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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해법은 고밀 개발?! “아파트 50층 허용” 정부,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발표… 도시경관·주거환경 쾌적성 저해 우려
  • 이형주 (jeremy28@naver.com)
  • 입력 2020-08-04 22:48
  • 수정 2020-08-0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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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과 북한산이 조망되는 대치동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정부가 부동산 대책으로 아파트 층고를 50층까지 높이고 용적률도 300~500% 높이는 초고밀도 개발안을 제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주거공간을 최대로 확보하기 위해 준주거지역의 주거비율 상한을 60%에서 90%로 높이고, 재건축시 세대당 2㎡를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공원도 임대주택으로 대체토록 해 도시경관과 주거환경 쾌적성이 저해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4일 오전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서울권역을 중심으로 총 26만호+α 수준의 대규모 주택공급이 집중 추진된다. 7만호는 지난 5월 발표한 공급 예정물량이고, 13만+α는 이번 대책 마련 시 신규 추가 발굴된 공급물량이다. 나머지 6만호는 예정된 공공분양물량 중 2021~2022년으로 앞당긴 사전청약 확대분이다.


구체적인 공급방안은 ▲신규 택지 발굴 ▲3기 신도시 등에 대한 용적률 상향과 기존사업 고밀화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 도입 ▲공공재개발 활성화 ▲규제 완화 등을 통한 공급능력 추가 확충 등이다.


특히 이번에 도입되는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 제도에서는 LH, SH 등 공공기관이 참여하면 도시규제를 대폭 완화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소유자(조합 등) 2/3 동의를 얻어 LH, SH 등 공공기관이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경우 도시규제 완화를 통해 주택을 기존 세대수 보다 2배 이상 공급하고, 개발 이익은 기부채납으로 환수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재건축을 시행하는 경우 용적률은 300~500% 높여주고 층수는 최대 50층까지 허용한다. 준주거지역의 주거비율 상한은 60%에서 90%로 상향되며, 재건축시 세대당 2㎡를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공원은 임대주택을 만들어 기부채납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


정비예정구역, 정비해제구역 재개발에도 LH, SH가 참여하면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50%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대신 종상향, 용적률 상향, 분상제 제외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역세권 준주거·상업 지역에서 적용 가능한 복합용도 개발 지구 단위계획을 역세권 주거지역까지 확대해 용적률을 최대 700%까지 높여주고, 입지규제 최소구역 내 주거비율을 20%에서 40%까지 확대하는 등 도시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이번 정부 발표에 따라 그동안 ‘2030서울플랜’에 의해 제한돼 온 서울 주거용 아파트 35층 룰도 깨지게 됐다. 지난 2014년 발표된 ‘2030 서울 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에 따라 서울에서 재건축되는 아파트 층고는 35층 이하로 제한돼 왔다. 2040년까지 서울 도시계획의 기본 틀이 될 ‘2040 서울플랜’이 올해 말 발표될 것으로 알려져 다양한 의견이 오가던 상황에서 갑작스런 전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에 발표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은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들을 수포로 만드는 역대급 초고밀도 개발계획이다. 양적 증가에만 초점이 맞춰진 용적률 상향으로 도시경관은 물론이고 쾌적한 정주환경 구축이라는 측면에서는 부작용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주택공급이 늘어나는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정주환경 및 도시경쟁력의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양’적인 증가가 ‘질’적 악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무분별한 도심 고밀도 개발이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일조권·조망권 침해가 대표적이고 교통문제도 크다. 기존 도로망이 저밀도로 구축된 구도심에 적당히 맞춰서 형성된 지역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면 교통 혼잡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신하 한국경관학회장(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은 “특정 지역에 대해서 50층을 허용하는 것은 부분적으로는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어느 지역을 허용할지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경관적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역세권 주변에 주택공급을 늘린다는 측면에서는 타당할 수 있겠지만, 역세권마다 초고층 건물군이 조성될 경우 서울시 전체 스카이라인에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산과 구릉지가 주요한 경관자원인 서울시의 경우에는 고층건물로 인한 조망권 차폐 문제는 매우 심각할 수 있다”며 “주요 산과 구릉지를 포함해서 서울시의 경관구조와 현재 토지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고층건물 허용 구역을 도출하는 과정이 선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미시적 경관 차원에서 볼 때의 영향도 중요하다. 보행자 입장에서는 초고층으로 인한 위압감이 더 높아진다. 도로에서 건축물을 더 떨어지게 하고, 가로수나 녹지공간을 도입해 가로경관에서 느끼는 위압감을 완화하는 방식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제시된 공원 설치 기준 완화는 보행공간에서의 시각적 위압감을 줄이는 데 불리하게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설계적인 측면에서 보완할 수 있는 여지는 있으나, 기본적인 조건은 매우 불리해질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경관 전문가인 신지훈 단국대학교 녹지조경학과 교수는 “고층·고밀 개발은 좁고 한정된 곳에서 건폐율을 낮추고 오픈스페이스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이다. 우리가 1960~1970년대 서구 유럽이나 미국의 근대도시 문제를 보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 경관, 커뮤니티 등의 다양한 논의를 해왔다”며 “오픈스페이스 의무비율조차 낮춘다는 것은 서구식 도시개발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해온 노력들이 후퇴하는 느낌”이라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고층·고밀 개발을 하더라도 오픈스페이스와 같은 공공재를 누구에게 돌려줄 것인가 대책이 있어야 하며, 고층·고밀 개발을 활용하는 이유와 목적을 잘 파악하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신 교수의 설명이다.


또한 “도시라는 큰 틀에서 갖춰야 할 게 주택만 있는 게 아니다. 도시, 산업, 경제 구조를 구상하면서 같이 가야 하는데 문서상으로는 그런 게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신 교수는 “미래 도시 모습을 경관적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 50층 이상 지어지는 아파트가 20~30년 후 어떤 모습이 될지, 도시 내에서 그걸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지출을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과연 주택 공급만을 늘리기 위해 초고층을 다시 우리가 채택하는 방식이 정말 미래 도시 모습에 대응하는 바람직한 방향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고밀도 개발이 갑작스레 정책 목표처럼 되어 버린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불가피하게 고밀 개발을 하더라도 이에 따른 부작용을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한 여러 의견을 모으고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할 수 있는 공론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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