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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조경식재회사 고운조경이 오는 5일 온라인상에서 조경수 견적을 주고받을 수 있는 ‘tree45.com(이하 트리사오)’ 사이트를 오픈하고 조경수 거래 중개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트리사오’는 기존에 오프라인 상에서 처리해오던 조경수 견적 업무 일체를 디지털화한 것으로 조경수 시장에서 정보가 보다 원활히 교류될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조경수 온라인 견적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특징이다. 트리사오의 ‘조경수 온라인 견적 서비스’는 조경수를 사려는 구매자가 구매하려는 수목 리스트를 등록하면 조경수 판매자가 내역을 입력해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구매자가 여러 판매자의 내역을 비교해 거래할 있도록 도움을 주는 서비스다. 그동안 구매자가 구매 목록별로 일일이 검색해서 업체와 통화해 왔던 불편함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식재회사들이 구매하려는 수목 리스트를 손쉽게 등록해 판매자에게 자동으로 전달하고, 조경수 생산자들의 수목 단가와 사진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실시간 비교견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판매자가 제출한 견적서는 견적을 요청한 구매자 외의 다른 회원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해 판매 단가가 무분별하게 공개될 우려도 없앴다.현재 웹사이트가 오픈돼 있어 조경수 구매 또는 판매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가입하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인터뷰> "조경수 거래 플랫폼, 업계 전반에 좋은 파급이 되길" 정영진 고운조경 팀장 2014년 조경설계회사를 그만두고 조경식재 업체인 고운조경에 입사해 일을 하면서 국내 조경수 거래 방식이 시대에 많이 뒤떨어졌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업계에 당장의 불편함을 해소해야 겠다는 생각에서 구매자 중심의 조경수 견적 서비스 ‘트리사오’를 개발하게 됐다는 정영진 팀장을 만났다. Q 개발 배경은 무엇인가? 조경시공업체에서 일을 하면서 나무를 사고 팔아야 하는 일을 접하게 됐는데, 온라인 상거래 시장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데 비해 조경수 거래는 여전히 과거의 주먹구구방식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 스스로도 힘들었고 업계에 당장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개선된 온라인 거래 방식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Q 기존 조경수 거래 사이트와 차이점은 무엇인가?기존 사이트는 나무를 사는 사람 입장에서 불편함이 많았다. 조경수 구입시 다양한 수종을 사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모든 수종을 한꺼번에 포괄한 판매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각 수종별로 일일이 검색을 해야 했고, 무엇보다 판매자마다 제공하는 정보의 깊이가 달라서 상호 비교하기가 힘들었다. 또한 대부분 금액을 제공하지 않아서 판매자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가격과 사진을 요청해야 하고, 결국에는 현장으로 가서 확인을 해야 하는데 실제 나무 상태가 좋지 않아 허탕을 치는 경우도 많다. 판매자 입장에서도 피드백이 없어서 불편했다. 회사가 보유한 농장의 나무를 팔기 위해 사이트에 올린 적이 있는데 잘 팔리지 않았다. 문제는 이 나무를 사려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가격이 비싸서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 구매자 중심의 입찰 방식이다. 거꾸로 생각한 것이다. 조경수를 사고 싶은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글을 올리면, 판매 회원들에게 문자를 자동으로 보내고, 판매자들은 사진과 금액을 적은 내역을 제공하는 방식이다.판매자가 구매 목록의 조경수를 모두 판매할 수 있다면 목록별로 금액을 적어서 제시하고, 모두 일괄 구매하는 경우 할인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나무 거래가 일괄 구매시 할인이 적용되고 있는데, 최대한 실제 현장에서 거래되는 방식을 시스템에 구현되도록 노력했다. Q 앞으로 서비스 발전 방향은?현재는 조경수를 판매하는 센터, 플랫폼의 역할을 만들어 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조경업계에서 “트리사오에 들어가면 모든 조경수 거래 정보를 얻을 수 있어”라는 인식을 주는 것이 목적이다. 아직까지는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만 하고 실제 거래는 구매자와 판매자간에 이뤄진다. 하지만 더 나아가면 나무를 굴취해서 운반하는 것까지 책임지는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중개 역할만으로는 구매자의 니즈를 모두 만족시키지 못한다. 실제 시장 조사 결과, 구매자들은 온라인에서 구매한 나무를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장소에 직접 가져다주는 서비스까지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Q 어떤 파급을 기대하는가?당장은 업계의 불편함을 해소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됐지만, 플랫폼이 발전하면 다른 사업도 같이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카카오를 플랫폼으로 확대된 카카오 택시의 경우, 택시기사들이 너무 좋다는 평이 많다. 승객을 찾으러 다닐 필요가 없이 콜을 잡으면 되기 때문에 좀 더 쉽게 손님을 찾을 수 있고, 차량을 이동하면서 들어가는 기름값도 줄이게 됐다. 아울러 환경적으로 매연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트리사오 서비스가 잘 정착이 되면 기존의 주먹구구식의 현장 거래 방식이 개선돼 업계 전반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는다. Q 앞으로 계획은?개인적으로 세상이 변해가는 것에 관심이 많다. 특히 이번 일을 하면서 장기적으로 미래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대세는 거스를 수 없다. 내가 좋든 싫든 조경밥을 먹는다면 이 분야의 큰 흐름에서 참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겠다.
  •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정원의 마술사’ 이시하라 카즈유키(이하 이시하라) 작가가 태화강 정원박람회 초청정원 준비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아직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이지만, 영국 첼시플라워쇼에서 골드메달을 9번이나 따낼 정도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가든 디자이너 중 한명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그에게 ‘정원의 마술사(Gardening Magician)’라는 찬사까지 전했다. 한국정원디자인학회 주관으로 조경관련 언론매체와 이시하라 작가의 기자간담회가 1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진행됐다. 태화강 정원박람회에 선보일 초청작가정원과 그의 작품철학 전반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특히 한국정원디자인학회와의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한일 양국 간 정원문화 교류를 위한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까지 전했다. 이 자리에서 홍광표 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은 정원에 대한 해설로 원활한 소통이 될 수 있게끔 도움을 주었다. 이시하라 작가가 태화강 정원박람회에 발을 담그게 된 것은 홍광표 회장(태화강 정원박람회 조직위원장)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정원트렌드 발굴을 위해 첼시플라워쇼를 방문한 그는 이시하라 작가가 아티즌 가든부문에서 금메달을 받은 ‘고쇼 노 니와’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일본 전통의 다실을 ‘유리 정자’로 해석한 독창성에 놀랐고, 작품 속에 녹아있는 디테일에 다시 한번 놀랐다는 것이다. 그 때 홍 회장은 한국에도 이시하라 작가의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홍광표 회장의 제안을 받은 이시하라 작가도 큰 고민없이 참가를 승낙했다고 말했다. 정원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사이좋게 지내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태화강에 정원을 만들면, 한국인은 일본정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될 것이고, 일본인이 한국에 올 수 있는 하나의 계기도 될 수 있다.” 그는 황지해 작가를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꼽기도 했다. 섬세한 디테일과 사고방식이 자신과 닮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만의 색깔이 있어 어느 곳에서 있더라도 황 작가의 작품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시하라 작가가 태화강에 선보일 정원의 이름은 ‘미나모토(근원)’이다. 이시하라 작가에 따르면 이번 작품은 물의 순환을 테마로 한다. 빗물은 정원(숲)을 거쳐 태화강의 물이 되고, 이것이 증발해 빗물이 되는 일련의 생태적 순환과정을 정원으로 표현하겠다는 것이다. “‘미나모토’라는 명칭은 2004년 첫 첼시플라워쇼 출품작 이름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름을 쓰게 된 이유는 당시의 열정을 살려서 한국에서 쏟고 싶어서였다.” 정원 조성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산지수(知山知水)’라고 했다. 지역의 환경과 식물을 정원에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원은 섬처럼 따로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자연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그만의 철학이다. 그래서 그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농장을 찾아다니며 대상지에 적합한 식물을 찾는 일부터 했다. 다른 나라에서 정원을 조성할 때에는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이번에는 짧은 시간 안에 밀도있는 정원 조성이 이뤄져야하기 때문에 시공에 도움을 주는 한국 조경회사와도 깊은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포트폴리오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명함에 적힌 ‘Landscape Artist’라는 소개에 걸맞게, 규모와 장소에 상관없이 폭넓은 스펙트럼의 실적을 갖추고 있었다. 호텔과 레스토랑과 같은 상업시설은 물론, 대규모 광장과 수직정원 등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그는 “비록 작은 공간이라고 할 지라도 그곳을 정원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정원을 전염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정원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어떻게 만들어야 사람들이 기뻐할 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이 크던 작던 만든다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선 정원의 효과를 끊임없이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어느 레스토랑에 정원이 들어섰을 때 얼마만큼 손님이 늘었는지, 병원에 정원을 만들었을 때 환자와 직원의 만족도, 방문자 숫자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알려주어야 한다. 어디라도 정원을 만들어야 한다.” 이에 홍광표 회장은 한국의 정원문화 확산의 위한 중요한 단서가 들어있는 말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의 정원문화가 바퀴라면, 일본은 밧줄이다. 일본은 좋은 경치가 있으면 그것을 밧줄로 끌어와 정원으로 만든다. 한국에서는 사륜거를 타고 좋은 풍경을 찾아다니며 봤다. 별서정원이 발달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일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앞으로는 아름다운 경관을 찾아다니는 것 외에도 우리집 주변에 정원을 끌고 오려는 노력이 함께 병행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시하라 작가는 “한국과 일본, 중국의 정원을 세계에서 알리는 그 날이 빨리 찾아 오길 바란다”며 "아시아 정원문화의 세계 진출에 함께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홍광표 회장은 “이시하라 작가는 세계적 대가임에도 불구하고, 겸손한 자세로 작업에 임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의 정원문화 교류에 큰 힘이 될 분”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한편 이시하라 작가는 현재 진행 중인 ‘동경 올림픽 스타디움’ 외부공간 조성에서 ‘한국정원디자인학회’와 기술협약을 맺고 함께 협력을 다져가는 한편, 학회에서 추진 중인 생활정원 확산을 위한 프로젝트에서도 힘을 모아가기로 했다.
  •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2018 태화강 정원박람회의 해외 초청 작가 3인, 프랑스의 카트린 모스바흐(Catherine Mosbach), 일본의 이시하라 카즈유키(Ishihara Kazuyuki), 영국의 소피 워커(Sophie Walke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중 카트린 모스바흐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조경가 중 한 명으로 베르사이유 건축학교에서 조경학뿐만, 생물학과 역사학 전공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조경계가 주목하는 인물이다. 그는 프랑스 루브르 랑스 박물관 정원(Museum Park Louvre Lens)과 대만의 타이청 중앙공원(Taichung Gateway Park)을 설계한 작가로 알려져 있으며, 2015년PHAIDON이 출간한 『30│30 Landscape Architecture』에 세계 30대 조경가 중 한 사람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정원디자인학회와 울산시의 협조로 지난 3일 방한한 카트린 모스바흐(이하 카트린)를 서울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만나 작품 철학과 박람회 참여 계기에 대해 물어보았다. 홍광표 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태화강 정원박람회 조직위원장)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카트린이 태화강 정원박람회에 참석한 계기는 의외로 간단했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조경이 알고 싶어서였다. 그는 "참가 이유가 너무 로맨틱한가요?"라며 웃으며 말했다. 한국이 처음이라는 그는 새로운 문화와 생태환경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했다. 조경뿐만 아니라 역사와 철학, 생물학을 전공한 그는 전통적 방식의 조경을 넘어 인문학적, 창의적 조경 디자인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곳에 가게되면, 새로운 해석을 하게 되지만, 디자인 아이디어의 기본은 사람, 자연, 지구 사이의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바탕을 둔다." 그래서 카트린은 태화강에 만들 초청 정원의 콘셉트를 미리 확정짓지 않았다고 했다. 대상지를 돌아보지 않은 시점이라, 주변 경관과 환경에 대한 이해 없이 전략을 짤 수 없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과정을 중요시 한다. 만물은 흐름과 발전을 통해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물과 식물 간의 소통, 숲이 이루지는 과정, 세포와 같이 보이지 않는 것까지 디자인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대규모 대상지를 설계해 온 그에게 비교적 작은 스케일의 공간을 어떻게 디자인할 지도 물어보았다. 그는 "모든 것을 열어둔 상태에서 디자인을 하기 때문에 스케일의 차이는 상관없다"고 했다. 지류가 본류에게, 본류가 지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작은 것은 큰 것과, 큰 것은 작은 것과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모든 것은 연결된 '하나'라는 말이다. 이에 대해 홍광표 회장의 부연설명도 있었다. "카트린이 말하는 전제에는 '조경과 정원은 다른 영역이 아니다'라는 배경이 들어있다. 조경가가 정원도 만들고 공원도 만든다는 뜻이다. 다만 우리가 생각해야 할 문제는 건축에서 정원을 만든다고 할 때 조경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다. 결국 '식재'이지만 '지금 조경이 플랜팅을 잘하느냐'라고 물으면, 선뜻 '예'라고 답하기 어렵다. 프랑스 조경학과에서는 식물과 토양에 대한 커리큘럼 비중이 높다. 우리나라 조경교육도 '식물'과 '시공'에 대한 교육이 보완돼야 한다. 앞으로 조경과 정원이 다르다는 주장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카트린은 "조경은 시간을 다루는 분야"라는 점을 강조하며, "디자인이 아닌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경디자인은 하나의 고정된 방식이 아니라, 대상지와 이용자에 따른 다양한 기법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홍광표 회장은 "카트린의 정원디자인은 단순히 점적인 디자인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 인문학적인 접근을 통해 그려지는 아름다운 대지 위 그림이 될 것"이라며 "정원문화가 새로 싹트는 한국의 조경분야에 신선한 자극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나머지 초청작가인 일본의 이시하라 카즈유키(Ishihara Kazuyuki), 영국의 소피 워커(Sophie Walker)도 2월 중 방한해 태화강의 자연환경과 경관을 직접 확인하고, 십리대숲, 반구대암각화, 대왕암공원 등 울산의 12경을 둘러본 후 정원 설계 방향을 구상할 예정이다.
  •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공원녹지가 적은 지역을 공원소외지역이라고 한다. 이제는 단순히 인프라를 넘어서 공원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지 않는 공원여가서비스 소외 지역을 줄이려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2014년 3월, 전국에서 최초로 서울시가 3개 공원녹지사업소에 ‘공원여가과’를 신설했다. 그 후 6개월이 지나 동부공원녹지사업소에 윤세형 과장이 부임했다. 부임 후 3년 4개월,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는 현장에서 시민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공원에 불고 있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 조경학교 준비 등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윤세형 공원여가과 과장으로부터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공원여가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공원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얼마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지’, ‘사업소가 준비하고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은 무엇인지?’ 등 프로그램과 관계된 질문을 머리 속으로 정리하고 있었는데, 윤세형 과장은 콘텐츠보다는 시민과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개별 사업을 넘어 주목할 만한 흐름이 있어 함께 공유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동안 공원 속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드는 일은 공무원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시민 사회로 한걸음 다가가보니, 공원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것을 넘어서 자신들이 직접 기획을 하고, 만들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다.” 공원의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만 주목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공원의 콘텐츠를 ‘누가 만들 것인가?’를 생각하는 단계까지 와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시민들이 직접 소매를 걷어부치고 공원 프로그램에 나서게 된 데에는 ‘공원여가과’의 공이 크다. 공원여가과 직원들은 공무원이 딱딱할 것이라는 인식을 바꿔놓기 위해 더 가까운 곳에서 낮은 자세로 시민의 소리를 경청했다. 윤세형 과장은 부임 초기에 공원과 관계된 여러 시민단체를 접촉해서 공원 이용을 독려하는 활동을 전개했다. 한번은 유니세프로 무작정 전화를 걸어 보라매공원에서 아동의 놀 권리 신장을 위한 공원 프로그램을 제안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프로그램이 없으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A 공원에 이런 프로그램을 하는데, 왜 우리 지역 공원에는 없느냐’는 민원이 서울시와 구청에 전달되고 있다. 시민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공원 프로그램을 기대하게 된 것이다.” 동부공원녹지사업소의 가장 큰 자랑거리도 자발적으로 운영되는 ‘시민의숲 친구들’과 ‘공원사진사’이다. 시민의숲 친구들은 2016년 양재시민의숲 개원 3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며, 시민에게 프로그램과 서포터를 공개공모했다. 여기에 약 100여 명의 시민이 참여를 해주었는데, 이들은 축제의 처음부터 끝까지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양재시민의숲에 애착이 생겨 모임을 결성하게 됐다. 시민의숲 친구들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7개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며 시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행정에서는 하드웨어에서 도움을 주었다. 윤 과장은 '시민의숲 친구들'의 활동은 시민주도형 공원서비스의 대표적인 모델로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공원녹지사업소에서 처음 교육프로그램으로 시작한 공원사진사는 시시각각 변하는 공원의 모습을 사진 기록으로 남기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촬영된 공원사진으로 전시회를 갖기도 하며, 공원을 알리는 자료에도 사용되고 있다. 공원사진사들도 자체적으로 커뮤니티를 만들어 공원에서 사진이 잘나오는 포인트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출사를 떠나고 있다. 윤 과장은 “우리의 역할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며 “관리부서와 시민그룹, 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연결할 수 있는 교량의 역할까지 확대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재 서울시에만 있는 공원여가 부서가 전국 지자체에 고루 분포해 보다 많은 사람이 공원여가서비스를 즐기길 바란다고 했다. “공원녹지가 부족한 지역에 공원을 만드는 ‘생활권 공원녹지 확충 사업’처럼 만들어진 공원에 서비스가 소외되는 지역이 없도록 녹색복지 관점에서 공원여가서비스가 인식됐으면 좋겠다. 해외에선 공원녹지부서의 명칭이 ‘Parks and Recreation’일 정도로 소프트웨어에 대한 비중이 높다. 조경분야에서도 유아숲체험장에서 아이들의 움직임과 생각을 이해하면서 설계를 하는 디자이너가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휴양’과 ‘여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됐으면 좋겠다.”
  • 김신 소장 퍼스트가든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겨울 식물원의 ‘빛 축제’가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러운 연례 행사가 됐다. 화려한 꽃 대신 형형색색 조명이 겨울 정원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아침고요수목원의 ‘오색별빛정원전’을 비롯해 여러 식물원에서는 색다른 빛 축제로 비수기 방문자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겨울 식물원은 빛’이라는 인식도 일반인 사이에서 정착돼가는 듯 보인다. 2017년 4월 28일 파주에서 문을 연 퍼스트가든도 개장 첫 해 겨울, ‘별빛이 흐르는 정원’이라는 테마로 빛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퍼스트가든은 23가지 테마가 있는 아도니스 정원과 레스토랑, 웨딩홀, 놀이시설, 체험학습, 기프트샵, 사계절 썰매장, 챌린지 코스 등 편의 시설을 갖춘 1만 6000평 규모의 대규모 복합 문화 시설이다. 정원 설계부터 운영관리까지 조경 총괄을 맡고 있는 김신 소장에게 퍼스트가든의 운영과 빛축제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먼저 퍼스트가든에서 주목했던 부분이 ‘편의시설 운영’이다. 퍼스트가든은 다른 사립 식물원과 달리 놀이기구와 웨딩홀, 식당, 카페, 기프트샵 등 폭넓은 수익시설 설치로 ‘방문자 이용’에 보다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김 소장에 따르면 퍼스트가든은 식물원이 아니라 안성팜랜드나 용인농촌테마파크처럼 ‘농어촌휴양관광단지’로 등록된 관광단지다. 부차드 가든에서 영감을 얻은 김창희 회장이 ‘정원이 중심이 되는 관광단지’ 설립에 목적을 두고 10여 년 동안 퍼스트가든 조성에 매진했다. 김 소장은 “수익 사업에 제한이 많은 수목원과 달리 ‘관광단지’는 비교적 제한이 적다. 반면 인허가를 받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일이 걸렸다”고 했다. 전국에 ‘농어촌휴양관광단지’가 여러 곳이 있지만, 공공기관 주도로 조성되는 곳이어서 개인 사업자 설립은 미개척지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곳의 주인공은 ‘정원’이다. 김 소장도 “퍼스트가든은 ‘정원’이 중심이 된 공간”이라며 단지 설계에서도 정원의 배치가 먼저 이뤄진 상태에서 건물을 세운 점을 강조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정원을 감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곳을 방문하고, 주변 편의시설을 함께 이용한다. 그래서 정원은 지속적인 방문자 확보를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 부분적인 수종 교체도 이뤄져야 하고, 계절과 시기에 맞는 새로운 이벤트도 필요하다.” ‘별이 흐르는 정원’도 겨울 정원에 방문자 확보를 위한 중요 이벤트이다. 물론 아름다운 수피를 가진 수종 등 겨울 정원만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도 혼재하지만, 일반인에게는 화려하고 특징있는 볼거리가 방문을 유도하는 킬러 콘텐츠가 된다. 지난 가을에 양주 나리공원의 핑크뮬리 군락으로 운집한 행렬을 떠올려보면 쉽다. 퍼스트가든의 야간 조명은 다른 곳과 달리 은은함이 돋보였다. "많은 곳에서 야간 조명에 강렬한 단색을 사용하지만, 우리는 포인트를 주는 곳을 제외하고는 흰색과 원색을 섞어서 파스텔톤의 은은함으로 세련미를 연출했다." 조명은 각 공간 콘셉트에 따라 색상과 모양을 계획했다. 식물 생육에 영향의 최소화하기 위해, 나뭇가지에 전선을 칭칭 감아서 줄기를 압박하는 방식이 아니라 세로로 한줄 한줄 가지를 타고 올라가도록 했다. 조명은 저전압 LED로 식물에 열 피해가 없도록 신경썼다. 대학에서 조경을 전공하고, 조경설계사무소에서 순천만정원, 인천 청라공원, 시화 MTV철새도래지공원 등 굵직굵직한 조경 프로젝트 설계에 참여한 베테랑 조경설계가인 그로서도 퍼스트가든의 총괄 조경가로의 여정은 순탄치 않은 길이었다. "예전엔 이용패턴과 행위를 예측하는 대규모 공원설계를 해오다, 지금은 정원의 설계부터 시공, 유지관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관여하고 있다. 디자인과 현실 사이의 간극도 알게됐고, '식물'과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 같은 품종이라도 심는 장소와 시기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도 몸으로 하나하나 익혀가고 있다." 김신 소장은 정원을 설계하는 디자이너이면서 그것을 유지관리하고, 나아가 지속적인 운영과 수익적인 콘텐츠 개발까지 고민하는 코디네이터로서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향후 승마장과 수영장 설치와 운영까지 계획 중이라고 했다. "아직 운영 초기여서 그런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고민이 많다. 앞으로는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하면서, 풍성한 이야기가 있는 정원으로 만들어서 성공적인 정원 운영 모델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그는 "식물을 사랑하고, 경관을 가꿀 줄 아는 젊은 조경인이라면 언제든 이 곳 문을 두드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박은영 중부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가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에 등재된 데 이어 27일에는 '2018 앨버트 넬슨 마르퀴즈 평생공로상’까지 선정됐다. '마르퀴즈 후즈 후'는 1899년부터 매년 세계 215개국을 대상으로 정치, 경제, 사회, 종교, 과학, 예술 등 각 분야에서의 세계적 인물을 선정해 업적과 프로필을 등재하는 사전이다. 마르퀴스 후즈 후가 선정하는 앨버트 넬슨 마르퀴즈 평생공로상은 사전에 등재된 인물 가운데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물에게 수여하고 있다. 박은영 교수는 지난 14일 2018년 판 마르퀴즈 후즈 후에 등재된 지 13일만인 12월 27일 평생공로상까지 선정됐다. 한편 박은영 교수는 SSCI급 논문을 포함 전문학술지에 4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한국조경학회지 이사 및 편집위원, 대전광역시도시공원위원, 국토부 용산공원자문위원 등을 맡으며 학술과 실무 영역을 오가면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 김상윤 에이트리 대표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망원동의 푸른 섬, ‘망원도’가 옥상정원에서 새로운 문화의 장을 펼쳐 보인다. 김상윤 에이트리 대표가 최근 망원동에 옥상 문화공간 ‘망원도’를 오픈했다. ‘망원도’는 조경을 비롯한 식물을 활용하는 여러 활동과 일반인의 만남을 주선하는 소통의 창구이자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초기에는 옥상정원에서 식물을 접하면서 간단하게 차를 마시거나 술 한 잔 즐기는 곳으로 활용하고, 점차 식물과 관련된 강좌를 늘려갈 예정이다. 방문자가 늘어나면 전문적인 영역에 대한 심도 있는 강좌와 문화 활동을 확대하고 정원 컨설팅을 통해 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초 망원도는 에이트리가 정원을 포함한 실내 인테리어 조성을 의뢰받은 프로젝트였는데, 공간의 성격이 그동안 김 대표가 고민한 내용을 담아내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어 운영에까지 함께 참여하게 됐다. “정원 조성 일을 하면서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 정원이 붐이라고 하지만 실제 30~40대 젊은 부부들을 만나보면 정원은 건축비를 늘리는 요소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 아무리 돈이 많은 클라이언트라도 정원에 돈을 쓰는 것을 아까워한다. 가장 먼저 삭감되는 부분이 정원 조성비다. 기성세대는 그들만의 연결고리가 있어 고급화된 정원을 계속 만들고 있다고도 하지만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에이트리는 정원 문화 확산을 위해 설립된 젊은 창작 집단으로 김상윤 대표가 설계를 맡고, 박지호 대표가 시공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7년간 건축가들과 협업을 통해 꾸준하게 정원을 조성해왔는데, 공공에서 확산되는 정원 이슈에 비해 민간에서 정원은 아직까지 건축에 대한 부가적인 장식요소 정도로 인식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클라이언트가 적지 않은 실정이란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이러한 인식에 대해 김 대표는 제도권 조경이 대중과 제대로 소통하는 기회가 없었던 것을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문화적인 측면에서 욕구를 창출하지 못한 채 전문가로서 가진 정보를 일방적으로 보여주고 조성을 요구하면서 일반 대중과 거리가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문화·예술을 전공한 조경 비전공자들의 행태를 보고 자극을 받았다. 비전공 스튜디오는 팝업스토어, 문화·예술 행위 등을 통해 대중과 소통을 많이 하려 한다.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해서 정원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 기존 조경의 업역에선 보지 못한 행태다. 대중에게 다가가는 방식이 다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기보다 문화·예술, 인문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원에 대한 욕구를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망원도’의 공간 콘셉트는 ‘정글’이다. 온갖 식물이 들어올 수 있는 열린 장소가 되도록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또한 도심에서 정글을 만남으로써 이곳에 들어섰을 때는 무인도에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겠다는 의도다. 정글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온갖 식물이 뒤섞여 살아도 생육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으며, 동남아풍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다양한 식물을 선보이기 위해 식물을 계속 수집하고 전시가 가능하도록 내부는 하나의 틀로서 기능하도록 공간 계획을 짰다. 망원동은 왁자한 합정, 홍대와 도보권으로 이어지는 곳이지만 비교적 조용한 동네다. 먹거리로 유명한 망원시장이 아케이드로 정비돼 있고 카페와 문화·예술 작업실 등이 차분하게 연결돼 고즈넉한 골목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러한 분위기의 동네 지상에서부터 작은 사인에 의지해 요리조리 찾아들어가 마주하는 ‘망원도’ 입구는 마치 시크릿 가든을 발견한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해준다. 옥상에서 주변을 살펴보면 낮은 높이의 빌라와 상가건물들이 평지를 이루고 지상의 도로가 선큰된 것처럼 보여 온통 콘크리트만 즐비한 도심에서 잠시나마 숨통을 틔울 수 있는 녹색의 오아시스를 찾은 느낌도 든다. “망원도는 식물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기회를 넓히고자 한다. 좋은 공간을 만들어 선보이고 다양한 식물을 보여주는 동시에 문화 클래스를 열어 소통하고, 원하는 사람에게는 컨설팅까지 제공하는 공간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원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창출될 것이라고 본다.” 김상윤 대표가 '망원도'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내길 기대한다.
  • [환경과조경 김정은 뉴스팀장] 제20회 ‘올해의 조경인’ 특별상 수상자는 조정식 국토교통위원장이다. 환경ㆍ조경 관련 정책 어젠다를 국회와 정부에 전달하는 소통의 창구로서 역할 했던 공로를 인정받은 것. 국회에서 ‘국토조경 정책 토론회’를 개최해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 설립을 알리고, 도시공원일몰제 해결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조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정부 차원의 지원을 촉구하기 위한 토론의 자리를 마련하는 데 기여한 것이 선정 이유다. 경기도 시흥을 기반으로 한 4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시흥시을)인 그는 작년 6월 제20대 국회의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직후 “개발과 환경의 조화를 중요한 가치로 두고 입법 활동을 해왔다”며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삭막한 도시에 자연을 옮겨내는” 조경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흥, 도시공원으로 ‘생명’을 불어넣다 조정식 위원장은 도시공원을 “지역 주민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자연 속의 복합 커뮤니티 공간’”이라고 정의한다. “고도 성장기 우리 사회는 건설 산업 중심으로 사고하며 도시의 양적 팽창에 매진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제 지속가능한 사회, 도시를 만들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게 무엇인지 숙고한다면, 그 답은 도시공원이다.” 조 위원장의 지역구인 시흥시는 시화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해 난개발로 인해 주거 환경이 열악했다. “처음 출마했을 때부터, 산업 도시의 여러 문제를 극복하고 보완하기 위해 주요 공약 사업으로 정왕동과 군자동 지역에 다양한 도시공원 사업을 구상하고 추진해왔다.” 조 위원장이 국회의원으로 첫발을 내디뎠을 무렵, 군자동에는 제대로 된 공원이 하나도 없었다. 수년 간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시공원 부지를 직접 찾았고, 경기도비 지원을 받아 2010년 ‘산들공원’이라는 도시공원(약 1만 평 규모)을 만들었다. 큰 공원은 아니었지만 어린이 놀이 시설, 물놀이 공간, 산책로, 풋살장, 소규모 체육 시설 등 주민이 원하는 시설로 알차게 채우고 나니 주변이 빠르게 변했다. 환경이 깨끗해지고, 주변 주택의 임대 수요가 많아지고 가격도 올랐다. 지역의 다양한 문화ㆍ예술ㆍ체육 단체가 산들공원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블로그나 SNS에는 산들공원에서 주민들이 보내는 일상의 이야기가 무수하게 올라왔다. “도시공원이 주민의 삶의 질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게 된 경험이었다.” 조정식 위원장은 시흥만의 특색 있는 도시공원 조성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0년 옥구공원에서 열린 제1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도 도심 속 공원을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아름다운 공원으로 가꾸려는 의지에서 진행한 행사였다.” 2016년 완성된 배곧생명공원은 이제 시흥시의 랜드마크다. “‘생명도시’라는 시흥시의 콘셉트에 걸맞게 세계 최초로 바닷물과 조수간만의 차를 활용하여 해수 생태 연못을 조성했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공원으로, 주민들이 굉장히 좋아한다. 곧 국내 최대 길이(약 5km)의 수변 공원이 완성될 텐데,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친수 공간으로 만들어갈 것이다.” 현재 시흥의 구도심에서 가장 큰 사업 중 하나는 정왕동의 완충 녹지를 하나의 도시공원(숲)으로 만드는 일이다.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을 당시 이 완충 녹지는 볼품이 없었다. 나무도 작고, 중간중간 단절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걸 다 이어서 도시의 생태축으로 복원해 주민에게 돌려주자고 했다.” 이 녹지는 연장이 4km에 달하는 국내 최대 길이의 인공 녹지로, 아시아에서도 손에 꼽히는 규모다.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정왕동 완충 녹지 전체를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는 에코브리지 건설 공사가 마무리 단계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시흥시 정왕동을 둘러싸고 있는 약 6km에 이르는 녹지와 공원이 연결되어 산업 단지와 주거지를 가르는 완충 녹지의 기능뿐 아니라, 주민들의 건강한 휴식 공간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민간공원을 통해 일몰제에 대응해야 조 위원장은 지난 6월 ‘도시공원일몰제 해결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주최하는 등 도시공원일몰제에 관한 관심도 크다. 그는 지자체의 재정 여건을 고려하면 모든 미집행 용지에 도시공원을 조성하는 일은 쉽지 않다고 지적하며, 그 대안으로 민간이 공원을 개발하고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는 ‘민간공원 조성사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내에도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용지가 575개에 달하는데, 그 가운데 몇몇 지역에서 이런 민간공원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조 위원장은 “민간 사업자에게 적절한 수익을 보장하되, 공원 조성을 통해 사회적 편익에 기여하도록 하여, 자자체가 재정 문제로 해결하지 못했던 미집행 도시공원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도시공원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중심이 될 것 최근 문재인 정부에서 주요 정책으로 추진 중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조경인이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는 조경계의 화두 중 하나다. 조 위원장은 도시재생에서 공원과 녹지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조경인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조경수를 식재한 가로 정비나, 지역의 특성에 따른 이색적인 도시공원 조성 등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중심 분야가 될 것이다. 도시재생과 관련한 조경인들의 좋은 정책 대안은 적극적으로 수용해 나가겠다.” 조경진흥법, 정책 추진에 힘을 보태겠다 지난 3월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 창립총회에서 조위원장은 ‘조경진흥법’이 현장에서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실질적 후속 조치와 시스템이 갖춰질 필요가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 어떤 노력이 있는지 궁금했다. “‘조경진흥법’ 제정 이후 이렇다 할 정부 대책이 없어 조경인들이 노심초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새 정부가 지난 9월 ‘조경진흥기본계획’을 발표한 만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부 정책이 수립되고 추진될 것이라 예상한다. 조경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 정책 추진에 힘을 보태겠다.” 마지막으로 조정식 위원장은 ‘올해의 조경인’에 선정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는 수상 소감을 전하며, “앞으로도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조경 분야에 정책적 관심을 갖고 국내 조경 산업이 조화롭게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정책 및 입법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공공 기관 청렴의 아이콘.’ 제20회 ‘올해의 조경인’ 정책분야 선정 소식을 들은 조경 업계 관계자들이 이강문 단장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인터뷰 자리에서 기자가 전한 말에 이 단장은 쑥스러운 듯 웃었지만, 수상 소식을 들을 때보다 기쁜 기색을 보였다. 최근 5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 와중에 1급 처장으로 승진했음에도, 사라진 조경 총괄 부서를 되살리고자 2급 자리인 단장직을 자진한 그다. 이 단장은 이후 1년간 조경 분야에 산적한 여러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 이번 수상과 함께 붙은 별명에 대해 그는 “조경 관련 최대 공기업 부서장으로서 노력하는 마음이 전해진 것 같다”며 작은 안도감을 드러냈다. 더불어 “조경 학계와 업계의 파트너로서 더욱 노력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단 한 건이라도 구제할 것 이강문 단장은 부임 후 연초부터 전략적 계획을 세워 ‘장기미집행공원 특례사업 참여’와 ‘하자제로를 위한 제도 마련’, 새로운 도시 경관 창출을 위한 ‘인문학적 경관방안 수립’, 갑을 관계 개선과 동반 성장을 위한 ‘공정대가 지급’ 등 도시경관단의 ‘처’ 승격을 위해 노력했다. 짧은 기간임에도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일을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선제 제도 개선과 LH에서는 최초로 추진하는 사업 등이 내·외부에서 호평을 받자 조심스레 ‘처’ 승격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도시경관단의 처 승격은 LH 조경직의 염원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조경 분야 최대 공기업에 걸맞은 위상을 갖추는 길이란 점에서 조경 분야로서도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불과 1~2년 전에 사라졌다가 갓 부활한 부서가 승격되려면 지속적인 성과도 중요하고, 뜸을 들이는 시간도 필요하다. 이 단장은 신규 사업 발굴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과 경관을 담당하는 공원사업부 신설을 통해 조직을 확대하여 처로 승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그는 “2년 반 뒤에 있을 대규모 장기미집행공원 일몰 사태를 예방하고 민간의 특혜 소지 방지를 위해서는 공공의 참여 기반을 위한 ‘공공 우선 제안수용’ 등 제도적, 법적 개선이 필요하다. 민간공원 조성사업이 공공사업임에도 공공 기관의 적극적 참여를 위한 제도와 정부 지원이 미흡해 큰 성과가 없었다. LH는 하나의 미집행 공원이라도 구제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올해 LH는 공공 기관 최초로 민간공원 조성사업 참여를 추진해 상반기에 단독 참여를 위한 시범 공원 한 곳을 선정했고, 하반기에 민간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사업자 공모와 제안서 접수를 완료해 내부 평가를 진행 중이다. 발주처와 조경 업계 ‘갑을 관계’, 동반 성장 ‘파트너’로 관계 재구축 이강문 단장은 발주처와 조경 업계는 ‘파트너’란 말을 거듭 강조했다. “LH의 최종 고객은 국민이다. 국민이 이용할 주택과 택지에는 설계사와 시공사가 필요하고 이들이 우리의 사업을 도와주는 사업 파트너이면서 고객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상호 소통하고 대화를 통해 동반 성장해야 기업이 존속할 수 있다.” 도시경관단은 연초에 설계 업체와 ‘2017 찾아가는 感(감)담회’를 개최했고, 시공 업체와는 ‘라운드 테이블1.0’을 마련해 토론의 시간을 가졌으며, 조경 단체가 주최하는 포럼과 행사에도 소통을 위해 적극 참여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이 단장은 “조경을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홍보는품질 향상”이라며, 생명을 다루는 조경 분야의 최대 과제로 ‘하자제로’를 꼽았다. 설계부터 시공, 유지ㆍ관리까지 각 단계별 하자 원인을 파악하고 원인 해결을 위한 19개의 과제를 선정해 관수 조치, 가식장 운영 등 16개의 중·단기 개선 방안을 마련하여 기시행을 완료하였고, 포트식재 등 장기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시공 현장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에서 시공 업체들은 다소 부족한 점은 있으나 어려움이 많이 해결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설계 용역 부분은 설계공모 제도 개선을 완료하였고, 용역 기간 연장 및 중단에 따른 비용 지불과 물가연동제 지급 방안을 수립해 내부적인 승인 절차를 진행 중에 있어 금년 중 시행될 예정이다. 도시경관단이 여러 개선안의 실효성을 측정하기 위해 11월 초 시행한 설문 조사에서는 설계사 만족도가 25%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장은 “이러한 제도 개선은 정당한 대가의 지불이 그에 상응하는 품질을 보증할 것이란 생각에서 추진한 것이며, 업계에서는 품질로 보답을 해줘야 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만큼 조경계와 함께 지속적인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해 ‘수목하자율 5% 목표’를 꼭 달성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조경이 만드는 도시 속 공공정원 지난 10월 31일 동탄여울공원에 조성한 공공정원이 개장했다. 다양한 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주택 단지에도 조경 콘셉트에 작가정원이 반영되는 등 정원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도시경관단은 이전에도 산림청과 협업해 가든쇼 수상 작품을 위례신도시 공원으로 이전 조성한 적이 있지만, 발주처 주도로 작가를 선정하고 별도의 조성비를 지원해 지역 특성과 주변 맥락에 부합하는 공공정원을 조성한 것은 처음이다. 사업 추진은 동탄사업본부가 맡았지만 도시경관단은 LH와 조경 분야 전문가 간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관계를 조율하는 가교로 역할 했다. 이 단장은 “앞으로도 ‘조경이 만드는 도시’ 속에 ‘공공정원’을 계속 늘려나가 시민들이 정원 문화를 향유하는 기회의 장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그 시작으로 내년 여름에는 세종시 무궁화공원에 첫 ‘LH가든쇼’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경 학계와 업계, 객관적인 데이터 마련 힘써주길 도시경관단은 그간 기후 변화의 선제 대응으로 수목하자 저감을 위해 ‘공사 중 관수 실시’, ‘식재부적기 가식장 운영’, ‘유지관리비용 및 항목 추가’ 등의 기준을 개선하고, ‘지진 방재공원’, ‘포트식재 방안’도 연구 중이다. 이 단장은 이러한 방침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합리적 근거가 되는 실증적 연구 결과와 실효성 있는 데이터가 조경계에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고 꼬집었다. 설계단가 개선, 설계공모 확대 등 분야의 숙원을 제도적으로 수용하게 되면 비용이 수반되므로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합리적인 데이터 제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이 단장의 설명이다. “조경계가 단합하여 실증적 연구와 투자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
  •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회장 임기 4년이 짧게 느껴졌다.” 김재준 방림이엘씨 대표는 지난 4년 동안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이하 협의회) 회장으로서 굵직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그는 조경식재공종 표준하도급계약서 제정, 조경공사 표준도급계약서 제정안 마련, 조경식재공사 유지관리비 공사 원가 반영 노력 등 조경 업계의 권익을 대변하는 데 구슬땀을 흘렸다. 4년의 임기가 짧게 느껴졌다는 말은 그만큼 치열했다는 방증이면서 조경 분야에서 더 큰 그림을 그려가고 싶다는 바람과도 닿아있다. 이런 그가 남긴 발자국은 전환기 조경 분야에 새 기준점으로 회자될 정도로 선명하다. 조경 산업, 소통에서 길을 찾다 김재준 대표의 대표적 업적 중 하나는 서울시 조경식재공사비에 수목 유지관리비용을 반영시킨 것이다. 현재 서울시는 2015년부터 식재 직접공사비 2억 원 이상의 사업에서 식재 후 초기 집중 관리가 필요한 최소 기간인 2년 동안의 유지관리비를 사업비 5% 이내로 책정하고 있다. 이렇게 서울시가 수목 유지관리비용을 반영하게 된 데에는 협의회와 서울시의 ‘푸른서울 상생포럼’(2015년 발족)이 기폭제가 됐다. 협의회와 서울시는 포럼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합의점을 찾아나갔다. 이후 서울시의 사례는 부산시, 울산시, 대구시 등으로 확산됐다.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협의회 운영회의가 도화선이 됐다. 김재준 회장은 16개 광역시도회 대표 회원들과 주기적으로 만나면서 조경 분야 정책 이슈를 공유하며 대응책을 찾아갔다. 부산과 울산, 대구의 수목 유지관리비용 반영도 이곳에서 공유된 정보로부터 시작됐다. 16개 광역시도회 운영회원들은 회의에서 공유된 정보를 바탕으로 각 지자체 정책 활동에 참여하며 긍정적 시너지를 내고 있다. “조경 산업 활성화의 열쇠는 ‘소통과 협력’이다. 정부 기관이 조경 산업을 육성하려면 잘 알아야 하는데, 아직은 분야에 대한 이해가 미진하다. 현업에 있는 사람들이 관계 기관들과 포럼과 세미나를 자주 열어 조경산업을 잘 알려야 한다.” 중앙 정부, 지자체, 인접 분야와의 문제도 ‘협력’을 통해 실리를 추구하고자 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산림청의 ‘나무의사’ 제도다. 나무의사는 그동안 비제도권에서 실내 소독 업체가 수행해온 생활권 수목 관리를 나무의사에게 전담하게 한 제도다. “조경계는 제도 도입을 반대하기에 앞서 조경 분야가 참여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그동안 실내 소독 업체가 해왔던 생활권 수목 방제와 관리 업무를 제도권으로 진입시키면 조경 분야에 새로운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건설 업계 불황으로 조경식재공사업의 공사 실적 총액이 3조3,000억 원대에 머물러 있다. 김재준 대표는 “호황기 4조3,000억 원과 1조 원 이상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업체 간의 경쟁도 과열되고 있다. 따라서 나무의사 제도가 도입되고 생활권 수목 방제에 조경식재공사업의 참여를 보장받는다면, 그 틈을 상당 부분 메울 수 있다”며 나무의사 제도의 가능성을 내다봤다. 그래서 김 대표는 산림청과 소통 창구를 넓히는 가운데 나무의사·나무병원 제도에 전문건설업계의 진입 장벽을 허물어 조경 업계의 실리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대화와 협력에서 길을 찾은 것이다. 제도 개선은 산업의 힘으로 “인공 지능과 드론 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4차 산업 혁명 시대 조경은 어떠한 그림을 그려야 할까?” 김 대표는 산업의 변화에 조경 분야가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경수 농장 관리의 자동화 시스템을 강조했다. 로봇에 의한 조경수 컨테이너 재배가 그중 하나다. 나무는 생산 이력과 수종 정보가 담긴 전자 태그 방식을 통해 무인 관리가 가능해진다고 봤다. 드론 기술의 급진전으로 농장의 상태를 예찰하고 생태 환경을 모니터링하는 기술도 보편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대표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변화의 속도를 생각하면 아주 가까운 미래의 모습일 수도 있다”며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의 발전은 법과 제도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기 마련이다. 따라서 미래 환경에 대한 대비는 법과 제도, 정책에 대한 참여와 관심과도 연결된다. 일례로 ‘조경진흥법’에는 조경 산업의 기반을 마련하도록 ‘조경진흥단지’를 국가가 지정하도록 하여 집적된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주도록 했다. “조경수 재배, 관광 등 다양한 조경 관련 기업들이 조경진흥단지에 입주한다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이 모이면 대량 생산, 자동화 생산으로 방향이 모이게 되고, 드론과 조경의 접목, 조경수 컨테이너 자동화 관리 시스템도 충분히 고려 대상이 된다.” 또한 그는 조경의 특수성에 대한 고려 없이 토목, 건축 계약서를 작성했던 관행을 개선하는 데도 앞장섰다. “40년 동안 조경을 전문으로 다루는 하도급 계약서가 없었다. 조경은 살아있는 식물을 다루는데 기후ㆍ환경, 재해에 대한 고려 없이 건축과 토목 계약서를 써왔다. 그래서 공정거래위원회와 조경식재공종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제정하였고, 조경공사 원도급까지 보호받기 위한 조경공사 표준도급계약서까지 추진하게 됐다. 당장 큰 변화가 없더라도, 계약 관계를 명확하게 함으로써 발주처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조경, 희망을 향하여 김 대표는 “조경에 희망이 있다”며 조경인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마음과 변화에 능동적인 자세를 강조했다. “인접 분야 간의 경계가 낮아진다는 것은 반대로 우리가 선점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방향이다. 남들이 걸어온 곳에서 길을 찾기보다는 새로운 변화에 한걸음 나아가는 준비가 필요하다.” 내년에 방림이엔씨는 창립 20주년을 맞이한다. 지난 20년 동안 골프 코스, 리조트 부문에서 내로라하는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김재준 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변화를 통한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단순히 주어진 대상지에 조성하는 것을 넘어서서 랜드스케이프 디벨로퍼적 사고로 더 큰 조경을 그려나갈 계획이다. 변화란 함께 했을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손을 잡고 희망을 향해 나가자.”
  • [환경과조경 김모아 기자] “배운 게 설계였고, 가르칠 수 있는 게 그것뿐이었다.” 강원대학교에서 4년, 서울시립대학교에서 7년, CA조경기술사사무소를 이끌고 있는 현재에도 홍익대학교 도시건축대학원에서 조경 설계를 가르치고 있는 진양교 교수가 설계 교육을 시작하게 된 이유다. 그는 20여 년간 설계를 가르치며 후학 양성에 힘썼고, 『건축의 바깥』(2013), 『기억과 상징으로의 여행』(2010), 『청량리의 공간과 일상』(1998) 등 다양한 저술 활동을 펼쳐 학문적 발전을 도모했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는 한국조경학회 편집위원장으로 재임하며, 『한국조경학회지』가 한국연구재단의 우수등재학술지로 선정되는 데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 건축심의위원, 도시·건축공동위원, 공공조경가, 대통령소속국가건축정책위원, 광화문포럼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조경 분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조경학회지, 우수등재학술지로 선정 1972년에 설립된 한국조경학회는 대한민국 조경을 선도하는 대표 학술 단체로, 조경 분야 연구를 권장하고 격려하기 위해 1973년 10월 『한국조경학회지』를 창간했다. 한국조경학회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수많은 학회가 학회지를 발간하는데 “학회지 출간은 학회의 주요 활동이며, 학회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 학회지라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연구재단은 국내 학술지의 질적 수준을 향상하고자 매년 학술지평가를 진행해 등재후보학술지, 등재학술지, 우수등재학술지를 선정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의 ‘학술지 등재제도 관리지침’(2015)에 따르면 계속 평가(매년 실시)를 통해 등재후보학술지는 등재학술지로, 재인증(3년/5년마다 실시)을 통해 등재학술지는 우수등재학술지로 등급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일정 점수를 얻지 못하면 등재후보학술지에서 탈락하거나 등재후보학술지로 하락하게 되고, 우수등재학술지 역시 재인증을 통과해야만 등급을 유지할 수 있다. 『한국조경학회지』는 2000년에 등재후보학술지, 2005년에 등재학술지로 선정되어 질적 우수성을 오랜 기간 인정받아왔다. 그런데 진양교 교수가 한국조경학회 편집위원장이 된 2015년 ‘학술지 등재제도 관리지침’이 개정되었다. 우수등재학술지가 신설되었고 그에 따라 평가 항목도 달라졌다. 기존의 등재학술지도 처음 1회에 한해 계속 평가를 받아야 했다. “가산점은 축소되고 기본으로 갖추어야 할 요건은 늘어났다. 평가 항목을 새로 공부해야 했다. 학술지평가는 한국연구재단의 심사위원이 조사해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신청 학회가 직접 해당 학술지가 평가 기준을 만족시킨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그렇기에 평가 서류를 작성하는사람의 역량이 중요하다.” 진 교수는 이 과정에서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의 류영렬 교수와 한국조경학회의 간사들이 애를 써주었다며 노고를 치하했다. “『한국조경학회지』를 우수등재학술지로 만든 일등공신이 류영렬 교수다. SCI 논문을 여럿 쓴 경험을 바탕으로 서류 작성에 필요한 자료를 훌륭하게 준비해주었다. 덕분에 2015년 『한국조경학회지』가 우수등재학술지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다”며 감사 인사로 겸손한 수상 소감을 대신했다. 이제 곧 『한국조경학회지』가 재인증을 받아야 하는 2018년이다. 진 교수는 우수등재학술지 등급을 유지하기 위한 몇 가지 팁을 소개했다. “보통 편집장이 바뀌면 편집위원도 함께 바뀌는데, 편집위원을 자주 바꾸는 건 좋지 않다. 학회지 편집의 일관성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편집위원의 전문성’을 평가하는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연구 활동과 대외 활동 실적이 높은 이를 편집위원으로 모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는 “한국조경학회지』 우수등재학술지로서 높아진 위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 SCI(Science Citation Index) 등록 학술지에 이름을 올려 좀 더 다양하고 많은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밝히기도 했다. 조경의 핵심은 설계 설계 시장의 불황과 설계사무소의 열악한 여건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학생들 사이에서도 철지난 화젯거리다. 설계 관련 분야로 진로를 정하는 학생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많은 설계사무소가 구인난에 시달리기도 한다. 진 교수는 “조경을 좋아한다면 설계를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 “조경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고, 그 중심에는 설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설계를 해야 시공을 할 수 있으며, 관련 시설물도 배치할 수 있다”며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설계에 재능도 있고, 설계를 하고 싶어하는 학생이 설계 시장의 불황이나 설계사무소의 근무 환경을 걱정하며 설계가의 꿈을 포기하는 걸 볼 때면 안타깝다.” 그는 설계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홍익대학교 도시건축대학원의 학생들에게 졸업 작품을 제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 GSD나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등 해외 여러 디자인 대학원이 졸업 작품으로 논문을 대체하고 있다. 홍익대학교 도시건축대학원도 졸업 작품을 전시하고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면 졸업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논문을 쓰길 원할 때는 설계형 논문을 쓰도록 권하고 있다.” 더 유연한 광화문광장을 위해 지난 7월 서울시는 “차도로 단절된 경복궁과 광화문광장을 연결”하기 위해 “광장을 지하화하고 율곡로 상부에 조선 시대 왕이 다니던 월대(月臺)를 복원”하는 구상안을 공개했다. 현재는 내년 3월으로 예정되어 있는 ‘광화문광장 국제설계공모’를 준비하는 중이다. 광화문포럼에서 건축·조경 분야 위원으로 활동한 진 교수의 의견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광화문을 완벽하게 복원하려면 문 앞의 월대도 복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광화문포럼은 10차선 도로를 전부 지하화하는 안을 제안했다. 그런데 차도를 모두 지하화할 경우, 지하 진입 램프를 조성하기 위해 광장을 분절해야 하고 지하에서는 신호등으로 통제되는 삼거리 교차가 일어나 매우 위험해 보인다. 율곡로만 지하화하고 광화문광장 양옆 차선을 6차선으로 줄이기만 해도 월대를 충분히 복원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차량을 전면 통제하면 차도를 포함한 광화문광장 전체를 활용할 수 있어, 훨씬 유연한 공간이 될 것이다.” 젊은 조경인들에게 진 교수는 마지막으로 젊은 조경인들에 대한 격려를 덧붙였다. “우리 세대는 참 운이 좋았다. 미개척 분야에서 일한다는 것이 불안하기도 했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는 시대에 살았다. 반면 후배들은 어려운 시대에, 힘든 분야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다. 그 실력이 해외 조경가와 견주어도 전혀 뒤지지 않으니,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 지금은 고되지만 그 힘든 과정을 이겨내면 그 끝에 노력에 합당한 좋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환경과조경 김정은 팀장] 짙푸른 강물, 초목이 무성한 섬, 고층 빌딩숲 그리고 철커덕철커덕 희미하게 들려오는 전동차 소리. 이촌한강공원은 도심의 인공적 풍경과 자연의 야생성이 교차하는 모습을 극적으로 목도할 수 있는 장소다. 지난 10월 초 이촌한강공원 내 한강대교 부근에 약 3,000m2 규모의 생태놀이터가 시민에게 개방됐다. 2014년 3월 수립된 ‘2030 한강 자연성 회복 기본계획’에 따른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것으로, 기존의 한강 어린이 놀이터에 비해 규모도 월등하게 클 뿐만 아니라 아까시나무 원목을 사용한 친환경적인 놀이 시설이 들어서 관심을 모았다. 생태놀이터뿐만 아니라 이촌 권역 자연성 회복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문길동 부장(한강사업본부 공원부)과 최병언 과장(한강사업본부 공원부 생태공원과)을 만났다. 이촌 권역은 ‘한강 자연성 회복 사업’의 중점 지역이다. 12월 준공 예정인데, 사업에 관해 설명해 달라. 최병언(이하 최):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이었던 한강 자연성 회복 사업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30 한강 자연성 회복 기본계획’은 “두모포에 큰 고니 날아오르고 아이들이 멱 감는 한강”을 미래상으로 삼고 있는데, 서울시의 목표는 큰고니, 황복, 꼬마물떼새, 물총새, 개개비, 오색딱따구리, 삵 등 지금은 모습을 찾기 힘든 일곱 종이 한강을 다시 찾게 하는 것이다. 이촌 권역이 그 첫 시범 사업지인데, 2016년 2월부터 올해 12월까지, 원효대교에서 한강철교 북단까지 전체 9만7,100m2 면적에 자연형 호안과 소생물 서식처를 만들어 한강의 자연 하천 기능과 생태계를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번 사업에는 복합적 생태하천복원공법을 적용했는데, 기존의 저수호안 콘크리트 블록을 걷어내 약 1.3km 저수호안에 흙을 쌓아 수크령, 물억새, 사초 식물로 된 매트를 설치해 하천 식생을 복원했고, 저수 호안변에는 큰 돌로 수제를 쌓아 침식이나 세굴을 방지했다. 돌 사이사이에 물고기들이 산란할 수 있고, 수면성 조류가 앉을 수 있는 횃대도 설치해 다양한 수생 생물 서식 공간이 된다. 기존에도 한강의 콘크리트 호안블록을 걷어내고 자연형 호안을 만드는 사업은 계속 되어왔으므로 현재 한강 호안의 50% 이상이 자연형 호안으로 변모했다. 하지만 자연성 회복 사업은 둔치까지 새롭게 리노베이션하여 생태 거점을 만드는 개념으로 자연형 호안 복업 사업과는 규모와 성격이 다르다. 이촌 권역에는 천변습지와 논습지, 습지관찰대, 버드나무림 등을 조성하고 있다. 또 이곳은 몇 년 전부터 심어둔 미루나무의 모습이 멋진데, 호안 사면이 낮아지면서 이식해야 했지만 최대한 존치해 기존의 수형을 보존하고 강변의 운치 있는 경관을 살리고자 했다. 지난 9월 서울시는 우포늪의 습지 식물을 이촌한강공원 논습지에 식재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최: 서울시 행정에서 시민과의 협치뿐만 아니라 지자체 간의 협치도 중요하다. 서울시는 창녕군과 2016년 7월 우호교류 협약을 체결했는데, 마침 우리는 이촌권역에 조성하는 습지에 식재할 식물이 필요했다. 그래서 우포늪 학습장에서 기르고 있는 창포, 부들, 매자기, 송이고랭이, 기래줄 등 6종 4,600본의 수변 식물을 지원받아 논습지에 식재했다. 한강 자연성 회복 사업은 기존 자전거 도로의 선형을 변경하는 등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여 생물 서식처를 보존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주민들의 이용이 잦은 놀이터를 조성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최: 그간 한강철교 좌우측 상ㆍ하류 200m 정도는 1~2분마다 한 번씩 지나가는 전동차 소음 때문에 사람들이 이용하기 힘든 공간이었다. 자연히 10~20년간 방치되어 있었는데,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으니 생태계가 스스로 회복되어 마치 원시림과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현재 보이는 버드나무숲도 자연 발생한 것이다. 이것이 이촌 권역이 자연성 회복 사업의 시범지구로 선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사업을 통해서는 이 지역의 자연 환경을 최대한 그대로 보존하고, 최소한의 산책로와 관찰 데크를 조성하고자 했다. 그런데 이러한 보존 공간을 반겨하는 주민도 있지만 잔디가 널찍하게 깔린 깔끔한 공간을 원하는 주민도 있다. 20년 전 국내 최초의 생태공원인 여의도샛강생태공원을 만들 때 ‘생태’의 개념을 이해시키는 일이 어려웠다(최병언 과장은 여의도샛강생태공원 조성의 공로를 인정받아 제2회 ‘올해의 조경인’ 정책분야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이 생태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여전히 생태 개념을 낯설게 받아들이는 시민들이 있다. 더군다나 동부이촌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부이촌지구의 주민들은 다양한 공원 시설에 대한 욕구가 강했다. 그 가운데 놀이터를 설치해 달라는 민원도 있었다. 문길동(이하 문): 한강에는 2008~2009년부터 어린이 놀이터가 조성되기 시작해, 지금은 모두 16개가 조성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일반적인 놀이터와 별다를 것 없는 형태다. 지금 한강 자연성 회복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니, 그에 걸맞게 친환경적인 소재를 사용하고, 이촌 권역의 사업 콘셉트와도 어울리는 놀이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태 복원과 어울리는 ‘숲 속 놀이터’라는 개념을 주민들에게 제안했다. 주민들도 최근 놀이터의 자연 친화적 트렌드에 대해 알고 호응했기 때문에 생태놀이터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숲 속 놀이터’의 특징에 대해 좀 더 설명해 달라. 최: 기존 한강 놀이터의 단점은 나무가 드물다는 점이다. 땡볕 아래에서 아이들이 놀기 힘들다. 그래서 이촌한강공원 생태놀이터 주변에 느릅나무, 이팝나무 등 큰 나무 154주를 심어서, 아이들이 숲 속에서 뛰어노는 것과 같은 환경으로 조성했다. 앞으로 이 나무들이 자라면 더 큰 그늘을 만들어 줄 것이다. 또한 어린이들의 생태적 감수성과 정서 발달에 도움을 주기 위해 놀이 시설물은 아까시나무 원목을 사용한 조합놀이대를 설치했고, 바닥에는 모래를 넓게 포설했다. 위생 문제 때문에 흙을 꺼려 하는 부모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흙과 모래를 만지며 뛰어놀 수 있다면, 정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자라지 않겠냐며 설득했다. 가장 인기 있는 놀이 시설은 케이블카(zipline)다. 우리가 어릴 적 뒷동산의 나무와 나무 사이를 건너다니고 줄타기를 했듯이 모험심도 키울 수 있고 흥미롭고 역동적인 놀이를 지원하는 시설이다. 앞으로 한강공원에 이러한 놀이터를 계속 만들 예정인가? 문: 이촌 생태놀이터의 반응이 워낙 좋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만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뚝섬한강공원의 놀이터를 리뉴얼할 시점이 되었으므로, 내년에는 뚝섬에 조성할 계획이다. 이촌과 뚝섬의 놀이터 이용자의 연령대나 이용 행태가 다르니 이촌과는 다른 콘셉트를 적용해야 할 것이다. 뚝섬에는 친환경적인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재미fun’를 콘셉트로 적용해 이촌의 놀이터와는 차별화할 계획이다. 내년 4월쯤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방향도 마련할 예정이다.
  • 이동복·노회은·윤호준·박혜진 꽃길사이 크루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1인 미디어 시대, 다변화하는 매체 환경에서 조경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시도되는 것으로 보인다. 조경과 관련한 온갖 이야기를 귀로 들려주고, 또 조경인들이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마이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패기 넘치는 젊은 조경인들이 있다. 지난 9월 4일 개국한 조경 팟캐스트 ‘꽃길사이’ 크루들의 이야기다. ‘꽃길사이’는 ‘꽃길’ 걷는 ‘사’람들 ‘이’야기의 준말로, 식물을 주로 다루는 분야들의 속성을 은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또한 조경인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꽃길만 걸으며 승승장구하길 바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크루는 디렉터와 메인진행을 맡고 있는 이동복 씨를 필두로 각자 영역에서 활동 중인 노회은, 윤호준, 박혜진 네 사람으로 이뤄졌다. 평소 팟캐스트에 관심이 많았던 이동복 씨는 일반인과 조경 분야 종사자들이 관련 정보와 매체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회사를 그만둔 것을 계기로 평소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꽃길사이’를 “퇴사가 나에게 준 선물”이라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의 모험이 기대되는 듯 만면에 미소가 가득했다. 동료를 찾아 나선 이동복 씨는 조경설계사무소를 다니는 대학원 동기를 통해 윤호준 씨를 소개받았다. 환경과조경 통신원 오비모임 아라리의 부회장을 맡고 있고, 넓은 인맥을 자랑하는 그의 역할이 필요했다. 다음으로 위트 있는 입담가를 찾았다. 바로 노회은 씨다. 두 사람은 이동복 씨가 건설사 재직 당시 아파트에 가드닝을 적용시키기 위해 수목원에서 교육받았던 인연으로 만나게 됐다. 노회은 씨도 오래전부터 팟캐스트 방송을 구상해 왔는데, 세 사람의 뜻이 맞아 ‘꽃길사이’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결성된 세 명의 크루는 곧장 방송을 시작했다. 이들은 조경 전문가들의 축적된 지식을 전파하는 지식소상공인 역할을 표방하고, 여러 사람의 현장경험을 공유한다는 방향성을 세웠다. “팟캐스트는 많은 사람의 경험을 목소리를 통해 직접 듣고 댓글을 통해 피드백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너무 일에 치중된 이야기보다 조경인의 삶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글로만 전하는 것과 다른 인간미가 있을 것이다. 다양한 질문을 하면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본인의 모습이 어땠으면 좋을지 등 소소한 이야기를 함께 묻고자 한다.” 처음에는 조경 관련 직업과 에피소드 중심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조경을 전공하고 인접 분야와 전혀 다른 타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학생 때는 설계, 시공으로 직업을 한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꽃길사이’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섭외해서 삶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통해 조경 전공자들이 방향을 모색하는 데 있어 참고할 만한 하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첫 과제로 삼았다. 노회은 씨는 “조경 전공자들의 진출 분야가 생각보다 다양하다. 학생, 신입사원 때 노하우를 미리 알았다면 덜 힘들었을 것이다. 팟캐스트의 장점을 살려 수입이나 민감한 부분까지 적나라하게 다루는 것이 목표다”며 “조경의 경기는 안 좋지만 관심은 절정이다. 조경은 시사나 정치처럼 민감하지 않고 보다 유연한 콘텐츠란 장점을 십분 살려 나갈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조경이 우리에게만 확실한 키워드다. 일단 그것부터 깨야 한다. 요리 프로그램이 뜨더니 이제 쉐프는 요리를 하지 않아도 예능에 단골로 등장한다. 조경가도 이러한 스타가 필요하다. 팟캐스트에서 사람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스타를 발굴하는 역할도 가능하다고 본다.” 콘텐츠의 범위는 점차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처음엔 직업 소개 및 시기적으로 맞물린 조경 관련 이슈를 다루지만, 식물재료 수급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 장소와 연관된 주변의 세부적인 콘텐츠, 러브하우스와 같은 기획 콘텐츠를 발굴해 ‘조경 아닌(듯한) 조경 이야기’를 통한 외연 확장을 장기적인 목표로 두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는 중이다. 윤호준 씨는 “어떤 프로젝트도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없다. 개인의 지식만으로 통하는 시대가 아니다. 다양한 전문가의 협업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조경 관련 직업군을 소개했다면, 향후에는 조경인만이 아니라 전혀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어떤 식으로 가능성을 만드는지를 보여주려 한다. 팟캐스트를 통해 그들을 이어주는 커넥터가 될 것”이란 의지를 보였다. 홍일점 박혜진 씨를 빼놓을 수 없다. 네 사람 중 유일한 여성 크루이자 학생으로, 방송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어린 나이임에도 이미 다양한 실무자들과도 교류하고 있는 그는, 학생기자 활동과 서울시 주최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 일사천리 팀의 인연으로 첫 방송 게스트 출연 이후 바로 고정 멤버 자리를 꿰찼다. 박혜진 씨는 “방송을 듣게 하려면 듣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당연히 재미도 있어야 한다. 전문 직업군 이야기도 좋지만 학생들은 겉으로 알 수 없는 것을 훨씬 듣고 싶어 한다. 드러난 이야기는 이미 반복돼서 식상하다”며 “인터넷이 발달하고 매체가 많으니까 정보가 널렸다고 하지만, 내실 있는 내용은 공개된 곳에서는 이야기되지 않는다. 수도권과 지방의 정보 차이도 있다. 술자리에서만 오갈 수 있는 이야기도 풀면 좋을 것이란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 학생에게 유용한 정보를 캐내고 학생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꽃길사이는 조경과 그 주변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오고가는 커뮤니티가 되려 한다. 팟캐스트를 통해 조경의 저변 확대가 되길 희망한다.” ‘꽃길사이’ 크루 네 사람의 염원이 담긴 말이다. 젊은 조경인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탠다. “아자!”
  • [환경과조경 김모아 기자] 매년 10월이면 대전시 유성구 유림공원 일대가 노란 물결로 일렁인다. 2010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열리는 ‘유성 국화전시회’를 빼곡히 채운 국화꽃들이다. 지난 10월 14일부터 29일까지 유성구 공원녹지과는 “또 하나의 상상 또 하나의 즐거움”이라는 주제로 ‘제8회 유성 국화전시회(이하 국화전시회)’를 열었다. 올해의 테마는 ‘빛’으로 다양한 조명이 밤에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고, 유성천에 새로 조성된 섶다리 옆으로는 LED 물고기가 헤엄쳤다. ‘국향천리 인향만리’를 주제로 개최된 작년과는 확 달라진 풍경이다. 이처럼 매번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기 때문일까, 국화전시회는 이제 유성구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사람들도 방문하는 관광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실 국화전시회는 유성구 양묘장에서 청사 환경 개선과 가로 환경 조성 사업을 위해 직접 기르던 국화를 유성구청사에 조촐하게 전시한 데서 출발했다. 이렇게 작은 행사가 어떻게 유성구민을 넘어 다른 지역 사람을 끌어들이는 축제로 발전할 수 있었을까? 허태정 대전시 유성구청장을 만나 그 성공 비결을 들어보았다. 직접 재배한 국화, 손수 제작한 조형물 허태정 구청장은 국화전시회의 차별화 전략으로 ‘직접’ 재배한 국화와 ‘직접’ 만든 조형물을 꼽았다. 실제로 공원녹지과 직원들은 매년 외부 용역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국화를 재배할 뿐만 아니라 전시에 필요한 조형물도 손수 제작하고 있다. 이로써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행사에 애착을 갖게 되었으며, 예산 절감 등 행사의 효율성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식물을 다루는 행사인 만큼 뜻하지 않은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올해는 유난히 무더위와 가뭄이 심해 걱정이 많았다.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과 저녁에 물을 주고 방제도 했지만, 조형물에 전시해 놓은 생육 상태가 좋은 국화가 7~8월에 갑자기 고사하는 바람에 새로운 국화로 바꾸는 작업을 밤새 진행하기도 했다. 다행히 잘 마무리되어 성공적으로 전시회를 시작할 수 있었다. 허 구청장은 아직 행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다음 해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매년 행사가 끝나는 동시에 다음 해 행사 주제와 전시 콘셉트를 정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한다. 다른 지역 축제를 견학해 우리 축제와 접목 가능한 아이템도 발굴할 계획이다. 직원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 새로운 아이템이나 조형물, 잘된 점과 잘못된 점 등을 교환하는 게 큰 힘이 된다. 국화의 개화 시기, 품종, 배치 시기 등 세부적인 계획도 이 자리를 통해 조율해 나간다." 이처럼 기존의 자연 자원에 작은 아이디어를 더해 유성구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는 또 하나의 축제가 있다. 바로 유성구의 자랑거리인 ‘온천’을 활용한 ‘유성온천문화축제’다. 이 역시 인기가 좋아 유성 온천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으며, 많은 지자체가 벤치마킹을 시도하기도 했다. 특히 2016년에는 온천을 활용한 건강특화거리 사업의 일환으로 한방족욕카페가 조성되어 구민의 사랑을 받았다. 허 구청장은 이 같은 행사나 시설이 유성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차 공간 부족 등 작은 불편함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국화전시회나 유성온천문화축제는 많은 사람을 유성구로 끌어들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있다. 한방족욕카페가 유성온천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로 작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삶의 환경을 정비해 행복 지수를 높이다 허 구청장은 계룡산 국립공원, 방동저수지 등 대전이 지닌 자연 자원에 관심이 많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삶의 환경을 정비해 구민의 행복 지수를 높이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6년 추진한 ‘관평동 보행자도로 및 광장 환경개선사업’이 그 예다. 기존의 대상지는 관평동 내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지만 외면받는 공간이었다. 동 주민센터, 은행, 우체국, 마트 등 많은 시설이 밀집되어 있어 통행량은 많지만, 시설은 노후화되어 이용되지는 않았던 것이다. 가로수는 건물과 지나치게 가깝게 식재되어 있어 오히려 경관을 해치는 요소로 여겨졌다. 손대지 않을 수 없는 곳이었다. 먼저 쌓여 있는 쓰레기와 파손된 시설물을 과감히 치웠다. 동선을 정리해 보행자와 잦은 충돌을 일으키던 자전거 문제를 해결하고, 곳곳에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간판을 가려 상인들의 불만을 샀던 가로수도 제거하고, 에메랄드그린, 홍가시나무 등 아교목을 주로 식재해 경관미를 살렸다. 그 결과 ‘2017 대한민국 국토경관디자인대전’의 한국도시설계학회장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그는 “도시 인프라 사업은 항상 조심스럽다. 예산이 많이 필요하고, 한번 손대면 다시 고치기도 어렵다. 자칫하면 세금 낭비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이 상을 통해 귀한 세금을 허투루 사용한 것이 아니라고 인정받은 것 같아 무척 기쁘다”며 수상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그는 구민을 위한 사업인 만큼 다양한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대상지에 여러 상가가 있어 영업에 방해가 될까 우려한 상인들의 사업 반대가 있었다고 한다. “공원녹지과 직원들이 세 번의 주민설명회와 두 번의 설문 조사를 통해 오해를 바로잡고 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또한 상인들이 공사로 인해 피해를 받지 않도록 공사 구간과 공기를 조절했다”며 이 과정이 없었다면 사업을 무사히 마칠 수 없었을 것이라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도시의 녹지 인프라의 중요성을 아파트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에서 조경이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조경이 입주자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도시도 커다란 삶의 공간이다. 집 근처의 공원 하나가 삶의 질을 향상하는 큰 요인이 된다. 센트럴 파크가 없었다면 그만한 크기의 정신 병원이 지어졌을 것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관평동 광장을 지날 때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 녹지는 ‘사람이 행복한 유성’을 위한 필수 요소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의 인생이 특별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막상 영화나 드라마 소재로 흥행할 만한 스토리를 가진 경우는 많지 않다. 세상에는 특별한 사연이 너무 많아서 웬만한 인생은 특별한 축에 들지 못하는 듯하다. 하지만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각자의 믿음만큼이나 모두가 특별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다들 평범하지만 들여다보면 모두 특별하다. 다른 개성이 모여 특별한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조경설계사무소 ‘티스케이프’는 평범함과 특별함의 중간 즈음에 있다. 얼마나 특별한지는 듣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평범함 이상의스토리를 가졌다. 토문에서 나온 티스케이프 티스케이프는 토문건축사사무소의 조경부서가 모체다. 2013년 말 부서가 없어지면서 최기순 소장이 당시 함께 일하던 사람들을 모아 2014년 1월 1일에 설립한 회사다. 새로 만든 회사인 것은 맞는데, 설립 초기에는 기존 토문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일하는 사람도 그대로였지만, 사무실도 사무집기도 그대로였다. 일도 토문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승계했고 한동안 토문의 일을 그대로 받아서 진행했다. 부서가 해체되기 전부터 토문의 테두리를 벗어나야 좀 더 다양한 조경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다는 고민이 있었기 때문에 회사 독립이 갑작스런 변화는 아니었다. 게다가 티스케이프 창립 후에도 토문은 자립을 위한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해줬고 지금도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 그래서 최기순 소장은 “우리는 토문이 베이스다”라는 점을 숨기지 않는다. ‘티스케이프’에서 ‘T’가 가진 여러 의미 중에는 “토문”도 들어 있다는 설명이다. 미술을 먼저 배우고 조경을 나중에 배운 소장 ‘티스케이프’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토문건축사사무소에서 보면 ‘T’는 ‘토문’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최기순 소장에게는 ‘내일(tomorrow)’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내일부터는 다른 설계를 해야 하고, 내일 보았을 때 괜찮은 디자인을 오늘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설계다”라는 생각에서다. 설계에 대한 그의 철학을 들었을 땐조경설계가 어떤 점이 그렇게 매력적인지 궁금했었다. 그런데 그가 학부에서 미대를 다녔고 대학원에서 조경을 처음 배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왜 조경설계를 시작했는지 원초적인 궁금증들이 앞섰다. 최기순 소장은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를 나왔고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교(University of Oklahoma) 대학원에서 처음으로 조경을 배웠다. 그가 조경을 배우려고 맘먹게 된 것은학부 4학년 때 어학연수를 갔다가 우연히 방문한 미국의 한 동네에 대한 인상이 매우 강했기 때문이다. 최 소장이 학부를 졸업할 당시에는 취직이 많이 힘들었던 시기로 스펙을 쌓기 위한 ‘어학연수’가 유행이었다. 그도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어학연수나 한번 가보자”하고 무작정 떠나게 됐는데, 그곳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얼바인(Irvine)’이라는 도시였다. 얼바인은 유명 연예인들도 많이 살 정도로 핫한 동네였으며, 너무나도 깨끗하게 잘 정리된 거리를 보면서 ‘이런 동네를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결국 조경으로 발을 들이게 된 계기가 됐다. 그가 다니던 홍익대학교 미대 안에도 환경디자인과가 있었다. 하지만 조경학과와는 차이가 컸다. 환경디자인은 우주정거장을 디자인하는 등 현실감 없는 주제들이 주를 이뤄졌지만, 조경은 사람들이 실제 생활하는 공간을 만드는 매우 현실적인 디자인이라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해외 조경이 더 잘 맞는 옷 최 소장은 그렇게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교에서 처음 조경을 배웠고, 졸업 후 첫 사회생활도 미국 조경회사에서 시작했다. 그가 들어간 회사는 팜스프링스(Palm Springs)에 위치한 ‘RGA Landscape Architects’라는 지역 조경회사였는데, 팜스프링스는 휴양지 같은 사막지역이어서 식재 등 지역기준을 잘 알아야 가능한 지역 특화가 강한 일들이 많았고, 특히 은퇴한 부자들을 위주로 한 인구 유입이 많아지면서 단독주택 조경 일이 많았다. 최기순 소장은 지금도 해외 식재가 더 편할 정도로 당시 4년 반 동안의 해외 설계 경험이강렬한 자산으로 남았단다. 당시 습득하게 된 식재 리스트는 현재중동지역 대부분에서 통용되고 있으며, 동남아 지역에도 일부 적용이 가능해 앞으로 국내에서 흔치 않은 해외 식재통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홀로서기, 그리고색깔 찾기 티스케이프는 올해 5월 30일 창립 3년 반만에 새로운 사무실로 자리를 옮겼다. 비록 은행의 도움을 받긴했지만스스로가꾸고 키워갈진짜둥지가생겼다. 불과 반 년 전에최기순 소장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면 “우리의 사무실을 꾸미는 것이다”라고 말했을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 원하던꿈을 이뤘으며,더불어 본격적인 홀로서기도 시작됐다. 창립 이후 토문에서 줄곧 더부살이를 면치 못했던 것에 비추면 새로운 도약을 위한 2막을 연 셈이다. 그래서 지금은 “좋은 설계”를 하는 것이 모든 꿈의 우선이 됐다. “좋은 장소가 좋은 이유는 별게 없다. 바다가 있는 곳은 바다가 있기 때문이고, 잔디가 있는 곳은 잔디가 충실하게 있기 때문에 좋은 것이다. 대상지에 대한 느낌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곳이 좋은 곳이다. 하나의 재료가 최대한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만들면 그게 가장 좋은 설계라고 생각한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설계란 “쓸 데 없는 것을 많이 넣지 않는 것”이다. 물론 설계자의 주관을 녹이기에는 현실이 만만치 않다. 아직은 발주처의 입맛에 맞는 설계에 급급한 모습이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설계적 주관을 펼칠 날도 올 것으로 믿는다. “클라이언트에게 컨펌을 받고 경쟁적인 프로젝트가 되다 보면 과도한 그림을 그리게 되는데, 그런 그림은 지양해야 한다. 물론 클라이언트마다의 색깔을 맞춰 주어야 하지만 국내에도 굴지의 조경설계회사들를 보면 자신들의 주관을 어느 정도 관철해가고 있지 않은가” 관성을 벗어나는 실험과 도전 티스케이프는 LH 본사 신사옥, 세종시 정부청사 3단계 1구역, 세종시 첫마을 1공구, 인천 아시안게임 배구장·수영장, 대구 국제육상대회 선수촌·미디어촌 등 굵직한 조경설계를 포함해 지난 3년 동안 80여 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결코 어린 회사가 아니다. 최소장은 “그린 것이 현실이 되는 조경설계가 너무 매력적”이라며 앞으로 “공식같은 그림에서 벗어나실험적인 설계를 지향하겠다"고 명확한 포부를 밝혔다. 티스케이프의 앞으로의 성장과 실험이 우리에게 “괜찮은 내일”을 설계해 줄 것을 믿어본다.
  • 업체탐방 한국고유식물연구소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끼와 재능이 있는 사람을 발굴하는 연예기획사처럼, 가치 있는 식물을 발굴해 스타로 키워내는 회사가 있다. 바로 식물기획사, 한국고유식물연구소다. 한국고유식물연구소(이하 한고연)는 좋은 식물을 발굴하고 육성해 사람들의 생활에 가치 있게 녹여내고 작동하게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다. 고유식물을 근간으로 조경설계와 시공을 도맡아 하고 필요한 제품 생산과 식물 재배·유통까지 아우르고 있다.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과 보여지는 형식은 연예기획사의 방식을 벤치마킹한다. 직원들의 역할 분담도 마찬가지다. 직원들은 조경학과 및 인접 학문 전공자들로 구성돼 있다. 설계하면서 일러스트에 관심 있는 사람은 일러스트를 맡고, 3D 담당은 설계뿐만 아니라 홍보 관련 디자인에서 특화된 실력을 발휘한다. 홍보디자인과 콘텐츠디자인에서 각자 역량을 발휘하기도 한다. 대표는 전체 디렉팅을 맡고, 콘텐츠는 전문 작가와 직원들이 콜라보한다. 스텝 중에는 엔지니어도 있다. 윤준 대표는 직원들이 다양한 포지션을 맡을 수 있는 것은 ‘조경’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조경은 다양한 기술과 지식을 배움에도 전문분야라 그 영역 안에서 선택지를 찾게 되지만 사실 매우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실제 조경을 전공한 그의 선후배 중 드라마 작가도 있고 조경 외적으로 별의별 직업군에 포진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그들은 각자가 가진 특성도 있지만 조경학과에서 배운 역량으로 적용이 가능한 게 많기 때문에 현재 직업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전통적인 조경의 실무영역이 아니라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조경학과에서 배운 역량으로 진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조경인이라면 누구나 조경의 업역을 확장하고 싶은 열망이 있다. 조경인은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디자인과 관련된 것은 확장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 이러한 생각에서 식물의 가치를 공감하기 쉽게 전달하는 역할을 포괄하는 이름으로 식물기획사를 만들었다.” 윤준 대표가 창업하게 된 배경에는 ‘고유식물의 지속가능한 이용모델 개발’이란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이에 고유식물 중 실생활에서 활용하기 좋은 종을 찾기 시작했고, 그 가치를 스터디하면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식물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했다. 그렇게 얻은 답은 스타식물을 발굴해 육성하는 것이었다. 그날로 식물기획사 대표 직함을 달고 연습생 트레이닝에 나섰다. 식물을 직접 키우는 과정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잘 키울 수 있고 좋아할 만한 스타식물을 발굴해 콘텐츠화 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스타식물을 발굴해 콘텐츠화하는 데는 무엇보다 가장 좋은 식물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원 디자이너가 정원을 만드는 것도 좋은 식물을 캐스팅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원은 식물의 가치를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선사해주는지를 고민하는 것인데, 식물기획사는 이를 보다 쉬운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콘텐츠의 바탕이 되는 식물정보 구축 식물정보를 모아 분류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은 한고연의 주요 역할 중 하나다. 식물정보는 국가생물종시스템을 비롯해 환경부, 농촌진흥청, 산림청 등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가 있고, 각종 도감과 인터넷 등 다양한 루트로 접할 수 있다. 이에 한고연의 식물정보시스템이 필요하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한고연이 구축하는 정보는 고유식물을 중점으로 하고, 네 가지 환경정보를 기초로 식물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고 구매정보까지 제공함으로써 사람이 식물을 키우는 데 있어 쉽게 접근하는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실제 고유식물을 키우고자 할 때 환경정보를 분석해 필터링 된 정보를 연결해 주는 시스템을 함께 제작하는 중이다. “구글이 스마트 화분을 키울 수 있는 식물 데이터 구축을 시작했다. 인간으로 치면 게놈프로젝트 같은 것이다. 데이터가 구축되면 활용방안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영화 마션을 보면 화성에서 감자를 키워서 생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식물학자라는 설정으로 극한 상황에서 한정된 감자를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인데, 구글이 구축하는 식물 데이터를 응용하면 식물 전문가가 아니라도 영화에서 나온 일이 가능하다. 식물이 필요한 환경에 대한 기초자료가 있으면 누구나 환경을 조성해 줄 수가 있다. 식물은 의식주, 의학 등에 밀접하게 쓰이는 귀중한 자원이다. 그 가치를 일반인에게 어떻게 보여주는지가 중요한 이유다.” 환경정보를 갖추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식물을 가꿀 수 있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어떤 식물의 가치를 어떻게 전달해 줄지가 더욱 중요해진다는 것이 윤 대표의 설명이다. 새로운 식물 콘텐츠, ‘웹툰’ 도전 한고연은 지난 6월부터 e-환경과조경과 함께 정원 문화의 대중화와 고유식물에 대한 인식 및 저변 확대를 취지로 웹툰 ‘가든 다이어리’ 연재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본격적인 식물 콘텐츠 시장 확장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현재 진행 중인 웹툰 연재는 작가가 그림과 스토리를 맡고, 정원 상식과 식물 일러스트는 한고연의 직원들이 맡은 콜라보 작업이다. 실제 조성한 정원과 연계한 콘텐츠도 개발 중이다. 최근에 한고연이 조성한 야생화숲길은 주 이용자가 인근의 유치원생들이었다. 이에 한고연은 공간 외에 이곳을 재미있게 이용할만한 콘텐츠로 ‘고유식물 보물찾기 지도’를 만들어 제공했다. 또한 개인 정원공사에서 계약서와 유지관리매뉴얼을 전해줄 때 컬러링페이퍼와 식물명함을 포함한 콘텐츠를 같이 첨부해 줬다. “일상적 재미와 관련된 콘텐츠를 식물과 매칭시키고 계속 만들어가는 게 우리 역할이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식물에 대해 알아가고 그 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고유식물의 숨겨진 가치를 발굴하는 헌터, 고사리 서포터즈 올해 2기를 맞은 ‘고사리 서포터즈’는 고유식물을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으로, 한국고유식물연구소가 고유식물 자원에 대한 애착심 고취 및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선발해 운영하는 그룹이다. 서포터즈는 고유식물의 소중함을 널리 알림과 동시에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아이디어를 콘텐츠화해, 대중과 고유식물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다. 고사리들이 의외의 의문점을 던져주기도 한다. 스마트화분 시제품 고민 당시, 고사리 일원 한 명이 3D프린팅 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를 통해 견본품을 만들어왔다. 고유식물을 소개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캐릭터 인형 제작, 양말, 페이퍼토이 제작 등에 함께 참여했다. 식물, 사람과 교감하는 하나의 다른 생명 한고연은 주렁주렁 테마파크 조성 초기 자문 역할로 참여했다. 주렁주렁은 동물원을 뜻하는 ZOO와 허파를 뜻하는 LUNG의 합성어로, 도심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실내 동물 테마파크다. 이곳은 호랑이나 사자 같이 크고 일상에서 만나기 어려운 동물을 전시용으로 관람하는 곳이 아니다. 토끼와 같이 일상과 가까운 동물이 사람과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세계 같은 생명’이란 슬로건으로 동물도 사람과 같은 생명이란 것을 느끼게 해 준다. 한고연은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식물을 대한다. 동물은 움직이기 때문에 사람이 바로 반응을 느낄 수 있고 식물은 반응이 없다는 차이가 있지만, 사람 외의 생명과 교감한다는 것이 중요한 지점이다. 식물을 통해서 사람들이 변화하고 식물이 사람들의 삶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느끼도록 하기 위해 식물을 의인화해 ‘스타식물’이란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인데, 주렁주렁 테마파크 하남점은 기획 단계부터 조성에 함께 참여해 식물 콘텐츠를 검증하는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실 식물을 사람처럼 대하고 도전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어렵겠지만 하나씩 해 나갈 숙제라 생각하고 풀어보려 한다. 조금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콘텐츠 자체가 비즈니스가 되는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제 시작점에 왔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풍부하지 않지만 고학력의 인재가 많이 배출되니 고부가가치산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고부가가치는 창작 작업들이다. 고유식물로 스타 발굴에 나서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에 도전장을 낸다.”
  • 장익식 무영씨엠건축사사무소 상무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장익식 무영씨엠건축사사무소 상무는 올해로 조경에 입문한 지 35년을 맞는 조경 베테랑이다. 그는 우리나라 조경감리 분야의 1세대로 청계천, 서울대공원, 아시안경기장, 고흥우주발사기지, 고성남북교류타운, 고령가얏고마을, 울릉도, 제주도, 평창(봉평)현장을 비롯해 전국 80여개 시공 현장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서울대학교 삼성연구소에서 CM(건설사업관리) 조경업무를 마쳤다. 그런 그가 지난해부터 조경 기능 인력을 양성하는 실무교육 프로그램 강좌인 ‘조경기능대학'을 개설했다. 올해는 야외실습과 전문 강사 초빙을 통한 맞춤형 현장 강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경기능대학’은 현장에서 직접 일하는 실무자를 배출하기 위한 과정으로 짜여져 있으며, 교육비는 전액 무료이다. 장익식 상무는 "관련 대학에서 많은 전공자가 배출되고 있지만 조경 현장에는 젊은 사람을 찾기 힘들다"고 했다. 조경기능대학도 "기능이 바로서야, 조경이 살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다. "조경현장의 극심한 인력난, 조경기능대학 필요해" 장익식 상무는 1970년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 작은 무역회사에 취직해 사회생활을 일찍 경험했다. 당시 하지못했던 공부를 늦게서야 시작해 대학 원예과에 진학하였고, 이후 대우Gr에 입사해 조경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건설현장의 조경 소장으로 근무를 하다가 1988년부터 조경감리와 CM에 관한 업무를 맡게됐다. 조경 현장에서 경험을 쌓을수록 배움에 대한 열망도 커졌다고 했다. 현장 일과 학업을 병행하다보니 남들보다 늦은 50대 중반에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주경야독’이 그에겐 일상이었다. “오랜 시간 조경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전문 지식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지식과 경험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할 수 있는 것, 볼 수 있는 것, 해야 할 일이 많아진다는 걸 알았다.” 장 상무는 "만학도의 길을 걸으며 은사, 선배, 멘토, 동료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다"며 "'재능기부'로 진행하는 실무 교육과정을 통해 그동안 배우고 익힌 노하우를 조경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경기능대학의 목표는 전문 기술을 가르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교육을 수료한 사람을 조경공사 현장에 배치하는 것까지가 우리 교육의 방향이다.” 그가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조경기능대학’은 매달 마지막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마포에 있는 ‘정원이 있는 국민책방’과 불광동 '향림농업체험원'에서 ▲수목식재, 정지·전정, 유지관리) ▲시설물의 기초, 연출 ▲친환경 포장 공법 등과 함께 특화교육으로 ▲자연석 쌓기 ▲레인가든 ▲방수기법 ▲배수체계 ▲생태계류·연못 설치 ▲잔디블록 실무 교육을 진행한다고 했다. 3기부터는 현장 실습횟수를 늘릴 예정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장익식 상무가 전문 기술자 양성에 사활을 거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조경 현장 대부분이 인력난으로 아우성이다. 전국 조경학과에서는 1년에 1000여 명의 졸업생이 배출된다고 하는데 현장에서는 인력난을 호소한다.” 장익식 상무에 따르면 조경분야에서는 ‘기능인’에 대한 처우가 좋지 못하다.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싶어도 그에 상응하는 기술자를 찾기도 힘들다. 그나마 조경현장 투입 인력이 부족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동원되는 실정이다. “전체 발주된 금액에서 입찰, 하도급 계약, 재하도급을 거치면 마지막으로 기능 인력에게 배분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현장의 여건과 일치하지 않는 잦은 설계변경과 발주처, 자문위원의 무분별한 간섭으로 현장에서 일의 강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연령이 많고, 직영으로 근무하는 사람보다 일용직 근로자가 대다수라고 했다. 실제로 조경공사에서 바닥 포장, 계단, 옹벽 등의 공사에서 전문 목공, 석공, 철공 팀이 동원되는 형편이며, 준비된 전문 조경인력을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하나하나가 맞물려서 시공 품질까지 영향을 미치고, 거시적으로 조경의 사업영역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장 상무는 “기능에 대한 낮은 위상과 대우가 현장의 인력난을 키우고 있다”며 “이러한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현장 전문가의 체계적인 시공 교육에서 출발한다”며 조경기능대학의 존재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현장 경험에서 탄생한특허공법 그를 설명하는데 있어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바로 ‘특허공법’이다. 장 상무는 생태적 방수공법을 비롯해 배수체계와 포장과 관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가 개발한 특허공법의 일부는 현재 조경공사 현장에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전통조경 석축(석사), 구조관련(박사) 논문을 통해 전통조경공간에 기초를 잡기도 했다. “현장에서 작업을 하다보면 ‘이렇게 하면 더 좋을 텐데’라는 아쉬움에 공정관리, 품질향상, 발주처 요구포인트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매사에 많은 고민을 한다.” 어떠한 문제가 발생되면, 땜질식 처방보다는 그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특허를 하나하나 만들었다는 것이다. 취미인 공연 감상, 낚시, 여행, 황학동 골동품 가게 구경 등은 생각의 폭을 넓히고 아이디어를 찾는 유효한 수단이었다고 부연했다. 최근에는 조경공사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하나로 모은 멀티장비인 ‘백가이버’를 개발해 지난 조경박람회에서 공개했다. 백가이버는 백호우(굴착), 리프트, 덤프 기능이 주가 되고 로터리, 롤러, 교반기, 농약분무기, 컴프레셔 등 옵션 부분이 탈부착 가능하도록 하였고, 하나의 장비가 대여섯 사람이 하루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멀티장비이다. 그는 2년을 투자해 백가이버를 완성시켰다. 시민 반응도 뜨거웠다. 장익식 상무는 오는 9월 23일 여의도공원에서 개막하는 ‘2017 서울정원박람회’에서 업그레이드 된 ‘백가이버’를 공개할 예정이라며,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미래는 준비하는 사람의 것 앞으로 그는 조경의 디테일인 ‘에지’에 관한 내용을 정리하여 현장시공 실무와 조경공사에서 수행되는 여러 이슈를 강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3회(이화여대, 상명대, 인사동)에 걸쳐 전시를 가졌던 환경조형물도 마지막에는 청계광장에서 거미줄 파고라, 여명의 눈동자 숲, 피아노 폭포, 무지개 물레방아 작품을 선보이면서 피날레를 장식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뤄놓은 것보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밀려 걱정이라는 그다. “모두가 어렵다고들 한다. 조경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고 한다. 이럴 때일수록 남을 탓하기보단 긍정의 힘을 믿어야 한다. 요즘 가뭄이 한창이지만 농부들은 이른 아침, 한 자루의 삽을 둘러메고 물꼬를 만들고 비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도 조금만 눈을 돌려서 미래를 준비하자. 나도 50대에 학교를 다녔고, 기술을 익히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걷는 자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 [환경과조경 김모아 기자]성큼성큼 걷는다, 손을 잡는다, 음악을 들으며 마음으로 춤춘다. 공공장소에서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행동이다. 그럼 다음의 경우는 어떤가. 한발로 오래 서 있는다, 바닥을 만진다, 책을 읽다가 베고 잔다.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은 아니지만 주위의 눈을 의식하게 된다. 또한 우리는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옷을 몽땅 벗고 나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렇다면 공공장소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지난 5월 20일 윤슬 개장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윤슬 사용법’은 우리에게 “어느 순간 사회적인 제약에 묶여서,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익숙해져 하고 싶은 것을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된 것은 아닌지” 물었다. 윤슬 내부를 자유롭게 뛰노는 어린이 퍼포머를 선두로 아홉 명의 무용수(공영선, 강진안, 최민선, 장홍석, 김승록, 박유라, 허효선, Pieters Alma, Yena)가 ‘안무’보다는 ‘행위’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펼쳤다. 상대의 움직임을 따라 하는 등 놀이 같 은 퍼포먼스에 어린이들이 끼어들어 놀기 시작했고, 윤슬 상부의 루버 사이로 푸른 공이 쏟아지며 공연은 극에 달했다. 간간이 말소리만 울리던 선큰 공간이 십여 분 만에 아이들이 신나게 공을 튀기는 놀이터로 바뀌어 있었다. 이런 독특한 형식의 공연을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는지 ‘윤슬 사용법’의 콘셉트 기획과 안무를 맡은 공영선 안무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윤슬 사용법’은 윤슬을 설계한 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SoA(이하 SoA)의 의뢰로 시작되었는데, 공 안무가와 SoA의 첫 만남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 댄스 씨어터’ 소속 무용수였던 공 안무가는 LG아트센터의 장소특정적 공연 ‘춤, 극장을 펼치다’에 참여했고, 거기서 SoA와 공동 작업을 진행했다. ‘몸’과 ‘건축’을 테마로 극장이라는 건축물이 지닌 물질적, 장소적 특성을 새롭게 해석해 공연에 담았다. 이후 ‘김구림 초대전-잘 알지도 못하면서’(서울시립미술관, 2013)의 일환인 ‘일반·특이 행동: 4개의 퍼포먼스’에서 다시 만나 ‘주름, 짓다’라는 작품을 함께 했다. SoA는 일반적인 건축사무소와 달리 디자인, 무용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어 작업에 관해 풍성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 과정이 “가장 이상적인 협업의 형태가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였기에, ‘윤슬 사용법’ 의뢰가 들어왔을 때 당연히 함께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간의 작업과 ‘윤슬 사용법’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도면, 모형 등을 통해 설계안에 대한 설명을 들었지만 공연을 구상하는 일이 녹록지 않았다. “공간이라는 게 경험하는 순간 완전히 달라지잖아요. 상상하는 것과 직접 체험하는 것에 차이가 있어요. 실재하는 공간이 없으니 머릿속에 물음표만 가득한 상태였어요.” 다행히도 SoA와 나눈 공공장소에 대한 이야기에서 공연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강예린 소장(SoA)이 우리나라 벤치는 대부분 3인용이라 하더라고요. 가끔 나 혼자 앉고 싶을 때도 있는데 말이에요. 윤슬을 살펴보면 공간이 픽셀로 이루어져 있어요. 공공 공간이지만 개인의 공간도 마련되어 있는 점이 인상 깊었죠. 그래서 공공장소에서 개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들고 있는 것은 괜찮지만, 담배에 불을 붙이면 안 되잖아요. 이처럼 해도 되는 행위와 하지 말아야 하는 행위의 경계에 놓인 행위를 해보면 어떨까 했죠. 어린이 퍼포머도 섭외했어요. 어린이에게는 금기가 없잖아요. 경계를 생각하지 말고 놀고 싶은 대로 놀아보라고 한 거죠.” ‘윤슬 사용법’은 세세한 지시문이 없는 공연이다. 공 안무가는 ‘퍼포머와 관객의 경계를 완전히 사라지게 한다’는 큰 울타리만 만들고 나머지는 무용수들의 자발적인 선택으로 채워지도록 맡겼다. 즉흥성을 요하는 퍼포먼스이기에 무용수 캐스팅에 공을 들였다. 다른 아이들을 공연에 끌어들이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어린이 퍼포머와는 많은 시간을 들여 함께 연습해야 했다. “자유로움도 연습을 해야 나오는 거거든요. 어린이 퍼포머가 공간과 친해질 수 있는 단계, 저를 비롯한 다른 무용수들과 친해질 수 있는 단계, 자유로운 움직임과 친해질 수 있는 단계를 만들었어요.” 그 결과 어린이 퍼포머는 자기 본래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윤슬을 오가며 사람들을 공연에 끌어들였고, 공연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무용수와 어린이 퍼포머가 외곽으로 물러난 뒤에도 공연에 끼어든 아이들은 놀이를 멈추지 않았다. 퍼포머와 관객의 경계는 완전히 무너졌고, 정적인 공간에 활기가 가득 찼다. 마지막으로 안무가가 바라본 공간과 건축가가 바라본 공간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물었다. “건축가가 안경을 껴 사물을 정확하게 봐야 한다면, 안무가는 그냥 물체를 희미하게 받아들여도 되는 사람이에요. 건축가와 안무가 모두 영감을 받아 작품을 만들어요. 하지만 건축가는 현실화를 위해 이성적인 작업을 해야 하고, 안무가는 자신이 느낀 감각을 몸을 이용해 다른 감각으로 전이시키죠. ‘윤슬 사용법’의 경우는 공간에서 느낀 감각 대신 도면, 설계 의도 등 SoA에서 제공해준 정보를 감각으로 치환하는 작업을 경험할 수 있어 즐거웠어요.” 공 안무가는 앞으로 홍보라 관장(갤러리 팩토리)이 기획한 ‘풍정.각風情.刻’ 프로젝트에서 무용수로 활동할 계획이다. ‘풍정.각’은 2014년에 시작된 장소특정적 퍼포먼스로 북촌문화센터, 서울도서관, 낙원상가 등에서 춤으로 장소를 상기시키는 공연을 펼쳐왔다. 무대에 앉아 관람하는 대신 무용수의 루틴을 따라 장소를 돌아보는 독특한 형식의 공연으로 많은 관심을 기다리고 있다.
  • 김준현 Texas A&M 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북미를 대표하는 조경 학술단체인 CELA(Council of Educators in Landscape Architecture)가 오는 2021년 한국에서 컨퍼런스(총회) 개최를 타진하고 있다. 2021년은 CELA가 101주년을 맞이하는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뜻깊은 해이다. 지난 6월 김준현 교수가 CELA 컨퍼런스 개최를 협의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현재 Texas A&M 대학교 조경학과 교수에 재직 중인 그는 오는 8월에 미시건 주립대학교에서 Landscape Architecture Program Leader로서 조경 프로그램을 총괄하게 된다. 해외 조경학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CELA 컨퍼런스 한국 개최를 추진하는 그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해외 학술교류로 고립무원 탈출해야” “한국 조경계에서 CELA는 IFLA만큼 알려져 있지 않아 안타깝다.” 김준현 교수는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CELA의 활동에 대해 입을 열었다. CELA는 북미지역 조경학과 교수로 구성된 학술 단체로 미국의 조경학회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CELA는 전세계 조경분야의 흐름을 선도하는 단체 중 하나다. CELA 저널에 실린 연구논문은 전세계 조경 패러다임에 영향력을 발휘할 정도로 상당한 파급력을 갖는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과 아시아권 국가의 참가율이 높다. 특히 중국의 참여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북미지역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CELA에는 세계 각국의 조경학과 교수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보다 조경의 역사가 길고 유학생도 많지만 한국에서는 CELA를 잘 모르고 있다. 그동안 중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CELA 컨퍼런스에는 평균 40~50명의 중국 교수가 참가한다. CELA를 공통분모로 미국과 중국 교수진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고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제 전세계의 많은 조경학과 교수들은 중국에 어느 대학에 조경학과가 있고, 어떠한 과목에서 강점을 갖는지, 심지어 교수진 구성까지 알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많은 아시아권 국가가 해외 학술교류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컨퍼런스 유치경쟁도 치열하다. 국가 간 조경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는 창구이자 개최국의 위상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 교수는 한국이 2021년 CELA 컨퍼런스 개최지가 되었을 때 국제 학술교류에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에서 한국의 조경연구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국내 연구자들도 이제 국제무대로 눈을 돌려야 한다. CELA의 회원으로 가입하면 저널에 논문을 등록할 수 있고, 세계 각국의 조경학과 교수와 학술교류도 할 수 있다. 영어의 장벽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시작이 중요하다.” 조경학계의 최신 트랜드 ‘데이터와 건강’ 김준현 교수로부터 최근 해외 조경학계가 주목하는 트랜드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많은 나라에서 ‘랜드스케이프 퍼포먼스 리서치’와 ‘건강’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랜드스케이프 퍼포먼스란 조경의 효과를 과학적 데이터로 계량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해외에서는 생태학과 LID 등과 맞물려 조경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계량화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조경과 건강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논문도 최근에 크게 늘었다. 올해 열린 CELA 컨퍼런스에서 ‘건강’ 트랙을 신설하는 것까지 논의될 정도다." CELA가 제시하는 주제와 지침은 미국의 대학 커리큘럼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조경 연구에서 숫자에 의해 데이터를 산출하는 계량과학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각 대학들은 커리큘럼 변화를 통해 개선점을 찾아가고 있다. CELA, LAAB(Landscape Architectural Accreditation Board), CLARB(Council of Landscape Architectural Registration Boards)의 연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미국은 대학의 조경학과 교수들로 구성된 CELA를 비롯해 조경 자격증을 인증하는 CLARB, 대학의 조경 커리큘럼을 관리하는 LAAB이 삼각편대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학계에 이슈가 발생하면 이에 대한 연구에서 커리큘럼과 자격증 취득까지 연속성을 갖는다는 말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조경 단체는 대학 조경학과의 커리큘럼과 자격증과 같은 인증프로그램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각각의 조경학과도 중요한 흐름을 공유하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 조경학회와 차별성을 갖는 부분이기도 하다. “조경알리기 사업, 중장기 계획 수립해야” 조경학회와 조경단체의 확장된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준현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조경분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큰 원인 중에 하나가 바로 ‘조경’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잡혀있지 않아서이다. 그래서 조경 단체가 앞장서서 조경을 모르는 사람에게 조경을 알리는 ‘홍보’ 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도 조경은 건축보다 인식이 낮다. 조경학과로 진학하는 학생 숫자가 떨어지기도 했다. 조경인들도 위기의식을 느꼈다. 그래서 미국조경가협회(ASLA)는 조경을 알리는 영상과 브로슈어를 제작을 실행했고, 이를 전국의 고등학교와 관공서에 배포했다.” 김 교수는 “한국에서도 많은 전문단체가 있지만 일반인에게 ‘조경알리기’ 사업을 지속적으로 하는 단체를 찾기 어려웠다”며 “한국조경학회나 한국조경사회와 같은 주요 단체가 ‘조경알리기’ 중장기 사업계획을 수립해서 지속적인 운동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학회에서 적극적인 사업추진이 어렵다면 ‘환경과조경’과 같은 조경전문 매체에 ‘조경알리기’ 사업을 위탁하는 방식을 강구해서라도 홍보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2021년 한국에서 CELA 컨퍼런스가 개최되기 위해선 조경인들의 많은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ELA 컨퍼런스가 개최되면, 미국과 캐나다의 모든 조경학과 학과장과 학장이 찾아와 우리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 세계적 석학들의 기조강연도 들을 수 있다. 400여 편의 최신 논문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무엇보다 그동안 해외에서 웅크려있던 한국조경을 본격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조경인들의 공감과 관심이 필요하다.”
  • 문현주 서울정원디자인 선정위원회 심사위원장(오브제플랜 대표)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올해 서울정원박람회를 심사하며 한국의 정원디자이너 수준이 한 단계 올라섰다고 느꼈다.” 문현주 서울정원디자인 선정위원회 심사위원장(오브제플랜 대표)은 2017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2차 심사(디자인 최종심사)를 마치고 창조적인 안을 여러 개 볼 수 있었다며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선정된 12개 작품 중에는 ‘훈맹정원’, ‘다채원’, ‘You and Me and Everyone’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훈맹정원은 ‘시각 장애인’을 배려해 핸드레일에 식물 정보를 기록한 독창성이 인상적이었으며, 정형화되지 않은 디딤돌 배치의 ‘다채원’, 한국정원의 방지원도를 새롭게 해석한 ‘You and Me and Everyone’가 눈에 띄었다고 했다. “여의도라는 공간 안에 시각 장애인을 배려한 정원이라는 ‘훈맹정원’ 콘셉트가 신선했다. ‘다채원’은 자연스러운 디딤돌 배치로 정형적인 틀을 탈피했다. ‘You and Me and Everyone’은 우리의 것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를 고민한 몸부림이 느껴져서 좋았다. 이러한 작품 하나하나가 합쳐져 작가정원의 수준도 한 단계 올라갔다고 본다. 단순히 다른 평면도를 따서 붙이는 수준을 넘어 ‘정원을 이해하고 작품을 제출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질적인 발전만큼 그를 기쁘게 한 것은 이번 공모에 제출된 작품 숫자다. 올해 작가정원 1차 공모로 접수된 작품은 총 35개였다. 29개였던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 “우리 편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뿌듯하다.” 문현주 심사위원장은 대학 졸업 후 독일에서 9년간 유학생활을 마치고 척박한 우리나라 정원문화를 일군장본인이다. 그래서 박람회에 접수된 35개의 작품과 이것을 만든 정원디자이너 한명 한명이 그로서는 반가운 동지다. 하지만 아직 정원디자이너들이 풀어야할 숙제도 많다. 먼저 “대부분의 정원박람회가 테마를 제시한다. 정원디자이너는 주제라는 개념에 얽매여서 식물을 통해 편안하게 쉴 수 있어야 한다는 정원의 본질을 이따금 놓치곤 한다”며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정원의 가치를 체화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특히 작품 심사를 하며 상당수가 식재 부문이 약했다고 했다. “조경에서 식물의 비중이 30%라고 한다면, 정원은 80%이다. 정원에서 차지하는 식물 비중이 그만큼 높다.” 문 심사위원장에 따르면 최근 정원이 새롭게 각광받으며 외국에서 다양한 수종의 식물이 들어오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책에도 잘 나오지 않는 이런 수종을 다루기 위해서는 과천화훼단지, 남서울화훼단지 등을 일주일이나 보름에 한 번씩 가서 눈으로 직접 확인하며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실력 있는 정원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단 한 평의 땅에서라도 직접 식물을 키워볼 것을 권장했다. “유명한 정원디자이너의 70%는 자신만의 농원을 가지고 있다. 식물이라는 것은 시설물과 달리 1년 사계절동안 변화한다. 비단 1년뿐일까? 10년, 20년 식물을 키우며 자라는 것을 경험해야만 그것이 진정한 자신만의 정원 아이템이 된다.” 정원디자이너로 성장하기 위한 또 하나의 계단은 ‘시공’이다. 문 심사위원장은 “나도 역시 그랬고, 정원디자이너는 ‘시공’을 통해 스스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많은 시공은 새로운 작품과도 연결된다”며 시공은 정원디자이너를 성장시키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런 시각에서 정원박람회 참가는 정원디자이너에게 상당한 경험치를 제공한다. 정원박람회에 참여하면 자신의 작품 외에도 다른 사람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가 배울 수도 있다.” 정원박람회는 신예 디자이너를 키우는 인큐베이터로 정원분야 발전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원문화를 확산하는 것도 실력있는 정원디자이너가 받혀줘야 가능한 일”이라고도 말했다. 그래서 미래의 서울정원박람회에서는 작가정원에 대한 전폭적인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현주 심사위원장은 “공모라는 방식을 통해 작가정원을 선정하는 것인 만큼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하지만, 정원디자이너가 제출하는 디자인에 비해 지원되는 금액이 적다”며 서울시의 적극적인 예산지원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원이 생활 속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장에서 찍어나오는 벽돌과 달리 정원에는 자연이 담겨 있다. 우리는 시간을 갖고 정원이 좀 더 자라도록 기다려야 한다. 늦더라도 너무 실망할 필요가 없다. 단지 늦을 뿐이지 정원의 바람은 반드시 삶 곳곳에 불어오게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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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조경가 정영선, ‘유퀴즈’ 출연… “국토 자체가 하나의 정원입니다”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1세대조경가정영선이tvN‘유퀴즈온더블럭’(이하유퀴즈)에출연한다. 오는5월1일오후8시45분에방송되는‘유퀴즈’는▲여행유튜버빠니보틀▲한국최초여성조경가정영선▲배우박성훈이출연한다. 정영선조경가는한국1호국토개발기술사(조경)획득한최초의여성기술사다.다채로운작업을통해대통령국민포장,세계조경가협회(IFLA)상,미국조경가협회상(ASLA),한국건축가협회상,김수근문화상등유수의상들을수상했으며,지난해에는한국인최초로세계조경가협회(IFLA)가수여하는조경계의최고영예상인‘제프리젤리코상’수상자로선정되며세계적으로인정을받았다. 한국에서조경에대한사회적위상이낮았던시기에,아시아선수아파트단지(1984),예술의전당(1984),올림픽선수아파트단지(1985),희원정원,호암미술관(1997-1998),인천국제공항(1999),서울올림픽미술관과조각공원(1999),청계천복원(2002-2005),광화문광장(2007),경춘선재생공원(2014),서울식물원(2014)과같은주요프로젝트를통해조경의중요성과가치를알리는역할을했다. 땅을향한철학과내일의숲을위해현재까지도활동하고있는정영선조경가가유재석,조세호를만나어떤이야기를나눌지기대가되고있다. 한편정영선조경가의사계절을담은다큐멘터리‘땅에쓰는시’가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등에서상영중이며,국립현대미술관서울에서는오는9월22일까지‘정영선: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를주제로조경활동을총망라하는전시를개최하고있다.
창작 활동에 나쁜 선례 우려…“조경가 창작·저작권 위해 적극 행동”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한국조경가협회는24일골프장창작성부적판결(본지관련기사3월11일자‘골프코스설계,창작성없다?!’)에대한입장을밝혔다. 안계동한국조경가협회회장은입장문을통해“이번판결에서‘지형,식생,조경시설등자연물의조합인골프장에는창작성이없다’는판결은골프코스설계와조경에대한무지에서나온판결”이라고강한유감을표명했다. 안회장은“조경분야가설계및시공에관여하여만들어진대표적시설”이라며“골프경기를위한코스와지형변화,연못배치,식재등아름다운경관을조성하는창조성적산물이며골프장마다개성이다른경관이연출됐다”고했다. 또한,“조경은인간과환경의조화를통한환경의질향상을목적으로환경에대한생태적·기술적이해와심미적·정서적접근을통해인간에게휴식과안정,아름다움을제공하는전문분야다”라면서“공원이나골프장은지형,식생,조경시설등을단순히기능적나열이아닌전문조경가의구체적의도와목적에따라새롭게배치,조합,배열된창조적공간”이라고강조했다. 안회장은“2심법원판결은조경의순기능과역할에대한이해부족으로기인한것”이라며“조경을넘어건설,문화등창작활동이필요한분야전반에매우부정적이고나쁜선례를남길수있다.이는미래사회가치인‘환경’과‘문화’라는시대적사명과도배치되며세계적으로주목을받는K컬쳐발전에도걸림돌이될수있다”고우려를나타냈다. 마지막으로“우리협회는이순간에도창작활동을위해시간과노력을기울이는조경가의창작활동과저작권이보호받아한국조경문화발전과인간삶의질향상에이바지할수있도록적극행동할것”이라고밝혔다. 이번사건은스크린골프업체인골프존에서국내골프장을그대로재현한시뮬레이션영상을제작해사용하면서저작권비용을지불하지않은데서시작됐다. 지난2월1일서울고법민사5부는골프코스설계업체인오렌지엔지니어링등이골프존을상대로낸저작권침해금지와손해배상청구소송2심에서원고일부승소판결한1심을파기하고패소판결했다. 골프장의창작성부정판결에대한한국조경가협회입장문 2024.2.1.서울고등법원은원고골프코스설계사와피고스크린골프업체간의저작권침해손해배상항소심판결에서1심판결을완전히뒤집고,골프장이저작물의대상이긴하나창작성이없는기능적저작물에해당하므로저작권침해가해당하지않는다고판결하였다. 특히이번판결중‘지형,식생,조경시설등자연물의조합인골프장에는창작성이없다’라는내용은골프코스설계뿐만아니라조경에대한무지에서나온판결로서한국조경가협회는이에대해매우엄중한유감의뜻을밝힌다. 골프장은조경분야가설계및시공에관여하여만들어진대표적시설로서,골프경기의전략적목적을위한다양한코스형태와지형변화,연못배치뿐만아니라식재를통한아름답고인상적인경관조성을위해심혈을기울여만들어진창조적산물이다. 그리하여골프장마다각각다른개성있고매력적인경관이연출되어있다. 조경은인간과환경의조화를통한환경의질향상을목적으로하며궁극적으로삶의질향상을도모한다.환경에대한생태적·기술적이해뿐만아니라심미적·정서적접근을통하여인간에게휴식과안정,아름다움을제공하는전문분야이다. 그러므로조경이땅위에만드는공간인공원이나골프장은지형,식생,조경시설등을단순히기능적으로나열하는것이아니라전문조경가의구체적의도와목적에따라새롭게배치,조합,배열된창조적공간이다. 2심법원의이번판결은이러한조경의순기능과역할에대한이해가부족한데기인한것으로서,조경뿐만아니라나아가건설,문화등창작활동이필요한분야전반에매우부정적이고나쁜선례를남길수있다. 이는미래사회의가장중요한가치인‘환경’과‘문화’라는시대적사명과도배치되며세계적으로주목을받는K컬쳐발전에도걸림돌이될수있다. 우리협회는지금,이순간에도창작활동을위해시간과노력을기울이고있는조경가의창작활동과저작권이보호받아한국조경문화발전과인간삶의질향상에이바지할수있도록적극행동할것이다.끝. 한국조경가협회회장안계동
정영선 다큐멘터리 영화 ‘땅에 쓰는 시’ 오늘 개봉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땅을향한철학과내일의숲을위해현재까지도활동하고있는국내1세대정영선조경가의사계절을담은다큐멘터리‘땅에쓰는시’가오늘개봉한다. ‘땅에쓰는시’는선유도공원,여의도샛강생태공원,경춘선숲길,서울아산병원등모두를위한정원을만들어온정영선조경가의땅을향한철학과내일의숲을위해현재까지도활동하고있는정영선조경가의사계절을담은다큐멘터리다. 정영선조경가는한국1호국토개발기술사(조경)획득한최초의여성기술사다.다채로운작업을통해대통령국민포장,세계조경가협회(IFLA)상,미국조경가협회상(ASLA),한국건축가협회상,김수근문화상등유수의상들을수상했으며,지난해에는한국인최초로세계조경가협회(IFLA)가수여하는조경계의최고영예상인‘제프리젤리코상’수상자로선정되며세계적으로인정을받았다. 영화는모든생명이싹트는봄과생동하는녹음으로가득찬여름,무르익은색채너머휴식을기다리는가을그리고모든아름다움을준비하는겨울까지‘사계절’을중심테마로구성해다채롭고도풍성한볼거리를전한다.5년간야생화가만개한정영선조경가의양평집앞마당부터남녀노소모두가즐기는대규모공원과신비로움을간직한개인정원등다양한장소를누비며각계절이지닌고유한경치를온전히담아냈다. 언제나사람과자연의관점에서치열하게고민해온‘땅의연결사’정영선조경가의궤적을따라가며,관객들에게일상의위로를건네는공원의아름다움은물론,‘조화’를잃지않는삶의태도로써공원의의미에대해생각하게만든다. 특히미나리아재비,개쑥부쟁이등우리국토의매력을즐길수있는각양각색의야생화와제주를비롯한전국의금수강산을포착하며,한국적경관의현대적완성을빚어낸정영선조경가가그려온자연스럽고도감각적인풍경들을담아냈다.땅이간직한고유의맥락을읽어시를그리듯공간에생명력을불어넣는1세대조경가의진심어린철학을전하며새로운배움으로관객들에게다가간다. 이영화는국내작품으로는최초로제20회EBS국제다큐영화제개막작으로선정됐으며,남도영화제시즌1순천개막작선정및제49회서울독립영화제장편쇼케이스부문에공식초청되는등작품성을인정받았다. 한편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은지난5일부터정조경가의작품세계를돌아보는전시‘정영선: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9월22일까지)를열고있다.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에서 ‘정원도시국’으로 ‘졸속’ 추진…4일간 입법예고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서울시가푸른도시여가국을정원도시국으로명칭변경을추진하면서관련분야의충분한의견을수렴하지않아서졸속추진이라는비판이제기됐다. 서울시는이달5일시정추진력강화를위한조직개편을위해‘서울특별시행정기구설치조례일부개정조례안’을시의회에상정했다. 개정안의주요내용은▲기구개편및소관사무조정▲주요실국의통솔범위조정▲자율신설기구일반기구화▲한시기구정비및존속기한연장▲기구명칭변경등이다. 이에따르면푸른도시여가국을정원도시국으로변경하고,올해7월까지한시적으로운영할예정이었던한강사업추진단을3년더연장해존속시키는내용이포함됐다. 이중‘푸른도시여가국(이하푸도국)’을‘정원도시국’으로변경하는것에대해기존업무를포괄하는이름으로적합하지않다는지적이일고있다. 현재푸도국은▲공원정책▲공원조성▲조경▲정원▲자연환경▲생태계▲산림▲동물보호▲공원여가▲산사태사방사업등을담당하고있다. 게다가이번개정안은지난달29일부터이달2일까지단4일동안의견을수렴해부랴부랴추진하는모양새여서졸속추진이라는비판까지받고있다. 보통입법예고는40일,지자체법규는20일로정하고있으며,서울시의경우에도“입법예고기간을20일미만으로하려는경우에는법무담당관과미리협의하여야한다”고정해놓았다. 하지만이번개정안은입법예고가충분히되지못해시민들은물론관련학계등전문가들도알지도못한사이에‘정원도시국’으로바뀔수있는상황이다. 개칭부정적,“기후변화등다양한패러다임고려”“조직위상축소”등 안승홍한경대학교조경학과교수는“서울시가정원도시기조에맞춰서조직명칭을변경하는상황”으로생각되지만,“정원도시국이라는이름은기존푸른도시여가국에비해똑같은기능을하더라도조직이협소해지는느낌이든다”고말했다. 그는“정원에서발달된개념이공원이다.공원은정원에비해공간적으로크고,이용자측면에서도공공공간으로훨씬범위가넓은데,산림청에서정원법이통과되면서혼란한시기를거치고있다”며특히정원도시국이라는이름아래공원관련부서가위치한다는것은“배보다배꼽이더큰상황”이라고말했다. 하지만경기도에정원산업과가신설되는등지자체조직에정원이라는이름이들어가는것은최근추세라고진단했다.또한정부부처에서공원업무를담당하는국토교통부녹색도시과는법·정책만관리하고있지만,산림청은국가정원이나지방정원조성등을통해직접사업에관여하고지자체에매칭예산을주고있어서앞으로지자체부서이름에‘정원’을사용하는비율이더늘어날것이라고전망했다. 실제2022년말경기도에서도‘산림과’와‘공원녹지과’를각각‘산림녹지과’와‘정원산업과’로명칭을변경한바있다.하지만당시‘정원산업과’신설은산림공원정원을포괄하는상위부서의명칭이아니라,부서간업무조정성격이강했다. 오순환조경지원센터본부장은“푸른도시여가국이더좋은것같다”며“기후변화,리질리언스등현재여러가지패러다임이존재하는데,정원으로만접근하는게맞는건지논의가필요하다”고말했다. 또한오본부장은“기존공원녹지관리사업소를공원여가센터로친근감있게바꾼건좋은데,일반사람들에게‘정원도시’가더친근한가?‘푸른도시’는안그런가?”라며정원도시국이더친근감이있는이름은확실하냐고반문했다. 무엇보다정원은가장작은단위의조경이므로,생태공원산림자연등을총괄하는부서이름으로는축소되는느낌이든다며“푸른도시여가국에서많은정원을조성하면되는데,여러불편과행정비용까지감수하면서이름까지바꿀타당성이있는지모르겠다”고말했다. 특히4일밖에입법예고가안된것은“왜4일만했는지이해할수없다”며“좀더논의의장을마련할필요가있다”고말했다. 개칭긍정적,“공원녹지포함한큰개념”“구체화”등 ‘푸른도시국’보다‘정원도시국’이더낫다는의견도있다. 안명준조경시공연구소느티대표는오히려“기존푸른도시국은지향점이상당히모호했다”며“정원도시국은정원이라는구체적인대상이지칭되니까개인적으로훨씬낫다고생각한다”고말했다. 그는이번논란에대해“정원을어디까지로보느냐에따라달라질것”이라며,‘정원도시국’을가드닝개념의좁은의미의정원으로사용한것이라면논란이있겠지만,공원녹지를포함한큰개념의정원으로보는것이기때문에“서울시가정원도시정책을펼치고있는상황에서정원도시국으로가도문제가없을것”이라고말했다.다만“아직까지정원이도시적인차원에서이해되지않으니까조금이른감이있다”며일반시민들이가진정원에대한편견을극복하기위해“홍보가필요하다”고말했다. ‘졸속추진’논란에대해서는,이번개정안이입법예고를짧게거쳐도될사안은아니라는입장을보였다.“국단위명칭이바뀌는이유가제대로설명이안되고있는것같다”며,국의명칭이변경되면서하위부서에대한세심한계획안이공고되지않은것은시정철학이반영되지않은채“일단명칭부터질러놓고보자”는것에불과하다며,숙의할기간이필요하다고말했다. 한갑수한국전통조경학회회장은“‘푸른도시’가워낙넓은개념인데반해‘정원도시’가좀더구체적이라는점에서좋은것같다”고말했다.하지만“이름을정원으로하면업무범위가축소될것이라는염려도있을것같다”며조경내에서도다양한분야가있어서논란의여지가있을수있으므로“관련분야의견을참조했다면더좋겠다”며졸속추진논란에“아쉬운점”이라고평가했다. 한편서울시는이외에도“경제정책실,복지정책실,도시교통실”을“경제실,복지실,교통실”로,“시민건강국”을“시민건강국,민생노동국,디지털도시국”으로,“재난안전관리실,주택정책실”을“민생사법경찰국,재난안전실,주택실”로변경한다는방침을개정안에담았다.
[조경논단] 요즘 공원
은퇴하신회사선배들과이야기나눌기회가있었는데,‘건강,돈,친구’가제일중요하다고반복해강조하셨다.‘돈’이야어렵겠으나,‘건강’과‘친구’라면그래도공원이제법커버할수있겠다싶었다.기실공원의발단이1832년영국런던의콜레라대유행과연관이클정도로공원과건강은한몸이나다름없다.공원에서산책과달리기등운동을통한시민의건강뿐아니라,맑은공기와생태계조절등도시의건강까지연관되기때문이다.이런건강측면으로요즘공원에서유의미한움직임이라면‘맨발걷기붐’과‘야외체육시설의진화’가손꼽힌다. 점점흙이없는도시가되니외려흙길을찾는것인지,맨발걷기는현재공원에서가장핫한이슈다.어찌보면건강의영역을벗어나신화의영역에다다를정도.거친산길을맨발로걷는건기행에가까웠는데,2006년대전계족산황톳길(14㎞)을시작으로2020년서울양천구안양천황톳길(570m)과강남구양재천황톳길(600m)조성등을통해맨발걷기용흙길이공원제도권으로진입했다.물론맨발공원으로불리던지압보도도있었다.밀레니엄전후로주요공원마다자갈,사고석등의재질로지압로가조성돼선풍적인기를끌었고현재도일부남아있지만,이젠이용률이극히저조해지며사라져간다.영원히변하지않을것같은공원도개별시설마다끊임없이경쟁하고흥망성쇠를겪는걸보여주는대표적사례다. 공원으로진출한황톳길에서수년간경험이쌓이고민간단체가태동하고몇몇언론보도를통해맨발걷기의장점이증폭되는과정을거치며,2022년부터는공원내흙길조성요구가본격적으로대두됐다.작년부터양천구는현황조사를거쳐총20개소3.7㎞의맨발흙길기본계획을수립·추진중이고,전국주요공원마다황톳길등맨발흙길조성이쇄도한다.신규조성뿐아니라자연발생적으로활성화된공원내흙길을정비하는방식도활발하고,시설측면에서도황톳길과마사토길,건식흙길과습식흙길로의분화와배수를위한황토배합비조절,이용편의를위한세족장,신발장,비닐하우스,방수포설치등다방면으로진화중이다. 건강측면에서요즘공원의또다른이슈는야외체육시설의진화다.2000년대초반공원에처음도입된야외체육시설은종목확대와내구성·디자인개선수준에머무르다,팬데믹을거치며폭발적으로진화했다.초기집합금지와거리두기로인해인기를끌며공스장(공원+헬스장),산스장(산+헬스장)같은유행어를만들더니,팬데믹이지속되며높아진수요는난이도높은근력운동과맨손복합운동기구로는물론,난이도낮은어르신을위한감각운동기구로까지확대시켰다.비가림시설과조합해일상성도높였고에너지생성까지스마트하게뻗어나가면서,상대적으로배제되었던청년과여성까지폭넓게포용하는중이다. 두번째주제인‘친구’로넘어가기전에소개하고픈중첩된사례가도심공원과거리에서자주만나는러닝크루(RunningCrew)다.주로평일이나일요일저녁,젊은직장인이나학생그룹이깔끔한복장으로줄지어달린다.건강을챙기면서도느슨한팀워크를구축해안전성과참여도를높이는데,볼때마다흐뭇하다.이런낮은단계의관계망은‘혼자’를강조했던팬데믹을거친이후도시에서자주볼수있는트렌드이기도하다. ‘친구’라표현했지만‘관계’로해석하는것이조금더정확할것이다.공원은혼자찾는사람도많고또그만큼다양한관계망이동반되기도한다.가족이나연인과피크닉을위해찾는경우도,친구와함께운동을즐기는경우도,반려견등반려동물과동반하는경우도있다.특히전국에600만명(命)정도로추산되는반려견은요즘공원의주이용객으로서큰변화를이끈다. 2004년최초로서울능동어린이대공원에반려견놀이터가생긴후,여러노력에도불구하고번번이지역주민들의완강한반대를넘어서지못한경우가많았다.하나인구4명에1명꼴,약1300만명까지반려인구가늘면서상황은역전됐다.특히팬데믹을지나며반려동물입양률이연간20%가까이증가하니,반대목소리를드높이시던어르신들의데시벨이크게낮아졌다.현재서울시공원내에만반려견놀이터23개가운영중이며,그중양천구도7개로30%를차지한다.특히,내달양천구목동IC남측녹지대에개장하는‘목동반려숲’은녹지공간전체를반려견테마로꾸몄다.앞으로모든공원에다양한형식의반려견놀이터가도입될뿐아니라,교육기관,보호소,보건소,캠핑장등반려동물테마시설도확대될것이다. 반려동물뿐인가?팬데믹은반려식물에대한관심도키웠다.즉각적반응이특징인반려견과스마트폰에대응하는‘느린관계맺기’다.집에서의반려식물은공원에서의텃밭과정원으로확장되는데,모두가드닝의영역이다.요즘공원에서식물관련최대이슈는‘정원’으로,전국적인정원도시트렌드와맞물리며도시의공원과거리를다채로운정원으로바꾸는중이다.서울시는작년5월정원도시선언에이어올해봄에만1000개의매력정원을조성한다고발표했다.양천구도도시곳곳에25개의매력정원을일구는상황.우리는왜이렇게공원과거리에정원을만들려노력할까?정원이갖는아름다움과계절감과색과향기와질감의매력도그이유겠지만,근본적으로는복잡한도시속에서인간이자연과더밀착된관계를맺고싶은욕망일것이다.그런측면에선모두‘반려’식물인셈.집에서의반려식물도공원내정원의확산도불안하고외로운도시의삶에대한대응이며,이노력들로인해공원과거리는더많은가드너들이함께가드닝하는정원도시로향해있다. 반려동물·반려식물에서확장된생태적관계망또한중요하다.기후위기의신호로받아들이는꿀벌의실종등작은곤충류의생멸(生滅)부터숲에서마주치는너구리,강에서살아가는새와물고기와수달까지서로연결되며큰위기에함께대응한다.공원에서생물다양성에진력해야하는이유다.최근몇년새시민과학자들의노력으로안양천철새보호구역에새들이조금씩늘어나는결과를얻었다.지속적인조사데이터를바탕으로겨울철공사자제나갈대군락지관리등에목소리를내주신덕분이다.올해부턴양천구에서활동하는자원봉사자‘에코친구’도함께참여한다.결국공원을중심으로사람과사람뿐아니라도시와자연까지서로함께‘관계’맺음으로써우리도도시도지구도더안전해진다. 해방과한국전쟁이후70여년간경제발전과민주주의라는목표를향해모든분야마다부지런히달려왔지만,세계최고의자살률과세계최저의출산율을성적표로받았다.물론괄목할만한경제성장을거뒀고민주주의도지속적으로향상시켜왔지만,결국우리사회는자식을가지길거부하는또스스로삶을소거하는마음이가장강한나라가된셈이다.출산율의추락은젊은세대가불암감에휩싸여미래를비관하는것이고자살률의상승은어르신세대가외로움에휩싸여현재를비관하는것으로분석할수도있겠지만,결국생명의관점에선가장본능적욕구인생존과번식을선택적으로포기하는‘불임사회’에돌입했고또돌진해갈태세인셈이다. 도시는더심각하다.2023년우리나라합계출산율0.72명에비해서울은0.55명수준이다.도시에사는젊은세대들이도시에서의삶을,도시의미래를더비관적으로본다는얘기다.불안감과외로움이지배하는불임사회의이엄중한현실에대해도시와공원과시민은어떻게대응해야할까?큰틀에서는포용도시일것이고자연에대해서는생태도시일것이며공공공간과개인의영역에선정원도시일것이다.건강하게서로관계맺고진화를통해위기에대응하는것이요즘공원에요구되는핵심과제다. 온수진양천구청공원녹지과장/공원주의자저자
[2024 아파트 조경 ④ 끝-롯데건설] 이지영 수석 “아파트 조경에 MZ세대를 담다”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MZ세대의마음에드는조경을위해과감한소재발굴에노력하고있다.우리는새로운것을도전할때반짝반짝한다” 최근아파트조경에서가장큰변화를보이고있는건설사는단연롯데건설이다.롯데는지난2022년조경에차별성을두고자조경독자브랜드인‘그린바이그루브(GREENXGROOVE)’를선보이며,오랫동안각인되어오던중세시대‘캐슬’의이미지를벗어났다는평가를받는다.실제최근준공된현장은매우현대적인감각과트렌드에접근하고있음을확인할수있다. 하지만롯데건설이지영수석은“롯데건설의조경은이미점진적인변화를거쳐왔다”며“갑작스럽게다이나믹한변신을했다”는것은외부적인시선일뿐이라고말했다.왜롯데캐슬의조경이큰폭의변화로다가오는지최근아파트조경에서주력하고있는컨텐츠를통해알아봤다. 롯데조경의새로운도전“그린바이그루브” 사실롯데아파트조경이‘캐슬’콘셉트를벗어난것은아주최근일은아니다.이미2019년에롯데캐슬3.0을선보이면서‘여행같은삶의공간’을테마로조경전략이대폭업그레이드됐다.당시전략은그냥바라보는조경이아닌경험하고즐기는조경을만든다는전략으로,자연을좀더가까이에서체험하는설계를적용했다.오히려그린바이그루브는이러한전략을강화한것으로전혀새로운전략은아니라는설명이다. 2022년에조경을브랜드화한‘그린바이그루브’는자연을연상시키는’Green’과리듬과활력을뜻하는‘Groove’를조화시킨다는의미를담았다.중앙의‘X(바이)’는다양한분야와의콜라보레이션을뜻하며,일상속에서삶의영감을전달하는‘InspiringAround’공간이라는콘셉트아래취향을다채롭게담는조경공간을구현하고자했다. ‘그린바이그루브’는현재롯데아파트조경의콘셉트이자목표이다.이를어떻게설계와실물로서구현해낼것인지는아직도적전인과제이며현재진행형이다. “조경의본질을나타내는‘자연’안에입주자개개인의취향을적극적으로콜라보해서표현함으로써입주자들에게만족감을느낄수있도록하는것이목표이다.이미지적으로는자연에가깝게표현을해보자는의도도있고,설계나시공에서풀어낼때는조금더자연소재를많이쓰는개념으로볼수도있다.” 인공적인소재와자연적인소재의콜라보속에서조금더자연소재를많이적용하는전략이라는설명이다.하지만이것은“자연그대로”라는뜻과는거리가좀멀다.“자연적이지만인공적인세련미”를표현하자는것에더가깝다. ‘자연그대로’보다‘자연소재콜라보’가전략 조경공간에자연소재를많이사용한다고하면‘식재밀도를높이는것’으로생각할수있지만,‘그린바이그루브’는식재중심콘셉트에서탈피하고있다.자연상태의돌에서가공된석재까지,나무그대로에서가공목재까지다양한형태의자연소재를시각적으로보다많이노출하면서도현대적인아름다움을구현하기위해고민하고있으며,실제현장에서좋은사례들이많이발굴되고있다. “식재밀도가높지않더라도따뜻한공간이될수있도록기본적인자연소재를많이사용하면서도심플하게만드는것에집중하고있다.이것이콜라보와조화라는그린바이그루브의콘셉트에도어울리는접근이라고생각한다.” 시설물의경우도차가운느낌의스틸소재를중심으로따듯한자연소재가어우러지는표준디자인을구현하기위해고민해왔고,실제최근에는스틸에자연소재를접목한티하우스나파고라등의표준디자인이개발돼현장적용을앞두고있다. “예전에는스틸로된시설물에목재가일부적용되는정도였다면,최근표준디자인은스틸에석재까지붙여서공간안에서더다양한자연감성을느낄수있도록구현하고있다.” 아파트조경에‘한남동MZ세대’를담아보았나? 현장마다타겟층이달라서조경트렌드에접근하는방식이달라지지만,공통적으로최근아파트조경의트렌드를“MZ세대”가이끌고있다는점은부인하기힘들다.무엇보다롯데건설만큼MZ세대트렌드를조경에담기위해고민하는사례도드물어보인다. “최근MZ세대들은모든소재를굉장히심플하게접근하고있어서,내부적으로그런성향을좀더많이담아낼수있도록고민하고있다.” 조경에MZ세대의취향을담아낸다는것도매우시사적인이슈로생각되는데,이를위해새로운트렌드와신소재를발굴하는것이‘조경’에중요한일이되고있다는것은롯데만의차별점이아닐까싶다.게다가같은MZ세대라고해도지역마다다른성향을담아야한다니생각보다더많은공부가필요한분야이다. 예를들어한남동MZ세대는심플하지만매우고급스러움에집중한다는차이가있다.‘올드머니룩’이라는말이있듯,조금은올드해도괜찮고컬러가많이들어가도괜찮지만고비용적인특성을가지고있다.고급소재에는텍스처가뿜어내는아우라가있기때문에한눈에알아차린다.이런분위기의다름을조경에서도구현해낸다고하니매우도전적이고색다른작업이아닌가. 물론아파트조경도투자를많이하면더고급스런결과가나온다는것은대부분진리로받아들여진다.하지만고비용이라고해서무조건좋은결과가나오는것은아니다.그래서필요한것이디자인적인언어이다. “나무를심을때도한줄만심을것인지풍성하게심을것인지적재적소에대한고민을많이한다.그런세심한고민들이차이를만들어낸다.최근에는소재에대한고민을많이하고있다.소재는거짓말을할수가없지만,물량투입이많다고해서모두좋은결과가나오는것도아니다.역시세심한고민이필요하다.” 기후변화대응,아파트조성기준달라질것 이지영수석에게롯데와다른건설사아파트조경의차이가무엇인지묻자“그건좀말하기어렵다”며손사래를쳤다. “각자노력하고있는포인트들이있는데함부로말할수없다”는이유도있지만,차별점이라고이야기하기엔주거지조경의고민이대동소이하기때문이다.다만‘기후변화’는어느현장이나공감할수있는매우심각한이슈로떠오르고있다고진단했다. 최근몇년사이나타난‘기후변화’에대해현장에서는꽤심각하게보고있다.폭우와폭서가반복적으로길어지면서설계및시공기준을변경할필요성이제기됐다.계획․설계적인측면에서는빗물저류조및레인가든설치나배수시설에대한규격들이달라지고있고,공사쪽에서는자재수급이나실제시공연출에많은어려움을겪고있다. 지난여름에는여러건설사현장에서폭우로배수시설의상태를점검한사례가많았다.롯데건설에서설계를담당하고있는‘기술연구부서’도유속이나유량등을재검토할필요가있다고판단해서기준개정을확인하고있다. “기후가너무급변하고있다.지난해에는6월말부터8월초까지45일동안연속으로비가왔다.100년간통계의최상치에이른것으로이런우수량을극복하지못한지역들이많다.관로의관경이라든가구배라든가설치개수등현장의토목기준들을손보고있다” 이참에미기후에대한연구를통해총체적인재검토가진행되고있다.바람세기에따라멀칭재적용여부를결정하고,미기후에의한회오리로쓰레기분리수거장설치방식을고민는등세심한대응에노력하고있다. <인터뷰> “시간에따라변화되는조경,한번더고민하자” ‘그린바이그루브’콘셉트를반영한시설물표준디자인작업에대해설명을부탁드린다. 시설물에있어서그린바이그루브의중요한전략은자연소재의다양한감성을전달하는데에있다.예를들어메인광장에티하우스와더불어자갈층의물결을만들어주고드라이한느낌의그라스류를심고대표수목을적용해포인트식재한풍경을떠올려보면된다.식재밀도는떨어지지만구성요소는대부분자연소재라는점이그린바이그루브의지향을잘그리고있다. 최근하얀색으로도색된스틸을중심으로벽면에석재를적용한티하우스가표준디자인으로만들어졌다.다양한형태의자연소재를적용한것이특징이다.하지만그린바이그루브는시설물만이아닌전체공간에대한이야기를포함하고있으며,공간에정돈된자연성을구현하는개념으로이해해야한다. 조경소재차별화에공을많이들이고있다는데,어떤노력들이이뤄지는가. 개인적으로2023년6월준공한‘자양롯데캐슬리버파크현장’의특화공간을진행하면서다양한소재에대해많이고민했다.그중하나가내후성강판이다.주로건축에서사용하는자재로스타벅스매장의마감재로많이사용하고있었다.단가는매우비싸지만실내는물론이고외부에서도사용할수있는자재이다.타공간이나공종에서사용하는소재라고하더라도사후관리와시공이효과적이라면적극적으로발굴해서조경공간에적용하고자노력하고있다. ‘나인원한남현장’에서는그당시흔히적용하지않았던‘프리캐스트콘크리트’로만들어진플랜터를단지곳곳에적용했다.콘크리트소재가적나라하게노출되는방식으로인천공항안에서는대형플랜터로만사용된적이있고,건축에서는대단위면적에적용하며최근들어각광받고있는자재이다. 최근건설사에서는식재에있어서수종이단순해지는것을걱정하고있는데실제수급이어렵고하자이슈가있을수있어다양한연출이미흡한현실이다.다만상대적으로쉽게접근할수있는초화는이미다양한연출을하고있다.우리특화현장의경우에는대관목에조금더집중해소재개발과연출을시도하고있다. 여러가지소재를발굴하고시도하는것이공간의질을높이는효과를보여주기때문에현장에서도적극적으로시도할것을요구해왔다.작업진도도고려하면서소재에대한고민도함께해야하니조금힘들수도있지만,오히려그런일을할때흥미가발산되는것같다.실제팀장들도이런고민을할때반짝반짝한모습들을보인다. 건설사조경인들에게한마디 조경은삶의바탕이기도하지만하나의오브제이기도하다.심지어시계열적인변화를수반하기때문에그것에초점을맞추어조성하는것을큰특징으로이해하고있다.그래서항상어떻게하면연출을잘하고,또그것을구성하고있는요소간에관계성을잘맺어줄것인가를중요하게생각해야만한다.당장에보이는것만할것이아니라,앞으로어떻게변화해갈것인가,또어떤영향을미칠것인가를곱씹어야한다.예전에는잘했다고생각했는데좀지나보면‘이렇게하지말걸’하고후회하는일들이많다.그래서무언가결정을할때는좀더시간의변화와주변과의관계성에대해고민을하자는이야기를동료후배들한테남기고싶다. 이지영수석과의인터뷰를통해최근롯데건설의조경이많이달라보였던이유를알수있었다.새롭고도전적인작업을통해성취감을느낀다면누구나반짝반짝할것이다.아파트조경을통한다양한시도들이확장된다면조경인들의무한한역량들도따라서빛이날것이라고기대해본다.
[미래포럼] 밤양갱과 헤어질 결심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미래포럼연재 조경인이그리는미래 요즘밤양갱이때아닌인기를누린다고한다.가수비비의‘밤양갱’이란노래덕분이다.밤양갱의가사를들어보면헤어지는남녀간의평범한노랫말인데가사나리듬은달고단밤양갱보다더달콤하다.별거아닌것같으면서매력적이고,익숙한것같은데처음처럼신선하다.사랑과이별,너무나익숙한스토리이지만이노래가우리에게처음처럼다가서는이유가뭘까?이노래를듣다순간오버랩되는이미지가박찬욱감독의영화‘헤어질결심’이다.사랑과이별을다른시선으로이야기한이영화의마지막장면을떠올려보자.박해일의바다그리고안개가자욱한미장센의순간을영원히각인시키려는듯영화의OST가흘러나온다.“나홀로걸어가는안개만이자욱한이거리….”,1967년세상에처음선보인정훈희의‘안개’가2023년‘헤어질결심’에서함춘호의기타와송창식과의듀엣으로다시태어났다. 처음처럼,익숙하지만낯설게.그렇게우리는처음처럼대하는것에매력을느낀다.술자리에서우리가소맥으로말아즐겨마시는‘처음처럼’의의미를작고하신신영복선생은서화에세이집「처음처럼」에서‘산다는것은수많은처음을만들어가는끊임없는시작입니다’라고소개한다.흔히세상에존재하는것중새로운것은아무것도없다고한다.새로운것들은어쩌면다시태어나는것일지도모르기때문이다.아재들의라떼에나등장할법한양갱이MZ세대들덕분에때아닌호사를누리는것처럼. 변화에대한도전은늘두렵다.하지만도전은그자체로서희망이기에많은이들이젊은이들에게늘도전하라고권유한다.사람들은미래를위한새로운도전을위해변화와혁신을이야기한다.하지만변화하는미래에도변하지않아야하는소중한가치가있을것이다.비비의밤양갱이나정훈희의안개가그렇듯,존재하지않는새로운것에대해서만고집할것이아니라변화하지않는삶의방식과전통,그리고축적된삶의가치와문화가미래에어떻게투영될것인지를고민하는것도새로운변화를위해서는매우의미있는일이다. 도시,건축,조경등의삶을담는공간을다루는영역에서처음처럼변화를꾀하고새로운것에대해도전할때놓쳐서는안되는변화하지않는가치는아마도공간의공동체성과공공성일것이다.우리가사는삶터에서너와나,그리고우리가함께사는공동체성을향한도전의한걸음한걸음은공간에서의더나은삶,더나은행복을추구하기위한노력이다.뭔가를처음처럼도전해보기위해서는먼저내가어느순간늘해왔던방식에익숙해져버린건아닌지,변화를향한도전을꿈꾸는것마저도내가처한상황에서는지극히사치스러운일이라고치부하진않는지,내가하는일을통해세상을향해무슨말을하고싶은지도모른채그저습관처럼일에매달려있지나않는지돌아보는일이우선되어야한다.최근주목할만한공원과광장,그리고공공건축등의사례에서엿볼수있는익숙하지만새로운공동체성과공공성의공간언어에는변화하지않아야할공간의공공성과공동체성의가치를구현한더불어숲의지혜와미래를향한새로운도전정신이담겨져있다. 최근지식사회에서화제의중심이된이슈가챗지피티(ChatGPT)이다.생성인공지능이만들어내는경이로운지식의재창조이다.하지만미래의초정보화시대가펼쳐지더라도우리는지식의한계에대한도전,존재하지않는것에대한끝없는상상,그리고동시대를사는인간과공동체에대한존중과신뢰의끈을놓아서는안될것이다.인공지능이인간의지식노동을능가하는현실에서인간은어떻게스스로의미래를꿈꿀수있을까?공간을상상하고공간적상상력을통해세상을변화시키는체인지메이커로서의역할은여전히인간만이누릴수있는권리이자의무이다. 미래도시에서공동체성이란개념과가치는여전히유효하다.보편적으로도시공간에서지속적으로공동체성이란근본가치를찾아나서는이유는앞에서도언급한초개인화로인해내가중심이된세상,디지털공간에서마저사유(私有)가지배하는환경에서공동체성이인간이과연인간다움으로존중되고있는가를묻는화두이기때문일것이다.미래도시에서우리가꿈꾸는희망의공간을만든다는것은온라인이거나오프라인이거나마찬가지로결국삶과터의관계를디자인하는것을의미한다. 우리가삶터로서의공간을디자인하는것은개인의삶의만족도와더불어함께사는삶의기쁨을누릴수있게하는일이다.동시에인간다운삶을가능하게하는장소와공간을디자인하는일,함께사는삶의가능성을열어주는일,공유할수있는가치를만드는장소와공간을디자인하는일이다.미래도시에서도현실공간과가상공간이구분되지않고이둘이서로엮여서한몸이되어삶과터의관계망을잘엮어낸다면삶이터를,동시에터가삶을서로보듬어미래의우리의삶터가공유와공존의숲으로성장하게될것이다. 이영범/건축공간연구원원장
환경과조경 40기 통신원, 조경 소통창구 ‘활짝’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지역의조경소식을발빠르게전달하고조경학과학생들의소통창구를열어갈환경과조경40기통신원이본격활동을시작한다. 지난6일그룹한빌딩6층그룹한갤러리에서‘환경과조경40기통신원간담회’가개최됐다. 환경과조경통신원은지난1985년부터40년간이어져온전국최대규모의조경관련대학생네트워크로,각대학소식및지역정보를전달하는역할은물론박람회등조경관련행사에서서포터즈활동을통해다양한프로젝트에참여해왔다. 환경과조경은매년통신원임기를시작하면서활발한활동을독려하기위해통신원들간만남을주선하고오리엔테이션을겸하는자리로간담회를개최하고있다. 특히올해간담회는오랜역사를지닌통신원제도를시행한지40주년을맞이해40기통신원을맞이하는데더욱뜻깊다. 이날간담회는1부공식행사와2부선배와함께하는커리어데이행사로이뤄졌다. 1부는▲임직원소개▲박명권발행인축사▲환경과조경회사소개▲임명장·기자증·우수통신원상수여▲기자교육▲온라인기사업로드교육▲1분자기소개▲기장선출순으로진행됐다. 박명권환경과조경발행인은축사영상을통해“올해통신원은환경과조경의가장소중한친구이자동반자로서조경업계와학계를연결하는중요한소통창구의역할을하고있다.조경의새로운영역과쟁점을발굴하고그경계를확장해나가는데통신원의참여가무엇보다소중한밑거름이될것”라며활발한활동을당부했다. 이번40기통신원은총27개학교에서41명의학생이선발됐으며,전국기장에는▲김경미공주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과▲정세희순천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이선출됐다. 김경미통신원은“별명에‘역마살’이들어갈정도로여행을좋아한다.앞으로조경분야의여행을함께할동료들을얻게돼기쁘다.떠나야만알수있는것들을위해앞장서서걷겠다”는의지를밝혔다. 정세희통신원은“전국기장으로선출돼영광스럽다.조경에열정을가지고전국학교에서모인통신원들과의소중한교류를통해조경분야에서의지식과경험을더욱풍부하게쌓겠다”며“특히선배님들과의만남을통해학교에서는배울수없는다양한경험과노하우를얻고싶다.앞으로통신원들과협력해조경문화발전에기여할수있도록노력하겠다”는포부를밝혔다. 지역기장에는▲서울·경기·강원지역에심규연건국대학교산림조경학과통신원과김솔서울여자대학교원예생명조경학과통신원이▲경기·충청지역에양경미단국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과조휘리공주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이▲영남지역에백진규경북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과임시은경북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이▲호남지역에이지현전북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과박지혜순천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이각각선출됐다. 간담회에서는39기우수통신원시상식이진행됐다.우수통신원은윤민영서울여자대학교원예생명조경학과통신원,서유석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통신원이선정됐다. 2부에서는이형주23기통신원(조경하다열음)의사회로▲아라리소개및활동내용공유▲이성민21기통신원(텍사스A&M대학교교수)축사▲30기선배통신원경험공유및멘토링등선배통신원들과함께하는‘커리어데이’행사가진행됐다. 이성민21기통신원은축사영상을통해“20년전똑같은마음으로조경에대한기대와설렘,관심을가지고시작했다.통신원활동이선후배간소통창구역할을하는만큼많이듣고이야기했으면좋겠다.졸업후어떤진로를선택하든지간에제일중요한건‘소통’인것같다.앞으로다양한활동을통해마음껏즐기길바란다”고말했다. ‘커리어데이’는조경분야는물론사회각계계층에서활약하고있는선배통신원이후배통신원에게취업관련지식과경험을전해주는프로그램이다. 이번간담회에서는계획·설계·행정·특별등네분야로나눠▲계획분야에서락원30기통신원(어반플레이선임PD)이,▲설계분야에이향지30기통신원(얼라이브어스실장)이,▲행정분야에한지연30기통신원(서울시푸른도시여가국주무관)등이멘토로참가했다. 한편신임통신원의임기는이달1일부터내년3월31일까지1년간이며,앞으로조경매체중유일한네이버제휴매체인e-환경과조경을통해대학소식과지역정보를전달할예정이다.
[정영선 전시②-전시관] 국립현대미술관 가득 메운 조경가적 삶과 작품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국립현대미술관서울에서는오는9월22일까지약6개월에걸쳐“정영선: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를주제로한국1세대조경가정영선의조경활동을총망라하는전시를개최한다. 이전시는그가태어난1941년부터의삶의여정을되짚어보고1970년대대학원생시절부터지금까지반세기동안진행된60여개의크고작은프로젝트에대한조경작품아카이브로마련됐다.대부분최초로공개되는파스텔,연필,수채화그림,청사진,설계도면,모형,사진,영상등각종기록자료500여점을통해조경가로서의삶의궤적을깊이있게들여다볼수있다. 또한주제별로대표작을엄선해선보임으로써도시공간속자연적환경이설계된맥락과고민,예술적노력을드러내고,이러한사유와철학을조경건축의직능을넘어자연과더불 어사는삶을추구하는우리모두의이야기로환원하고자한다. 전시제목‘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는정영선이좋아하는신경림의시에서착안했다.정영선에게조경은미생물부터우주까지생동하는모든것을재료로삼는종합과학예술이다.삼천리금수강산의아름다운경관을있는그대로그리고자했던겸재정선의진경산수화처럼,정영선은50여년의조경인생동안우리땅의이야기에귀를기울이고고유자생종의생물다양성을보전하기위한노력을해왔다.전시는정영선의작품세계를국가주도의공공프로젝트와민간기업이의뢰한정원과리조트,역사쓰기의방법론으로서기념비적조경과식물을연구하고보존하는수목원과식물원등작업의주제와성격에따라재구성했다.연대기적서사를지양한이러한접근방식은경제부흥과민주화과정이동시적으로발현된한국현대사의특징과도맥을같이한다.동시에수많은유형의작업들이공통적으로정영선이강조하는“지사(地史)적맥락”에기반을두고있음을나타내기도한다. 7개묶음전시,조경직능넘어서는삶의울림 전시는크게7개의‘묶음’으로나뉜다.정영선의조경이그러하듯경계가느슨한최소한의구획을통해관람객이서있는자리에서각프로젝트의맥락을스스로찾아갈수있도록했다.마치자연주의정원속을거닐듯서로배타적이지않은주제들의우연한마주함과포개어짐을의도했다. 첫번째묶음‘패러다임의전환,지속가능한역사쓰기’에서는‘장소만들기’의현장이된조경의사례를살펴본다.한국최초의근대공원인<탑골공원>개선사업(2002)과‘비움의미’를강조한<광화문광장>재정비(2009),일제강점기철길중유일하게조선인의자체자본으로건설된경춘선을공원화한<경춘선숲길>(2015~2017)등수직에서수평으로,채움에서비움으로인식을전환하고공간의정체성을형성하는주요한방법론으로서조경의역할이드러난프로젝트를확인할수있다. 두번째묶음‘세계화시대,한국의도시경관’은주요국제행사개최와더불어한국을찾는세계인에게선진화된도시경관의인상을주기위해동원된사업을다룬다.<아시아선수촌아파트및아시아공원>(1986),<올림픽선수촌아파트>(1988),<대전엑스포>(1993)등한국의경제,문화,기술적도약의기회였던대형국가주도프로젝트들을통해조경가가어떻게발전된도시모습의비전을제시함과동시에인공적인개발사업에땅의논리를연결했는지살펴볼수있다. 세번째묶음‘자연과예술,그리고여가생활’은경제성장이동반한생활양식의변화로수요가생긴가족단위여가활동의장소들을소개한다.정영선은예술,교육,체육,관광등각문화기관과레저시설의기능과목적에충실하면서도우리고유의지형과땅의맥락을살리는데많은노력을기울였다.종합문화예술단지<예술의전당>(1988)의조경구상도와모형사진,스포츠중심의휴양리조트<휘닉스파크>(1995)의식재계획도와피칭자료등이공개되며이는1980~90년대당시디자이너의소통방식을엿보게한다.또한현재진행중인프로젝트로인문학레지던시<두내원>(2025예정)도소개되는데,마르틴하이데거의『숲길』에서영감을받은산책로의개념스케치가공개된다. 네번째묶음‘정원의재발견’은선조로부터향유되어온우리고유의식재와경관,공간구성방식을적극적으로도입한정원을들여다본다.전통정원요소를자유롭게구사할수있는무대가된호암미술관의<희원>(1997)으로시작해경기도와중국광저우사이의교류정원으로조성된광동성월수공원의<해동경기원>(2005),바다가보이는언덕의개인정원<포항별서정원>(2008)등땅의생김새와성격에부합하면서‘깊은주름’의지형을만들어점진적으로경관을볼수있게만드는“전통정원의내적원리를재현”한사례를만날수있다. 다섯번째묶음‘조경과건축의대화’는건축과의유기적인협업을통해탄생한조경작업을살펴본다.제주오설록(2011,2023)의<티뮤지엄>,<티테라스>,<티스톤>,<이니스프리>건축물사이조성한제주특유의지형을살린개인주택인<모헌>(2011)의중정정원에담긴깊은숲의풍경,남해<사우스케이프>(2013)의건물사이바다를향한시야를가로막던돌언덕을마치원래그러했던것같은형태로깎아연출한방식등땅의조건을읽고이를중심으로경관이조성되는과정속에서조경가와건축가의내밀한상생작용을확인할수있다. 여섯번째묶음‘하천풍경과생태의회복’은강이흐르는곳에자연적으로발생한습지를보호하고도심속물의중요성을환기시키는작업을다룬다.정영선은<여의도샛강생태공원>(1997,2007),<선유도공원>(2001),<파주출판단지>(2012,2014)등콘크리트로뒤덮인도시기반시설에수공간을삽입했다.습지를복원하고하천환경을개선해인간을포함한다양한생명체들의보금자리를제공하기위한그의노력이소개된다. 일곱번째묶음‘식물,삶의토양’은다양한식생을수집하고연구하며교육하는수목원과식물원,자연의치유적속성이강조된명상과사색의장소들을조명한다.식물을가까이하는삶을통해자연과조화롭게사는방식을배울수있는곳들이다.광릉수목원으로불리던한국최초의<국립수목원>(1987)의설계청사진과남해의독특한기후대의식생을담은<완도식물원>(1991)의조감도,미국뉴욕주북부의허드슨강상류에자리한원불교명상원인<원다르마센터>(2011)를구상한수채그림,대지와식생현황도등이공개된다. ‘신작정원공개’기대…연계학술행사‘정영선읽기’ 서울관의야외종친부마당과전시마당에는이번전시를위한새로운정원이조성된다.석산인인왕산의아름다움을미술관내·외부에재현하고계절감을더하는한국고유의자생식물을식재하여관람객에게휴식처를제공함과동시에조경가의작품을오감으로체험할수있는기회가될것이다.또한실내전시에소개되는500여점의조경디자인기록자료의다차원적인연출을위해조경의‘시간성’에주목한정다운감독의영상과사진작가정지현,양해남,김용관,신경섭등의경관사진도함께소개된다. 또한전시기간에는다양한행사들이함께열린다.▲정영선의대표작<선유도공원>(2002)의봄,여름,가을,겨울을기록한영상‘선유도의사계’가이달10일부터28일까지상영되며▲5월17일에는14시영화감독정다운의조경가정영선에대한다큐멘터리‘땅에쓰는시’상영및감독과의대화시간이마련된다.▲7월3일에는‘정영선이만든땅을읽다’를주제로학술행사도개최된다.이날행사는‘조경가정영선을읽다’,‘정영선의작업을읽다’,‘정영선과의대화’로구성되며,조경진서울대학교환경대학원교수,배정한서울대학교교수,김아연서울시립대학교교수,배형민서울시립대학교건축학과교수와박승진디자인스튜디오loci소장,전은정조경포레소장,이호영HLD소장,조용준CA소장,백규리현대엔지니어링조경건축매니저등이참여할예정이다. 한편,이번전시에는배우한예리가오디오가이드에목소리를재능기부했다.차분하면서도울림있는목소리의한예리는작품에담긴의미를부드럽게전달했다.녹음을마친후“반세기에걸친작가의대표작이우리모두의일상속에서아름답게숨쉬고있어놀랐다”며전시에대한기대감을나타냈다. 김성희국립현대미술관장은“이번전시는한국을대표하는조경가정영선이평생일군작품세계중엄선한60여개의작업과서울관에특화된2개의신작정원을선보이는특별한전시”라며,“그의조경작품에서나타나는‘꾸미지않은듯한꾸밈’이있기까지의각고의분투와설득,구현과정의이야기를통해정영선의조경철학을깊이있게만나는계기가될것”이라고밝혔다.
[정영선 전시①-개막식] “땅을 돌보는 방법을 잊어버리는 것은 스스로를 잃어버리는 것”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1세대조경가정영선의삶과작품이종로구소격동에위치한‘국립현대미술관서울’을가득메웠다. 국립현대미술관서울은4일“정영선: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전시의개막식을개최했다. 이날행사에서김성희국립현대미술관장은“이번전시가살아있는재료를삼아서평생생물을디자인해온존경받는조경가의예술을감상할수있는기회가될것으로기대한다”며,엄청난국토개발시기속에서도“정영선선생님의조경작업은일찍이자연그대로의모습을놔두자는아주독특한철학이녹아있다”고말했다.“한국현대사의중요한지점에서작가의손길이어떻게담겨져있고또어떤방식으로표현돼있는지방대한양의그림과설계도,사진,영상,모형등다양한매체를통해작품을이해하는데큰도움이될것으로믿는다”며,아울러“전시장을한번방문해서는선생님의작업세계를충분히보시지못할것같다”며“여러차례방문해달라”고부탁했다. 현대사중요한건축조경들,선생님작업이었다니“놀랍다” 전병극문화체육관광부제1차관은축사에서“전시회개막행사에외부인들이이렇게많이온경우는제기억으로는없는것같다”며전시를둘러보니“현대사를지나며중요한랜드마크적인건축물들이많았는데,그건축물의관심받는조경들이선생님의작품이었구나라는생각에놀라웠다”며본받아야할분이라고칭송했다.“인문학적인성찰을기반으로담백하면서도아름다운우리의삶과우리들의정체성을살리고역사적공간을현대적으로재구성해낸상상력이집약된전시”라며“우리삶을쾌적하게해주는공간이면에조경설계자의세심한노력이있었다는것을오늘새삼스럽게깨닫게됐다”고말했다. 이날개막식에는오휘영한양대학교도시대학원명예교수의축사도전달됐다.축사는최자호라펜트이사가대독했다. 오휘영교수는축사를통해,불과반세기전에정영선조경가가언론사기자에서조경분야로뛰어들었던당시에는우리나라가조경의불모지였다며,처음에는“대학에서연구와후학양성에몰두하더니어느새조경설계회사를차려굵직한프로젝트들을거침없이수행해왔다.도전을거듭하는자세는작품에도그대로담겨져늘새로운발상으로시대의정신을잘보여주고있다”고도전정신을치하하며“정영선조경가의발자취는하나하나나이테가되어한국조경의깊이를더하고있다.그의손길이깃든공간들은이땅에많은이들에게편안함과새로운힘을줄것이다”라고찬사를보냈다. “땅을돌보는방법을잊어버리는것은스스로를잃어버리는것” 이어진작가인사말에서정영선조경가는오휘영교수의축사에“은사님의노고는멋진열매가되고싹이되어서조국강산이나날이좋아질것”이라고화답했다. 정영선조경가는“원래우리나라는아득한백제시대때부터정원을소중히여겼고,심지어일본에정원을만들어주기위해전문가가나가기도했다”며일제강점기,6.25등나라가심한고통에시달리다가국가를새롭게세우는과정에서‘조경’이새로운학문으로도입돼당시서울대학교환경대학원을통해지도자들이양성되고수많은일을직접하게됐다고지난조경의역사를회고했다.덧붙여“땅을돌보는방법을잊어버리는것은스스로를잃어버리는것과같다”는간디의말로인사를마쳤다. 이번전시는한국1세대조경가정영선의조경활동을총망라하는전시로,4월5일부터오는9월22일까지이어진다.
‘공간·사람·자연 연결사’ 정영선 조경가의 궤적을 담다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공간과사람그리고자연을연결하는조경을바탕으로한정영선조경가의궤적을담은다큐멘터리영화가개봉을앞두고있다. ‘영화사진진’은지난2일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오는17일개봉예정인영화‘땅에쓰는시’시사회및기자간담회를개최했다. ‘땅에쓰는시’는선유도공원,여의도샛강생태공원,경춘선숲길,서울아산병원등모두를위한정원을만들어온정영선조경가의땅을향한철학과내일의숲을위해현재까지도활동하고있는정영선조경가의사계절을담은다큐멘터리다. 정영선조경가는한국1호국토개발기술사(조경)획득한최초의여성기술사다.다채로운작업을통해대통령국민포장,세계조경가협회(IFLA)상,미국조경가협회상(ASLA),한국건축가협회상,김수근문화상등유수의상들을수상했으며,지난해에는한국인최초로세계조경가협회(IFLA)가수여하는조경계의최고영예상인‘제프리젤리코상’수상자로선정되며세계적으로인정을받았다. 한국에서조경에대한사회적위상이낮았던시기에,아시아선수아파트단지(1984),예술의전당(1984),올림픽선수아파트단지(1985),희원정원,호암미술관(1997-1998),인천국제공항(1999),서울올림픽미술관과조각공원(1999),청계천복원(2002-2005),광화문광장(2007),경춘선재생공원(2014),서울식물원(2014)과같은주요프로젝트를통해조경의중요성과가치를알리는역할을했다. 영화는모든생명이싹트는봄과생동하는녹음으로가득찬여름,무르익은색채너머휴식을기다리는가을그리고모든아름다움을준비하는겨울까지‘사계절’을중심테마로구성해다채롭고도풍성한볼거리를전한다.5년간야생화가만개한정영선조경가의양평집앞마당부터남녀노소모두가즐기는대규모공원과신비로움을간직한개인정원등다양한장소를누비며각계절이지닌고유한경치를온전히담아냈다. 언제나사람과자연의관점에서치열하게고민해온‘땅의연결사’정영선조경가의궤적을따라가며,관객들에게일상의위로를건네는공원의아름다움은물론,‘조화’를잃지않는삶의태도로써공원의의미에대해생각하게만든다. 특히미나리아재비,개쑥부쟁이등우리국토의매력을즐길수있는각양각색의야생화와제주를비롯한전국의금수강산을포착하며,한국적경관의현대적완성을빚어낸정영선조경가가그려온자연스럽고도감각적인풍경들을담아냈다.땅이간직한고유의맥락을읽어시를그리듯공간에생명력을불어넣는1세대조경가의진심어린철학을전하며새로운배움으로관객들에게다가간다. 이영화는국내작품으로는최초로제20회EBS국제다큐영화제개막작으로선정됐으며,남도영화제시즌1순천개막작선정및제49회서울독립영화제장편쇼케이스부문에공식초청되는등작품성을인정받았다. 이날기자간담회에는정영선조경가,기린그림의정다운감독과김종신피디가참석해영화에담긴메시지와영화가만들어지기까지의자세한뒷이야기를들려줬다. 정다운감독은간담회에서“건축과도시를자연과의관계성안에서탐구하는과정을거치며그사이를연결하는‘조경’의중요성을자연스레인지하게됐다.선유도공원,양재천,예술의전당등내인생속의수많은중요한공간들이정영선조경가의손길에의해만들어졌다는사실은운명과도같았다.오랫동안품고있던질문인자연복원과치유에대한희망을풀어나가고자결심한후자연과공간의관계성안에서가장중요한역할을하는조경가의이야기를전하고싶었다”며영화제작의도에대해말했다. 정영선조경가는“1세대조경가라는자격은나혼자잘해서가아닌내주변모든사람들의도움이있어가능했다.그감사함에보답하려다보니지금의내가있는것같다”며“정원을만드는것은단순히꽃을심고나무를기르는것이아닌치유와회복의장이자자연을보살피고서로소통하는장으로만드는것이다.우리가간직하고있는기존의것을더욱아름답게번영시켜자손에게물려주는것이조경가의역할”이라고강조했다. 한편기린그림은정다운감독과김종신피디가2012년에함께설립한건축전문영화영상제작사다.정감독은케임브리지대학에서‘건축과영상’을공부했고,김피디는골드스미스대학에서영화연출을공부했다.
배정한 서울대학교 교수, 차기 한국조경학회장 당선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한국조경학회제27대회장에배정한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가당선됐다. 한국조경학회는지난29일청주대학교비즈니스대학B동에서‘2024년정기총회및춘계학술대회’를개최하고,제27대회장단선거를진행했다. 차기임원선거는투표를통해진행됐으며선거결과▲회장에배정한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수석부회장에안승홍한경국립대학교교수가당선됐다. 배정한차기회장은“당선된만큼책임감을갖고발표한공약을실천하기위해최선을다하겠다”며“회원개개인의다양한목소리에성실히귀기울이고학회를넘어업계,시민사회,언론,정부·자자체,관련분야등다양한주체와연대하겠다.여러분의많은도움과협조,애정어린질책을많이부탁드린다”는당선소감을밝혔다. 안승홍차기수석부회장은“그동안의경험을바탕으로회원교류증진,학술기능강화,조경교육방향정립,관련학회협력등신임회장님잘도와서회원들의권익신장에노력하겠다.많은협조를부탁드린다”고말했다. 이날정기총회는▲2023년도사업및결산보고▲2024년도사업계획및예산심의▲제27대회장및수석부회장등차기회장단선거▲오웅성홍익대학교건축공학부교수의‘월드스킬&조경가드닝:국력,국격,직업의길’특별강연이진행됐다. 김태경한국조경학회장인사말을통해“청주대학교조경학과창립50주년을기념하는날정기총회및학술대회를개최하게돼뜻깊다.얼마전까지만해도코로나팬데믹속에서벗어나기만기다렸는데,이제는인구절벽을마주하고있다.조경을가르치고,후학을양성하는입장에서가만히있을수는없다.학회를통해보다양질의교육그리고시대에특화된교육을준비하겠다”고약속했다. 홍상표청주대학교공과대학장은축사에서“이번행사를청주대학교에서개최하게돼기쁘게생각한다.우리가살고있는현재는전례없는기후위기와환경문제에직면해있다.해수면상승이상기후,대기오염등이러한문제들에대한해결책을모색하는과정에서조경의역할이어느때보다도중요해졌다”며“도시와자연의조화,지속가능한환경조성을위한혁신적인해결책을찾는것이바로조경분야의과제라고생각된다”고말했다. 조경학회는이날▲서주환경희대학교교수▲이민우공주대학교교수▲이경진공주대학교교수▲박재철우석대학교교수▲조동범전남대학교교수▲변무섭전북대학교교수에게정년퇴임공로상을수여했다. 우수논문상은▲하지아본시구도기업부설연구소장·박재민청주대학교교수의‘탄소저감설계지원을위한수목탄소계산기개발및적용’▲곽윤신가천대학교교수의‘융합도시모델링을통한그린인프라수요예측및지오디자인적용’이수상했다. 우수저술상은▲배정한서울대학교교수의‘공원의위로’▲김순기순천대학교교수·김한배서울시립대학교교수·이상우건국대학교교수·이재호서울시립대학교교수·임의제경상국립대학교교수·최정민순천대학교교수의‘조경개념사전’이받았고,우수번역상은▲황주영서울대학교환경계획연구소박사의‘조경’이선정됐다. 우수졸업생은▲김지연강원대학교▲최수민경북대학교▲민세린경희대학교▲김은주계명대학교▲김유겸고려대학교▲임은혜동국대학교▲권미리동아대학교▲이민서배재대학교▲김소담강릉원주대학교▲이주혁건국대학교▲김하림경남정보대학교▲곽동현경상국립대학교▲이지선공주대학교▲윤영두나주대학교▲김소영단국대학교▲김정재대구가톨릭대학교▲황희진대구대학교▲장지웅상명대학교▲백주희서울여자대학교▲정유진영남대학교▲김태영우석대학교▲송해림전북대학교▲양영백청주대학교▲김지수한국전통문화대학교▲김혜리목포대학교▲이종현서울대학교▲윤예진서울시립대학교▲황서현성균관대학교▲임선영순천대학교▲홍규빈신구대학교▲이현주원광대학교▲김혜교전남대학교▲서현진한경국립대학교▲한승희호남대학교등34명이수상했다. 춘계학술대회는4개분과로▲1분과조경설계·조경이론·조경사▲2분과조경계획·조경시공·조경관리▲3분과경관계획·도시결계▲4분과조경수목·생태계관리순으로진행됐다.
  • 환경과조경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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