원도시는 아직 법적 정의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원도시는 스마트도시, 관광도시, 문화도시처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도시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정원도시는 공간을 이야기하는 도시이기 때문에 도시와 유기적으로 살아 숨 쉬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가를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원도시 지표는 아직 완성 단계에 이르지 않았지만, 여러 지자체의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그 명암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경진 위원장도 토론 말미에 정원도시 개념을 지나치게 법적으로 고정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정원도시는 규정해버리면 오히려 좁아질 수 있다”며 “정원도시포럼이 생각하는 정원도시는 공간도 있지만 사람, 도시숲, 물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앙정부 정책이 기후에너지부, 국토부, 산림청 등으로 나뉘어 사일로 방식으로 작동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시민사회와 전문가 집단이 논의의 장을 만들어 부처 간 칸막이를 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 적응 식재와 질적 녹지 지표… “양보다 구조가 중요”
오충현 동국대학교 융합환경과학과 교수는 국내 산림과 도시 정원에 적합한 식재 전략과 관련해 “기후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종은 그 지역의 자생종”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대가 북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부 지역의 온대·난대성 수종이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산불 대응에 대해서는 기후 변화로 계절적 가뭄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생활권 주변과 도시 주변에 산불을 억제할 수 있는 자생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부 지역에서는 상수리나무와 물참나무 등 자생 참나무류가 내화수림대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자연 기반 해법의 사회적 기능도 강조했다. 그는 “자연 기반 해법은 환경 문제뿐 아니라 사회 문제에 대한 해법도 동시에 가질 수 있다”며 정원이 기후, 미세먼지, 생물다양성 문제뿐 아니라 고령화, 인구 감소, 1인 가구 증가, 지역소멸, 우울과 스트레스 같은 사회 문제에 대응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현장 질문에 답하면서는 도시농업과 텃밭 활동을 예로 들며,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도시농업이 어르신의 일거리, 관계 회복, 공동체 형성에 기여한 사례가 자연 기반 해법의 사회적 효과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엄정희 경북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는 기후변화 적응 시대에 조경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토론을 전개했다. 그는 “그동안 조경은 경관적으로 아름답고 시민들이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는 녹지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해 왔지만, 최근에는 나무와 숲이 기후변화 적응의 핵심 요소로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2023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이 국제 기준에 근접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이제는 양적 확대를 넘어 새로운 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 멜버른, 시드니 등 세계 주요 도시들이 수관피복률 30~40% 확보를 기후적응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내 도시도 공원 조성만으로는 부족하고 가로수와 생활권 녹지 네트워크를 통해 낮에는 폭염을 막고 밤에는 차고 신선한 공기를 도심까지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엄 교수는 기후적응 정책에서 녹지 형평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세종시를 예로 들며, 신도심은 계획도시로 녹지가 많고 조성 공간도 확보돼 있지만 구도심인 조치원은 건물 밀도가 높고 녹지가 부족하며 노년층 비율도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론적으로는 조치원 같은 구도심에 우선적으로 녹지 정책이 적용돼야 하지만 실제로는 공간 부족과 이해관계 충돌로 실행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도로 다이어트, 일방통행 전환, 빈집 활용, 담장 허물기, 녹색주차장 조성 등은 모두 주민 동의와 행정의 인센티브 설계가 수반돼야 한다며, 구청·시청·주민·전문가가 함께하는 거버넌스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시민참여와 성과 측정… 지속가능성은 피드백에서 나온다
한빛나라 기후사회연구소장은 시민참여를 핵심 주제로 삼았다. 그는 최근 유럽,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 도시 자투리 공간에 미니숲, 포켓포레스트, 마이크로포레스트를 조성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일본 식물생태학자 미야와키 아키라가 제안한 방식처럼 자생수종을 고밀도로 심는 미니숲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탄소 흡수와 생물다양성 회복에 유리하며, 작은 규모로도 도시 곳곳에 녹지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소장은 시민참여의 의미를 환경적 성과에만 두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 참여 수준과 환경적 지속가능성 간의 통계적 상관관계는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시민참여는 사회 통합, 사회적 학습, 공동체 결속, 형평성과 포용성 강화를 통해 도시 녹화의 총체적 지속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도시 녹화 사업의 시민참여는 자원봉사 중심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고, 이는 노동력 제공에 그치는 형식적 참여로 제한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비전과 목표를 절충하고 합의할 수 있는 협력적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며 시민이 조직된 형태로 지방정부와 협력하고, 시민단체 등 중재 조직이 갈등 조정과 소통을 맡는 구조를 제안했다.
시민참여의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질문도 제기됐다. 현장에서는 지구정원사, 주민정원사 등의 참여가 확대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주민들이 행정의 자원봉사 인력처럼 소비되는 느낌을 받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엄 교수는 대구에서 진행한 더위지도 앱과 미세먼지 리빙랩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시민들이 체감온도나 미세먼지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 참여했지만, 중간관리자들은 “우리가 그냥 소모되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연구 결과를 시민들에게 다시 공유하고, 참여한 데이터가 어떻게 결과로 연결됐는지를 보여줬을 때 시민들이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우리가 참여한 결과물이 실제 어떻게 활용됐는지를 피드백해 주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시민참여의 지속성을 위해 성과 공유와 효능감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정원과 녹지가 기후변화 대응, 생물다양성 증진, 건강성 향상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정량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오충현 교수는 온도 저감이나 건강 지수와 관련해서는 녹지량과 온도 변화의 관계를 정량화한 연구가 상당히 축적돼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옥상녹화에 따른 온도 저감, 일정 규모 녹지의 주변 온도 저감 효과 등은 연구가 진행돼 왔다는 것이다. 다만 생물다양성은 종 다양성, 서식 조건, 공간 구조 등 복합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녹지 용적량만으로 단순 지표화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원과 공원이 국제 생물다양성 목표와 연계될 수 있는 잠재적 자원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2030년까지 육상 보호지역 또는 OECM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원과 공원이 기타 효과적인 지역 기반 보전 수단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클레이 한국사무소에서는 지방정부 차원에서 시민들이 제도권 속에서 효능감을 느끼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방안으로 생태계서비스 지불제를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제기했다. 이에 오 교수는 국내 생태계서비스 지불제가 본래 취지와는 다소 다르게 지역 주민 활동에 대한 비용 지원 제도로 운영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 등에서 귀화식물 제거, 쓰레기 제거, 자연환경 해설 등의 활동에 일정 비용을 지원하는 사례를 언급하며, 이러한 방식은 지역 주민의 참여 효능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원박람회, 이벤트를 넘어 도시 실험장으로
토론에서는 정원도시 정책과 정원박람회 운영과 평가 방식에 대한 비판적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최근 정원도시와 정원박람회가 방문객 수, 포토존, 행사성 콘텐츠 중심으로 평가되는 경향이 있으며, 기후 대응과 생태 기능 같은 본질적 요소가 평가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원박람회가 정원도시의 실험장이자 그린인프라 전환을 보여주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음에도, 일부 현장에서는 여전히 소비형 이벤트로 운영되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논의됐다. 이에 따라 정원도시와 정원박람회의 평가위원 구성, 평가 기준, 국가 차원의 가이드라인, 연차별 성과 관리와 같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도시공원, 녹지, 정원 정책이 국토부, 산림청, 지방정부 등 여러 체계로 나뉘어 있는 현실에서 부처 간 칸막이를 넘는 통합적 조정 구조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도 제기됐다. 정원도시가 단순히 정원을 많이 조성한 도시가 아니라 자연과 생태 기능, 문화·사회적 기능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도시를 지향한다면, 공원·정원·도시숲·수변·DMZ 등 국토 공간 전반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보다 큰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토론을 마무리하며 조경진 위원장은 정원도시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규정하기보다 도시숲, 물, 생태, 사람의 활동을 포괄하는 열린 개념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사회의 몫은 기후변화센터, 정원도시포럼, 이클레이 등 다양한 주체가 함께 장을 만들고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를 모아 논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향후에는 시민들이 움직여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 시민참여와 거버넌스를 보다 깊이 다루는 후속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정원도시를 단순한 녹지 조성이나 이벤트 사업이 아닌, 기후 적응과 감축, 생태 회복, 사회 문제 대응, 시민참여를 함께 다루는 도시 전략으로 재정의하는 계기가 됐다.
논의 전반에서는 정원도시가 ‘정원을 많이 만드는 도시’가 아니라 정책과 공간, 시민과 데이터, 생태와 사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도시 구조 전환의 프레임이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선언을 넘어 실행으로, 소비형 이벤트를 넘어 기후위기 시대의 도시 인프라로 나아가기 위한 평가체계와 거버넌스 구축이 향후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