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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울주 반구대 암각화 일대에서 통일신라 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걸친 건축 유구가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11월 19일부터 국보 제285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주변 일대에 대한 시굴조사를 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고고물리탐사 결과와 지형조건을 참조해 유적에 대한 잔존 가능성이 높은 곳에 총 9개의 탐색 구덩이를 설치했고 그 안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일부 지점에서 통일신라 시대 석렬(돌로 만든 경계)시설과 조선 시대 석렬, 집석 유구(돌무더기 흔적) 등이 확인됐다. 통일신라 시대 석렬시설은 현재의 전망대가 자리한 구릉 서쪽 아래 퇴적층에서 확인됐다. 2~3줄로 늘어선 석렬은 모래 사구 위에 지반을 단단히 하기 위해 점토와 목탄, 굵은 모래 등을 섞어 다졌으며 그 위에 건축물의 기초시설을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석렬시설이 구릉과 평행하게 돌아가는 점으로 미루어 낮은 구릉 가까이 있거나 정상부에 자리한 건축물을 보호하거나 경계 짓기 위한 기초시설로 추정된다. 구릉 정상 부근에서 확인된 집석 유구와 석렬 시설을 통해 통일신라 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해당되는 건축물이 자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릉에 자리한 집석 유구 위에서 많은 기와들이 출토됐는데, 위치상 주변 경관을 조망하기 위한 누각 형태의 건축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출토 유물로는 신라 고식 막새인 6엽 연화문(연꽃무늬) 수막새, 통일신라 시대 8엽 연화문 수막새, 인화문 토기 조각(편), 다량의 기와 조각 등과 함께 분청사기 조각 등 고려와 조선 시대 유물들이 확인됐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문화재청 신라왕경핵심유적복원정비사업추진단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공동 주최하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보존정비의 현재와 미래’ 학술대회가 오는 21일 오전 10시부터 경주 현대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학술대회는 왕경 핵심유적의 학술적 가치와 현황을 검토하고 현재 추진 중인 왕경사업의 진단을 통해 앞으로 과제를 도출하고자 마련됐다. 학술대회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보존정비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 아래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 신라왕경 사업의 공간적 범위에 대한 검토에서는 ▲주보돈 경북대학교 교수의 ‘문헌자료로 본 신라왕경 핵심유적 학술적 검토’ ▲최병현 대한민국학술원 교수의 ‘고분군의 분포로 본 신라왕경의 중심지구’ 발표를 통해 신라왕경 핵심유적의 학술적 가치와 의미를 검토할 예정이다. 2부 신라왕경사업의 진단과 과제에서는 ▲하일식 연세대학교 교수의 ‘신라왕경에서 왕궁유적의 변화와 공간에 대한 검토’ ▲홍보식 공주대학교 교수의 ‘신라왕경의 묘제와 조영공간’ ▲ 최태선 중앙승가대학교 교수의 ‘신라왕경 사원유적의 학술적 검토’ ▲박종익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소장의 ‘신라왕경 방어시설의 연구현황과 과제’ ▲차순철 서라벌문화재연구원 조사단장의 ‘왕경 내부의 도시화과정에 나타나는 경관 변화’ ▲채미하 고려대학교 교수의 ‘경주 낭산의 신앙적 의미’ 등의 발표를 통해 각 사업을 왕궁, 능묘, 사원 영역으로 구분해 진단할 예정이다. 발표 후에는 이청규 영남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종합토론이 펼쳐진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 13호분에서 별자리 덮개돌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정비 사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경남 함안 아라가야 추정왕성지와 함안 말이산 고분 13호분 발굴조사에서 가야문화권에 대한 유의미한 조사 성과가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함안군과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이 조사 중인 함안 말이산 고분 13호분에서는 붉은 안료를 바른 구덩식 돌덧널무덤의 벽면과 125개의 별자리가 새겨진 덮개돌이 확인됐다. 말이산 13호분은 말이산 주능선(길이 1.9㎞) 중앙지점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며 봉분 규모가 지름 40.1m, 높이 7.5m에 달하는 아라가야 최대급 고분이다. 이번 발굴조사는 일제강점기인 1918년 야쓰이 세이이쓰(谷井濟一)에 의해 유물 수습정도로 조사된 이후 100년 만에 실시된 것이다. 돌덧널 내부의 붉은 안료는 네 개의 벽면 전체에 발려 있는데, 벽면을 점토로 바르고 그 위에 붉은 안료(물감)로 칠한 것이다. 붉은 안료를 입힌 고분은 돌방무덤에서 주로 확인되며, 가야지역에서는 돌방무덤인 송학동 1B-1호분(경남 고성군)에서 확인된 사례가 있으나, 시기적으로 앞서는 돌덧널무덤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돌덧널은 길이 9.1m, 폭 2.1m, 높이 1.8m의 최대급 규모로 도굴갱에서 수습된 유물의 연대로 보아 5세기 후반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별자리는 돌덧널을 덮은 덮개돌 아랫면에 125개가 새겨져 있는데, 크기와 깊이는 각각 다르다. 서로 다른 별자리의 크기는 별의 밝기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특히 별자리가 새겨진 면을 주인공이 안치되는 돌덧널 중앙부에 배치한 것은 무덤 축조 당시 의도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별자리는 청동기 시대 암각화에서 주로 확인되는데, 무덤에 별자리를 표현한 경우로는 고구려 고분벽화가 있다. 별자리가 표현된 위치를 보면 고분의 덮개돌 윗면에 드물게 있었으나, 돌덧널 안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가야무덤에서 발견된 사례 역시 처음이다. 한편 경남 함안 아라가야 추정왕성지에서는 군사시설지 14동이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지난 6월 최초로 확인한 아라가야 추정왕성지를 추가 발굴 조사한 결과, 망루·창고·고상건물·수혈(구덩이)건물, 집수지 등 군사시설로 보이는 건물지가 다수 발견됐다. 목책의 둘레와 설치 깊이, 토성벽 축조기법과 관련한 정보도 확인됐다. 현재 확인된 건물지는 모두 14동으로, 수혈건물지 12동과 고상건물지 2동이다. 중앙에 빈 터를 중심으로 원형으로 분포하고 있어 왕성 내부의 공간배치에 대한 의도적인 기획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건물지 중에는 부뚜막이 설치된 것이 있는데, 10호 건물지는 판석(板石, 쪼갠 돌)을 세워 긴네모꼴의 정교한 건물터를 조성하고, 길이 약 5m의 부뚜막을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가야지역에서 처음 확인된 구조로, 고고학뿐만 아니라 고대 건축사 연구에 있어서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7호 건물지는 길이 8×6m의 대형건물지로 내부에서 다수의 쇠화살촉(철촉)과 작은 칼(소도자), 말발걸이(등자) 등이 발견됐는데, 조리시설이 없는 것으로 비춰볼 때 창고로 추정된다. 이밖에 다른 수혈건물지에서도 쇠화살촉과 쇠도끼(철부), 비늘갑옷(찰갑) 조각, 토기받침(기대) 조각, 기호가 새겨진 손잡이잔(파수부배) 등 일반적인 집 자리나 건물지에서는 출토되지 않는 유물들이 다수 발견됐다. 이를 통해 수혈건물지들은 철제무구로 무장한 군사집단이 왕성을 방어하기 위해 상시적으로 거주했던 시설로 추정된다. 고상건물지는 망루와 대형건물지가 발견됐다. 망루는 규모 4.5×4.5m이며, 기둥구멍의 지름과 깊이가 약 1m인 점으로 미뤄 볼 때 상당한 높이의 시설로 추정된다. 대형의 고상건물지는 규모 약 30×6m로, 지금까지 알려진 가야지역 고상건물지 중에서는 상당히 큰 규모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서울 풍납동 토성(사적 제11호)에서 최소 폭 31m로 추정되는 외벽이 추가로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9월부터 ‘서울지역 도성유적 학술조사연구’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서울 풍납동 토성 서성벽 복원지구 내 유적 발굴조사에서 ‘외벽’ 구간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울 풍납동 토성의 서성벽은 그동안 서남벽 일부 구간만이 지표상에 드러나 있었으며, 과거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소규모 시굴조사와 2003년 삼표사옥 신축예정부지 시굴·발굴조사를 통해 기초 흔적 정도만 확인됐다. 이번 성과는 유실된 서성벽의 실체를 확인하는 첫 학술발굴조사 중 나온 것으로, 삼표사옥 신축예정부지를 포함한 1만2900㎡를 대상으로 연차적으로 정밀 발굴하는 중에 나온 결과물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성 외벽 구간이 추가로 확인됨에 따라 성벽의 잔존 폭은 현재까지 최소 31m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며, 동성벽(폭 43m, 해자 포함 59m)의 사례로 보아 한강이 있는 성 바깥쪽으로 하부 조사를 더 진행하면 길이는 지금보다도 더 길 것으로 추정된다. 외벽 구간 역시 교란으로 인해 훼손이 심한 편이어서 원형 확인은 어렵지만, 앞으로 추가 조사를 하면 전체 규모나 구조 확인은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서성벽의 내벽은 처음으로 절개조사를 실시했다. 축조방식은 2011년 조사했던 동성벽과 같은데, 중심 토루 안쪽으로 성토 재료를 달리해 2차례 흙을 덧붙여 쌓아 내벽을 구축하고 가장자리는 석축(최대 폭 5.8m, 잔존 높이 2.6m)으로 마감했다. 석축은 내벽 가장자리를 ‘┚’자형의 계단식으로 자르고 석축 바닥 부분은 기초부를 성토한 다음 깬돌을 역호상(거꾸로 된 띠 모양)으로 쌓고 그 위로 강돌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축조됐었다. 깬돌과 강돌을 번갈아 가며 쌓아 올리는 수법은 석축의 정면에서도 같이 나타난다. 이러한 석축 쌓기 방식은 이번 조사에서 최초로 확인됐다. 서문지는 성 내벽을 동서로 뚫어 시설됐다. 성벽과 마찬가지로 성 중심부에서 외벽으로 연결되는 구간은 유실됐다. 잔존 길이는 9m이며, 최소 폭 7.3m, 최대 폭 9.6m이다. 문지는 평면 ‘八(팔)’자형 구조로서 중앙부는 좁고 성 내부로 갈수록 양쪽으로 벌어져 내벽 마감석축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다. 문지의 바닥은 가운데가 높고 성 내부로 갈수록 낮아진다. 이번 조사는 서성벽의 내·외벽 확인, 서문지의 규모와 구조, 성벽과 문지의 연결 관계 등을 고고학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으로 커다란 의미가 있다. 한편 이번 발굴성과는 오는 18일 오후 3시 발굴현장(서울시 송파구 풍납동 310번지)에서 현장 공개된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담양 소쇄원, 보길도 부용동과 함께 호남의 3대 정원으로 불리며 전통조경 문화의 산실로서 높이 평가되는 ‘강진 백운동 원림’이 명승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전라남도 강진군 성전면에 있는 ‘강진 백운동 원림’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17일 밝혔다. ‘강진 백운동 원림’은 월출산 옥판봉의 남쪽 경사지 아래쪽에 위치하며, 백운동 원림 본가 백연당에서 북쪽으로 약 11㎞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 고려 시대부터 이곳에 백운암(사)이라는 사찰이 있었다고 전해지며, 계곡 옆에 ‘백운동(白雲洞)’이라는 암각자가 새겨진 바위가 현재까지 남아있어 ‘백운동’이라 불린다. 강진 백운동 원림의 내정(안뜰)에는 시냇물을 끌어 마당을 굽이굽이 돌아나가는 ‘유상곡수연’의 유구가 일부 남아 있고, 완만한 경사면에는 화계(꽃계단)가 조성돼 있다. 유교적 덕목을 함양하기 위한 상징성을 갖춘 소나무, 대나무, 연, 매화, 국화, 난초 등이 심겨 있는 등 조선 시대 별서 원림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강진 백운동 원림을 조영한 사람은 조선 시대 이담로(1627~1701)다. 호는 백운동은이다. 그는 이곳을 조영한 후 손자 이언길에게 당나라 재상 이덕유가 ‘후대에 이 평천(이덕유의 별서)을 파는 자는 내 자손이 아니며, 평천의 나무 한그루와 돌 하나라도 남에게 주는 자는 훌륭한 자제가 아디다’고 경계한 ‘평천장’의 일화를 전하며 이곳을 귀하게 여기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후 이언길(1684~1767)의 큰 아들 이의권(1704~1759)이 전국에 큰 기근이 들어 가족 모두를 이곳으로 옮겨옴으로써 주거형 별서로 변모했다. 18세기 중엽에 후손 이덕휘(1759~1828)와 19세기 중엽 그의 아들 이시헌(1803~1860) 등의 손을 거쳐 현재의 원림이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진 백운동 원림은 후손과 명사들이 남긴 문학작품의 무대로도 자주 등장했다. 이담로의 후손 이시헌은 선대의 문집과 행록, 전해져 오는 필묵을 묶어 ‘백운세수첩’을 만듦으로써 백운동의 역사와 백운동을 노래한 연작시를 남겼다. 그는 다산 정약용(1762~1836)의 제자이기도 하다. 특히 다산 정약용은 강진에서 유배 중이던 1812년 제자들과 함께 월출산을 등반하고 백운동에 하룻밤을 유숙한 뒤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제자 초의선사에게 ‘백운동도’를 그리게 하고 12곳의 아름다운 경승을 ‘경(景)’과 ‘영(詠)’으로 칭송하는 시로 써서 합첩한 ‘백운첩’을 남겨 이덕휘에게 선물했다. 이 그림은 현재 이곳의 모습과 비교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저지른 우리 문화재에 대한 만행은 끝이 없다. 대표적인 것이 미륵사지 석탑과 석굴암인데, 무너져가는 미륵사지석탑 한쪽을 시멘트 콘크리트로 발라 놓았고 석굴암은 원형을 알 수 없게 졸속 복원해 놓은 것이다. 심하게 훼손된 미륵사지석탑은 무려 20년 동안의 보수작업을 통해 겨우 원형을 찾았으며 석굴암의 경우 현재로선 원형복원의 가능성조차 없어 보인다. 문화재는 원형의 유지가 가장 중요하며 혹여 훼손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원형에 대한 정보를 되도록 상세하게 기록해 놓는 것이 기본 중 기본이다. 여기에 더해 본래의 모습을 확인하기 어렵다면 더 이상의 훼손이 진행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다. 법에서도 원형유지를 기본원칙으로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아픔을 겪으면서 많은 문화유산들이 원형을 잃거나 사라졌다. 여기에 더해 현대화라는 이름을 빙자, 과거의 문화유산을 낡았다는 명목으로 상당부분 없애버렸다. 짧은 시간 막대한 훼손에도 불구하고, 유구한 역사를 바탕으로 쌓여온 수많은 역사문화유산이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역사적 부침이 많았던 우리나라의 특성상 문화유산의 관리가 쉽지 않은 것은 당연했으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어려운 문화재 관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재의 보호와 복원을 포함하여 전문적이며 적극적인 관리를 위한 전담기관인 문화재청이 국가부서로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 문화유산 관리에 있어 문화재청은 실로 한심한 관리를 지금까지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무지에서 오는 것은 아닐 터인데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다. 일제강점기 때 훼손한 것보다 심각한 훼손이 21세기를 사는 지금 일제가 아닌, 우리 정부에서 자행하고 있는 것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는 수많은 역사문화재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문화유산이라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사라지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문화유산이 도처에 있다 한들 2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문화재는 손에 꼽는다. 이 중 대표적인 문화재가 문화재보호법 제정 이듬해인 1963년에 사적 제19호로 지정된 경주 계림이다. 김알지의 탄생설화로 잘 알려진 이곳은 신라의 건국 당시에도, 문화재로 지정될 당시에도 숲이었고 지금도 조그맣게나마 숲으로 남아있다. 그런데 이 문화재는 문화재로 지정한 이후 오히려 원형을 파악할 수조차 없게 더욱 심각하게 훼손된 독특한 사례다. 현재로선 문화재로서의 가장 기본원칙인 원형의 보존은커녕 원형이 무엇인지 알 길조차 없으며, 알려고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곳이 문화재로 지정된 이유는 역사적 탄생설화를 간직한 신성한 숲이라는 데 있다. 이미 신라시대 때부터 신성한 숲으로 보호되어 왔으니 그 보호역사는 가히 우리나라에서 최고라 할 것이다. 아마 가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2000년 이상 이곳이 온전히 보전되어온 오래된 숲이리라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문화재에 대해 원형이나 지정당시의 상태는커녕 현재도 제대로 된 정보 없이 훼손되어가고 있다. 계림은 신성한 숲이다. 숲에 대한 원형정보는 그곳에 사는 나무들에 대한 정보일 것이다. 살아있는 생명이니 2000년 동안 그대로 있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최소한 당시의 후대목이나 숲이 온전하게 이어지도록 하여 이곳을 최대한 신성한 원시림의 상태로 유지·보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곳을 문화재로 지정했을 것이다. 이 문화재의 근간이 되는 나무들에 대한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문헌은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조선의 임수(1938)인데, 만약 1963년 사적으로 지정할 당시 이들 정보화 당시의 수목에 대한 정보를 종합하여 원형을 유추하려 했다면 충분히 신성한 숲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 판단된다. 그러나 1990년대 말에 들어서야 개별 연구자들에 의해 조금씩 정보가 조사되기 시작한 게 전부이고, 아직까지도 이곳에 대한 정보는 어떤 나무들이 있다 정도의 개괄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문화재 관리의 기본인 정보기록은 일체 없었지만 반대로 문화재 지정이후 이곳에서 발생한 명백한 사실은 급격한 훼손이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문화재 지정 이전 자연환경적 특성에 의해 자연스럽게 자리했었던 숲이, 즉 역사적으로 신성한 숲으로 유지되던 곳이 문화재 지정이후 환경적 특성과 무관한 외래종의 인위적 도입으로 문화재적 가치 및 역사적 장소성이 훼손되었다는 것이다. 이건 마치 경복궁의 지붕이 기와로 되어 있는 집이니 좀 더 아름답고 알록달록하게 스페인식 기와나 일본식 기와를 덕지덕지 덧붙인 것과 같은 상황이다. 그것도 원형과 관련한 아무런 정보를 기록하지 않은 채. 더 심각한 것은 숲이라는 문화재에 대한 인식 없이 숲의 터전인 토양과 물길을 훼손한 것이다. 물길을 인위적으로 돌리기 위해 수로를 만들고 원형의 늪지대 숲을 성토해서 본디 식물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 자체를 파괴해 버린 것이다. 신성한 숲의 원형 자체를 확인할 길이 없도록 한 실로 심각한 문화재 훼손이라 하겠다. 일제의 석굴암 복원 시 자연적 제습이치를 확인하지 않은 채 엉터리 복원을 실시한 것보다 훨씬 심각하게 문화재의 원형을 훼손한 사례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훼손이 문화재 보호를 기본 목적으로 하는 문화재청에 의해 자행되었다는 것은 실로 이해 불가다. 그리고 원형은커녕 현황자료도 없다? 2008년 대한민국 국보 1호가 소실되었을 때 아무 건축재료나 가져다가 집을 짓는 것을 인정했을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해당 복원에 사용된 소나무가 생물학적으로 전혀 구분되지 않는 동일종, 즉 같은 나무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산인지 러시아산인지를 놓고 수년 동안 논란이 있었던 것을 떠올려 봤을 때 문화재의 원형복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숭례문의 복원은 다행히도 소실되기 이전 첨단 기술을 통해 정밀하게 측정한 정보자료가 있었기 때문에 소실에도 원형에 가깝게 복원될 수 있었다. 만약 원형자료가 없었더라도 아무렇게나 숭례문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문화재에 있어 원형정보는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함부로 할 수 없는 그런 것 아닌가? 이런 기본쯤이야 문화재를 전공하지 않은 나보다 문화재를 아끼고 사랑하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훨씬 잘 알 것이다. 그런데 아무런 자료가 없다? 계림에 대한 구체적 정보는 정말 없어서인지, 일급기밀이라 정보를 안 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조사된 정보가 없어 2015년 11월 개인적으로 계림의 수목을 측량하여 전수조사 한 바 있다. 아마도 이 기록이 2000년의 역사를 가진 계림의 정보를 이제야 처음으로 기록한 것이 아닌가 한다. 지형도 측량하였는데, 이미 훼손된 지형이기 때문에 큰 가치는 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훼손된 아픈 기록이기에 남겨두어야만 할 것 같았다. 조사결과 수고 2m 이상의 수목은 총 25종, 510주가 자라고 있었는데 이 숲에서 자연적으로 자라났을 것으로 판단되는 종이 14종이었고, 외부에서 도입된 수종이 14종이었다. 느티나무를 포함해서 4종은 자연적으로 자란 개체와 도입된 개체가 혼재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가죽나무는 식재가 아닌 자연적으로 유입된 외래식물이다. 그런데 자연이입된 외래식물 또한 인위적인 수로의 조성과 성토로 인한 토양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큰 원인으로 판단되었다. 이렇게 보면 신성한 계림에 현재 살고 있는 수목 중 절반이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들여온 수목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조선시대에 들여온 것으로 판단되는 회화나무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외래수목 도입이 문화재 지정 이후 최근에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숲이 문화재인데, 숲을 구성하는 수목을 역사적 고증 없이 아무것이나 마음 내키는 대로 가져다 심은 것으로밖에는 볼 수 없다. 명백히 전통적인, 신성한 숲과는 관계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외부에서 도입한 식물이 차지하는 개체의 비중이 36%를 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원형의 보전과는 무관하게 조경용 식재수목을 식재한 지역인 이곳을 과연 우리나라 역사의 핵심을 차지하는 신라의 건국신화와 직결한 신성한 숲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마치 전통 한옥의 일부만 남겨두고 한옥의 구성형태와는 상관없이 겉보기에 괜찮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재료를 모아 새롭게 지은 집을 과연 문화재라 볼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계림의 과거 지형자료와 현재 성토된 곳을 확인할 수 있는 일부를 바탕으로 원형을 유추해보면 이 숲은 소규모 계곡이 지속적으로 범람하면서 형성된 저지대 충적층에 형성된 숲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하천의 침식, 운반, 퇴적기능에서 퇴적이 이루어지는 지역에 해당한다. 따라서 토양 내 양분이 풍부하고 알갱이가 작은 점질토가 주를 이루는 공간인 것이다. 이러한 지형은 지속적 퇴적을 통해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토심이 매우 깊고 양분도 풍부하며, 지속적으로 수분공급이 이루어져 수목이 자라기에 최적의 환경을 이룬다. 90년대 말 일부 연구자들은 이 숲을 조성된 숲으로 판단하였는데, 2000년을 이어온 신성한 숲이라는 측면에서 조성된 숲이라는 논리는 이치가 맞지 않는다. 2006년 이선 교수, 2011년 김종원 교수는 숲의 지형적 특징을 바탕으로 이 숲은 인간 간섭이 없다면 수면 가까이로는 왕버들, 조금 떨어진 곳으로는 느티나무와 팽나무가 우점하는 구조의 숲으로 판단하였다. 당연히 자연적으로 형성된 숲임을 강조하였다. 개인적으로는 느티나무가 계곡의 상류부, 즉 침식이 일어나는 계류부에서 주로 군락을 형성하는 수종임을 감안하면 느티나무의 경우 대부분 식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느티나무는 조선시대부터 식재되었을 것으로 판단되는데 성리학의 상징수목인 회화나무 대신 느티나무가 동일한 수목으로 간주되어 식재되는 문화변용에 의한 식재로 판단된다. 종합해보면 계림의 지형적 특성과 대경목 수종 및 분포특성을 살펴봤을 때 충적저지대의 우점군락인 왕버들과 유교적 관점에서 식재된 것으로 판단되는 느티나무와 회화나무가 균형을 이루며, 생육하는 생태-문화적 숲으로 정의하는 것이 적합하다. 그러나 계림이 지닌 이러한 역사적·생태적 측면에서의 원형 보존을 위한 관리가 아닌 인위적인 성토와 배수를 위한 암거의 설치 등은 왕버들군락을 급격히 쇠퇴시키는 원인이 되었고 이제 다시는 어린 왕버들이 씨앗을 틔우지 못하는 역사숲의 단절을 가져온 것이다. 조금 지나면 왕버들 노거수가 스러질 것이며 후대목은 외부에서 공수한 조경수목이 차지할 처지에 있는 것이다. 2000년간 이어온 신성한 숲이 문화재 관리의 최고기관인 문화재청에 의해 이렇게 변한 것이다. 계림을 생태-문화가 복합된 역사문화재로서 원형유지를 관리의 기본원칙으로 판단한다면, 동측 비각을 중심으로 한 주변 지역은 생태적 관점에서의 팽나무나 느릅나무, 유교문화적 관점에서의 회화나무와 느티나무가 공존하는 숲이 원형에 가까울 것이며, 나머지 대부분 지역은 왕버들 우점군락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가장 우선적으로는 자연적으로 이러한 숲이 지속될 수 있도록 환경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서측에 광범위하게 식재된 신성한 숲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수목의 제거와 함께 성토된 토양을 걷어내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서측 대부분 지역의 성토현황은 계류에 합류되는 암거가 최근에 묻힌 것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계림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적인 조사를 통해 문화재 지정 이후 원형에 관계없이 성토된 토양을 정밀하게 확인한 후 제거작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홍석환 등, 2017). 문화재를 지정한 이후 원형을 훼손하는 행위를 관리행위라 하는 경우는 없다. 이런 의미에서 현재 문화재청에서 관리하고 있는 역사적으로 신성시 되는 숲인 계림은 문화재로서 관리된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비단 계림만이 아니라 수많은 자연문화재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이다. 문화재청이 자연문화재의 지정을 확대하고 있는 시점에서 자연문화재 관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할 때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가야의 성립과 발전, 쇠퇴 과정을 보여주는 ‘창녕 계성 고분군’이 사적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경상남도 창녕군에 있는 ‘창녕 계성 고분군’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7일 지정 예고했다. ‘창녕 계성 고분군’은 영축산에서 서쪽으로 뻗어내린 구릉 사면부에 261기의 봉분이 조성된 대규모 고분군이다. 고분군의 서북쪽으로는 계성천이 흐르고 있으며 능선 여러 갈래에 봉분들이 분포하고 있다. 정상부에는 지름 30m가 넘는 대형무덤 5기가 있는데 1917년 처음으로 고분군의 분포도가 작성됐다. 이후 1967년 5호분, 1968년 1호분·4호분, 2013년~2015년 2호분·3호분, 2017년 156호분, 2018년 2-3~5호분 등 5차례에 걸쳐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창녕 계성 고분군’은 5~7세기에 걸쳐 조성됐으며, 5세기에 축조된 구덩식 돌덧널무덤(수혈식 석곽)인 대형 고총 고분과 6~7세기에 축조된 앞트기식 돌방무덤(횡구식 석실)이 모두 확인됐다. 이러한 축조 양식의 변화는 고분군의 서쪽으로부터 동쪽으로 이동하며 나타나며, 창녕 지역에서의 가야의 성립, 발전과 쇠퇴 과정을 보여준다. 구덩식 돌덧널무덤(수혈식석곽)의 돌곽 상부는 나무로 덮개를 만든 것이 확인됐다. 뚜껑굽다리접시(유개고배)와 긴목항아리(장경호), 원통모양그릇받침(통형기대) 등 창녕양식 토기류, 금동관 조각(편), 금제 귀걸이, 은제 허리띠 등의 장신구류를 발견했다. 말띠드리개(행엽), 발걸이(등자), 말안장 꾸미개(안교) 등의 마구류와 무구류도 다량 출토됐다. ‘창녕 계성 고분군’은 고분의 변화 양상과 출토 토기 양식 등을 통해 창녕과 주변 지역의 5~7세기 고대사 연구에 중요한 유적으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공주 송산리 고분군(사적 제13호)을 30년 만에 재조사했지만, 최정상부 계단식 석축 시설의 성격을 명확히 밝혀내지 못한 채 조사가 마무리됐다. 문화재청은 공주시와 함께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사업’으로 추진한 공주 송산리 고분군의 제단유적에 대한 발굴조사를 완료했다고 5일 밝혔다. 공주 송산리 고분군은 동남향의 능선을 따라 무령왕릉을 비롯해 웅진도읍기 백제 왕실의 무덤이 집단 조영된 곳으로, 지난 1988년에는 고분군 내 제사유적 2곳에 대해 시굴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발굴조사는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지난 6월부터 6개월 동안 능선 하단부(A지구)의 네모난 석축단 시설과 고분군의 최정상부(D지구)에 자리한 3단의 계단식 석축 시설에 대한 전모와 성격을 파악하고자 시행했다. 능선 하단부(A지구)에서는 약 20.5m 정도의 네모난 석축시설과 함께 그 중앙에서 가로 5.2m, 세로 2.1m, 깊이 3.1m의 거대한 구덩이를 확인했다. 석축시설 남쪽 밖에서도 이보다 약간 작은 구덩이가 확인됐는데, 이들 구덩이에는 신성구역임을 표시하는 시설이 설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남쪽의 작은 구덩이를 포함한 시설이 폐기된 후 중앙의 더 큰 구덩이가 조성됐음이 밝혀졌는데, 이들 제사유적이 적어도 두 시기에 걸쳐 조성·운용됐음을 유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분군 최정상부(D지구)에서 확인된 3단의 계단식 석축단 시설은 30년 전의 시굴조사 이후 그 성격에 대해 적석총인지 여부와 함께 단순 제단이었다는 설과 석탑일 가능성까지 다양한 해석이 제기돼 왔다. 이번 석축단 시설 조사 결과, 전면 발굴조사를 했음에도 매장주체부를 분명하게 확인하지 못했으며, 남쪽 전면부에서 묶음을 이루는 기둥구멍이 확인돼 제사와 관련된 시설일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조성기법에 있어 능선을 따라 상부는 삭토(削土)를 통해, 하부는 판축 등을 통해 조성한 것이 밝혀졌으며, 유구 주변에서는 쇠못이 출토돼 계단식 적석총일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한국전통조경학회는 지난달 24일 강진 일원에서 백운동 원림과 다산 정약용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시간을 가졌다. 이재연 강진군 학예연구사의 안내로 진행된 이날 답사는 강진에 위치한 남도의 정원문화를 체험으로써 명승 지정을 추진 중인 백운동 원림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데 기회가 됐다. 이날 답사 참가자들은 백운동 12경을 남긴 다산 정약용과 관련된 조석루, 명발당 등의 유적과 백운동 원림, 백운동 원림의 본재인 금당 백련지 등을 둘러봤으며, 이들과 함께 남도답사 일번지란 명성을 가져다 준 무위사, 남도 명품길의 경관자원으로서 가치를 찾아가고 있는 병영마을, 전라병영성과 홍교를 찾았다. 백운동 원림은 조선 중기 처사 이담로가 조영한 별서 원림으로 강진군 성전면 월하리 백운계곡에 자리 잡고 있다. 다산의 차 관련 편지와 최초의 차 관련 서적인 ‘동다기’가 발견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수로를 이용해 인접한 계류를 내원의 상하연지에 끌어들이는 구조에 술잔을 띄우는 유상곡수 개념을 추가한 곡수로 등 그 원형이 잘 보존돼 있어 전통조경문화의 산실로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백운동 정원이 차문화의 산실로 각광받을 수 있는 배경에는 다산 정약용(1762~1836)이 있다. 강진 다산초당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중 백운동에서 하룻밤 묵으며 다회를 열고 백운첩을 남겼으며, 강진을 떠나서도 제자이며 5대 동주인 이시헌(1803~1860)과 서신을 교환하며 차를 조달해 마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백운동 원림에서는 강진군이 마련한 명승지정 기원 백운옥판차 무료시음행사가 열려 내원에서 거문고 소리를 들으며 흔들리는 절정의 단풍을 바라보며 다산 정약용이 마셨던 백운옥판차를 즐기는 체험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백운옥판차는 다산 정약용의 제다법을 그대로 이어받아 우리나라 최초의 시판차를 만들어 판매했던 차 브랜드로 현재는 이한영의 후손들이 운영하는 ‘이한영 전통제다 문화원’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담로가 조영한 별서 백운동 원림을 지나 본재인 금당 백련지를 방문하고, 남도 명품길을 거쳐 백운동 12경을 남긴 다산의 흔적들도 찾았다. 다산 정약용이 봄, 가을로 찾아 당시 풍광을 자세히 기록한 ‘조석루기’ 관련 터와 조석루의 본재인 향촌마을 명발당을 방문하는 것으로 백운동 원림 학술심포지엄부터 시작된 1박 2일간의 여정을 마쳤다. 심포지엄과 답사를 기획한 김수진 목포대학교 조경학과 외래교수는 “심포지엄부터 답사까지 참여하며 백운동 정원에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우리가 전통조경을 공부하는 목적은 우리의 아름다운 조경문화를 이해하고 보전해 후세대에게 고스란히 넘겨주기 위함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한국전통정원문화가 담긴 백운동 정원에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을 보내줄 것을 부탁했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한국산서회 인문산행’ 팀이 ‘2018 경기도 북한산성 연구보존 및 활성화 학술 논문 공모’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한국산서회 인문산행’은 지난 21일 경기문화재단이 개최한 ‘2018 경기도 북한산성 연구보존 및 활성화 학술 논문 공모’ 시상식에서 ‘북한산 청담동(淸潭洞) 별업정원(別業庭苑) 복원을 위한 연구’로 우수상을 수상했다고 28일 밝혔다. 논문 작성자는 한국산서회 인문산행팀 소속의 심우경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조장빈 한국산서회 이사, 송석호 고려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등 3명이다. ‘한국산서회 인문산행’은 산에 담긴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연구하는 모임으로, 한 달에 한 번 일반일들의 신청을 받아서 정기답사를 진행하고 있다. 본 논문은 한국산서회 인문산행 프로그램의 연구성과다. 경기도 북한산성 연구 보존 및 활성화 학술 논문 공모심사는 기존 연구자료 외 새로운 주제 혹은 기존 연구 된 자료의 심화 연구를 통한 역사, 문화, 문화유산 활용적 가치를 발견하는 데 초점을 뒀다. 심사는 1차 심사를 통과한 공모지원자의 최종 제출논문을 기반으로 한 연구목적과 연구내용, 방법 및 적절성, 연구내용 조직의 체계성, 연구 결론 및 제언의 합리성, 연구 결과의 학문적 사회적 기여도, 문장 기술의 명료성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심사 결과 역사분야 6편, 문화분야 2편, 문화유산 활용 4편이 선정됐으며, 이 중 향후 북한산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세계유산적 가치 정립 및 보존관리에 적용을 할 수 있는 결과가 기대되는 논문주제들도 있었다는 것이 경기문화재단의 설명이다. 이 연구는 조선시대 삼각산 청담동 별업정원의 복원을 위한 기초자료 구축에 목적을 두고 있으며, 청담동이 명성을 얻기 시작한 17세기부터, 별업정원이 완성되고 진경산수화로 담겨지기까지 역사적 사건들을 순차적으로 전개했다. 논문의 대상지인 북한산 청담동 별업정원은 수려한 실경이 보존돼 있는 경승지다.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 1607~1689)이 은거하며 바위글씨를 남기면서 노론계 인사들에게 상징적인 장소가 된 곳이다. 기원(杞園) 어유봉(魚有鳳, 1673~1744)이 별업의 천석명(泉石名)을 명명하고, 겸재(謙齋) 정선(鄭敾, 1676~1759)과 제자인 불염재(不染齋) 김희성(金喜誠, 생몰년미상)이 별업의 내원과 외원의 모습을 진경산수화로 담아냄으로써 문헌 및 도상 자료의 사료적 가치가 뛰어나다. 연구자들은 청담동 별업의 조영사를 정립하고 별업정원의 핵심경물이 되는 천석의 위치를 문헌조사와 현장조사를 병행해 비정했다. 또한 청담동을 진경산수화로 담아낸 겸재 정선과 그의 제자 김희성의 그림이 정원의 모습과 핵심 경물들을 어떻게 담아내고 있는지 고찰했다. 이를 통해 이곳의 원형경관이 잘 보존돼 있고, 유구 및 사료가 우수해 문화유산으로서의 복원가치가 높다고 진단했다.
  • [한국전통문화대학교 = 최소정 통신원] 문화재청 소속 한국전통문화대학교는 지난 26일 국회의원회관 1층 제1로비에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졸업작품 전시회’ 오프닝 행사를 진행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초청으로 국회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2018학년도 졸업예정인 전통조경학과, 전통건축학과, 전통미술공예학과의 졸업 작품과 졸업논문 등 총 26점이 전시됐다. 이 중 전통조경학과는 3개의 작품을 전시했다. 본 전시에서는 전통조경과 건축의 웅장함, 전통미술의 아름다운 멋과 미를 창조적으로 계승해 널리 알리고자 하는 꿈을 가진 학생들의 과정을 볼 수 있다. 충남 부여군에 위치한 한국전통문화대학교는 ‘민족자존 문화창달’의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전통문화유산의 미래가치를 창조하는 전통문화와 문화재 분야의 전문가 양성을 위해 2000년 문화재청이 설립한 4년제 국립대학교다. 전통조경학과는 사적, 명승, 기념물 등의 조경문화에 대한 복원과 관리를 담당하고, 나아가 현대조경 속에서 전통조경의 맥을 잇는 조경계획, 설계, 시공 및 우리 고유한 자연유산관리 전문가를 양성하는 함을 목표로 한다. 손혜원 의원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는 전통장인의 기술과 정신을 직접 전수받고 창조적으로 계승하기 위한 유일한 국가교육기관이라는 막중한 사명으로 설립됐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국민에게 그동안 준비해온 작품으로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와 감상의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전통문화 전승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알린다는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격려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오는 28일까지 열린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담양 소쇄원, 보길도 부용동과 함께 호남의 3대 정원으로 불리는 강진 백운동 원림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가치가 충분하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왔다. 강진군이 주최하고 한국전통조경학회가 주관한 ‘강진 백운동 원림 학술심포지엄’이 지난 23일 강진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은 ‘백운동 원림, 전통조경문화의 산실’이라는 주제로, 전통조경 문화의 산실로서 백운동 원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발굴된 곡수로와 상하연지에 대한 분석을 통해 유상곡수의 형태와 기능을 알아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발표는 전통조경 학자인 심우경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명예교수의 ‘백운동 원림의 내력과 가치탐구’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김수진 목포대학교 조경학과 외래교수의 ‘백운동 원림의 식재경관’ ▲이재연 강진군청 학예연구사의 ‘유상곡수의 발굴과 복원’ ▲노재현 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우석대학교 교수)의 ‘곡수로의 형태와 기능고찰’ 순으로 진행됐다. 발표에 이어 신상섭 우석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김농오 목포대학교 교수 ▲박경자 전통경관보전연구원 원장 ▲박율진 전북대학교 교수 ▲소현수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최종희 배재대학교 교수가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이승옥 강진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백운동 원림은 강진의 문화예술을 총집결한 장소다. 국가 명승으로 지정하기 위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백운동 원림을 보고 즐길 수 있도록 가꿔나가고자 한다. 오늘 심포지엄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의견을 군정에 반영해 백운동 원림을 보존하고 그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백운동 원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치 충분” 백운동 원림은 조선 중기 처사 이담로가 조영한 별서 원림으로 강진군 성전면 월하리 백운계곡에 자리 잡고 있으며 담양 소쇄원, 보길도 부용동과 함께 호남의 3대 정원으로 불린다. 다산의 차 관련 편지와 최초의 차 관련 서적인 ‘동다기’가 발견된 곳이다. 특히 수로를 이용해 인접한 계류를 내원의 상하연지에 끌어들이는 구조에 술잔을 띄우는 유상곡수 개념을 추가한 곡수로는 민가정원에서는 보기 드문 구조다. 그 원형이 잘 보존돼 있어 전통조경문화의 산실로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이에 강진군은 지난 9월 4일 문화재청에 국가지정 명승 승격을 신청했다. 기조발표를 맡은 심우경 교수는 “백운동 원림은 가장 뛰어난 한국전통정원문화의 보고이니 건물 위주가 아닌, 정원 고고학 차원에서 신중한 복원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국가 지정 명승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까지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백운동 원림은 국립공원 월출산 줄기 옥관봉 남사면에 터를 잡아 지형지세를 크게 변형시키지 않았으며, 정신수양에 도움이 되고 유교적 덕목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요소들을 배치했다. 유상곡수연을 비롯한 상류사회 사교의 장의 역할을 했는가 하면, 옥관봉에서 힘차게 내려오는 용맥이 멈추는 혈 자리에 터를 잡아 11대까지 후손들이 잘 관리하며 살아오고 있다. 또한 이곳은 주변에 야생하는 차나무로 백운옥관차라는 상품을 생산한 우리나라 차 문화의 산실이자 우리나라 고유의 풍류를 실천할 수 있는 장을 갖추는 등 한국전통정원문화의 보고로서 가치가 있다. 심 교수는 이러한 점에서 백운동 원림이 명승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갖추고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와 같은 소중한 정원유산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많은 탐방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이태리 노단건축식 정원, 프랑스 평면기하학식 정원, 영국 자연풍경식 정원, 중국 원림, 일본 조원 등과 함께 백운동 원림의 가치를 평가하는 ‘세계 명원 학술대회’를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이재연 학예연구사도 “백운동 원림은 다산 정약용, 전통조경, 차문화, 불교문화, 고려청자 등 강진의 모든 역사·문화자원 콘텐츠가 담겨 있는 곳이다. 남도의 상하연지형의 원림들과 함께 ‘남도전통원림’이란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해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심 교수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토론자로 참석한 최종희 교수는 “백운동 원림의 가치는 장소성에 있다”며 다른 정원과 다른 특출한 부분을 가지고 있어 국가지정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전통정원은 의도와 시간성이 중요하다. 백운동 원림은 조성 의도가 명확하고, 지형이 거의 완벽하게 남아 있다. 정선대에서 펼쳐지는 외경을 통해 작정자 이담로가 자연을 대하는 자세와 정원에 대한 가치를 알 수 있는데, 이는 여타의 정원보다 특출한 부분이다. 이를 통해 백운동 원림이 사교의 장이 되고 남도정원문화의 구심체가 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원 고고학적 관점에서 복원 이뤄져야” 김수진 교수에 따르면 백운동 식재경관에서 중요한 의미를 차지하고 있는 백매원, 영홍체 등의 위치는 시문 등의 기록뿐만 아니라 2006년 실제 정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비 사업이 이뤄지면서 과거 내원에 있던 수목들이 일부 제거되거나 경계로 옮겨진 상태다. 김 교수는 “백운동 원림의 식재 정비 및 복원에 활용 가능한 기초자료로서 식재현황을 조사했다. 진정성이나 완전성 측면에서 일부 훼손이 있었지만, 최소한 정비 전의 모습까지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추후 고고학적인 측면에서 충분한 검증을 통해 복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굴·복원과 관련해서는 건조물 중심의 연구를 벗어나 정원 고고학적 측면에서 신중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진상철 한국전통문화대 전통조경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정원 유적을 발굴할 때 고생물 분석이나 화분 분석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독일의 경우 조경 전공자가 정원 유적을 발굴·정비해 고생물 분석과 화분 분석을 하고 있다. 최소한 백운동 원림은 발굴할 일이 있을 경우 고생물 분석을 꼭 같이 수행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심우경 교수도 “지금까지 건조물 위주로 유적지 발굴이 이뤄졌다. 유럽에서도 유적 발굴과 관련해서 정원 연구를 하지 않았던 부분을 반성하고 있다. 정원 고고학적 시각으로 화분 분석이나 탄소 측정을 통해 정확한 품종을 학술적으로 규명해서 원형을 복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종희 교수는 “복원 시점이 중요하다. 유상곡수연은 지금 현 상태에서 개념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일제강점기 때 변형이 있었다고 가정해볼 수 있다. 정원 고고학의 위상이나 가치를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방지가 후세에 생긴 건지 과거부터 있었던 것인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 교수는 “문화재 지정과 정원의 속성은 배치되는 지점이 있다. 정원을 복원할 경우 식생 구조적 측면에서 정해진 기준이 없고, 완전성과 진정성에 위배되는 부분도 있다. 시간성 측면에서 어떻게 정비방향을 잡아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하다. 정원 유적 주변의 역사·문화·환경도 중요하다. 문화재로 지정되면 6개월 안에 현상변경안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해당사자들과의 갈등이 생길 수 있으니 이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환기시켰다. “남도르네상스의 중심 정원으로 브랜드화 필요” 김농오 교수는 “남종화 문화권의 본거지인 백운동 원림을 남도르네상스의 중심 정원으로 브랜드화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박람회장을 강진에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박람회장에 한국전통정원과 한옥형 미술관을 만들어 상설 관광자원화하는 것과 함께 ‘2022 제59회 세계조경가협회(IFLA) 총회’와 연계한 남도정원 국제화 전략을 제안했다. 박율진 교수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방문객 편의와 지역주민 이용을 위한 아스팔트 포장 등을 삼가고, 무리한 원림 복원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며 “녹색 자원과 문화자원을 연계한 전설과 설화, 민담 등 옛 이야기를 연계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소현수 교수는 “다른 곳과 다르게 백운동 원림은 점점 좋은 방향으로 가면서 나아지는 것 같다. 복원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관리와 방문자에게 어떻게 이용하게 할지가 중요하다. 질적 체험을 어떻게 높일지 제안하는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정원으로 접근하는 형태를 다르게 해 체류시간을 늘리는 방식보다는 다른 접근을 통해 지속가능하게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6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회의실에서 ‘국립문화재연구소-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와 공동 학술연구의 협업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 연구, 보존, 관리 등을 위한 공동 학술연구의 협업체계 구축을 위해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세부 내용은 ▲자연현상(태풍, 해수침식 등)에 따른 유적 보존방안 연구 ▲천연기념물·명승의 정기조사 ▲세계자연유산 보존관리 활용 중장기 계획수립 공동연구 ▲제주지역 천연동굴 보존위협 요인에 대한 공동연구 등을 통한 공동 학술연구와 인적교류 활성화 등이다. 양 기관은 이러한 사항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역량강화 사업 활성화를 위해 보조를 맞출 계획이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제주는 조경학도들에겐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방대한 자료실이다.” 한국전통조경학회와 한국조경학회는 한국환경조경학회연합 임시총회 및 추계학술대회의 일환으로 지난 17일 제주 일원에서 학술답사를 진행했다. 이날 답사에는 약 40여 명의 인원이 참석했다. 학술대회와 연계한 이번 답사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에 기인한 역사자원과 자연자원들을 조경학의 연구주제와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췄다. 노재현 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우석대학교 교수)의 안내로 산천단, 대정향교와 추사적거지 등의 전통 사례지를 비롯해 주상절리대, 외돌개, 용두암과 용연 등 제주의 자연경관을 두루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첫 답사지인 산천단은 제주시 아라동에 있는 제단으로, 산천에 제를 지내던 곳이다. 예부터 제주에 부임한 목사는 백록담에 올라가 천제를 올렸는데, 한라산이 너무 추워서 산제를 지내러 갔던 백성들이 추위에 얼어 죽기도 했다. 1469년 목사 이약동이 부임해 지금의 위치로 옮겨 산신묘를 세우고 제를 지내도록 했다. 산천단 제사 터 주위에는 천연기념물 제160호로 지정된 곰솔 8그루가 있다. 노재현 회장에 따르면 산천숭배를 통해 오랜 시간 복합성과 체계성을 띤 산천단 곰솔림은 장소성 측면이나 타 곰솔 천연기념물과 비교해 볼 때 매우 독특한 경관자원이자 신원을 둘러싸고 있는 성림으로서 가치가 있다. 산천단 곰솔은 국내 곰솔 중 가장 오래된 노거수로 제주의 풍토와 제의문화성을 그대로 간직한 유산이다. 또 다른 전통 사례지인 대정향교는 제주향교, 정의향교와 함께 제주도 3대 향교로 꼽힌다. 전면에 북향한 강학공간인 명륜당과 뒤쪽에 있는 제향공간 대성전이 남쪽을 향해 자리 잡고 있는 전학후묘(前學後廟)의 배치를 취하고 있다. 단산을 배경으로 한 향토적 지역성이 뚜렷한 경관성을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추사가 즐겼던 샘물 세미물과 추사가 쓴 대정향교 의문당 현판이 보존돼 있어 김정희와 관련이 깊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노 회장은 이곳에서 “옛 사진 속 대정향교의 곰솔을 보면 추사의 세한도(歲寒圖)를 연상시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팽나무와 곰솔의 식재 구성을 통해 삼강오륜목(三綱五倫木)을구현해놓은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정향교와 연관된 추사적거지를 거치며 같은 맥락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갔으며, 자연경관들은 경관의 의미와 감상 포인트, 영주십이경 등의 유래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답사에 참여한 한 학생은 “관광지로만 다니던 제주란 곳을 주제별로 분류해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면서 보니 조경학도들에겐 방대한 자료실과 같은 곳이란 걸 깨닫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전통조경 문화의 산실인 백운동 원림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전남 강진군은 강진 백운동(白雲洞) 원림의 명승지정을 위한 심포지엄을 오는 23일 오후 1시부터 강진아트홀에서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강진군이 주최하고 한국전통조경학회가 주관하는 이번 심포지엄은 ‘백운동 원림, 전통조경문화의 산실’이라는 주제로, 전통조경 문화의 산실로서 백운동 원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발굴된 곡수로와 상하연지에 대한 분석을 통해 유상곡수의 형태와 기능을 알아보는 자리다. 이날 발표는 전통조경 학자인 심우경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명예교수의 ‘백운동 원림의 내력과 가치탐구’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김수진 목포대학교 조경학과 외래교수의 ‘백운동 원림의 식재경관’ ▲이재연 강진군청 학예연구사의 ‘유상곡수의 발굴과 복원’ ▲노재현 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우석대학교 교수)의 ‘곡수로의 형태와 기능고찰’ 순으로 발표를 진행한다. 이어지는 종합토론에서는 ▲신상섭 우석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김농오 목포대학교 교수 ▲박경자 전통경관보전연구원 원장 ▲박율진 전북대학교 교수 ▲소현수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최종희 배재대학교 교수가 토론자로 나설 예정이다. 심포지엄과 더불어 백운동 원림 현장에서는 명승지정 기원 백운옥판차 무료시음행사도 개최된다. 24일부터 2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백운동 원림 내원에서 거문고 소리에 흔들리는 절정의 단풍을 바라보며 다산 정약용이 마셨던 백운옥판차를 무료로 마실 수 있다. 백운옥판차는 다산 정약용의 제다법을 그대로 이어받아 우리나라 최초의 시판차를 만들어 판매했던 차 브랜드로 현재는 이한영의 후손들이 운영하는 ‘이한영 전통제다 문화원’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승옥 군수는 “남도의 최고 명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강진 백운동 원림이 하루빨리 명승으로 지정돼 국가 차원에서 관리되고 지속적인 예산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백운동 원림은 조선 중기 처사 이담로가 조영한 별서 원림으로 강진군 성전면 월하리 백운계곡에 자리 잡고 있으며 담양 소쇄원, 보길도 부용동과 함께 호남의 3대 정원으로 불린다. 다산의 차 관련 편지와 최초의 차 관련 서적인 ‘동다기’가 발견된 곳이다. 특히 수로를 이용해 인접한 계류를 내원의 상하연지에 끌어들이는 구조에 술잔을 띄우는 유상곡수 개념을 추가한 곡수로는 민가정원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구조다. 그 원형이 잘 보존돼 있어 전통 조경문화의 산실로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한국환경조경학회연합은 지난 16일 제주대학교 아라캠퍼스에서 임시총회 및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연합총회에는 한국조경학회와 한국전통조경학회 회원들이 참석했으며, 순차적으로 이사회 및 임시총회(이하 총회)를 개최하고 4개 분과(4분과 포스터 전시)에서 통합 학술발표회를 이어갔다. 이튿날에는 제주 일원 문화유적 답사가 진행됐다. 내년 1월 임기를 시작하는 이상석 한국조경학회 차기 회장(현 수석부회장,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은 총회에서 “전국적인 학술조직으로서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학술 단체로서의 조직 구성에 역점을 두고 24대 회장단을 꾸렸다. 학자와 전문가 간 균형, 실무적인 활동이 가능한 사람, 젊은 학자와 조경인을 주축으로 구성했다”며 “조경계 발전을 이끌 수 있는 학술단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서주환 한국조경학회 회장(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교수)은 “임기를 시작할 때는 2년이 길다 생각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봐 주고 같이 고민해준 조경인들에게 감사하단 말씀을 드린다. 회장 자리에서는 물러나지만 여생을 학회와 조경계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조경학회는 이날 2019년 정기총회 및 춘계학술대회를 내년 3월 29일 서울시립대학교에서 개최하기로 의결했다. 이어진 한국전통조경학회 총회에서는 한국연구재단 등재학술지 계속평가 결과를 공유하고, 특수한 학문 분야로서의 장점과 보완해야 할 점 등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전통조경학회지는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전통공간의 과학적 보존관리 등에 대한 가장 전문적인 학술지로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전문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전문기관 소속 전문가뿐만 아니라 각 대학의 전문가가 편집위원으로 고르게 다수 분포하고 있는 점을 비롯해 ▲논문집의 완전성 및 가독성 ▲투고논문 심사제의 구체성 및 엄정성 ▲논문 초록의 질적 수준이 우수하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특히 학문분야 특수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원호 한국전통조경학회 편집위원장(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은 “우리 학회지는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한국의 전통조경이라는 특수한 영역과 분야를 다루는 학술지로서 현대조경과 접목을 통해 과거의 우리 삶의 조경이라는 분야로 논리적인 전개와 분석을 해 중요한 역할과 입지를 가졌다’고 인정받았다”며 “특수 학문분야로서의 강점을 살리고 미진한 부분은 보완해 학회 입지를 보다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회에서는 매년 정기총회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개최하자는 안건이 상정돼 이후 이사회 회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으며, 내년 정기총회 날짜도 그때 함께 정하기로 했다. 또한 내년 1월 중 베트남 동계학술답사, 2월 중 ‘남도의 매화’를 주제로 국내 경승지를 찾아다니는 색다른 답사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노재현 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우석대학교 조경학과 교수)은 “그동안 학회 총회 및 학술발표대회를 서울과 지방에서 번갈아가면서 했지만, 제주에서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 속에서 자연을 만끽하고 상호 교류하면서 전통조경에 대한 관심사를 함께 논의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우수논문상은 1분과에서 ▲이예솔·최근재·손용훈(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의 ‘Low Impact Development’ ▲임진영·김가우·정욱재·손용훈(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의 ‘서울 서남부권 둘레길의 실효성 분석 및 보완점’, 2분과에서 ▲최윤의·전진형(고려대학교 오정에코리질리언스 연구원)의 ‘리질리언스 원칙에 기반한 생태관광자원 관리 계획’ ▲현철지·박수국(제주대학교 대학원 원예학과)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도시 열환경 분석’, 3분과에서 ▲김용희·강영조(동아대학교 대학원 도시조경학과)의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에 나타난 수변의 미지형 경관 특성에 관한 연구’ ▲이창훈·이원호(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의 ‘AHP 기법을 활용한 세계문화유산 경주 양동마을의 식생경관 평가’, 4분과에서 ▲박수국·조상만·현철지·강훈(제주대학교 조경학연구실)의 ‘도시·해변지역 한국인의 적정온도범위’에게 돌아갔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일제강점기에 유원지로 만들어지면서 원형을 잃어 창덕궁과 경복궁 등 다른 궁궐에 비해 소외돼 온 창경궁의 가치를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전통조경학회와 한국조경학회는 조경문화제의 일환으로 지난 3일 창경궁에서 전통조경 해설 및 궁궐답사를 개최했다. 이날 답사에는 약 30여 명의 인원이 참석했다. 전문가와 함께 조선의 궁궐을 탐방하는 이 프로그램은 전통조경 문화공간에 대한 일반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궁궐에서 동물원으로 다시 제 모습을 찾은 창경궁의 변화과정 및 역사적 흔적을 답사를 통해 이해하면서 궁궐조경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답사는 한국의 궁궐과 관련해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온 정우진 상명대학교 한중문화연구소 박사의 해설과 함께 진행됐다. 창경궁은 1483년 수강궁의 옛터를 확장해 지은 조선의 세 번째 궁궐로, 사적 제123호로 지정돼 있다. 창덕궁과 함께 서울의 동쪽에 있는 궁궐이라 하여 동궐로 불렀으며, 독립적인 궁궐이면서도 창덕궁의 모자란 생활공간을 보충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생활기거공간 구역이 상대적으로 다른 궁궐에 비해 발달했다. 임진왜란으로 소실됐다가 광해군 때 재건됐는데, 이후에도 여러 번의 화재로 건물에 변형이 생겼고, 일제강점기에 창경원이라는 유원지로 만들면서 원형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후 1983년부터 복원계획을 수립해 일부 복원작업이 이뤄진 후 재개방됐으나 아직 많은 건물이 빈터로 남아있다. 정우진 박사는 “일제는 1907년 백연담과 내농포를 하나의 큰 연못으로 만들고 뱃놀이 공간으로 개조했다. ‘춘당지’란 명칭은 춘당대 옆에 있는 못이라 하여 일제가 붙인 이름이다. 조선 왕조가 만들어낸 후원 농경지의 애민권농과 솔선수범의 역사는 뇌리에서 잊혀졌다. 결국 이 자리는 식민지 경성시민이 달콤한 근대를 체험하는 세속적인 향락의 장소로 변용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농포는 후원 농경지로서 농업을 장려하고 권장하는 공간이다. 왕이 농사의 어려움을 체험하고 왕세자의 교육과 한 해 농사의 풍흉을 가늠, 농사의 시기 확인 등의 기능을 했다. 건물뿐만 아니라 내농포를 복원계획에 포함시켜 궁궐이 지닌 문화콘텐츠를 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조선 중기 문신으로 이준, 전식과 함께 상산삼로(商山三老)라 불린 예학의 대가 우복 정경세 선생이 여생을 보낸 ‘상주 우복 종택’이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1일 ‘안동 진성이씨 온혜파 종택’을 국가민속문화재 제295호로, ‘상주 우복 종택’을 국가민속문화재 제296호로 지정하고, ‘익산 김병순 고택’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 ‘상주 우복 종택’은 우복(禹伏) 정경세(1563~1633) 선생 생전에 조성된 초기 건축물들과 사후에 조성된 종택이 조화를 이루며 현재에 이르고 있는 건축군이다. 정경세는 1602년에 초당(훗날 대산루)을 짓고, 1603년에는 별서 기능을 가진 ‘계정’인 청간정을 지었다. 이후 정경세의 5대손인 정주원(1686~1756)이 조선 21대 왕 영조가 내린 사패지인 상주시 외서면 우산리 일대에 종택을 지으면서 진주 정씨 종가로서 자리를 잡았다. 이 종택은 우복산과 이안천을 낀 전형적인 배산임수에 자리하고 있으며, 안채, 사랑채, 행랑채, 사당이 튼구(口)자형으로 배치됐다. 이는 환기와 통풍에 유리하며, 북부 지역과는 다른 자연환경에 순응하는 배치법으로서 자연 조건에 따른 종택의 배치형태라 할 수 있다. 특히 종택보다 이전에 건립된 계정과 대산루는 별서기능에서 종택의 별당 또는 손님을 맞는 공간으로 기능의 변화를 보여준다. 대산루는 정(丁)자형의 평면 구성으로, 오른편 온돌방 외벽에서 정(丁)자 형태로 연결된 누각의 윗부분까지 연결되는 계단이 설치된 다소 특이한 구조다. 이는 영남지방 반가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형태라는 점에서 민속학적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안동 진성이씨 온혜파 종택’은 퇴계(退溪) 이황(1501~1570)이 출생한 곳으로 그의 조부인 노송정(老松亭) 이계양(1424~1488)이 1454년(단종 2년)에 건립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종택의 가장 큰 역사적 가치는 건립과 중수에 관련된 기록 다수가 남아 있다는 점으로 종택의 사당을 개수한 후 기록한 ‘가묘개창상량문(家廟改創上樑文)’과 ‘선조퇴계선생태실중수기(先祖退溪先生胎室重修記)’, ‘노송정중수상량문(老松亭重修上樑文)’, ‘성림문중수기(聖臨門重修記)’ 등에서 이를 찾아볼 수 있다. 이번에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 예고된 ‘익산 김병순 고택’은 전라북도 익산시 함라면 함라마을(함열리)의 3대 만석꾼 중 한명으로 알려진 김병순(1894~1936)이 1920년대 건립한 집으로 당시 식객과 걸인들을 보살피고 많은 예술인이 왕래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마을 중앙으로 난 길에서는 장이 서서 이 고택 앞에서 가판을 두고 장판을 벌였다고도 전해진다. 1920년대에 건립돼 현존하는 전북지방의 주택 중 가장 큰 집으로 안채와 사랑채는 익공(새 날개 모양의 부재) 형식이며 조각은 당초(唐草, 덩굴무늬)문양을 부조로 조각하였고, 부분적으로 궁궐건축 양식을 도입했다. 창호는 흑창(덧문과 영창 사이 문)까지 있는 삼중창으로 설치했는데, 단열을 고려한 보기 드문 양식으로 당시 부농주거 공간의 일면을 살펴볼 만한 부분이다. 안채와 사랑채의 뒷면과 옆면에는 근대기 한옥에서 많이 사용했던 유리를 사용했으며 사랑채와 안채 사이는 붉은 벽돌로 내‧외벽을 설치해 개화기 전통가옥 형식에 근대의 건축기법이 가미되던 당시의 시대상과 건축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 또한 당시 만석꾼의 집에 일꾼들이 농사를 지었던 재래식 농기구와 근대식 농사 도구들이 남아 있어 근대기에 이뤄진 농사법과 농사도구의 발전상도 살펴볼 수 있는 등 국가민속문화재적인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 문화재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DMZ(비무장지대) 내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에 대한 남북 공동조사 가능성을 논의하는 심포지엄이 열린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오는 6일 오전 9시 20분부터 국립고궁박물관 대강당에서 ‘DMZ 내 문화유산 및 자연유산 보존‧활용‧조사 연구의 과거‧현재‧미래’를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반도의 평화적인 분위기 속에서 DMZ 내 문화재에 대한 남북 공동조사의 현실적 방안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살펴보고자 마련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DMZ 문화재를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분야로 나눠 진행한다. 먼저 제1부는 2개의 기조강연이 마련됐으며 ▲이재 국방문화재연구원장의 ‘DMZ 내 문화유산 남북공동 조사 방향 제언’ ▲제종길 한국보호지염포럼위원장의 ‘DMZ 자연유산 남북 공동협력의 의의와 과제’가 발표된다. 제2부는 국내 연구자들이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주제발표를 진행한다. 문화유산 분야(근대문화재 포함)는 ▲DMZ 내 고고유적 현황 ▲DMZ 근대문화재 현황과 활용방안 등 5개 주제, 자연유산 분야는 ▲DMZ의 생태적 가치와 국제자연보호지역 ▲ DMZ 자연유산 조사와 경관자원 등 4개 주제로 구성됐다. 제3부는 주제토론 시간으로 ▲DMZ 문화재 보존 및 조사연구의 미래와 활용방안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이번 학술회의를 바탕으로 DMZ(비무장지대) 문화재에 대한 남북 공동조사의 단계별 계획을 구체화하고, 보존과 활용방안에 관해서도 심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우이령포럼, 한국산서회, 강북구의회, 강북구청은 내달 7일 오후 4시부터 노스페이스 아웃도어 문화센터 3층 대강당에서 ‘우이동 계곡의 과거, 현재, 미래’ 포럼을 개최한다. 우이동 계곡은 삼각산의 도선사가 자리하고 있고, 주위에는 백운대, 인수봉, 왕관봉, 우이령, 우이암 등을 품고 있어 경관이 수려하고 역사적인 유래가 많은 곳이다. 조선 시대에 우이구곡이 알려져 시인 묵객들이 많이 찾던 곳이며, 3.1운동의 대표인 손병희 선생의 봉황각이 있으며, 우리나라의 근대 산악운동의 발상지이자 현대 산악운동의 중심지로서 산악인들의 꿈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구체적인 지역발전 계획 업이 무질서한 개발로 수려한 경관을 상실하고 서울에서도 낙후된 지역으로 인식되는 실정이다. 이에 이번 포럼은 서울시와 강북구, 지역주민, 산악계가 이 지역을 서울의 명소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포럼은 ‘서울의 명소 우이동 계곡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란 주제로 ▲이용대 한국산서회 고문의 ‘우이동 계곡의 과거’ ▲심우경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의 ‘우이동 계곡의 현재와 미래 계획’ ▲남준기 내일신문 기자가 ‘우이동 계곡의 현황’ 발표와 토론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2024 아파트 조경 ④ 끝-롯데건설] 이지영 수석 “아파트 조경에 MZ세대를 담다”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MZ세대의마음에드는조경을위해과감한소재발굴에노력하고있다.우리는새로운것을도전할때반짝반짝한다” 최근아파트조경에서가장큰변화를보이고있는건설사는단연롯데건설이다.롯데는지난2022년조경에차별성을두고자조경독자브랜드인‘그린바이그루브(GREENXGROOVE)’를선보이며,오랫동안각인되어오던중세시대‘캐슬’의이미지를벗어났다는평가를받는다.실제최근준공된현장은매우현대적인감각과트렌드에접근하고있음을확인할수있다. 하지만롯데건설이지영수석은“롯데건설의조경은이미점진적인변화를거쳐왔다”며“갑작스럽게다이나믹한변신을했다”는것은외부적인시선일뿐이라고말했다.왜롯데캐슬의조경이큰폭의변화로다가오는지최근아파트조경에서주력하고있는컨텐츠를통해알아봤다. 롯데조경의새로운도전“그린바이그루브” 사실롯데아파트조경이‘캐슬’콘셉트를벗어난것은아주최근일은아니다.이미2019년에롯데캐슬3.0을선보이면서‘여행같은삶의공간’을테마로조경전략이대폭업그레이드됐다.당시전략은그냥바라보는조경이아닌경험하고즐기는조경을만든다는전략으로,자연을좀더가까이에서체험하는설계를적용했다.오히려그린바이그루브는이러한전략을강화한것으로전혀새로운전략은아니라는설명이다. 2022년에조경을브랜드화한‘그린바이그루브’는자연을연상시키는’Green’과리듬과활력을뜻하는‘Groove’를조화시킨다는의미를담았다.중앙의‘X(바이)’는다양한분야와의콜라보레이션을뜻하며,일상속에서삶의영감을전달하는‘InspiringAround’공간이라는콘셉트아래취향을다채롭게담는조경공간을구현하고자했다. ‘그린바이그루브’는현재롯데아파트조경의콘셉트이자목표이다.이를어떻게설계와실물로서구현해낼것인지는아직도적전인과제이며현재진행형이다. “조경의본질을나타내는‘자연’안에입주자개개인의취향을적극적으로콜라보해서표현함으로써입주자들에게만족감을느낄수있도록하는것이목표이다.이미지적으로는자연에가깝게표현을해보자는의도도있고,설계나시공에서풀어낼때는조금더자연소재를많이쓰는개념으로볼수도있다.” 인공적인소재와자연적인소재의콜라보속에서조금더자연소재를많이적용하는전략이라는설명이다.하지만이것은“자연그대로”라는뜻과는거리가좀멀다.“자연적이지만인공적인세련미”를표현하자는것에더가깝다. ‘자연그대로’보다‘자연소재콜라보’가전략 조경공간에자연소재를많이사용한다고하면‘식재밀도를높이는것’으로생각할수있지만,‘그린바이그루브’는식재중심콘셉트에서탈피하고있다.자연상태의돌에서가공된석재까지,나무그대로에서가공목재까지다양한형태의자연소재를시각적으로보다많이노출하면서도현대적인아름다움을구현하기위해고민하고있으며,실제현장에서좋은사례들이많이발굴되고있다. “식재밀도가높지않더라도따뜻한공간이될수있도록기본적인자연소재를많이사용하면서도심플하게만드는것에집중하고있다.이것이콜라보와조화라는그린바이그루브의콘셉트에도어울리는접근이라고생각한다.” 시설물의경우도차가운느낌의스틸소재를중심으로따듯한자연소재가어우러지는표준디자인을구현하기위해고민해왔고,실제최근에는스틸에자연소재를접목한티하우스나파고라등의표준디자인이개발돼현장적용을앞두고있다. “예전에는스틸로된시설물에목재가일부적용되는정도였다면,최근표준디자인은스틸에석재까지붙여서공간안에서더다양한자연감성을느낄수있도록구현하고있다.” 아파트조경에‘한남동MZ세대’를담아보았나? 현장마다타겟층이달라서조경트렌드에접근하는방식이달라지지만,공통적으로최근아파트조경의트렌드를“MZ세대”가이끌고있다는점은부인하기힘들다.무엇보다롯데건설만큼MZ세대트렌드를조경에담기위해고민하는사례도드물어보인다. “최근MZ세대들은모든소재를굉장히심플하게접근하고있어서,내부적으로그런성향을좀더많이담아낼수있도록고민하고있다.” 조경에MZ세대의취향을담아낸다는것도매우시사적인이슈로생각되는데,이를위해새로운트렌드와신소재를발굴하는것이‘조경’에중요한일이되고있다는것은롯데만의차별점이아닐까싶다.게다가같은MZ세대라고해도지역마다다른성향을담아야한다니생각보다더많은공부가필요한분야이다. 예를들어한남동MZ세대는심플하지만매우고급스러움에집중한다는차이가있다.‘올드머니룩’이라는말이있듯,조금은올드해도괜찮고컬러가많이들어가도괜찮지만고비용적인특성을가지고있다.고급소재에는텍스처가뿜어내는아우라가있기때문에한눈에알아차린다.이런분위기의다름을조경에서도구현해낸다고하니매우도전적이고색다른작업이아닌가. 물론아파트조경도투자를많이하면더고급스런결과가나온다는것은대부분진리로받아들여진다.하지만고비용이라고해서무조건좋은결과가나오는것은아니다.그래서필요한것이디자인적인언어이다. “나무를심을때도한줄만심을것인지풍성하게심을것인지적재적소에대한고민을많이한다.그런세심한고민들이차이를만들어낸다.최근에는소재에대한고민을많이하고있다.소재는거짓말을할수가없지만,물량투입이많다고해서모두좋은결과가나오는것도아니다.역시세심한고민이필요하다.” 기후변화대응,아파트조성기준달라질것 이지영수석에게롯데와다른건설사아파트조경의차이가무엇인지묻자“그건좀말하기어렵다”며손사래를쳤다. “각자노력하고있는포인트들이있는데함부로말할수없다”는이유도있지만,차별점이라고이야기하기엔주거지조경의고민이대동소이하기때문이다.다만‘기후변화’는어느현장이나공감할수있는매우심각한이슈로떠오르고있다고진단했다. 최근몇년사이나타난‘기후변화’에대해현장에서는꽤심각하게보고있다.폭우와폭서가반복적으로길어지면서설계및시공기준을변경할필요성이제기됐다.계획․설계적인측면에서는빗물저류조및레인가든설치나배수시설에대한규격들이달라지고있고,공사쪽에서는자재수급이나실제시공연출에많은어려움을겪고있다. 지난여름에는여러건설사현장에서폭우로배수시설의상태를점검한사례가많았다.롯데건설에서설계를담당하고있는‘기술연구부서’도유속이나유량등을재검토할필요가있다고판단해서기준개정을확인하고있다. “기후가너무급변하고있다.지난해에는6월말부터8월초까지45일동안연속으로비가왔다.100년간통계의최상치에이른것으로이런우수량을극복하지못한지역들이많다.관로의관경이라든가구배라든가설치개수등현장의토목기준들을손보고있다” 이참에미기후에대한연구를통해총체적인재검토가진행되고있다.바람세기에따라멀칭재적용여부를결정하고,미기후에의한회오리로쓰레기분리수거장설치방식을고민는등세심한대응에노력하고있다. <인터뷰> “시간에따라변화되는조경,한번더고민하자” ‘그린바이그루브’콘셉트를반영한시설물표준디자인작업에대해설명을부탁드린다. 시설물에있어서그린바이그루브의중요한전략은자연소재의다양한감성을전달하는데에있다.예를들어메인광장에티하우스와더불어자갈층의물결을만들어주고드라이한느낌의그라스류를심고대표수목을적용해포인트식재한풍경을떠올려보면된다.식재밀도는떨어지지만구성요소는대부분자연소재라는점이그린바이그루브의지향을잘그리고있다. 최근하얀색으로도색된스틸을중심으로벽면에석재를적용한티하우스가표준디자인으로만들어졌다.다양한형태의자연소재를적용한것이특징이다.하지만그린바이그루브는시설물만이아닌전체공간에대한이야기를포함하고있으며,공간에정돈된자연성을구현하는개념으로이해해야한다. 조경소재차별화에공을많이들이고있다는데,어떤노력들이이뤄지는가. 개인적으로2023년6월준공한‘자양롯데캐슬리버파크현장’의특화공간을진행하면서다양한소재에대해많이고민했다.그중하나가내후성강판이다.주로건축에서사용하는자재로스타벅스매장의마감재로많이사용하고있었다.단가는매우비싸지만실내는물론이고외부에서도사용할수있는자재이다.타공간이나공종에서사용하는소재라고하더라도사후관리와시공이효과적이라면적극적으로발굴해서조경공간에적용하고자노력하고있다. ‘나인원한남현장’에서는그당시흔히적용하지않았던‘프리캐스트콘크리트’로만들어진플랜터를단지곳곳에적용했다.콘크리트소재가적나라하게노출되는방식으로인천공항안에서는대형플랜터로만사용된적이있고,건축에서는대단위면적에적용하며최근들어각광받고있는자재이다. 최근건설사에서는식재에있어서수종이단순해지는것을걱정하고있는데실제수급이어렵고하자이슈가있을수있어다양한연출이미흡한현실이다.다만상대적으로쉽게접근할수있는초화는이미다양한연출을하고있다.우리특화현장의경우에는대관목에조금더집중해소재개발과연출을시도하고있다. 여러가지소재를발굴하고시도하는것이공간의질을높이는효과를보여주기때문에현장에서도적극적으로시도할것을요구해왔다.작업진도도고려하면서소재에대한고민도함께해야하니조금힘들수도있지만,오히려그런일을할때흥미가발산되는것같다.실제팀장들도이런고민을할때반짝반짝한모습들을보인다. 건설사조경인들에게한마디 조경은삶의바탕이기도하지만하나의오브제이기도하다.심지어시계열적인변화를수반하기때문에그것에초점을맞추어조성하는것을큰특징으로이해하고있다.그래서항상어떻게하면연출을잘하고,또그것을구성하고있는요소간에관계성을잘맺어줄것인가를중요하게생각해야만한다.당장에보이는것만할것이아니라,앞으로어떻게변화해갈것인가,또어떤영향을미칠것인가를곱씹어야한다.예전에는잘했다고생각했는데좀지나보면‘이렇게하지말걸’하고후회하는일들이많다.그래서무언가결정을할때는좀더시간의변화와주변과의관계성에대해고민을하자는이야기를동료후배들한테남기고싶다. 이지영수석과의인터뷰를통해최근롯데건설의조경이많이달라보였던이유를알수있었다.새롭고도전적인작업을통해성취감을느낀다면누구나반짝반짝할것이다.아파트조경을통한다양한시도들이확장된다면조경인들의무한한역량들도따라서빛이날것이라고기대해본다.
[미래포럼] 밤양갱과 헤어질 결심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미래포럼연재 조경인이그리는미래 요즘밤양갱이때아닌인기를누린다고한다.가수비비의‘밤양갱’이란노래덕분이다.밤양갱의가사를들어보면헤어지는남녀간의평범한노랫말인데가사나리듬은달고단밤양갱보다더달콤하다.별거아닌것같으면서매력적이고,익숙한것같은데처음처럼신선하다.사랑과이별,너무나익숙한스토리이지만이노래가우리에게처음처럼다가서는이유가뭘까?이노래를듣다순간오버랩되는이미지가박찬욱감독의영화‘헤어질결심’이다.사랑과이별을다른시선으로이야기한이영화의마지막장면을떠올려보자.박해일의바다그리고안개가자욱한미장센의순간을영원히각인시키려는듯영화의OST가흘러나온다.“나홀로걸어가는안개만이자욱한이거리….”,1967년세상에처음선보인정훈희의‘안개’가2023년‘헤어질결심’에서함춘호의기타와송창식과의듀엣으로다시태어났다. 처음처럼,익숙하지만낯설게.그렇게우리는처음처럼대하는것에매력을느낀다.술자리에서우리가소맥으로말아즐겨마시는‘처음처럼’의의미를작고하신신영복선생은서화에세이집「처음처럼」에서‘산다는것은수많은처음을만들어가는끊임없는시작입니다’라고소개한다.흔히세상에존재하는것중새로운것은아무것도없다고한다.새로운것들은어쩌면다시태어나는것일지도모르기때문이다.아재들의라떼에나등장할법한양갱이MZ세대들덕분에때아닌호사를누리는것처럼. 변화에대한도전은늘두렵다.하지만도전은그자체로서희망이기에많은이들이젊은이들에게늘도전하라고권유한다.사람들은미래를위한새로운도전을위해변화와혁신을이야기한다.하지만변화하는미래에도변하지않아야하는소중한가치가있을것이다.비비의밤양갱이나정훈희의안개가그렇듯,존재하지않는새로운것에대해서만고집할것이아니라변화하지않는삶의방식과전통,그리고축적된삶의가치와문화가미래에어떻게투영될것인지를고민하는것도새로운변화를위해서는매우의미있는일이다. 도시,건축,조경등의삶을담는공간을다루는영역에서처음처럼변화를꾀하고새로운것에대해도전할때놓쳐서는안되는변화하지않는가치는아마도공간의공동체성과공공성일것이다.우리가사는삶터에서너와나,그리고우리가함께사는공동체성을향한도전의한걸음한걸음은공간에서의더나은삶,더나은행복을추구하기위한노력이다.뭔가를처음처럼도전해보기위해서는먼저내가어느순간늘해왔던방식에익숙해져버린건아닌지,변화를향한도전을꿈꾸는것마저도내가처한상황에서는지극히사치스러운일이라고치부하진않는지,내가하는일을통해세상을향해무슨말을하고싶은지도모른채그저습관처럼일에매달려있지나않는지돌아보는일이우선되어야한다.최근주목할만한공원과광장,그리고공공건축등의사례에서엿볼수있는익숙하지만새로운공동체성과공공성의공간언어에는변화하지않아야할공간의공공성과공동체성의가치를구현한더불어숲의지혜와미래를향한새로운도전정신이담겨져있다. 최근지식사회에서화제의중심이된이슈가챗지피티(ChatGPT)이다.생성인공지능이만들어내는경이로운지식의재창조이다.하지만미래의초정보화시대가펼쳐지더라도우리는지식의한계에대한도전,존재하지않는것에대한끝없는상상,그리고동시대를사는인간과공동체에대한존중과신뢰의끈을놓아서는안될것이다.인공지능이인간의지식노동을능가하는현실에서인간은어떻게스스로의미래를꿈꿀수있을까?공간을상상하고공간적상상력을통해세상을변화시키는체인지메이커로서의역할은여전히인간만이누릴수있는권리이자의무이다. 미래도시에서공동체성이란개념과가치는여전히유효하다.보편적으로도시공간에서지속적으로공동체성이란근본가치를찾아나서는이유는앞에서도언급한초개인화로인해내가중심이된세상,디지털공간에서마저사유(私有)가지배하는환경에서공동체성이인간이과연인간다움으로존중되고있는가를묻는화두이기때문일것이다.미래도시에서우리가꿈꾸는희망의공간을만든다는것은온라인이거나오프라인이거나마찬가지로결국삶과터의관계를디자인하는것을의미한다. 우리가삶터로서의공간을디자인하는것은개인의삶의만족도와더불어함께사는삶의기쁨을누릴수있게하는일이다.동시에인간다운삶을가능하게하는장소와공간을디자인하는일,함께사는삶의가능성을열어주는일,공유할수있는가치를만드는장소와공간을디자인하는일이다.미래도시에서도현실공간과가상공간이구분되지않고이둘이서로엮여서한몸이되어삶과터의관계망을잘엮어낸다면삶이터를,동시에터가삶을서로보듬어미래의우리의삶터가공유와공존의숲으로성장하게될것이다. 이영범/건축공간연구원원장
환경과조경 40기 통신원, 조경 소통창구 ‘활짝’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지역의조경소식을발빠르게전달하고조경학과학생들의소통창구를열어갈환경과조경40기통신원이본격활동을시작한다. 지난6일그룹한빌딩6층그룹한갤러리에서‘환경과조경40기통신원간담회’가개최됐다. 환경과조경통신원은지난1985년부터40년간이어져온전국최대규모의조경관련대학생네트워크로,각대학소식및지역정보를전달하는역할은물론박람회등조경관련행사에서서포터즈활동을통해다양한프로젝트에참여해왔다. 환경과조경은매년통신원임기를시작하면서활발한활동을독려하기위해통신원들간만남을주선하고오리엔테이션을겸하는자리로간담회를개최하고있다. 특히올해간담회는오랜역사를지닌통신원제도를시행한지40주년을맞이해40기통신원을맞이하는데더욱뜻깊다. 이날간담회는1부공식행사와2부선배와함께하는커리어데이행사로이뤄졌다. 1부는▲임직원소개▲박명권발행인축사▲환경과조경회사소개▲임명장·기자증·우수통신원상수여▲기자교육▲온라인기사업로드교육▲1분자기소개▲기장선출순으로진행됐다. 박명권환경과조경발행인은축사영상을통해“올해통신원은환경과조경의가장소중한친구이자동반자로서조경업계와학계를연결하는중요한소통창구의역할을하고있다.조경의새로운영역과쟁점을발굴하고그경계를확장해나가는데통신원의참여가무엇보다소중한밑거름이될것”라며활발한활동을당부했다. 이번40기통신원은총27개학교에서41명의학생이선발됐으며,전국기장에는▲김경미공주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과▲정세희순천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이선출됐다. 김경미통신원은“별명에‘역마살’이들어갈정도로여행을좋아한다.앞으로조경분야의여행을함께할동료들을얻게돼기쁘다.떠나야만알수있는것들을위해앞장서서걷겠다”는의지를밝혔다. 정세희통신원은“전국기장으로선출돼영광스럽다.조경에열정을가지고전국학교에서모인통신원들과의소중한교류를통해조경분야에서의지식과경험을더욱풍부하게쌓겠다”며“특히선배님들과의만남을통해학교에서는배울수없는다양한경험과노하우를얻고싶다.앞으로통신원들과협력해조경문화발전에기여할수있도록노력하겠다”는포부를밝혔다. 지역기장에는▲서울·경기·강원지역에심규연건국대학교산림조경학과통신원과김솔서울여자대학교원예생명조경학과통신원이▲경기·충청지역에양경미단국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과조휘리공주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이▲영남지역에백진규경북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과임시은경북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이▲호남지역에이지현전북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과박지혜순천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이각각선출됐다. 간담회에서는39기우수통신원시상식이진행됐다.우수통신원은윤민영서울여자대학교원예생명조경학과통신원,서유석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통신원이선정됐다. 2부에서는이형주23기통신원(조경하다열음)의사회로▲아라리소개및활동내용공유▲이성민21기통신원(텍사스A&M대학교교수)축사▲30기선배통신원경험공유및멘토링등선배통신원들과함께하는‘커리어데이’행사가진행됐다. 이성민21기통신원은축사영상을통해“20년전똑같은마음으로조경에대한기대와설렘,관심을가지고시작했다.통신원활동이선후배간소통창구역할을하는만큼많이듣고이야기했으면좋겠다.졸업후어떤진로를선택하든지간에제일중요한건‘소통’인것같다.앞으로다양한활동을통해마음껏즐기길바란다”고말했다. ‘커리어데이’는조경분야는물론사회각계계층에서활약하고있는선배통신원이후배통신원에게취업관련지식과경험을전해주는프로그램이다. 이번간담회에서는계획·설계·행정·특별등네분야로나눠▲계획분야에서락원30기통신원(어반플레이선임PD)이,▲설계분야에이향지30기통신원(얼라이브어스실장)이,▲행정분야에한지연30기통신원(서울시푸른도시여가국주무관)등이멘토로참가했다. 한편신임통신원의임기는이달1일부터내년3월31일까지1년간이며,앞으로조경매체중유일한네이버제휴매체인e-환경과조경을통해대학소식과지역정보를전달할예정이다.
[정영선 전시②-전시관] 국립현대미술관 가득 메운 조경가적 삶과 작품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국립현대미술관서울에서는오는9월22일까지약6개월에걸쳐“정영선: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를주제로한국1세대조경가정영선의조경활동을총망라하는전시를개최한다. 이전시는그가태어난1941년부터의삶의여정을되짚어보고1970년대대학원생시절부터지금까지반세기동안진행된60여개의크고작은프로젝트에대한조경작품아카이브로마련됐다.대부분최초로공개되는파스텔,연필,수채화그림,청사진,설계도면,모형,사진,영상등각종기록자료500여점을통해조경가로서의삶의궤적을깊이있게들여다볼수있다. 또한주제별로대표작을엄선해선보임으로써도시공간속자연적환경이설계된맥락과고민,예술적노력을드러내고,이러한사유와철학을조경건축의직능을넘어자연과더불 어사는삶을추구하는우리모두의이야기로환원하고자한다. 전시제목‘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는정영선이좋아하는신경림의시에서착안했다.정영선에게조경은미생물부터우주까지생동하는모든것을재료로삼는종합과학예술이다.삼천리금수강산의아름다운경관을있는그대로그리고자했던겸재정선의진경산수화처럼,정영선은50여년의조경인생동안우리땅의이야기에귀를기울이고고유자생종의생물다양성을보전하기위한노력을해왔다.전시는정영선의작품세계를국가주도의공공프로젝트와민간기업이의뢰한정원과리조트,역사쓰기의방법론으로서기념비적조경과식물을연구하고보존하는수목원과식물원등작업의주제와성격에따라재구성했다.연대기적서사를지양한이러한접근방식은경제부흥과민주화과정이동시적으로발현된한국현대사의특징과도맥을같이한다.동시에수많은유형의작업들이공통적으로정영선이강조하는“지사(地史)적맥락”에기반을두고있음을나타내기도한다. 7개묶음전시,조경직능넘어서는삶의울림 전시는크게7개의‘묶음’으로나뉜다.정영선의조경이그러하듯경계가느슨한최소한의구획을통해관람객이서있는자리에서각프로젝트의맥락을스스로찾아갈수있도록했다.마치자연주의정원속을거닐듯서로배타적이지않은주제들의우연한마주함과포개어짐을의도했다. 첫번째묶음‘패러다임의전환,지속가능한역사쓰기’에서는‘장소만들기’의현장이된조경의사례를살펴본다.한국최초의근대공원인<탑골공원>개선사업(2002)과‘비움의미’를강조한<광화문광장>재정비(2009),일제강점기철길중유일하게조선인의자체자본으로건설된경춘선을공원화한<경춘선숲길>(2015~2017)등수직에서수평으로,채움에서비움으로인식을전환하고공간의정체성을형성하는주요한방법론으로서조경의역할이드러난프로젝트를확인할수있다. 두번째묶음‘세계화시대,한국의도시경관’은주요국제행사개최와더불어한국을찾는세계인에게선진화된도시경관의인상을주기위해동원된사업을다룬다.<아시아선수촌아파트및아시아공원>(1986),<올림픽선수촌아파트>(1988),<대전엑스포>(1993)등한국의경제,문화,기술적도약의기회였던대형국가주도프로젝트들을통해조경가가어떻게발전된도시모습의비전을제시함과동시에인공적인개발사업에땅의논리를연결했는지살펴볼수있다. 세번째묶음‘자연과예술,그리고여가생활’은경제성장이동반한생활양식의변화로수요가생긴가족단위여가활동의장소들을소개한다.정영선은예술,교육,체육,관광등각문화기관과레저시설의기능과목적에충실하면서도우리고유의지형과땅의맥락을살리는데많은노력을기울였다.종합문화예술단지<예술의전당>(1988)의조경구상도와모형사진,스포츠중심의휴양리조트<휘닉스파크>(1995)의식재계획도와피칭자료등이공개되며이는1980~90년대당시디자이너의소통방식을엿보게한다.또한현재진행중인프로젝트로인문학레지던시<두내원>(2025예정)도소개되는데,마르틴하이데거의『숲길』에서영감을받은산책로의개념스케치가공개된다. 네번째묶음‘정원의재발견’은선조로부터향유되어온우리고유의식재와경관,공간구성방식을적극적으로도입한정원을들여다본다.전통정원요소를자유롭게구사할수있는무대가된호암미술관의<희원>(1997)으로시작해경기도와중국광저우사이의교류정원으로조성된광동성월수공원의<해동경기원>(2005),바다가보이는언덕의개인정원<포항별서정원>(2008)등땅의생김새와성격에부합하면서‘깊은주름’의지형을만들어점진적으로경관을볼수있게만드는“전통정원의내적원리를재현”한사례를만날수있다. 다섯번째묶음‘조경과건축의대화’는건축과의유기적인협업을통해탄생한조경작업을살펴본다.제주오설록(2011,2023)의<티뮤지엄>,<티테라스>,<티스톤>,<이니스프리>건축물사이조성한제주특유의지형을살린개인주택인<모헌>(2011)의중정정원에담긴깊은숲의풍경,남해<사우스케이프>(2013)의건물사이바다를향한시야를가로막던돌언덕을마치원래그러했던것같은형태로깎아연출한방식등땅의조건을읽고이를중심으로경관이조성되는과정속에서조경가와건축가의내밀한상생작용을확인할수있다. 여섯번째묶음‘하천풍경과생태의회복’은강이흐르는곳에자연적으로발생한습지를보호하고도심속물의중요성을환기시키는작업을다룬다.정영선은<여의도샛강생태공원>(1997,2007),<선유도공원>(2001),<파주출판단지>(2012,2014)등콘크리트로뒤덮인도시기반시설에수공간을삽입했다.습지를복원하고하천환경을개선해인간을포함한다양한생명체들의보금자리를제공하기위한그의노력이소개된다. 일곱번째묶음‘식물,삶의토양’은다양한식생을수집하고연구하며교육하는수목원과식물원,자연의치유적속성이강조된명상과사색의장소들을조명한다.식물을가까이하는삶을통해자연과조화롭게사는방식을배울수있는곳들이다.광릉수목원으로불리던한국최초의<국립수목원>(1987)의설계청사진과남해의독특한기후대의식생을담은<완도식물원>(1991)의조감도,미국뉴욕주북부의허드슨강상류에자리한원불교명상원인<원다르마센터>(2011)를구상한수채그림,대지와식생현황도등이공개된다. ‘신작정원공개’기대…연계학술행사‘정영선읽기’ 서울관의야외종친부마당과전시마당에는이번전시를위한새로운정원이조성된다.석산인인왕산의아름다움을미술관내·외부에재현하고계절감을더하는한국고유의자생식물을식재하여관람객에게휴식처를제공함과동시에조경가의작품을오감으로체험할수있는기회가될것이다.또한실내전시에소개되는500여점의조경디자인기록자료의다차원적인연출을위해조경의‘시간성’에주목한정다운감독의영상과사진작가정지현,양해남,김용관,신경섭등의경관사진도함께소개된다. 또한전시기간에는다양한행사들이함께열린다.▲정영선의대표작<선유도공원>(2002)의봄,여름,가을,겨울을기록한영상‘선유도의사계’가이달10일부터28일까지상영되며▲5월17일에는14시영화감독정다운의조경가정영선에대한다큐멘터리‘땅에쓰는시’상영및감독과의대화시간이마련된다.▲7월3일에는‘정영선이만든땅을읽다’를주제로학술행사도개최된다.이날행사는‘조경가정영선을읽다’,‘정영선의작업을읽다’,‘정영선과의대화’로구성되며,조경진서울대학교환경대학원교수,배정한서울대학교교수,김아연서울시립대학교교수,배형민서울시립대학교건축학과교수와박승진디자인스튜디오loci소장,전은정조경포레소장,이호영HLD소장,조용준CA소장,백규리현대엔지니어링조경건축매니저등이참여할예정이다. 한편,이번전시에는배우한예리가오디오가이드에목소리를재능기부했다.차분하면서도울림있는목소리의한예리는작품에담긴의미를부드럽게전달했다.녹음을마친후“반세기에걸친작가의대표작이우리모두의일상속에서아름답게숨쉬고있어놀랐다”며전시에대한기대감을나타냈다. 김성희국립현대미술관장은“이번전시는한국을대표하는조경가정영선이평생일군작품세계중엄선한60여개의작업과서울관에특화된2개의신작정원을선보이는특별한전시”라며,“그의조경작품에서나타나는‘꾸미지않은듯한꾸밈’이있기까지의각고의분투와설득,구현과정의이야기를통해정영선의조경철학을깊이있게만나는계기가될것”이라고밝혔다.
[정영선 전시①-개막식] “땅을 돌보는 방법을 잊어버리는 것은 스스로를 잃어버리는 것”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1세대조경가정영선의삶과작품이종로구소격동에위치한‘국립현대미술관서울’을가득메웠다. 국립현대미술관서울은4일“정영선: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전시의개막식을개최했다. 이날행사에서김성희국립현대미술관장은“이번전시가살아있는재료를삼아서평생생물을디자인해온존경받는조경가의예술을감상할수있는기회가될것으로기대한다”며,엄청난국토개발시기속에서도“정영선선생님의조경작업은일찍이자연그대로의모습을놔두자는아주독특한철학이녹아있다”고말했다.“한국현대사의중요한지점에서작가의손길이어떻게담겨져있고또어떤방식으로표현돼있는지방대한양의그림과설계도,사진,영상,모형등다양한매체를통해작품을이해하는데큰도움이될것으로믿는다”며,아울러“전시장을한번방문해서는선생님의작업세계를충분히보시지못할것같다”며“여러차례방문해달라”고부탁했다. 현대사중요한건축조경들,선생님작업이었다니“놀랍다” 전병극문화체육관광부제1차관은축사에서“전시회개막행사에외부인들이이렇게많이온경우는제기억으로는없는것같다”며전시를둘러보니“현대사를지나며중요한랜드마크적인건축물들이많았는데,그건축물의관심받는조경들이선생님의작품이었구나라는생각에놀라웠다”며본받아야할분이라고칭송했다.“인문학적인성찰을기반으로담백하면서도아름다운우리의삶과우리들의정체성을살리고역사적공간을현대적으로재구성해낸상상력이집약된전시”라며“우리삶을쾌적하게해주는공간이면에조경설계자의세심한노력이있었다는것을오늘새삼스럽게깨닫게됐다”고말했다. 이날개막식에는오휘영한양대학교도시대학원명예교수의축사도전달됐다.축사는최자호라펜트이사가대독했다. 오휘영교수는축사를통해,불과반세기전에정영선조경가가언론사기자에서조경분야로뛰어들었던당시에는우리나라가조경의불모지였다며,처음에는“대학에서연구와후학양성에몰두하더니어느새조경설계회사를차려굵직한프로젝트들을거침없이수행해왔다.도전을거듭하는자세는작품에도그대로담겨져늘새로운발상으로시대의정신을잘보여주고있다”고도전정신을치하하며“정영선조경가의발자취는하나하나나이테가되어한국조경의깊이를더하고있다.그의손길이깃든공간들은이땅에많은이들에게편안함과새로운힘을줄것이다”라고찬사를보냈다. “땅을돌보는방법을잊어버리는것은스스로를잃어버리는것” 이어진작가인사말에서정영선조경가는오휘영교수의축사에“은사님의노고는멋진열매가되고싹이되어서조국강산이나날이좋아질것”이라고화답했다. 정영선조경가는“원래우리나라는아득한백제시대때부터정원을소중히여겼고,심지어일본에정원을만들어주기위해전문가가나가기도했다”며일제강점기,6.25등나라가심한고통에시달리다가국가를새롭게세우는과정에서‘조경’이새로운학문으로도입돼당시서울대학교환경대학원을통해지도자들이양성되고수많은일을직접하게됐다고지난조경의역사를회고했다.덧붙여“땅을돌보는방법을잊어버리는것은스스로를잃어버리는것과같다”는간디의말로인사를마쳤다. 이번전시는한국1세대조경가정영선의조경활동을총망라하는전시로,4월5일부터오는9월22일까지이어진다.
‘공간·사람·자연 연결사’ 정영선 조경가의 궤적을 담다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공간과사람그리고자연을연결하는조경을바탕으로한정영선조경가의궤적을담은다큐멘터리영화가개봉을앞두고있다. ‘영화사진진’은지난2일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오는17일개봉예정인영화‘땅에쓰는시’시사회및기자간담회를개최했다. ‘땅에쓰는시’는선유도공원,여의도샛강생태공원,경춘선숲길,서울아산병원등모두를위한정원을만들어온정영선조경가의땅을향한철학과내일의숲을위해현재까지도활동하고있는정영선조경가의사계절을담은다큐멘터리다. 정영선조경가는한국1호국토개발기술사(조경)획득한최초의여성기술사다.다채로운작업을통해대통령국민포장,세계조경가협회(IFLA)상,미국조경가협회상(ASLA),한국건축가협회상,김수근문화상등유수의상들을수상했으며,지난해에는한국인최초로세계조경가협회(IFLA)가수여하는조경계의최고영예상인‘제프리젤리코상’수상자로선정되며세계적으로인정을받았다. 한국에서조경에대한사회적위상이낮았던시기에,아시아선수아파트단지(1984),예술의전당(1984),올림픽선수아파트단지(1985),희원정원,호암미술관(1997-1998),인천국제공항(1999),서울올림픽미술관과조각공원(1999),청계천복원(2002-2005),광화문광장(2007),경춘선재생공원(2014),서울식물원(2014)과같은주요프로젝트를통해조경의중요성과가치를알리는역할을했다. 영화는모든생명이싹트는봄과생동하는녹음으로가득찬여름,무르익은색채너머휴식을기다리는가을그리고모든아름다움을준비하는겨울까지‘사계절’을중심테마로구성해다채롭고도풍성한볼거리를전한다.5년간야생화가만개한정영선조경가의양평집앞마당부터남녀노소모두가즐기는대규모공원과신비로움을간직한개인정원등다양한장소를누비며각계절이지닌고유한경치를온전히담아냈다. 언제나사람과자연의관점에서치열하게고민해온‘땅의연결사’정영선조경가의궤적을따라가며,관객들에게일상의위로를건네는공원의아름다움은물론,‘조화’를잃지않는삶의태도로써공원의의미에대해생각하게만든다. 특히미나리아재비,개쑥부쟁이등우리국토의매력을즐길수있는각양각색의야생화와제주를비롯한전국의금수강산을포착하며,한국적경관의현대적완성을빚어낸정영선조경가가그려온자연스럽고도감각적인풍경들을담아냈다.땅이간직한고유의맥락을읽어시를그리듯공간에생명력을불어넣는1세대조경가의진심어린철학을전하며새로운배움으로관객들에게다가간다. 이영화는국내작품으로는최초로제20회EBS국제다큐영화제개막작으로선정됐으며,남도영화제시즌1순천개막작선정및제49회서울독립영화제장편쇼케이스부문에공식초청되는등작품성을인정받았다. 이날기자간담회에는정영선조경가,기린그림의정다운감독과김종신피디가참석해영화에담긴메시지와영화가만들어지기까지의자세한뒷이야기를들려줬다. 정다운감독은간담회에서“건축과도시를자연과의관계성안에서탐구하는과정을거치며그사이를연결하는‘조경’의중요성을자연스레인지하게됐다.선유도공원,양재천,예술의전당등내인생속의수많은중요한공간들이정영선조경가의손길에의해만들어졌다는사실은운명과도같았다.오랫동안품고있던질문인자연복원과치유에대한희망을풀어나가고자결심한후자연과공간의관계성안에서가장중요한역할을하는조경가의이야기를전하고싶었다”며영화제작의도에대해말했다. 정영선조경가는“1세대조경가라는자격은나혼자잘해서가아닌내주변모든사람들의도움이있어가능했다.그감사함에보답하려다보니지금의내가있는것같다”며“정원을만드는것은단순히꽃을심고나무를기르는것이아닌치유와회복의장이자자연을보살피고서로소통하는장으로만드는것이다.우리가간직하고있는기존의것을더욱아름답게번영시켜자손에게물려주는것이조경가의역할”이라고강조했다. 한편기린그림은정다운감독과김종신피디가2012년에함께설립한건축전문영화영상제작사다.정감독은케임브리지대학에서‘건축과영상’을공부했고,김피디는골드스미스대학에서영화연출을공부했다.
배정한 서울대학교 교수, 차기 한국조경학회장 당선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한국조경학회제27대회장에배정한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가당선됐다. 한국조경학회는지난29일청주대학교비즈니스대학B동에서‘2024년정기총회및춘계학술대회’를개최하고,제27대회장단선거를진행했다. 차기임원선거는투표를통해진행됐으며선거결과▲회장에배정한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수석부회장에안승홍한경국립대학교교수가당선됐다. 배정한차기회장은“당선된만큼책임감을갖고발표한공약을실천하기위해최선을다하겠다”며“회원개개인의다양한목소리에성실히귀기울이고학회를넘어업계,시민사회,언론,정부·자자체,관련분야등다양한주체와연대하겠다.여러분의많은도움과협조,애정어린질책을많이부탁드린다”는당선소감을밝혔다. 안승홍차기수석부회장은“그동안의경험을바탕으로회원교류증진,학술기능강화,조경교육방향정립,관련학회협력등신임회장님잘도와서회원들의권익신장에노력하겠다.많은협조를부탁드린다”고말했다. 이날정기총회는▲2023년도사업및결산보고▲2024년도사업계획및예산심의▲제27대회장및수석부회장등차기회장단선거▲오웅성홍익대학교건축공학부교수의‘월드스킬&조경가드닝:국력,국격,직업의길’특별강연이진행됐다. 김태경한국조경학회장인사말을통해“청주대학교조경학과창립50주년을기념하는날정기총회및학술대회를개최하게돼뜻깊다.얼마전까지만해도코로나팬데믹속에서벗어나기만기다렸는데,이제는인구절벽을마주하고있다.조경을가르치고,후학을양성하는입장에서가만히있을수는없다.학회를통해보다양질의교육그리고시대에특화된교육을준비하겠다”고약속했다. 홍상표청주대학교공과대학장은축사에서“이번행사를청주대학교에서개최하게돼기쁘게생각한다.우리가살고있는현재는전례없는기후위기와환경문제에직면해있다.해수면상승이상기후,대기오염등이러한문제들에대한해결책을모색하는과정에서조경의역할이어느때보다도중요해졌다”며“도시와자연의조화,지속가능한환경조성을위한혁신적인해결책을찾는것이바로조경분야의과제라고생각된다”고말했다. 조경학회는이날▲서주환경희대학교교수▲이민우공주대학교교수▲이경진공주대학교교수▲박재철우석대학교교수▲조동범전남대학교교수▲변무섭전북대학교교수에게정년퇴임공로상을수여했다. 우수논문상은▲하지아본시구도기업부설연구소장·박재민청주대학교교수의‘탄소저감설계지원을위한수목탄소계산기개발및적용’▲곽윤신가천대학교교수의‘융합도시모델링을통한그린인프라수요예측및지오디자인적용’이수상했다. 우수저술상은▲배정한서울대학교교수의‘공원의위로’▲김순기순천대학교교수·김한배서울시립대학교교수·이상우건국대학교교수·이재호서울시립대학교교수·임의제경상국립대학교교수·최정민순천대학교교수의‘조경개념사전’이받았고,우수번역상은▲황주영서울대학교환경계획연구소박사의‘조경’이선정됐다. 우수졸업생은▲김지연강원대학교▲최수민경북대학교▲민세린경희대학교▲김은주계명대학교▲김유겸고려대학교▲임은혜동국대학교▲권미리동아대학교▲이민서배재대학교▲김소담강릉원주대학교▲이주혁건국대학교▲김하림경남정보대학교▲곽동현경상국립대학교▲이지선공주대학교▲윤영두나주대학교▲김소영단국대학교▲김정재대구가톨릭대학교▲황희진대구대학교▲장지웅상명대학교▲백주희서울여자대학교▲정유진영남대학교▲김태영우석대학교▲송해림전북대학교▲양영백청주대학교▲김지수한국전통문화대학교▲김혜리목포대학교▲이종현서울대학교▲윤예진서울시립대학교▲황서현성균관대학교▲임선영순천대학교▲홍규빈신구대학교▲이현주원광대학교▲김혜교전남대학교▲서현진한경국립대학교▲한승희호남대학교등34명이수상했다. 춘계학술대회는4개분과로▲1분과조경설계·조경이론·조경사▲2분과조경계획·조경시공·조경관리▲3분과경관계획·도시결계▲4분과조경수목·생태계관리순으로진행됐다.
[인사] 이상훈 조경가, 전남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부임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이상훈필드오퍼레이션씨니어어쏘시에이트(FieldOperationsSeniorAssociateDesigner)디자이너가3월부로전남대학교조경학과교수로부임했다. 이상훈교수는서울대학교조경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조경학석사학위를받고,미국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조경디자인석사학위를취득했다.이후미국의필드오퍼레이션에서10년이상재직하면서시애틀센트럴워터프론트,마이애미언더라인,프린스턴대학교캠퍼스조경설계등의프로젝트를주도했다. 이상훈교수는그동안의경험을토대로전남대학교에서조경설계분야과목을담당할예정이며,도시재생,리질리언스조경설계등에대한실천적대안을제시하고자한다. 이상훈교수는“전남대학교조경학과에합류하게돼영광이다”라며“급변하는현대사회에서조경설계의가치와역할에대해고민하고,학생이실천적창의성을가진인재로성장할수있도록노력하겠다”고포부를밝혔다.
조수다, “전국 조경인 청도에 모이다”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조경계최대오픈카카오톡방모임인‘조경을좋아하는사람들의수다방(이하조수다)’이지난23일경북도청도에위치한대영수림원장에서조경인들을위한‘무료전지교육’을실시했다. 조수다의전지교육은조경전지및방제에대해교육을받고싶어하는조경인들을대상으로지난2022년부터매년정기적으로실시되고있다. 이날교육은오전11시부터전국각지에서몰려든70여명의조경인들이참여한가운데▲서광민아름두리조경팀장의‘전지교육’▲조봉균일송농원팀장의‘방제교육’▲유성훈유한조경개발부장의‘입찰노하우’▲대영수림원송동근방장의‘조경인의삶’에대한이야기등다양한주제로진행됐다. 교육에앞서참가자들은자기소개와조경인으로서앞으로의포부에대해서발표하는시간을가졌으며,이어전지교육을맡은서광민팀장이인사말을통해“전국을매년순회하며조경계에서활동하는많은분들과대화를나누고,특히지방권의조경학전공자,취준생,취업취약계층들과소통하기위해이번행사를준비했다”고말했다. 조수다운영진은“청도가접근이쉬운곳이아닌데비행기까지타고온조경취준생,인천에서관리를배우기위해내려오신실무자등전국먼곳에서다양한조경인들이찾아와주셨다”며,이번교육에대해“실무에서는배울수없는내용들이많았고,훌륭한선배들을한자리에서만나볼수있는멋진자리”라고말해줘서보람있었다는뜻을전했다. 또한성공적인행사가되도록찬조해준회원들게도감사의말을빼놓지않았다.송동근방장이교육장소인대영수림원장을제공하고,엄영민이룸건설대표가볼펜을선물했으며,청도한샘조경에서지역먹거리인곶감을제공했다.그외문경삼성종합건설,동산식물원김영민대표,리컴퍼니이철용대표,계림조경자재,천병훈대표,대림원예종묘문현수전무등많은회원들이식사및운영경비에도움을주었다.더불어사전답사를통해70대주차에문제가없도록진행해준유한조경개발과이룸건설에도감사의말을전했다. ‘조경을좋아하는사람들의수다방’은지난2021년5월15일개설된이래입소문으로인기가급상승한모임이다.현재는카톡방최대인원인1500명을모두채우고대기방까지운영하고있을정도로여전히인기를과시하고있다. 송동근조수다방장은앞으로좀더체계적인교육이이뤄질수있도록올해교육일정을미리공개했다. 이에따르면▲4월28일에는시흥농원에서‘수도경기지역전지교육’이▲5월26일에는나린조경에서‘조경사업준비및취업생을위한충청권교육’이▲7월5~7일2박일정으로문경캠핑장모임▲9월28일대규모서울정모▲11월2일일송농원에서호남정모▲12월7일연탄봉사등이진행된다. 송동근방장은“조수다의힘을모아젊은조경인들이사회로나와서겪는현실적인어려움을해결하고조경실무에잘적응할수있도록도움을줄것”이라며“교육행사를준비하는데운영진이힘든점이많았는데,이번에교육시행일을미리공지했으니원활한행사가되도록많은협조를부탁드린다”고말했다. 한편‘조경을좋하는사람들의수다방’에참여하고싶은사람은카카오톡오픈톡방에서‘조경’검색어를통해찾을수있으며,회원수초과로가입이힘든경우가입대기하면추후참여코드를보내주고있다.
‘정원’과 ‘공원’을 나누는 사회적 기준 ‘부재’…역할과 가치 ‘오염’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언론사마저‘정원’과‘공원’에대해애매한정의를사용하면서,이에대한잘못된개념이사회적으로확산될수있다는우려가제기됐다. 울산지역일간지인경상일보가“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아닙니다”라는고발성영상뉴스를제작하면서‘정원’과‘공원’의차이에대해너무주관적으로정의했다는지적이다. 이언론사는지난18일태화강국가정원에맨발길이나석재벤치등과도한시설물을도입해자연성이훼손되고있는점을안타까워하는내용의고발성영상뉴스를제작해보도했다. 내용의취지는공감하더라도,이러한주장에대한논거로공원과정원을나누는기준이제시됐는데전문분야로서공감하기힘든내용이라는것이다. 영상에서는공원과정원을다음과같이정의하고있다.“정원과공원은개념부터다르다.그중에구성요소로보면정원은식물과꽃,나무등의자연요소와조각품,분수등의예술요소가조화롭게어우러져조성된다고하는반면공원은산책로,운동시설,휴게시설등의시설물과함께자연요소가어우러져조성된다고나와있다” 그러면서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아니므로과도한시설물을도입하지말라고주장하고있어서자칫시설물도입여부가공원과정원을나누는기준으로해석될여지가크다.공원과정원을가르는공인된기준을통해주장을이어가는신중함이아쉽다는지적이다. 공원과정원을가르는공인된기준 하지만사실공원과정원을가르는명확한기준이없다.우리나라에서공원과정원을학문적으로깊이다루어왔던것은조경학이유일한데,조경학에서전통적으로정의해오던공원과정원에대한구별은산림청이추진한‘정원법’이통과되면서혼란을거듭하고있다. 과거에공원이라고부르던것들이공공정원으로불려지기시작했고,‘공공정원’과‘공원’의차이에대한기준을폭넓게공유하지못한상황이어서“태화강국가정원이공원이아니다”라고단언하는것은논란이있을수있다. 다만법적인정의로보면,“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아니다”라는말이맞다.공원은법적으로도시계획시설이지만,태화강국가정원은도시계획상공원에해당되지않는다.그렇다고영상뉴스에서제시한공원과정원에대한정의가법적인정의도아니라는점에서문제점은여전히남는다. 울산시담당주문관은“태화강국가정원은도시계획상공원이아닌하천으로지정돼있다”면서도“시설물들을도입하는것은법적인문제는없다”고말했다. 이에대해남수환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정원진흥실실장은“공원과정원의가장큰차이는어떤시설물이나식물에있는게아닌,조성이나관리에참여하는등의행위가중요하다고생각하는데,시설위주로설명을해놓았다”며“완벽하게설명이되지는않더라도법적인개념을갖고설명했으면좋았을걸하는아쉬움이있다”고말했다. 실제법적인개념을비교해보면▲“도시공원이란도시지역에서도시자연경관을보호하고시민의건강․휴양및정서생활을향상시키는데에이바지하기위하여설치또는지정된것”으로정의하고세부항목을정하고있으며▲“정원이란식물,토석,시설물(조형물을포함한다)등을전시·배치하거나재배·가꾸기등을통하여지속적인관리가이루어지는공간(시설과그토지를포함한다)을말한다”고정의하고있다. 태화강,“정원이냐?공원이냐?하천이냐?” 오순환환경조경발전재단본부장은태화강국가정원의성격이다양한측면에서해석될수있다고말하며,우선법적으로는“하천일뿐”이라는점을강조했다.“공원같은경우에는도시계획시설로돼있지만정원은도시계획시설이아니다.이것이산림청에서지정하는국가정원의문제이다.태화강국가정원은하천이지만땅의속성과는상관없이규모가넓게조성되면서도시공원과같은역할을하고있다.그렇다고해서하천에공원까지중복시설로지정된사례는아직없다”며원칙적으로“하천일부를이용하는이수공간일뿐”이라는것이다. 또한오본부장은조경학의전통적인정의를빌어“본래정원은사유의개념이들어간것이고울타리로위요된곳에조성된것을말해왔다”며요즘“공공정원은공원에해당된다”며,법적인정의를벗어나면“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기도하다”고말했다. 이번사건은조경의정체성을가장잘표현하는단어인‘공원’과‘정원’에대한조경전문가들의최근고민이너무안일하지않은지되돌아보는계기가되었으면한다는제보였다. 아울러“공원”을단순히시설물과식재의형태로정의하는경우,그사회적가치와역할이오염된다는점에서정원법통과이후이어져오는공원과정원에대한혼란스러운정의에대해사회적으로명쾌하게답하고합의해나갈책임이조경학계에던져졌다는지적이다.
[2024 아파트 조경 ③-포스코이앤씨] 심안용·이인효 “백년명원, 백 년을 내다 보는 조경”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자연스럽게만든다고해서진짜자연이될순없지않은가.다만바이오필릭을향한사람의마음을계속적으로불러내서자연에가깝게만들어가고자노력하는것이다” 포스코이앤씨의아파트브랜드더샵에대해사람들에게설문조사를해보면첫번째로꼽는것이‘아파트가튼튼하다’는것이다.그래서인지포스코조경의전략도“백년명원”이다.백년을가는튼튼한조경을말하는것일까. ‘백년명원’에대해백년을내다보고만든조경매뉴얼이라고자평하는포스코이앤씨의심안용,이인효부장은,아파트조경이트렌드에급급하지않고긴호흡을가진전략을가져야한다며“백년명원”은단순히‘튼튼한조경’을말하는것은아니라며인터뷰를시작했다. ‘조경’에서‘정원’으로아파트조경은2000년대초반까지도지상주차장을단순히차폐하는역할을했다.이후신도시를중심으로주차장이지하화하면서각건설사마다‘지상부를어떻게할것인가’가큰화두로떠올랐다. 2010년대초중반에는잔디밭같은넓은녹지를두고큰소나무들을심거나관목을빽빽하게심는것이유행했다.하지만5~6년정도살아보니단지가전체적으로어두워지고유지관리비만많이들어가서아파트단지에큰나무들을심는것이좋지않는다는것을알게됐다. 이후에는지피·초화를활용해아기자기한조경에관심을가지기시작하면서,억새갈대등글라스류를심은지피가든이뜨기시작했다.거기에는지자체중심의정원박람회열풍이한몫했다. “황지해작가가영국첼시플라워쇼에서1등하고지자체마다정원박람회가유행하면서아파트에도정원을조성하는것이큰트렌드가됐다.” 회사마다다르지만보통3년에서5년을주기로트렌드조사를통해조경매뉴얼을만들고있다.새로운매뉴얼이만들어지는것을계기로트렌드가조금씩바뀌는경향을보여왔는데,요즘은해마다달라지는느낌을받는단다.그만큼경쟁이치열해지는것일까. ‘MZ세대’,트렌드를이끌다 최근아파트트렌드가급변하는이유중하나는인구구조변화에있다.집을구매하는소비자층대부분을MZ세대가차지하고있는데,MZ세대들은혼자사는경우도많고,결혼을해도아기를낳지않는경우도많으며,반려동물을키우는등생활트렌드도많이다르다보니공동주택트렌드도달라지고있다.특히1인세대에대한고민이커지고있다. “예전에는결혼해서아이를낳으면집을20평대에서30평대로옮겨가는식의루틴화된것이있었지만요즘은이런공식이깨지고있다.요즘은40~50평대아파트가거의없다.이런추세는2010년대부터나타났는데,최근에는단독거주형의아파트도많이생기고있다.” 하지만MZ세대,독립세대,고령화라는사회적변화속에서포스코만이가진조경콘셉트가무엇인가를생각해보니특별한게없었단다.변화된트렌드에맞는새로운조경전략이필요한시점이었던것이다.하지만모순적이게도최근건설사들이내놓는조경전략변화들이큰의미가없다는데에점점더많은건설사조경인들이공감하고있다. “‘이런시설물이제일이고이런식재방식이유행이야’하면서그동안트렌드를쫓아왔는데지나고보니크게의미가없더라.포스코조경브랜드인‘백년명원’은어떤추세나유행을쫓지않고더먼미래를위해어떤조경을해야하는지를담기위해서론칭됐다.” ‘백년명원’과‘바이오필릭’ 많은건설사들이‘명품조경’을강조했을때,포스코는‘조경’이아닌‘정원’이라는개념을쓰기로했다.정원에서의명품이라고하면명원이아닌가.그래서백년천년된오래된정원들이즐비한유럽,일본,중국을가서사례조사를했다.해외유명정원을찾아보고‘어떤요소와매력들이사람들의관심을끄는것인가’를샘플링을하고시뮬레이션을하여매뉴얼화시키는작업이진행됐다. “지금까지도수백만명의사람들이찾아보는이유를알고싶었다.세계적인명원들을직접찾아가조사를해서사람들이무엇을좋아하는지정리했고,이과정에서트렌드를쫓을필요가없다는확신을했다” ‘백년명원’을구체적으로실현시키는것은바이오필릭디자인(BiophilicDesign)이다.바이오필릭은생명(bio)을사랑(philia)한다는뜻의‘바이오필라’에서확장된말로,인간은본능적으로자연을사랑하게돼있다는의미이다. “본능적이라는것은새소리를들으면좋고,물이흐르는소리를들으면편안해지고,녹색을보면행복감을느끼는데,그이유가다른어딘가에서온것이아니라우리안에내재돼있다는의미이다.” 사실바이오필릭디자인은이미20~30년전미국에서생체모방을의미하는바이오미미크리(biomimicry)디자인이나바이오모픽(biomorphic)디자인으로존재한개념이다.수영선수들의수영복을상어의피부처럼만들어물의저항을없앤다든지각종자연이나생물의형태를모방해서만들면형태뿐만아니라기능적으로도적합하게작동할것이라는믿음이다. 지속가능한식재,심플한시설물‘백년명원’이추구하는식재는‘자연과정원본연의모습에집중하는식재’로요약할수있다.기후와토양에맞는식물을적용해지속가능한생육환경을만드는것이다.자연에서자라고있는형태그대로를가지고와서심으면세월이지나면서더자연스럽게성장해갈것이라는생각이고,그것이야말로‘생태적’이라는판단이다.기존에크고조형적가치가높은수목을식재하던것과대비된다. 그래서인지포스코센터에최근심어놓은교목에는다간형이많다.정형적인수목에대한기준을과감하게버리고산나무같은자연적인모습들이오히려호평을받고있다. “자연적인식재가사실은매우어렵다.보통제주도면제주도,강원도면강원도등지역적으로만정립되어있고,실제우리가사는공동주택의환경은너무다양하다.” 아파트와같은인공지반에지속가능성을만든다는것은애초에쉽지않은일이다.포스코는현재많은전문가들가함께다양한실험과실패를거듭하고있다.이를통해‘생태’라는큰지향을내재화시킨고유기술을만들어가고있다. ‘백년명원’이추구하는시설물디자인은단기적으로는단순함과간결함을추구하는것이고,장기적으로는자연형모습을구현하기위해외관과기능,소재에서자연유기체의오가닉바이오미미크리디자인(Organic&BiomimicryDesign)을추구하는것’이다.이를통해단순하지만오래지나도고급스러워보이는시설물을찾아가고있다. 이러한시설물콘셉트를실현하는데에최근주목받고있는것이3D프린팅기술이다.직사각형태의거푸집으로형태를만드는데는디자인적인한계가있고,그렇다고금형을떠서만드는것은비용적으로힘든일이다보니자연의형태를선호하는조경시설물분야에서활용도가더욱높아질것으로보인다. “대형시설물을만들만한3D프린터가보급되지않아서아직은소형구조물제작만가능하다.지금은작은스툴나테이블등에한정해서재활용플라스틱등을활용해서제작하고있다.” 재활용소재를활용한업사이클링․리사이클링은아파트조경에서는최신트렌드이다.폐플라스틱,폐섬유,폐콘크리트를활용한제품들은바닥포장,구조물,시설물등다양한활용이가능하다. “예전같으면‘폐’라는접두사가붙으면입주자들의불만이있을것같아많이걱정을했는데요즘MZ세대들은업사이클링한시설물에대해서거부감이없다.실제적용된현장의입주자들을대상으로설문조사한결과긍정적이었으며,디자인을더발전시키면오히려더좋아할것이라는확신이들었다.” 백년명원,10%의실험 “백년명원”은가까운트렌드가아니라먼미래를내다보고만든조경전략이라니실험적일수밖에없다.나아가선도적인라는느낌도든다.시공을어떻게구현할것인가도궁금하지만입주자들을어떻게설득할것인가가더궁금해지는부분이다.아직도많은입주자들은키큰소나무를원하지않을까.이에대해‘10%의실험’이라는답변을내놓았다. “선도한다는것만큼무섭고정말건방진말이없는것같다.우리가실험적으로할수있는것은많아봤자10%정도이다.” 조경도하나의문화가됐다.국민수준에따라서정치가가고문화가가듯이,조경도입주자라는소비자들에맞춰가야한다.너무빨리가서도안되고너무느리게가서도안되고적절하게템포를가져야한다.약반발자국정도만앞서도성공적이라는생각이다. 다만20대부터40대초반까지의입주자들은어릴때부터교육을많이받아서지구환경에대한관심이윗세대와는남다른면이있다.이들세대는“소나무안심으면조경이아니야”라고말하는세대가아니다.오히려낯설고새로운것이라도좋다고판단되면더열광하는열린세대이다. “조경은사람들의내면욕구를반영하고다시조경이사람들의마음에어떤심상을불러일으킨다.공간과사람이상호선순환하는원리이다.그래서우리는사람들의마음을요구하는것이다.바이오필릭을향한마음을계속적으로불러내서진짜환경을생각하고진짜자연에맞게만들어가자는것이본질이고,이것이포스코조경이가야할방향이라고생각한다.” 변화의세대들을맞아본능적으로좋은조경에대한열망을한껏불어넣을수있는다양한실험들이이어지길기대해본다. <인터뷰> 언제까지흉내내기만할것인가! 최신아파트조경트렌드에있어서포스코조경이관심을가지고있는이슈는무엇인가? 요즘은정원과조경이라는용어를혼용하면서각각정의하기가어려운부분이있다.개인적으로정원은휴먼스케일로지근에서의디테일한경관을만들어내는것으로기술과감각이필요하고,조경은그보다는좀큰스케일로구분하고,그러한구분을서로인정을해주는것같다.플랜테리어산업이커지고있는것도주목하는변화이다.우리가볼때는정원도비전공인자에게열린분야라고생각하는데,플렌테리어는식물전공과전혀상관없는사람들에게도열린영역으로자리잡아가고있다.하지만이모든것이조경의영역이라는점에서업역이넓어지고다양화되고있고,한편으로경계가모호해지기도한다. 조경분야가이런변화를보듬어안을수있어야한다고생각한다.원하든원하지않든시대의변화에따라필요한분야들은새로생기고있고,그런트렌드가고스란히공동주택에도반영되고있다. 최근에는아파트지하주차장이나웰컴존에플랜테리어를적용해달라는요구도있다.그런데그곳에서식물을키우려면빛이나온습도등을제어하는유지관리기법이라든지토양,관수,배수등의문제를해결할줄알아야하는데,그것은플랜테리어의한계를벗어나는일이다.이것이조경이해야될역할이다. 포스코조경이추구하는바이오필릭디자인은실내플랜테리어의기법도적극적으로차용해수용한다.업역이더넓어지고그만큼역량도확장되어야하는데낯설다고배척만할것이아니다.플랜테리어의어떤점이사람들에게매력적으로어필되었으며어떤부분이부족한가를고민하고,관련된모든분야의기술을수용해서실제적용이가능한현장의시공기술로발전시킬필요가있다. 건설사조경인들에게하고싶은이야기는? 사회와기술의변화에따라사람들의요구사항이달라지고있다.하지만조경은새로운것에대해좀배타적이고거부감도많다.기득권적인경향이없지않아있다.좀더넓게수용하며좀더깨어있는생각을가져야오래갈수있다고생각한다. 지난해건설사조경협의회에서여러건설사들이조경정보를공유하는세미나를했는데,예전에는서로공유하는것을다소꺼려했었다.하지만이러한시대적변화와속도도빨라지고젋은직원들의깨어있는생각과다양한의견들이반영되면서예전처럼한번전략을세워서몇년씩우려먹던시대는끝났다.꼭꼭숨기고내것만좋은거야라고고집피우다가는도태되기딱좋은시대가된것이다.정보는교류와오픈을통해보다나은발전된지식자산이된다.그야말로집단지성과풍부한데이터를확보하면저절로좋은결과가도출되는AI시대인것이다.좋은것은공유해서발전시키고안좋은것은빨리배제시켜서같이상생해나가길기대한다. “지금까지흉내내는것은많이해왔지않은가.트렌드를쫓아서급급하게흉내만내는조경이너무지겹고,그과정에서버려지는자원이너무많아서죄스럽다.세상은수준이높아졌는데더이상흉내내기만할것이아니라그안에본질적인걸좀더찾자”
확 달라진 순천만국가정원, 4월 1일 새단장 개막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순천시는순천만국가정원이6개월여의정비기간을끝내고,4월1일새롭게개장한다고14일밝혔다. 순천시에따르면,지난해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1000만명에육박하는관람객을유치하고,박람회로이뤄낸도시변화를벤치마킹하기위해510여개기관및단체에서순천을찾았을정도로역대가장성공적인국제행사였다는평을얻었다. 시는이러한정원의성공에서한발더나아가기위해국가정원의아날로그적요소는더욱강화하는한편,인공지능(AI)과디지털기술,애니메이션요소가결합한확달라진순천만국가정원을선보인다. ‘우주인도놀러오는순천’이라는주제로리뉴얼된순천만국가정원은더욱풍성해진볼거리,즐길거리로3대가함께즐기는‘K-디즈니순천’을엿보는최적의장이될전망이다. 주요스팟의명칭과콘텐츠역시확바뀌었다.먼저서문권역에코지오온실과방치된배수로를정비해350m,4700평에달하는‘스페이스허브’를탄생시켰다.단순히동문과서문을잇는역할만을수행하던이공간은각종화훼연출과환경정비를통해오천그린광장버금가는핵심콘텐츠로부상했다. 강익중작가의‘꿈의다리’도리뉴얼작업에돌입했다.중고컨테이너를재활용한기존작품은설치된지10년이지나내용연수도달로인해비가새고,색이바래는등더이상작품성을유지하기어려워졌다. 이에시는다리외부를우주선이내려앉은형태로새롭게연출해‘우주인도놀러오는순천’이라는핵심주제를표현하는한편,내부에물,순천만,우주가어우러진미디어연출을통해우주와정원을잇는관문,‘스페이스브릿지’로재탄생시켰다. 동문권역역시더욱풍성해진콘텐츠로관람객과의만남을기다린다. 어린아이들로부터큰사랑을받았던노을정원과키즈가든인근에는자연주의환경예술가박봉기작가의작품을설치하고,내부에EBS인기애니메이션‘두다다쿵’의캐릭터를가미했다.여기에인공지능(AI)를활용한최첨단기술을도입해‘두다다쿵’에등장하는캐릭터와관람객이직접소통하는특별한경험을선사할전망이다. 미로정원은누적조회수35억뷰에달하는‘유미의세포들’의캐릭터를입혀MZ세대를겨냥한‘유미의정원’으로리뉴얼했다.아날로그적요소로가득했던기존정원이애니메이션캐릭터를통해더욱친근하고생동감넘치는정원으로새롭게태어났다는후문이다. 또한지난해국가정원핵심콘텐츠중하나였던시크릿가든은체험형실감콘텐츠도입을통해‘시크릿어드벤처’로다시태어났다.4D영상시스템등최첨단디지털기술을활용해단순히보기만했던기존정원을관람객이직접주인공이되는즐기는정원으로업그레이드했다. 정원에서의특별한하룻밤을선사했던가든스테이쉴랑게는워케이션을위한공간으로탈바꿈시켰다.‘정원워케이션’이라는달라진이름처럼대한민국최고정원이라는차별화된요소를바탕으로일과휴식모두를만족시킬수있는워케이션성지로키워낸다는계획이다. 노관규순천시장은“지난해천만명에가까운분들이순천만국가정원을찾아주셨기에시민들뿐만아니라전국에서올해국가정원개장에대한관심이높은것으로안다”며“‘우주인도놀러오는정원’을주제로깜짝놀랄만한변화를준비하고있으니많은관심과사랑보내주시길바란다”는뜻을전했다. 순천시는오는4월1일,새롭게조성된스페이스허브에서개막식행사를개최하고,본격적인국가정원운영에돌입한다.
  • 환경과조경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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