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주 (jeremy28@naver.com)
공감
김숭미 작가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김숭미 작가는 사람 간의 관계를 통해 ‘경계’란 주제를 풀어냈다. 요즘 현대인들은 옆집에 누가 있는지 모르고 살 정도로 이웃 간의 관계가 소홀해진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번화한 도시일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 도드라진다. 작가는 그 원인 중 하나를 공간의 형태에 있다고 보고 그 문제의식을 정원에 풀어냈다.
‘공감’은 옛 전통방식 울타리 ‘바자울’을 모티프로 만들어진 정원이다. 바자울이란 싸리나 나뭇가지를 엮어서 만든 울타리다. 작가는 경계를 허물고 가까운 이웃 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던 옛 선인들의 삶의 방식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바자울의 개념을 정원에 도입했다.
예전에는 울타리가 낮아 서로 인사도 하고 안부를 물을 수 있을 정도로 공간적으로도 경계가 낮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사람 간 관계도 가까워질 수 있었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다. 타인에 대한 경계심으로 문을 닫고 세대 간의 소통이 부족한 이 시대에 공감과 소통이란 메시지를 보낸다.
식재는 치유와 사색을 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전체적으로 밝은 톤을 이루도록 했으며, 지루하지 않게 붉은꽃을 포인트로 심었다. 물가에 심은 에버골드 사초는 폰드의 에지를 가리고 물에 오버랩 되어 폰드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싸리를 연상시키는 그린라이트를 활용해 울타리 역할을 함과 동시에 부지의 경사면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도록 했다. 공간은 목재갤러리 사이로 식재와 휴게시설물이 보이도록 배치했다.
자그마한 정원을 통해 다양한 꽃과 향기, 물, 그리고 자연이 주는 바람, 햇살 등에서 행복을 느끼며 공감하고 소통하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다.
<인터뷰>
“사람 관계, 정원으로 더 가까이”

- 이번 LH가든쇼에 참여한 계기는?
2017 경기정원문화박람회와 2019 청주 가드닝 페스티벌에 식재공사에 참여했었다. 그 과정에 참여하면서 내 이름을 걸고 출품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2019 경기정원문화박람회 공모전에 출품했지만 당선까지 연결되지 못한 경험이 있다. 정원 공모전에 재도전하는 과정에서 LH가든쇼에 출품하게 됐고 조성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첫 조성이라 많은 아쉬움과 교훈을 남긴 가든쇼다.
- 정원 조성 과정에서 힘든 점이 있었다면?
코로나로 인해 조성 기간이 미뤄지면서 더위와 장마를 겪게 돼 식재가 어려웠다. 장마로 인해 식재가 녹아버리거나 말라버려서 날마다 관리하기가 힘들었다.
- LH가든쇼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접근성에 대해 좀 더 고려해주었으면 좋겠다. 소셜미디어에서 LH가든쇼에 다녀온 후기를 보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에 대중교통이 불편하다는 말이 많다. 외지에 있어 자가로 오지 않는 한 찾아오기 힘들었다고 한다. 좋은 작품을 조성해놓고 시민들이 찾아오지 않는다면 의미가 무색할 것 같다. 많은 시민들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그런 정원으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
- 나에게 정원이란 어떤 의미인가?
‘쉼, 힐링’ 할 수 있는 작은 방. 여기 저기 둘러보아도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아이템은 없는 것 같다. 그냥 아무 생각하지 않고 식물이 주는 향기와 색감, 질감만으로 정원에서 힐링 할 수 있는 것 같다. 아무런 조건 없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