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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도시 틈새를 공유정원 콘텐츠로 승화시켜 새로운 공유경제 모델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어 눈길을 끈다. 조경·정원 플랫폼 스타트업 앤로지즈의 서비스 브랜드 ‘녹녹’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고 있다. 물론 사회적 욕구는 온라인만으로 충족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가상세계가 지금보다 더 고도화된다면 보다 많은 인간 활동과 욕구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직은 가상공간을 활용해 커뮤니티 활동의 거리적 제약에 구애받지 않는 수준이지만, 제대로 된 메타버스가 구현된다면 3차원 가상세계에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점차 일상이 가상의 세계로 옮겨가고 있지만,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는 가상세계만으로 충족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자연 자원과 에너지의 공급이다. 음식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만드는 재료를 공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연과의 연결성이 약해지면 사람의 신체적·정신적 기능은 저하된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자연 요소와 연결돼 있을 때 마음이 차분해지고 자존감이 높아진다. 신체에 활력을 주고 기억능력, 시력 등도 자연과의 연결성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식물을 가까이 두는 생활만으로도 스트레스 저감, 면역력과 집중력·창조력 증가 효과가 있다. 이러한 효과는 이제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듯하다. 지난 10월 20일 이케아가 한국을 포함해 34개국 3만4387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라이프 앳 홈 리포트 2021’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 이상적인 집의 모습이 ▲여가를 보내는 공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좋아하는 일을 하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1년간 부상한 이상적인 집의 특성으로는 개인 ‘정원’이나 ‘발코니’를 갖는 것(36%), 자연과 가까이 거주하는 것(35%), 가족·친구와 가까이 거주하는 것(31%), 프라이버시를 위한 공간을 갖는 것(29%)이다. 조영민 앤로지즈 대표는 정원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인간 일상과 가장 밀접한 건축물 주변 조경이 ‘준공용’으로만 다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축물 조성 시 수익을 위한 자산 가치에 초점이 맞춰져 조경가의 참여를 배제한 채 준공을 위한 눈속임용 ‘임시녹지’를 만드는 실태를 지적한 것이다. 도시 내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건축물이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원 욕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도시공학을 전공해 오랜 시간 공간 비즈니스를 고민해온 조 대표의 생각이 이러한 상황과 맞닿았다. 정원과 식물을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반영한 공간 비즈니스 콘텐츠로 발전시킨 것이다. ‘녹녹’의 공유정원 서비스가 시작된 배경이다. ‘녹녹’은 주식회사 앤로지즈의 서비스 브랜드로 오프라인 공간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경험하게 하는 공유정원의 확장과 함께, 온라인에서 간접적인 정원 체험을 할 수 있는 유튜브 채널 nocknock을 운영하고 있다. 정원과 조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 제공 플랫폼 앱도 개발하고 있다. 공유정원은 옥상, 오피스 공실 등 도심 유휴공간에 정원을 조성한 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형태로 정원을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공유경제 모델이다. 디지털기반 플랫폼을 활용해 자연에서 상업적 가치를 창출하고, 이 수익을 다시 자연자본의 보존과 증대를 위해 재투자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조 대표의 목표다. 최근 이지스 자산운용 소유의 중구 명동 타임워크명동 빌딩(구SK명동빌딩)에 만든 공유정원 ‘녹녹 타임워크명동’은 그 시작이다. ‘녹녹 타임워크명동’의 공유정원은 7층 휴게정원과 옥상정원으로 이뤄져 있다. 설계는 미국, 중국, 한국을 무대로 활발히 활동하는 제3회 젊은 조경가상을 수상한 최영준 랩디에이치 소장이 맡았으며, 4계절 각자 다른 매력을 뽐내는 여러해살이풀 위주의 식재로 자연주의 정원을 조성했다. 공유정원에서는 자연을 느끼며 진행되는 ▲가드닝 클럽 ▲요가 클래스 ▲피크닉 패키지 등 다양한 일반 대상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향후 더 나아가 반려식물, 플랜테리어, 캠핑 등을 즐기는 MZ 세대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정원이 있는 삶을 경험하는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정원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와 욕구를 공원에서 온전히 충족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도시 안에는 공원 외에 유휴공간이 꽤 많다. 이런 공간을 활용해 재대로 된 정원을 조성하고 사람들이 즐길만한 콘텐츠를 운영해 본다면, 사람들의 정원 니즈를 도시 안에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공유정원’이라는 개념으로 정리됐다. 내 집 정원과 공원 사이 어딘가의 틈새를 찾았다.” 조영민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하고, 인디애나대학교 켈리스쿨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제일기획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의 국내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콘텐츠 제작을 담당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욕구에 부합하는 도시공간 콘텐츠를 개발함으로써 정원을 통한 공유경제 모델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조 대표에 따르면 최근 MZ 세대를 중심으로 정원과 조경에 대한 관심이 커져 실내공간은 업종과 관련 없이 모든 공간에 플랜테리어가 들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오픈한 더현대서울 같은 상업공간도 실내에 식물을 적용함으로써 리테일 집객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 조 대표의 설명이다. ‘공유정원’ 사업의 가능성을 검증받기 위해 작년 창업 전 환경 관련 창업 아이디어를 선정하는 환경부 산업대전에 참여했다. 6개월의 심사과정을 거쳐 최종 10위권 수상 명단에 올라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조 대표는 코로나 시대에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공원보다 안전하고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면서, 퀄리티가 더 우수한 조경과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녹녹 공유정원’의 장점으로 꼽았다. 정원 관리와 가드닝의 부담은 덜고, 정원생활의 즐거움을 다양하게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도 차별화 지점이다. 조영민 대표는 “온도와 습도가 맞춰져 있는 도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계절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아 계절 경험이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앞으로 계절과 자연이 결핍된 도시거주자들에게 온·오프라인의 정원 경험을 제공하고 절기를 접할 수 있는 마케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의 젊은 고객들에게 새롭게 재발견되는 국내 여행지로서 공유정원이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조경도 건축만큼 우리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좋은 작품이 많다. 앞으로 녹녹을 통해 조경가들이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급격한 도시화로 생태회복력을 잃은 도시의 생활환경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또 경제적 격차가 환경서비스의 격차로 이어지는 환경 불평등도 크다. 공유정원에서는 도시에서도 누구나 자연의 계절 변화를 느끼고, 꽃과 나무와 새소리를 즐기는 삶을 제공하고자 한다.”
    • 신유정
    • 2021-12-28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도시 조명에 대한 관점이 바뀔 때 도시가 바뀐다. 밝게 하는 조명의 기능이 아닌 감성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야간경관계획은 빛을 더하는 게 아니라 덜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도시의 낮과 밤은 서로 다른 모습이다. 해가 환하게 비추는 낮의 도시는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구성 요소들의 경계선이 그대로 시야에 들어온다. 해가 지면 인공조명이 비춰진 대상의 형상만 남고 나머지는 어둠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밤의 도시는 낮과 다른 새로운 모습의 옷을 입는다. 인공조명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도시의 모습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야간경관은 도시의 이미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인공조명을 다루는 일과 도시경관을 다루는 일이 별개의 작업으로 이뤄지는 실정이다. 조명 디자인은 실내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건축, 도시, 조경 계획 및 설계에서 야간경관의 비중이 크지 않다. 유엘피 좋은빛디자인연구소는 그 경계 지점에서 인공조명과 도시경관 조명 디자인 실무의 균형을 맞춤으로써 더 나은 도시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연소 유엘피 총감독은 도시경관에서 조명이라는 획일화된 공간의 계획이 아닌 빛이라는 감성적 관점과 새로운 빛의 언어인 ‘절제’라는 콘셉트를 주제로 활동하는 빛 연출 디자이너로 대학에서 미술학을, 건축과 조경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도시경관 분야의 빛 전문가다. 명지대학과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강의했고, 2006년 이연소조명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새로운 빛에 대한 실험과 창작 작업으로 ‘서울시 청계천 복원 건설공사 3공구, 한국은행 화폐금융박물관, 보물1호 흥인지문, 대명리조트 솔비치 양양’ 등을 빛으로 새롭게 디자인했다. 2년 뒤인 2008년 빛이 도시경관을 새롭게 창조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도시야간경관 디자인설계 전문회사 유엘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부설 연구소인 좋은빛디자인연구소를 만들어 ‘서울·부산·인천·대전·대구·울산·구미·안산·원주·춘천·충주·청주·당진시’ 등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도시야간경관 기본계획과 빛공해 방지계획 등을 진행했다. 이연소 총감독은 야간경관계획은 생활을 연장하는 시간의 디자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감독에 따르면 일반적인 야간경관계획은 더 밝고 화려하게 빛을 소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다 보니 빛을 비추고자 하는 영역 밖으로 누출되는 ‘빛공해’를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눈부심, 수면방해 등 일상생활 방해, 야생 동식물 생활패턴 불균형에 따른 생태계 교란이 대표적인 빛공해로 인한 피해다. “어둠을 배려한 빛이 만들어내는 야간경관계획은 하루를 더 길게 연장해주는 역할을 한다. 밤에도 아이들을 데리고 편안하게 산책을 하고, 이야기하며 머물 수 있는 생활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내일도 모레도 계속 보는 일상이어야 한다. 한 번 강한 인상을 받고 이후 지루함을 느끼게 되면 안 된다. 야간경관의 핵심은 담백함과 수수함이다. 빛이란 감성의 요소를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공간의 장소성이 달라진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감독에 따르면 전면적으로 조도를 높이는 것보다 밝게 할 곳과 어둡게 할 곳을 잘 구분해서 밝기와 색감의 감성적 차이를 만들어주는 빛의 계획이 분위기를 더욱 감성적으로 연출해줄 뿐만 아니라, 눈에도 편안하고 아늑해 보인다. 적절한 빛의 강도와 조명 배치는 철저한 현장 조사와 현장 테스트를 통해 찾아낼 수 있는데, 빛에 대한 전문가와 도시경관 전문가들이 따로 움직이니 실무적으로 접근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감독의 설명이다. 이에 유엘피 좋은빛디자인연구소는 이 감독의 지휘 아래 빛의 디자인, 야간경관계획, 전기설계, 영상과 소리 디자인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와 함께 일을 수행하는 체계를 갖춰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이 감독은 “야간경관계획은 조명이 아니라 생명을 가진 빛을 다루는 일”이라며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해야 생각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조명’이란 장치를 중심으로 다루게 되면, 다채로운 모습 연출을 위해 과한 설정을 할 수 있기에 ‘빛’을 ‘생명’으로 보고 이를 중심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조명장치’는 빛을 담는 화분으로 보고 접근한다. 야간경관계획에 있어 빛과 함께 공간 체험을 다채롭게 하기 위해, 더하는 요소는 ‘소리’와 ‘영상’이다. 빛에 소리와 영상이 더해지면 강한 생명력을 드러낸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문화재청 최고 인기 프로그램 ‘창덕궁 달빛기행’도 그의 작품이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창덕궁에서 펼쳐지는 고품격 문화행사로, 12년째 참여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창덕궁 야간 탐방 프로그램이다. 은은한 달빛 아래 청사초롱으로 길을 밝히며 창덕궁 곳곳의 숨은 옛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후원을 거닐며 밤이 주는 고궁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궁으로 들어가는 초입은 도시와 연결돼 매우 밝다. 인정문을 통해서 인정전으로 들어갈 때는 조금 어두워지고, 후원에 들어가면 조금 더 조도가 낮아져서 어두워진다. 그러나 관람자는 이미 어둠 속에 순응되어 있어서 어둡다고 인지하지는 않는다. 바로 시각의 암순응을 통해 편안함을 느낄 수 있고 그 속에서 궁궐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외부에 설치되는 업라이트조명은 사라지고 건축물 실내에 설치된 LED의 간접적인 빛 연출에 의해 고건축물의 격자형 창틀의 패턴이 건축물 성격에 따라 각기 다르게 인지된다. 창덕궁 후원의 밤 속에서 부용지에 비추어진 주합루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연과 하나된 또 다른 궁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후원을 거닐다 만나는 불로문과 애련정, 다시 조금 더 어두워지다가 관람지에서 물에 비추어진 관람정과 주변의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창덕궁 후원으로 들어간다. 후원의 울창한 숲은 간접조명을 사용해 관람자에게 눈부심이 없다. 수목 잎에 반사된 빛이 탐방로를 은은하게 밝히고, 숲 자체가 천천히 밝아지면서 현실로 돌아오는 개념으로 빛이 디자인돼 있다. 창덕궁 전체 빛의 색감과 밝기를 리듬감 있게 변화시킴으로써 관람자 관점에서 자연스럽게 어둠 속 빛의 흐름을 따라 궁궐을 거니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2022년 초 창덕궁의 옆, 창경궁 대춘당지에 ‘창경궁 물빛원행’ 프로그램을 새롭게 론칭할 예정이다. 빛과 영상, 소리를 통해서 궁이 가진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어 코로나19 사태로 답답해하는 국민들을 위해서 잠시나마 다른 세상으로 초대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연소 총감독은 이 프로그램의 기획과 총괄 디자인 연출을 맡았다. ‘창경궁 물빛원행’은 서울 5대 궁궐 중 큰 호수를 담고 있는 창경궁 대춘당지 호수 경관을 활용해 영상과 소리를 디자인했다. 창덕궁은 아름다운 절제된 궁의 후원을 산책하는 기행이라면, 창경궁은 물빛 주변을 도는 원행이다. 숲속에 숨은 프로젝션이 춘당지 섬과 주변의 아름드리 나무를 대상으로 궁중문화를 연출한 영상을 비춰준다. 이 감독은 “문화재는 한 번 훼손되면 복원이 안 된다. 개선의 방향으로 기존 조명을 철거하고 단순히 새로 교체 설치만 한다면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며 “문화재 조명 개선은 철저히 현장에 맞는 현장 중심 계획에서, 주변의 어둠을 배려하는 최소한의 방법으로 문화재 장소성에 적합한 특징을 살리는 데 역점을 두어야 된다”고 설명했다. 문화재가 가진 특정 속성을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적합한 빛을 만들었을 때 가치가 드러난다는 설명이다. 유엘피 좋은빛디자인연구소는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야간경관계획을 세우는 걸 주력으로 한다. 인테리어 등 직접 조명을 생산하고 설치하는 분야와 달리 영업 시장이 확실하게 형성되는 분야가 아니다. 기조성된 도시공간의 야간경관을 보고 개선할 점을 계획으로 수립해 관리 주체에 제안해서 일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럼에도 회사는 꾸준히 성장하는 중이다. 이 감독은 빛이 도시공간에 잘 정착해 사람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도록 조율하는 디자이너로서의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일을 하는 것이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정량적인 관점에서 조명이 다뤄졌다면, 지금은 감성적인 관점에서 다뤄진다. 볼거리 제공을 위한 강한 빛 연출이나 어둠을 환하게 비추는 기능적인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져선 안 된다. 안전과 범죄예방은 기본 전제다. 감성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매개 요소로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 조명을 통해 공간이 더 편안해지고 머물고 싶은 소박한 느낌의 감성을 연출하는 게 핵심이다. 야간경관을 개선하는 일은 도시를 살리는 일이다. 도시를 살리는 일은 바로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빛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조명이 화려하면 도시가 안 보인다. 야간경관계획에서 빛을 더하는 게 아니라 빼야 한다. 도시 조명에 대한 관점이 바뀔 때 도시와 공간이 바뀐다.”
    • 이형주
    • 2021-12-27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한국종합기술 조경레저부(이하 한종 조경레저부)가 조경학과와 업계 발전을 위한 매치메이커를 자처하고 나섰다. 매년 일자리가 없어 문제라는 기사가 쏟아지고 청년 체감실업률은 20%대를 오간다. 그런데 실제 중소기업 미충원율은 10% 안팎을 왔다 갔다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공과 일자리의 ‘미스매치’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어떤 분야 전공은 초과 공급이 이뤄지고, 어떤 분야 전공은 졸업생을 분야에서 모두 수용해도 공급이 한참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경학과는 일자리가 있음에도 전공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는 학생들이 많아 문제라는 지적이다. 신입사원 공고를 내도 지원자를 찾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조경회사가 적지 않다. 조경 전공자의 업계 진출을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한종 조경레저부가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아이디어경진대회’도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구적인 노력이다. 인재 채용을 위한 방법을 공고 후 선발이란 단일 과정에서 벗어나 조경학과 진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기업이 학생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능동적인 활동으로 확대하고자 한 것이다. 자체 예산을 들인 공모전 개최는 그 시작이다.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조경학과 대학·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제1회 한국종합기술 아이디어경진대회’가 열렸다. 대상 상금 500만 원 등의 시상내역과 입사전형 인센티브 혜택을 부여해 조경학과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한종 조경레저부가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개최한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조경학과 학생들과 엔지니어링업계가 소통할 창구를 만드는 것이다. 창구 자체를 만들기보다 이런 기회를 통해 다양한 창구가 만들어지는 기반을 다지는 데 초점을 뒀다. 둘째는 엔지니어링사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있다. 엔지니어링사는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을 실행하는 주체로서 역할을 한다. 때문에 공공공간을 다루는 조경 분야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조경 분야와 별개로 보는 업계와 학생들의 인식을 높이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엔지니어링사 내에 조경부가 최초로 만들어진 한종의 58년 역사를 알리는 것도 공모전 개최의 배경이다. “엔지니어링사 업무는 국가 정책과 연동된다. 도시 인프라의 비전이나 방향성을 설정하는 역할을 한다. 조경설계사무소가 하나의 단위 사이트로 움직인다면, 엔지니어링사는 사이트 범위를 넘어서서 국가나 지자체 정책 차원에서 접근한다. 정책적인 부분에서 공간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법적, 행정적 사항을 정리하고 이해시키는 업역이다.” 김인관 한종 조경레저부 부서장에 따르면 엔지니어링사 조경직은 전국 지자체 공원녹지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공원녹지 정책의 방향과 추진 목표, 사이트 성격을 구분하고 정리하는 등의 일을 한다. 정부나 광역시·도 차원의 관광 인프라 방향과 루트 개발, 사이트 조성 등의 정책 수립도 한다. 관광지, 공원, 수목원, 정원 등 사이트 성격을 정하고 이를 어떤 모습으로 바꿔갈지 방향성을 정하기도 하고, 공사 실행을 위한 설계를 진행하기도 한다. 설계는 대체로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맡는다는 설명이다. “조경레저부는 조경업계 리딩컴퍼니(선도기업)를 지향하고 있다. 58년 역사를 가진 한종이 조경업계를 선도하는 정신적인 가치를 만들어가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시작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 교육의 기회를 늘리고자 한다. 이는 학생과 엔지니어링업계의 접점을 찾는 시도다.” 한종은 조경뿐 아니라 상하수도, 수자원개발, 도시계획, 도로, 교통, 교량, 터널, 항만, 철도, 환경 등 엔지니어링 전 분야 기획, 타당성조사, 설계, 분석, 시험, 감리 등을 수행하는 종합건설엔지니어링 회사다. 1963년 정부재투자기관으로 설립되고 1994년 민영화됐다. 이러한 배경으로 한종 조경레저부는 지자체 단위 공원녹지기본계획 수립을 국내 처음으로 진행했다는 이력을 갖고 있다. 국립중앙수목원(세종수목원) 기본계획을 통해 도심형 수목원을 제안해 정책화하고 정원과도 연계시켰으며, 케이블카 사업을 엔지니어링업계 조경부서 업무로 끌어오며 개발 위주에서 경관과 환경영향을 고려한 방향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김인관 부서장은 조경 분야의 관심이 디자인적인 부문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도시와 그 구성요소를 다루는 데 있어 정책, 기본계획 수립 등을 통해 방향성을 잡는 것을 주도할 수 있는데, 이는 도시계획 등 다른 분야의 역할로만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 부서장은 “대학에서 배운 조경의 영역을 가장 많이 경험해볼 수 있는 게 엔지니어링사”라며 조경학과 전공자들에게 진로 선택 시 실무 영역을 설계·시공에만 한정하지 말고 찾아볼 것을 권했다. 엔지니어링사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학점 관리, 기사 자격증 취득, 영어 점수, 공모전 경력이 필수다. 서류 평가에서 제한조건이 걸려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실무를 위해 필요한 역량이자 학교에서 조경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볼 수 있는 하나의 지표란 것이 김 부서장의 설명이다. “조경부서 내 R&D를 적극 추진해 물리적인 환경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통한 비물리적인 환경에서도 조경의 영역을 꾸준히 넓혀가고자 한다. 조경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산학연 교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이번 공모전 외에도 조경학과와 업계가 교류하는 장을 만드는 데 목적을 두고 다양한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입사지원 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공모전과 연계해 조경직 공개채용을 정례화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실습이나 업체탐방, 기타 협력 등을 요청할 수 있는 창구도 언제나 열려 있다.”
    • 이형주
    • 2021-12-01
  • [환경과조경 남기준 편집장]2000년 열린 ‘제1회 늘푸른 녹색 환경도시 조경설계 공모전’의 대상 수상작은 당시 동아대학교 도시조경학부 재학생이었던 윤성융, 최지현, 김병철, 배미경, 최선희 팀의 ‘잠이와 달이의 동네 이야기’였다. 잠자리와 달팽이를 캐릭터화해 도심 속에서 잠자리와 달팽이가 서식할 수 있는 옥상 소생태계 복원을 제안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으로 격상된 후 처음 열린 2004년의 제1회 대상은 ‘콜라징 에지(Collaging Edges)’를 출품한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의 박경탁, 이상수, 김희원 팀이 차지했다. 각 대상 팀의 대표자인 윤성융 소장(서호엔지니어링)과 박경탁 소장(동심원조경)은 현재 조경가로서 대한민국 조경설계의 최전선에 서있다. 올해 제18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에는 총 122팀이 출품했다. 1팀당 참여 인원이 3~5명이니, 어림잡아도 전국에서 400명 넘는 조경학과 학생들이 참가한 셈이다. 규모면에서 가장 큰 공모전이라 할 수 있다. 환경조경대전이란 타이틀로는 열여덟 번째이지만, 2000년부터 2003년까지 개최된 ‘늘푸른 조경설계 공모전’의 역사를 더하면 스물두 번째다. 22년이란 역사 또한 분야 내에서 독보적이다. 올해 행사는 한국조경학회·한국조경협회·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 주최, 환경조경대전 운영위원회·환경과조경 주관, 늘푸른 후원으로 진행됐지만, 2000년부터 2021년까지 주최·주관·후원에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22년 동안 한결같이 빠지지 않은 이름이 있다. 바로 재단법인 늘푸른이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조경 단체에서 규모 있는 학생 공모전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란 쉽지 않다. 늘푸른 재단의 꾸준한 관심과 후원이 있었기에 조경학과 학생들이 해마다 도전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수 있었다. 제18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수상작을 소개하면서 늘푸른 재단의 노연상 이사장을 만나 후원 배경과 취지를 들어보았다. 경동원, 에너지와 환경의 가치 창조 늘푸른 재단을 설립한 경동원은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인간과 환경의 공존을 위한 기술 혁신을 추구해왔다. 그 일환으로 친환경 건축 자재 및 내화 단열재,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친환경 고효율 보일러를 개발·보급하고 있다. 특히 한동안 일본 수입 제품 밖에 없었던 초경량 인공토양을 직접 개발해 인공지반 녹화 솔루션인 파라소 시스템도 선보였다. “재단법인 늘푸른은 2004년 경동원의 손연호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했다. 이후 운영 자금은 경동원의 인공토양과 경동나비엔의 보일러 판매 수익 일부를 재단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마련하고 있다.” 즉 경량토 1포대, 보일러 1대가 팔릴 때마다 그 수익의 일부가 재단에 기부된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환경조경대전을 묵묵히 후원만 할 뿐 늘푸른이 전면에 나서는 경우가 거의 없다. 노연상 이사장은 “초기에는 늘푸른이 주도적으로 공모전을 진행했지만, 10여년 정도 지난 후부터는 학회에 전적으로 일임하고 있다. 사실 초반에도 우리가 시작했으니까 인력이 부족한 학회 실무를 돕자는 마음으로 참여했을 뿐이다. 자리 잡힌 후에는 후원자의 역할에만 충실하고 있다”며 후원자가 주목 받는 건 본연의 순수한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회사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는 경동원의 기업 이념은 ‘기업을 통한 사회 공헌’이다. 첨단 친환경 기술을 통해 에너지 절감과 환경 보전에 기여한다는 기업 비전도 눈에 띈다. 도시 환경의 질적 향상과 쾌적한 생활 공간을 창출하고, 산학 협력 차원에서 학생들의 창의성 진작을 목표로 한 늘푸른 공모전의 제정 배경과 일맥상통한다. “사실 사업하는 이들의 목표와 비전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그런데 경동원은 일관되게 쾌적한 생활 환경 조성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 있다. 늘푸른 재단의 설립과 공모전 후원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 한때 기업의 CSR이 화두였는데 최근에는 ESG 경영이 회자되고 있다. 새로운 개념은 아니고 산업 형태의 변화와 개인의 목소리가 중시되면서 등장한 시대적 요구, 소위 말하는 시대정신을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한 것이다. 소주주도 기업을 신뢰할 수 있는 투명한 경영도 포함된다. 경동원은 여기에 더해 겸손함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를 갖고 있다.” 속도의 문제일 뿐 도시 녹화는 더 확대될 것 노연상 이사장은 쌍용정유 전무, 에쓰오일 업무총괄담당 수석부사장, 에쓰오일 사장을 역임한 후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경동원 사장으로 일했다. 본인 표현에 의하면 “인생의 절반을 석유 제품을 팔며 살다가” 인생 후반부에 경동원 사장과 늘푸른 이사장을 맡아 환경을 보호하는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인공지반 녹화를 비롯한 도시 녹화에 대한 관심도 커졌는데, 초경량 인공토양 제작 공정에 대한 설명을 들려주다가 자연스럽게 도시 녹화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15개의 청사 건물을 하나로 연결한 세계 최대 규모(2016년 기네스북 등재)의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에 파라소가 쓰였다. 거창하게 기후 변화, 환경 위기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도시 녹화는 확대될 것이다. 다만 속도가 문제다. 녹화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중요하다. 사회적 요구가 커져야 확산의 폭이 커질 것이다.” 이 대목에서 노 이사장은 조경의 저변 확대 중요성도 강조했다.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정유 회사에서 인생의 반을 보냈다. 건축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이 없었는데, 에쓰오일과 경동원 사장으로 일하면서 인문학에서 출발해 음악, 미술, 철학을 거쳐 건축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여러 조찬 강연을 통해 국내외 건축가들의 작품을 많이 접했다. 흥미가 생기니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들의 작품도 찾아보게 되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조찬회에서 조경가의 강연은 들은 적이 없다. 늘푸른 이사장을 맡지 않았다면 아직까지도 조경이란 분야 자체를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조경에 대해서는 문외한에 가깝다. 그만큼 대중적인 조경 콘텐츠가 부족하다. 조경을 일반에게 알리려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해보면 좋겠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단행본 출판, 강연회를 비롯한 문화 프로그램, 유튜브 등 해볼 만한 것이 많다.” 조경학과 학생들이 자부심 느낄 수 있도록 “공모전 수상이 지금의 소장님을 만든 것 같다. 학생들에게 공모전 참여를 추천하고 싶은가? 물론 추천한다. 공모전 수상은 어떤 자극이 된다. 설계자라면 자신의 열정을 본인이 키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적당히 잘하는 것을 넘어 기분 좋게 잘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그 열정을 끌어 올려 줄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 제1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을 수상한 박경탁 소장이 제2회 젊은 조경가 인터뷰 때 들려준 이야기다. 환경조경대전 수상자 중에서 적지 않은 이들이 조경가로 성장하여 활동 중이다. 환경조경대전이 조경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전의 장을 열어준 덕분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노연상 이사장에게 학생들에게 전하는 격려의 말을 부탁했다. “조경의 대중화는 조경학과 학생들의 자부심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요즘 대학생을 대상으로 코칭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데, 대다수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다. 전공이 좋아 온 학생이 있는 반면, 성적에 맞추어 전공을 선택한 친구도 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학과에 애정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확신이 들지 않아서 또 분야에 대해 잘 알지 못해 고민하는 학생도 상당수다. 모쪼록 조경학과 학생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조경 문화에 대한 저변이 넓어지길 기대한다. 또 학생들이 그런 포부를 갖고 인생을 설계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해야 한다’는 태도보다 ‘이렇게 하겠다’는 행동이 중요하다. 목표가 구체적일수록 실현 가능성도 높아진다. 10년 후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구체적인 장면을 설정하고 하나씩 실천해나간다면, 그 장면 속에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 남기준 편집장
    • 2021-11-08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조경설계업협의회(이하 조설협)가 조경설계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결집하고 제도적 문제와 설계사무소의 어려움을 함께 타진하는 법정 단체로서 정체성을 재정립한다. 박명권 조설협 제4대 회장(그룹한 어소시에이트 회장, 환경과조경 발행인)은 한국 조경설계업의 현안과 나아갈 방향으로 ▲조경설계비 제대로 받기 ▲조경 설계발주 관련 제도의 보완 ▲실무재교육 프로그램 마련 ▲차세대 조경설계가 양성 ▲조경설계에 대한 인식의 전환 ▲조경설계 올해의 작가상 제정 ▲사단법인 조경가협회로 발전 ▲조경설계 감리제도 도입 ▲조경설계 시장의 업역 확대 ▲해외시장 개척 등 10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그동안 조경설계업계가 풀지 못한 문제들을 제시하면서 일부 과제는 임기 내 중점 추진하고, 일부 과제는 장기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둔다. 특히 협회 명칭을 조경가협회로 변경하고 사단법인으로 등록해 조경설계업의 권익을 보호하고 법·제도 및 정책 대응이 가능한 법정 단체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그동안 조설협은 설계사무소대표자협의회 수준의 친목단체에 머물렀다. 그래서 현재 사무국과 별도의 집행부가 부재한 상태다. 이에 박 회장은 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 정비부터 시작한다. 조경설계에 몸담고 있는 경력직원들까지 회원을 확장해 보다 발전적인 조설협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조직 구성은 ▲기획위원회 ▲제도개선위원회 ▲교육위원회 ▲미래인재 위원회 ▲홍보위원회로 구분되지만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수평적 집단 지성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각 분과별 책임자를 두지 않고 여러 부회장을 임명한 후 이슈별로 동시에 토론하며 유기적으로 역할이 부여된다. 회장 임기 내에는 최소 ‘조경설계 올해의 작가상 제정’과 2022년 IFLA(세계조경가협회) 한국총회에 맞춰 ‘세계 최대 조경설계작품 전시회’를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환경과조경’에서는 매년 올해의 ‘젊은 조경가’상 시상을 통해 한국 조경의 내일을 설계하는 젊은 조경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과 생각을 널리 알리고 있다. 하지만 공모 대상자가 만 45세 이하로 한정돼 정작 기성 작가들은 수상 기회가 없어 아쉬운 점이 많았다는 것이 박 회장의 설명이다. 이에 조설협에서는 ‘환경과조경’과의 제휴를 통해 새롭게 ‘올해의 작가상’을 제정해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에 대한 시상과 홍보로 조경가 알리기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매년 한국조경학회와 환경과조경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에 정기적으로 조설협 주최 기성작가전을 개최해 한 해 동안 조경설계사무소들에서 디자인한 작품들을 대내외에 홍보하고 알릴 수 있는 기회도 만든다. IFLA 한국총회 때는 해외 유수의 작가들을 초청해 ‘팬데믹 이후의 조경의 신 패러다임’을 주제로 세계 최대 규모의 조경설계작품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박명권 회장은 “조경설계업이 양적인 성장은 많이 했지만, 활황기 때 제대로 된 조직이나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지 못해 여전히 소규모 회사로 어려움을 겪는 현실이다”며 “조경설계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5년간의 설계사무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과제를 풀어보려 한다. 임기 중 다 이뤄질 수 없겠지만 임기 동안 회원들과 소통하면서 장기적으로 조설협이 가야 할 방향을 정립해나갈 계획이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래는 박명권 회장과의 일문일답 - 조경설계업을 가장 어렵게 하는 문제로 턱없이 낮게 책정되는 설계대가가 꼽힌다. 이는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기술서비스 질 하락, 고급인력 유입 감소, 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등의 악순환의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어떻게 대응코자 하는가? ▶ 2021년 1월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엔지니어링 조경설계 표준품셈을 공표했다. 이번에 신설된 ‘조경 설계 표준품셈’은 조경 설계대가 산정의 최우선 기준이 된다.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에 따라 발주청이 조경 ▲기본설계 ▲실시설계 ▲기본 및 실시설계를 발주하는 경우 관계법령에 따른 대가의 고시, 기타 특별한 상황 등에 따른 예외사항을 제외하고는 본 표준품셈을 적용해 실비정액가산방식에 따라 대가를 산정해야 한다. 조설협은 신설된 조경표준품셈의 이해를 돕고 조경설계비 대가를 제대로 받기 위한 조경설계표준품셈 설명회를 개최하고 용역대가를 제정된 품셈에 따라 적용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조경설계표준계약서를 제정해 조경설계 업무범위와 대가기준 등을 명확히 하고, 그동안 불확실한 계약서로 인해 주어진 발주처의 부당한 요구 등 불공정 계약관행을 바로 잡기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이다. 또한 민간건설사 저가 입찰과 건축사사무소의 ‘열정 페이’ 강요 행위 근절을 위한 노력도 기울일 것이다. 고질적으로 열정 페이를 강요하는 일부 건축사사무소 명단을 공유하고, 이를 시정토록 노력하겠다. - 조경설계용역 발주 방식도 조경설계업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 지난 몇 년간 공원을 설계하는 일에 건축물을 일부 포함해 ‘건축공모’로 발주하는 일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조경설계공모 관련법령 부재가 원인이기는 하지만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할 시 조설협에서 적극 대응해 나가고 장기적으로는 조경진흥법 개정 등을 통해 조경설계공모 관련 법령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앞으로의 미래를 책임질 신진 조경설계사무소들의 시장진입을 막는 PQ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PQ제도는 일방적인 실적위주의 평가와 애매한 자격심사기준, 단순경력 위주의 기술평가 등으로 인해 대형 엔지니어링사를 위한 제도라는 비평이 많다. 실제 최근 LH도 연간 한두 건의 현상공모를 제외하고는 조경 설계 발주물량의 상당수를 PQ방식을 통해 상위 대형엔지니어링사가 수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LH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선호되는 PQ(사업수행능력평가)방식의 발주비중을 줄이고 비교적 공정한 평가방식인 현상공모가 늘어나게 발주처에 건의하겠다. - 국토교통부가 올해부터 2025년까지 건설산업 전 과정에 BIM 적용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이 뿐 아니라 시대 변화에 따른 설계 동향이나 신기술 습득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 조경설계사무소에 근무하는 대다수의 조경인들은 취업 후 이렇다 할 재교육 기회가 없는 현실이다. 조설협에서 가능한 한 상/하반기별 설계세미나를 개최해 최신 설계 동향이나 신기술 등에 관한 교육을 통해 기성 조경설계가들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주요 현상공모 당선작에 대한 당선작가 토크쇼를 개최해 유능한 조경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과 생각을 널리 알리는 자리를 마련하겠다. 또한 BIM 등 최신의 설계기법과 Tool에 대한 교육 기회도 만들고, 코로나가 종식되는 대로 해외 선진조경사례를 조설협 회원들과 함께 답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겠다. - 조경을 비롯한 건설산업 전반에 인력난이 심각하다. 설계사무소는 더 어려운 걸로 알고 있는데, 이를 타계할 방법이 있는가? ▶ 대학 졸업생들의 설계사무소 취업이 점점 줄어들고 설계사무소들은 신규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경설계사무소는 너무 힘들고 근무조건이 열악하다는 잘못된 소문으로 인해 학생들이 현장을 직접 접해보기도 전에 설계사무소의 진로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을 상대로 조경 설계사무소의 비전과 보람에 대한 적극적인 안내와 홍보를 통해 미래 조경가를 키워내는 데 힘을 보태겠다. 대학 재학생들이 졸업 전에 조경 설계사무소에서를 체험할 수 있도록 방학기간을 이용한 인턴 실습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 - 조경설계 위상 강화를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우리나라 조경설계가들이 자존감을 상실하는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가 작품의 크레딧 즉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다. 해외의 경우 설계가들의 작품성을 높이 인정하고 설계 작품의 크레딧에 관한 권한을 대부분 작가에게 부여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발주처에 귀속시키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대부분 작품들이 발주처의 입김에 의해 변질되거나 원형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고 준공이 된 후에는 과연 이게 누구의 작품인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는 우리나라 조경설계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악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뉴욕 하이라인으로 유명한 제임스 코너나 조경계의 세계적 스타인 조지 하그리브스처럼 ‘스타 조경가’를 키우지 못하고 한국조경설계업계의 발목을 잡는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일부 민간 건설사의 경우에는 IFLA나 ASLA에 설계작품을 출품하면서 설계자가 아닌 건설사 이름으로 버젓이 출품하는 웃픈 현실도 있다.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건축설계업계의 경우 최근 소송을 통해 대법원에서 건축설계 작품의 저작권이 건축가에게 있다는 판결을 받아내는 등 설계저작권에 관한 노력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은 우리가 다시 주목해야 할 것이다. - 정부를 상대로 정책을 제안하고 협상자로 인정받기 위해선 법정 단체로서 지위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가? ▶ 조경설계업협의회에서 사단법인 조경가협회로 발전시키는 것이 장기적인 계획이다. 우리 조경설계 분야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그린뉴딜성장의 주역으로서 쾌적한 환경 조성과, 시민건강 향상 등 환경복지를 실천하는 녹색인프라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국토환경 개선과 환경복지 기반의 중추적 임무를 수행하는 조경설계분야에 대한 국가의 적극적인 정책적 배려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장기적으로 조설협을 사단법인화 하고 정부에서 정책적 지원을 받는 법정 단체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하겠다. 사단법인 설립 후에는 건축사제도와 같은 조경사 자격증 제도를 도입해 조경가협회가 회원관리는 물론 정부의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 이형주
    • 2021-02-19
  • [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한국조경협회가 젊은 조경인들에게 가까이 다가선다” 올해 새롭게 출범하는 한국조경협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나갈 분과위원장의 약 2/3가 새 인물로 채워질 예정이다. 40대 초반의 젊은 조경인을 주축으로 심지어 30대 분과위원장까지 선임하는 파격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젊은 조경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홍길 제21대 한국조경협회 회장은 “그간 협회가 조경의 대외적인 현안에 많이 치중하면서 기본적인 내부 문제들을 간과한 측면이 있었다”며 “협회의 기본인 회원들의 권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젊은 조경인들의 참여를 강조하며 임기중 협회의 운영 방향에 대해 ‘소통’과 ‘도약’ 두 가지의 큰 틀을 제시했다. “협회, 위기 아닌 기회 맞고 있다” 코로나 시대, 조경 가치 ‘상승’ 해를 거듭하면서 “협회가 위기”라는 말이 많았다. 조경협회는 수익사업을 통해서 운영되는 구조가 아니고,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자발적으로 시간을 내어 봉사하고, 때론 자기 주머니도 털어서 운영되고 있다. 업황이 좋을 때는 기부도 많았는데, 전반적으로 업황이 어렵다 보니 기부도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위기’라는 말이 틀리진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홍길 회장은 “지금 협회는 기회를 맞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19‧20대에서 한국조경사회를 한국조경협회로 단체명 변경을 추진하면서, 외부에서는 한국조경협회를 조경 산업계를 대표하는 단체로 인식하게 됐고, 협회도 외부적인 위상이 부쩍 높아진 것을 느끼고 있다. 외부에서 요청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바빠지기도 했지만, 그만큼 운신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최근 조경업황도 어렵다고만 볼 일이 아니다. 작년 한 해 코로나가 조경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피해를 준 것은 분명하지만, 코로나가 조경 분야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국민들이 공원이나 캠핑장 등 야외를 많이 찾게 되면서 외부 공간의 가치를 재인식하게 됐고, 조경에 대한 사회적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 조경이 할 수 있는 일도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홍길 대표는 “이런 기회들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며, 특히 내년에 광주에서 열리는 ‘IFLA 한국총회’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IFLA 한국총회’를 통해 일반 대중들은 물론 정치권 등에 조경을 잘 알리는 역할을 해서 조경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기회로 삼겠다는 포부이다. 달라진 위상, 대내‧대외 수석부회장 이원화 법제 대응 강화 ‘조경협력센터’ 설립…자연환경보전업법 ‘반대’ 협회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일이 방대해지다 보니 협회 조직에 작은 변화를 시도했다. 기존 한 명의 수석부회장을 두던 것에서 대내수석부회장과 대외수석부회장 두 명의 수석부회장 체제로 조직을 구성하게 된 것이다. 대내수석부회장은 협회 회원들의 복지나 회원들 간 소통을 강화하는 사업들을 꾸려나가게 되고, 대외수석부회장은 조경진흥법이나 산림청 대응 등 법‧제도적 측면에서 우리가 지키고 발전해 나가기 위해 대외적으로 챙겨야 할 사항들을 맡게 된다. 특히 법제 대응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협회 내부에 ‘조경협력센터’를 설립했다. 이홍길 회장은 법‧제도적인 문제들은 협회의 대응도 중요하지만, 다른 여러 조경단체들과 한목소리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센터는 협회의 입장을 밝히면서, 환경조경발전재단이나 조경지원센터와 협력을 통해 조경계의 권리를 지켜나가는 일을 할 것이다. “작년 말 자연환경보전업 신설을 담은 자연환경보전법 개정안이 입법발의가 됐다. 자연환경 및 생태 관련해서는 조경업계에서 지금도 하고 있는 일인데, 업이 새로 신설되면 면허를 새로 등록해야 된다. 인원도 적은 조경업계에 어려움을 줄 수가 있어서 대응해 나가려고 한다. 우리 협회가 대처를 잘해야 기존 조경업을 하는 분들이 손해를 받지 않고 업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회원간 ‘소통’ 강화와 권리 찾기 IFLA 한국총회, 조경 ‘도약’ 계기 대내적으로는 그간 소홀했던 회원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IFLA 한국총회 등의 행사를 통해 조경 분야가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 이것이 21대 협회가 주력해 나갈 방향이다. 이홍길 회장은 협회가 40년을 지나면서 조직적인 면에서는 어느 정도 잘 갖추어졌지만, 정작 협회 회원들을 위한 내부적인 역할을 못했다는 것이 협회 고문들의 평가라고 전했다. 그래서 회원들에게 회원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회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모바일 앱도 새로 개발할 계획이다. 앱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조경에 대한 정보도 얻고, 회원 관리나 회원 서비스 혜택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조경계 전체가 소통할 수 있는 행사를 임기중 부활하고자 한다. 예전에는 체육대회를 통해서 조경인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자리가 있었다. 체육대회는 아니더라도 전국에서 조경인들이 모여 서로 어려운 점도 나누고, 정보도 공유하는 소통의 지점을 많이 만들어 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속감을 고취하고 현재 낮은 회비 납부율을 높여 운영의 자립성도 확보해 나가고자 한다. “전국 고등학교에 조경학과가 50개가 되는데, 이렇게 많은지 깜짝 놀랐다.” 조경박람회나 한마음 대축제 등 조경계 행사에 고등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통해 젊은 조경기능인 양성을 활성화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이들이 미래에 조경 분야로 사회 진출을 하게 되면 훗날 훌륭한 조경인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이는 현재 조경이 국제기능올림픽 종목에서 배제됐는데, 앞으로 다시 세계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준비 차원에서도 필요한 일이다. “해외에서는 IFLA는 물론 ASLA 등의 행사에 학계보다는 업계에서 많이 참여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IFLA 세계총회’가 학회 주도 행사로만 인식되고 있는데, 업계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2022년 IFLA 한국총회’를 훌륭하게 준비하는 것도 핵심사업이다. 이번 IFLA 한국총회는 지난 1992년에 경주에서 개최한 이래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행사로, 국내 조경 분야의 터닝 포인트가 되도록 만들고자 한다. 현재는 사회적으로 조경의 입지가 공고하지 못하고 조경가들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지 못하다. 하지만 이번 행사가 조경인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조경인들의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조경, ‘국민적 관심’ ‘큰 도약’ 필요한 시점 “젊은 조경인, 관심과 참여 필요” 한국조경협회가 젊은 조경인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조경업계에 뛰어든 모든 사람이 협회의 회원이 될 수 있다. 과거 선배들이 조경의 발전을 위해 전진해 온 역사가 있고, 이러한 역할들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후배 조경인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홍길 회장은 이제 조경이 충분히 국민적인 관심을 받을 만한 자격을 갖춘 분야라며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조경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조경의 중요성에 비해 외부적으로 많이 인정받고 있진 못하지만, 벌써 조경협회가 40년이 됐고 내년이면 조경학회가 50년이 된다. 그 어떤 분야 못지 않게 국민적인 관심을 받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고 또한 그만큼 큰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도약을 위해 젊은 조경인들의 참여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 박광윤
    • 2021-01-29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전 세계인이 마스크를 쓴 상태로 1년을 넘겼다. 코로나 팬데믹이 몰고 온 많은 변화 중 가장 큰 건 비대면의 일상화가 아닐까. 라이프스타일이 집콕 생활 중심으로 변화하며 쇼핑 뿐 아니라 교육과 먹거리 소비까지 온라인 시장이 주도하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언택트(untact) 기술이 조명 받으며 사람 간 거리가 더 멀어지고 있는 것 같지만, 역설적이게도 2021년 트렌드로 제시되는 주요 키워드는 ‘휴먼터치’다. 기후위기, 전염병, 경제위기 삼중고 속 50주년을 바라보는 25대 조경학회의 아젠다가 이와 맞닿아있는 듯하다. ‘휴먼터치’는 기술적으론 혼자 생활하기 쉬워지더라도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려식물을 두는 것만으로도 외로움과 우울감이 완화된다 하니 다른 생명과의 교감으로 의미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시점에 인공의 건축과 도시에 자연을 끌어들이는 조경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임 회장의 학회 운영 기조는 50년을 맞은 조경 분야의 사회적인 역할을 새로 정립하는 데 방점이 찍힌다. 사회적인 조경 알리기와 조경 커뮤니티 플랫폼으로서의 역할 수행 그리고 전 세계 조경인의 축제가 한국에서 열리는 시점이 그의 임기이기도 하다. 조경은 가상이 아닌 현실 그리고 격리된 혼자만의 공간이 아닌, 공공의 장소를 주로 다룬다는 점에서도 변화의 파도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 ‘휴먼터치’와 궤를 같이 한다 할 수 있다. 조경진 신임 조경학회장(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교수)은 후보 시절 ‘한국 조경 50+50,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열자’라는 기치 아래 ▲2022년 광주 IFLA 세계대회 성공 개최 ▲한국 조경 미래 50년을 위한 비전플랜 수립 ▲미래 세대 조경인 키우기 ▲교육하고 연구하는 학회 정체성 강화라는 네 가지 공약을 제시했다. 공약 실현을 위한 집행부 구성을 마무리 짓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해나가고 있다. 조경학회는 지난 50년을 돌아보는 사업으로 기념도서 발간, 전시, 대 사회적인 조경 알리기에 나선다. 앞으로 50년을 내다보는 활동으로는 범조경계 차원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조경분야의 대응 전략 등의 비전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정책 이슈 선도를 위한 교육 및 연구에도 내실화를 기한다. 수시로 포럼, 심포지움 개최 등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코로나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온라인 전략도 구상한다. 각 분야별 역할분담을 재편하고 새로운 TF를 마련할 예정이며 조경정보지, 여름조경학교, 환경조경대전, 조경대상 등 기존 사업들을 점검해 기존 틀에서 벗어난 전략 및 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50주년 비전 수립을 위해 설립된 비전플랜위원회(부회장 이유직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올해부터 두 달에 한 번씩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하면서 의제 발굴에 나선다. 기후위기, 전염병, 경제위기가 맞물린 시대, 비전플랜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기보다는 학교에서 어떻게 교육하고 사회적인 아젠다를 선도할 것인지 방향을 고민하는 데 있다는 것이 조 회장의 설명이다. “학회가 설립된 1972년은 아직 근대화 여정에 있었다. 고속도로 건설, 관광지 개발, 국토 보전 등 개발 시대에서 그 당시 조경이 리더십을 갖고 큰 역할을 했다. 그 관성이 지금까지 흘러왔다.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위기와 재난재해에 대응하는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서 도시 전체가 생태적인 친환경 도시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도시 중심의 장소들이 숲이 되고 공원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맞는 조경의 위상을 찾아야 할 것이다.” 2022년 광주 개최를 앞둔 IFLA 준비를 위한 특별위원회부회장은 김아연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가 맡았다. 주제는 지난 50년과 미래 50년을 포용하는 ‘re : public(리 : 퍼블릭)’으로 확정했으며, 세부 주제는 ▲펜데믹 랜드스케이프 ▲리질리언트 시티 ▲포용사회 ▲뉴 라이프스타일이다. 예산 확보 및 정부 지원을 위한 체계도 탄탄하게 구축 중이다. IFLA 특별자문위원장은 이번에 문화체육관광부장관으로 지명된 황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맡기로 했다. 이외에도 여야 국회의원, 시민사회, 민간 특별자문위원 초청을 구상 중이며 올해 초 사업을 신속히 추진해 2022년 예산 수립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IFLA 한국총회의 메인이벤트 기간은 2022년 8월 31~9월 2일이다. 프리이벤트로 8월 28~30일에는 71개국 회장단 회의 및 대표단 모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8월 28~31일은 학생 디자인샤렛을 운영하고, 30일 학생공모전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개최지인 광주 외 타 도시에서 포스트 투어를 진행하고 광주에서도 투어를 진행한다. 현재 2020년 예정이었던 말레이시아 총회도 올해 8월로 연기된 상태이니 만큼 상황을 고려해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중이다. 학술교류 외에도 IFLA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와 기념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2022년은 조경가 옴스테드 탄생 200주년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코네티컷 대학교와 1~2월 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행사를 연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조경가 정영선 대표(조경설계 서안)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할머니 조경가의 ‘땅에 쓰는 시’> 등의 콘텐츠 협력, 한국 조경 50년 및 IFLA 30주년 기념공원 조성 추진도 구상 중이다. 조 회장은 대 사회적인 조경 홍보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분과(부회장 박승진 로사이 대표)도 신설했다. ‘조경 크리에이터’들이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조경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젊은 조경가나 학생들이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학회장으로서 자연환경복원업에 대한 입장도 제시했다. 조 회장은 “조경 분야는 폭이 넓다. 어떤 일을 할 수 있느냐의 전문영역을 봤을 때. 자연환경복원은 조경의 메인 분야다. 일하는 부서에 따라 업역을 구분하고 자체 업을 만드는 건 무리가 있다. 융합의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자연환경복원을 하면서 다른 분야와 협업하는 것은 맞다고 본다. 조경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도 있고, 보조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특정 일은 어떤 전문가가 해야 한다고 구분하는 건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자격요건을 만드는 건 또 하나의 규제다.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조 회장은 IFLA 개최에 있어 “조경인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특히 참여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자 하니 젊은 세대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 이형주
    • 2021-01-24
  •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자연환경보전업 신설, 건설업 대업종화 등 조경업계를 둘러싼 도전적인 현안이 여전한 가운데, 그간 조경관련 법‧제도적 대응에 앞장서 온 환경조경발전재단의 심왕섭 신임 이사장이 올해부터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다. 심 이사장은 오래전부터 조경단체에서 일을 해왔으며,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전문건설협회 조경협의회의 제11대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장을 역임하면서, 조경에 대한 애착이 높고 현안에 매우 밝아 안정적이고 지속성 있는 정책 대응에 적임이라는 평이다. 이에 심왕섭 이사장을 만나 조경계 현안에 대한 입장과 대응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심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재단, 법‧제도 컨트롤타워 역할 … 조경 현안 ‘적극 대처’ 자연환경보전업 신설 ‘반대’…조경업과 차별성 ‘별로’ 공원 안에 도시숲 조성 “절대 안될 일” - 재단 이사장 취임 소감을 부탁드린다. ▶ 지금 조경 분야가 많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여러 현안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재단이 잘 운영됐으면 좋겠는데, 여건이 좋지 못하다. 조경학회도 2022년 광주에서 열리는 IFLA 세계총회 준비로 많이 바쁘고, 협회도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내가 이런 중책을 맡게 돼 걱정도 든다. 하지만 조경계의 오래된 현안에 대한 대응이나 방향성이 단절되면 안된다는 우려가 있어서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줄거리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재단 이사장을 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조경 현안에 대한 그간 흐름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과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 지금까지는 조경학회장나 조경협회장 출신이 재단의 이사장직을 맡아 왔었는데, 처음으로 전문건설협회장 출신이 이사장을 맡게 돼 그 배경이 궁금했었다. 재단의 위상이나 역할 변화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가. ▶ 시공 분야 출신이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을 맞게 되면 조직의 위상이 조금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지만, 특별히 재단의 위상 변화나 역할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재단은 앞으로도 조경계 현안을 대응하는 데 있어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 각 현안별로 입장을 들어보고 싶다. 우선 최근 입법발의된 자연환경보전업 신설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 자연환경보전업 문제는 오래전 처음 발의될 때부터 조경계에서 반대를 해왔다. 우선 업역 측면에서 보면 이미 조경업에서 하고 있던 일들인데 업 신설로 면허를 하나 더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4000여 개 되는 조경업체들의 영세성을 고려했을 때 대응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경부에서는 조경업계 입장에서도 파이가 커지는 일이라고 말을 하는데, 그 일을 조경업체에 준다는 것이 아니므로 절대 파이가 커지는 것이 아니다. 당시에도 그런 주장을 했었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리고 자연환경보전업이 조경업과 완전히 다른 독자성을 가진 것으로 보기 힘들다. 설계만 보아도 자연환경보전업 시방서는 조경업에서 쓰고 있었던 것을 준용해서 사용하다가 생태 분야의 성격에 맞게 업그레이드를 시켜 온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에서는 건설업 대업종화를 통해서 면허 종류를 줄이고 있는 상황인데, 오히려 환경부가 유사업을 만들겠다고 나서는 것은 국가 정책과도 맞지 않는 잘못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조경업체에서 면허를 새로 만들기 위해서는 생태복원기사를 한 명 더 뽑아야 하는데, 지금까지 배출된 생태복원기사가 이제서야 4000명을 넘었을 뿐이어서 기사 부족으로 균형도 맞지 않는 상황이다. 이렇게 설계와 시공 양측면에서 모두 반대를 하고 있다. - 만약에 조경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업 신설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 그렇다. 조경업체를 배제하고 업을 신설하겠다는 것이갈등의핵심이다. 우리가 예전부터 해오던 일을 시대에 역행하면서까지 새롭게 법을 만들어 업을 신설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해오던 일을 그냥 할 수 있도록 조경업체를 포함시키면 문제가 해결된다. 도시숲법도 조경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고 법이 통과됐다. - 환경부가 최근 자연환경보전업 신설을 그린뉴딜 국책사업으로 강하게 추진하면서, 관련 심포지엄에서 조경업계만 찬성해 주면 정부 관계부처는 이미 합의가 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었다. ▶ 산림청의 도시숲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경계와 국토부가 많은 소통을 하는 기회가 됐다. 현재 국토부는 소관부서로서 조경계의 뜻을 존중하고 있다. 여러 사안들에 대해 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으며 국토부에서도 조경 면허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 국토부에서 건설 업종을 하나로 묶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조경전문공사업도 하나로 통합이 되는데, 그 아래 주력업종이라는 제도가 생긴다. 현재는 식재와 시설물 두 개의 주력업종이 존재하지만, 생태나 물 등을 포함해 4개 주력업종을 만들어 생태업을 명확히 조경공사업의 영역으로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 - 정부가 발표한 그린뉴딜안에는 공원에 도시숲을 조성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조경계가 반대하는 내용이다. ▶ 특히 공원 부분은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다. 혹시라도 산림청에서 이를 법제화하려고 한다면 강력 항의를 통해 도시숲에서 공원을 삭제하는 쪽으로 협의해 나가겠다. 도시숲에 공원을 넣는 문제는 그렇게 쉽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조경은 학문 성립된 몇 안되는 건설업종…업종 폐지 ‘반대’ 조경수 가격고시 폐지, “대안 마련 위해 노력할 것” 조경회관 건립 추진 ‘재시동’ - 현재 추진되고 있는 건설업 대업종화도 조경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어떤 대응을 해나갈 계획인가. ▶ 종합과 전문이 통합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전문건설업쪽에서는 전문에서도 종합의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논리로 찬성 의견이 많은데, 사실 전문이 종합을 이길 수가 없다고 본다. 업종 구분이 없어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대부분 반대하고 있다. 재단에서는 대업종화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반대 의견을 제출하고 있다. 이 문제는 대승적으로 조경계 전체를 보고 행동해야 한다. 건설업종에는 대학에 학과가 설치돼 있고 학문을 형성하고 있는 업종이 몇 개 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조경은 도장이나 방수 등과는 다르다. 전문공사업들이 없어지더라도 조경은 고유의 업종을 담을 수 있도록 구분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조경학과 학생들도 조경회사에 들어가 조경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업종을 지키지 않으면 조경업은 정체성을 잃고 아무나 할 수 있는 하도급업으로 전락한다. 대업종화를 반대하고 기존 조경업종을 지키는 일은 조경계 선배로서의 역할이라는 생각이다. - 최근 조달청의 조경수 가격고시 폐지가 이슈가 됐다. ▶ 조달청이 조경수 가격고시 민원으로 많이 시달리면서 이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조달청에서는 가격고시를 할 의무가 있는 곳이 아니다. 하지만 조경수에 대한 고시가격이 없어지면 조경업체의 설계 변경 등 업무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그래서 조경단체들이 조달청을 찾아가 가격고시를 유지해 줄 것을 부탁을 했고, 조달청에서는 실제 조달한 조경수 품목에 한해서 거래 가격을 제공해 주기로 했다. 나머지 조경수에 대해서는 우리가 직접 가격조사를 해야 하는데, 인력이 너무 많이 필요한 일이다. 현재 LH에서 이에 대한 용역을 맡기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고, 재단에서도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 그 외 임기 동안 재단에서 주력할 사업은 무엇인가. ▶ 조경회관 건립에 기틀을 만들고 싶다. 현재 회관 건립에 대해 일부 논의되고 있다. 자금은 국회를 설득해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자 한다. 모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 신축년 새해를 맞아 조경인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부탁드린다. ▶ 대한민국 조경에는 몇 가지 문제가 누적돼 있다. 조경의 근간이자 핵심 공간이라 할 수 있는 정원과 공원, 도시기반시설로서의 녹지, 생태환경, 그리고 경관 등은 지난 몇 해 동안 분리되고 위협받는 분쟁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조경인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한 덕분에 어려운 여건에서도 조경은 크게 성장하기도 했다. 여러 영역에서의 충돌을 나쁘게만 볼 일이 아니다. 그만큼 크고 넓은 영역에서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새로운 업역이 꾸준히 개발되는 것은 여러 전문분야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현상이다. 다만 우리 조경계가 다양한 영역을 수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새로운 역할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대한민국 조경 50여 년의 세월 동안 주력 부문과 새로운 부문이 늘 공존해 왔다. 그런 만큼 현시점에서의 위기도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고 노하우도 충분하다. 올 한 해는 시대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조경의 역할에 대해 많이 논의되길 바라며, 환경조경발전재단이 그 역할의 구심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 박광윤
    • 2021-01-14
  •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회원간 끈적한 유대감을 자랑해 왔던 건설사조경협의회(이하 건조회)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변변한 만남 한 번 가지지 못한 채 한 해를 지내고 있다. 올해부터 모임을 맡아 이끌게 된 이현우 건조회 회장(현대산업개발 그룹장)은 괜한 미안한 마음과 함께 건조회 회원들에게 “항상 응원하고 있다”는 메시지와 “빨리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근 실적 발표를 보면 건설사들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어느 정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주택분양시장이 일찌감치 호황을 지났고, 최근 코로나의 재확산과 정부의 규제 정책이 맞물리면서 좋은 전망을 내다보기는 힘들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이현우 건조회 회장은 국내 건설시장에 대한 전망을 “불확실”이라는 한마디로 정리했다. 나아질만한 뚜렷한 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코로나 여파도 있지만 정부의 SOC 사업도 줄고 분양성도 떨어지고 있다. 특히 주택시장은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서 앞으로 아파트 사업에 의존도가 높은 민간조경 분야에 파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가 주택을 늘리겠다고 나선 것은 청신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로 추진될 것인지는 또한 ‘불확실’한 부분이다. “현재로선 건설시장에 대해 불확실성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조경 물량은 건축에 비해 1~2년 정도 늦게 나오는데 우리 회사나 타건설사를 봐도 실적이 약해지고 있어서 조경 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조경에 대한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이현우 회장은 건설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조경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믿는다. 조금은 교과서적인 이야기지만 먹고 사는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조경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이라는 원론적인 기대감이다. 최근 확대되는 기후변화나 미세먼지 등의 사회적 이슈를 기반으로 공원의 중요성은 훨씬 더 커질 것이고, 조경의 중요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또한 주택시장의 위기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데에 공감한다. 아파트 분양이 잘 안되면 조경에 힘을 주는 전략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조경공사비는 총공사비의 5% 내외에 해당하는데, 실제 아파트의 고급화에 조경이 책임지는 부분은 30% 이상이다. 이현우 회장도 조경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점을 들어 조경에 대한 더 많은 투자를 해줄 것을 회사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요즘 건조회 회원분들이 많이 어려울 것이다. 조금 나아 보이는 회사도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다들 치열하다. 조경은 총예산 대비 작지만 최대한 자신의 일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 안에서 조경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힘든 부분일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건설사 직원들의 가장 큰 고민은 변별력을 만드는 일이다. 이현우 회장은 “아이파크의 조경은 무엇이냐. 그것을 만들어 와라”라는 요구에 요즘 고민이 많다고 했다. 예전에는 몇몇 건설사들이 아파트 조경의 새로운 트렌트를 선도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작은 회사들이 큰 회사를 따라하기도 하고, 설계사무실 몇 군데에서 여러 건설사의 설계를 하다보니 전체적으로 비슷해지고 상향평준화됐다. 아파트 조경의 트렌드를 만들어 간다는 것은 항상 고민거리이지만 점점 더 힘든 일이 된 것이다. 이현우 회장은 성과와 실적 목표에 많이 지쳐 있을 건설사 직원들에게 건조회가 편한 안식처같은 모임이길 바랐다. 건조회는 처음에 10개 건설사를 중심으로 운영되다가 자격이 확대되면서 회원이 대폭적으로 증가해 왔다. 이 과정에서 작은 회사 회원들의 소외감이 생겼고, 젊은 세대간 교류가 약해졌다. 이들의 만남을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각종 모임들을 계획중이었으나 코로나라는 복병을 만났다. “건조회, 요즘 힘든 시기입니까?”라는 질문에 이현우 회장은 “힘든 시기인 것이 맞죠”라며 “직접 만나서 얼굴 마주보는 것이 건조회의 가장 중요한 취지인데 코로나로 인해 모임 차제가 정지 상태”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에 맞춰 계속 보고서를 내고 계속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잠시 잊고 서로에게 편안함이 되는 안식처로서 건조회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며 아쉬움과 함께 “건조회 회원들, 빨리 보고 싶습니다. 소주 한 잔을 기울일 수있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 박광윤
    • 2020-09-08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조경설계 대가기준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엔지니어링업계가 일한 만큼의 적정한 사업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017년부터 추진해온 엔지니어링 표준품셈 정비 순서가 오면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17년부터 엔지니어링 표준품셈을 대대적으로 정비해왔다. 2017년 12월 ‘한국엔지니어링협회’를 ‘엔지니어링 표준품셈 관리기관’으로 지정하고 순차적으로 분야별 표준품셈을 심의·공표했다. 그동안 표준품셈 부재로 정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 발주청은 객관적인 기준 없이 인건비를 산정해 왔다. 특히 예산 절감, 감사 부담 등을 사유로 원가 이하의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일도 빈번했다. 그 결과 사업자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기술서비스 질 하락, 고급인력 유입 감소, 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등의 악순환이 반복됐다. 특히 조경설계는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에 근거한 ‘엔지니어링사업의 대가기준’을 따르고 있는데, 공사비요율 적용조차 도로분야 기준을 적용해 대가 산정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산자부는 엔지니어링사업 대가 산출의 기본원칙인 ‘실비정액가산방식’을 활성화하고자 대대적인 표준품셈 정비를 추진했으며, 올해 조경 엔지니어링사업(이하 조경설계)에 실비정액가산방식을 적용할 수 있도록 ‘조경설계 표준품셈’ 개발에 착수했다. 실비정액가산방식은 직접인건비, 직접경비, 제경비, 기술료와 부가가치세를 합산해 대가를 산출하는 방식으로, 직접인건비는 업무에 투입되는 기술등급별 기술자 기준인원수로 산정한다. 엔지니어링 표준품셈은 전체 공사과정에서 시공을 제외한 나머지 과정 전체에 적용한다. ‘조경설계 표준품셈’ 연구는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품셈관리센터 연구원 2명과 한국조경협회 추천 초빙연구원 2명이 중심으로 수행하며 조경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회 12명, 중앙부처 및 지자체, 공기업 등으로 구성된 부문위원회 8명이 함께 참여한다. 투입인원수, 보정계수 마련 등을 통해 초안을 마련하고 7월 중 품셈(안)에 대한 1차 조경설계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9월에 부문위원회 중간평가를 거치고, 10월까지 전문가협의회를 통한 품셈(안) 보완, 10월 중 품셈에 대한 업계·발주청 등 대상 2차 공청회, 11월 부문위원회 최종평가, 12월 표준품셈 심의위원회 의결 후 산자부 인가·공표 예정이다. 이번 ‘조경설계 표준품셈’ 개발에는 김영욱 한솔에스엔디 대표가 초빙연구원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조경기술사와 자연환경관리기술사 자격을 모두 가진 그는 건설기술연구원 산하 국가건설기준센터에서 조경기준위원장을 역임하며 조경설계기준과 조경시방서 제정에 역할을 해왔는데, ‘조경설계 표준품셈’ 제정에까지 참여하며 조경 관련 기준 간 연계 및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고자 한다. 특히 올해 표준품셈 제정 때는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순차적으로 완성도를 높여갈 기반 만들기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이번 품셈 제정에서 조경의 모든 부문을 담기에는 시간적으로 한계가 있다. 주거단지, 관광 및 지역활성화 등 대표적인 부문을 먼저 제정하고 난이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바꿔나가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공원, 녹지 등 설계에 따라 내용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변수를 잘 적용해서 합리적으로 산출 근거를 만들고자 한다. 단발성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산자부나 관리기관에서 후속 개정 작업을 빨리 수행할 수 있도록 조경인들이 지속적인 관심과 공감대를 형성해서 현실과 맞는 완벽한 조경설계 표준품셈을 제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 대표는 조경설계 분야가 어려움을 겪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적정 설계대가를 받지 못한 데 있다고 꼬집었다. 적정 대가를 받아서 엔지니어가 제대로 된 대우를 받는다면 예전처럼 조경설계라는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조경설계 표준품셈’ 제정이 장기적으로 설계사무소 인력난 해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조경설계 표준품셈’ 제정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로 “분야 이미지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발주처에서 조경을 나무만 심고 퍼걸러, 벤치만 놓으면 끝나는 정도로 생각해 난이도를 낮게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다 임의로 금액을 깎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그런데 품셈을 제정하면 식재, 시설, 구조, 포장, 수경, 경관조명, 사인시스템 등 조경이 다루는 분야가 분명하게 명시되니 임의로 금액을 조정할 수 없게 되며, 기준에 나온 품목을 통해서 비전공자라도 조경업무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거란 설명이다. 적정대가 수립을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으론 “잘못된 발주 관행을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경은 기본계획 수립, 인허가, 기본설계, 실시설계 단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담아서 대가를 주는 설계용역이 거의 없다. 기본 및 실시설계로 발주하면서 그 전 단계인 마스터플랜 작성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을 서비스 차원으로 끌고 넘어갔다. 공사를 하기 위한 실시설계를 ‘기본 및 실시설계’로 발주해 실제 업무를 기본설계부터 시작한다. 전 단계 일을 서비스로 진행시키고 대가 지불을 안 하는 걸 당연시해온 것이다. 이에 모든 엔지니어링 지식서비스 제공에는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할 수 있도록 설계 전 과정에 대한 기준을 잡아나가는 것이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이는 지난 6월 진행된 전문가 회의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품셈관리센터 연구원들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현 공사비요율 방식의 문제기도 한 면적에 의해 산출되는 공사비와 설계비를 연계해서 계산하는 시각을 바로잡는 것도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한 예로 서울에 있는 설계사무소가 부산에 있는 1000㎡ 공간을 설계할 때 현장조사를 한 번 나가는 것과 서울에 있는 1만㎡ 공간 현장조사를 한 번 나가는 것, 혹은 도심권에 있는 것과 산간도서지역, 평지와 산지가 다 다른데 이를 면적에 따라 대가에 차등을 둔다면 어떤 경우는 더 이득이 되고 어떤 경우는 더 손해가 나는 상황이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발주처 요구조건이나 대상지 제반여건, 도면의 중첩도 등에 따라 규모와 관련 없이 업무 난이도가 달라지니 이러한 것들을 반영하는 것도 필요하다. “작은 어린이공원이나 큰 근린공원이나 기본적으로 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설계 대가를 단순한 면적 개념으로만 볼 수는 없다. 작은 단위의 어린이공원, 근린공원, 선형의 생태하천, 둘레길 등의 차이를 면적으로 잡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 실질적인 대가에 맞출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변수들을 계수로 만들어주면 오류가 조금이라도 줄어들 것이다.” 김 대표는 설계사 입장에서는 대가가 많이 올라갈수록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발주 입장도 고려해야 하니 그 갭을 최소화하는 것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고려해 발주처도 수긍할 수 있는 타당한 대가 기준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발주처에서 설계비를 책정하는 데 있어 공사비요율보다 실비정액가산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 때문에 표준품셈센터에서는 발주처가 대가산정 방식과 사업의 규모, 특성을 고려한 사업 내용을 선택하면 사업대가가 자동으로 산출되는 온라인 시스템을 동시에 구축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시스템이 정착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경설계 표준품셈’을 제정해 적용하다 보면 공사비요율과도 접점이 생기고 그 과정에서 조경설계대가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경의 역할은 사람을 위한 공원 및 녹지 등을 조성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고 지구환경에 대한 문제를 푸는 키를 가진 게 조경이다. 조경설계가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전문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조경설계 표준품셈이 그러한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 이형주
    • 2020-07-16
  •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말로만 듣던 ‘BF 인증’이 도시공원을 포함한 조경 설계·시공 분야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어서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BF 인증(Barrier Free,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제도)은 장애인, 어린이, 노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들이 도시시설을 이용하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계획·설계·시공을 잘 했는지 인증하는 제도다. 그간 공공건축에만 의무적으로 적용해 왔으나, 앞으로는 도시공원을 포함해 공공이 이용하는 민간건축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해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 ‘도시공원 BF 인증 의무화’ 조치는 조경분야에겐 갑작스런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제도를 오랫동안 시행해 왔던 보건복지부 입장에서는 그간 조경분야를 많이 봐 준 셈이다. 그간 도시공원의 BF 인증기준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이미 오래전부터 권장해 왔지만, 조경분야는 10년이 넘게 이 기준을 너무 무시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말 도시공원을 반드시 ‘BF 인증’을 받아야 하는 대상에 포함시켰고, 이제서야 조경계에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이에 유니버설 디자인 및 BF 인증과 관련해 국내외 사례와 기준 등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를 해 온 이기영 제일엔지니어링 부사장을 만나 조경인들이 앞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정부 뿔따구?!…“도시공원도 꼭 BF 인증 받아라”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제도(이하 BF 인증)’는 정부가 지난 2008년에 처음 도입했으나 의무사항은 아니었다. 당시 국토해양부가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 시행지침’을 만들어 인증 심사 기준을 만들었는데, 거기에는 BF 인증을 권장하는 6가지 대상으로 지역, 도로, 건축물, 교통시설, 여객시설과 함께 ‘공원’도 포함됐으며, 인증은 예비인증과 본인증 2단계로 이뤄졌다. 이후 2012년 12월에 전국 최초로 전라남도에서 공공건축물에 대해 인증 취득을 의무화하는 조례가 제정되었고, 이어 2015년에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 등 편의증진법)’을 개정해 전체 공공건축물에 대한 BF 인증이 법률로 의무화됐다. 당시까지도 공원을 포함해 도로, 교통시설, 여객시설은 의무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31일 도시공원의 BF 인증 취득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장애인 등 편의증진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내년 12월 3일까지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마련해 12월 4일부터 이를 시행하게 된다. “BF 인증을 권장하는 법들을 만들어 놨는데, 시민들이 많이 이용함에도 불구하고 공원 분야에서 이행을 잘 하지 않으니 보건복지부가 뿔따구가 났다. 권장을 하면 알아서 시행해야 하는데 그렇질 않으니 강제사항으로 바뀐 것이다.” BF 인증 못 맞추면 ‘재시공’ 이번 개정안은 인증 의무대상으로 도시공원만 포함한 것이 아니다. 민간건축이라 해도 일정 규모 이상으로 공공이 이용하는 다중 이용 시설은 인증 의무대상이 되고, 또한 인증 의무 시설은 본인증 외에 예비인증 취득도 의무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인증 유효기간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해 주고, 대신 인증을 받은 대상시설이 인증기준에 적합하게 유지·관리되는지를 차후 조사해 미흡한 경우 시정명령 등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도시공원 외에도 공공이 이용하는 상업시설 등의 공개공지도 인증 의무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예비인증 의무화로 조경설계 단계에서부터 BF 디자인 기준이 잘 적용됐는지 검토를 받아야 한다. 물론 더 큰 문제는 시공이다. 설계는 지적사항을 수정하는 것이 수월하지만 시공은 인증기준에 맞지 않을 경우 재시공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매우 높다. 하지만 이기영 대표는 이번 조치에 대해 규제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2030년이 되면 전체 인구 5000만 명 중 2000만 명이 교통약자라는 통계가 있다. 배리어프리 설계·시공을 잘하면 2000만 명이 편리해진다는데 이들을 위해 우리가 기꺼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뉴얼만 맞추지 말고, 장애와 차별을 깊이 이해한 통합적 설계하라” -지난해 통과된 장애인 등 편의증진법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첫 번째 이슈는 BF 인증 의무대상시설을 도시공원과 민간이 신축하는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로 확대한 것이다. 두 번째 이슈는 BF 인증은 예비인증으로 설계인증을 받고 본인증으로 시공인증을 받는데, 본인증이 문제가 크다. 본인증에서는 예비인증대로 시공을 했는지, 시공하면서 변경된 설계가 인증기준에 맞는지 등을 보는데, 인증기준을 모르고 시공하면 인증이 안나고, BF 인증이 안되면 지자체에서 준공검사도 안나고 등기도 안나오게 된다. 지금까지 심의를 해보면 조경하는 사람들이 BF에 대해 잘 모른다. 인증을 받는 데 시간도 걸리고 돈도 드니까 무시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민간건축 조경도 BF 인증기준을 맞춰야 한다. 아직 1년이나 남았으니 공부가 필요하다. -시행령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길까? ▶아직 확실히는 모른다. 앞으로 시행령을 만들기 위한 의견을 수렴할 것이다. 하지만 법의 내용이나 BF 인증 제도의 취지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외부 공간은 모두 인증 의무대상에 포함돼야 한다. 도시공원은 물론 보도에 면한 공공공지, 공개공지 등 다중의 편의시설이 될 만한 근생시설, 오피스빌딩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단독주택은 제외되겠지만 아파트 조경은 포함될 수 있다. 실제 서울시의 경우 조례를 통해 재개발 사업이 BF 인증제도를 도입하고 있어서 아파트 조경에 대한 인증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BF 설계시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설계가의 철학이 중요하다. 장애에 대한 이해가 없이 단순히 매뉴얼 설계만 하면 좋은 설계가 되지 않는다. 물론 인증을 받으려면 매뉴얼을 맞춰야 하지만, 실제 인증기준에 없는 내용들도 많고 설계가가 현장 여건에 맞게 결정해야 할 것들이 많다. 이왕 인증을 받아야 한다면 단순히 규격을 맞추는 일에서 벗어나 유니버설 디자인과 배리어프리 설계 개념을 잘 이해해서 통합적으로 디자인하길 바란다. -장애에 대한 어떤 철학이 기반이 되어야 할까? ▶‘장애’는 영어로 ‘disability(장애)’, 혹은 ‘impairment(손상)’, ‘handicap(불리)’ 등이라고 한다. 이는 신체적인 손상(impairment)으로 인한 행동의 장애(disability)와 그로 인해 받는 불리함,·불이익(handicap)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단순히 물리적인 장애물만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장애물도 없애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장애와 장애인, 장애물에 대해 깊이 이해를 해야 한다. BF 설계는 이를 통해 안전성, 접근성, 쾌적성, 편리성, 비차별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무장애 통합설계를 위해 조경인들이 갖추어야 할 철학을 담아 최근 ‘장애물 없는 외부 공간의 설계·시공(펴낸곳 대성당)’이라는 신간을 발간했다. 이 책은 BF 인증과 관련한 매뉴얼을 제시하는 단편적 지식에서 벗어나 이론, 법령, 실무적 해결 원리는 물론 장애에 대한 이해를 돕는 설계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엮은 것이다. 무장애 조경 설계·시공을 어떻게 준비할지 모르는 조경인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매뉴얼? 뭣이 중헌디!…“무장애 통합설계·시공 정착하는 계기 되길” 이기영 부사장은 “장애를 깊이 이해하는 설계”를 재차 강조했다. 매뉴얼 자체보다는 그 매뉴얼이 나오게 된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어려운 말인 듯하지만 사는 것이 다 똑같지 않을까. 삶에는 필요·충분 조건의 다양한 매뉴얼이 필요하지만 그저 매뉴얼만으론 살 수 없으며, 좋은 매뉴얼이라고 해서 그 조합만으로도 좋은 삶이 되지 않는다. 여러 기사를 검색해 보면 BF 인증을 맞추지 못해서 재시공으로 골머리를 앓는 공공건축들이 제법 많다. 그간 준비가 부족했던 조경계에 BF 인증 의무화가 쉬운 문제는 아닐 듯하다. 하지만 ‘조경 BF 인증 의무화 확대’에 대한 정부의 조치는 조경계로서는 환영할만한 부분이 크다. 이유야 어쨌든 그간 BF 설계 및 시공에 무관심했던 조경계 스스로를 반성하고, 선진국에 비해 30년 뒤처진 국내 BF 제도가 글로벌 기준에 발맞춰 가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박광윤
    • 2020-03-31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2022년은 한국조경학회 설립 50주년이 되는 해다. 학회를 설립한 선배들이 쏟아 부은 에너지와 열정을 다시 살리겠다. 레거시를 만든 선학들의 족적을 되돌아보면서, 지난 50년의 성과를 정리하고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초석을 다지고자 한다.” 조경진 한국조경학회 수석부회장(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교수)이 제25대 한국조경학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했다. 1985년부터 한국조경학회 회원으로 활동해온 조경진 후보는 2009년~2012년 국제집행이사, 2013년 조경헌장특별위원회 위원장, 2013~2014년 조경정보지 편집위원장과 정원학센터장, 2017~2018년 국제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부터 수석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7년 IFLA(세계조경가협회) 한국대표로 10월 몬트리올 총회에 참석하고, 2022년 세계대회를 광주로 유치한 것을 계기로 학회장 출마를 결심했다. IFLA 세계대회가 열리는 2022년은 서울과 경주에서 국내행사가 열린지 30주년이 되는 해이자 조경학회 설립 50주년이 되는 해다. 조 후보는 이때를 한국조경 50년을 돌아보고 새로운 50년을 기약하는 변곡점으로 만들고자 학회장에 출마했다. 정부와 시민들에게 조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전 세계 조경 커뮤니티에 그동안 한국조경이 걸어온 길을 홍보하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조경진 후보는 ‘한국 조경 50+50,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열자’라는 기치 아래 ▲2022년 광주 IFLA 세계대회 성공 개최 ▲한국 조경 미래 50년을 위한 비전플랜 수립 ▲미래 세대 조경인 키우기 ▲교육하고 연구하는 학회 정체성 강화라는 네 가지 공약을 제시했다. 먼저 한국 조경 미래 50년을 위한 ‘비전플랜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향후 5~10년 중단기 로드맵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후변화, 그린인프라, 녹색일자리, 재해예방과 건강 등 미래 이슈에 대응하는 학회 연구TF팀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국토정책에 조경 분야가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분산된 조경직 집중화와 새로운 전담부처 신설을 모색하고, 국토환경계획에 담을 수 있는 조경계획 분야의 확충 전략 등을 수립한다는 구상이다. 조 후보는 이러한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조경’이라는 학문명과 학과명 변경에 대한 논의와 연구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20세기 독립된 학문 영역을 구축한 ‘신문방송학’이 새로운 미디어 환경 발달에 따라 연구와 교육의 영역을 확대해나가면서 ‘커뮤니케이션학’으로 확대 발전한 것처럼, 20세기 초반 태동한 조경도 이제는 시대적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미래 변화를 대응하기에 적절한지 숙고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옴스테드에 의해 미국에 센트럴파크가 만들어지고 ‘조경(Landscape Architecture)’이란 명칭이 생겼을 때는, 산업 발전으로 망가진 도시를 살리기 위해 자연을 어떻게 끌어들이는가가 관건이었다. 한국은 1970년대 국가 주도로 조경학이 태동했는데, 국토개발 수단의 하나로 조경이 요구됐다. 그때로부터 50년이 지난 도시는 미세먼지, 기후변화, 전염병 등의 위협에 직면했고 리질리언스(회복탄력성) 등의 이슈가 떠오르는 만큼, 시대가 요구하는 조경의 공공성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조 후보의 말이다. 이에 지난 50년과 미래 50년을 포괄적으로 안을 수 있도록 2022 IFLA 주제를 ‘re : public(리 : 퍼블릭, 가제)’으로 잠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조경의 태동 배경인 공공성에 대해 지금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하는 기회를 갖자는 의미다. 아직 확정된 주제는 아니지만 그러한 차원에서 고민하는 장을 만들고자 함이다. “조경은 경치를 만든다는 의미다. 무척 좋은 의미이지만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의미가 포함돼 국토경관 보존과 다소 부합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지난 50년 조경이 발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국토경관의 자연성을 보전하는 것보다, 시설 위주의 인위적인 것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둔 것 같아 아쉽다. 그러다 보니 일반인들에게 조경은 장식적이거나 시설 위주로 만드는 것이란 인식이 고착화된 것 같다. 쉽게 결정할 사안은 아니지만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미래 세대 조경인 키우기’도 공약의 하나다. 조 후보는 예비 조경가 육성을 위해 학회 주도로 중고생 대상 조경 알리기 캠페인을 시작하고,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홍보 전략으로 조경가를 대중에게 알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학부생을 위한 환경조경대전, 여름조경디자인캠프도 혁신적으로 개선하고, 젊은 연구자에게 연구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보다 많은 학술활동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는 것은 교육과 연구라는 학회 정체성 강화를 전제로 한다. 조 후보는 “한국조경 50년의 역사에서 설계는 많이 발전했지만 계획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도시계획과 국토계획 사이에서 환경계획·분석 지식을 발휘할 전문가 역할을 못하고 있으며, 법과 제도적인 측면에서 경관이란 큰 스케일을 다루는 데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현장의 요구를 학교가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 같다”며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교육 과정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조 후보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학교 간 교육 프로그램을 상호 점검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고, 교육 인증제 도입가능성 검토 등을 통해 경쟁력 있는 인재 양성에 나선다. 이외에도 산업계 이슈 대응을 위한 상설위원회 운영, 필요 시 사회적 발언을 위한 논의의 장 마련, 전문 영역 확보를 위해 재교육 프로그램 개발·운영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교육 인증제는 학회 차원에서 신중히 검토해야 할 문제다. 위원회를 꾸려 계획, 설계, 식물, 관리, 역사 등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전통적인 조경학 지식의 뼈대와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체계가 균형 있게 마련되어 운영하는지를 평가하는 제도다. “교육 인증제시행을 위해서는 많은 논의를 거쳐야 하지만,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장기적으로 좋은 인재를 배출해 실무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대중의 인식도 바뀌고 다른 분야와의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 실무에 필요하지만 학교에서 충족하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 돌아보고 교육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고쳐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도시숲법·환경보전업 신설과 관련해서는 상생을 모색하되 상대방이 배타적으로 나온다면 조경을 대변하는 단체장으로서 나서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조 후보는 먼저 도시숲법과 관련해서 “조경이 발전하려면 어떤 부서와도 손잡아야 한다. 그런데 솔직하고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아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상생을 모색하되 산림청이 계속 배타적으로 나온다면 조경 분야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변하는 자세로 임하겠다. 시간을 두고 협력을 통해 풀어나가 도시공원, 도시숲 제도 모든 것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보전업 신설과 관련해서는 “환경보전은 조경의 핵심 영역 중 하나다. 업 신설은 외연을 넓혀가는 과정으로 보이지만 조경이 품에 안고 가야 할 부분이다. 그 방법에 대해서는 논의를 해야 한다”며 “일단 독립이 되더라도 조경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연결고리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는 학회장으로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조정하고 협의하는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조 후보는 “조경이라는 전문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조경이 가진 독자성이 훼손되지 않고 다른 분야에 잠식되지 않도록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조경학회를 지금보다 발전시켜 미래 세대들이 긍지를 가지고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고 싶다. 학회장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신명나는 무대를 만들어 주면 여러 사람이 같이 힘을 합해 노력해 줄 것으로 믿는다. 그 변화의 계기 무대가 IFLA다. 다른 차원에서 근사한 조경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힘쓰겠다.” 한편 제25대 한국조경학회 임원진 선거는 오는 24일 건국대학교에서 열리는 2020년 한국조경학회 제1차 이사회 및 정기총회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 이형주
    • 2020-03-17
  • [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전국 도시들이 총괄건축가를 위촉해 도시의 정책과 전략을 맡기고 있는 가운데, 정원도시를 표방한 전주시가 처음으로 총괄조경가에게 도시의 총괄업무를 맡겨 화제다. 전주시에 이어 최근 서울 강동구에서도 총괄조경가로 위촉된 최신현 씨토포스 대표를 만나 “우리 도시와 조경가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전국 총괄건축가 일색…“다양한 협주 인정해야” 최근 많은 지자체에서는 도시의 공간정책 및 전략, 주요사업에 대한 기획·설계·시행 등을 총괄 조정하는 총괄건축가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공공건축 혁신을 위해 민간의 실력있는 전문가를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제도가 만들어진 지는 오래됐다. 하지만 2009년 경북 영주시와 2014년 서울시에서 시행된 이래 거의 확산되지 않다가, 지난해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각 지자체에 총괄건축가를 위촉할 것을 독려하고 국토교통부에서 ‘공공부문 건축 디자인 업무기준’과 ‘민간전문가 제도 운영 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전국 지자체로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도시 공간의 총괄조정자로서의 역할로 보기엔 너무 건축가 일색이라는 우려가 있다. 도시가 건축으로만 이뤄진 것도 아니고 건축·도시·조경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협업으로 이뤄지는데, 이를 총괄하는 일을 반드시 건축가가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오히려 도시적 차원에서 보면 건축에 못지않게 조경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모든 지자체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도시의 수장을 모조리 건축가로 임명한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실제 최신현 대표는 서울시 총괄건축가 산하 건축정책위원회에서 4년간 조경 분야 위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는데, 당시 “건축 중심의 도시에 조경이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 총괄조경가 위촉 “어렵네” 최신현 대표는 지난 40여 년간 실무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한 실력있는 조경가로, 특히 ‘서서울호수공원’의 총괄 설계를 맡아 미국조경가협회상(ASLA Award)을 수상하는 등 굵직한 작품을 다수 남겼으며, 최근에는 국회대로 상부공원 설계현상공모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조경가임에도 불구하고 최신현 대표가 총괄조경가로 위촉되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전주시 김승수 시장은 전국 지자체서 유일하게 “건축가보다는 조경가가 도시를 들여다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총괄조경가를 위촉하고자 했다. 하지만 총괄조경가를 위촉할 법적인 근거가 없어서 지자체 조례를 만들려고 했는데, “재정지출 등의 문제가 있는데 왜 굳이 민간전문가를 두느냐”며 의회가 반대에 나서면서 몇 개월이 지체되기도 했다. 결국 의회에서 통과되긴 했지만 “정원도시에 걸맞은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김승수 시장의 의지가 없었다면 총괄조경가 위촉은 아마 불가능했을 것이다. 최신현 대표는 “총괄조경가로 위촉되자마자 ‘총괄조경가가 왜 필요한가’에 대해 관련기관들을 찾아가 공무원, 의회,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며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진짜 필요한 제도라고 인정을 하고, 의회에서도 긍정적으로 봐주어서 다들 응원하며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래는 “도시와 조경가의 역할”에 대한 최신현 대표와의 일문일답. 총괄조경가, 도시에 미래를 담다 - 총괄건축가는 많이 들어봤는데, 총괄조경가는 다소 생소하다. 어떤 개념인가? ▶ 건축정책기본법에 의해 총괄건축가를 두는 제도가 생겼고, 지자체 중에서는 서울시에서 처음으로 총괄건축가를 두었다. 이 총괄건축가 산하에 건축정책위원회를 만들어 도시의 전체적인 건축과 디자인 관련 정책을 펴나가면서, 이 위원회가 서울시의 도시 환경과 디자인을 바꾸는 선구자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나는 그 위원회에 조경 분야 위원으로는 4년간 참여했었는데 당시 모든 것이 너무 건축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공공건축의 질을 높여서 민간건축의 질을 높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도시 전체를 볼 때는 미약한 부분이다. 우리가 거기에 끌려가다 보면 뭔가 색다른 건축물을 만들어야 좋은 도시가 되는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도시는 역사와 전통, 맥락이나 주변 환경을 고려한 건축이 들어가야 도시의 정체성이 강화되는데, 건축가들은 독특한 건축물을 정당화시키는 생각들이 많아 보여서 오히려 도시의 정체성을 없애고 있는 듯했다. 건축가가 잘못 됐다는 게 아니라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총괄건축가와 총괄조경가는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다. 전주시에서는 총괄조경가로서 총괄건축가의 일을 포괄해 맡고 있다. 두 가지를 같이 해야 되니까 조금 부담은 되지만, 혼자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마다 성격에 맞는 건축가들을 총괄기획자(MP)로 모셔다가 협업을 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 - ‘정원도시’ 전주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 ‘정원도시’는 지자체장이 바뀌면 사라지는 구호가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원이 삶이 되는 도시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도시 곳곳에 정원을 만드는 것보다는 공동체 마을정원, 시민정원사 등 정원교육 프로그램이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시민들이 정원에 대한 애착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고, 나아가 정원산업이 기반이 되는 정원도시로 만들고자 한다. 정원박람회도 구상중이다. 현재 서울, 청주, 부산 등 전국적으로 정원박람회를 열고 있는데, 이들 박람회와 달리 전주는 정원소재를 기반으로 한 박람회를 생각하고 있다. 전주는 도시 구조가 주변에 논밭과 도시가 어우러져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정읍이나 김제 등 주변 도시에서 관목이나 묘목을 생산하는 농가들이 많고, 농진청이 전주에 위치하고 있어서 전국적인 정원소재 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좋은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 전국에서 다양한 식물 소재를 사러 전주로 오게 되면 경제적 가치도 올라가고 자연스럽게 정원의 가치가 더 커지는 도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를 기반으로 공공의 공간들이 정원으로 만들어지고 정원 교육이나 심포지엄이 만들어져서 전주를 가면 늘 정원을 경험할 수 있는 그런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오는 3월에 박람회 조직위원회를 만들어서 내년에는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총괄조경가는 조경가의 정치적인 위상을 높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활동이 어떤 긍정성을 가져올 것으로 보는가? ▶ 총괄조경가로서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조경 분야에 일도 만들어 내고 분야 발전에 도움이 될까를 생각했다. 후배 조경가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제도를 만들어 주는 게 제 역할이라는 생각이다. 조경단체나 조경기술자들이 그동안 고생을 많이 해 왔는데, 가장 큰 이유는 법적인 보장이 없어서다. 법적인 보장이나 제도들이 있었다면 훨씬 더 많은 꿈을 펼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최근 조경진흥법이 생겼는데, 그 법에 총괄조경가 제도를 집어넣어서 참여 기회를 넓혀갈 수도 있을 것이다. 법에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를 잘 아우르면 우리의 모든 영역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역할들을 할 것이다. 다른 계획은 없다…“현재 일상에 집중하고파” 국토부의 ‘민간전문가 제도 운영 가이드라인’을 보면 ‘총괄건축가’의 자격을 ‘민간전문가’로 정하고 있으며, 건축기본법 시행령 제21조에서는 민간전문가에 건축·도시·조경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를 반영해 총괄건축가뿐 아니라 총괄조경가도 허용하는 유연한 제도로 개선될 필요가 있겠다. 최신현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총괄조경가의 사례가 많아지는 것은 그 자체로 조경가에게 새로운 길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례가 법이 되고 그 법이 다시 조경가에게 기회가 되는 순리! 그는 추가적인 계획은 “정말 없다”고 강조하며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이 하겠다는 마음이 있는 직원이 있을 때까지는 계속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이후에는 시골에서 한적하게 살고 싶다고 전했다. “다만 후배 조경가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데에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거기에 보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 박광윤
    • 2020-02-25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권력 정치가 아니라 참여정치, 이념정치가 아니라 생활정치로 바꾸겠다.” 노무현-문재인의 정책설계사 이재준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초빙교수가 오는 4·15 총선에 수원시갑(장안구)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출마했다. 이재준 예비후보는 학부 때부터 박사 과정까지 조경을 전공하고 ‘친환경’, ‘참여’, ‘거버넌스’를 화두로 20여 년간 도시공학과 조경 분야를 접목해왔다. 대한주택공사(현 LH)에서 7년 동안 조경과 단지계획을 연구하고, 협성대학교 도시공학과,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에 재직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의 제안으로 지난 2011년 수원시 초대 제2부시장을 맡아 5년간 건축, 토목, 조경, 도시계획, 교통 등 기술직을 총괄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국토균형발전계획의 핵심 입안자로 활동했으며, 문재인 정부 국가경제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이론과 실력을 겸비한 도시개발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 예비후보가 정치에 본격 뛰어들게 된 것은 5년간의 부시장 경험을 통해 시민들에게 도시 관련법이 너무 어렵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민원인이 관련 내용을 물어봐도 행정도 잘 모르고, 변호사는 저마다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판사는 판결할 때 알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예비후보에 따르면 이는 재개발, 재건축, 도시환경 등의 관련법을 필요할 때마다 짜깁기하면서 누더기가 됐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법도 쉬운 건 아니지만, 시민 생활환경을 좌우하는 법이 어렵게 꼬여 있는 건 더욱 무겁게 체감하게 만들기 때문에 도시개발 전문가로서 나서게 됐다는 것. 이러한 생각은 전문가 고유영역으로 막혀 있던 도시·공원녹지계획 과정의 참여문턱을 낮추면서 많은 시민과 스킨십 기회를 늘린 데서 비롯됐다. 이 예비후보는 부시장을 역임하기 전 대통령직속건축위원회 토론에 참여해 녹색도시를 위한 시민참여방안을 발표한 적이 있다. 당시 녹색도시를 실현하려면 ‘바텀 업’ 방식 정책이 추진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도시·공원녹지계획 수립 과정에 시민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도시계획에 어떻게 시민이 참여하냐고 비판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당시 재직 중인 대학에서 7년 동안 시민도시대학을 운영하면서 답을 찾아나갔다. 시민들이 도시의 문제를 들고 찾아오면 전문가들과 함께 8~9주간 대안을 찾았다. 이렇게 시민들이 찾은 대안이 국가공모사업 등에 활용됐고 시민들도 만족해했다. 이를 계기로 수원부시장을 맡게 됐다. 이 예비후보는 수원부시장을 지내면서 시민참여를 통한 녹색도시 만들기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으로 시민들이 정책을 제안하고 평가하는 ‘좋은 시정위원회’, 시민들이 정책예산을 수립하는 ‘주민참여예산제’, 시민들이 직접 계획하는 ‘도시계획(정책)시민계획단’, 직접 집행하는 ‘마을만들기’, 사업 갈등을 해결하는 ‘시민배심원제’를 추진했다. 시민들이 의제를 직접 발제하고, 전문영역은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3개월의 첫 실험과정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다. 도시계획시민계획단은 운영 시작 2년 뒤 도시정책시민계획단으로 승격했다. 시민도시대학부터 도시·공원녹지계획 과정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은 전국 지자체에서 벤치마킹된 성공사례로 꼽힌다. “예전에는 관료와 전문가가 책상에 앉아서 비밀스럽게 계획을 수립하고 어느 날 짠하고 발표하니 시민들과 갈등을 겪었다. 처음부터 전부 공개하고 시작하니 시민과 갈등을 겪지 않고 보람을 느끼며 일을 하게 된다. 이런 행정모델을 통해서 거버넌스를 실현하려 했다. 이를 정치에 접목하고자 한다.” 한국 농업역사 산실 수원, ‘국가공원’ 유치할 것 이 예비후보는 친환경 정책의 하나로 수원에 ‘국가공원’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부시장 시절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수원 중심부에 놓인 농촌진흥청과 서울대 농대 이전부지 등 110만평의 땅을 국가공원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농진청 이전부지를 아파트로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국토부 단장을 초청해 땅에 대한 역사와 시민들의 이야기를 전달해 무상으로 부지를 이전 받아 부지를 지켜냈다. 이 예비후보에 따르면 수원은 우리나라 농업의 산실로, 국가공원으로서 국민이 공감할 역사성을 충분히 갖고 있다. 수원에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킨 농진청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농업의 중심기업이었다. 정부정책으로 인해 지역으로 분배됐지만, 기능이 그대로 있고 그 안에 스토리가 많이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공원뿐만 아니라 “건설산업 전체를 바꾸는 전문가적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에 따르면 한국의 건축·조경설계비는 독일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기술자들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런데 가격에 매몰돼 인건비 싸움에 치중하고 있으며, 지방 건설업체는 도산상태에 내몰린 실정이다. 이에 이 예비후보는 “근본적으로 품을 올려주면 창의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다. 최저입찰제 발주와 같은 문제들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건설시장 구조 개선을 위해서도 거버넌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정인에 의해 결정되지 않도록 철저히 공론화 시켜 문제가 있는 부분은 학자, 업계, 행정, 시민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열어 이야기를 들어야 먼저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번이 아니라 수차례에 걸쳐 토론하고 제도화하는 정책을 펴겠다는 의지다. 이외에도 공원 리모델링을 통한 효율 극대화, 인공지반녹화 국가 지원 법안 지원, 조경진흥법 개정 등을 통해 공원녹지 정책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기술 중심에서 사람 중심 ‘스마트시티’로 이 예비후보는 스마트시티 정책과 사업을 기술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전환코자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동안 스마트시티 정책과 사업은 스마트가로등과 같이 이미 개발된 기술을 모아놓고 무엇을 선택할지 정하는 기술 중심 시각에서 이뤄졌다. 이 예비후보는 “스마트는 기술이 아니고 감성”이라고 보고 있다. “내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는 거버넌스 도시가 진정한 스마트시티다. 거기에 사람들의 욕구에 의해 결정된 기술을 접목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협치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기구를 먼저 만들고 사람의 욕구를 선택해야 한다. 대중들의 욕구를 정확히 반영해야지 기술자들의 욕구만 들어가면 안 된다.” 이 예비후보는 사람 중심의 도시를 위해선 편리함과 효율성만을 따져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그는 20년 전 베트남으로 출장을 간 일이 있었다. 택시를 빌려서 고속도로로 들어가는데 사람이 길가에서 티켓을 받고 30m 뒤에서 또 다른 사람이 요금을 받아 비효율적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일자리 창출을 위해 분리하는 것”이란 현지사람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한다. “우리는 효율성만 따진다. 효율적이고 편리한 부분도 중요하지만,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베트남의 사례처럼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다. 기술 발전으로 도시기능이 좋아지더라도 사람의 일자리까지 침입하면 안 된다. 일정 부분 사람이 들어가도록 해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 북수원 테크노밸리 유치 ‘일자리 창출’, 사회적경제기업 제도적 지원 강화 지역 맞춤 공약으로 북수원에 테크노밸리를 유치해 ‘일자리 창출’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난개발이 예상되는 북수원에 테크노밸리를 유치하면 100조 원 매출과 5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모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도시공사 사업타당성검토 결과 분양성이 좋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수원시에서는 행정 처리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국회에서 이를 지원해 동력을 불어넣는다는 복안이다. 이 예비후보는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지방계약법 개정을 통해 사회적경제기업 공급물품 구매를 의무화하고, 5000만 원 이하 수의계약제도 신설 등을 통해 제도적 지원책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동안 이 예비후보는 청년들을 모아 집수리를 하는 협동조합 ‘희망둥지’를 만들었다. 집수리도 도시재생 뉴딜정책에 들어가 있지만 낙후지역의 30%밖에 감당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나머지 70%를 감당하려면 다음 정부 때 또 50조 원을 투입해야 한다. 이에 도시재생 뉴딜정책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지역에서 집수리 정책을 강화하고자 ‘희망둥지’ 활동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멤버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익 창출도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도시재생 시대에 걸맞는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어 실천하고 싶다. 그들이 잘 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책을 추진코자 한다.”
    • 이형주
    • 2020-02-11
  •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지난 18일 울산시가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알리는 선포식을 개최했다. 선포식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은 “태화강 국가정원은 울산의 7개 성장다리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제2호 국가정원 지정과 정원도시 건설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울산시는 태화강 국가정원 진흥계획 수립에 착수하며 정원도시를 향한 밑그림 그려가기 시작했다. 박태영 추진위원장은 ‘태화강 정원 스토리 페어’를 주도해오며, 척박했던 울산의 정원문화에 씨를 뿌려온 장본인이다. 그는 “지속가능한 정원문화라는 화두를 놓고 보면, 태화강은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며 “주거지 재생, 도시재생과 맞물려 정원박람회 패러다임을 이끈 독일정원박람회를 주목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순천만 국가정원이 도심에서 떨어진 섬의 형태였다면, 태화강 국가정원은 주거지와 상업지역이 붙어있고 강의 남과 북으로 확대가 가능하다”며 ‘국가정원마을’, ‘국가정원도시’로의 확장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독일정원박람회를 다녀와 태화강 국가정원의 청사진을 그려봤다는 박태영 위원장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태화강 정원 스토리 페어는 울산의 조경산업을 견인하는 울산조경협회가 주축이 되어 진행한 지역의 대표 정원문화 축제다. 태화강 정원의 국가정원 지정을 염원하는 지역 조경인의 뜻이 모여 기획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하지만 울산시의 적은 예산지원으로 협회에서 추가 비용을 더 쓰는 상황이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열악한 여건 속에서 울산조경협회는 3회에 걸쳐 태화강 정원 스토리 페어를 개최해왔다. 매년 달라진 모습으로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울산시민정원사들과 함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송철호 울산시장도 이번 태화강 정원 스토리 페어 개막식에서 “적은 예산으로 훌륭한 정원을 조성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박태영 위원장은 “협회의 이같은 노력이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에 중요한 밀알이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협회와 정원산업 육성을 위한 울산시의 과감한 지원이 함께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 첫 번째가 태화강 국가정원 박람회 개최를 위한 전문 법인의 설립이다. 박 추진위원장은 “서울정원박람회가 매해 수준을 높일 수 있었던 데에는 4회에 걸쳐 박람회를 주관해온 환경과조경의 전문성이 주효했다”며 “울산시도 태화강 국가정원 박람회의 노하우를 매년 이어가기 위한 유한회사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그룹은 민관산학을 아우르는 거버넌스의 촉매가 될 수 있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2년마다 개최지를 변경하는 독일연방정원박람회도 정부가 개최지역에 비용을 지원하는 것 외에도 박람회 개최 경험을 쌓아온 BUGA라는 전문기업을 투입시켜 정원박람회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BUGA는 박람회 색채를 드러내는 하나의 브랜드로서, 도시 정원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상징과 같다. BUGA라는 마크가 부착된 유리컵은 더 비싼 가격에 팔릴 정도라고 한다. 태화강이 순천만을 뛰어넘는 국가정원이 되기 위해선, 정원을 통해 도시와 마을 살리는 ‘독일식 재생모델’이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도 했다. 박태영 위원장은 “도시와 떨어져 조성된 순천만과 달리 태화강은 도시와 주거지 속에 들어있는 정원”이라며 “이러한 차별성을 살려 국가정원을 기점으로 도시 전체로 정원문화를 확산시키는 ‘독일식 도시재생 모델’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국가정원도시와 국가정원마을로 확대하기 위한 청사진을 지금부터 그려야 하며, 국가정원이 도시와 마을로 연결되는 지점에는 독일의 사례처럼 조경가가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 다녀온 독일연방정원박람회 ‘BUGA 2019 Heilbronn’은 BUGA 역사상 처음으로 정원박람회장 안에 주거단지를 조성한 사례로 태화강 국가정원의 미래를 그리는데 많은 영감을 줬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가 된 독일을 일으킬 도시개발 수단으로 정원박람회가 열린 것처럼 산업도시로서 추진력을 잃어가는 울산에 태화강 국가정원 박람회는 새로운 활력원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박 위원장은 “독일 국민은 도시를 재생하는 수단으로 정원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밑그림이 완성되려면, 교육, 산업, 정책이 연동되면서 성장하는 선순환 프로세스가 연결돼야 한다. 현재 울산 지역의 대학에는 조경학과가 개설된 곳이 없으며, 조경산업을 영위하는 업체 숫자도 많지 않다. 울산시는 지난 7월 공원녹지, 태화강 국가정원 조성 및 관리, 정원산업 사무를 총괄할 녹지정원국 신설까지 추진했지만, 현재 보류된 상태에 머물러 있다. 박태영 위원장은 “울산의 대학에 조경학과가 신설되기 위해선 조경산업의 규모가 뒷받침돼야 하며, 조경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정책적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며 정원도시로 가기위한 전문가 양성과 울산시의 통 큰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울산 조경인들은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태화강 정원 스토리 페어 개최를 위해 생업을 제쳐두고 힘을 모아주었다”며 “준비를 부탁하는 사람으로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털어놓으며, 함께 준비한 울산 조경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냈다.
    • 나창호
    • 2019-10-30
  • 대상 "너머" 홍광호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함께였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다.” 홍광호 작가는 2016년 서울정원박람회에서 ‘흔적, 일상의 풍경’으로 동상을 받았다. 동탄호수공원,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등 선굵은 조경 프로젝트의 PM을 맡아온 그였지만, 2016년 작가정원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벽돌담을 쌓으면서 경험도 하나씩 쌓아가자고 했지만 머리 속 이미지를 현실로 만드는 작업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홍 작가는 “비록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협업의 필요성을 깨달은 의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로부터 3년 후, 홍 작가는 2019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 3년간 정원 프로젝트로 차근차근 경험을 쌓았고, 시설물과 식물분야에서 실력있는 전문가와도 팀을 꾸렸다. 결국 홍 작가의 ‘너머’는 전문가들의 호평을 끌어내며, 당당히 ‘대상’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됐다. 3년 전 경험이 좋은 약이 된 셈이다. ‘너머’는 임진각의 풍경을 정원 속으로 끌어오는 차경 기법을 적극적으로 구현한 작품이다. 정원의 중심을 지그재그로 가로지르는 데크는 임진강 사이 남과 북을 잇는 독개다리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직선이 아닌 꺾인 데크로 조성한 데에는 하나의 장소에서 여러 가지 시퀀스를 담아내기 위한 작가적 의도가 들어있다. 관람객은 약 290㎡의 공간 속 데크 위에서 열리고 닫힌 임진각의 경관 변화를 느끼고 종착지인 꽃밭에서 고요한 평화를 경험한다. “큰 대상지도 나름의 감동이 있었지만, 작은 정원에도 그 공간이 가진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앞으로도 작지만 의미있는 정원 프로젝트를 통해 친숙한 이름으로 알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터뷰> "정원박람회 참가, 설계 경험치 축적에 도움…유지관리에 작가참여 늘려야" 홍광호 씨토포스 소장 “정원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나 젊은 조경설계가에게 정원박람회 참가를 권하고 싶다.” 설계자가 감리를 맡는 경우가 있지만, 조경설계자가 시공까지 세세하게 챙기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다보면 단절이 아닌 단절이 생기게 된다. 이 간극을 채우는 수단으로서 ‘정원박람회’ 참가는 ‘디자인-빌드’를 경험할 하나의 유용한 기회가 될 수 있다. 홍광호 작가도 “정원 조성 경험은 설계가의 경험치를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설계사무소에 30대 직원이 많다. 자발적으로 디자인을 하게 되는 시기이지만, 패턴이 정해져 가다보니 한계점에 부딪히는 일이 생긴다. 그것을 깨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자신의 경우엔 ‘정원박람회’가 그 역할을 했다고 털어놨다. 팀 동료의 도움과 회사의 배려 역시 큰 힘이 되어주었다. 대상 수상 소감은? 2016년 서울정원박람회에 도전을 했지만, 머리로 생각했던 정원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그 이후로 경험을 쌓고 배워가는 와중에 참가하게 되었고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 특히 시설 부문에 도움을 준 존경하는 조정호 대표님, 함께 식재 작업을 했던 안성연 씨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3년만에 정원박람회에 참가했다. 참여하게 된 계기는? 2016 서울정원박람회 이후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를 생각하며 경험을 쌓아왔다. 그러던 중 올해 경기정원문화박람회의 작품정원 주제가 ‘평화’라는 것을 알게 됐다. 평화는 평소에 관심이 많던 주제였고, 갈무리해둔 아이디어도 있었다. 본가가 파주라 평화누리 공원에도 자주 갔었는데, 공간적으로 아쉽다고 생각해왔다. 평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반드시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주변의 경관을 끌어오는 차경과 비움이 있는 정원의 느낌을 살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어떠한 점에서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2016년 당시 조적을 직접 해보자는 마음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원하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 시설적인 부분은 전문가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작가 스스로 틈틈이 노력을 해도 전문 기술만을 연마해온 기술자의 결과물과 질적으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놓친 것이다. 작품 콘셉트와 조성 시 신경을 썼던 부분은? 대상지에서 산언덕을 넘으면 북녘 땅을 볼 수 있다. 그 사이에는 임진강이 자연 경계가 되고 있다. 남과 북을 연결하는 유일한 육상 통로인 독개다리가 끊어진 길을 이어준다. 독개다리는 한국전 당시 파괴된 철교 하행선을 개조해 만든 다리이다. 이러한 배경을 모티브로 하는 ‘너머’는 독개다리의 의미와 흔적을 정원으로 은유함으로써 평화와 생명이 깃든 땅으로 회복하는 상징성을 담아냈다. 임진강을 건천으로 표현했고, 그곳의 생태 경관과 파주의 들판도 정원디자인에 반영시켰다. 식재는 유지관리를 통해 변화를 줄 수 있지만, 시설물은 고정이 되는 부분이다 보니 내구성과 안정성에 특히 신경을 썼다. 튼튼하지 않으면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그런 부분에 신경을 썼다. 식재는 너무 산만하지 않되 다양한 질감을 연출하기 위해 하나의 종에서 다양한 색감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유지관리 부문에 있어서 경기도와 파주시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모든 작가는 존치를 생각하고 애정을 담아 정원을 정성껏 만들었다. 만들고 끝나는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좋아지는 정원이 되기를 희망한다. 작가가 직접 유지관리를 할 수 있도록 관리청에서 일정한 비용을 지원해주거나, 시민정원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자라나는 정원이 되었으면 좋겠다. 조경회사에 유지관리를 맡기더라도 처음 정원을 조성한 작가의 의도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어야 한다. 정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과거 학교에서 공부를 하던 시절에는 지금과 같은 정원박람회 작품공모가 없었다. 막상 작품정원을 조성하고 보니, 정원을 만들어본 경험이 실무자가 됐을 때 큰 버팀목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험만큼 좋은 스승은 없다.
    • 나창호
    • 2019-10-22
  • 동상 소월정원 상민정 작가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버스정류장으로 점용됐던 공간에 새로운 것을 넣는 작업은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기존의 동선과 이용방식에 불편함을 가져주지 않는지, 주변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갈 수 있는 지가 중요한 숙제였다. 적어도 ‘전이 더 낫지 않아?’라는 말만큼은 듣지 않아야 했다.” 상민정 작가는 해방촌 ‘보성여중고 입구’ 정류장 뒤편 숨겨진 이공간에 소담스러운 하얀 달을 선물했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삭막해져 가는 동네에 따뜻함을 심어주었다. 지친 걸음이 교차되는 퇴근길 버스정류장, 은은한 하얀 달이 먼저 나와 어깨를 토닥여준다. ‘소월정원’은 이 길의 이름인 ‘소월길’에서 따왔다. 시인 김소월의 소월이자, 하얀 달을 의미하는 소월이다. 작가는 소월이라는 단어에서 서정적 감성과 분위기를 느꼈다.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하얀색 풍등에 바닥 조명을 더했다. 밤늦은 시간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들에게 은은한 위안을 전하고자 했다. 출퇴근 시간이면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해방촌을 찾는 탐방객을 제일 먼저 맞이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보행 편의성에 주안점을 두었고, 도시 경관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목재 질감의 소재로 시설물을 계획했다. 시인 김소월의 시를 통해 연상할 수 있는 식물로 식재 수종을 선별한 것도 이 정원의 특징이다. 상민정 작가는 이번에 동네정원을 조성하며 과정 하나하나가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특히 정원을 대하는 마을주민의 인식변화가 크게 다가왔다. 아직 정원의 골격이 만들어지지 않았던 초기엔 ‘거기서 뭐하세요? 이거 왜 다 뜯어내는 거죠?’라는 경계 섞인 질문이 많았다. 그러다 조금씩 모습이 만들어지면서 ‘여기 뭐가 생기나요?’로 바뀌었다. 그리고 정원이 만들어진 지금은 ‘정원이 생기니 너무 좋다. 예전보다 낫다’가 됐다. 경계가 호기심으로, 호기심이 호감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신기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로 값진 경험을 하게 됐다고 했다. 정원 만들기가 공간만이 아니라 사람과 그 사이의 관계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가치 있는 작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주민정원사의 손길을 받아 행복한 동네정원으로 쑥쑥 커 나가갔으면 좋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인터뷰> “퇴근길 버스정류장, 하얀 달이 작은 위안이 되길” 상민정 라마라마플라워 디자이너 버스정류장은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버스에서 내리는 곳이다. 목적성이 확실한 공간이다. 하지만 어느 장소나 그러하듯 ‘보성여중고 입구’ 정류장도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기억과 경험이 시간과 함께 새겨져 있었다. 출근 시간 한 줄로 길게 늘어서 버스 도착시간을 확인하는 직장인들, 학교를 파하고 우르르 몰려와 음료수를 먹으며 연예인 이야기를 하는 중고등학생들, 남산으로 산책을 하는 다정한 부부, 그리고 요즘 핫하다는 해방촌 카페와 식당을 찾으러 온 젊은 연인들까지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상민정 작가는 정류장 뒤편 휴게공간을 정원으로 변신시키기까지 적지 않은 고민을 거듭했다. 정원을 통해 이전보다 더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정원의 기억을 선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서울정원박람회에 참여한 계기는? 정원을 만드는 작업 자체를 좋아한다. 정원박람회에 대한 참여 욕심도 강했다. 마침 다니는 회사가 이태원에 있고, 5개월 전에는 해방촌 인근으로 이사를 하게 됐다. 동네주민의 입장에서 반가운 마음이 들어 지원을 하게 됐다. 동네에 스며드는 정원을 조성하겠다는 서울정원박람회의 시도와 취지도 공감됐다. 해방촌하면 아기자기한 오래된 골목, 시원한 도시경관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막상 골목 속으로 들어가면, 가파른 오르막, 화단 하나없이 주차된 자동차만 눈에 들어오는 삭막한 모습이다. ‘이런 곳에 정원을 만들면 주민들이 얼마나 좋아할까’를 생각해봤다. 그동안 정원을 경험하지 못한 마을주민에게 꽃과 식물을 선사하면, 어떻게 바뀌어 갈 지를 그려보며 이번 서울정원박람회에 지원하게 됐다. 작품 콘셉트와 감상포인트를 설명해 달라 작품의 큰 테마는 소월이다. 이곳의 지명이 소월길인데, 여기서 소월은 시인 김소월을 의미한다. 남산도서관 밑에 김소월이 쓴 산유화라는 시 초석이 세워져 있어 유래한 지명이다. 김소월의 소월은 작은 달이 아니라 ‘하얀 달’이라는 뜻으로 풀이됐다. 작품의 영문명도 ‘White Moon’이다. 해방 후 실향민의 삶의 터전이며, 미군에 의해 개성을 뽐내며 발전해온 이곳은 최근 젠트리피케이션에 의해 마을주민이 떠나가면서 어둡고 삭막한 분위기로 변해가고 있다. 고요히 어두워져가는 해방촌에 하얀 달을 띄워 밝혀주고 싶었다. 식재 테마는 ‘소월’이 아닌 ‘시인 김소월’에서 가져왔다. 김소월의 시에 등장하는 수종과 시상을 떠올리며 정원을 조성했다. 정원에는 5개의 시 구절을 식물로 표현하고자 했다. 마을에서 만든 정원, 기억에 남는 일은? 지금 소월정원에는 계획 단계에 없던 난간 식재가 적용됐다. 한 주민께서 정원을 설치하는 김에 난간에도 식물을 심어주면 안되느냐고 제안해 주었기 때문이다. 정원 뒤편에 목재 난간이 낡아있어서 그것도 추가로 설치했다. 주민과의 관계가 맺어지면 더 좋은 정원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일어난다. 정원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이용하는 마을주민의 생각과 마음도 고려해야할 요소라고 생각했다. 공원이나 정해진 부지 안에 만들어지는 전시정원은 멀리서 봐도 아름다운 정원이다. 그러나 그것이 마을 속으로 들어온다면 주민들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동네정원과 쇼가든은 다르다. 더구나 마을주민이 좋아하고 많이 이용하는 공간이었다면, 불편함이 없도록 동선과 디자인에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것이 바로 동네정원이다. 정원을 만들어 놓자 주민들이 ‘정말 좋다, 예전보다 낫다’라는 말을 해준다. 그 어떤 칭찬보다도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다. 서울정원박람회에 바라는 점은? 동네정원을 주민 스스로 가꾸기 위한 세심한 배려가 이어지길 바란다. 마을주민 사이에서도 이미 ‘유지관리’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해방촌에 시민정원사가 있는 줄 알고 있다. 식물에 대해 풍부하게 알고 있고, 정원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유지관리를 맡는 부서는 그런 분들과 소통을 하면서 관리매뉴얼을 만드는 작업부터 해주었으면 좋겠다. 보다 많은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결국 마을을 살리는 것이 도시재생의 핵심이라면, 동네정원사를 적극적으로 양성해, 전문정원사로 나아갈 발판을 만들어주는 후속 과정까지 공공에서 고민해야 한다.
    • 나창호
    • 2019-10-11
  • 동상 보이지 않는 것들의 정원 정주영 작가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동네정원은 구성원 사이에 소통의 계기를 마련하고, 용도를 찾지 못하는 공간에 관심을 갖도록 한다. 때문에 구성원의 관심을 무관심 속에 놓인 다른 공간들에까지 확장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정주영 작가의 생각이다. 정 작가는 잊힌 공간을 주민들에게 다시 기억될 수 있는 공간으로 개선한다는 측면에서 정원 조성에 나섰다. 이러한 상징성을 부여하기 위해 도시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중요한 소재인 파이프를 활용하기로 했다. 가정마다 가스와 전기를 공급하는 파이프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시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 필요한 곳과 사람에게 자원을 제공한다. 이와 같이 도시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 중 많은 것들은 보이지 않는다. 정 작가에 따르면 도시를 작동하게 하는 사람들 간의 관계와 소통도 마찬가지다. 이런 작은 마을길을 다양한 문화가 있는 길로 바꿔서 도시 조직과 분위기를 변화시키고 관계와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작가의 의도다. 하지만 협의를 통해 안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파이프 소재 개수는 대폭 축소돼 2개만 도입됐다. 이 정원의 대상지는 서쪽을 바라보고 있어 저녁 때 노을 지는 모습이 절경이다. 그래서 작가는 벽면 구조물에 스트링 아트로 노을이 지는 모습을 은유하고자 했다. 계단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노을이 보이는데, 벽면을 바라보는 방향은 해가 지는 방향과 등을 지게 된다. 이곳에 노을의 이미지를 형상화해 노을 감상 포인트로서 상징성을 강화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해방촌과 가까이 있는 남산의 이미지를 넣어 지역성을 더했다. 바닥에는 동심원이 퍼져나가는 그림을 입체적으로 그려 노을이 지는 것을 형상화하고자 했는데, 주차공간 이용에 불편을 겪을지 모른다는 주민 의견을 반영해 그림을 당초 의도보다 축소했다. 정 작가는 이와 같이 동네정원이란 점을 감안해 작품성보다 소재 사용부터 디자인, 각 요소들의 크기와 성격 등을 결정하는 데 있어 주민의견을 최대한 반영코자 했다. 주민들은 대상지 내 기존 옹벽이 높이 3~4m에 폭 6m 정도에 달해 지나갈 때마다 쏟아질 것 같은 위압감을 느꼈다고 한다. 작가가 노을이 지는 모습을 넣고자 한 데는 공간의 분위기를 밝게 함으로써 위압감을 줄이기 위한 의도도 숨어 있다. 정 작가는 “색상이 밝아지는 것만으로 뒤로 확장하는 느낌이 드니 그런 느낌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며 “옹벽이 환하게 바뀐 것만으로도 주민들이 좋아해주어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작가는 대상지가 높은 옹벽 위에 있어 관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잡초가 우거질 것으로 보고, 잡초가 자라나도 어색하지 않은 모습을 고려해 식재 계획을 세웠다. 덩굴지지대는 시각적으로 단조로운 공간의 분위기를 보완하기 위해 유선형으로 만들어 리듬감을 부여했다. 공간감을 도드라지게 했다. 식물이 위로 올라갈수록 앞으로 나왔다가 뒤로 들어갔다가 하면서 입체적으로 드러나 보인다. “공간이 잊히면 안 된다. 잊히는 순간 쓰레기장이 된다. 그래서 그 공간이 잊히지 않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관의 역할이다. 자기 집 앞을 쓸고 화단에 꽃을 가져다 놓듯이 그 공간이 잊히지만 않으면 어떻게든 살아난다. 정원이 지역주민들에게 잊힌 공간을 다시 기억하게 해준다면 이번 서울정원박람회 슬로건처럼 진짜 ‘도시재생의 씨앗’이 될 것이다.” <인터뷰> “공간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 사람들에게 잊혔을 때야” 정주영 안팎 대표 정주영 작가는 공간이 사람들에게 잊히면 사망선고를 받은 것과 같다고 말한다. 동네 한 귀퉁이에 쓰레기가 버려지고 악취가 나고 사람들의 발길이 끓기는 곳. 이러한 곳은 죽은 공간이고, 이러한 곳이 생기는 건 사람들에게 그 공간이 잊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 작가는 정원 조성이 죽은 공간에 생명을 틔우는 씨앗을 심는 일이라 보고 이번 서울정원박람회에 참여하게 됐다. 이를 통해 조경이 도시재생의 수단으로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을 얻고 싶었다고. 이번 서울정원박람회에 참여한 계기는? 한국에서 조경학을 전공하고 네덜란드에서는 도시를 전공했다. 석사학위 논문 주제가 도시재생과 관련된 것이었다. 당시 석사 논문을 준비하면서 도시재생 안에서 조경의 역할이 어떻게 이뤄질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에 대한 답을 못 찾고 한국에 돌아오게 됐다. 도시재생 차원에서 이뤄지는 이번 서울정원박람회에서 만들어지는 정원이 전체 도시재생이란 큰 카테고리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해답을 찾아보고자 참여하게 됐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원하는 답을 찾았는지? 시간이 좀 지나봐야 알 것 같다. 처음에는 꽃을 심어놓은 게 예쁘다고 주민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번 박람회 대상지 대부분이 기존에는 쓰레기장으로 쓰이는 등 버려진 공간이었는데, 다시 쓰레기장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정원 조성으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고, 공간이 죽지 않고 다시 살아나는 걸 볼 수 있어야 도시재생에서 조경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 같다. 작품 콘셉트와 감상 포인트는? 작품 제목을 ‘보이지 않는 것들의 정원’이라 지은 이유는 이 공간들이 사람들의 인식 속에 없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공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많이 보고 많이 쓰지만, 실제로 잘 보이지 않고 잘 쓰이지 않는 재료들을 이 공간에서 사용하고자 했다. 도시공간 안에서 많이 쓰이지만 눈에 띄지 않는 파이프와 같은 재료들이 그렇다. 처음에는 파이프를 많이 쓰는 안을 계획했는데, 안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파이프를 은유적으로만 쓰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파이프가 2개 정도로 대폭 줄고, 기존에 있던 파이프들을 전부 와이어로 변경하면서 그 와이어에 식물이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했다. 감상 포인트는 밑에서 계단 면에 있는 노을의 이미지를 바라보는 것이 첫 번째다. 그리고 계단 위에서 옆으로 보면 유선형의 와이어를 타고 오르는 식물과 바닥면 식재가 어우러진 공간의 깊이감을 느낄 수 있다. 정원의 정면 끝 부분에 가까이 붙어서 사선으로 응시하면 그라스와 벽면에 있는 실의 디테일을 볼 수 있다. 동네정원 조성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협의과정이 가장 어려웠다. 처음에 안을 내고 운영위원들과 협의하면서 새로운 안으로 여기까지 오는 것이 가장 힘들었던 부분 중 하나다. 좋은 의견들을 많이 주셨는데 그 의견들을 반영해서 더 나은 안으로 가야 하는데 그게 무엇일까에 대해서 정말 오랜 고민을 했다. “아 이게 내 능력 밖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거의 조경을 포기할까 하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다. 위원님들의 의견과 오랜 고민 덕분에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또 한 가지는 주민들이 마구 잘라놓은 나무로 인해 아픈 마음이다. 쓰레기장처럼 쓰이던 자투리땅에 주민 요구로 나무를 심었는데, 누군가 모양을 마음대로 잘라 놓았다. 그게 마음이 아프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스트링 아트 작업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로 6m에 세로 3.3m의 대형 판에 작업을 했는데, 이렇게 큰 규모로 스트링 아트 작업을 해보는 것은 처음이다. 실이 한 겹인 것도 있고 두 겹, 세 겹인 것도 있다. 3~4번을 묶어보고 방향을 찾아 정리를 해서 지금의 모습이 나왔다. 추석 연휴도 잊어먹고 같이 일하는 반형진 대표와 남자 둘이 실 하나를 가지고 하루 종일 이렇게도 묶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했던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모양도 그렇고 색깔도 이것저것 많이 바꿔보며 실험해봤다. 먼저 도안을 잡고, 캐드로 못의 위치를 전부 찍은 다음 한 사람이 실을 묶을 수 있는 크기로 판을 나눈다. 그리고 못을 일정한 높이에 박기 위해 못 위치에 레이저 타공을 한 다음, 그 높이로 쫄대를 만들고 뚫어서 사람이 손으로 일일이 망치질을 하면 밑 작업이 끝난다. 그 다음이 실을 묶는 작업인데 실을 밑에서부터 고정해서 끝을 글루건으로 붙이고, 지그재그로 왔다갔다 한 다음에 거기서 그친 다음에 다른 색으로 바꿔 작업하는 등 총 3번의 작업을 해서 실을 완성시킨 다음 끝을 글루건으로 고정한다. 스트링 아트 제작 과정을 좀 더 상세히 설명해달라 벽면 시설물은 사무실에서 5일간 작업해서 현장에서 조립했다. 섬유 관련 전문가들과 이야기해보니, 실외에서 가장 오래 버틸 수 있는 게 일반 면실이란 걸 알게 됐다. 아기들이 인형을 물고 빨고 했을 때 변색이나 탈색이 가장 적은 것이 인형 제작에 쓰이는 실인데, 우리 시설물에도 그 실을 사용했다. 못은 약 4000개, 실의 길이는 약 2km 정도 되는 것을 우리가 손으로 묶어서 하나씩 만들었다. 서울정원박람회에 바라는 점은? 실용적안 안을 많이 받아줄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다. 박람회는 뭔가 상징적인 것을 만들어 영감을 받고 그것을 통해서 다른 시도를 해볼 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물론 이번에는 박람회 성격이 아주 달랐지만 박람회에서 누군가가 보고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정원들이 조금 많아졌으면 좋겠다. 서울정원박람회 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나라 다른 정원박람회에도 그런 부분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정원박람회를 찾아오는 분들에게는 아주 간단한 화분 만드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한국 같은 경우에는 정원을 할 땅이 많지 않다. 해방촌의 경우 거주공간도 좁고 시간도 없고 자투리땅도 무언가를 하기에 어려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의 정원들을 보면서 본인도 어디서나 정원을 가꿀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지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 이형주
    • 2019-10-10
  • 금상 해방촌 틈을 깁다, 쪽모이 정원 정성희 작가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정원이 동네로 들어왔다. 서울정원박람회가 삭막한 동네 곳곳을 녹색으로 물들이는 ‘도시재생형’ 박람회를 시도하면서, 참여작가들도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게 됐다. 2019서울정원박람회는 한 대상지에 국한되지 않고 만리동광장, 서울로7017, 백범광장, 해방촌으로 이어지는 정원여행 코스를 만들어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해방촌은 동네 시장, 버스정류장, 빌라 화단, 폐지 공터 등 곳곳 일상에 일상으로 정원이 녹아들어갔다. 급격한 경사지에 형성된 마을 특성에 따라 작가들에게는 서로 다른 맥락 속에서 저마다 풀어야 할 과제가 생겼다. 정성희 작가에게는 사면이 건물로 둘러싸이고 급경사지 계단에 위치한 대상지가 주어졌다. 이곳은 주민들이 공터를 텃밭으로 이용하고 있었는데, 폐자재를 활용해 공간의 틀을 짜고 구획하는 등 나름 구색을 갖추고 있었다. 이에 정 작가는 기존 공간 이용 성격을 유지하면서 ‘실용원’의 성격을 더하고 미적인 부분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과거 해방촌 상징산업인 ‘니트산업’을 모티브로 ‘해방촌 틈을 녹색실로 깁는다’는 콘셉트를 잡았다. 허브원과 채소원은 주민들의 경작공간을 유지, 보수하는 개념으로 접근했다. 해방촌에서 발생한 일상정원, 실용원으로서의 기능을 유지하고 자발적으로 발생한 도시 가드닝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의도다. 정원은 크게 그라스원, 허브원, 채소원으로 구분되는데, 그라스원은 가을 속 정취를 도시 속에서 담을 수 있도록 니트실로 연출한 플랜터로 상징성을 부여했다. 기존에 주민들이 넝쿨식물을 기르기 위해 각목으로 짠 프레임이 있었는데, 정 작가는 이를 지역에 맞는 형태로 수정 보완할 것을 주민들에게 제안했다. 니트산업이 융성했던 해방촌 특성과 연관시켜 실뜨기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얻어 디자인한 파빌리온 구조물로 재탄생시켰다. 정 작가에 따르면 이곳은 입체적인 공간이라 공사하면서 전체를 한 눈에 조망하기 어려웠다. 각각의 포인트마다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 특징인데, 계단 위로 올라가 주변 건물과 하늘이 어우러지는 정원의 모습, 마주보는 건물 위에 올라가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장면, 아래 골목길에서 위를 향해 올려다보는 다양한 조망 포인트가 있다. 특히 정 작가는 길을 지나가면서 보는 것보다 주변을 둘러싼 집에서 보는 광경에 초점을 맞췄다. 정원이 집들 사이 위요된 공간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주민들이 각 집에서 내다보는 정원의 모습들이 핵심이다. 공공공간에 조성된 하나의 정원이 각각의 집에서 ‘나의’ 정원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이 동네정원으로서 이 정원이 갖는 특징이다. <인터뷰> “동네정원, 우리 집 정원” 정성희 작가 / 식물공방 대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식물과 소통하는 ‘보통의 권리’를 찾게 해주는 것. 식물공방을 운영하는 정성희 작가가 정원을 만드는 이유다. 정 작가는 여러 정원박람회 출품경력이 있는데, 그동안 그는 시각적으로 어떻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까에 초점을 맞춰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서울정원박람회 출품 당시에는 일부 관람객들로부터 ”가장 쇼가든다웠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박람회는 실제 동네에서 주민들이 이용할 정원을 만드는 것이 과제였기 때문에 기존과 다른 접근방식이 요구됐다. 그에 대한 고민은 ‘기존 이용’ 방식을 존중하면서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중첩시키는 전략으로 접근했다. 위요된 급경사지란 강렬한 공간의 성격 자체로 평범한 이미지가 나오지 않을 것이란 믿음으로 과감하게 디자인을 실행에 옮겼다. 그렇게 자그마한 동네정원 하나를 둘러싼 집들의 거주자 모두가 하나의 정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주민들은 꽃에 물을 주고 식물을 관찰하면서 필요한 게 없는지 관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쪽모이 정원’은 주민들에게 ‘보통의 권리’를 일부 찾아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서울정원박람회에 참여한 계기는? 이번에는 쇼가든 유형의 정원박람회가 아니고, 동네에 존치하는 정원을 만드는 일이라서 특히 관심이 생겼다. 지금까지 커뮤니티 정원 기반으로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있어서 참여하게 됐다. 박람회 성격의 동네정원의 결과물은 어떻게 나올지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작품의 콘셉트와 감상 포인트는? 이곳은 주민들의 일상이 녹아있는 동네정원이다. 주민들이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을 텃밭으로 활용하고 있었는데, 빨래판이나 전선줄로 나름의 프레임 구조를 짜놓았다. 주민들이 폐기물이나 주변에 놓인 재료들을 짜깁기해서 공간을 구성한 것이 굉장히 흥미로워 기존 공간에 대한 인상이 매우 강렬했다. 그래서 실용원으로서의 성격을 그대로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해서 여러 조각을 엮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쪽모이’라는 개념을 적용했다. 기존의 성격을 최대한 보존해서 동네 분들이 정원을 감상하는 데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실용원의 요소도 계속 활용할 수 있게 만들고자 했다. 감상 포인트 해방촌을 처음 왔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판자촌으로 시작된 도시공간이란 점이었다. 규칙적으로 짜인 공간이 아니다보니까 곳곳에 자투리 공간이 많다. 구릉지에 주거지가 밀집해 자투리공간이 입체적인 구조를 가지면서 독특한 경관을 자아낸다. 이러한 곳을 주민들이 어떻게든 실용원이나 동네정원으로 구성해놓은 게 인상 깊어서 그 성격은 유지하되, 엉성한 틈새공간을 녹색실로 기워나가고자 했다. 건물에 감싸여 있는 닫힌 공간에 계단형으로 대상지가 위치하고 있다. 입체적인 공간 구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하는 게 포인트다. 소소하게는 사용된 소재를 감상하는 것도 재밌는 포인트다. 동네정원인 만큼 이 동네에 맞는 소재를 사용하려고 했는데, 주민들이 텃밭을 가꾸기 위해 엮어서 썼던 빨래판을 마감재로 활용했다. 소소한 재미를 주기 위해 니트실과 썬캐쳐를 일시적인 이벤트 요소로 도입했다. 박람회 기간에는 니트산업이 융성했던 과거 해방촌의 이야기를 마을정원에서 들려주고자 함이다. 동네정원 조성, 쇼가든과 무엇이 다른가? 기존 서울정원박람회는 존치이긴 하지만 노후화한 공원에서 볼거리를 늘리는 ‘쇼가든’ 성격이 강했다. 그래서 서울뿐만 아니라 다른 정원박람회에 출품할 때도 이벤트공간이라는 데 중점을 두고 새로운 모습이나, 비일상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자 했다. 이번에는 일상정원이다. 그래서 어떻게 이용하게 할 것인가를 가장 고민했다. 둘러보고 통과하는 곳이 아니라, 생활하면서 공간에서 어떻게 이용을 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주민들이 계속 가꾸어 나가고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일어나지 않게끔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작가정원이다 보니까 보여주는 부분도 있어야 했다. 이 두 가지를 중첩시키는 것이 가장 도전적인 부분이었다. 상충되는 것들을 섞다보면 굉장히 평범해질 수 있다. 그래서 계단형으로 구분된 땅에 온실처럼 사용하는 구조물이 있어 이미지가 강하게 다가온 이곳을 대상지로 정했다. 동네정원 조성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언덕 구릉지이다 보니까 차량진입이 굉장히 어려웠다. 자재를 실은 차량이 대상지로 접근하는 것도 어려웠고 대상지에 접근해서도 계단으로 사람이 직접 들고 올라오는 게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거주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굉장히 협조를 잘 해주셨다. 직접 물을 주러 나오는 분들이 많은데, 문학작품 번역 일을 하는 할아버지가 정원이 정말 예쁘다며 “조경이라는 학문이 이렇게 아름답고 힘이 있을 줄 몰랐다. 식물 하나하나가 이렇게 심길 수 있는 것이 신기하다. 고맙다”며 “선한 영혼”이라 표현해주신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감동이었다. 주민 분들께 삶에 활력을 주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큰 보람을 느꼈다. 서울정원박람회에 바라는 점은? 서울정원박람회 자체가 정원을 하는 입장에서 굉장히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주최 측에서도 작가들에게 굉장히 큰 배려를 해준다. 사실 감사의 말 말고는 바라는 점이 없다. 지자체별로 정원박람회가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유지관리의 지속성에 대한 지적이 많이 되고 있다. 서울정원박람회는 행사가 끝나도 시민정원사들이 꾸준하게 관리를 잘 해주니, 다른 지자체에게 매우 좋은 사례가 된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제안을 하자면 나라마다 정원을 만드는 방식이나 프로세스, 식재패턴 등이 다 다를 테니 국내와 외국 작가들의 콜라보 작업을 정원박람회에서 주선해주면 좋지 않을까 한다.
    • 이형주
    • 2019-10-08
  • 대상 해방루트, 행복으로 가는 동네 정원 김명윤 작가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동네정원에서 자라는 것은 식물만이 아니다. 공간을 만들고 가꾸어 가는 주민들의 경험도 함께 자란다.” 동네정원의 진정한 가치는 꽃과 함께 변화하는 주민 생각에 있다는 소신으로 ‘해방루트, 행복으로 가는 동네 정원(이하 해방루트)’을 조성한 김명윤 작가. 그는 동네정원사가 동네정원사를 키우는 참여정원을 통해 ‘2019 서울정원박람회 동네정원D’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김명윤 작가는 디자인보다 경험에 무게를 둔 새로운 작가정원 공모방식에 용기를 내 도전장을 냈다. 화려한 그래픽이 아닌 참여와 소통에는 자신이 있었고, 시공 경험도 제법 있었기 때문이다. 동네정원 디자인을 구상하며 남산이라는 커다란 나무가 제일 먼저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 밑에 자리한 해방촌은 오래된 나무의 뿌리로 보였다. 해방촌 골목과 공간이 땅 위로 돌출된 뿌리라면, 마을주민은 뿌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자양분이 된다. 해방루트는 동네정원사의 실습과 교육 공간으로서, 해방촌 정원문화를 확산시키는 거점 공간으로 기능하게 된다. 중심에는 돌출된 뿌리모양의 커뮤니티 벤치가 정원을 감싼다. 이 의자에서 동네정원사는 새로운 동네정원사를 키우면서, 해방촌 동네정원의 역사를 만들어 간다. 정원의 상당 부분은 교육실습을 위해 여백을 주었다. 이렇게 비워진 공간은 자갈로 채워져 있다. 정원의 역사가 깊어질수록 자갈은 주민과 꽃들로 대신하게 될 것이다. 정원도구를 가까이에 두고 관리하는 걸이 수납함까지 마련해 교육 편의성을 제공하고자 했다. 식재는 유지관리를 생각하여 관리가 비교적 쉬운 야생화를 기초로 했다. 정원문화의 바람을 타고 식물들이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할미꽃, 구절초와 같은 씨앗번식 초화와 원추리, 꽃범의 꼬리와 같은 포기번식 초화를 주로 심었다. 뿌리 모양의 커뮤니티 벤치 중앙에는 동네정원사의 땀을 식혀줄 단풍나무가 중심을 잡아 준다. 만들어 놓은 정원의 상태가 유지되는 것보다, 이 정원 안에서 살아가는 마을주민의 삶이 행복해지고, 식물을 키우고 가꾸는 즐거움이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것이 작가의 바람이다. <인터뷰> "동네정원 잘 만드는 비법? '인사 잘하기'" 김명윤 작가 / 가든어스 대표 “취미로 동영상을 만들고 있는데, 그것을 보는 다양한 표정과 반응이 좋아서 계속 재미를 붙이고 있다. 동네정원도 영상 제작처럼 정원조성 과정에서 마을주민의 반응을 바로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한 어떤 작업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는 것은 정말 짜릿한 경험이다.” 타인의 행복이 곧 자신의 기쁨이라고 말하는 그의 말 속에는 겉치레가 아닌 순수함이 묻어있었다. 인터뷰를 위해 이동을 하는 와중에도 걸음이 불편해 보이는 할머니에게 말을 걸어 댁까지 모셔다 주겠다고 말하는 친절함도 엿볼 수 있었다. 그런 그가 올해 서울정원박람회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단상 위에 올라선 그는 당황을 했는지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그동안 정원디자인 공모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셔온 그였기에 이번 수상은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수상 소감을 부탁드린다. 우연도 많았고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 지금으로선 그저 감사한 마음만이 앞선다. 정원 근처에 살고 계시는 마을주민께 특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남해상회에서는 전기를 도와주시고, 뒷집 주민은 시원한 얼음물로 기운을 북돋아 주셨다. 응원을 아끼지 않으신 할머니와 먹을 것과 커피를 가져다 주신 주민분들께도 감사인사를 전한다. 개막일 아침에 해방루트 정원 안에서 기타를 치며 즐기는 사람이 있었다. 정원을 계획하며 그려왔던 그 모습이었다. 동네정원을 조성하며 마을주민으로부터 좋은 기운을 받아왔었는데, 이렇게 상까지 타게 됐다. 작품의 콘셉트와 감상 포인트는? 동네정원에서는 디자인보다 주민과 호흡하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감상이 아닌 체험의 정원이 되도록 했으며, 해방촌 동네정원 확산을 위한 거점이 되도록 구상했다. 이 지역 주민들이 애착을 갖고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식재작업도 함께 했다. 정원 안에서 많은 주민들이 경험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내가 심은 식물은 더욱 소중하기 때문이다. 동네정원 조성과정에서 어려웠던 점, 기억나는 점은? 대상지는 정형화된 부지가 아니라 경사가 급한 곳에 있었다. 골목이 가파르기 때문에 공사를 하며 사고가 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했다. 특히 좁은 골목이라는 제한 요소로 인해 장비 운용에 어려움이 많았으며, 자재를 적재할 만한 장소도 마땅치 않았다.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했다. 결국 시간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공사는 어려웠지만, 기존에 하던 방식에서 더 많은 시간을 들이면 가능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 공원에 정원을 조성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주민들이 수시로 이동하는 골목에 정원을 만들었다. 그래서 주변 마을주민들이 한번씩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물어봐 주신다. 물음에 대답을 하다보면 오롯이 내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던 공원보다 작업 속도가 늦어진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마을주민과의 스킨십을 통해 정원을 보다 가치있게 만드는 중요한 과정을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동네정원 조성, 쇼가든과 무엇이 다른가? 공모 방식에 대해 말하고 싶다. 이번에는 디자인이 아닌 작가의 포트폴리오를 1차로 선별하였고, 심사위원 면접을 통해 참여 작가를 선발했다. 경기도에서 주민참여 도시숲 컨설팅에도 참여하였고, 시공 중심의 프로젝트를 주로 해왔기 때문에 이번에 ‘해 볼만 하겠다’고 생각했다. 이는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고 본다. 비록 화려한 그래픽이 뒷받침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간 다양한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온 실력있는 정원전문가들도 충분히 도전할 만한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런 공모 방식에서 한 가지 생각할 점은 동네정원 조성을 대하는 참가자의 진정성을 어떻게 심사에 반영시킬지에 대해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을주민과의 스킨십도 넓어진다. 정원 주변에 어떠한 주민이 살고있는지, 마을 사정을 속속들이 알게 된다. 심지어 어떤 주민의 출퇴근 시간까지 알게 되면서, 이쯤되면 차를 빼드려야겠구나 하고 다른 자리로 이동 시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서로가 서로에게 말벗이 되어주면서 정이 들기도 한다. ‘해방촌에서 한번 살아볼까?’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내가 만드는 정원에 더 정성을 들이게 된다. 진심으로 마을주민들의 행복을 빌면서 만들었다. 다음에 동네정원을 잘 만들고 싶은 분께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인사를 잘하면 좋다’이다. 작가가 먼저 인사를 건네면, 그 때부터 주민들도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시고,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어쩌면 동네정원 작가에게 가장 필요한 기술이 바로 ‘인사’가 아닐까 싶다. 서울정원박람회에 바라는 점은? 서울정원박람회를 통해 ‘나 같은 사람이 계속 문을 두드리면 되는 구나’하는 자신감을 얻었다. 마을 속으로 정원박람회가 들어온 이상, 일회성 축제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아직도 정원박람회를 예산이 투입되는 행사 정도로 보는 시선이 있지만,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동네정원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필요하다. 내년 서울정원박람회가 다른 곳에서 개최되더라도 해방촌 동네정원도 네트워크화되어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동네정원은 동네주민이 관리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네정원사가 동네정원사를 키우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요한 것은 동네정원 자체가 아니라 그 공간이 지속되기 위한 마을주민의 마음과 의지다. 이를 위해선 서울시와 용산구가 동네정원에 해 줄 수 있는 것과 제한요소를 명확하게 주민에게 알려주는 일이 중요하다. 대신 제한요소를 극복할 수 있는 대비방법을 함께 알려주고 교육해야 한다. 그것이 지속가능한 동네정원을 유지하기 위한 열쇠라고 본다. 동네정원는 동네주민의 삶과 연결돼야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 나창호
    • 2019-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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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정원, ‘한옥’ 형태 변화 맞춰 ‘정원’도 변화
[환경과조경박형석기자]과거주거형태가주였던전통한옥이상업목적으로확대되면서전통정원의양식도새롭게바뀌고있다. 과거전통정원은인위적으로조성·관리를하지않고야생의자연을그대로끌어오는수법이었다. 하지만현재전통정원은주거형태를포함한카페,쇼룸,팬션등의상업적인공간으로확대되면서새로운조성방식과식재들이도입됐고,그에따른병해충및낙엽등을철저히관리해야하는정원의형태로변했다. 공간을찾는고객들의정원에대한요구가높아지면서전통정원도많은변화를가지게됐다. 이달용그린부라더대표는“전통정원은자본주의가들어서며변화하기시작했다.처음에는주거의형태에서약간의포인트를줬지만,현재는상업목적의한옥들이많이생겨나며고객들의니즈를만족시키기위해서양식정원을도입하기도하고야간경관을연출하면서정원의형태가많이달라지기시작했다”고말했다. 전통정원의형태가다양해지며전통정원의수도많이늘어났다.하지만아직주변에서는서양식정원을더흔하게볼수있다.또한전통정원은한옥이라는건축물내에포함되는정원이어서공원내부에조성하기에는무리가있다는지적이다. 이러한문제를타파하고자산림청은올해상반기코리아가든쇼의주제를‘정원,옛것에스며들다’로정해전통정원요소를현대적으로변환시켜조성하는공모전을진행한다. 정미애국립수목원정원식물자원과연구사는“이번공모전은창덕궁후원이나소쇄원에대한전통정원이아닌민가정원을위주로초점을맞춰진행되며,한옥이없는전통정원을조성함으로써전통정원을현대화시켜주변에서자주볼수있도록하는것이목표이다”라고말했다. 이소원도봉구가드닝센터장은“전통정원이변화하는것은기후변화나고객의니즈에의한것도있고,유행이돌고돌아과거복고풍옷들이현대에맞춰바뀌어가듯유행에따른것도있지만,무엇보다우리에게현재익숙한형태로바뀐거같다”고말했다. 더불어“한국사람들이서양식정원에지친것같다.서양식정원이예쁘고색다르긴하지만,색다른것을계속보면색다르지않듯이옛날식이라며미뤄놨던것들이다시보니색달라보이는것일수도있다”며“사람들의눈이높아지면서정원의기품을볼수있는안목이생긴것은아닌가생각한다”고말을마무리했다.
한국 조경, 2024 리옹 국제기능올림픽 출전 확정
[환경과조경박형석기자]리옹기능올림픽조경종목에한국팀이출전하는것으로결정됐다.국가대표선발은조경민간기능경기대회에서맡는다. 지난17일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는도곡spaceLACH지하1층에서‘2024리옹국제기능올림픽준비토론회및문예포럼’을진행했다. 이날행사는한승호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장을비롯해김태경한국조경학회장,안세헌조경협회장,이재홍대한전문건설협회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장,정길균놀이시설조경자재협회회장,최종희한국전통조경학회장,김형선한국건설기술인협회조경기술인회장,정주현한국정원문화협회장,임승빈환경조경나눔연구원이사장,최일홍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운영위원장,박공영우리씨드그룹회장등조경단체대표들이대거참석했다. 한승호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장은축사에서“그동안염원해왔던리옹국제기능올림픽에출전이확정됐다”며“여러분들을초대한‘spaceLACH’이라는공간에서어느때보다즐겁게올림픽출전에대한토론과문예포럼을즐기시길바란다”고말했다. 조경민간기능경기대회는이번리옹국제기능올림픽에참가하기위해지난해3월에국제기능올림픽기준을전부갖춰국제기능올림픽한국위원회로부터국가대표를선발하는경기대신조경민간기능경기대회를통해조경국가대표를선발할수있는성과를이뤘다. 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는민간기능경기대회의질을높이기위해기능실습영상가이드북을제작해배포했고,기술위원을모집해경기대회설명회및직무연수를2차이상진행하는등각지역에떨어져있는학생들에게더좋은기회를제공할수있도록노력했다. 최일홍위원장은2023년민간기능경기대회에서올림픽을준비하기위해환경조경나눔연구원과공동으로운영하며,대한전문걸설협회조경식재·시설물설치공사업협의회,한국조경학회,한국조경협회,한국건설기술인협회,한국전통조경학회,놀이시설조경자재협회가경기준비위원회와출제·심사위원회,행정·홍보위원회업무를맡아진행된다. 이에2023민간기능경기대회에는작년2022민간기능경기대회지출비용7280만원의두배이상인1억5000만원이쓰일예정이다. 올해2024리옹기능올림픽출전에대한업무계획은크게6가지로▲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대관업무추진▲2023민간기능경기대회국가대표선발홍보영상제작▲2023조경가드닝민간기능경기대회개최▲국가대표훈련▲기능인력양성▲기능훈련시스템및제도벤치마킹등이있다. 민간기능경기대회조직위원회(이하조직위)는이번에리옹기능올림픽에조경가드닝종목출전이확정되면서조경가드닝국가대표훈련내용,방법,장소및멘토등을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과협의하고,AI시대에발맞춰조경가드닝을홍보해조경을알릴예정이다. 또한2023조경가드닝민간기능경기대회를오는10월12,13일양일간국립세종수목원에서개최해학생및직장인10팀을대상으로,대표팀한팀과후보팀한팀이선발된다. 조직위는선발된두팀에게월100만원씩국가훈련비를지급하며,국가대표훈련을위한코칭스태프를구성할계획이다.이는리옹대회출제예상문제를발굴하고국가대표팀들의역량을강화하기위해진행한것이다. 또한조직위는기타업무계획에고교지도교사기능직무교육을강화시켜수준을높이고일본,스위스,독일등기능올림픽강국의선진사례를답사할계획이라고밝혔다. 이번선수선발등홍보에대한토의에서최종희전통전통조경학회회장은“초화류나식재정원은사람이흙을묻히는것이시작이므로,이번기능경기대회는흙을묻히는단계로매우중요하다”라며“협의회에서홍보에대해논의해지침을내려주면전통조경학회에서홍보관련체계화한자료들을통해잘할수있는부분을실행에옮기겠다”고말했다. 그다음지도교사교육에대해김태경한국조경학회장은“현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에서는초등학생을위주로조경교육을진행하고,이번민간기능경기대회를통해서는고등학생들위주로돌아가는조경교육이생겼다.더나아가중학생들에게도조경교육제도를도입하고대학생들이졸업후기업에취업하기전재교육해주는시스템만갖춘다면평생교육이될수있을것같다”고말했다. 아울러“학교에농업교육과를나온선생님들이많다.이들에게조경교육에대해간지러운부분을시원하게긁어줄수있도록교육청과협의해초·중·고선생님들에게강의가이뤄질수있도록필요한부분을제안할예정이다”라고밝혔다. 참가학생교육에대해정길균놀이시설조경자재협회회장은“식물식재나식물디자인이식물을못살게굴고있다”며“이번기능경기대회를통해사람들을위한정원도정원이지만식물들과사람이공생해서서로좋은효과를창출할수있다는근본적인내용들과새로운디자인들을위주로교육하면좋을것같다”고말했다. 국가대표훈련에대해서김형선한국건설기술인협회조경기술인회장은“리옹의기후와환경에대해가르치고한국정원이무엇인가에대해다시생각해야한다”며“조직위원회가아닌여기모두모여있는학회,협회,협의회분들과공동주관협회를만들어여러기준과기타교육방식등을논의해야할것같다”고말했다. 더불어“협회를만들어정원작가들이참여하는박람회에국가대표팀도투입시켜작가들과함께현장에서성장해나갈수있는토대를만들고,교육방식과해외에서진행되는여러정원박람회에도투입시켜다른나라의기후와정원방식을몸소느낄수있도록해야한다”며말을마무리지었다. 이날참석한조경단체들은2024리옹국제올림픽출전을축하한다며위원회에도움이되도록노력하겠다고입을모았다. 한승호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장은“2024리옹국제기능올림픽응원사이트를오픈했다”며“응원메시지를남겨주시는모든사람들에게응원단원증을발급하고,추첨을통해프랑스리옹국제기능올림픽응원단으로참가할수있도록항공권을제공하겠다”며많은응원을부탁하고토론회를마무리지었다.
서울시, 올해 7·9급 조경직 공무원 43명 채용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올해서울시7·9급지방공무원조경직선발인원이43명으로확정됐다. 지난15일서울시에따르면올해채용인원은코로나19대응을위해인력을대거충원했던지난해보다1397명감소했다. 모집분야는▲행정직군1237명▲기술직군1076명▲연구직군7명등이다.직급별로는▲7급184명▲8급5명▲9급2124명▲연구사7명등이다. ‘제1회공개경쟁및경력경쟁임용시험’에서는9급37명(장애인3명,저소득층4명포함)을선발한다. 응시원서접수는내달13일부터17일까지기간동안지방자치단체원서접수홈페이지에서할수있다.필기시험은6월10일에실시하고필기시험합격자발표일은7월12일이며,최종합격자는9월13일에발표할계획이다. ‘제2회공개경쟁및경력경쟁임용시험’에서는공개경쟁으로조경7급4명,경력경쟁으로조경9급(고졸자)2명등총43명을선발한다. 임용시험은6월14일공고예정이며,7월17일부터21일까지응시원서를접수하고10월28일에필기시험을실시한다. 조경직류9급의경우▲국어▲영어▲한국사▲조경학▲조경설계및계획등5개시험과목으로이뤄진다. 조경직류7급의경우▲국어▲영어▲한국사▲조경계획및설계▲조경사및이론▲조경재료및시공▲생태계관리및식물등7개과목으로시행된다. 이와관련한기타자세한내용은시인재개발원홈페이지,지자체원서접수센터를통해확인할수있다.
“1년에 1회 이상 숲 방문자, 미방문자보다 삶의 질 3.9% 높아”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1년에1회이상숲을방문한사람이방문하지않은사람보다삶의질이3.9%높은것으로나타났다. 산림청국립산림과학원은13일‘산림복지’의통계자료를바탕으로국민의숲이용정도와삶의질관계등을분석한연구결과를발표했다. 연구결과1년에1회이상숲을방문한사람이방문하지않은사람보다삶의질이3.9%높았으며,산림복지서비스를1년간1회이상이용한사람이이용하지않은사람보다삶의질이8.8%높은것으로분석됐다. 또한숲의방문유형(일상,당일,숙박)을구분해삶의질에영향을주는요인을조사한결과4시간이내의일상방문자는▲이동시간▲경험횟수▲활동시간이삶의질에영향을많이주는것으로나타났다. 당일방문은▲경험의다양성▲계절▲경험횟수등에따라서,숙박방문은▲이용일수▲지출금액▲함께한인원에따라서삶의질이영향을받는것으로분석됐다. 특히다양한활동을경험할수록삶의질에크게영향을주는것으로분석됐다.일상,당일,숙박방문유형중1개유형의활동을이용한경험자의삶의질은6.57점,2개유형을이용한경험자의삶의질은6.66점,3개유형모두이용한경험자의삶의질은7.01점으로나타났다. 이러한연구결과는‘국민의눈으로숲을읽는해설서vol.3’에서자세히확인할수있다. 간행물에는숲이용과삶의질관계뿐아니라,올해의숲활동과코로나팬데믹에따른숲이용의변화등에관한내용도담고있다. 조재형산림과학원산림휴먼서비스연구과장은“숲이용의다양성은우리의삶의질을높이는데기여하는바가크다”며“앞으로삶의질을더높일수있는숲에대한연구를지속하겠다”고말했다.
서울시 “규제완화로 도시·건축디자인 혁신”… 노들섬 첫 적용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서울시가특색있고상징성있는건축물건립을지원하기위해불합리한규제개혁과행정지원에나선다. 지난9일오세훈서울시장은서울시청에서기자간담회를열고서울의디자인혁신을위한‘도시·건축디자인혁신방안’발표했다. 시에따르면세계주요도시들은혁신적디자인건축물을지역명소화해,도시이미지개선과가치향상,시민여가공간등으로활용하고있음에도,시는그동안높이,건폐율,용적률제한등규제와복잡한심의과정으로인해혁신디자인건축물건립이저해돼왔다. 이에시는안창의적디자인의건축물건립을어렵게만들었던제도와행정절차를대대적으로손보고,혁신적건축물이서울곳곳에건립될수있도록제도적기반을만들고파격적인인센티브를부여해민간분야의혁신디자인확산을유도해나간다는방침이다. 구체적방안으로▲창의적설계유도▲유연한제도운용▲신속행정등‘3대도시건축디자인혁신방안’을시행한다. 먼저예술성과상징성이필요한공공건축물의경우사전공모를도입해‘(先)디자인후(後)사업계획’식의디자인우선행정시스템을구축한다. 사업초기단계에서기획디자인공모를실시해서창의적인디자인과콘텐츠를우선적으로확정한후사업계획을수립하고,적정공사비를책정해실행력을확실하게담보한다는취지다.또한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같은비정형건축물처럼특수공법이필요한경우설계비와공사비를현실화할계획이다. 민간의경우는혁신건축디자인제안(공모)을통해,통합선정위원회(가칭)에서사업필요성,디자인적정성,효과성등을검증하고,사업추진의필요성이인정된다면높이(층수),용도등규제완화와법정용적률120%상향등인센티브를제공한다. 특히통합선정위원회는대상지역의선정과사업관련자문,부서간업무조정등을통해사업이기획부터준공까지전과정이원활히추진될수있도록지원한다.이를위해도시,건축,교통,환경등공공,민간의다양한분야의전문가들이포함된위원회를구성한다는계획이다. 또한시는지난해3월‘2040서울도시기본계획’을통해제시한서울형용도지역제인‘비욘드조닝(Beyondzoning)’의세부운용기준을마련할예정이다.다용도복합개발을허용해일자리,주거,여가,문화등다양한기능이혼합된미래형공간이가능하도록하겠다는구상이다. 당초조화롭고창의적인건축물건축이목적인특별건축구역의도입취지와달리제한적으로운용되고있는특별건축구역제도를‘디자인자유구역’으로전면개편한다. 시는혁신디자인의경우,높이,건폐율등건축규제를대폭완화해그동안각종규제로추진이어려웠던다양하고,개성있는건축물건립을유도한다는계획이다. 아울러법정용적률의최대120%완화를통해,혁신디자인으로인한설계비와공사비상승분을일정부분상쇄시켜주고,대신녹지공간,공유공간조성등공공기여와통경축,조화로운스카이라인형성등디자인과공공성을종합고려해용적률완화량을결정한다. 시는디자인을제약하는불필요한규제를지속적으로발굴하고,없애나가겠다는방침이다. 주거분야에서도디자인혁신을추진한다.초고층아파트는경관,조망,한강접근성,디자인특화설계등요건을충족할경우,초고층아파트건립을허용해,조화로운스카이라인등도시경관향상과공공공간제공등공공성을확보한다. 주거지면적의약42%를차지하고있는다세대·연립주택등저층주거지의경우는,더살기좋은동네‘한층더예쁜집만들기프로젝트(가칭)’를통해,디자인특화시용적률인센티브를제공해주민편익시설등설치가가능하도록하겠다는계획이다. 시는이런내용으로마련한도시건축디자인혁신방안을‘노들섬’에첫적용한다. 노들섬의창의적·혁신적디자인구상안을마련하기위한기획디자인공모를실시하고있다.국내·외건축가를초청해지명공모방식으로작년12월부터오는3월까지진행중이며,모든참여자는노들섬및한강일대답사를완료하고본격적으로디자인을구상중이다. 초청지명건축가7명은▲강예린+SoA(대한민국,‘포라운드테이블’등설계)▲김찬중(대한민국,‘울릉도코스모스리조트’등설계)▲나은중․유소래(대한민국,‘자라나는숲’등설계)▲신승수(대한민국,‘구산동도서관마을’등설계)▲비야케잉겔스(덴마크,아마게르바케소각장등설계),▲토마스헤더윅(영국,뉴욕베슬등설계)▲위르겐마이어(독일,스페인세비야메트로폴파라솔설계)등이다. 노들섬은‘자연과예술,색다른경험이가득한한강의새로운랜드마크’를목표로추진된다.그동안충분히주목받지못했던한강의낙조를비롯해노들섬과한강의숨은매력을찾아시민과관광객들에게벅찬감동을줄수있는명소로만든다는목표다. 예술섬의콘셉트에맞게디자인을개선하고,노들섬동·서측을연결하면서한강의석양을360도조망할수있는전망대와보행교를신설한다.또한한강을배경으로한수상예술무대도새롭게마련할계획이다.
식물 소비, 새 트렌드 “열린다”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반려식물등식물을기르고자하는대중적인요구가확장되는가운데,새로운식물소비트렌드가자리잡고있다. 지난해농촌진흥청이반려식물에대한소비자인식을조사한결과,반려식물에대해매우잘알거나조금알고있다는응답이2021년82.3%에비해약5.6%포인트증가한87.9%로나타났다. 반려식물로삼을수있는대상식물로는‘실내외상관없이기를수있는모든식물’이란답이45%로가장높았고,‘실내에서기를수있는모든식물’이란답이28%로뒤를이었다. 이처럼소비자들은특정한종이아니더라도식물을기르면서유대감을형성하면반려식물이라는인식이강한것으로나타났다.농진청관계자는“생물자체의가치뿐아니라인간이얻는이익도고려해야한다는점에공감하는소비자가많았다”고설명했다. 이러한가운데실내마스크착용의무가해제되는등규제가완화됨에따라,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등주요백화점문화센터는식물을활용한가드닝,플라워클래스등강좌개설에나서며봄맞이준비에한창이다. 롯데백화점관계자는“지난겨울학기문화센터의회원수가코로나19이전대비10%정도늘었으며,올해전체강좌는지난해봄학기보다15%늘려진행된다.올해규제가더완화되면이용고객이더늘어날것같다”고설명했다. 현대백화점관계자는“봄학기오프라인강좌를지난해겨울학기보다점포별로10~20%확대했다.특히최신트렌드를반영해아트콘텐츠,재테크,체험형강좌가지난해대비2배가량늘어났다”며“다양한강좌를통해고객들에게차별화된경험을제공하겠다”고말했다. 갤러리아관계자도“그동안제한적으로진행했던고객참여형클래스를이번봄학기부터다채롭게선보일계획이다”고말했다. 명절인기선물로식물이자리잡은것도새로운트렌드다.지난해추석CU멤버십앱인포켓CU에서는식테크(식물+재테크)족을겨냥한명품식물들을한정판매했다.‘몬스테라알보’,‘무늬아단소니’,‘올리브나무’등총7종과식물재배용생활가전‘LG전자틔운오브제컬렉션’,‘틔운미니’를선보였다. 플랜테리어도단순한인테리어요소가아닌삶을함께하는존재로자리잡고있다. 플랜테리어는‘식물(plant)’과‘인테리어(interior)’의합성어다. 지난해인테리어스타트업아파트멘터리가발표한아파트인테리어인기키워드조사결과에따르면,전체응답자중40.5%는올해가장주목하고있는인테리어트렌드로‘플랜테리어’를꼽았다. 반려식물및희귀식물전문업체조인폴리아관계자는“가든센터도명절시즌은항상바쁘다.매출,판매량모두높게나타나고있다.특히코로나19이후식물판매뿐만아니라식당,카페등에서플랜테리어문의가늘어나고있다”고말했다. 외부활동이제한됐던코로나19팬데믹기간플랜테리어에대한관심은더높아졌다.식집사(식물을키우는사람),식테크(식물+재테크)등의키워드가생겼을정도다. 현재식물을활용한재테크는전세계트렌드다.식테크로유명한알보몬스테라는열대관엽식물이다.특히무늬가독특한몬스테라는무늬없는것에비해2~10배가량비싸게거래되고있다. 하지만사람들의많은관심때문에판매하는사람이늘어나,몬스테라의종자가격자체가하락하고있는현상도나타나고있다.
  • 환경과조경 2023년 03월
  • 2022 CONQUEST 조경기사·조경산업기사 실기정복
  • 한국 조경 50년을 읽는 열다섯 가지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