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조경수‧식물

뉴스 상세검색
뉴스 상세검색 닫기
카테고리
기간
~
검색어
  •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하 한수정)과 신한카드가 ESG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백두대간 자생식물 종자 2만여립을 시드뱅크에 저장했다. 한수정은 신한카드와 함께 백두대간 자생식물 종자 저장 행사를 개최했다고 14일 밝혔다. ESG 협력사업 일환으로 추진된 이번 행사는 산림생물다양성 증가와 기후변화에 취약한 산림생물의 지속적인 보전을 위해 마련됐다. 양 기관은 이번 행사를 통해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전시원 및 숲정원 일대에서 수집한마타리, 산비장이 등 자생식물 종자 8종류 2만여립을 수목원 내 시드뱅크에 저장했다. 백두대간수목원은 안정적이고 과학적인 종자연구가 가능한 시드뱅크와 시드볼트를 둘 다 가지고 있는 국내외 유일한 기관이다. ‘시드뱅크’는 연구나 증식 등 활용을 목적으로 종자를 중·단기적으로 저장하고, ‘시드볼트’는 전 지구적 재난·재해 등에 대비해 식물 멸종을 막으려는 목적에서 종자를 영구적으로 저장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류광수 한수정 이사장은 “백두대간 자생식물 종자 시드뱅크 저장을 필두로 다양한 자생식물 생산·보급을 통해 자생식물을 지속해서 보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국내에 분포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던 층층갈고리둥굴레(Polygonatum sibiricum)의 자생지가 서해 5도 지역에서 확인됐다. 14일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이번에 확인된 층층갈고리둥굴레는 밝은 낙엽활엽수림 아래 드문드문 자라고 있었고, 어린 개체부터 개화한 성숙 개체까지 200여 포기가 고루 섞여 서식하고 있었다. 그동안 층층갈고리둥굴레 국내 자생지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충북(단양, 제천)과 강원(태백) 등 전국 각지에 층층갈고리둥굴레 재배지만 있었다. 층층갈고리둥굴레는 한반도 북부를 비롯해 중국, 몽골, 러시아의 온대림부터 한대림에 걸쳐 분포한다. 예로부터 1500년 이상 약재료로 이용되고 있는 층층갈고리둥굴레는 황정이라 해 둥굴레처럼 땅속줄기를 직접 생식하거나 차로 마시며 원기 회복과 체력 증강 식물로 알려져 있다. 국립수목원은 층층갈고리둥굴레의 국내 자생지가 확인됨에 따라 산림생물종 다양성의 분포와 유용물질 추출 등 다양한 활동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현탁 국립수목원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장은 “층층갈고리둥굴레에 대한 추가 조사를 포함해, 도서 산림에 대한 산림생물종 분포 탐사를 통해 좁은 분포면적을 나타내는 취약 생물종을 꾸준히 발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국립산림과학원은 전사체 및 생리활성물질 분석방법을 활용해 내건성이 우수한 현사시나무의 클론묘를 선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Plants에 게재됐다. 가뭄 스트레스는 형태적, 생리적, 분자 수준에서 식물 반응에 영향을 주어 식물의 성장이나 생존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올해 봄엔 이례적으로 3월 말부터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연일 건조주의보가 발효되었고 이에 따라 어린 나무가 시들거나 고사한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기후변화 대응 건조·가뭄에 강한 수종 육성 연구는 필수적이다. 산림과학원 연구진은 현사시나무 클론인 72-30과 72-31을 대상으로 가뭄 스트레스를 처리 전사체 분석을 수행했다. 분석 결과 현사시나무 건조내성 관련 유전자는 프롤린, 앱시스산 및 항산화제와 관련된 합성 경로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72-31 클론은 가뭄 스트레스 조건에서 72-30 클론보다 더 강한 가뭄 내성을 나타냈고, 유전적 변화도 다른 패턴을 보였다. 임혜민 산림과학원 임목자원연구과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수목의 건조 스트레스 저항성 디지털 육종연구 마련의 기반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내건성뿐만 아니라 환경·기능성 수종 개발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환경과조경 이현 기자] 제주도는 천연기념물 제159호 ‘제주 봉개동 왕벚나무 자생지’에서 채집해 조직 배양한 왕벚나무 150본을 이달 중 서울식물원에 분양한다고 9일 밝혔다. 제주도에 의하면, 2013년부터 한라생태숲에서 왕벚나무 조직배양에 성공한 이후 자생 왕벚나무 배양묘 생산 및 육묘 체계를 구축해 연 2000본의 배양묘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 분양은 2021년 서울식물원의 요청에 따라 한라생태숲에서 자체 증식한 왕벚나무 총 200본을 분양하는 것이다. 앞서 2021년 50본이 1차 분양됐으며, 현재까지 서울식물원에서 생육이 양호한 상태로 자라고 있다. 왕벚나무 묘목은 수고 2.5m 내외의 생육상태가 대체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선별했으며, 서울식물원 내 가칭 자생왕벚나무원에 식재될 예정이다. 한라생태숲에서 증식된 왕벚나무는 2017년부터 지금까지 총 5300여본이 제주도 내 가로수 식재용과 유전자원 보전·연구용 등으로 분양됐다. 양제윤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중요 향토자원인 제주 자생 왕벚나무의 묘목 생산 및 지속적인 보급을 통해 제주식물의 우수한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우리나라 자생수목 30여 분류군에 대한 다양한 수피의 형태를 세밀화로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수목원과 한국식물세밀화협회는 공동으로 오는 14일부터 26일까지 산림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한국 수목의 수피’ 세밀화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이 전시회는 나무옷 ‘수피’를 주제로 한 국내 최초의 특별전으로 국립수목원 입장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전시 기간 중 휴관일(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국립수목원은 2015년도부터 한반도 자생수목에 대한 분포, 형태, 식생정보 등의 종합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중에서 북한 지역에 자생하는 희귀식물인 종비나무(Picea koraiensis Nakai)를 비롯해 우리나라 자생수목 30여 분류군에 대한 다양한 수피의 형태를 학술적 설명과 함께 세밀화로 제작해 전시한다. 신현탁 국립수목원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장은 “수피는 인간의 피부처럼 생리적으로 나무 자신을 보호하는 기관이기도 하지만, 종을 식별하고, 인간에게 다양한 이로움을 선물한 소중한 자원”이라며 “이번 특별전을 통해 우리 나무의 다양한 피부, 그 속성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란다”고 말했다.
  • 단청처럼 마가목은 큰 관목 또는 작은 교목으로 분류한다. 오랫동안 자라도 키가 7-8m에 불과하다. 적갈색 수피는 갈라지지 않고 매끈한 편이다. 잎이 달린 모습은 아까시나무와 비슷하나 작은 잎은 뾰족하며 가장자리에는 겹 톱니가 있다. 잎은 9~13장이 깃털 모양으로 달리는 깃꼴겹잎의 형태로 작은 잎이 모여 하나의 큰 잎을 만들 듯이 꽃의 형태도 수십 개의 작은 꽃이 우산모양으로 하나의 꽃차례를 이루고 있다. 늦은 봄에 새하얀 꽃이 반구 모양으로 무리 지어 핀다. 꽃향기와 꿀이 풍부하여 밀원식물로 이용한다. 10월에는 5~8mm 크기로 동그란 열매가 붉은색으로 열려 자주색 단풍과 어우러져 눈길을 끈다. 수십 개의 열매가 모여있는 열매 뭉치는 시간이 가면서 무게를 이기지 못해서 가지가 아래로 쳐지게 된다. 빨갛게 익은 열매는 낙엽 지고 겨울이 와도 그대로 달려 있어서, 눈이 내리면 열매 위로 소복이 쌓인다. 마가목이라는 이름은 봄에 돋아나는 새 잎이 말의 이빨처럼 보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런데 마가목 가지에서 나오는 새 잎을 아무리 살펴봐도 말 이빨처럼 보이지 않는다. 마아목(馬牙木)에서 마가목이 되었다고 하지만 조선 후기 문헌에서는 마가목(馬檟木)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한자 뜻대로 풀이하면 마가목 한 그루 값어치가 말 한 마리와 맞먹을 정도로 귀하다는 것이다. 가을이 되면 잎이 불타오르듯 붉게 물들고 열매 또한 붉게 익는다. 나무 전체가 빨간색으로 물들어 가을 산에 아름다움을 더한다. 1000m가 넘는 높은 산에서 군락을 이뤄 자라며 혹한과 매서운 바람에도 결코 얼어 죽지 않는다. 바위가 많은 곳이나 음지, 계곡 주변에서 주로 자생한다. 산 아래 평지에 심어 놓으면 생육이 좋은 것으로 보아, 키 큰 나무들을 피해 산 고개기처럼 척박한 곳에서 자란다고 한다. 설악산이나 계방산, 울릉도 성인봉 정상 부근에서 볼 수 있다. 산삼처럼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마가목 종류는 마가목, 당마가목, 산마가목 3종이다. 오랜 시간 동안 서로 다른 마가목이 같은 지역에서 자라면 자연교배로 인한 잡종이 끊임없이 일어날 수 있다 고 한다. 잎의 개수로 구분하는데 작은 잎이 9~13개이고 잎 뒷면이 앞면과 같이 녹색이면 마가목이고, 작은 잎의 숫자가 13개를 넘고 잎 뒷면이 흰빛이 있으면 당마가목이다. 잎 가장자리의 거치로 구분하기도 한다. 마가목은 주로 우리나라의 울릉도를 포함한 강원도 이남과 일본에 자생하고, 당마가목은 주로 강원도 등 북부 지방과 중국, 몽골에 서식한다. 이와 별도로 세계적으로 80여 종이 넘는 마가목은 오래전부터 조경수로 개발하여 유럽, 중국, 미국에서 수입하는 마가목 종류도 많이 있다. 최근 공원이나 가로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은 해외에서 건너온 원예종 마가목이다. 수입 마가목은 대부분 수관폭이 자생 마가목보다 넓고 키가 큰 편이다. ‘풀 가운데 제일은 산삼이요, 나무 중에 제일은 마가목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약효가 뛰어난 나무로 알려져 있다. 오래전부터 한약재로 유명했는데, ‘가지를 꺾어 지팡이로 짚고만 다녀도 요통이 낫는다’고 할 만큼 민간에서는 허리 통증과 뼈관절 질환의 약재로 널리 사용했다. 열매는 말려서 달여 먹거나 담금주로 먹기도 한다. 몇 해 전 갑자기 암 치료에 마가목 수피가 좋다는 소문 때문에 껍질이 숱하게 벗겨지는 난리가 벌어진 적도 있었다. 닥터지바고가 사랑한 라라처럼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북유럽에서도 마가목은 높은 산에 살고 있으며, 겨울철 붉은색 열매는 눈을 뒤집어쓰고 가지에 매달려 있다. 그래서 북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신단수로 추앙받는 풍습이 전해진다. 마가목을 산물푸레나무(mountain ash)로 부르는데, 물푸레나무는 북유럽 신화에서 하늘과 연결하는 신목(神木)이다. 북유럽 신화에 따르면 마가목으로 배를 만들면 침몰하거나 물에 빠져 죽는 일이 없다고 전해진다. 러시아 문학가 파스테르나크의 소설 ‘닥터 지바고’에서 마가목 열매는 생명, 풍요 그리고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지바고는 마가목 열매를 보며 헤어진 연인 라라를 떠올리고 반드시 다시 찾으리라는 용기를 얻는다. 러시아 사람들의 마가목 열매에 대한 의미를 소설에서는 잘 설명한다. 세상천지가 흑과 백으로 나눠진 설원에서 마가목 열매는 혹독한 겨울의 차가움에 생명을 불어넣는다고 묘사한다. 차디찬 동토의 땅에서 붉음을 유지하며 시련을 극복하는 용기를 주는 마가목 열매는 러시아의 처절한 근대사를 온몸으로 보여준다. 마가목은 백두대간 운두령이나 대관령에 가로수로 식재했다. 일본 삿포로나 러시아 자작나무 숲속에도 심어 놓았다. 눈 덮인 설원에 서 있는 마가목은 단조로운 겨울 풍광 속에서 루비처럼 붉게 빛나고 있었다. 이처럼 마가목은 겨울철에 들어서야 존재감을 더욱 크게 보여주는 나무이다. 팔방미인처럼 마가목(Sorbus commixta)과 팥배나무(Sorbus alnifolia)는 속명(Sorbus)에서 보듯이 매우 가까운 형제 사이이다. 사는 곳은 서로 달라 팥배나무는 우리나라 모든 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으나, 마가목은 울릉도 특산식물이고 강원과 영남지방의 고산지대에 주로 서식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조경수로 개발하여 도시에 많이 식재하여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팥배나무는 팥을 닮은 열매와 배꽃을 닮은 꽃을 특징으로 하여 팥배나무라고 부르는데, 꽃은 마가목과 거의 같으나 잎은 전혀 다르다. 나뭇잎은 빗살무늬로 나뭇잎의 전형적인 모양을 가지고 있다. 거의 같은 시기에 꽃이 피어 늦은 봄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이 시기에는 흰색 꽃들이 경쟁적으로 피어난다. 마가목-팥배나무, 이팝나무-산사나무, 때죽나무-쪽동백나무, 층층나무-산딸나무 순으로 피어 난다. 묘목 생산은 초여름 장마철에 새순을 삽목하거나 씨앗을 2년간 노천 매장해 뒀다가 봄에 파종한다. 나무가 어릴 때는 직사광선을 싫어해서 음지에서 잘 자라는데 생장하면서 점차 양지에서 잘 자란다. 습기가 있는 땅을 좋아하고, 도시지역의 정원이나 공원 또는 가로수로 심어 꽃, 열매 및 단풍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연두색 새잎, 하얀 꽃 그리고 빨간 열매와 단풍 등 모든 면에서 조경수로 인기가 많다. 천천히 자라면서 수관폭이 좁고 수형이 저절로 잡히는 편이라서 작은 규모의 정원에 심기 적당하다. 햇볕이 풍부한 양지를 좋아하며 추위나 그늘엔 강하지만 더위나 공해에 약해 도심 가로수로 부적당하다. 토양은 거의 가리지 않지만 배수가 잘 되며 보습력이 뛰어난 토양에서 생육이 가장 좋다. 특이한 잎 모양과 향기 짙은 하얀 꽃이 아름답고, 붉은색 단풍과 열매 뭉치를 오래 볼 수 있어서 좋은 평가를 받는 조경수이다. 동의보감에 이름을 올렸듯이 중요한 한약재로 쓸 수 있는 팔방미인형 나무이다.
  • 공룡과 함께 살다 약 2억 5000만 년 전부터 지구에 살기 시작했다. 여러 번의 빙하시대를 지나면서 대부분의 생물이 멸종했는데도 기어이 살아남은 은행나무를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대접한다. 생물분류학으로 1문에 1종만이 현재 동아시아에 살고 있다. 우리 주변에 가로수 등으로 흔하게 볼 수 있는 은행나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에서 멸종위기종에 속해 있다. 눈만 뜨면 볼 수 있는데 ‘멸종위기’라니 놀랄 수도 있지만, 야생에서 사람의 도움 없이 번식하고 자생하고 있는 은행나무 군락을 거의 볼 수 없다는 것이 지정의 이유다. 현재 은행나무 명맥을 유지하는 유일한 역할은 인간이 하고 있다. 조류는 외면하고, 다람쥐나 청설모도 관심이 없다. 대부분의 동물들에게 은행은 먹지 못하는 유독성 열매인 것이다. 꽃은 봄에 잎과 함께 암꽃과 수꽃이 암나무와 수나무에서 핀다. 바람에 실린 꽃가루가 암꽃까지 날아가서 수정이 이루어진다. 성장은 더디지만 조건만 맞으면 오래 산다. 열대나 한대 기후만 아니면 어디에서든 자라는 적응력을 가지고 있다. 생명력이 강해서 고사한 줄기에서도 2년간 맹아가 돋아나는 경우도 발생한다. 우리나라 은행나무 노거수를 살펴보면 원줄기가 죽고 뿌리 주변에서 새로 돋아난 맹아가 자라난 것이 많다. 노거수가 많아 보호수로 지정되는 하한선이 400년으로 다른 수종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유학과 함께 산다 가을이 되면 잎이 노랗게 물들어 단풍이 아름다우며 병해충에 강하고 성장 속도가 비교적 느려 가로수로 많이 심는다. 열매와 잎은 가공하여 각종 의약품이나 건강식품을 제조하는 원료로 쓰인다. 겉씨식물 중에서 유일하게 잎이 부채꼴로 넓은 편이지만, 잎맥이 평행맥이고 줄기에는 가도관이 95% 이상을 차지하는 등 침엽수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침엽수로 분류한다. 2,500년 전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가인 공자가 제자들에게 살구나무(杏) 그늘 아래에서 학문을 가르치던 곳을 행단(杏壇)이라고 한다. 수백 년이 흘러 살구나무는 없어지고 나중에 심었던 은행나무가 살아남았다.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중국 행단에서 본 것은 살구나무가 아닌 은행나무였으니 행단의 행(杏)을 은행나무로 해석하고 서원이나 향교에 은행나무를 심었다. 서울 명륜당 은행나무는 500여 년 전 조선 중종 때 성균관 대사성을 지낸 윤탁이 심은 것으로 기록에 남아 있다. 이러한 전통은 근현대에도 이어져 학교의 상징으로 은행나무를 많이 심게 되었다. 은행이 살구와 모양이 비슷하게 생겼는데, 살구(杏)보다 조금 밝은 빛이 난다고 해서 ‘은빛 나는 살구’라는 의미로 ‘은행(銀杏)’이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 도시민과 같이 산다 1990년대까지 가장 많이 심은 가로수는 플라타너스였다. 공기정화능력이 뛰어나고 빨리 자라고 넓은 그늘을 제공하며 오염토양에서도 생존하는 장점이 있었으나 지나친 수세 확장으로 보행로를 좁히고 열매의 털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이후 가로수 수종은 은행나무로 많이 대체되었다. 현재 서울시내 가로수는 2020년 기준 총 30만여 그루가 있는데 이중 은행나무가 10만 6000여 그루로 35%를 차지하고 있다. 은행나무 가로수는 가을에 열리는 은행 열매에서 나는 악취가 큰 문제를 일으킨다. 은행나무 가로수 가운데 약 2만 7000여 그루가 암나무로 열매껍질이 찢어지면서 점액이 나와 악취를 일으킨다. 악취 민원 때문에 암나무를 베어달라는 요청이 많이 생겨 관리기관마다 골치가 아프다고 한다. 은행나무 악취를 막기 위해서 가지 주변에 망을 설치하여 열매가 도로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거나. 굴삭기의 진동기구로 은행을 조기 수거를 하고 있다고 한다. 더 나아가 은행나무 암수 감별 기술을 개발해 암나무를 수나무로 바꿔 심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나무 가로수가 주는 도시환경 개선 혜택은 모른체하고, 악취를 못 견디는 도시민의 이기심은 극복해야 한다. 겨울나무에 손뜨개질로 만든 나무 옷을 입히는 재능기부를 하는 것보다 열매 수거에 도시민이 스스로 나서야 하지 않을까? 한동안 도시 하늘을 뒤덮은 초미세먼지로 온 국민이 다 죽을 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언론에 도배된 적이 있었다. 은행나무는 넓은 잎으로 초미세먼지를 흡착하여 저감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그 밖에도 차량 배기가스나 분진 등 유해 물질을 빨아들이는 ‘공기 정화 효과’가 좋다고 한다. 줄기 껍질이 두꺼워 화재와 병충해에 강하다는 장점도 있는 만큼 앞으로도 도시 가로수로 많이 심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다수이다. 터가 넓어야 잘 산다 15년 전 뚝섬경마장을 공원으로 조성한 ‘서울숲’은 서울 동북부의 대규모 공원이다. 울창한 숲과 넓은 잔디밭이 잘 조성되어 있고 각종 공원 활용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방문객이 많은 편이다. 여러 군데 중 인기가 좋은 장소는 은행나무숲을 들 수 있다. 2005년도에 조경공사를 할 당시에는 농장주가 방치하다시피 키운 은행나무는 애물단지였다. 묘목을 빽빽하게 심어놓고 제대로 관리를 못한 탓에 은행나무 고유의 수형이 나오지 않아 팔리지 않자, 나무 주인은 하릴없이 내버려 둔 상태였다. 토지 매수가 완료되어 은행나무를 옮기라는 요청을 받은 나무 주인은 이식을 거부하고, 서울시에서 은행나무를 전량 구매해달라며 요구했다. 서울시에서는 공사가 급한 처지 때문에 요구를 들어줬고, 수형은 나쁘지만 제자리에 그냥 놔두자는 신박한 아이디어를 채택하게 되었다. 지금은 은행나무줄기가 주는 단순함과 특이한 수형으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소가 되었다. 다 베어내고 제대로 된 수형의 은행나무를 심는 것보다 결과가 좋다고 할 수 있다. 조경기술자의 디자인보다 집단지성이 더 좋은 결과를 이룬 사례로 추천할 만하다. 도시 가로수로 은행나무를 줄지어 심다 보면 식재장소의 토양조건이나 지하매설물이 나쁜 경우가 많다. 커다랗게 자랄 수 있는 나무를 불과 1.2m 보호틀에 가둬놓고 주변은 전부 불투수성 포장재로 덮어버린다. 살아 있는 게 신기할 정도인데 은행나무는 잘 버티고 살아간다. 머리 위에 있는 전깃줄 때문에 기형적으로 가지를 잘리고 단풍잎은 보기엔 좋으나 치우는데 많은 비용이 든다. 기후변화시대에 도시민에게 여러 가지를 베풀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은행나무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서만 살고 있다. 우리 곁에는 흔하게 있지만 서양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전국에 80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용문사 은행나무를 비롯하여 반계리 은행나무 등이 천년을 넘겨서도 위풍당당하게 사는 나무로 유명하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은행나무는 바라만 봐도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한다. 2022년 여름 명륜당 은행나무 가지 일부가 세찬 비바람에 부러졌다. 지주대를 여러 개 설치해서 가지를 보호하고 있지만 예상할 수 없는 자연재해는 언제나 일어나기 마련이다. 뿌리 부근에서 새로운 맹아가 싹터서 자라난 손자 은행나무가 줄기를 뻗고 있다. 언젠가 500년 묵은 할아버지 나무가 쓰러지면 그루터기를 딛고 손자 나무가 명맥을 이어 갈 것이다. 예전에 은행나무를 심으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소문에 은행나무 묘목을 사다가 심어놓고 방치하는 사례가 많았다. 잡초 발생을 방지하려고 1m 이내로 촘촘히 묘목을 심어 놓은 후, 관리를 안 하여 곁가지는 말라죽고 하늘을 향해 키만 높게 자라게 된다. 이러한 수형은 조경수로는 낙제점이라 팔리지 않으니 그냥 내버려 둔다. 멀리서 보면 그럴듯한 은행나무숲인데 가까이 보면 쓸 만한 나무가 한 그루도 없다. 결국 치우느라 비용이 별도로 들게 된다. 거름과 농약을 수시로 주는 농작물을 생산하는 것 보다는 조경수 생산이 쉽고 단순한데 전문가의 조언을 듣지 않는 경우가 많다. 조경수 생산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병충해가 적거나 전정 요구도가 낮은 수종을 선택하되 키운 뒤 판매하기 쉬운 수종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광릉숲에서 국내 미기록 선태식물 2종이 새롭게 확인됐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광릉숲 선태식물에 대한 집중 조사를 통해 국내 미기록 2종, 광릉숲 미기록 52종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수도권에서는 유일하게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광릉숲은 우리나라에서 단위 면적당 생물 종 수가 가장 많은 생물다양성 보고로 알려져 있다. 선태식물의 경우 광릉숲에 132종이 생육하는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5년 만에 이루어진 이번 광릉숲 선태식물 집중 조사에서는 국내에서 분포가 확인되지 않은 표주박이끼과(Funariaceae)의 Physocomitrium pyriforme (Hedwig) Hampe(국명 없음)와 깃털이끼과(Thuidiaceae)의 Anomodon sp.(국명없음)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선태식물은 전 세계적으로 1만6000종에서 2만 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으며 국내에는 900여 종이 분포하고 있다. 선태식물 종 수는 관속식물에 비해 적지만 극한 환경인 사막, 극지방을 포함해 전 지구의 다양한 생태계에서 지표면을 점유해 생물종다양성을 안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국내 미기록 선태식물 중 Anomodon sp.(깃털이끼과)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 한 번도 알려지지 않은 신종으로 추정돼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외에도 지금까지 광릉숲에서 생육이 확인되지 않았던 선태식물 52종이 처음으로 확인돼, 기존의 조사 목록과 함께 광릉숲에 생육하는 선태식물은 모두 183종으로 정리됏다. 이봉우 광릉숲보전센터장은 “이번 선태식물 연구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인 광릉숲의 생물다양성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중요한 결과로 앞으로 신종 확인 등 광릉숲 선태식물 다양성에 관한 연구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분석해 향후 학계에 보고할 예정이다.
  •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문화재청이 자연유산의 보존관리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국가유산수리기능·기술자와 지자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2023년 국가유산 식물보호분야 전문교육’을 개최한다. 문화재청은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대전 서구에 위치한 KT인재개발원에서 ‘2023년 국가유산수리 식물보호분야 전문교육’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교육은 기존에 문화재청이 운영해오던 천연기념물 식물 아카데미 교육을 전문교육 체제로 전환한 것으로,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각종 재해피해와 생육불량 등 몸살을 앓고 있는 천연기념물 식물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생육관련 이론과 첨단보존관리기술 교육으로 구성해 식물보호분야의 국가유산수리기능·기술자와 지자체 담당자들에게 실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들로 꾸며져 있다. 첫날인 30일에는 ▲황권순 전 문화재청 문화재보존국장의 ‘자연유산의 이해’ ▲최명석 경상대학교 교수의 ‘수목생리학’▲박상길 가천대학교 연구원의 ‘토양학’ ▲정규종 신구대학교 교수의 ‘수목관리학’▲한명희 국가유산수리기술자의 ‘천연기념물 식물 보존·관리 현장 실습’ 등의 강의를 통해 식물보호분야의 기초 이론을 익히고, 실습을 통해 적용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둘째 날인 31일에는 ▲김철응 국가유산수리기술자의 ‘식물보호 실무 Ⅰ(상처치료 등)’ ▲이용규 국가유산수리기술자의 ‘식물보호 실무 Ⅱ(안전대책 등)’ ▲이유미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사업이사의 ‘기후변화 대비 비생물적 피해론’ ▲권건형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 연구원의 ‘수목병해충 방제’ 등의 강의를 통해 식물보존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실무 지식을 쌓고, 최근 화두가 된 기후변화로부터 식물을 보호할 수 있는 대응 방향을 함께 논의해본다. 한편 ‘문화재 수리 등에 관한 법률’ 제53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8조에 따라 국가유산수리기술자는 5년간 64시간 이상 전문교육을 의무적으로 수료해야 하는데, 이번 교육을 통해 총 13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자연유산 분야의 정책을 식물보호분야 전문교육에 적극 반영해, 천연기념물(식물)의 보존·관리 기술개발과 상시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전문 인력을 육성하여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로부터 자연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환경과조경 이현 기자] 올바른 가로수 관리를 배우고 숙의토론을 통해 강전지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시민공론장이 열린다. 광명시가 내달 11일 하안도서관 강당에서 ‘올바른 가로수 관리 방안 시민공론장’을 개최한다. 강전지란 나무를 가지치기 할 때 가지를 많이 잘라내는 일을 뜻한다. 최근 과도한 가지치기로 논란이 되고 있는 ‘닭발가로수’가 강전지로 관리된 대표 사례에 속한다. 이날 공론장에서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가로수 강전지의 문제점 알아보고 관리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시민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 따뜻한 남쪽나라가 고향 동아시아 온대지방인 중국 중북부, 일본, 한국 중부 아래쪽의 특산 과실나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재배하고 있었다. 조선시대 기록을 보면 감의 주산지로 영호남의 내륙지방으로 나와 있다. 낙엽 교목으로 높이는 10m 내외이고 줄기의 겉껍질은 비늘 모양으로 갈라진다. 열매는 10월에 주황색으로 익는다. 연평균 기온이 15℃ 정도이고 10월의 평균기온이 22℃ 나타내는 곳이 생육에 적당하다. 과수농사를 위한 감나무 과수원도 있지만 집 근처나 밭두렁·산기슭 등에 심어 놓은 경우도 많다. 감나무는 의외로 재배 조건이 까다롭다. 추위에 얼어 죽는 경우가 발생하므로 추운 지방에서는 품종과 식재 위치를 따져본 후 심어야 한다. 추위에 약한 감나무를 수도권에 심을 때는 겨울 찬바람을 피하고 햇볕이 잘 드는 장소에 심어야 한다. 감나무에 새순이 나올 때면 이미 봄꽃이 활짝 피어 있다. 겨울을 이겨내고 6월 초가 되어야 새로 돋은 가지에 감 꽃이 피어 꿀을 벌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준다. 단감보다 떫은 감이 추위에 더 강한 편이다. 단감은 북위 35도 이남에서 잘 자라고, 떫은 감도 북위 37도를 넘으면 저온 피해 위험이 높아진다. 감나무속(Diospyros) 나무들은 대부분 아열대성 나무인데 감나무가 특이하게 온대에 적응한 것이다. 열대지방에도 감나무속 나무가 살고 있으나 감이 달리지 않는다. 감나무속인 고욤나무(Diospyros lotus)는 감나무에 비해 추위에 강하고 씨앗으로 묘목을 키우며 성장이 매우 빠르다. 이러한 장점을 이용하여 감나무를 접붙일 때 대목(접을 붙이는 나무)으로 사용한다. 감나무 씨앗으로 생산한 묘목을 키우다가 감이 달리면 고욤처럼 열매가 작아지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감나무는 접붙이기로 번식시킨다. 감나무 묘목은 얕게 심어야 활착이 잘 되므로, 지주를 세워 묘목이 바람에 넘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배수가 쉽게 되는 고랑과 둑을 만들어 심는 것이 좋다. 남부지방은 가을에 심어도 되지만 중부 이북지방은 동해를 입는 경우가 있으므로 봄에 심는 것이 좋다. 성장이 빨라 식재 후 5년이 지나면 감을 수확할 수 있다. 15년 이후부터 수확량이 크게 늘어난다. 감나무는 한 해씩 걸러 열매가 많이 맺거나 적게 달리는 ‘해거리’를 한다. 옛사람들은 해거리를 방지하기 위하여 감나무 줄기에 상처를 만들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아무래도 조경수보다는 과일인 감을 생산하기 위한 과수로 많이 심는다. 떫은 감은 한반도에 자생하는 품종이 많고. 단감 종류는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다. 단감은 바로 먹어도 떫지 않으며 깨무는 맛이 있다. 일본 단감이 1968년경에 도입되어 남부지방 감 과수원에 널리 보급되었다. 불완전 단감으로 극조생종으로 추석 전에 수확할 수 있는데 진영단감이 유명하다. 떫은 감은 남부지방 각 지역에서는 지역명을 내세운 감을 생산한다. 씨앗이 없는 ‘청도반시’가 유명하다. ‘대봉감’은 약간 길쭉하여 끝이 뾰족하게 생겼다. 일제 시대 때 대봉감 생산에 알맞은 토양을 조사하여 하동 악양이 가장 적당하다는 결과를 얻어 그곳에 대봉 품종을 심었다고 한다. 충분한 일조량으로 생산된 악양 대봉감은 감칠맛 나는 맛과 색깔, 모양이 아름다워 오래전부터 인기가 좋다고 한다. 단감과 떫은 감에 대한 오해는 떫은 감이 익으면 단감이 된다는 생각이다. 열매가 숙성하는 과정에서 떫은맛을 내는 탄닌이라는 성분에 변화가 일어나는데, 단감 품종의 경우 본래의 탄닌 함량이 적기도 하지만 과실이 숙성함에 따라 탄닌이 산화되어 절대적인 양이 줄어들면서 떫은맛이 사라진다. 그에 반해 떫은 감은 탄닌 함량은 매우 높으나 과실이 숙성하면서 작은 탄닌 분자들이 고분자 형태로 변해버려서 우리 혀가 이러한 형태의 탄닌을 느끼지 못하여 떫은맛을 느낄 수 없게 된다. 덜 익은 땡감을 소금물에 담근 뒤 먹는 침감은 탄닌을 없애기 위한 옛사람들의 지혜를 볼 수 있다. 잘 쓰면 약, 못 쓰면 독 감나무의 용도는 과일 생산에서 끝나지 않는다. 목재가 단단하고 고른 재질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나무속에 검은 줄무늬가 들어간 먹감나무는 가구를 만드는 데 이용하었다. 서양에서는 골프채의 헤드부분을 감나무(퍼시몬)로 만들었다. 금속으로 재질이 바뀐 요즘에도 우드(wood)라고 부르는 유래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감나무 가지가 튼튼해 보이지만 사람이 밟고 올라가면 잘 부러진다. 감을 따다가 가지가 부러지면서 무방비 상태로 떨어져서 머리를 다치는 사람이 많았다. 감나무에서 떨어져서 머리를 다치고 나서 똑똑한 사람이 바보처럼 변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생겨났다. 과거에는 높은 곳에 달린 감을 까치밥으로 남겨두었다고 하는데, 사실은 가지가 약해 쉽게 부러지기 때문에, 따는 것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제주도 특산물로 무명 천을 감즙으로 염색하는 ‘갈옷’이 있다. 감즙이 방부제 역할을 하여 땀 묻은 옷을 그냥 두어도 썩지 않고 냄새가 나지 않으며 통기성이 좋아 여름에는 시원할 뿐만 아니라, 밭일을 해도 물방울이나 오물이 쉽게 붙지 않고 곧 떨어지므로 위생적이다. 햇빛에 노출할수록 짙은 갈색으로 변한다. 아토피 같은 난치병이 넘쳐나는 요즘에 갈옷은 천연염색으로 인체에 해가 없다고 하니, 앞으로 갈옷을 입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 같다. 민간 치료요법에서는 감이 설사를 멎게 하고 배탈을 낫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유는 바로 감에 많이 있는 탄닌이 장의 점막을 수축시켜 설사를 멈춘다고 한다. 홍시나 곶감을 한 번에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양의 탄닌을 섭취하게 되어 소화를 할 수 없을뿐더러 변비에 걸리게 된다. 반대로 설사할 때 먹으면 좋다. 이러한 경험으로 '우선 먹기에는 곶감이 달다'라는 속담이 나온 것이다. 달다고 마구 먹다가 소화불량으로 고생한다는 뜻이다. 한의학에선 감과 꽃게 종류를 함께 먹으면 설사를 일으킨다고 경고한다. 가을을 가을답게 감나무는 영랑의 시에 ‘오-매 단풍 들것네/장광에 골붉은 감잎 날아와’라는 귀절로 가을을 상징한다. 감나무 대부분은 감을 생산하기 위해 심지만, 가을에 감이 열리는 모습을 보려고 정원수로 심기도 한다. 시골을 떠나온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나무를 꼽으라면 감나무라는 대답이 많다. 농가가 자리한 곳에는 대부분 감나무 몇 그루가 마당 가에 서 있다. ‘감나무 밑에 누워서 홍시 떨어지기를 기다린다’라는 속담이나 ‘호랑이도 곶감이 무서워서 도망갔다는’ 전래동화처럼 일상생활 속 친근한 나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파트가 주거 형태의 대세가 된 지금은 감나무 밑에 주차된 차량에 감이 떨어져서 관리소에 배상을 요구하며 다투는 경우가 생긴다. 저층 거주자는 감나무의 무성한 잎이 일조권을 방해한다고 벌목하라는 요구를 하기도 한다. 감이 특산물인 상주와 영동에서는 감나무를 가로수로 심어서 멋진 가로경관을 만들었다. 가을철 감이 익어가는 무렵에는 방문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영동의 감나무 가로수길은 164㎞ 구간에 2만 3000그루를 심어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선정되었다. 서울에서도 일부 도로에 가로수로 식재해서 가꾸고 있지만 각종 가공선 때문에 제 모습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 30년 전 예술의전당 건립 시 소나무와 꽃 피는 관목 위주로 조경수가 선정되었다. 설계자의 파격적인 발상으로 감나무 11주를 콘서트홀 옆 광장에 심었다. 당시 공공건축물의 조경수로 감히 생각할 수 없었는데도 과감하게 식재하여 오늘날 가을철에 멋진 단풍과 감을 보여줘 방문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아주 오래전 대구 지방에 한 건설회사가 아파트 분양에 나섰는데, 아파트라는 주거 형태에 거부감이 많은 대구 사람들의 마음을 바꿔놓은 방법으로 세대당 감나무 한 그루씩 준다는 방식으로 감나무 500여 주를 심어 홍보하였다. 그 결과 빠른 시간 내에 완판하여 화제를 부른 경우가 있었다. 감을 따서 내가 가질 수 있다는 작은 행복이 사람들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감나무는 모과나무나 대추나무와 함께 정원에 유실수로 심는 나무이다. 수세가 그리 강하지 않아 정원의 다른 나무를 위압하지 않는 예의 바른 나무이다.
  • [환경과조경 이현 기자]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하 한수정)은 오는 30일까지 ’2023 대한민국 반려식물 키트 품평회‘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품평회는 반려식물 문화를 확산하고 반려식물 키트 산업계를 지원하고자 마련됐다. 이를 위해 정원 전문가들로 평가단을 구성해 식물 및 교육 활용도, 소비자 만족도 등 평가를 거쳐 우수 반려식물 키트를 선정하게 된다. 참여기업에는 ▲최우수상(산림청장, 1점) ▲식물 활용성 우수상(한수정 이사장상, 2점) ▲교육 활용 우수상(국립세종수목원장상, 5점)으로 시상도 이뤄질 예정이다. 수상한 기업에 대해서는 국내외 정원박람회 참여 및 수목원 내 체험 교육 우선 기회가 제공된다. 그밖에 모든 참여 업체에도 산업전 전시·직거래 판매 부스 참여 기회가 주어진다. 한편, 이번 반려식물 키트 산업전에는 반려식물 키트 전시 및 판매, 키트 체험 프로그램 운영, 정원책방, 반려식물 포토존 등 다양한 반려식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행사가 함께 진행된다. 품평회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은 국립세종수목원 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국립세종수목원 정원사업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류광수 한수정 이사장은 “대한민국 반려식물 키트 품평회를 통해 반려식물 활성화와 반려식물 재배 문화 정착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 진짜 나무 참나무는 특정 나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참나무과 참나무속에 속하는 여러 나무를 통칭하는 이름이다. 들에 핀 다양한 국화과 식물을 ‘들국화’로 부르는 것과 같다. ‘참’나무란 여러 가지로 쓰임새가 많아 진짜 나무라는 뜻이다. 참나무속 나무는 모두 도토리라고 불리는 견과를 생산하므로 ‘도토리나무’라고도 부른다. 전세계에 600여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낙엽활엽수 6종과 상록활엽수 4종이 있다. 대부분 키가 8m를 넘는 교목이나, 2m 이내인 관목도 있다. 꽃은 원시적인 형태로 양성화이며 4월에 핀다. 수꽃 이삭뭉치은 새로 난 가지의 잎겨드랑이에서 밑으로 처지고, 암꽃 이삭은 보이지않을 정도로 작은데 잎겨드랑이 윗부분에 곧게 선다. 도토리라고 불리는 견과는 접시 같은 각두 안에 들어 있는데 나무별로 그 형태가 다르다. 구별하는 방법으로 가장 확실한 것은 잎과 열매의 모양, 잎자루의 길이를 비교하는 것이다. 참나무 6종을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 떡갈나무와 신갈나무, 갈참나무와 졸참나무의 세 무리로 나누어 구분하기도 한다. 떡갈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는 꽃이 핀 해에 도토리 열매가 성숙하게 되어 크기가 작은 편이다.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는 다음 해에 성숙해서 큰 편이다. 남부지방에서 살고 있는 상록활엽수는 가시나무 4종은 가시나무, 종가시나무, 붉가시나무, 졸가시나무 등이 있다. 중부지방에서는 볼 수 없지만 남부지방 특히 제주의 숲에 가면 흔하게 만날 수 있다. 토심이 깊은 비옥한 땅에서 왕성한 생육을 하며, 생장속도가 비교적 빠른 편이다. 목재는 단단하고 강인하여 용도가 다양하고 열매는 식용으로 이용한다. 상록성인 잎은 조밀하고 나고 광택이 있으며, 원정형으로 자라 조경수로 인기가 많은 편이다. 내조성이 강하여 해안의 정원이나 공원에 방풍림·방화수·생울타리용으로 식재한다. 난형난제 옛사람들도 참나무 구별하는 방법을 고민했다는데 잎의 특성에 따라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 신갈나무와 떡갈나무 그리고 갈참나무와 졸참나무로 대강 구별했다. 사는 장소별로는 인가와 가까운 낮은 산에는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가 많이 있고, 습기가 많은 계곡에 갈참나무와 졸참나무가 주로 산다. 산꼭대기 능선의 척박한 땅에 신갈나무가, 습도가 적당하며 통풍이 잘되는 고개마루에 같은 곳에는 떡갈나무가 분포했다. 오늘날 숲해설사 교육생들도 참나무 종류를 구분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상수리나무(Quercus acutissima) 도토리를 으뜸으로 치는 것은 굵기도 하려니와 임진왜란때 선조에게 수라상으로 올라간 사연이 유명하고, 산기슭에서 살고 있어 도토리 채집이 쉬운 이유도 있다. 집단으로 서식하고 양지바른 산기슭에서 자라는 옆보다 위로 크게 자란다. 동그란 얼굴의 장난꾸러기 아이가 머리를 뽀글뽀글 파마한 느낌이 바로 상수리 도토리다. 성장이 빨라 나무를 심은 뒤 10년 정도면 목재로 이용할 수 있다. 비교적 수형이 좋은 편이라 최근 들어 조경수 수요가 늘어나서 재배하는 생산농가가 많아졌다. 다른 참나무들은 산림에서 직접 굴취하여 공사현장에 반입하는데 뿌리분이 부실하여 하자가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굴참나무(Quercus variabilis) 껍질은 코르크 층이 발달하여 산골집 너와지붕 재료로 사용한다. 보통의 나무들은 껍질을 벗기면 죽는데 이 나무는 죽지 않는데, 10년 간격으로 코르크 층을 벗겨내면 밑에서 새로운 코르크 형성층이 재생된다. 8월 경 수피 만 벗겨야 하고 안쪽으로 상처를 내면 안된다. 오래 살아남은 굴참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3주가 있는데 강감찬 같은 역사적인 인물의 설화가 전해진다. 목재의 재질이 상수리나무보다 떨어져서 오래 살 수 있었다고 하니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라는 속담에 어울리는 참나무다.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의 잎은 긴 타원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바늘 모양의 예리한 톱니가 있다. 이 두 잎은 바늘 모양의 톱니, 잎의 색과 길이에서 차이를 나타낸다. 상수리나무는 바늘 모양 톱니가 희게 보이고 잎 표면은 연한 녹색이다. 굴참나무는 바늘 모양 톱니에 엽록체가 있으며, 잎 뒷면은 별 모양의 흰색 털이 빽빽이 나서 회백색으로 보인다. 상수리나무의 잎은 굴참나무에 비해 약간 길며, 상수리나무의 잎자루 길이는 굴참나무보다 짧다. 열매는 둘 다 둥근 모양이며, 열매는 싸고 있는 각두는 뒤로 젖혀진 줄 모양의 포로 덮여있다. 상수리나무의 열매는 각두에 1/2쯤 싸이며, 굴참나무의 열매는 각두에 2/3쯤 싸인다. 떡갈나무(Quercus dentata)는 여러 참나무 가운데 가장 큰 잎을 가지고 있고, 갈변한 잎은 가장 오랫동안 겨우내내 달려있다. 잎 표면에는 어려서 털이 있다가 자라면서 대부분 사라지고 가운데에만 남으며, 뒷면에는 끝까지 별처럼 생긴 털들이 달려 있다. 잎 가장자리에는 파도처럼 끝이 뭉툭한 톱니들이 있다. 동양 3국에서 이름에서처럼 떡을 찌거나 싸는데 쓰인다. 나무껍질에 타닌 함량이 많고, 술통을 만드는 재료로 유명하다. 신갈나무(Quercus mongolica)는 키가 낮은 편인데 이리저리 구부러지면서 성장한다. 척박한 능선에서 비바람과 건조한 환경과 싸우며 살아간다. 뿌리가 토양을 잡아줘 산사태를 방지한다. 봄에 새 잎은 가장 늦게 피어나는데 가을 단풍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 실속있게 잎속에 남아있는 영양물질을 회수하여 겨울철을 대비한다. 찬바람에 겨울눈이 마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나뭇잎을 끝까지 떨어트리지 않고 겨우내 붙잡아 놓는다. 천이현상에 따라 우리나라 숲이 참나무로 변해가는 과정이지만 일정한 고도 이상 올라가면 신갈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남산 북쪽 사면도 신갈나무숲이다. ‘신갈나무 투쟁기’라는 스테디셀러 책으로 유명해졌다. 떡갈나무의 각두는 짙은 갈색을 띠는 긴 줄 모양의 포에 싸여 있는 반면, 신갈나무의 각두를 싸고 있는 포는 비늘조각 모양이다. 잎은 거꾸로 선 달걀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큰 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다. 떡갈나무나 신갈나무의 잎자루 길이는 짧아 잘 보이지 않는다. 갈참나무(Quercus aliena)는 잎의 생김새가 가장 균형 잡혀 있다고 평가받는다. 잎이 가을 늦게까지 달려있고 단풍색깔도 황갈색 이라서 ‘가을참나무’라고 부르던 것이 갈참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강변과 가까워 물이 풍부한 토양에 많이 산다. 낙엽은 안으로 오그라들어 동그랗게 되어 잘 굴러 다닌다. 종묘 뒷산에 대규모 군락이 있다. 졸참나무(Quercus serrata)는 적황색이나 적갈색 단풍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생명력이 강하고 뿌리발달이 좋아 산사태 방지에 도움을 준다. 도토리 묵 맛이 제일 좋다. 참나무중에서 잎이 가장 작아서 졸참나무라고 하고 도토리도 가장 작은데 타원에 가깝다 갈참나무 잎은 거꾸로 선 달걀 모양이며, 졸참나무의 잎은 긴 타원 모양이다. 갈참나무 잎 가장자리는 물결모양으로 떡갈나무나 신갈나무의 잎과 모양이 비슷한데, 잎자루가 잘 보이지 않는 두 잎에 비해 갈참나무의 잎자루 길이는 2cm 내외로 확연히 보인다. 졸참나무 잎은 가장자리에 갈고리 같은 톱니가 있으며, 잎 크기는 참나무 6종 중 가장 작다. 갈참나무 도토리는 달걀 모양이며, 졸참나무는 긴 타원 모양이다. 두 나무의 열매 모두 열매를 싸고 있는 각두가 비늘 조각 모양의 포로 덮여 있다. 갈참나무의 열매는 각두에 1/2쯤 싸이고 졸참나무의 열매는 각두에 1/3쯤 싸여있다. 우리나라 산림 대부분은 일부 조림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참나무류로 채워져 있다. 넘쳐나는 참나무류는 산림 속에서 오랜 세월동안 다양한 잡종을 만들어 냈다. 졸갈참나무, 떡신갈나무, 떡신졸참나무 등이 생겨나 식물분류학자들의 논쟁을 불러 일으킨다. 평북 달천강 강변마을에서 태어난 소월이 지은 ‘엄마야 누나야’ 시에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라는 구절이 있다. ‘갈잎’이 갈대 잎, 갈참나무 잎 또는 떡갈나무 잎이냐를 가지고 여러 사람들이 즐거운 논쟁을 하고 있다. 강변에서 떡갈나무나 갈참나무가 살고 있는지 시인의 고향에 가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 참나무는 끈기있게 기다릴 줄 안다. 우리나라 산림은 소나무숲에서 참나무숲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늦게 자라는 참나무림이 빨리 자라는 결국 송림을 뒤덮어 버린다. 마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는 이치와 같다. 숲은 나무의 종류가 고정되지 않고 기후, 지질학적 힘 등 외부적 요인과 군집 내 생물의 활동 등 내부적 요인에 의해 끊임없이 변해가는데 이러한 과정을 천이라고 한다. 자라는데 햇빛이 필요한 양수인 소나무는 천이의 초기 수종이다. 참나무는 음수로 다른 나무 그늘 아래에서 견디어 내다가 어느 순간 소나무숲을 덮어버리며 숲의 지붕이 된다. 소나무는 그늘 속에서 점점 세력이 줄어든다. 8월말 산길을 걷다 보면 참나무 잎과 도토리가 달린 가지가 가위로 잘려서 산길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은 ‘도토리거위벌레’가 한 짓이다. 도토리거위벌레의 성충이 연한 참나무 가지를 잘라 땅에 떨어뜨린다.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도토리를 양분으로 삼아 먹으며 자라고, 다 크면 땅속으로 들어가 번데기가 되어 봄을 기다린다. 얼핏보면 참나무에 해를 끼치는 듯 보이지만 적당한 개체수 조절을 위한 자연의 섭리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북한산에 많은 참나무가 ‘참나무시들음병’에 걸려 죽는 현상이 발생했다. 참나무 시들음병은 신갈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등을 죽게하는 나무 전염병이다. 곰팡이 종류인 라펠리아균이 광릉긴나무좀이란 곤충을 매개로 전염병을 확산시킨다. 이 균을 가진 광릉긴나무좀이 참나무 줄기 속으로 들어가서 곰팡이가 나무의 도관을 막아 죽게 하는 것이다. 주로 신갈나무와 흉고직경이 30cm가 넘는 큰 참나무가 피해를 받았다. 지금은 선제적으로 방제하여 전염을 멈췄다. 기후변화 때문에 생긴 한반도 온난화로 인하여 전에 볼 수 없었던 나무 전염병이 나타난 것이다. 전래 설화에 참나무는 산 위에서 들을 내내 바라보고 섰다가 풍년이 들면 열매를 조금 맺고, 흉년이 들면 열매를 많이 맺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사실은 모내기할 때 비가 오면 모내기에 유리하지만 참나무 가루받이는 불리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나타날 수 있어서 쌀과 도토리 생산량은 상호 보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참나무는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황식물로 인류의 생존에 도움을 주었고 여러 나라에서 문명을 탄생시킨 어머니 나무로 숭배받았다. 최근 국가를 상징하는 광화문광장에 참나무숲이 만들어졌다. 성질 급한 민족성에 맞춰 커다란 갈참나무, 떡갈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등으로 숲을 조성했다. 과연 도심광장의 건조하고 불량한 토양조건을 견뎌내 살아갈지 지켜볼 일이다.
  • 가쓰라(桂)가 한반도에 이사왔다 계수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중국과 일본이 원산지인데 1920년대에 일본에서 들여와 경기도 광릉에 심었다. 지금도 모수(母樹)로 대접받으며 포천 국립수목원에 살고 있다. 속성수로 줄기는 곧고 잔가지가 부챗살처럼 뻗는다. 계수나무는 기후 조건과 관계없이 빠르게 자라서 큰 나무로 자란다. 줄기를 베어버려도 뿌리에서 싹이 새로 돋아날 정도로 맹아력이 뛰어나다. 줄기가 위로 성장하면서 갈라지는 곁가지가 잘 정돈된 나무 모양을 만들어 준다. 계수나무는 암수 딴그루로 잎이 나기 전에 꽃이 피어나는데 원시적인 풍매화 형태를 보인다. 충매화가 아니라서 곤충을 유인하기 위한 꽃잎과 향기가 없어 모양이 단순하고 꿀을 만들지 않는다. 바람에 의해 가루받이를 하고, 꽃이 진 자리에는 바나나 모양의 작은 열매가 달린다. 열매 속에는 날개 달린 씨앗이 들어 있어, 영글면 바람을 타고 날아가서 착생하게 된다. 잎 모양이 하트 아이콘과 비슷하여 사랑과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전해진다. 속명인 ‘Cercidiphyllum’은 ‘박태기나무(Cercis)’와 잎 모양이 매우 비슷하여 명명했는데, 박태기나무잎은 어긋나고, 계수나무의 잎은 마주 나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달에는 계수나무가 없다 윤극영의 동요 ‘반달’에는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라는 노랫말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빼앗긴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운 꿈과 용기와 희망을 주는 동요를 부르게 하자’며 최초의 창작동요로 만들었다. ‘반달’ 가사로 계수나무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다 알게 되었다. 오래 전부터 중국 설화에서는 달 왼쪽 어두운 부분이 토끼, 오른쪽 밝은 부분을 계수나무로 전해진다. 이러한 옥토끼 설화는 동양 3국에 퍼져 ‘반달’ 동요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반달’ 노랫말 속 계수나무가 어떤 나무냐는 논쟁이 자주 벌어진다.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은 일본에서 들여온 계수나무가 아닌 목서를 말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아름다운 꽃과 향기가 진한 목서를 계수(桂樹) 또는 ‘연항수’라고 부르며 계수를 많이 심은 곳을 계림(桂林)이라는 지명으로 지었다고 한다. 당연히 중국 설화에 등장하는 계수는 목서인 것이다. 1920년대에 들여올 당시 일본식 나무 이름이 가쓰라(桂)이므로 아무 생각없이 ‘계수나무’라고 이름 지었다. 이미 계수나무는 목서의 다른 이름으로 조선 시대 시나 그림에 등장했는데도 같은 이름을 붙여 준 것이다. 정리하자면 계수(桂樹)는 중국에서는 목서, 일본에서는 가쓰라로 서로 다른 나무를 말한다. 이와 같은 혼란은 같은 한자권인 동양 3국에서 한자의 뜻이 전혀 다른 경우라서 벌어진 것이다. 가끔 지중해 지역에 사는 월계수(Laurus nobilis)와 계수나무를 혼동하는 경우도 있어 계수나무로 월계관을 만드는 줄 아는 사람도 있다. 월계수로 불리는 나무는 지중해 부근에서 자라는데, 꽃과 향기가 좋아 고대 올림픽에서는 우승한 선수에게 월계수 잎으로 관을 만들어 수여했다. 나중에 근대 올림픽을 재개한 후에도 월계관을 한동안 씌워주었는데 올리브 잎을 사용하기도 하고, 베를린올림픽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처럼 로부르참나무 잎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와 같이 월계관은 관용어로 남았으며 계수나무와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 또한 계피(桂皮)도 계수나무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계피가 계수나무의 껍질이라고 오해받는 경우도 있으나, 육계나무의 껍질이다. 카푸치노에 넣는 ‘시나몬’(cinnamon)은 실론 섬이 원산지인 실론계피나무이다. 솜사탕같이 달콤한 냄새가 난다 계수나무는 10월부터 잎이 샛노랗게 물들면서 달콤한 솜사탕 향기를 내뿜는다. 단풍이 들면 잎 속에 들어 있는 맥아당의 함량이 높아지면서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데 잎을 비벼주면 그 향기가 더욱 진하게 나온다. 단풍이 물들어 아래로 떨어지면서 잎에 남아있던 맥아당이 날아가면서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 것이다. 가지에 붙어있는 단풍잎보다는 떨어져 약간 마른 낙엽에서 더 진한 향기가 난다. 잎을 접어 비비면 향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발아래 단풍잎이 발에 밟혀 바스러지면서 냄새가 풍성하게 나게 되는 것이다. 과학적 이론으로는 낙엽이 부서지면서 잎에서 방출되는 말톨이라는 분자가 향기를 만들어낸다. 꽃은 볼품없고 열매도 쓰임새가 없어 조경수로 많이 식재하지 않다가, 눈부신 가을 단풍과 달콤한 향기가 주목을 받으면서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계수나무 옆을 무심히 지나치다가 가을로 접어들면서 오감을 자극하는 진한 향기에 발걸음을 멈추고, 솜사탕같이 달달한 냄새가 어디서 나는 것인지 궁금해한다. 잎 모양이 하트 아이콘을 닮아 러브스토리와 어울리는 데다가 향기까지 달콤하게 나서 연인의 스토리텔링에 자주 배경으로 등장한다. 설탕 끓이는 냄새와 비슷해서 때문에 서양에서는 카라멜나무(caramel tree)라고도 한다. 계수나무 꽃에서 향기가 난다는 이야기는 목서와 일본산 계수나무를 혼동하여 잘못 알려진 것이다. 귀하지 않은 나무는 없다 계수나무는 열식이나 군식으로 심어 공원이나 아파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에서 이주한 귀화종이지만 우리 땅에 잘 적응해서 다른 나무들과 어울려 잘 살아가고 있다. 비교적 이식력이 강해서 도시공원이나 아파트 등에 조경수로 많이 심는다. 동요 노랫말처럼 달에 살지 않는다거나 시나몬 향을 만들어내지 않는다고 계수나무 가치를 저평가할 필요는 없다. 늦여름까지 조용하게 지내다가 그 어떤 나무도 낼 수 없는 귀한 향기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나무이다. 토심이 깊고 사질양토로서 비옥하고 적윤한 토양에서 생장이 좋으며 내음성은 보통이다. 내한성이 강하여 중부 이남의 어디에나 식재가 가능하고 내염성도 강하며 생장이 매우 빠르고 이식도 용이하다. 퇴계로 서울로 시작구간에 심어 놓은 계수나무는 줄기 상단을 댕강 잘라버렸다. 짐작건대 토양환경이 지나치게 건조해서 건조 피해를 입은 듯하다. 아파트 녹지와 같이 인공지반인 경우 토양 깊이를 충분히 확보하여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공원에서 노란색이 진한 단풍잎이 달린 나무를 찾아보면 은행나무가 아니라면 계수나무가 맞을 것이다. 떨어진 낙엽을 모아 정원 한구석에 놓아두면 달콤한 향기가 뜰 안에 가득 할 것 것이다. 4계절이 있는 우리나라 자연이 주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 오래 전부터 살던 것처럼 칠엽수는 낙엽 활엽 교목으로 넓은 잎이 무성하게 달리며 우리나라 전역에 심을 수 있는 조경수이다. 키가 20~30m 이상 자랄 만큼 수형이 웅장해서 넓은 녹지에 심으며 가로수와 녹음수로 이용한다. 작은 잎 7장의 가운데가 제일 크고 길며 양옆으로 갈수록 작아져 전체가 둥근 모양을 이룬다. 실제로는 5장이나 8장도 있을 정도로 변이가 많고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5월 말에 피는 꽃은 꽃대 하나에 백 개가 넘는 작은 유백색 꽃이 모여 피는데 초록색 잎을 배경으로 등불을 걸어놓은 듯한 모습이다. 흰색 바탕에 붉은 무늬 꽃이 가지 끝에 원추형으로 촘촘하게 핀다. 향기가 좋고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도 좋다. 외래종이지만 우리나라 기후에 잘 맞아 생육이 좋은 편이다. 한여름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 주는데 탁월하다. 꽃이 떨어지고 나서 8월이 되면 갈색의 탁구공 크기의 열매가 익기 시작하고 초가을에 세 갈래로 갈라지면서 땅에 떨어진다. 밤보다 조금 더 큰 열매는 반질거리며 먹음직스러워 보이지만 타닌 성분과 마취 성분이 있어 사람이 먹으면 배탈이 심하게 난다. 늦가을에는 노랗게 단풍이 들긴 하는데 이내 낙엽으로 떨어지는 편이다. 겨울눈은 큰 편이며 끈적거리는 나무진으로 덮혀 겨울을 견딘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칠엽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아주 드물게 볼 수 있는 가시칠엽수(Aesculus hippocastanum)는 유럽산으로 흔히 마로니에라고 부른다. 이 두 종류 나무를 구별하기 쉽지 않은데, 열매를 싸고 있는 껍질이 매끈하면 칠엽수, 가시가 있으면 가시칠엽수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7장으로 갈라진 작은 잎이 길쭉한 타원이면 칠엽수,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면 가시칠엽수이다. 두 종류가 같이 있으면 구분하기 쉽지만 잎의 모양으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 언덕과 샹젤리제 거리에 가로수로 심은 가시칠엽수인 마로니에는 파리를 상징하는 나무로 널리 알려져 있다. 독과 약의 경계 가을이 오면 가로수 관리기관마다 은행나무나 칠엽수 등 가로수 열매로 인한 민원 때문에 바빠진다.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은행 열매와 밤같이 생겨서 호기심에 먹다가 배탈이 나는 칠엽수 열매를 치우느라 고생한다. 9월 중순부터 칠엽수 열매가 땅에 떨어져 껍질이 벌어지면 밤처럼 생긴 종자가 나온다. 칠엽수 열매를 먹지 말라는 안내문을 여기저기 붙인다. 열매 속 다양한 성분이 사람에게 독성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먹지 말라고 하면 꼭 한 번 깨물어 보는 사람 있겠지만, 자연에서 채취하는 모든 동식물은 다소간의 독성물질이 있기 마련이다. 꽃무릇 잎을 부추로 알고 먹거나 칠엽수 열매를 날 것으로 먹으면 구토와 설사를 일으키게 되고 심하면 응급실로 가야 한다. 칠엽수 열매에 이처럼 독이 있는데도 말은 몸이 안 좋을 때 스스로 이 열매를 찾아서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영어로는 ‘Horse chestnut’으로 부른다. 열매의 성분은 독이 되기도 하지만 약이 되기도 한다. 초식동물들이 자기 잎이나 열매를 지나치게 많이 먹지 못하게 식물은 적당한 독성을 만들도록 진화했다고 한다. 자연계에 있는 대부분의 독성 물질은 적정량을 사용하면 약이 될 수도 있지만, 약과 독의 경계는 아슬아슬하다. 원산지인 일본에서는 이같은 독성을 제거하여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참나무 도토리를 흔하게 구할수 있어서 굳이 일제 강점기에 들어온 칠엽수 열매 가공법이 발달하지 않았다. 마로니에공원에는 마로니에가 없다 우리 주변에서 보이는 칠엽수는 일제 강점기에 경성제국대학 동숭동 캠퍼스에 처음 심었다고 한다. 지금도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 서 있는 커다란 나무인데 당연히 일본 원산의 칠엽수이다. 근거를 알 수 없는 마로니에 예찬 세태에 기대어 오랫동안 마로니에로 알려졌다. 이 칠엽수는 소설이나 대중가요에 마로니에라는 이름으로 등장해 멋진 나무의 상징으로 오랫동안 대중들에게 각인 되어 왔다. 마로니에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조성하면서 뒤늦게 일본칠엽수 7주와 더불어 마로니에 2주를 추가로 식재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칠엽수를 마로니에로 부르듯이 동백을 ‘까멜리아’, 붓꽃을 ‘아이리스’라고 이름지어야 고급지게 보이는 사대주의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마로니에라고 부르는 가시칠엽수는 서울 덕수궁에 아름드리 거목으로 성장해 살고 있다. 대한제국 시기에 네덜란드 공사가 1912년 회갑을 맞은 고종에게 선물로 심은 것이라고 하니 최소 120살은 넘는다. 가시칠엽수는 열매에 가시가 있어 쉽게 구별할 수 있는데 꽃잎 안쪽에 붉은색 무늬가 있고 칠엽수보다 조금 더 하얗다. 19세기 유럽의 문화 수도인 파리는 예술가들의 천국이었다. 전세계에서 모인 예술가들은 몽마르트르 언덕 마로니에 그늘 아래에서 철학과 시와 그림으로 교감하고 예술혼을 꽃피웠다고 한다. 빈센트 반 고흐의 ‘꽃이 핀 마로니에 나무’와 철학자 장 폴 샤르트르의 소설 ‘구토’에서 마로니에는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안네의 일기에 나오는 ‘안네프랑크나무는 이웃한 암스테르담에 있던 마로니에다. 우리나라 시인 이성복은 파리에 머물면서 ‘높은 나무 흰 꽃들은 등을 세우고’라는 연작시에 파리의 풍광을 마로니에로 노래했다. 이처럼 마로니에는 예술 장르에 영감을 주는 나무였고 지금은 가로수로 줄지어 심어 도시경관에 활력을 주고 있다. 나무가 아닌 장소가 중요 열매가 벌어지는 시기에 곧바로 파종하여 묘목을 생산한다. 원예품종의 경우에는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 늦겨울에 접목하거나 이른 여름에 눈접을 하는 것이 좋다. 봄에 연두색 잎이 나올 때 마치 어린 아이가 손바닥을 아래를 향해 펴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화려한 꽃이나 잎의 색상이 다양한 원예종이 개발되어 식물원에 가면 볼 수 있다. 유리알락하늘소 피해가 자주 발생하므로 발견 즉시 방제를 해야한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가로수로 식재하고 있다.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기 때문에 플라타너스, 히말라야시다, 은행나무 등과 함께 세계적으로 많이 심는 가로수 수종으로 꼽힌다. 가지가 넓게 퍼지면서도 수형을 스스로 잡으며 그늘을 만들어 공원 녹음수로도 이용된다. 공해나 추위에 강하고 양지나 반그늘에서 잘 자라는데 적당한 습도가 있으면 더욱 잘 자랄 수 있다. 배수가 불량한 토양조건에서도 잘 견딘다. 지난 10여년 동안 혁신도시나 신도시에 가로수로 많이 심었다. 차도와 인접해 있어 항상 건조한 환경으로 수분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여 고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생육 환경이 극도로 나쁜 곳에 식재한 후 가뭄이 지속되어 꾸준한 물주기 작업을 해도 많이 죽었다. 그나마 건조에 강한 다른 수종은 살아 남을 수 있었지만, 칠엽수는 90% 이상 죽어서 커다란 사회 문제가 되었다. 가로수로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을 감안하지 않고 가로수 수종을 선정한 결과였다. 여름철 수분 공급이 부족하면 스스로 잎을 떨어트려 죽은 것처럼 보이나, 이듬해 새 잎이 나면서 회복한다. 건조 피해를 즉시 알려주는 잎의 특성을 이용하면 도시 환경에서 가뭄이나 도시열섬 현상을 알려주는 지표종으로 활용할 수 있다. 홍태식 / 한국정원협회 부회장
  • [환경과조경 이현 기자] 고양시가 맞춤형 반려식물 처방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물병원’ 건립을 추진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단독주택, 아파트나 빌라에서 화초나 관상수, 채소, 유실수 등을 키우는 가정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각종 병균이나 벌레 피해로 식물관리에 어려움이 따른다. 고양시는 이처럼 반려 식물 재배 가정의 병충해 부담을 덜어주고 올바른 관리 기술을 전수하고자 식물병원을 운영하기로 했다. 시들거나 병든 식물의 병충해 상태를 정밀 진단해 맞춤형 처방을 내리고 병세가 심해지면 입원해 치료하도록 입원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식물병원에서는 기후변화와 외래 병해충 유입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 내 약 5200 농가에 농작물 재배 상담과 교육, 치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고양시는 내년 상반기 덕양구 농업기술센터에 식물병원 시설을 갖추고 6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고양시는 식물을 매개로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치유 농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치유 농업 공간을 조성해 사람과 식물의 상생 공간을 마련하고 반려식물을 키움으로써 시민이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치유농업 공간에서는 시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진행할 뿐만 아니라 치유농업 효과 검증을 위한 인지 검사, 맥파 검사 등 다양한 측정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한편, 식물병원 건립과 치유농업 확대를 위해 지난 22일에는 엔에이치(NH)농협 고양시지부 및 8개 지역농협이 지정기탁금 1억 5000만 원을 기증했다.
  • 슈트핏(Suit fit)이 좋다 도시녹지나 아파트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훤칠한 키에 매끈한 수형을 자랑하는 백합나무는 잎이 무성하게 달리고 녹황색 꽃이 피는 나무다. 미국 중북부 지방이 고향인데 1900년대 초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비교적 전국에 널리 퍼져 잘 자라고 있다. 잎자루가 길어 포플러를 닮았으며 속성수로서 나무높이 최고 60m, 둘레가 10m까지 자랄 수 있다. 미국에서는 ‘yellow poplar’라고도 한다. 백합나무 잎은 군더더기가 없이 깨끗하고 넓으며 기하학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갖는다. 공해에 강하고 병충해가 거의 없어, 잎과 줄기 모두가 깔끔한 모습을 유지한다. 백합나무는 무성한 잎 사이에 멋진 꽃을 숨겨 놓는다. 세 장의 꽃받침과 오렌지색 반점이 있는 여섯 장의 긴 타원형 꽃잎이 어우러져 와인 잔처럼 위를 향하여 피어난다. 하지만 큰 키를 자랑하다 보니 꽃이 높다란 가지에 있어 눈여겨 찾아보지 않으면 꽃을 못 보고 지나치기 쉽다. 꽃 모양이 튤립 같다고 해서 일명 ‘튤립나무’라고도 한다. 백합나무속에는 미국산 백합나무와 중국산 중국백합나무 두 종류만 있다. 중국백합나무는 거위 발바닥을 닮은 잎 때문에 ‘아장추’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에 튤립나무에서 백합나무로 국명을 변경했다. 2019년도에는 속명까지 백합나무로 바꿔서 백합나무속 백합나무종이 되었다. 속명 ‘Liriodendron’은 백합나무라는 의미이고, 종소명 ‘tulipifera’은 ‘튤립이 핀’이라는 뜻이다. 학명을 감안하면 백합나무속 튜립나무종이 적당한데 이상하게 바뀌었다. 백합과 튤립은 식물을 잘 모르는 사람도 구별할 수 있는데, 백합나무 꽃을 보여주면 대부분 사람들은 튤립 꽃과 비슷하다고 한다. 더구나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하고는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튤립나무라고 부른다. 일본에서 백합목(白合木)으로 부른다는데 일본식 이름을 따른 것 같아서 씁쓸하다. 팔방미인 백합나무는 성장속도가 무척 빠르고 탄소흡수량이 참나무류와 비교해도 2배나 높아서 기후변화시대의 탄소저장용 수종으로 각광받고 있다. 25년생 백합나무의 연간 탄소흡수량은 1㏊당 10.8 CO2톤으로 소나무, 잣나무 등 다른 수종에 비해 1.2∼1.7배가 높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따라 산림청에서는 2050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탄소 저장 및 생장이 우수한 나무의 육성 및 보급이 필요하며 백합나무 같은 유망수종의 지속적 육성과 체계적 보급기준 마련을 통해 우리 산림의 탄소흡수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기업들의 핫이슈인 ESG에서도 ‘도시 내 탄소흡수원 조성’이 녹색산업 활동에 포함되어 앞으로 백합나무를 이용한 대규모 탄소중립숲 조성이 예상된다. 백합나무로 만든 목재는 밝은 노란색에서 노란빛이 감도는 녹색을 띤다. 결이 부드럽고 뜨거운 증기 속에 넣어도 물기를 흡수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가구재, 합판, 목공제품 및 나무상자 등을 만드는 데 주로 사용된다. 생장속도가 빨라 강도가 약해 건축재로 사용하지 못하지만 펄프용재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백합나무는 아까시나무 벌꿀 생산이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산림청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든 아까시나무의 대체 수종으로 백합나무를 추천했다. 개화 기간이 아까시나무보다 두 배가량 길어 생산량이 비슷하고 꿀의 품질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백합나무는 아까시나무보다 다양한 토양에서 생육할 수 있고 수명도 200년에 달해 70년인 아까시나무보다 3배나 길다. 병충해에 강해 한 번 조성해 놓으면 밀원자원으로 오래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백합나무는 고품질의 목재와 영양 만점인 꿀을 얻을 수 있는데다가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까지 뛰어난 팔방미인인 셈이다. 복불복 인천시와 대전시의 시목(市木)은 백합나무이다. 수형이 아름답고 내한성과 병충해에 강하고 성장이 빨라 도시 내 가로수로 대량으로 식재했다. 대기오염물질을 정화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여름엔 그늘을 만들어 도시 열섬현상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가로수로 식재 한 일부 백합나무의 경우 애물단지로 취급되고 있다. 성장이 빨라 비좁은 보도를 훼손하고 전깃줄을 끊게 되어 줄기와 가지가 수시로 잘려 나갔다. 백합나무의 수형은 보잘것없게 되고 줄기가 썩어 강풍에 쓰러지는 재해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소나무나 산딸나무로 수종 변경하겠다고 백합나무를 잘라내다가 시민들의 항의로 중단하기도 했다. 오래된 가로수 수종 교체는 어쩔 수 없더라도 생육조건을 개선하는 것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백합나무 재배가 활발하지 않던 시절에는 정성스레 식재해도 하자가 많이 발생했다. 성장이 빠르다 보니 잔뿌리 발달이 빈약하여 뿌리분을 크게 만들어 이식해도 잘 죽어 조경업체들을 많이 울렸다. 결국 백합나무가 설계되어 있으면 다른 수종으로 변경하여 백합나무 가로수가 드물게 보이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다. 하자 원인을 따져보니 도시 가로수 식재 장소의 토양과 습도가 불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의 진입로 2km 구간에 가로수로 심은 백합나무 430그루는 잘 살고 있다. 또한 1985년에 조성한 잠실 아시아공원 녹지에 심은 백합나무는 커다랗게 성장한 걸 보면, 비좁은 도로변에 가로수로 식재한 백합나무는 운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사라진 숲 백합나무는 종자 파종보다는 삽목으로 재배하고 있다. 식재 지역에 따라 생장 차이가 많이 나는데 습윤지나 하천 유역에서 잘 자라는 편이다. 급경사 지역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양지에서 잘 자라며 건조에 견디는 힘이 강하다. 도시 공해물질에 잘 견디지만 염분에는 약한 편이다. 병충해가 거의 없고 수명이 긴 편이며 추위에도 잘 견디므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키울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후가 비슷한 나라에서 400여 종이 넘는 외래종을 도입하여 시험한 결과, 자생종 이상으로 생장과 적응력이 좋은 나무로 백합나무가 손꼽힌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생장이 빠르므로 용재수로 쓰나 한국에서는 조경용으로 식재한다. 가을에는 푸른 잎이 병아리색으로 단풍 들어가는 모습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다. 기하학적인 잎과 샛노란 단풍이 아름다워 조경수로 인기가 좋다. 거대하게 자라는 속성수라서 정원보다는 공원에 심는 것이 좋다. 플라타너스와 비슷한 수형을 보여주고 잎의 크기와 모양도 비슷한 편이다. 식재 후 15년 정도는 지나야 첫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원산지인 북미대륙에서는 백합나무 대형목이 많은데 뒤늦게 백합나무의 가치를 알아본 우리나라에서는 커다랗게 자란 나무를 찾아보기 어렵다. 도로변에 커다란 백합나무 군락이 서 있는 대학 캠퍼스가 있었다. 2021년에 태풍으로 8주 가운데 3주가 강풍에 쓰러졌다. 옆에 있는 나무들이 넓게 퍼진 가지로 빈틈을 어느 정도 메우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한여름이 지난 어느 날 자세히 보니 남아있던 백합나무가 모두 벌목되어 사라졌다. 공공재인 큰 나무숲이 사라진 것도 문제인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대학 측은 캠퍼스를 상징하던 백합나무숲을 하루아침에 없애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사라진 백합나무 숲을 다시 키우려면 40년은 걸릴텐데 아무런 생각없이 잘라낸 의사 결정과정이 궁금하다.
  • 울긋불긋 가을에 단풍 드는 나무 가운데 으뜸이라서 단풍나무라고 부른다. 햇볕이 강한 곳보다는 큰 나무 밑이나 나무와 나무 사이에서 잘 자란다. 단풍나무는 잎이 손바닥을 펼친 모양으로 여러 갈래로 갈라지고 V자 모양 날개 속에 열매가 달린다. 잎이 피면서 붉은 꽃봉오리를 가진 꽃이 핀다. 꽃은 수꽃과 양성화가 한 그루에 피는데 안개꽃보다 작아서 여러 꽃이 다발로 모여서 피어난다. 나무 자체의 수액에 설탕 성분이 많아서 진딧물이 엄청나게 달려든다. 가을이 깊어지면 일교차가 커지면서 설악산같이 높은 산부터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단풍나무의 잎은 새빨갛게 물들어 수많은 가을 단풍 종류 가운데 가장 맑고 아름다운 색깔을 띤다. 우리 궁궐에서 단풍나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창덕궁 후원에는 참나무와 때죽나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나무가 단풍나무다. 후원에서는 키 큰 활엽수가 그늘을 만들어 단풍나무가 자라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단풍나무가 자생하고, 추가로 심기도 하여 단풍나무가 더욱 많아졌다고 한다. 정조대왕의 기록을 보면 후원 춘당대 옆에 있는 ‘단풍정’에서 활쏘기 등 여러 행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자연 천이에 따라 지금은 창덕궁 후원 부용지 주변에 단풍나무는 거의 사라졌다. 단풍나무속에 포함되는 식물은 우리나라에 30여 종류가 있다.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풍나무’ 외에 여러 가지 단풍나무가 있다. 중부지방의 산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빨갛게 단풍 든 나무는 대부분 ‘당단풍나무(Acer pseudosieboldianum)’이다. 열매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잎이 8~9개로 갈라져서 5~6개로 갈라지는 단풍나무와 구별할 수 있다. 잎이 7~9개로 갈라지고 뒷면 잎맥 위에 갈색 털이 있으며 열매가 수평으로 벌어지는 것을 ‘내장단풍’, 잎 표면에는 털이 있으나 뒷면에는 없고 열매가 좁은 단풍의 반 정도로 큰 것을 ‘아기단풍’이라고 한다. 진한 주홍색으로 물드는 ‘중국단풍(Acer buergerianum)’은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산다. ‘복자기(Acer triflorum)’는 단풍나무 가운데 가장 색이 곱고 진하여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조경수로 도시지역에 많이 심는 나무이다. 봄에 수액을 채취하는 ‘고로쇠나무’도 단풍나무속에 포함되지만 단풍은 그리 화려하지 못하다. 잎이 세갈래로 갈라진 ‘신나무’는 붉은 단풍이 아름답고 열매가 많이 달린다. 잎이 봄부터 가을까지 붉은 ‘홍단풍’이나 잎이 잘게 갈라져 있는 ‘공작단풍’은 일본에서 건너온 원예종이다. 잎을 국기에 넣을 정도로 캐나다의 단풍나무는 유명하다. 잎이 세 갈래로 갈라진 캐나다 단풍나무의 학명은 ‘Acer saccharum’으로 종명에서 보듯이 설탕과 관련이 있어 ‘설탕단풍’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단풍나무에서 추출 가공한 것이 그 유명한 캐나다산 메이플 시럽이다. 단풍 든다는 것 나뭇잎에는 광합성을 하는 초록색 엽록소와 더불어 노란색 카로티노이드와 붉은색 안토시아닌 등의 색소가 숨어 있다. 엽록소는 햇빛과 물로 탄수화물을 만드는 광합성을 하는데 식물이 한창 성장할 때는 왕성한 활동을 하여 나뭇잎이 녹색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을로 접어들면 변화가 일어난다. 기온이 떨어지면 잎자루에 떨켜가 생겨 잎에서 만든 탄수화물이 줄기로 가지 못하고 탄수화물이 쌓여 산성화되면서 엽록소가 파괴된다. 녹색의 색소가 없어지고 노란색 또는 빨간색 색소가 만들어져 서로 어울려 여러 가지 빛깔의 단풍을 만들게 된다. 같은 나무에서도 카로틴이나 크산토필, 타닌 같은 색소와 안토시아닌, 탄수화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특유의 단풍색이 만들어진다. 대서양을 마주하고 유럽의 단풍은 노란색이 대부분이고, 북미대륙은 거의 다 붉은색 단풍이다. 지난 2009년 이스라엘과 핀란드 공동 연구진은 그 원인을 서로 다른 지질 변동에서 찾았다. 3,500만 년 전 지구가 빙하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산맥이 남북 방향으로 발달한 아시아와 북미에선 기온 변화에 따라 나무들이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해충도 따라갔기 때문에 해충 퇴치를 위해 계속 빨강 색소인 안토시아닌을 만들도록 진화했지만, 산맥이 동서 방향으로 발달한 유럽에서는 나무와 해충이 남쪽으로 내려갈 수 없어서 모두 멸종했기 때문에 그 뒤에 생긴 나무들이 굳이 안토시아닌을 만들 필요가 없어져서 노란색 단풍이 우세해졌다는 결론을 내렸다. 단풍 색깔은 보통 붉은색, 노란색, 갈색의 3가지가 많다. 붉은색은 단풍나무, 신나무, 옻나무, 붉나무, 화살나무, 복자기, 담쟁이덩굴 등이 손꼽히고, 노란색은 은행나무를 비롯해 아까시나무, 피나무, 호도나무, 튜립나무, 생강나무, 자작나무, 물푸레나무 등이다. 노란색이나 붉은색에 뒤질세라 늦가을에 절정을 보여주는 참나무류나 느티나무의 황갈색은 가을을 더욱 화려하게 수놓는다. 가을 단풍의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요인은 온도, 햇빛, 그리고 수분의 공급이다. 우선 낮과 밤의 온도차가 커야 하지만 영하로 내려가지 않아야 하고 일사량이 많아야 한다. 특히 붉은색을 나타내는 안토시아닌은 기온이 서서히 내려가면서 햇빛이 좋을 때 가장 색깔이 좋다. 적당한 습도를 유지해야 하지만, 춥고 비가 오면 충분히 단풍 들기 전에 잎이 떨어지거나, 너무 건조하면 단풍을 보기 전에 잎이 타버려서 산뜻한 단풍을 보기 어렵다. 만산홍엽(滿山紅葉) 가을 단풍의 상징은 붉은색이라고 할 수 있다. 당나라 시인 두보는 산행(山行)이란 시에서 ‘서리 맞은 단풍잎이 이월 봄꽃보다 더 붉다’라고 했다. 그러나 아름다움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숨겨져 있다. 붉은색 단풍잎에는 해충은 물론 주변에 살고 있는 다른 식물의 생장을 억제하는 비밀이 숨어있다. 봄철의 벚꽃 구경과 함께 가을의 단풍은 그 자체로 화려한 구경거리이기도 하다. 일주일이면 절정기가 끝나는 벚꽃과 달리 단풍 시즌은 좀 더 오래가는 편이다. 남쪽에서 올라가는 벚꽃과 반대로 북쪽이나 고도가 높을수록 단풍이 먼저 물든다. 봄에는 하루에 20 ㎞속도로 북쪽으로 올라오고 가을에는 30 ㎞속도로 남녘으로 내려간다.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는 아름다운 단풍을 만들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한다. 한반도처럼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는 지역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아름다운 단풍을 만들기에 적당한 기상환경을 가진 지역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가을 단풍철이 되면 온 나라가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물들어 어디를 가도 단풍을 즐길 수 있다. 설악산이나 내장산을 비롯한 유명한 산은 말할 것도 없고, 오래된 사찰 주변은 다양한 나무들이 일제히 단풍이 들어 황홀한 경관을 펼쳐 보여준다. 경주 힐튼호텔 진입로에 조성한 단풍나무 터널은 일부러 다간형 단풍나무로 식재하여 울창한 단풍 숲을 보여주고, 천안 독립기념관이나 인천대공원의 단풍숲길도 유명하다. 도시민에게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다 단풍나무 생산은 주로 종자로 번식하는데 씨앗이 여문 후 직파하거나, 저온저장 또는 노천에 매장했다가 이듬해 봄에 파종하는 것이 좋다. 씨앗이 건조하거나 숙성되면 발아율이 떨어지므로 채종 후 약 48시간 정도 물에 담가 놓은 후에 저장하거나 파종을 하는 것이 좋다. 원예종의 경우 대부분 접목하는 방식으로 생산한다. 일부 종은 꺾꽂이나 휘묻이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배수가 잘되고 거름기가 풍부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 양지나 약간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란다. 가지치기는 꼭 해야 할 필요는 없으나 생육이 불량하거나 나무 모양을 망치는 가지가 생길 경우 휴면기인 겨울철에 하는 것이 좋다. 조경수로 느티나무와 쌍벽을 이루고 수요가 많은 편이다. 1987년 여름 6·29선언을 이끌어 낸 화이트칼라 데모 행렬이 한 달 내내 종로에서 벌어졌다. 당시 종각 사거리에서 제일은행본점 건설현장에서 조경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매일같이 데모군중을 향해 쏜 최루탄 가스에 고통을 받곤 했다. 6·29선언으로 데모가 사라진 다음 종각역 지하1층에서 건물로 이어지는 선큰가든에 나무 3주를 심을 공간이 생겨났다. 감독은 상록수인 소나무를 심으라고 지시했지만, 낙엽수인 단풍나무를 고집하여 식재하게 되었다.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내려 건물로 들어서는 직장인들에게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하였다. 앙상한 가지에서 아기 주먹같은 새잎을 보고 봄을 느끼고 빨갛게 드는 단풍을 보고 가을을 느끼도록 하자고 설득했다. 종각 가로변 3열 느티나무 숲과 선큰가든의 단풍나무 3주를 지켜낸 일은 아직도 조경기술자의 자부심으로 남아있다.
  •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수령 500년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남해군 남해읍 ‘오동마을 느티나무’가 그동안 치료 목적으로 부착돼 있던 우레탄을 벗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18일 남해군에 따르면 오동마을 느티나무는 50여 년 전 화재로 고사 위기를 맞았다. 이후 2004년 느티나무는 오랜 수령의 가치를 인정받아 보호수로 지정된 뒤 후 밑동의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우레탄을 채우는 방식으로 치료했다. 그러나 최근 우레탄을 채운 부위에 부패가 발생하면서 군은 우레탄을 모두 제거하는 사업을 시행했다. 아울러 나무 주변 콘크리트도 모두 제거해 나무의 생육환경도 개선했다. 우레탄을 제거한 곳은 사람 한 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생겨 이색적인 모습을 자아내기도 한다. 오동마을 느티나무를 보기 위해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으며, 평소에도 읍 주민들의 산책로로 애용되고 있는 오동마을 특유의 고즈넉한 풍경과 어우러져 새로운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남해군내 28개의 보호수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보호할 가치가 있는 나무를 적극적으로 관리해 소중한 문화유산을 후손들에게 그대로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흰 꽃과 빨간 열매 우리나라에서는 남쪽을 제외한 모든 지방에서 볼 수 있는 나무이며, 토질을 크게 가리지 않고 잘 자라나 병충해 피해가 많이 생기는 편이다. 추운 지방에서 잘 자라 화력이 좋아 장작으로 많이 쓰이며 목재에 탄력이 있어 다양한 가구의 목재로 사용한다. 한국의 평안도 지방이나 중국에서는 산사나무 가시가 귀신을 쫓아낸다는 민속신앙이 있어서 울타리로 많이 심었다고 한다. 산사나무는 일조량이 풍부해야 잘 자란다. 음지에서는 성장이 더디다. 햇빛을 좋아해 능선이나 숲 가장자리의 양지바른 곳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소교목이며 나무껍질은 회색이고 가지에 가시가 난다. 잎은 어긋나고 가장자리가 깃처럼 갈라지고 밑 부분은 더욱 깊게 갈라진다. 장미과인 산사나무는 5월에 흰색 꽃이 산방꽃차례로 탐스럽게 피어난다. 순백색의 꽃이 눈송이처럼 봄에 피어나고 가을에는 빨간 열매가 많이 달리는데 흰색 반점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산사나무는 약 1천여 종에 있다. 미국산사나무(Crataegus scabrida)는 미국에서 들어온 낙엽관목으로서 산사나무와 비슷하지만 잎에 결각이 없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열매는 매끈하며 줄기에 길고 날카로운 가시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서양산사나무(Crataegus monogyna)는 가시가 드물게 나고 열매 표면이 매끄럽고 광택이 난다. 오랫동안 유럽에서 식용과 의약용으로 사용한 나무이다. 우리나라 산사나무와 마찬가지로 서양산사나무는 잎가장자리가 들쑥날쑥한 모양인 결각이 뚜렷하다. 가시나무 나무는 스스로를 잘 지키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는데 줄기에 가시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식이다. 가시가 있는 식물은 약용식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줄기에 돋는 가시의 종류는 경침(thorn), 엽침(spine), 피침(cortical spine)으로 구분할 수 있다. 경침은 줄기가 변하여 가시가 생기는데 탱자나무, 주엽나무, 석류 그리고 산사나무가 있다. 줄기에 붙어있는 가시는 줄기의 역할을 하기에 길이가 자라거나 잎이 자라기도 한다. 경침은 줄기와 한 몸이라 나무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다. 엽침은 탁엽이 가시로 발달하는데 초피나무, 대추나무, 산초나무나 아까시나무가 이에 속한다. 엽침은 규칙적으로 가시가 달리는데 줄기나 곁가지가 굵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가시는 작아진다. 엽침은 잎이 나무에서 떨어지듯 나무에서 잘 분리된다. 어린이들은 아까시나무 가시를 떼어 손 등에 붙여 장난 치곤했다. 피침은 나무껍질 층이 가시로 변한 경우인데 장미과 식물에 많다. 장미, 해당화, 두릅나무, 음나무 등이 있다. 가시는 불규칙하게 돋아난다. 나무껍질이 가시로 변한 것이어서 경침보다는 잘 떨어지고 엽침보다는 안 떨어진다. 산이나 들로 다니다 보면 식물 가시에 찔리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가시에 찔리거나 긁히면 상처가 나고 쓰리다. 가시는 수분을 조절하거나 초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역할을 한다. 가시가 달린 식물은 독은 없다고 하여 초봄에 나는 새순을 따서 나물로 먹기도 한다. 겨울이 되어 무성한 잎들이 모두 떨어지면 억센 가시가 달린 나무가 더 눈에 띈다. 아이러니하게도 남부지방에서 살고 있는 참나무과의 ‘가시나무(Quercus myrsinaefolia)’ 줄기에는 가시가 없다. 탕후루와 산사춘 중국요리 가운데 꿀이나 설탕에 절인 산사나무 열매를 후식으로 먹는데, 이를 ‘탕후루’라고 하는데 주로 고기를 먹고 난 다음 먹는다. 탕후루는 산사나무 열매뿐만 아니라 다양한 과일을 잘게 만들어 꼬치에 꿴 뒤 설탕과 물엿을 입혀 만드는 중국식 과자이다. 말리지 않고 얼려서 만드는 빙탕후루 방식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산사나무 열매로 산사주를 담그고, 차로 마시기도 한다. 전통적인 약재로 써서 위를 튼튼히 하고 소화를 도우며 장의 기능을 바르게 한다고 한다. 겨울철 들판에 먹을 게 부족할 때는 새들이 즐겨 먹는다. 한때 산사나무 열매로 만든 전통주가 옅은 분홍색 과일주로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겨우 산사나무 열매 0.85%를 함유한 제품이지만 톡톡 튀는 광고 카피로 젊은 사람들이 즐겨 찾았다. 담금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각종 나무 열매로 과일주를 직접 만들어 마신다. 매실, 오미자, 마가목 그리고 산사나무 열매인 산사자가 발효주로 많이 쓰인다. May flower 또는 Winter King ‘산사나무’의 영어 이름은 5월의 시작과 함께 꽃이 피기 때문에 ‘May Flower’로 부른다. 20세기 프랑스 노동절 시위 현장에서 18살의 여성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당시 그녀는 산사나무 꽃을 안고 걸었다고 한다. 이후로 산사나무는 신성한 노동의 가치를 기념하는 노동절인 May Day를 상징하게 되었다. 또한 17세기 유럽의 청교도들이 아메리카 신대륙으로 건너갈 때 타고 갔던 배의 이름을 ‘메이플라워호’로 지었다. 재난을 막아주는 신성한 나무인 메이플라워(산사나무)가 희망의 땅으로 가는 험난한 여정을 보호해 줄 거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산사나무는 희망을 상징하는 나무였다. 지금도 5월 1일이면 산사나무 꽃으로 꽃다발을 만들어 문에 매달아 두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로마에서는 산사나무 가지가 마귀를 쫓아낸다고 생각하여 아기 요람에 얹어두기도 했다. 기독교에서는 예수의 가시면류관은 산사나무로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전설이 전해지고, 성모마리아에게도 봉헌된 이 나무는 결코 번개를 맞는 일이 없었다고 믿었다. 예수의 머리에 닿았던 나무이기 때문에 사탄이 벼락으로도 건드릴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2017년 방미한 문재인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아 산사나무를 기념 식수했다. 문 대통령은 산사나무가 ‘겨울의 왕(Winter King)’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며 6·25전쟁 당시 매서운 혹한을 이겨낸 장진호 참전용사들의 투혼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봉은사에는 다양한 수종의 고목 가운데 산사나무가 있다. 봉은사 자문위원회 공식 명칭을 ‘산사나무 아래서’로 지었다. 봉은사를 상징하는 산사나무처럼 세상에 맑은 향기를 퍼트리고 이로운 열매를 매달아 나눠주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처럼 흰색 꽃, 억센 가시 그리고 빨간 열매까지 산사나무는 버릴 게 하나 없는 나무이다.
<< 1 2 3 4 5 6 7 8 9 10 >>
[인사] 이상훈 조경가, 전남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부임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이상훈필드오퍼레이션씨니어어쏘시에이트(FieldOperationsSeniorAssociateDesigner)디자이너가3월부로전남대학교조경학과교수로부임했다. 이상훈교수는서울대학교조경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조경학석사학위를받고,미국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조경디자인석사학위를취득했다.이후미국의필드오퍼레이션에서10년이상재직하면서시애틀센트럴워터프론트,마이애미언더라인,프린스턴대학교캠퍼스조경설계등의프로젝트를주도했다. 이상훈교수는그동안의경험을토대로전남대학교에서조경설계분야과목을담당할예정이며,도시재생,리질리언스조경설계등에대한실천적대안을제시하고자한다. 이상훈교수는“전남대학교조경학과에합류하게돼영광이다”라며“급변하는현대사회에서조경설계의가치와역할에대해고민하고,학생이실천적창의성을가진인재로성장할수있도록노력하겠다”고포부를밝혔다.
조수다, “전국 조경인 청도에 모이다”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조경계최대오픈카카오톡방모임인‘조경을좋아하는사람들의수다방(이하조수다)’이지난23일경북도청도에위치한대영수림원장에서조경인들을위한‘무료전지교육’을실시했다. 조수다의전지교육은조경전지및방제에대해교육을받고싶어하는조경인들을대상으로지난2022년부터매년정기적으로실시되고있다. 이날교육은오전11시부터전국각지에서몰려든70여명의조경인들이참여한가운데▲서광민아름두리조경팀장의‘전지교육’▲조봉균일송농원팀장의‘방제교육’▲유성훈유한조경개발부장의‘입찰노하우’▲대영수림원송동근방장의‘조경인의삶’에대한이야기등다양한주제로진행됐다. 교육에앞서참가자들은자기소개와조경인으로서앞으로의포부에대해서발표하는시간을가졌으며,이어전지교육을맡은서광민팀장이인사말을통해“전국을매년순회하며조경계에서활동하는많은분들과대화를나누고,특히지방권의조경학전공자,취준생,취업취약계층들과소통하기위해이번행사를준비했다”고말했다. 조수다운영진은“청도가접근이쉬운곳이아닌데비행기까지타고온조경취준생,인천에서관리를배우기위해내려오신실무자등전국먼곳에서다양한조경인들이찾아와주셨다”며,이번교육에대해“실무에서는배울수없는내용들이많았고,훌륭한선배들을한자리에서만나볼수있는멋진자리”라고말해줘서보람있었다는뜻을전했다. 또한성공적인행사가되도록찬조해준회원들게도감사의말을빼놓지않았다.송동근방장이교육장소인대영수림원장을제공하고,엄영민이룸건설대표가볼펜을선물했으며,청도한샘조경에서지역먹거리인곶감을제공했다.그외문경삼성종합건설,동산식물원김영민대표,리컴퍼니이철용대표,계림조경자재,천병훈대표,대림원예종묘문현수전무등많은회원들이식사및운영경비에도움을주었다.더불어사전답사를통해70대주차에문제가없도록진행해준유한조경개발과이룸건설에도감사의말을전했다. ‘조경을좋아하는사람들의수다방’은지난2021년5월15일개설된이래입소문으로인기가급상승한모임이다.현재는카톡방최대인원인1500명을모두채우고대기방까지운영하고있을정도로여전히인기를과시하고있다. 송동근조수다방장은앞으로좀더체계적인교육이이뤄질수있도록올해교육일정을미리공개했다. 이에따르면▲4월28일에는시흥농원에서‘수도경기지역전지교육’이▲5월26일에는나린조경에서‘조경사업준비및취업생을위한충청권교육’이▲7월5~7일2박일정으로문경캠핑장모임▲9월28일대규모서울정모▲11월2일일송농원에서호남정모▲12월7일연탄봉사등이진행된다. 송동근방장은“조수다의힘을모아젊은조경인들이사회로나와서겪는현실적인어려움을해결하고조경실무에잘적응할수있도록도움을줄것”이라며“교육행사를준비하는데운영진이힘든점이많았는데,이번에교육시행일을미리공지했으니원활한행사가되도록많은협조를부탁드린다”고말했다. 한편‘조경을좋하는사람들의수다방’에참여하고싶은사람은카카오톡오픈톡방에서‘조경’검색어를통해찾을수있으며,회원수초과로가입이힘든경우가입대기하면추후참여코드를보내주고있다.
‘정원’과 ‘공원’을 나누는 사회적 기준 ‘부재’…역할과 가치 ‘오염’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언론사마저‘정원’과‘공원’에대해애매한정의를사용하면서,이에대한잘못된개념이사회적으로확산될수있다는우려가제기됐다. 울산지역일간지인경상일보가“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아닙니다”라는고발성영상뉴스를제작하면서‘정원’과‘공원’의차이에대해너무주관적으로정의했다는지적이다. 이언론사는지난18일태화강국가정원에맨발길이나석재벤치등과도한시설물을도입해자연성이훼손되고있는점을안타까워하는내용의고발성영상뉴스를제작해보도했다. 내용의취지는공감하더라도,이러한주장에대한논거로공원과정원을나누는기준이제시됐는데전문분야로서공감하기힘든내용이라는것이다. 영상에서는공원과정원을다음과같이정의하고있다.“정원과공원은개념부터다르다.그중에구성요소로보면정원은식물과꽃,나무등의자연요소와조각품,분수등의예술요소가조화롭게어우러져조성된다고하는반면공원은산책로,운동시설,휴게시설등의시설물과함께자연요소가어우러져조성된다고나와있다” 그러면서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아니므로과도한시설물을도입하지말라고주장하고있어서자칫시설물도입여부가공원과정원을나누는기준으로해석될여지가크다.공원과정원을가르는공인된기준을통해주장을이어가는신중함이아쉽다는지적이다. 공원과정원을가르는공인된기준 하지만사실공원과정원을가르는명확한기준이없다.우리나라에서공원과정원을학문적으로깊이다루어왔던것은조경학이유일한데,조경학에서전통적으로정의해오던공원과정원에대한구별은산림청이추진한‘정원법’이통과되면서혼란을거듭하고있다. 과거에공원이라고부르던것들이공공정원으로불려지기시작했고,‘공공정원’과‘공원’의차이에대한기준을폭넓게공유하지못한상황이어서“태화강국가정원이공원이아니다”라고단언하는것은논란이있을수있다. 다만법적인정의로보면,“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아니다”라는말이맞다.공원은법적으로도시계획시설이지만,태화강국가정원은도시계획상공원에해당되지않는다.그렇다고영상뉴스에서제시한공원과정원에대한정의가법적인정의도아니라는점에서문제점은여전히남는다. 울산시담당주문관은“태화강국가정원은도시계획상공원이아닌하천으로지정돼있다”면서도“시설물들을도입하는것은법적인문제는없다”고말했다. 이에대해남수환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정원진흥실실장은“공원과정원의가장큰차이는어떤시설물이나식물에있는게아닌,조성이나관리에참여하는등의행위가중요하다고생각하는데,시설위주로설명을해놓았다”며“완벽하게설명이되지는않더라도법적인개념을갖고설명했으면좋았을걸하는아쉬움이있다”고말했다. 실제법적인개념을비교해보면▲“도시공원이란도시지역에서도시자연경관을보호하고시민의건강․휴양및정서생활을향상시키는데에이바지하기위하여설치또는지정된것”으로정의하고세부항목을정하고있으며▲“정원이란식물,토석,시설물(조형물을포함한다)등을전시·배치하거나재배·가꾸기등을통하여지속적인관리가이루어지는공간(시설과그토지를포함한다)을말한다”고정의하고있다. 태화강,“정원이냐?공원이냐?하천이냐?” 오순환환경조경발전재단본부장은태화강국가정원의성격이다양한측면에서해석될수있다고말하며,우선법적으로는“하천일뿐”이라는점을강조했다.“공원같은경우에는도시계획시설로돼있지만정원은도시계획시설이아니다.이것이산림청에서지정하는국가정원의문제이다.태화강국가정원은하천이지만땅의속성과는상관없이규모가넓게조성되면서도시공원과같은역할을하고있다.그렇다고해서하천에공원까지중복시설로지정된사례는아직없다”며원칙적으로“하천일부를이용하는이수공간일뿐”이라는것이다. 또한오본부장은조경학의전통적인정의를빌어“본래정원은사유의개념이들어간것이고울타리로위요된곳에조성된것을말해왔다”며요즘“공공정원은공원에해당된다”며,법적인정의를벗어나면“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기도하다”고말했다. 이번사건은조경의정체성을가장잘표현하는단어인‘공원’과‘정원’에대한조경전문가들의최근고민이너무안일하지않은지되돌아보는계기가되었으면한다는제보였다. 아울러“공원”을단순히시설물과식재의형태로정의하는경우,그사회적가치와역할이오염된다는점에서정원법통과이후이어져오는공원과정원에대한혼란스러운정의에대해사회적으로명쾌하게답하고합의해나갈책임이조경학계에던져졌다는지적이다.
[2024 아파트 조경 ③-포스코이앤씨] 심안용·이인효 “백년명원, 백 년을 내다 보는 조경”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자연스럽게만든다고해서진짜자연이될순없지않은가.다만바이오필릭을향한사람의마음을계속적으로불러내서자연에가깝게만들어가고자노력하는것이다” 포스코이앤씨의아파트브랜드더샵에대해사람들에게설문조사를해보면첫번째로꼽는것이‘아파트가튼튼하다’는것이다.그래서인지포스코조경의전략도“백년명원”이다.백년을가는튼튼한조경을말하는것일까. ‘백년명원’에대해백년을내다보고만든조경매뉴얼이라고자평하는포스코이앤씨의심안용,이인효부장은,아파트조경이트렌드에급급하지않고긴호흡을가진전략을가져야한다며“백년명원”은단순히‘튼튼한조경’을말하는것은아니라며인터뷰를시작했다. ‘조경’에서‘정원’으로아파트조경은2000년대초반까지도지상주차장을단순히차폐하는역할을했다.이후신도시를중심으로주차장이지하화하면서각건설사마다‘지상부를어떻게할것인가’가큰화두로떠올랐다. 2010년대초중반에는잔디밭같은넓은녹지를두고큰소나무들을심거나관목을빽빽하게심는것이유행했다.하지만5~6년정도살아보니단지가전체적으로어두워지고유지관리비만많이들어가서아파트단지에큰나무들을심는것이좋지않는다는것을알게됐다. 이후에는지피·초화를활용해아기자기한조경에관심을가지기시작하면서,억새갈대등글라스류를심은지피가든이뜨기시작했다.거기에는지자체중심의정원박람회열풍이한몫했다. “황지해작가가영국첼시플라워쇼에서1등하고지자체마다정원박람회가유행하면서아파트에도정원을조성하는것이큰트렌드가됐다.” 회사마다다르지만보통3년에서5년을주기로트렌드조사를통해조경매뉴얼을만들고있다.새로운매뉴얼이만들어지는것을계기로트렌드가조금씩바뀌는경향을보여왔는데,요즘은해마다달라지는느낌을받는단다.그만큼경쟁이치열해지는것일까. ‘MZ세대’,트렌드를이끌다 최근아파트트렌드가급변하는이유중하나는인구구조변화에있다.집을구매하는소비자층대부분을MZ세대가차지하고있는데,MZ세대들은혼자사는경우도많고,결혼을해도아기를낳지않는경우도많으며,반려동물을키우는등생활트렌드도많이다르다보니공동주택트렌드도달라지고있다.특히1인세대에대한고민이커지고있다. “예전에는결혼해서아이를낳으면집을20평대에서30평대로옮겨가는식의루틴화된것이있었지만요즘은이런공식이깨지고있다.요즘은40~50평대아파트가거의없다.이런추세는2010년대부터나타났는데,최근에는단독거주형의아파트도많이생기고있다.” 하지만MZ세대,독립세대,고령화라는사회적변화속에서포스코만이가진조경콘셉트가무엇인가를생각해보니특별한게없었단다.변화된트렌드에맞는새로운조경전략이필요한시점이었던것이다.하지만모순적이게도최근건설사들이내놓는조경전략변화들이큰의미가없다는데에점점더많은건설사조경인들이공감하고있다. “‘이런시설물이제일이고이런식재방식이유행이야’하면서그동안트렌드를쫓아왔는데지나고보니크게의미가없더라.포스코조경브랜드인‘백년명원’은어떤추세나유행을쫓지않고더먼미래를위해어떤조경을해야하는지를담기위해서론칭됐다.” ‘백년명원’과‘바이오필릭’ 많은건설사들이‘명품조경’을강조했을때,포스코는‘조경’이아닌‘정원’이라는개념을쓰기로했다.정원에서의명품이라고하면명원이아닌가.그래서백년천년된오래된정원들이즐비한유럽,일본,중국을가서사례조사를했다.해외유명정원을찾아보고‘어떤요소와매력들이사람들의관심을끄는것인가’를샘플링을하고시뮬레이션을하여매뉴얼화시키는작업이진행됐다. “지금까지도수백만명의사람들이찾아보는이유를알고싶었다.세계적인명원들을직접찾아가조사를해서사람들이무엇을좋아하는지정리했고,이과정에서트렌드를쫓을필요가없다는확신을했다” ‘백년명원’을구체적으로실현시키는것은바이오필릭디자인(BiophilicDesign)이다.바이오필릭은생명(bio)을사랑(philia)한다는뜻의‘바이오필라’에서확장된말로,인간은본능적으로자연을사랑하게돼있다는의미이다. “본능적이라는것은새소리를들으면좋고,물이흐르는소리를들으면편안해지고,녹색을보면행복감을느끼는데,그이유가다른어딘가에서온것이아니라우리안에내재돼있다는의미이다.” 사실바이오필릭디자인은이미20~30년전미국에서생체모방을의미하는바이오미미크리(biomimicry)디자인이나바이오모픽(biomorphic)디자인으로존재한개념이다.수영선수들의수영복을상어의피부처럼만들어물의저항을없앤다든지각종자연이나생물의형태를모방해서만들면형태뿐만아니라기능적으로도적합하게작동할것이라는믿음이다. 지속가능한식재,심플한시설물‘백년명원’이추구하는식재는‘자연과정원본연의모습에집중하는식재’로요약할수있다.기후와토양에맞는식물을적용해지속가능한생육환경을만드는것이다.자연에서자라고있는형태그대로를가지고와서심으면세월이지나면서더자연스럽게성장해갈것이라는생각이고,그것이야말로‘생태적’이라는판단이다.기존에크고조형적가치가높은수목을식재하던것과대비된다. 그래서인지포스코센터에최근심어놓은교목에는다간형이많다.정형적인수목에대한기준을과감하게버리고산나무같은자연적인모습들이오히려호평을받고있다. “자연적인식재가사실은매우어렵다.보통제주도면제주도,강원도면강원도등지역적으로만정립되어있고,실제우리가사는공동주택의환경은너무다양하다.” 아파트와같은인공지반에지속가능성을만든다는것은애초에쉽지않은일이다.포스코는현재많은전문가들가함께다양한실험과실패를거듭하고있다.이를통해‘생태’라는큰지향을내재화시킨고유기술을만들어가고있다. ‘백년명원’이추구하는시설물디자인은단기적으로는단순함과간결함을추구하는것이고,장기적으로는자연형모습을구현하기위해외관과기능,소재에서자연유기체의오가닉바이오미미크리디자인(Organic&BiomimicryDesign)을추구하는것’이다.이를통해단순하지만오래지나도고급스러워보이는시설물을찾아가고있다. 이러한시설물콘셉트를실현하는데에최근주목받고있는것이3D프린팅기술이다.직사각형태의거푸집으로형태를만드는데는디자인적인한계가있고,그렇다고금형을떠서만드는것은비용적으로힘든일이다보니자연의형태를선호하는조경시설물분야에서활용도가더욱높아질것으로보인다. “대형시설물을만들만한3D프린터가보급되지않아서아직은소형구조물제작만가능하다.지금은작은스툴나테이블등에한정해서재활용플라스틱등을활용해서제작하고있다.” 재활용소재를활용한업사이클링․리사이클링은아파트조경에서는최신트렌드이다.폐플라스틱,폐섬유,폐콘크리트를활용한제품들은바닥포장,구조물,시설물등다양한활용이가능하다. “예전같으면‘폐’라는접두사가붙으면입주자들의불만이있을것같아많이걱정을했는데요즘MZ세대들은업사이클링한시설물에대해서거부감이없다.실제적용된현장의입주자들을대상으로설문조사한결과긍정적이었으며,디자인을더발전시키면오히려더좋아할것이라는확신이들었다.” 백년명원,10%의실험 “백년명원”은가까운트렌드가아니라먼미래를내다보고만든조경전략이라니실험적일수밖에없다.나아가선도적인라는느낌도든다.시공을어떻게구현할것인가도궁금하지만입주자들을어떻게설득할것인가가더궁금해지는부분이다.아직도많은입주자들은키큰소나무를원하지않을까.이에대해‘10%의실험’이라는답변을내놓았다. “선도한다는것만큼무섭고정말건방진말이없는것같다.우리가실험적으로할수있는것은많아봤자10%정도이다.” 조경도하나의문화가됐다.국민수준에따라서정치가가고문화가가듯이,조경도입주자라는소비자들에맞춰가야한다.너무빨리가서도안되고너무느리게가서도안되고적절하게템포를가져야한다.약반발자국정도만앞서도성공적이라는생각이다. 다만20대부터40대초반까지의입주자들은어릴때부터교육을많이받아서지구환경에대한관심이윗세대와는남다른면이있다.이들세대는“소나무안심으면조경이아니야”라고말하는세대가아니다.오히려낯설고새로운것이라도좋다고판단되면더열광하는열린세대이다. “조경은사람들의내면욕구를반영하고다시조경이사람들의마음에어떤심상을불러일으킨다.공간과사람이상호선순환하는원리이다.그래서우리는사람들의마음을요구하는것이다.바이오필릭을향한마음을계속적으로불러내서진짜환경을생각하고진짜자연에맞게만들어가자는것이본질이고,이것이포스코조경이가야할방향이라고생각한다.” 변화의세대들을맞아본능적으로좋은조경에대한열망을한껏불어넣을수있는다양한실험들이이어지길기대해본다. <인터뷰> 언제까지흉내내기만할것인가! 최신아파트조경트렌드에있어서포스코조경이관심을가지고있는이슈는무엇인가? 요즘은정원과조경이라는용어를혼용하면서각각정의하기가어려운부분이있다.개인적으로정원은휴먼스케일로지근에서의디테일한경관을만들어내는것으로기술과감각이필요하고,조경은그보다는좀큰스케일로구분하고,그러한구분을서로인정을해주는것같다.플랜테리어산업이커지고있는것도주목하는변화이다.우리가볼때는정원도비전공인자에게열린분야라고생각하는데,플렌테리어는식물전공과전혀상관없는사람들에게도열린영역으로자리잡아가고있다.하지만이모든것이조경의영역이라는점에서업역이넓어지고다양화되고있고,한편으로경계가모호해지기도한다. 조경분야가이런변화를보듬어안을수있어야한다고생각한다.원하든원하지않든시대의변화에따라필요한분야들은새로생기고있고,그런트렌드가고스란히공동주택에도반영되고있다. 최근에는아파트지하주차장이나웰컴존에플랜테리어를적용해달라는요구도있다.그런데그곳에서식물을키우려면빛이나온습도등을제어하는유지관리기법이라든지토양,관수,배수등의문제를해결할줄알아야하는데,그것은플랜테리어의한계를벗어나는일이다.이것이조경이해야될역할이다. 포스코조경이추구하는바이오필릭디자인은실내플랜테리어의기법도적극적으로차용해수용한다.업역이더넓어지고그만큼역량도확장되어야하는데낯설다고배척만할것이아니다.플랜테리어의어떤점이사람들에게매력적으로어필되었으며어떤부분이부족한가를고민하고,관련된모든분야의기술을수용해서실제적용이가능한현장의시공기술로발전시킬필요가있다. 건설사조경인들에게하고싶은이야기는? 사회와기술의변화에따라사람들의요구사항이달라지고있다.하지만조경은새로운것에대해좀배타적이고거부감도많다.기득권적인경향이없지않아있다.좀더넓게수용하며좀더깨어있는생각을가져야오래갈수있다고생각한다. 지난해건설사조경협의회에서여러건설사들이조경정보를공유하는세미나를했는데,예전에는서로공유하는것을다소꺼려했었다.하지만이러한시대적변화와속도도빨라지고젋은직원들의깨어있는생각과다양한의견들이반영되면서예전처럼한번전략을세워서몇년씩우려먹던시대는끝났다.꼭꼭숨기고내것만좋은거야라고고집피우다가는도태되기딱좋은시대가된것이다.정보는교류와오픈을통해보다나은발전된지식자산이된다.그야말로집단지성과풍부한데이터를확보하면저절로좋은결과가도출되는AI시대인것이다.좋은것은공유해서발전시키고안좋은것은빨리배제시켜서같이상생해나가길기대한다. “지금까지흉내내는것은많이해왔지않은가.트렌드를쫓아서급급하게흉내만내는조경이너무지겹고,그과정에서버려지는자원이너무많아서죄스럽다.세상은수준이높아졌는데더이상흉내내기만할것이아니라그안에본질적인걸좀더찾자”
조경협회·동아전람, 2024 대한민국 조경*정원박람회 공동주최 ‘맞손’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한국조경협회와동아전람이‘2024대한민국조경*정원박람회’공동주최를위해손을맞잡았다. 조경협회와동아전람은지난11일협회사무국에서‘2024대한민국조경*정원박람회’공동주최를위한업무협약체결했다고12일밝혔다. 이번협약은매년코엑스에서개최하는‘대한민국조경*정원박람회’에대한새로운파트너로,성공적인개최를위한역할을구분하고신의성실로협력하기로한다는내용을담았다. 안세헌조경협회회장은“대외적으로조경*정원산업을펼쳐보일수있는플랫폼의장이됐으면좋겠다”며“조경인과조경을사랑하는많은분들의관심과참여바란다”고말했다. 서원익동아전람대표이사는“MBC건축박람회개최등그간의전시노하우와경혐을바탕으로,공격적인마케팅과홍보활동을통해모두만족할수있는박람회를위해적극적으로지원하고협력하겠다”고약속했다. ‘2024대한민국조경*정원박람회’는오는5월29일부터6월1일까지4일간코엑스B홀에서개최된다.현재전시참가업체를모집하고있으며,참가를원하는업체는출품신청서를동아전람운영국으로보내면된다. 한편조경협회회원의경우,조경협회사무국에참여의사를사전에알린후신청하면30%할인혜택을받을수있다.
정수탑, 세계적 예술가 ‘네드 칸’ 만나 도심 대표명소로 재탄생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지은지38년이지난가락시장사거리정수탑이세계적인건축가이자설치미술가인네드칸(NedKahn)에의해예술명소로재탄생된다. 서울시는이미20년간가동을멈춰버린높이32m깔때기모양의정수탑일대를물의생명력을주제로한공공미술사업을추진한다고12일밝혔다. 1986년축조된가락시장정수탑은시장에물을공급하던지하수저장용고가수조였으나2004년물공급방식이바뀌면서폐쇄돼20여년동안가동이멈춰있는상태였다.현재서울에남은유일한급수탑으로2009년디자인이개선된후보존돼왔다. 이번사업은‘샘(SAM,SeoulAquaMonument)-932’라는이름으로,네드칸의설치예술작품‘비의장막(RainVeil)’을더해오는6월시민들에게공개할계획이다.‘샘-932’는정수탑의오랜역사와물의소중함과정수탑이위치한도로명지번(932번지)을따서지었다. 정수탑에는비의물성을담아바람에따라움직이는장막이설치되고시민들은바라보는방향과눈높이에따라다채로운광경을감상할수있게된다. 싱가포르마리나베이샌즈의대표조형물인레인오큘러스(RainOculus)작가인네드칸은,서울시가추진한가락시장정수탑국제작품공모에자신의‘베일(Veil)연작’을제안했다.기후의순환으로만들어지는비의물성을담아바람에출렁이고움직이는장막을덧입히는기획으로최종선정됐고서울에서는아직한번도시도된적없는설치미술방식이다. 아울러정수탑내부는시민들이직접만든미술작품으로채워질예정이다.6월함께공개될정수탑내부에는100명의시민들이직접만든‘바다의조각’을하나하나쌓아올려바다단면을형상화한대형공동작품이들어선다. 기후위기로발생하는해수면상승의심각성을알리고30년간상승한바다의수위를표현한작품으로,바다의수위를나타내는6가지색을녹인레진아트블록을시민과함께만들고쌓아올려완성된다. 이와관련해시는오는23일진행될‘바다의조각만들기프로그램’에참여할시민100명을13일부터22일까지모집한다.서울시민누구나참여할수있고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시스템에서“바다조각”으로검색해신청하면된다.선착순마감될예정이다. 이외에도6월개장식과함께진행될‘가락아트마켓’참여작가20팀도4월부터모집할예정이다.‘가락아트마켓’은가락시장유통상인과청년작가가함께만드는상생의장으로물과농수산물등을주제로활동하는예술가및디자이너20팀과해당품목을판매하는입주상인이어울려공동부스를운영한다. 이번사업은서울의5대생활권역에예술명소를만드는‘디자인서울2.0-권역별공공미술’사업첫사례로,송파구가진행중인주변공원화사업과어우러져예술작품과휴식이함께하는동남권의예술쉼터로사랑받을것으로기대하고있다. 2022년10월사업대상지공모에송파구가서울농수산식품공사의정수탑과주변일대를대상지로제안하고공모에선정되면서시작됐다.농수산식품공사가정수탑과녹지의시민환원을결정하였고서울시는정수탑의작품화를,송파구는송파대로명품거리조성과연계한작품주변녹지공원화사업을맡았다. 최인규서울시디자인정책관은“가락시장정수탑프로젝트는오랜도시유산에공공미술을접목해시민들에게예술명소로되돌려주는기념비적사업”이라며“동남권인송파구가락시장정수탑을시작으로서울시내5대권역에시민이함께하는명소를조성해도시곳곳에서공공예술을즐길수있는서울을만들겠다”고말했다.
[미래포럼] 잘 짜여진 각본, 선형공원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미래포럼연재 조경인이그리는미래 경의선공원,경춘선공원,서울로7017...나아가프롬나드플랑테(파리),하이라인(뉴욕),벨트라인(애틀란타)...그렇다.모두도심한복판을가로지르는선호도높은긴선형공원들이다.제주도의올레길이나북한산의둘레길과같이트레일을위한길이아니라,도심한복판을관통하는‘~선(라인)’으로명명되는공원들이다.‘길’과달리‘선’이라는명칭에서오는차이는어떠한가?전자는자연적으로만들어진그리고자연속에위치한순환형동선을갖춘산책로의느낌이다.반면후자는인공적으로만들어진그리고도심속에있는일자형동선을지닌공원이다.도심에자리하고있는면적인공원과는어떠한차이가있을까?얼마전까지만해도선형공원은단순한산책로정도의‘길’적인의미였으나,최근에는면적공원을조성할여유가없는좁은도심공간속에서새롭게등장한대안적형태의공원이되고있다.그린네트워크라는현판아래면적공원을연결하는보조적의미로서의선형공원이아니라,이제는대등한대안이된것이다. 면이주는장점은다양하다.선적으로나타나는이용자들의동선을무한대로조합할수있다.그래서각동선의조합에따른다양한공간활동이가능하다.가벼운혼자만의산책부터축구와같은격렬한단체운동까지,넓은잔디밭에서는시민들의모든여가행태를수용할수있다.다만,갈림길은선택에부담이있는낯선이에게는고민의시작이다.이곳을잘알고자주찾는주민이라면매일의공간체험으로무의식적인공간선택이가능하겠지만,낯선이에게는객관식시험지의보기들과같다.그래서선택(체험)하면항상아쉬움이남는중간고사같은곳이면적공원이다. 선은면과는다른측면에서매력이있다.한국계미국배우스티븐연이주연을맡아,미국에미상에서작품상과남녀주연상을포함해무려8관왕을차지한‘성난사람들(원제BEEF)’이란드라마가있다.매순간잘못된선택으로점철된인생속에서많은스트레스를받는현대인의모습을블랙코미디로실감나게그려냈다.현대인들은무의식적으로매순간선택을강요받고머리가복잡해진다.스트레스로좀쉬고싶고,아무생각없이멍하게걷고싶은마음이들수밖에없다.이런순간이찾아온다면가까운주변의선형공원을찾아서걸어보라고귀띔해주고싶다.코로나를계기로일방향의선형공원은중요한공원의형태로등장했다.강요된선택없이,머리를비운채,아무런간섭없이,짜여진각본대로방향과속도를제어해주는곳이선형공원이다.발을내딛는순간부터공원에대한매뉴얼은단순하다.정해진길을따라걷기만하면된다.잘만들어진영화를보면서머리를비우고심신을단순하게정화하는순간이다.다른점은앉는게아니라걷는다는것이다. 선형공원은이곳을처음찾는관광객들에게는아주유용한형태의공원이다.다음목적지를향해한방향으로계속나아가야하는관광객들에게일방통행의선형공원은오히려유용한관광코스가될수있다.서울을보행친화적인21세기형관광도시로만들고싶다면,선형공원을도심속핵심인프라로조성해보길제안한다.서울이가진잠재적랜드마크를찾아서,각점을연결한선형공원을조성한다면훌륭한관광자원이될수있다.시점에어떠한시설을놓고,종점에어떠한시설이있느냐에따라선형공원의효용과가치그리고이용률에차이가난다.잘짜여진각본으로대박흥행을기록할수도있다. 뉴욕의하이라인은뉴요커들뿐만아니라전세계인이사랑하는전형적인선형공원이다.같은선상을왕복해야만하는선형공원은지루하게마련이다.그래서선형상의진행방향과역방향보행시보이는경관에변화를주어야하는데이를잘해결한선형공원이하이라인이다.풍성한나무와초화들을의도적으로활용해시야를적절히닫아주면서선형을되돌아올때는새로운경관이전개되도록조성했다.만약개방감을위해시야를열어주었다면,오히려지겹고단조로운공원이되었을것이다.더불어토머스헤더윅의베슬이라는명확한시점(혹은종점)과리틀아일랜드라는명확한종점(혹은시점)이있어더욱걷고싶은장소가되었다.센트럴파크가보고싶은공원이라면하이라인이걷고싶은공원인이유이다. 비슷하지만다른사례로애틀란타의벨트라인이있다.둘을비교해보면확실히이용객의차이가있다.하이라인은관광객들이많이찾는공원인데반해,벨트라인은관광객보다는지역주민들의이용빈도가높다.조성당시부터바이커들을고려하여개방감있게공간을조성하였다.산책보다는이동통로의역할에좀더주안점을두고조성하여,바닥포장재역시목재나블록보다는콘크리트나아스팔트와같은재료를주로사용하였다. 다소극명하게대비되는두공원의목적에서선형공원의형태를그려보고결과를가늠해볼수있다.복잡한도심에서면적공원도중요하지만,잘짜여진각본처럼의도된선형공원을목적에맞게잘살릴수있다면,걷고싶고보고싶은도시를만들기위한촉매역할을할뿐아니라관광객유치에도성공할수있을것이다.이제선형공원이더이상조연이아닌당당한주인공으로등장할때가왔다. 변재상/신구대학교환경조경과교수
골프코스 설계, 창작성 없다?!…골프장 설계 저작권 소송 패소 ‘논란’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골프코스설계업체들이스크린골프업체를상대로제기한골프코스설계저작권소송에서“골프코스설계는창작성이없다”며저작권보호대상이아니라고판결해논란이다. 지난달1일서울고법민사5부는골프코스설계업체인오렌지엔지니어링등이스크린골프사업자인골프존을상대로제기한소송에서원고일부승소로판결한1심을파기하고패소판결했다. 골프장소유주vs골프존 이번사건은2000년대말경골프존이라는업체에서스크린골프사업을시작하면서국내골프장을그대로재현한시뮬레이션영상을제작해사용하면서저작권비용을지불하지않은데서시작된다. 당시골프존은몇몇골프장으로부터사용동의를받고위성사진,준공도면을받아사업을추진했으며,이후사업이성장하면서골프장들로부터소송이제기됐다. 골프장소유주들은골프장의자료를이용해스크린골프를만들어서상당한이익을취하니일종의이용료를달라고주장했고,2020년3월대법원에서일부승소판결이나와애초동의서를써준골프장들을제외한나머지골프장들에게이용료를지불하도록했다. 하지만당시소송에서골프장소유주들은“골프장이골프코스설계저작권을갖고있다”고주장을했지만,법원에서는“골프코스는골프장이아닌설계자의저작물에해당한다”는점을분명히했다. 골프코스설계업체vs골프존 대법원의판결이후골프코스설계업체들이골프존을상대로저작권소송을제기했으며,오렌지엔지니어링등이제기한소송에서도1심에서“골프존이손해배상을하라”는판결이내려졌다. 하지만지난달1일열린2심에서는기존1심판결을뒤집고원고패소판정이내려졌다. 이번소송을제기한오렌지엔지니어링등골프코스설계업체는법원에서“골프코스구성요소들의구체적인배치,모양,길이,방향및각도,위치,크기등을그대로사용해저작권을침해했다”며“영상을삭제하라”고주장했다. 이에대해스크린골프업체인골프존은“골프코스설계도면에는창조적개성이드러나지않으므로저작물이라할수없다”,“설계도면과스크린골프영상사이에유사성도없다”고주장했다.시공과정에서설계변경이이뤄지기도하고유지관리를통해실제골프장모습이변화된다는것이다. 하지만법원은골프장은티잉그라운드,페어웨이,러프,벙커,워터해저드,그린등의형태,개별홀들의배치,조합에관한인간의사상이표현되어있는‘건축저작물’에해당한다는점을인정했으며,설계업체들이제시한설계도면과골프장의실제모습을비교해본결과거의동일하다는점에서스크린골프영상이설계도면을‘복제’했다는결론을내렸다.골프코스설계업체들이주장한설계저작권을인정한것이다. 하지만법원은설계업체들이제기한각각의골프코스설계에대해창작성을인정할만한요소가없다며저작물로서인정할수없다는결론을냈다.“골프코스가저작권대상이긴하지만창작성이없으니베껴써도된다”는것이다. 창작성의기준,“재미위한것은창작적요소아니다?!” 법원은저작물에대해독창적이지는않더라도창작적이어야한다며,“남의것을모방하지않을것”,“사상과감정에대한창작자자신의독자적인표현을담고있을것”이라는두가지조건을제시했다. 특히골프코스설계는예술이아닌‘기능적저작물’로서,사상을보호하는것이아니라‘창작성있는표현을보호’하는것이므로,설계에창조적개성이드러나있는지를판단했다고밝히고있다. 쟁점은크게두가지였다.하나는“골프코스구성요소들의형태배치조합에있어서창작적인표현이있는가”이고다른하나는“자연물의조작은창작적인가”이다. 결과적으로법원은창조적개성을찾지못했다고판결했다. 법원판결에의하면,“골프코스는경기장”이다.골프코스요소들은골프경기규칙에적합한규격과방식으로설계될수밖에없고,이들의홀배치순서등은골프경기에서난이도,재미,전략등의기능적목적을달성하기위한경기장조성원칙에해당하므로창작성이인정되지않는다는것이다.이에대한근거로미국골프협회(USGA)와전남도청에서발간한골프장사업길잡이에는골프코스설계에대한기준을제시하고있으며,‘난이도,재미,전략’을추구하라는설계지침이포함되어있다는점을들었다. 또한국내골프장은대부분산악지형에조성되고있어서지형적제약을많이받고있으며,클럽하우스등의시설물배치등도이용객들의안전및효율성에따라배치되므로단순히기능적요소로보아야한다고판단했다. 또한‘자연적요소’에대해서는골프장이위치한부지의경관이거나조망대상이어서골프장자체의미적요소에해당한다고보기어려우며,지형,경관,조경요소,설치물등을결합해조성한골프장이라고하더라도자연물의조경관리가저작권법상미적형상으로서의창작적표현으로보기어렵다고판단했다. 실상창작성이없는산악지형이나자연물과경기요소를제거하고나면창작적인것이무엇이남느냐고묻고있는것이다. 골프장이축구장인가?! 이번판결에대해한국골프설계가협회는“수년간,수많은재판을통해인정받았던골프코스의창작성과저작물성을하루아침에모두부정당했다”며반발했다. 협회는이번판결에대해“골프코스는적합한규격이나국제기준이정해져있지않다”“우리나라산악지형처럼지형의변화가많은공간에서골프코스를배치하는것은오히려고도의설계적상상력과창의성이필요하다”,“골프코스는단순히평면적인홀을기능적으로나열하는것이아니다”라며조목조목판결에대해지적했다. 실제골프경기에서난이도,재미,전략등의기능적목적을달성하기위한골크코스요소들을창작적요소에서배제하겠다는결론이얼마나설득력을가질수있을지논란이일고있다. 또한판결에서는독창성과는다른개념으로창작성을이야기하고있는데,골프장의조경공간을자연물에대한관리일뿐이라는이유를들어일괄적으로창작적요소에도해당되지않는다며배제해버리는것은,조경에서‘주변자연과의조화’가매우중요한창작성의한부분이라는점에서배치된다는지적이다. 이현강오렌지엔지니어링대표는“골프장설계는조경설계의광역적인한분야라고생각을하고있다”며조경과별개의사건이아니라고강조했다.또한“우리나라가세계적으로케이컬처의우수성을말하며문화의중요성을강조면서도정작한전문분야의창작성에대해서는반하는결론이난것같다”고깊은유감을표현했다.
“정원, 삶·문화가 되다”… 서울시, ‘매력·동행가든’ 1007곳 조성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서울시가‘정원’이곧삶이자문화가되는도시로거듭나기위해매력가든·동행가든1000여곳을조성한다. 시는이런내용이담긴‘매력가든·동행가든프로젝트’를추진한다고7일발표했다. 시는일상에녹아드는매력가든897곳,사회적약자를위한동행가든110곳등1007개소다.올해부터매년300여곳을조성하고,2026년까지1007곳으로늘린다는계획이다. 지난해내놓은‘정원도시서울’의기본구상에이어오늘발표한‘매력가든·동행가든프로젝트’에서는정원이일상에스며들고시민이체감할수있는정원도시의구체적인모습을담고있다. ‘정원도시서울’이공간구성의관점에서녹색정책·양적확대방향을제시했다면이번발표는시민이일상생활,출퇴근길,나들이에서체감할수있는정원의‘매력’과‘설렘’통해행복감을높이고라이프스타일의혁신을이루기위한구체적정원조성계획이담겨있다. 시는지난해5월오세훈서울시장의‘정원도시서울’선언으로그시작을알렸으며,울산,순천과환경이크게다른서울은그특성에맞춰산,공원,가로등서울곳곳을수준높은정원으로바꿔갈채비를마쳤다. 이를위해조경전문가기획을바탕으로예술적정원조성에새로이적용할매력가든가이드라인을제시하고,각자치구에서도동일적용하여차별화된식재와수준높은예술정원을서울곳곳에조성할계획이다. 먼저매력가든은주거지인근소규모공원167곳에일상매력정원을조성한다.도로·광장·교통섬등유휴부지를활용한자치구매력정원도종로구~종로타워앞광장,도봉구~창동역고가하부,마포구~홍대레드로드,영등포구~문래동공공공지등25곳에구축한다. 아울러도심내유휴부지를활용해꽃을특화시킨거점형꽃정원4곳,걷거나쉴수있는가로변공유정원10곳,자투리공간을활용한마을정원29곳등을선보일예정이다. 출퇴근길힐링이되는도심매력정원을대로변,건물옥상,고가도로등279곳에조성한다.시설녹지내활용도가낮은공간65곳을사계절꽃길정원으로탈바꿈하고,가로변150곳을가로정원으로바꾼다.옥상정원도33곳을만든다. 올해중으로서울을대표하는거점공원9곳에테마가든을조성한다.재미를선사하는해치가든은어린이대공원·뚝섬한강공원·북서울꿈의숲에,예술작품을전시하는조각가든은열린송현광장·뚝섬한강공원·북서울꿈의숲에서만날수있다.강아지와뛰어놀수있는펫가든은노을캠핑장·난지한강공원등3곳에조성한다. 유아·어르신·장애인등사회적약자를위한동행가든도선보인다.올해상반기노인종합복지관과하반기시립병원을시작으로,시산하의료기관12곳과시립노인복지관91곳으로확대해나간다. 장애인학습지원센터·재활자립작업장등장애인시설에도정원을조성한다.가드닝을통해신체활동을유도하고심리적치유를제공하는프로그램을진행한다.삼청공원유아숲체험원등7곳에는어린이와함께가꾸는정원을만든다. 아울러정원도시서울의미래상을만나볼수있는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올5월부터5개월간뚝섬한강공원에서개최한다.이후뚝섬정원의국가지방정원등록을추진할예정이다. 이수연시푸른도시여가국장은“서울곳곳을다채로운정원으로채워시민에겐일상속행복과치유를,도시를찾는방문객에게는서울만이가진매력을전달할것”이라며“서울이세계적인정원도시로발돋움할수있도록수준높은정원을서울전역에조성하고정원문화를확산해나가겠다”고말했다.
정영선 조경가의 사계절 이야기… ‘땅에 쓰는 시’ 4월 개봉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한국인최초로세계조경계에서가장높은권위를인정받고있는세계조경가협회(IFLA)‘제프리젤리코상’을수상한국내1세대정영선조경가의사계절이야기를담은‘땅에쓰는시’가오는4월정식개봉을확정하며눈길을끌고있다. ‘이타미준의바다’,‘위대한계약:파주,책,도시’등웰메이드건축다큐멘터리를배출해온정다운감독의신작‘땅에쓰는시’가오는4월메가박스,CGV,롯데시네마등에서개봉을확정했다. ‘땅에쓰는시’는1984년아시안게임기념공원과아시아선수촌아파트,예술의전당설계를시작으로현재까지도활동하고있는정영선조경가의사계절을담은작품이다. 선유도공원,여의도샛강생태공원,경춘선숲길등랜드마크라불리는공공공원부터오설록티뮤지엄,북촌설화수의집,성수디올등젊은세대를사로잡은핫플레이스까지정원을만들어온정영선조경가의땅을향한철학과내일의숲을위한진심을담은다큐멘터리다. 정영선조경가는공간과사람을연결하고변화무쌍한자연의모습을존중하는철학으로많은이들에게아름답고편안한공간경험을전해왔다. 다채로운작업을통해대통령국민포장,IFLA상,미국조경가협회상(ASLA),한국건축가협회상,김수근문화상등유수의상들을수상했다.지난해에는한국인최초로IFLA가수여하는조경계의최고영예상인‘제프리젤리코상’수상자로선정되며한국적경관의현대적완성을국제적으로증명했다. ‘땅에쓰는시’는이러한정영선조경가의매일매일이담긴사계절정원은물론,그가소망하는미래의숲등다양한이야기를담아내며,사람과자연을연결하는작업을이어오고있는치열한현역이자미래세대를위한오늘을고찰하는한어른의진심과지혜를전할예정이다. 이와관련한자세한내용은영화사진진으로문의하면된다.
조경지원센터, “조경업계·정부 잇는 소통 창구 역할 다할 것”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조경지원센터가조경산업발전의중추적인역할맡아조경업계와정부가소통할수있도록네트워크를구축할방침이다. 환경조경발전재단은5일역삼동과학기술회관대회의실에서‘제21회조경의날’기념식을개최했다. 온·오프라인으로진행된이날기념식에는이상주국토교통부국토도시실실장,장구중국토교통부녹색도시과과장,김주열산림청도시숲경관과과장,이종희문화재청문화재보존국장,한정훈서울시자연생태과과장,임종국서울시의회의원,정부포상기관별시상자,조경분야단체장,정부기관별대표수상자등이참석했다. 기념식은이형철한국조경협회수석부회장의사회로▲환영사▲축사▲비전발표▲기관별표창수여▲폐회식순으로진행됐다. 심왕섭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은환영사를통해“지난한해동안조경사업은여러어려움속에서도위기를극복하고발전해나갔다.국토부와협력을통해조경지원센터를지정받고조경수목가격조사공표등조경분야의현안해결을위한정책과사업추진의발판을마련했다”며더불어“앞으로국토부와의협력을더욱강화해조경산업의발전과제도개선에핵심적인역할을수행할것으로기대하고있다”고말했다. 더불어“친환경조경기술개발및교육,해외진출지원,우수인력양성등을통해경쟁력을강화하고,조경관련법·제도및개선을주도해정부의정책지원확대를위해노력하겠다.또한조경의가치와역할을알리고국민들의조경에대한관심과이해를높이기위한다양한사업을추진하도록하겠다”고강조했다. 이상주국토도시실장은축사에서“녹색도시조성은지속가능한발전관점에서볼때선택의문제가아닌생존을위한필수적과제”라며“정부는이러한조경의중요성을새롭게인식하고더나은도시환경조성을위해지난해환경조경발전재단을조경지원센터로지정했다.녹색도시조성뿐만이아닌,조경진흥을목표로정책·제도적지원에최선을다하고있다”고말했다. 이어“올해에는국가도시공원지정요건개선을통해제도기반을마련하고,조경수거래가격고시에대한연구용역을추진해내년에는가격고시를추진할수있도록하겠다”며“이외에도공원녹지평가체계구축,미래형도시공원유형개발등국민의삶의질제고를위해적극추진해나갈것이다.이러한과제해결을위해서는조경인들의적극적인협력이필요하다.조경지원센터가조경업계와정부를잇는소통창구역할을해줄것을믿어의심하지않는다.앞으로도지속가능한발전과녹색도시조성을위해함께힘써주길바란다”고덧붙였다. 고하정조경지원센터본부장은‘탄소중립도시를위한지속가능한국토환경의구현’의내용을담은‘2024비전’을발표했다. 조경지원센터는2024비전을위해▲법제도개정을위한방안연구▲조경산업진흥기반마련▲대외교류및대국민인식제고등3가지목표를설정하고7가지중점과제를선정했다. ‘법제도개정을위한방안연구’를위해서는조경진흥법검토및제·개정연구,조경산업관련법령을검토할방침이다. ‘조경산업진흥기반마련’을위해서는공원녹지통합테이터체계마련,조경수목가격조사및공표,민·관·산·학·연협력문화확산등을추진할예정이다. ‘대외교류및대국민인식제고’를위해서는해외진출추진및교류활성화,대외적인조경인식제고등을계획했다. 한편조경의날기념식에서는조경단체추천을통해선정된조경인이5개기관장으로부터표창을받았으며,조경단체가수여하는자랑스러운조경인상시상식도거행됐다. 국토부장관상수상자는▲배정한서울대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이주연한국조경협회사무국장▲주은정미르개발이사▲최정우주원조경대표▲정재욱스페이스톡대표등5명이다. 환경부장관상은▲박재민청주대학교조경도시학과교수가받았다. 산림청장상은▲이근형옥담대표▲박종주삼강조경대표▲김상규뉴텍건설대표▲박정훈삼거조경대표에게돌아갔다. 문화재청장상은▲김규연배재대학교조경학과교수▲박준석아세아종합건설대표(박지영대표대리수상)▲김치년한국전통조경학회이사등3명이받았다. 서울특별시장상수상자는▲김지환라디오대표▲유희용미류엘엔씨대표▲김충식한국전통문화대학교교수▲민지호한국조경개발이사▲배석희디자인파크본부장▲유희선데오스웍스이사▲박재희그린유토피아대표▲신경준장원조경대표(이사대리수상)▲남상준현우그린대표▲김도훈조경하다열음소장등10명에게돌아갔다. 자랑스러운조경인상수상자는▲김영민서울시립대학교조경학과교수▲송군호한국조경협회스마트그린연구소장▲옥승엽한설그린대표▲조현재백상엘엔씨대표등3명이다.
삼성물산,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2024’ 대상·금상 동시 수상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삼성물산의‘가든베일리’와‘그린캐스케이드’가‘아시아디자인프라이즈2024’의공간·건축부문에서GrandPrize(대상)와GoldWinner(금상)을동시에거머쥐었다. 두출품작은모두삼성래미안의조경전략인‘네이처갤러리’를처음적용한‘래미안원베일리’단지내설치된조경시설이다. 삼성물산건설부문은아시아최대규모국제디자인어워드에서조경상품2개가동시수상했다고4일밝혔다. ‘아시아디자인프라이즈’는2016년창설되어디자인명문교토예술대학교의신고안도교수를비롯해총35명의세계적인디자이너들로구성된심사위원단이산업디자인,공간·건축,커뮤니케이션등3개분야에서수상작을선정하는국제디자인공모전으로올해는전세계25개국1061개출품작중248개의출품작이선정됐다. 먼저대상을수상한‘가든베일리’는래미안원베일리중심공간의석가산에초대형미디어큐브를접목시켜전통과현대의만남을독창적으로구현했으며,자연과첨단기술,부드러움과강인함의조화등상반되는디자인요소가한데어울려입주민들에게색다른경험을제공한다. 금상을수상한‘그린캐스케이드’는단지내콘크리트옹벽을조경적해법으로극복한공간으로,2.5m높이를다섯번에걸쳐떨어지는조경테라스로풀어냈다.또한녹지와수경,휴게시설로구성된이공간은안개낀깊은숲속에서편안한휴식을취할수있는주민휴게공간으로재탄생했다. 삼성물산은이번수상을통해아시아디자인프라이즈공모전에서업계유일4년연속수상은물론,상위1%에게주어지는GrandPrize를지난2021년도래미안리더스원‘필로티가든’에이어올해도수상하는등래미안만의차별화된조경기술을인정받으며브랜드입지를더욱공고히했다. 삼성물산주택사업팀양준조경그룹장은“이번수상을계기로당사의우수한조경기술을다시한번인정받은것으로,향후분양예정인래미안단지에도삼성물산만의조경기술력과스타일을담은차별화된조경시설을제공할계획”이라고밝혔다.
  • 환경과조경 2024년 4월
  • 최신개정판 CONQUEST 자연생태복원(산업)기사 필기정복
  • 공원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