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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구엘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가우디는 없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해 7월 12일 그룹한갤러리에서 가우디 전문가 이병기 아키트윈스 대표가 ‘가우디의 건축세계’ 특강 첫 회에서 강조한 말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가우디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건 구엘이란 현명한 클라이언트가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가우디는 이성과 감성의 절묘한 조화를 모색한 ‘지중해 고딕’이란 독특한 건축풍을 만들어낸 천재 건축가로 이름이 났다. 그런데 만약 그에게 일을 맡긴 이들이 엉뚱한 요구를 하거나 그의 표현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면? 아마 지금의 건축유산 중 일부를 보지 못했거나 엉뚱한 요구가 반영된 건물을 일반인은 가우디의 실력으로 이해했을 것이다. 어쩌면 아예 회자가 되지 못하는 비운을 맞이했을지도 모른다. 디자인과 순수예술의 가장 큰 차이 중 한 하나는 ‘의뢰인’의 유무에 있다. 순수예술은 작가의 영감을 주관적으로 표현해 내고 감상은 보는 이에게 맡긴다. 예술작품은 마음에 들면 구매하는 이가 생기지만, 디자인은 처음부터 이용을 목적으로 작업이 진행된다. 그래서 과정이 더욱 복잡하고 한 가지를 디자인할 때도 여러 의견이 오고 간다. 특히 공공의 영역을 다루는 조경은 의사결정이 더욱 힘이 들고, 설계자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작품이 태어나는 일이 부지기수다. 좋은 디자인이 만들어지려면 디자이너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디자이너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특히나 일을 발주하고 결과물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을 가진 클라이언트의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조경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홍보와 함께 교육을 통해 습득하게 한다면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재밌게 놀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한 지식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받아들이는 다른 요인들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조경교육이 보다 활발하게 이뤄진다면 현명한 조경 클라이언트를 양성하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지난 2014년 겨울 처음 문을 열고 지난 1월 다섯 번째 수료생을 배출한 어린이조경학교가 그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조경학교를 통해 조경가의 꿈을 갖게 된 어린이도 있다. 이유진 서울백운초등학교 어린이는 “식물을 활용해 디자인 한다는 데 매력을 느꼈다. 어린이조경학교에서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게 조경을 배워서 좋다. 앞으로도 계속 올 계획이고, 조경가가 된다면 아이들을 위해 멋지고 예쁜 곳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어린이조경학교에 보조교사로 네 번째 참여한 김지학 배재대학교 원예조경학부 학생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조경교육은 미래를 위한 하나의 투자다”며 “단체, 행정, 조경인들이 미래 세대를 위해서 보다 많은 곳에서 어린이조경교육 프로그램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의지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건축교육은 단체와 지자체, 민간 등 다양한 운영주체에 의해서 활성화 돼 있는데, 아직까지 조경교육은 미미한 실정이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조경교육을 조경의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로 보고 조경단체와 행정이 힘을 모아 활성화하는 일에 조금만 관심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지금 노력한다 해도 당장 덕을 보긴 어렵겠지만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 현명한 클라이언트로서 조경분야를 키우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지 모를 일 아니겠는가.
  • 조경진흥법은 5개년마다 진흥계획을 수립해 실천하도록 돼 있다. 그러니 올해에 계획을 수립해 내년부터 시행하게 되는데, 계획 속에 들지 않은 내용은 5년 동안 시행되기가 어렵다. 그래서 첫 5개년도가 매우 중요하다. 원래 법이라는 것은 선언적인 의미가 크다. 그래서 시행세칙이 필요하고 이 시행세칙을 실천하기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 조경진흥법은 조경에 관한 단독법이라는 데서 많은 조경인의 관심을 받아 왔다. 공허한 내용에 실망을 한 사람도 많다. 그러나 우리가 시행계획을 얼마나 충실히 수립해 시행하느냐에 따라 법의 운용은 많이 달라지니 시행계획을 잘 수립해 시행하면 된다. ‘조경진흥법’은 처음에는 ‘조경산업진흥법’으로 제정이 추진됐다. 그러나 ‘산업’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면 건설산업에서 분리될까봐 국토부의 반대로 산업이라는 글자가 빠졌다. 그러니 ‘조경진흥법’은 산업을 어떻게 진흥할 것인가에 관한 법이라 보면 된다. 조경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진흥법을 활용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할까? 우리나라의 제조업이 이렇게 성공해 세계 굴지의 수출국이 된 것은 정부가 터전을 잘 잡아 주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중에서 싼 값에 공장 부지를 조성해 그곳에서 생산할 수 있게 터전을 잡아 준 것이 크게 작용했다. 아이디어가 풍부한 인재들이 우리나라의 기업을 일으킨 것은 그 후의 일이다. 이처럼 초기의 기반을 어떻게 잡아주느냐가 한 산업의 성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 정부가 군산공단, 구미공단, 창원공단 등을 헐값으로 조성해 주지 않고 기업이 알아서 땅을 구매해 공장을 짓고 물건을 생산, 수출하라고 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 단언할 수 있다. 일개 기업이 공장을 짓기 위해 토지구매, 형질변경, 도로개설, 전력수급, 상하수도 설치 등을 모두 하기는 벅찬 일이고, 당시 경제 여건으로 볼 때 단시일 내에 산업을 발전시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국가가 나서서 공단을 조성하고 제반 사항을 해결해 줬기 때문에 우리의 제조업이 발전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제조업을 기초로 우리의 경제를 일으키는 데 일조한 건설업도 공단 건설로 성장한 자재산업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조경의 현실은 어떠한가? 조경산업 중 가장 큰 부분이 시공이다. 조경시공의 주자재인 수목의 생산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조경진흥법에 조경진흥단지를 조성할 수 있게 돼 있으나 진흥단지를 어떠한 방향으로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는 있는지? 조경인이 아이디어가 없다면 누가 챙겨주겠는가? 그러니 조경진흥단지 조성에 관한 조항은 있으나마나 한 조항이 되고 있다. 조경시설물을 제작하는 단지는 제조업의 성격을 가지므로 공단 조성에 관한 법으로도 가능하다. 조경수목 생산을 위한 단지 조성법이 조경진흥단지 조성에 관한 조항이 될 수 있다. 조경식재산업이 살 수 있는 길이 여기에 있다. 현재 조경수 생산은 산지나 농지를 가진 지역주민이 수목을 식재해 조경수를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자연히 그 지역 주민이 하는 일이니 법보다는 관행이 우선이고 나무를 그냥 산지에 심고 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산업으로서 어떤 사업체가 어떤 지역에 들어가서 조경수 생산을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약과 경비가 보통이 아니다. 가장 무서운 제약이 산림법이다. 이 법을 지키면서 수목을 생산한다는 것은 생산단가를 맞출 수 없으므로 조경수목을 키우지 말라는 것과 같다. 큰 자본으로 계획적으로 수목을 생산하는 것이 원가가 더 든다는 것은 산업이 될 수 없다는 논리와 같다. ‘조경수는 규격화가 되지 않는다’, ‘계약생산이 어떻다’, ‘조경수 생산의 통계가 잡히지 않는다’, ‘포트(박스) 생산이 돼야 한다’, ‘조경수 유통구조를 혁신해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아무리 해봐야 이러한 관행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개선될 수 없는 일이다. 조경수 생산이 산업으로 성장 못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지방에서 나무를 키우는 영세생산업에 타격을 주니 그대로 두어야 하는가? 조경진흥법에 진흥단지를 조성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우리는 이 조항을 왜 활용하지 않는가? 조경식재공사의 규모가 2조 원이 넘는다고 할 때, 조경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50% 정도만 치더라도 1조 원 이상의 시장이 된다. 그런데 이렇게 원칙이 없고 무계획적인 생산체계로 방치해서야 되겠는가? 만약 경기도의 ○○군에서 30만m2 정도의 땅을 조경진흥단지로 내 놨다고 가정해 보자. 그 땅에 수목 식재를 위한 진흥단지 조성을 시작한다면, 우선 도로를 개설해야 하고 상하수도, 전기를 끌어다 줘야 할 것이다. 그리고 1만m2씩 분할해 조성원가로 조경식재지 또는 조경진흥을 위한 부대시설 용지로 분양한다면 분양이 잘 되지 않을까? 지방자치단체는 업체를 유치해 고용이 늘고, 세수가 늘어나서 좋다. 생산업체는 싼 땅을 공급 받았으니 양질의 나무를 싼값에 생산할 수 있어서 좋다. 시공업체는 나무를 구하러 전국을 헤매는 일이 줄고, 싼값에 나무를 구하니 공사단가가 낮아져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여러 단체가 모여 생산하니 여러 가지 협동작업을 하기도 편하다. 정부는 수목생산의 통계가 잡혀서 좋을 것이다. 산지를 훼손하지 않고 조경수 생산을 하니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 국토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도 좋을 것이다. 그 외에도 많은 장점이 있다. 서로에게 좋은데 안 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중요한 것은 조경인들이 수목 생산에는 관심이 적다는 것이 문제다. 조경진흥계획이 2016년 12월 말이면 수립된다. 조경업이 진정으로 산업으로 발전하고 조경수 생산이 자재 생산으로 대접받기 위해서는 우리 조경인들이 관심을 갖고 의견을 내야할 때다.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 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 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 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 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 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 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 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정유년 새해 조경인의 얼굴이 밝아졌다.지난 5일 조경인신년교례회에서 서주환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은 조경관련 18개 단체가 참여하는 가칭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이하 조경단체총연합)’의 설립계획을 공론화했다. 행사에서 서 이사장은 10만 조경인의 결집을 강조하며 조경 정책 제안, 조경분야 거버넌스 구축, 해외시장 공동대응 등 청사진을 제시했다. 창립식은 3월 3일 조경의 날에 한다. 신년교례회를 나오는 조경인의 표정도 가벼워졌다. “끝이 없을 것 같던 터널에 빛이 들어오는 것 같다”는 어느 조경인의 말도 또렷이 들을 수 있었다. 조경단체총연합에 거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조경인의 궁금증과 희망사항도 하나둘 늘고 있다. 먼저 조경단체총연합에 소속 단체의 목소리를 묶는 방법에 대한 의문이다. 특히 자연환경보전업 신설을 사이에 두고 환경복원단체와 조경건설단체의 간극을 줄이는 해법이 관심사다. 두 주체는 각자의 영역에서 환경복원사업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10여 년간 평행선 위를 달려왔다. 조경건설분야 안에서도 다른 생각이 있다. 전문건설과 일반건설은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와 조경식재공사 표준하도급계약서에 대해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그 밖에 조경분야와 국토교통부·산림청과의 관계설정, 정원 사업에 대한 조경인의 관점도 달랐다. 조경단체총연합의 참여대상에 대한 희망사항도 들었다. 일부 조경인들은 18개 단체 이외에 빠진 조경 주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학생층의 참여를 특히 강조했다. 1988년 산림조합법 개정과 같은 굵직한 조경분야 이슈에서 시위를 주도했던 전국 조경학과 학생연합회(이하 전조련)의 역사를 들추지 않아도 많은 조경인이 학생층을 조경분야의 중요한 주체 중 하나라고 말한다. 하지만 2013년 8년만에 극적으로 부활한 전조련은 조경단체의 무관심과 학생층의 저조한 참여로 제대로된 날갯짓 한번 못하고 다시 자취를 감췄다. 당시 관계자로부터 “전조련이 조경단체 행사의 자원봉사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 같았다”는 하소연을 들었다. 반면 2003년부터 도시설계학회가 운영하는 학생기자단은 하나의 주체로 당당히 인정받는 분위기다. 단체가 주최하는 토론회에는 학생이 패널로 참여해 전문가들과 나란히 라운드 테이블에 앉아 소신발언을 하기도 한다. 한 조경인은 “기존 단체를 묶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경학과 학생처럼 18개 단체에서 빠져있는 조경 주체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작업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다양한 조경인 생각과 요구를 조율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서 이사장은 한국조경신문 인터뷰에서 “연합체 구성에 전제는 모든 조경계 구성원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기득권을 내려놓은 수평적 위치를 강조했다. 투명한 단체 운영과 활발한 소통이 연합회의 중심기조로 뿌리내리면 꼬인 실타래도 풀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참여와 대화였다. “변화는 보통 사람들이 참여하고 이를 요구하기 위해 뭉칠 때 일어난다.” 조경분야의 새 변화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고별연설을 곱씹으며 소통하는 리더십을 기대해 본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지던 세월호 이슈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안에서 침몰해 30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그중에는 안산시 단원고에 재학 중인 학생들도 있었는데, 한 지역 사회 구성원이 250명이나 희생되는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안산온마음센터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에 대한 트라우마로 지난 한 해 동안 자살 위험 등이 우려돼 전문의 진료를 받은 피해자는 총 266명이다. 생존자 가운데서는 버스나 지하철 등을 탈 때 참사 당시 트라우마로 거부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고, 지지부진한 세월호 참사 규명으로 상실감과 죄책감에 시달리는 유가족들의 트라우마는 더욱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 안산 지역의 아픔과 상처는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해서 지역 사회의 상실감이 보다 높아지고,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만든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이 오히려 2차, 3차의 피해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안산은 세월호의 상처가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2015년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시행으로 지역의 놀이터가 폐쇄되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 사라진 놀이터는 마을을 떠난 아이들의 행복한 추억이 서린 장소로, 그들이 남긴 흔적이 마을 곳곳에 남아 있고 놀이터를 통해 아이들을 회상하는 학부모도 있었다는 것이 김도훈 안산시희망마을사업단장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밖에서 뛰놀던 아이들의 웃음소리조차 사라져 지역의 분위기는 더욱 침체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안산시희망마을사업추진단(이하 희망마을추진단)은 근본적인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문제를 주민들의 손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섰다. 희망마을추진단은 세월호 피해 당사자들의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극복하고,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상실감을 회복하기 위한 공동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희망마을추진단은 우선 잃어버린 놀이터를 복원하고 공동체 활동의 거점이 되는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공동체의 숲’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어린이들이 뛰어 놀 놀이터라는 공간을 복원하고, 공동체 활동의 거점으로서 놀이터에 대한 다양한 이슈를 생산하는 등 지역 주민들과 지자체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하지만 세월호란 주제에 직접적으로 접근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도훈 단장은 “재난에 대응한 다른 나라의 사례를 살펴보면, 비관적인 상황임에도 시민들에 의해 발생한 긍정적 감정은 사회적 유대와 열망으로 연결되고 재난이 사회적 회복력과 공동체 복원의 동력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안산시 단원구의 경우도 공동체 네트워크를 이루는 힘은 이웃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참여와 주체성을 바탕으로 희망마을 만들기를 실현하고자 한다”는 뜻을 밝혔다. 희망마을추진단은 올해부터 세월호 이슈를 보다 직접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상처를 보듬는 것을 넘어 재난의 비극적인 상황을 기록하면서 공동체 회복을 돕고, 슬픔을 긍정적 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제5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세월호 피해 지역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확정됐는데, 세월호 피해 지역의 상처 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정원문화를 통해 치유·회복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세월호 이후의 지역 사회에 대한 치유 문제는 이제 시작인 것 같다. 분명 우리가 언제까지 세월호에만 관심을 쏟을 수는 없겠지만, 아직은 촛불을 내려놓을 때가 아닌 듯싶다.
  • e환경과조경 그랜드 오픈, 환경조경 단체장 축사 송승용(한국조경수협회 회장) '환경과조경'은 지난 34년동안 조경인들과 함께하며 정보의 장을 마련하여 조경기술을 알리고, 발언의 장을 통하여 조경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게 하여 서로간의 소통의 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힘써왔습니다. 오랜 시간을 오직 조경산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기 때문에 국내 최고의 조경 언론 매체가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제는 그동안 모아왔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현재의 트렌드에 맞게 재창조하여 변화의 주역으로 앞서 갈 것으로 믿습니다. 그 결과물을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한사람의 조경인으로서 거는 기대가 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건설경기의 침체로 많은 조경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국가차원의 대규모 건설현장의 부재로 이어지는 이 어려움들을 이제는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하고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 할 때입니다. 신기술 습득이 문제가 아닌 조경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입이 절실한 때입니다. 이번에 그랜드 오픈하는 '인터넷 환경과조경'은 그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분수령이 되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조경수를 육성하는 조경인으로서 설계와 시공에 치우쳐 있는 현재의 조경이 생산, 설계, 시공 모두에 관심을 갖고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인터넷 환경과조경은 34년동안의 노력으로 얻어진 값진 결과물이 되어, 그 속에서 새로운 기회의 씨앗들이 또 다른 값진 결과물로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오픈을 축하드리며, '환경과조경'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 조경과 초기에 해당하는 1970년대 학번들의 이야기를 할까 한다. 그들은 처음이라는 데 대해 자부심이 대단했다. 육군사관학교의 경우를 예로 들면 이들은 11기부터 4년제가 됐는데, 명실공히 육사 1기라며 자부심이 대단했다. 이들이 하나회를 결성하고 전두환, 노태우를 대통령으로 만들 정도로 정권을 휘둘렀던 것 같이, 조경과의 초창기 멤버들도 자부심과 영향력이 대단했다. 1973년도에 서울대와 영남대에 조경학과가 생기고 그 후에 여러 대학에 순차적으로 조경과가 생겼다. 1970년대 조경 관련 교재가 귀하던 시절에도 조경과 학생이라면 시몬스John O. S imons가 지은 Landscape Archtecture라는 책은 복사판이라도 한권씩 다 가지고 있었는데, 조경이 무엇인지 개념이나 이념을 알기 위해 밤새 논하곤 했다. 똑같은 책을 읽어도 서로 조경을 생각하는 개념은 달랐다. 외부공간의 무한적인 확장에서부터 조그마한 소규모 공간까지 전부 우리의 영역인줄 알고 겁 없이 설쳤다. 그리고 자기의 주장을 펼쳤다. 그때 일반 사람들은 조경이 뭐하는 것인지도 잘 몰랐고 한국에서의 조경이라는 정의도 모호한 터라 교수들과 막걸리를 기울이며 서로 조경에 대한 토론도 많이 했다. 그만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신의 주장을 할 수 있었다. 우리는 그러한 주장을 개똥철학(?)이라고 불렀다. ‘무한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간격을 좁히자’는 말이 유행했으니 그때도 요즈음 말하는 ‘소통’이 매우 중요했던 모양이다. 그때 일화 중의 하나를 이야기하자면 Landscape Architecture 책에 환경에 대한 용어로 preservation, conservation, alternation, construction, destruction이 나온다. 모름지기 조경인이라면 preservation이나 conservation에 전념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alternation까지는 용인할 수 있어도 destruction까지 가서는 안 된다고 하는 이야기가 조경을 하는 사람들의 대명제와 같았다. 졸업생이 없는 상황이어서 건설회사를 다니는 조경과 사람이 아직은 없었으므로 construction이라는 단어도 조경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을 주는 시절이었다. 어쩌면 destruction이라는 단어는 조경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입에도 담지 말아야 하는 단어였다. 그런데 누가 교수 앞에서 자기가 졸업을 하면 현재의 조경계가 너무 엉망진창이니 불도저로 조경계를 밀어버리고destruction 새로이 건설construction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 후부터 그 학교에서 교수와 학생이 함께 막걸리를 마시며 토론하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기존 조경계의 구성원이자 조경이라는 학문을 처음 들여오는 데 기초를 닦고 노심초사한 사람으로서는 얼마나 가슴에 못을 박는 이야기였을지 지금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조경을 하려는 청년의 눈에는 별로 실력도 없이 초창기의 과일만 챙기는 사람으로 보였는지 모른다. 조경에 발을 디디는 젊은 사람의 기개는 높이 사야 할 것으로 이해했다. 1970년대에는 대학원이 있는 조경과가 없었으므로 초기 졸업생들 중에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사람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 진학한 사람이 많았다. 대학원 시험 및 면접장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몇 가지 할까 한다. 그때 환경대학원에 재직하던 교수들은 법학을 전공했거나, 교통, 정책 등을 전공한 사람이 많아서 식물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한 면접자에게 무엇에 관심이 많은지를 묻자 식물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러자 지금 학교를 오면서 본 수목의 이름을 말해 보라고 했더니 이 학생이 수목의 학명을 100여 개를 말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교수를 한방 먹인 셈이다. 어떤 수험생은 시험문제를 보니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래서 자기가 잘 아는 문제로 바꾸고 답안을 썼다. 면접에서 왜 문제를 바꿔 썼느냐고 교수가 묻자 하도 문제가 문제 같지 않아서 바꿔 썼다고 답했다고 한다. 교수가 대학원에 와서 무얼 배우고 싶냐고 묻자 당신들에게 배울 게 있느냐, 나는 공부하러 대학원을 왔지 당신에게 배우러 오지 않았다고 답한 일도 있다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이처럼 아는 것은 없어도 자부심과 정열, 패기는 넘쳤었다. 조경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던 시절이니 이들이 졸업 후 취직을 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조경이 뭐 하는지를 모르니 토목이나 건축과와 같이 경쟁해 여러 회사에 입사했다. 일부는 그대로 토목직이나 건축직으로 직장생활을 했지만, 직장에서 조경직이라는 자리를 공고히 다진 사람들이 많았다. 다행히 해외건설붐이 일면서 조경공사금액이 큰 중동으로 많은 사람들이 진출해 조경에 대한 경험을 쌓았고, 이들이 학교, 공사公社, 설계실, 대기업 등으로 취직해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직장을 구하는 후배들의 앞길을 열어주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직장인이란 기성세대에 편입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예전의 기백으로 사회생활을 좌지우지한 분들은 별로 많지 않았다. 역시 기성세대의 벽은 장구하게 높아서 단숨에 자신의 세상으로 만드는 일은 힘든 법이다. 어쨌든 이리하여 조경이 발전하고 지금의 상태가 됐다. 지금은 많은 조경인들이 조경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쏟아져 나오는 세상이 됐다. 전보다 훨씬 많은 지식으로 무장된 인력들이 나오지만 예전의 낭만과 철학을 논하며 밤을 새는 멋은 많이 줄었다. 그만큼 조경 분야도 정립이 되고 세련돼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만큼 조경이 왕성하게 번성한 나라도 드물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세계의 조경을 주도할 이론이 한국에서 나올 만도 한데 말이다. 곧 대입시험이 치러진다. 입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배짱 있고 기개가 넘치는 고등학생들이 조경과를 많이 지망해 더 훌륭한 조경인들이 많아지길 기대하면서 이 글을 쓴다.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 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 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 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 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 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 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 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요즈음 조경의 화두는 친환경, 생태, 자연스러움 등이 대세를 이룬다. 그러다보니 자연과 유사하게 꾸미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심어놓은 식물을 되도록 손을 대지 않고 자연스럽게 유지하려 한다. 그리고 자연의 생태계에 맞는 수종을 선택해 심으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경향이 옳은 방향인지는 차치하고라도 식재한 식물에 계속적으로 손을 가한다는 것(유지관리)은 인건비가 비싼 현실에서는 비효율적이다. 또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도 정형정인 조경에서 자연스런 경관연출로 변해가는 것이 현재의 추세다. 자연계에서 식물들이 조화롭게 자라는 것을 보면 아름다운 부분도 많지만 반드시 아름다운 경관만 연출하는 것이 아니다. 그 속에는 치열한 생존 경쟁이 있다. 식물은 움직일 수 없으니 자신이 좀 더 나은 자리를 차지하려 애써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고 어떻게 해서든 경쟁상대를 도태시키려 애를 쓴다. 그러니 그 속에는 죽음이 있고 식물이 기형적으로 자라는 것도 많다. 그리고 속으로 들어갈수록 지저분한 경관이 곳곳에 눈에 띈다. 죽은 가지, 썩어가는 나뭇잎, 뒤틀린 나무들… 어쩌면 아름다움과는 아주 먼 경관이 연출된다. 과연 조경이 이런 자연과 닮아야 하는 것일까? 조경이란 무엇인가? 경관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과연 무질서한 자연계를 닮아야 하는 것이 아름다운 것인가? 어차피 인간이 만드는 경관이 자연을 닮게 조성한다고 해서 자연스럽고 생태적으로 되는 것인가? 인간도 자연의 일부인데 인간이 만든 것은 생태적이지 않다는 말인가? 식물을 가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려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가미해야 하지 않는가?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도처에 자연이 널려있는데 산을 그대로 방치해 식물들을 경쟁시키면 그것이 최상의 경관이 연출되는 것인가? 여기서 왜 전정이 필요하며 전정이 조경의 큰 기술 중에 하나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조경의 기술 중에서 전정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이는 나무를 살리고, 조경 즉 경관을 아름답게 만드는 기본 기술 중의 하나다. 교과서에는 전정의 기본원리가 있는데 내 기억으로는 ‘수목의 정자세를 유지해라, 고사지, 교차지, 역지, 도장지, 평행지를 제거하라’와 전정은 ‘위에서 아래로, 밖에서 안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 등이 기술돼 있다. 이는 수목을 왕성하게 성장시키고, 아름답고 손쉽게 유지하는 방법이다. 수목의 기분이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인간의 관점에서 보는 경관의 연출법이다. 인간을 위해서 식물을 전정하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식물을 위해서 전정을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둥글게 구름이 피어오르는 모양으로 전정한 가이즈까향나무는 전정의 극치를 보여준다. 식물은 저렇게 둥근 가지 모양을 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은 그러한 가이즈까향나무의 모습이 친숙하다. 원추형으로 단장된 주목에서도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 인간의 이기심(?)이 토피어리를 만들어 놓고 즐거워한다. 잘못된 것일까? 그렇게 나무를 전정했지만 사람은 그 잘려나간 가지만큼 비료로 보상을 해 잎이 무성하게 자라도록 생육에 신경을 쓰며, 속가지의 죽은삭정이를 제거해 가지와 잎 사이로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해 주면서 나무의 생육이 조금이라도 잘못될까 공을 들인다. 나무도 느낌이 있다면 죽은 잎이 다 없어지고 통풍이 잘 되니 시원하게 생각할까, 아니면 잘려나간 가지의 아픔을 되새기며 힘들어 할까? 또 나무를 전정하는 데 정자세가 되게 나무를 전정하고 고사지, 도장지, 역지, 간섭지를 제거해 주면 나무도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잔가지가 다른 잎에 가려 죽었는데 몸에서 떨어지지 않고 달려 있어 자신의 성장에 방해가 되고, 자신의 몸에서 난 가지가 두 개 겹쳐서 바람이 불 때마다 서로 부대껴서 상처가 생기는 것(간섭지) 역시 나무가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때한 가지를 제거해 주는 작업을 하는 것은 나무도 좋아하리라 생각한다. 이렇듯 전정이란 나무에게도 좋은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생물은 자신의 성장과 번성을 원한다고 볼 때 전정을 한 나무가 생기가 넘치게 자라는 것을 보면 전정을 한 사람도 흐뭇할 때가 많다. 이런 의미에서 전정은 조경의 아주 중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전정은 우리가 감상할 때 좋아 보이게 하는 면도 강하지만 진정으로 나무가 잘 자라고 원기왕성하게 번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할 수 있다. 가로수로 심긴 나무는 보도블록에 갇혀 환경이 좋지않으니 가지도 뿌리분의 상태에 맞게 잘라야 하며 하부의 곁가지는 차량에 부딪치지 않게 전정해야 한다. 또 건물 입구에 서 있는 잘 전정된 주목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키우기보다는 원추형으로 깔끔하게 단장된 모습을 유지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이는 나무가 원하는 방향과 다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필요에 따라서 그렇게 나무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에 맞는 전정이지 않겠는가? 일부러 나무를 괴롭히고 학대할 필요는 없겠으나 목적에 맞는 전정은 꼭 필요하며 잘못된 전정은 지양해야 한다. 우리가 소, 돼지, 닭을 키워 인간의 목적에 맞게 유용하게 사용하듯 식물도 큰 원칙은 식물이 왕성하게 자라게 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인간이 원하는 방향으로 전정을 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잘못된 생각으로 나무를 자르는 데만 초점이 맞춰지면 잘못된 전정이라고 생각된다. 그냥 잘려나가는 가로수의 가지를 보면서….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 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 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 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 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 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 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 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외국에서도 우리나라 가든디자이너가 통할까?” 지난달 중순 업무차 한국에 온 황혜정 작가를 만났다. 그는 우리나라 가든디자인은 세계에 내놓아도 통하겠지만 전반적으로는 아직 보완할 점이 있다고 했다. 한국의 가든디자인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지만, 그것이 시공 품질까지 연결되지 않고 있다며 가든디자이너의 자질에 대해 말했다. 며칠 후 서울정원박람회 모델정원의 작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조경설계사무소에 다니고 있는 한 젊은 작가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는 “설계공모에 많은 작품을 내놓았다. 그런데 제출한 것들이 디자인으로만 남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작품이 끝나도 허전함이 남았다”고 말했다. 서울정원박람회에 참가한 이유도 시공까지 본인 손으로 직접해보고 싶어서였다고. 일주일 간격으로 만난 두 명의 작가가 공통으로 말한 것은 시공이었다. 특히 황혜정 작가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시공부터 유지관리로 넘어가는 프로세스에서 가든디자이너의 전문성을 강조했고, 설계사무소 소속의 모델정원 작가는 첫 시공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 황 작가의 지적도 모델정원 작가도 말하는 것은 하나였다. 조경과 정원의 차이다. 그동안 조경은 설계와 시공이 각각의 영역에서 이루어졌다. 대학에서도 설계 중심, 시공 중심으로 영역을 나누었다. 그런데 정원문화가 태동하는 지금, 과거 조경이 해왔던 관성만으로는 완성된 정원을 만들기 힘들다는 결론이 두 대화 속에 들어있었다. 그동안 다루는 스케일 차이로 조경이 정원을 포함한다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들어왔다. 그러나 정원 현장에서 일하는 작가들은 설계와 시공을 이원화한 조경교육만으로는 정원을 제대로 다룰 수 없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황 작가는 “영국에서는 정원의 설계와 시공, 여기에 유지관리까지 할 수 있어야 전문가로 불린다. 오히려 설치와 유지관리가 디자인보다 중시되는 경향을 띤다”며 스케일로 조경이 정원을 포함한다는 생각은 맞지 않고 프로세스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제는 부분이 아닌 완성을 위한 조경의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황혜정 작가의 손에는 오래된 굳은 살이 박혀있었다.
  • e-환경과조경(www.lak.co.kr)이 환경과조경의 공식홈페이지이자 독립적인 뉴스 매체로서 9월 1일 베타 오픈을 했다. 대내·외적으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고, 한 달이 지나는 시점에서 어떤 성과를 얻었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로 방문자는 몇 명이나 되는지, 뉴스나 이매거진의 콘텐츠는 많이 소비되는지, 주위의 평가는 어떤지 등등이다. 굳이 총평하자면 ‘격세지감’이라는 말로 대신해야겠다. 기자는 약 15년 전 환경과조경에 입사해서 라펜트가 론칭하기 전까지 환경과조경의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고 운영한 경험이 있다. 이후 종합 인터넷 매체에서의 경험 등을 바탕으로 대략의 페이지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조경뉴스에 대한 관심과 반응이 과거와는 많이 다르다’라는 것을 느끼는 데는 불과 며칠이 걸리지 않았다. 오픈 사흘만에 예상을 훨씬 웃도는 방문자가 몰리면서 홈페이지 접속에 문제가 발생했다. 홈페이지 규모 대비 초기 접속자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일시적으로 트래픽 용량을 올렸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방문자들로 오전이 지나지 않아 끊기는 일이 반복되면서 결국 대폭적인 서버 증설을 하고서야 정상적인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상대적이지만 대박이 아니라도 중박 이상이라는 평가는 가능할 듯싶다. 오픈 초기에 이런 성과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크게 3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본다. 우선 그간의 라펜트와 한국조경신문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라펜트가 일간으로 뉴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을 때, 회의적인 반응들이 꽤 많았다. 과연 조경분야가 그럴만한 뉴스가 있냐는 것이다. 심지어 주간으로 발행되는 한국조경신문에 대해서도 발행주기가 빠르다는 여론이 있었다. 하지만 이 두 매체가 조경인들의 습관에 큰 영향을 미친 듯하다. 지금은 많은 조경인들이 실시간으로 뉴스를 접하고 있고,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두 번째로는 페이스북의 힘이다. 친구 사이를 타고 확산되는 페이스북의 공유 기능이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다. 초기접속자의 상당수가 페이스북을 통해 유입됐고, 그 동력으로 고정 접속자가 증가되는 양상이었다. 과거 같으면 몇 년은 걸릴 만한 일이 불과 한 달 사이 벌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했다. 실제 e-환경과조경이 오픈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을 주변에서 찾아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세 번째로는 오랜 전통과 역사를 이어온 ‘환경과조경’이라는 브랜드도 큰 몫을 했을 것으로 본다. 환경과조경의 홈페이지니까 그만큼 폭발력이 컸으리라. e-환경과조경은 간편한 뉴스 솔루션을 적용한 홈페이지가 아니라, 고유 콘텐츠를 입맛에 맞게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콘텐츠 확장이 가능하도록 자체적인 기획을 통해 하나 하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에 많은 오류를 감수하면서도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 힘든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변화를 멈추지 않겠다는 포석으로 보아도 좋을 듯하다.
  • 지난 호에서 목도를 조경기능인이 갖춰야 할 중요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장비로 작업을 하니 목도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지고, 새로운 세대는 목도를 배우려 하지 않으며 배울 필요도 없다. 조경기능인이 목도 다음으로 갖춰야 할 기술로는 관목을 군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예전에 삼양동에서 일을 나오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기능인의 군식능력은 신기에 가까웠다. 군식을 하고 나면 거의 전정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관목의 높이를 잘 맞추고 모양새를 내 식재를 했다. 나무를 심으면서 도장지는 손으로 분질러 버리니 향후 특별한 전정을 할 필요가 없었고, 심은 후에 흙도 깔끔히 정리하니 관목 사이의 흙속에 자갈이 보이는 법이 없어 관수 후 자갈을 골라내지 않아도 됐다. 심는 속도도 아주 빨라 하루에 1500여 주는 거뜬히 심었다. 하루는 어느 공장을 조경하는데 부지가 아주 넓어 관목을 심을 곳은 많은데 비해 수목의 수량이 부족해 난감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기능공은 걱정 말라며 아메바 형태로 심을 자리만 그려주면 철쭉을 멋들어지게 심겠다고 공언했다. 형태를 그려주니 심을 곳을 갈퀴질해 중앙에 해당하는 부분을 약간 볼록하게 잘 정리한 다음, 키가 제일 큰 철쭉을 중앙에 심고 등고선 형태로 30×30cm 규격의 철쭉을 50cm 간격으로 심어 나갔다. 너무 간격이 넓어서 보기 싫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바닥의 흙이 훤히 보이지만 돌이 보이지 않게 잘 정리하면서 심어나가니 깔끔했다. 아메바 형태의 넓은 면적에 150여 주의 철쭉을 조금 거리를 두고 보니 중앙에는 나무가 바로 섰으나 외부로 갈수록 약간 외부로 기울어져 방사선 형태로 심은 군락이 마치 그림 같았다. 관계자들 중 너무 엉성하다든지 양만 늘렸다고 지적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몇 년 뒤에 그 공장을 갔더니 철쭉이 잘 자라 서로 가지가 붙어서 바닥에 흙도 보이지 않고 탐스럽게 모양을 갖추고 있었다. 널찍하게 심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 흐뭇했다. 물론 식재 후 가꾸는 사람의 공력이 많이 들어갔겠지만 말이다. 평수가 큰 고급빌라의 조경공사를 맡았을 때, 그 기능공이 군식을 잘 한다고 자랑했더니 담당감독이 그렇게 군식을 잘 한다면 아무리 물량이 많이 들어가도 좋으니 빌라 입구의 10m2 남짓한 공간에 철쭉을 마음껏 모양을 내 심어보라고 했다. 그러자 그 기능공은 물량을 최대한 늘려 심듯 뿌리를 포개 빽빽이 빈틈없이 심었다. 잔가지가 겹치고 정돈되게 올라온 것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군식한 철쭉 위에 고양이를 올려놓아도 나무가 흐트러지지 않게 심었다. 사용된 철쭉은 거의 1000주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른 봄 공사였는데 한 달 후에 철쭉꽃이 피니 잎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꽃만 보이게 심은 것이다. 감독도 소요되는 철쭉의 양을 보고 놀라 두 번 다시는 그렇게 하라고 하지 않았고 그 기능공이 일을 할 때는 옆에서 웃음을 머금고 지켜만 봤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그 빌라 앞을 지나 갈 때마다 그 철쭉 군식을 본다. 잔가지가 촘촘히 올라온 것이 보기만 해도 ‘잘 된 군식 처리란 이런 것이다’ 하는 생각이 든다. 또 한 번은 비탈면에 눈향나무로 피복식재를 하는데 두 사람이 식재에 참여했다. 한 무더기에 40여 주의 눈향나무를 군식 처리했는데, 20여 무더기를 식재한 것으로 기억한다. 식재가 끝나고 나니 ‘갑’이 식재한 눈향나무의 끝이 살아서 머리를 쳐들고 있는 형상이고, ‘을’이 심은 무더기는 두루뭉술하게 처리돼 있었다. 눈향나무의 끝이 살아서 생기가 넘치게 심은 형상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고 한 그루도 하자가 날 것 같지 않았다. 금세 무성하게 비탈면을 덮을 것 같은 활력을 느끼게 했다. 그 후 두루뭉술하게 식재한 ‘을’도 상당히 실력 있는 기능인이었지만 생기가 넘치게 식재한 ‘갑’에게 항상 오금을 펴지 못했던 걸로 기억한다. 식재를 할 때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어떻게 보고 다루느냐에 따라 똑같은 자재를 주었는데도 이토록 모양을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지 놀라움을 준 사례라 할 수 있다. 나중에 현장을 가니 식재한 눈향나무의 하자는 비슷하게 났으나 끝이 살아있는 나무의 성장은 훨씬 나아 보였고 몇 년이 지났는데도 실력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은 철쭉이나 회양목을 군식하라고 하면 그냥 빽빽이 심는다. 그러고 전정기계로 깔끔히 다듬으면서 모양을 잡는다. 군식능력이 별로 필요하지 않고, 실력 있는 군식 처리 기능인도 많지 않다. 자신이 식재한 관목이 어떠한 대우를 받는지 생각하는 기능인이 없는 것 같다. 높게 심은 것이 별로 어울리지 않으면 전정으로 잡으면 되고, 빠른 기간에 많은 물량만 처리하면 되는 시대가 돼 버린 것이다. 이렇듯 조경은 학교에서 첫 수업시간에 배우듯 도면으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은 예술이다. 기능인의 손끝에서 나오는 솜씨에 따라 아름답게 표현되느냐 아니냐가 결정될 때가 많다. 물론 자재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훌륭해 그냥 던져 놓아도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고급자재라면 시공하는 기능인의 능력이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므로 이런 솜씨가 좋은 기능인이 필요한 것이다. 처음 조경 일을 하면 삽으로 나무를 심을 구덩이를 파고, 물이나 떠 나르고, 잡일을 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조경기능인으로 칼(전정가위)을 차고 다닐 정도로 인정을 받으려면 상당한 숙련이 돼야 한다. 예전에는 목도도 못하고 군식도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 전정가위를 차고 다니면 기술자들이 핀잔을 주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경밥을 조금만 먹었다 하면 전정가위를 옆구리에 차고 다닌다. 예전에도 전정가위를 차고 다닌다는 것이 뻐길 정도의 자랑스런 직업(?)은 아니었을 것이지만, 조경기능인들의 기술에 대한 자부심은 있었다. 기능인력은 고령화 돼 가는데 신규로 조경 기능을 배울 사람은 없는 현실을 볼 때마다 시공업계의 앞날이 어두워서 걱정이다.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 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 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 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 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 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 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 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올해 어느 때인가부터 일 때문에 속이 쓰리면 인류사 책을 짬짬이 읽었다. 저마다 두꺼운 책 중 앞부분, 정원과 조경의 시작이 궁금해서 시간을 거슬러갔다. 복잡다단한 현실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대략 1만 년 전 농업 혁명이 일어나던 때다. 여기서 실용적 가치와 심미적 가치를 따져서 농업과 정원을 엄밀히 구별한다는 것은 꽤 난감한 주제다. 그보다는 우리 인류가 나름의 목적과 의도를 지니고 자연을 가꾸는 행위를 시작했다는 데 초점이 있다. 사들인 여러 권의 책 중에서도 유독 기억에 남은 것은 올해 인문학 부문 베스트셀러 순위에 상당 기간 올라 있던 『사피엔스』. 이스라엘의 역사학자인 저자 유발 하라리는 1만 년 전 지구에서 벌어진 혁명에 대해 다소 도발적인 견해를 내놓는다. 알고 보면 농업 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라는 것이다. 몇몇 고고학적 증거를 통해 밝혀졌듯이 초기 농업인의 영양 섭취와 건강 상태는 이전 시기 수렵 채집인에 비해 상당히 열악했다. 농경을 시작한 결과 정착 생활을 하고 발아 단계의 도시와 문명을 창조했지만, 어찌되었든 농지를 돌보기 위해서 전에 없던 가혹한 노동이 줄기차게 필요했다. 인류라는 종의 관점에서는 개체수가 급격하게 늘었으니 진화의 법칙에서는 성공한 셈이지만, 인간 개체의 입장에서는 처절하게 실패한 혁명이었다. 인류가 거대한 진화의 법칙에 속은 것이다. 더 매몰차게는 밀이나 쌀을 비롯한 일부 곡물의 성공적인 생존 전략에 인류가 선택 당했을 따름이다(고정희의 책 제목 『식물, 세상의 은밀한 지배자』는 이런 의미에서 더욱 절묘하다). 150억 년 전 물질과 에너지가 모인 아주 작은 점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대폭발하면서 생겨나 지금도 끊임없이 팽창하는 우주. 언젠가는 다시 수축하면서 원래 블랙홀로 돌아가기까지 우주론과 물리학으로 설명하는 시간과 공간. 그 망망한 흐름 속에서 잠깐 미미하게 살다가 다시 먼지로 돌아가는 셈이니 인간의 비루한 삶이란 애초부터 그랬던 것이다. 또 지구에 터를 잡은 생명체라면 어쩔 도리 없이 도도한 진화의 법칙에 매일 수밖에 없다. 법칙으로 환원되는 세계는 치밀하고 지루하며 끔찍하다. 하지만 유발 하라리는 작은 출구 하나를 열어 두었다. 터키에 있는 괴베클리 테페는 약 1만 2천 년 전의 유적이다. 20여 곳에 달하는 기념물을 이루는 돌기둥은 총 200개 이상이고, 가장 큰 것은 무려 높이 5.5m, 무게 7톤이었다. 또 미처 완성하지 못한 50톤의 돌기둥이 근처 채석장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놀라운 점은 이 유적의 건설 시기가 농경의 시작보다 앞선다는 사실이다. 또 이 유적에서 30km 떨어진 카라사다그 언덕은 밀의 변종이 최초로 생겨난 발상지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수렵과 채집을 겸하던 모종의 집단이 어쩌다가 먼저 공동체를 이루고, 종교를 비롯한 자신의 문화와 신념 체계를 만들었으며, 이를 배경으로 아직까지 목적을 알 수 없는 거대한 기념물을 지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예상 밖으로 농업 혁명은 실용적 목적보다는 이런 사회 문화적 동력에 의해서 생겨난 것일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오로지 과학의 법칙으로만 인간 환경을 설명할 수 없다. 초기 인류사를 통해서 짐작하는 정원과 조경의 탄생은 대략 이런 풍경이었다. 현실로 돌아온다. 2013년 제정ㆍ공포한 ‘한국조경헌장’은 조경의 영역, 대상, 과제를 논하기에 앞서 우리가 지향하는 ‘조경의 가치’를 강조한다. 생명의 원천인 ‘자연적 가치’를 앞세우고, 평등한 공공 환경을 통해서 구현하는 ‘사회적 가치’와 인류의 인문적 자산을 존중하는 ‘문화적 가치’를 더불어 강조하고 있다. 여러 사람이 오랜 기간 고민하면서 정리했을 헌장의 문구 하나하나에 격하게 공감한다. 여러 해의 실무 경험 속에서 어렴풋했던 생각이 텍스트로 명징하게 드러난 느낌이다. 이 추상적인 텍스트가 우리가 매일매일 행하는 업무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다 뚜렷하게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일상에서는 우리가 추구하는 이 모든 가치를 억누르는 경제 논리가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바로 경관과 환경까지도 ‘매끄러움’과 ‘영원함’을 기준으로 재단하려는 욕망의 상품이다. 대지와 재료의 물리적 특성과 식물의 생물학적ㆍ생태학적 한계를 조심스레 따지기도 전에 이미 경관을 설계하는 자의 선택은 자유롭지 않다. 사례는 흔하다. ‘멋진 건축물 준공 사진을 찍으려는데 옥상에서 알아서 잘 자라는 사계절 잔디 품종은 무엇인가?’, ‘가파른 아파트 대지에 불가피하게 생긴 수십 미터 옹벽을 덩굴 식재로 가리려면 몇 년이 걸리는가?’ 이 정도 난이도는 ‘우리 일은 하느님과 동업’이라 나도 정확히 알 수 없다며 농으로 슬쩍 눙친다. 하지만 ‘군식한 나무가 십 수 년이 흐른 뒤에도 서로 피압되지 않도록 간격까지 정확하게 예측해서 식재하라!’는 소리를 들으면 슬슬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나아가 ‘몇 년 지나면 교체해야 하는 목재는 쓰지 마라!’, ‘향후 관리를 고려한다면 외부 공간에서 유용한 재료는 결국 돌 밖에 없다!’ 이쯤 되면 시설물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표정 관리가 힘들어진다. ‘알아서 시공할 테니 멋진 ‘그림’만 내놓아라!’, ‘나라면 예상한 공사비의 절반 정도로 충분히 아름답게 연출할 수 있겠는데!’ 매끈한 이미지와 불변하는 경관을 고집하는 태도를 대할 때마다 무엇보다도 더 우려되는 사실은 울퉁불퉁한 우리의 삶에서 노동의 흔적을 지속적으로 무시하고 은폐한다는 점이다. 멀고도 멀다. 우리가 하는 일을 이해하고 가치와 철학을 함께 하는 것이 언제쯤이면 가능할까. 빈 들판을 바라본다. 여기저기 무더기를 이루며 핀 꽃들은 저마다 아름답다. 바람에 흔들리기만 해도 생존과 번식에는 더없이 충분할 텐데, 바라는 것 없이 꽃은 어찌 저리 예쁠까. 몇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 철학자 한병철의 최근작 『아름다움의 구원』에서 빌린다면, “꽃의 아름다움은 모든 경제로부터 자유로운 사치”이며 “강제나 목적이 없는, 자유로운 유희의 표현이다.” 효과적으로 적응한 개체만이 살아남으며 자손을 더 많이 퍼뜨리는 것만이 생명의 유일한 목적이라는 걸 애써 부인하려는 몸부림일까. 삶의 에너지를 기울여 꽃피우는 어쩌면 슬프고 형형한 외침은 아닐지. 이렇게 보면 알 것도 같고 저렇게 보면 모를 것 같은 손에 닿을 듯 가까운 피안이다. 자연과 사회와 문화가 접점을 이루는 심오한 깨달음의 전위에서 우리가 일하고 있다. 그리고 함께 깨닫는다면 우리는 조금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허대영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1999년부터 18년째 조경설계사무소에서 일하고 있으며, 느슨한 설계연대를 지향하는 스튜디오 테라(STUDIOS terra)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7년 전부터는 개인 주택정원, 어린이 집과 학교의 외부 공간, 놀이터, 가로 공원, 호텔 조경설계 및 감리 등 하나하나 성격이 다른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수행하고 있다. 공간을 설계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나중에 그 곳에 머무는 사람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땅에 뿌리를 박고 실천하는 조경 설계 공동체를 꿈꾸고 있다. 『철새협동鳥합』을 여럿이 함께 쓰고, 제프 마노의 『빌딩블로그』를 함께 번역했다.
  • 얼마 전 안양으로 예비군훈련을 다녀왔다. 지난해까지는 마포구 망원동 소속이라 고양에 위치한 훈련소로 훈련을 받으러 갔다. 올해 초 관악구 신림동으로 이사하고 주소지를 옮겼다. 신림동은 안양에 있는 훈련소를 이용해야 해서 낯선 곳으로 훈련을 받으러 가게 됐다. 예비군 통지서와 인터넷, 지역주민의 안내를 통해 약 2시간이나 걸려 겨우겨우 훈련장에 도착했다. 요즘은 9시에서 1분만 초과해도 들여보내 주지 않아 시간을 넉넉히 잡아 여유롭게 갔다. 근처에 훈련장이 여러 개 위치한 경우 혹시나 훈련장을 잘 못 찾는다면 다음에 다시 가야 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연차가 아무리 찼더라도 신분 확인을 끝낼 때까지는 조금은 졸이는 마음으로 기다리게 된다. 다행히 주변에 다른 훈련소가 없어 맞게 찾은 듯 했고 각 동별로 구역을 나눠 신분 확인 및 접수를 진행했다. 신림동 줄에 서서 기다리다 내 차례가 왔는데 어찌된 일인지 명단에 내 이름이 없었다. 조교가 아무리 뒤져보고 검색해 보아도 난 신림동 소속이 아니었다. 접수가 끝난 서림동 소속 접수대에서 미접수자 명단을 방송해 간신히 내 위치를 찾았다. 알고 보니 신림동은 과거 행정구역이 13개로 나눠져 있었고, 현재 13개 동이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분리된 것이다. 사는 곳 주소는 분명 신림동이지만 행정구역상 나는 서림동 주민센터에 속한 주민이었다. 분류가 애매하지만 어쨌든 명확한 소속을 찾아 안정을 찾았다. 최근 조경학과는 학문영역의 소속이 불분명해져 불안한 상황이다. 한국연구재단은 산림과 조경을 통합된 학문으로 분류하고, 교육 정책의 근거자료가 되는 통계청 한국표준교육분류에서도 조경은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지 못했다. 심지어 타 분야에서 주장하는 ‘조경 건축’이란 용어가 건축에 속한 한 분야로 분류돼 있는데, 통계청 관계자는 ‘조경’이 틀린 용어가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조경이란 용어조차 정통성을 다른 용어에 빼앗길 처지다. 국내에서는 1970년대부터 조경학과가 만들어졌다. landscape architecture를 조경으로 번역하고 학과를 만들어 40여 년을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공간이 조경의 이름으로 만들어졌고, 조경진흥법이 제정됐음에도 조경이 독자적인 학문영역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조경에 대한 인식을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학문분류에도 여기저기 이름은 보이지만 독자적인 영역은 불확실하다. 빨리 제자리를 찾아야 안정감을 찾을텐데, 조경분야의 대처는 지지부진하다. 조경학이 표류하는 동안 학생들도 흔들리고 있다. 관련 기사를 접한 한 학생은 심각하게 한 마디 했다. “저는 어디로 가야 하죠?”
  • 서울시와 야당, 시민단체들이 국토교통부와 용산공원 계획안에 대해 강하게 성토하고 나서면서 용산공원이 다시 정치적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 8월 23일 국회에서는 서울시와 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용산공원시민포럼이 공동으로 ‘용산공원에 묻다’라는 주제로 ‘용산공원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공원 관련 전문가들을 비롯해 김종인 더민주 대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 변재일 더민주 정책위원장, 성장현 용산구청장 등 굵직한 야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정부에 용산공원 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강하게 요구했다. 이날 제기된 내용은 기존 용산공원 계획안은 사전조사도 없이 나온 졸속적인 계획이며, 국토부가 구시대적인 정부 주도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에 참가자들은 ▲면밀한 조사부터 시작해 긴 시간을 두고 천천히 조성하되 ▲계획부터 조성, 운영관리까지 시민참여 방식으로 전환하여 ▲각종 추가된 계획으로 줄어든 터를 온전하게 회복해 공원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한마디로 “기존 용산공원 계획안은 잘못된 계획이므로 판을 다시 짜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꺼낸 카드가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의 전면 개정이다. 조명래 교수는 최초로 조성되는 국가공원인데도 국가성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었다면서, 이 법에 ‘국가공원’의 성격을 정의하자고 말했다. 그리고 서울시가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시민 주도 방식, 터 복원, 장기적인 계획 수립 근거, 시설 이전 방안 등을 규정하자고 했다. 안타깝게도 모든 잘못의 원인은 국토부를 향하고 있다. 지금 용산공원 사업은 “국토부 담당 공무원과 친 국토부 전문가, 영혼 없는 용역사가 주체가 되고, 시민은 그저 관객”이라면서, 국토부의 폐쇄적인 조성과정에서 문제를 찾는 분위기다. 사실 국토부가 이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있어왔다. “공원을 만들어 본 적도 없는 국토부가 용산공원을 만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인데, 국토부 입장에서는 뼈 아픈 지적일 수도 있고, 중앙부처가 직접 공원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항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정치적 의도라고 폄훼하기에는 그간 도시공원에 등한시한 국토부의 행적을 부인하기 힘들 것이고, 중앙부처가 공원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면 용산공원을 못 내놓을 이유가 없는 셈이 된다. 무슨 답변을 해도 국토부가 ‘자가당착’에 빠지게 됐다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녹색 패러다임에 대한 국토부의 전환적인 모습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 박광윤
    • 2016-09-04
  • e-환경과조경을오픈하며 급변하는 인터넷 정보화 시대의 물결에 발맞추어 창사 34주년을 맞이하는 환경과조경의 공식 홈페이지, e-환경과조경이 드디어 새로운 모습으로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조경 문화 발전소’를 꿈꾸며 리뉴얼된 <환경과조경 laK>은 설계, 비평, 이론을 중심 내용으로 다루며 그동안 조경 담론과 비평을 나누는 사회적 소통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습니다. 또한 <에코스케이프 ecoscape>는 환경, 생태 복원, 조경 시공, 조경 자재 등으로 폭을 넓히고 신소재·신공법 소개와 현장 탐방 코너를 신설하여 현장에서 땀 흘리는 조경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는 등 업계의 뉴스와 동향을 보다 신속하게 독자 여러분들에게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 <환경과조경>과 <에코스케이프>의 전문적 깊이와 풍부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인터넷 기반에서도 실시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여 동시대에서 요구되는 매체의 시간적‘동시화(Synchronization)’를 이루고자 합니다. 또한 조경과 건축, 도시 등 업역의 경계를 넘어 매체 접근의 공간적인 한계를 극복하면서 지식 혁명 시대의 에너지원인 무한한 지식의 공급처로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 속에서 새롭게 오픈하는 환경과조경의 홈페이지는 조경 미디어 지형의 변화를 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조경 멀티미디어 공간이자 인터페이스를 통해 조경 콘텐츠의 유통을 극대화하여 독자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네트워크 공간이 될 것입니다. 다양한 문화적·매체적 콘텐츠가 실험되고 혼융되는 조경 콜라주 공간이 될 것입니다.새로운 홈페이지의 오픈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사랑과 관심을 기대하며 힘찬 출발을 시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발행인 박명권
  • 보통 졸업 시즌이 되면 학생들은 취업 준비로 바쁘다. 하지만 조경학과 학생들은 졸업작품 준비에 여념이 없다. 조경학과 학생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관문이다. 대개 졸업작품은 한 학기 동안 하나의 대상지를 정해 가상으로 설계를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작품 마감일까지 밤낮 없이 과제에 몰두하고 매 시간 설계와 싸움이다. 졸업작품 대상지와 주제를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등의 공모전에 맞춰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학생들도 있다. 학교와 마을이 연계해 졸업작품을 실제 대상지로 옮기기 위한 작업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대학을 다니면서 쌓은 역량을 집중적으로 쏟아내는 작업이 졸업작품이다. 졸업할 준비가 됐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물인 만큼 중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또한 4학년이 되면 조경기사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졸업작품과 자격증 준비라는 두 개의 큰 이벤트를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개인에 따라 공모전이나 다른 진로 준비까지 추가로 함께 진행하는 학생들도 있다. 학생들은 졸업작품에 매진하고 자격증 준비를 뒤로 미룰지 졸업작품을 포기하고 시험을 준비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기도 한다. 둘 다 성취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많은 학생들이 우선순위를 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된다. 그런데 조경학과 학생들에 따르면 최근 대학가에는 조경기사 무용론이 확산되고 있다. 조경기사의 난이도는 다른 관련 자격증에 비해 어려운 데도 실무에서 큰 메리트가 없고,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채용으로 인해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에 지원하는 데는 다른 자격증이 더 유리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전국 4년제 대학 24개 조경학과 4학년 학생 733명에게 물어본 결과 이 중 조경기사를 취득하겠다는 학생은 391명으로 53% 정도에 불과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수험자 동향 데이터에 따르면 조경기사 응시자는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산림청은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산림자격 요건에 조경기사를 포함하겠다고 조경분야와 합의했다. 조격자격제도에 개선할 과제들이 아직 산재해 있는데도 이후 조경자격관련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조경계, 도대체 뭣이 중헌디?”
  • 지난 3월 3일 일명 국가도시공원법이라 부르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우여곡절 끝에 통과된 법률이었고 모두가 기뻐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법률안에는 국가도시공원이라는 이름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국가도시공원법을 발의한 정의화 전 의원의 의안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처음 국회에 접수된 의안은 ‘공원일몰제로 사라지는 공원면적을 국가가 매입해 국가도시공원으로 조성하자는 것’이 골자였다. 그러나 국토위, 법사위를 거치며 ‘국가가 국가도시공원을 조성한다’는 전제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법안을 발의한 정의화 전 의원은 당시 노동 관련 5개 법안 직권상정을 두고 청와대, 새누리당과 각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9부 능선 앞에 당도한 국가도시공원법을 처음 멈춰 세운 것은 정치권이 아닌 강호인 국토부 장관의 입이었다. 강 장관은 소관위인 국토위심사까지 마친 국가도시공원법 심의를 법사위에서 더 늦추자고 했다. 재정부담 때문에 기재부와 협의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경산업을 육성시켜야할 기관의 장이 공원녹지를 늘리기보다 국가재정을 걱정하며 책임과 직무를 다하지 못했다. 그가 국토부 장관에 임명된 지 갓 한달만에 벌어진 일이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7월 22일, 국토부가 국가도시공원법 하위법령인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가도시공원에서 국토부 장관은 국가 기념사업과 관련한 시설, 보전 필요성이 큰 자연경관과 역사·문화유산에 관해 일부를 지원하도록 했다. 전체가 아니다. 게다가 공원조성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토지매입과 공원시설 설치 비용은 지자체로 떠넘겨 버렸다. 지자체가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받으려면 ‘100만m2 면적의 도시공원, 8명 이상으로 구성된 운영·관리 전담조직, 도로·광장, 조경시설, 휴양시설, 편익시설, 공원관리 시설’을 갖고 있어야 한다. 기존의 대형공원에 국가도시공원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가도시공원의 이름을 달기 위해 열악한 지방재정으로 신규 공원을 조성하기는 쉽지 않다. 국가의 예산지원은 미비하고, 지자체에 요구하는 것이많기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비록 이름뿐인 국가도시공원법이지만법률 개정으로 보완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토부의 의지도 중요한데 강호인 장관이 한 말을 떠올리면 긍정보다는 부정에 가깝다. 나비의 날갯짓 한 번이 지구 반대편에 폭풍을 일으키듯, 누군가의 말 한마디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직무와 본분을 망각하고 기재부의 대변인이 됐던 그 사람의 말 한마디가 우리 동네에 들어섰을지 모르는 공원을 사라지게 했다.
  • 올해 기상청의 장마철 예보는 자주 어긋났다. 최근 수년간 장마철 예보의 정확도는 50% 내외에 머물렀고 올해 결과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기상청은 지난 2월, 일기예보를 위해 500억 원이 넘는 슈퍼컴퓨터까지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럼에도 예전보다 정확도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정도다. 장마철 조경시공현장은 기상청의 예보에 민감하다. 여름철 열기에 수목이 견뎌 내려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고 비가 올 때와 안 올 때의 대처 방안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호남지방에 있는 한 시공현장은 20여 일이 넘게 비가 오지 않았는데, 이 현장을 담당한 소장은 기상청에서 매번 비가 온다고 예보해 조치를 취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현장소장은 “기상청에서 아예 처음부터 비가 안 온다고 했으면 관수작업을 미리 했을 것이다. 매일 소나기라도 온다 하고, 비가 조금이라도 온다 하고, 오전엔 안 오지만 오후엔 온다고 그랬는데 3주째 비가 오지 않았다. 결국 내일 현장에 물차를 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물차를 대기 위해서는 차를 수배하고 사람, 물통, 호스 등 장비를 준비하는 데 보통 하루에서 이틀 정도 걸린다. 하루에 물차 한 대를 사용하면 40~50만 원 정도가 든다. 현장 규모에 따라 한 번에 수천만 원이 들기도 한다. 천재지변으로 수목이 고사하는 경우는 시공사에 하자 책임이 없다. 하자 책임 기간에 수목이 고사하면 시공사가 책임을 지게 되는데, 하자의 원인을 판명하는 과정이 어렵기 때문에 시공사 입장에서는 최대한 나무를 많이 살리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경공사에 관리비는 대부분 포함되지 않아 자비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물차를 쓰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그래서 여름철 시공현장에 비가 오면 돈을 벌었다고 한다. 비가 온다고 했는데 오지 않으면 하자 위험이 크다. 일기예보는 작업 일정을 정하는 데도 영향을 준다. 공사를 하기 위해서는 전날 점심때까지 작업자들과 장비, 자재 등을 세팅해야 한다. 비가 오면 공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다음날 날씨를 듣고 소장이 판단해서 작업을 결정한다. 날씨로 인해 작업 일정이 변경되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지만 올해 일기예보는 유난히 많이 틀려 특히 어려움이 많았다고 시공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기상청은 각종 기상자료와 컴퓨터, 일기예보 모델, 예보관의 경험과 판단을 종합해 날씨를 예보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충분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연구 인력이 예측 모델을 지속적으로 보정해야 하고, 이를 해석하는 예보관의 경험과 식견이 중요하다. 하지만 국내 기상 관련 연구원은 근무여건이 열악해 이직률이 높고, 인력 충원이 쉽지 않아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일기예보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다. 관련 분야의 여건이 열악하다면 상황을 개선하고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기상청의 역할일 것이다. 날씨 오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된다.
  • SOC 사업이 예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토부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2016년 국토교통부의 SOC 예산이 지난해보다 9917억 원이 줄은 20조 7632억 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올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SOC 사업이 빠졌다. 추경에서 SOC 사업이 빠진 것은 2005년 이후 11년 만이다. 건설 관련 전문 언론매체까지 SOC 쇠퇴기라는 표현을 공공연히 사용하고 있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지난 7월 국토교통부가 ‘제1차 국가도로종합계획안’을 공청회에서 공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국토부는 2020년까지 도로건설에 73조 7000억원을 투입한다. 예산은 현재 4193km인 고속도로의 총연장을 2020년까지 5131km로 늘리는 데 사용된다. 2017년부터 적용된다면 1년에 18조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SOC 사업이다. 1차 계획이기 때문에 2차, 3차 사업으로 연결되면, 이 계획을 근거로 국토부의 도로 예산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제 시선을 공원일몰제로 돌려보자. 2013년 기준으로 장기미집행 시설 집행을 위한 추정사업비는 약 139조 원이다. 재정 규모가 작고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자체가 부담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2013년 전 지자체의 도시·군계획시설사업 관련 예산이 약 1.2조원 집행에 그쳤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민간개발도 전체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숫자로 보면 아직 미비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도시공원 내 개발행위를 반대하는 시민단체 목소리까지 가세했다. 전문가들도 국가의 적극적인 예산 지원이 2020년 공원 대란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사회가 변화하고 산업도 변하고 있는데, 국토부는 왜 다시 토건시대로 돌아가려는지...” 한 조경업체 관계자는 과거 조경계가 국토부로 제안한 녹색기반(그린인프라)산업을 내버리고 있다며 상대적 박탈감을 드러냈다. 설상가상 2020년 공원 대란을 완충할 수 있었던 국가도시공원까지도 국토부가 조성하지 않게 됐다. 국토부 장관의 의지부족이 하나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많은 조경인들은 조경직 한명 없는 국토부의 조직 체계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았다. 한 조경단체 관계자는 “국토부 조직 안에 토목과 건축직이 다수인 상황에서 조경정책을 사업으로 반영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만큼 힘들다. 팔은 안으로 굽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이나 국가도시공원도 사실 정부의 예산확보 의지가 부족했다라기보다는 도로와 댐, 항만 건설에 밀린 것일지도 모른다는 주장도 있었다.
  • 흥선대원군은 경복궁을 중수할 때 근정전 기둥을 나르기 위해 전국의 목도꾼을 불러 모았다. 중장비가 없던 시절에는 기둥 하나를 들어 나르는데 300목으로 계산했다. 기둥 하나를 옮기는데 300명의 목도꾼이 달라붙었다는 이야기다. 아마 300여 명이 목도를 하려면 힘의 균형이 맞아야 하니 북을 맨 사람이 앞에 섰을 것이다. 그리고 북을 한 번 ‘둥’ 하고 치면 목도꾼들이 한 발짝씩 발을 옮겨 놨을 거다. 그 북소리에 힘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300여 명이 동시에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은 장관이었을 것이다. 목도꾼이 다 사라지기 전에 이벤트 행사로 한 번 재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예전 조경식재기능인의 기본 조건은 목도였다. 장비가 없던 시절에 조경 일은 나무의 굴취, 식재, 조경석쌓기 등을 하기 위해 무거운 소재를 나르는 일이 많다 보니 목도로 모든 자재를 날랐다. 조경기능공은 목 뒤에 굳은살이 박여 뭉툭하게 혹이 하나 더 있는 것 같은 사람이 많았다. 목도는 힘의 균형이 매우 중요하다. 여간 힘이 센 사람도 목도를 해 보지 않았다면 목도를 많이 한 사람의 기술을 당할 수가 없어 목도채를 목 뒤에 걸고 같이 일어서다가 고꾸라지기 일쑤였다. 수목을 목도해 일어서려면 목도채의 길이나 밧줄을 뿌리분에 거는 위치에 따라 힘이 주어지는 것이 다르니 당연한 이치다. 나무는 길이가 기니 앞에서 뿌리분에 밧줄을 걸고 목도에 능한 사람이 서고, 뒤에서 나뭇가지(우죽)를 잡는 사람이 필요하다. 가지를 잡는 것은 당연히 신참들의 몫이다. 여기에도 오묘한 기술이 있어 밧줄을 앞으로 걸면 목도하는 사람에게 별로 힘이 들어가지 않고 우죽을 잡는 사람에게 모든 힘이 가해져 아무리 힘이 센 사람이라도 일어서기조차 힘들다. 이렇게 신참들이 오면 골탕을 먹이곤 했다. 그러고는 한마디 내뱉었다. “예전부터 우죽 잡는 자식은 낳지도 말라는 말이 있다”라고. 모욕을 줘서 기를 꺾기 위함이리라. 그렇게 이야기하는 자신도 우죽을 잡고 뒤따라 다니던 과정을 겪으면서 기능인이 되었을 터인데 말이다. 목도를 하기 위해서는 목도채가 필수다. 재료는 나무였는데 재질이 단단해야 하나 무거워서는 안됐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고 즐겨 쓰는 목도채의 재질은 은사시나무다. 1970년대 은사시나무는 도처에 있어서 구하기 쉬웠다. 또 나무의 재질이 물러 깎기도 좋고,질겨 잘 부러지지도 않았으며 가벼워서 사람들이 선호했다. 조경반장들은 목도채와 목도바, 조경석을 쌓을 때 필요한 쿠사리줄(쇠줄)을 항상 애지중지하면서 마대에 가지고 다녔다. 서울지방에서 목도를 잘 하는 기능인들은 겨울철이 되면 조경식재공사를 할 수 없으므로 주로 남쪽으로 가서 열차철로를 받치고 있는 침목이나 전신주를 나르거나, 경계석을 목도로 져 나르는 공사에 투입되곤 했다. 이런 일도 발이 넓고 일을 잘 물어오는 유능한 반장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행운이 었다. 서로의 팀워크가 맞아야 하고 사람의 인간성이좋아야 반장이 데리고 다니며 일을 한다. 지방생활을 오래하다 보면 집에서 일을 다닐 때와는 달라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사고가 날 수 있으니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차원이었다. 일을 따라가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은 겨울철에는 마냥 놀아야 했다. 겨울철에 일거리가 없으나 집에서 빈둥거리기가 미안한 조경기능인은 아침도 못 먹은 채 평소에 자신을 불러 일을 시키던 농원 등지로 출근했다. 농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보통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었는데, 농원의 한 귀퉁이에 지어놓은 가설건물에서 주로 고스톱이나 윷놀이 등으로 소일거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시골에 싼 나무가 났다는 통보가 오면 출장을 가곤 했다. 그곳에 가서 노름하는 것을 구경하거나 서성거리고 있으면 점심때 돈을 딴 사람이나 화원의 주인이 자장면 한 그릇을 시켜주곤 했다. 동시에 소주도 한 잔 걸치니 금방 취했다. 술도 취했고 돈도 못 벌어오니 집에서는 저녁을 먹었다고 말하고 자는 경우가 하다했다. 겨우내 이런 생활을 하면 건강이 어떻게 될지는 불 보듯 뻔하다. 이런 와중에도 집사람에게 돈을 만 원 정도 얻어다가 평소에 고용해 주던 농장 주인이나 조경업체 사장들에게 밥을 사러 오는 사람도 있었다. 봄철에 일이 시작되면 자신을 가장 먼저 불러 달라는 것이다. 봄이 돼 조경 일이 시작되면 목도 일도 시작되는데, 힘이 장사이던 사람들이 봄에 처음 일을 시작하면 맥을 못 쓰는 경우를 종종 봤다. 일을 시작하고부터 매일 삼겹살에 소주를 사 주면 일주일 정도가 지난 후 부터 예전의 힘이 돌아온다. 그때부터 가을까지의 대장정이 시작된다. 많은 기능인들이 구파발이나 삼양동 쪽에 살았는데 자기들끼리는 구파발패, 삼양동패로 불렀다. 그리고 자기들의 실력이 더 낫다고 자랑했다. 구파발에서 조경을 하는 사람들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지역에 농원이 많아 조경에 대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고,삼양동쪽은 6.25 이후부터 조경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았다. 이렇게 조경기능공의 세계가 양분돼 있다가 서울의 강남 일대가 개발되면서 그 주변 화원들의 집성촌이 생겼고, 이에 따라 원지동패, 천호동패등 많은 조경기능인 그룹이 형성됐다. 1990년대부터 신도시가 건설되고 건설경기가 활성화되면서 조경기능인의 어려운 여건은 많이 해소됐다. 기술이 좋으면 서로 데려다 쓰려 하고 대우도 많이 나아졌다. 더욱 좋아진 것은 장비를 활용하게 되면서 예전처럼 목도를 하지 않아도 공사를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목도를 하면서 힘겨워 하는 것을 보면 안쓰러울 때가 많았는데 많이 편해진 느낌이다.지금은 조경기능인의 연령이 너무 노화돼 큰일이다. 아무도 기능 일을 배우려 하지 않고 있어 한국에서 꽃피운 조경의 여러 기술이 대가 끊어질 위기에 와있다. 우리는 아직 그 어려움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조영남 대작 사건으로 미술계가 시끄럽다.조영남은 대작에 참여한 송모 씨를 조수라며,조수를 두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미술계의 관행이라 주장했다.미술계는 대작이 관행이라 주장한 조영남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상태다. 그는 스스로를“화투를 소재로 하는 팝 아티스트”라고 말한다.하지만 이를 인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대작이 미술계 관행이란 그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지 못한 것은 실제 그렇게 행해지고 아니고를 떠나서,단순히 머릿속에 그린 것을 말로 전달해 다른 사람이 표현하는 것을 작가로 납득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디자인은 실용적인 목적을 가진 조형 작품을 기능적으로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디자인의 범위는 무척이나 다양해 의상,제품,건축,조경 등 각 주제별로 분야가 구분되고 그 영역의 디자인을 깊이 있게 배운다. 특히 공간을 다루는 디자인은 공학적,생태적 이론과 기술을 기반으로 기능에 충실한 형태를 만들어 내는 작업으로 전문성을 요한다.안전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 지난5월 순천에 제1호 기적의 놀이터가 만들어 졌다.제안부터TF팀 구성,위치 선정,설계,시공까지2년의 시간이 걸렸다.놀이터를 만든TF팀은 총괄디자이너와7개 운영팀으로 구성됐다.운영팀은 시민참여,운영,안전,아동참여,조경,토목,건축 담당으로 구분된다. 순천시 관계자에 따르면 시민과 아이들이 모은 의견을 총괄디자이너가 종이에 개략적으로 그려 말로 설명하면 이를 업체에서 공사가 가능한 실시설계도면으로 그려 공사를 진행했다.사업의 과정을 총괄하고 개념을 설명한 사람을 총괄디자이너라고 순천시 관계자는 소개했다.공사 관계자들의 이름은 어디에도 없다.아동문학가 한 사람만이 놀이터를 디자인한 총괄디자이너로 알려지고 있다.이곳의 출렁다리,터널,슬라이드는 설계됐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엉망이다.특히 슬라이드는 각도가 맞지 않아 타고 내려오면 출구2미터 전쯤 정지돼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다. 수로의 형태는 생태형도 인공형도 아니라 어정쩡하다.수로 하단부에서 지면으로 올라오는 높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의 하반신 정도다.매끈하고 둥근 돌멩이가 사선으로 수로 가장자리 안쪽에 쌓여 있고,경계는 석재가 돌출된 형태다.크게 다칠 위험이 있다.놀다 보면 다칠 수 있는 것이지,다치기 위해 노는 것은 아니다.재료와 마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보인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그걸 공학적이고 기능적으로 풀어주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다.입으로 생각을 전달하는 건 클라이언트의 역할이다.생각을 구현할 기술이 없는 사람을 우리는 디자이너라고 부르지 않는다.설계비도6개월간2000만 원에 불과해 만들어진 게 기적이라는 평가다.
배정한 서울대학교 교수, 차기 한국조경학회장 당선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한국조경학회제27대회장에배정한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가당선됐다. 한국조경학회는지난29일청주대학교비즈니스대학B동에서‘2024년정기총회및춘계학술대회’를개최하고,제27대회장단선거를진행했다. 차기임원선거는투표를통해진행됐으며선거결과▲회장에배정한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수석부회장에안승홍한경국립대학교교수가당선됐다. 배정한차기회장은“당선된만큼책임감을갖고발표한공약을실천하기위해최선을다하겠다”며“회원개개인의다양한목소리에성실히귀기울이고학회를넘어업계,시민사회,언론,정부·자자체,관련분야등다양한주체와연대하겠다.여러분의많은도움과협조,애정어린질책을많이부탁드린다”는당선소감을밝혔다. 안승홍차기수석부회장은“그동안의경험을바탕으로회원교류증진,학술기능강화,조경교육방향정립,관련학회협력등신임회장님잘도와서회원들의권익신장에노력하겠다.많은협조를부탁드린다”고말했다. 이날정기총회는▲2023년도사업및결산보고▲2024년도사업계획및예산심의▲제27대회장및수석부회장등차기회장단선거▲오웅성홍익대학교건축공학부교수의‘월드스킬&조경가드닝:국력,국격,직업의길’특별강연이진행됐다. 김태경한국조경학회장인사말을통해“청주대학교조경학과창립50주년을기념하는날정기총회및학술대회를개최하게돼뜻깊다.얼마전까지만해도코로나팬데믹속에서벗어나기만기다렸는데,이제는인구절벽을마주하고있다.조경을가르치고,후학을양성하는입장에서가만히있을수는없다.학회를통해보다양질의교육그리고시대에특화된교육을준비하겠다”고약속했다. 홍상표청주대학교공과대학장은축사에서“이번행사를청주대학교에서개최하게돼기쁘게생각한다.우리가살고있는현재는전례없는기후위기와환경문제에직면해있다.해수면상승이상기후,대기오염등이러한문제들에대한해결책을모색하는과정에서조경의역할이어느때보다도중요해졌다”며“도시와자연의조화,지속가능한환경조성을위한혁신적인해결책을찾는것이바로조경분야의과제라고생각된다”고말했다. 조경학회는이날▲서주환경희대학교교수▲이민우공주대학교교수▲이경진공주대학교교수▲박재철우석대학교교수▲조동범전남대학교교수▲변무섭전북대학교교수에게정년퇴임공로상을수여했다. 우수논문상은▲하지아본시구도기업부설연구소장·박재민청주대학교교수의‘탄소저감설계지원을위한수목탄소계산기개발및적용’▲곽윤신가천대학교교수의‘융합도시모델링을통한그린인프라수요예측및지오디자인적용’이수상했다. 우수저술상은▲배정한서울대학교교수의‘공원의위로’▲김순기순천대학교교수·김한배서울시립대학교교수·이상우건국대학교교수·이재호서울시립대학교교수·임의제경상국립대학교교수·최정민순천대학교교수의‘조경개념사전’이받았고,우수번역상은▲황주영서울대학교환경계획연구소박사의‘조경’이선정됐다. 우수졸업생은▲김지연강원대학교▲최수민경북대학교▲민세린경희대학교▲김은주계명대학교▲김유겸고려대학교▲임은혜동국대학교▲권미리동아대학교▲이민서배재대학교▲김소담강릉원주대학교▲이주혁건국대학교▲김하림경남정보대학교▲곽동현경상국립대학교▲이지선공주대학교▲윤영두나주대학교▲김소영단국대학교▲김정재대구가톨릭대학교▲황희진대구대학교▲장지웅상명대학교▲백주희서울여자대학교▲정유진영남대학교▲김태영우석대학교▲송해림전북대학교▲양영백청주대학교▲김지수한국전통문화대학교▲김혜리목포대학교▲이종현서울대학교▲윤예진서울시립대학교▲황서현성균관대학교▲임선영순천대학교▲홍규빈신구대학교▲이현주원광대학교▲김혜교전남대학교▲서현진한경국립대학교▲한승희호남대학교등34명이수상했다. 춘계학술대회는4개분과로▲1분과조경설계·조경이론·조경사▲2분과조경계획·조경시공·조경관리▲3분과경관계획·도시결계▲4분과조경수목·생태계관리순으로진행됐다.
[인사] 이상훈 조경가, 전남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부임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이상훈필드오퍼레이션씨니어어쏘시에이트(FieldOperationsSeniorAssociateDesigner)디자이너가3월부로전남대학교조경학과교수로부임했다. 이상훈교수는서울대학교조경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조경학석사학위를받고,미국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조경디자인석사학위를취득했다.이후미국의필드오퍼레이션에서10년이상재직하면서시애틀센트럴워터프론트,마이애미언더라인,프린스턴대학교캠퍼스조경설계등의프로젝트를주도했다. 이상훈교수는그동안의경험을토대로전남대학교에서조경설계분야과목을담당할예정이며,도시재생,리질리언스조경설계등에대한실천적대안을제시하고자한다. 이상훈교수는“전남대학교조경학과에합류하게돼영광이다”라며“급변하는현대사회에서조경설계의가치와역할에대해고민하고,학생이실천적창의성을가진인재로성장할수있도록노력하겠다”고포부를밝혔다.
조수다, “전국 조경인 청도에 모이다”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조경계최대오픈카카오톡방모임인‘조경을좋아하는사람들의수다방(이하조수다)’이지난23일경북도청도에위치한대영수림원장에서조경인들을위한‘무료전지교육’을실시했다. 조수다의전지교육은조경전지및방제에대해교육을받고싶어하는조경인들을대상으로지난2022년부터매년정기적으로실시되고있다. 이날교육은오전11시부터전국각지에서몰려든70여명의조경인들이참여한가운데▲서광민아름두리조경팀장의‘전지교육’▲조봉균일송농원팀장의‘방제교육’▲유성훈유한조경개발부장의‘입찰노하우’▲대영수림원송동근방장의‘조경인의삶’에대한이야기등다양한주제로진행됐다. 교육에앞서참가자들은자기소개와조경인으로서앞으로의포부에대해서발표하는시간을가졌으며,이어전지교육을맡은서광민팀장이인사말을통해“전국을매년순회하며조경계에서활동하는많은분들과대화를나누고,특히지방권의조경학전공자,취준생,취업취약계층들과소통하기위해이번행사를준비했다”고말했다. 조수다운영진은“청도가접근이쉬운곳이아닌데비행기까지타고온조경취준생,인천에서관리를배우기위해내려오신실무자등전국먼곳에서다양한조경인들이찾아와주셨다”며,이번교육에대해“실무에서는배울수없는내용들이많았고,훌륭한선배들을한자리에서만나볼수있는멋진자리”라고말해줘서보람있었다는뜻을전했다. 또한성공적인행사가되도록찬조해준회원들게도감사의말을빼놓지않았다.송동근방장이교육장소인대영수림원장을제공하고,엄영민이룸건설대표가볼펜을선물했으며,청도한샘조경에서지역먹거리인곶감을제공했다.그외문경삼성종합건설,동산식물원김영민대표,리컴퍼니이철용대표,계림조경자재,천병훈대표,대림원예종묘문현수전무등많은회원들이식사및운영경비에도움을주었다.더불어사전답사를통해70대주차에문제가없도록진행해준유한조경개발과이룸건설에도감사의말을전했다. ‘조경을좋아하는사람들의수다방’은지난2021년5월15일개설된이래입소문으로인기가급상승한모임이다.현재는카톡방최대인원인1500명을모두채우고대기방까지운영하고있을정도로여전히인기를과시하고있다. 송동근조수다방장은앞으로좀더체계적인교육이이뤄질수있도록올해교육일정을미리공개했다. 이에따르면▲4월28일에는시흥농원에서‘수도경기지역전지교육’이▲5월26일에는나린조경에서‘조경사업준비및취업생을위한충청권교육’이▲7월5~7일2박일정으로문경캠핑장모임▲9월28일대규모서울정모▲11월2일일송농원에서호남정모▲12월7일연탄봉사등이진행된다. 송동근방장은“조수다의힘을모아젊은조경인들이사회로나와서겪는현실적인어려움을해결하고조경실무에잘적응할수있도록도움을줄것”이라며“교육행사를준비하는데운영진이힘든점이많았는데,이번에교육시행일을미리공지했으니원활한행사가되도록많은협조를부탁드린다”고말했다. 한편‘조경을좋하는사람들의수다방’에참여하고싶은사람은카카오톡오픈톡방에서‘조경’검색어를통해찾을수있으며,회원수초과로가입이힘든경우가입대기하면추후참여코드를보내주고있다.
‘정원’과 ‘공원’을 나누는 사회적 기준 ‘부재’…역할과 가치 ‘오염’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언론사마저‘정원’과‘공원’에대해애매한정의를사용하면서,이에대한잘못된개념이사회적으로확산될수있다는우려가제기됐다. 울산지역일간지인경상일보가“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아닙니다”라는고발성영상뉴스를제작하면서‘정원’과‘공원’의차이에대해너무주관적으로정의했다는지적이다. 이언론사는지난18일태화강국가정원에맨발길이나석재벤치등과도한시설물을도입해자연성이훼손되고있는점을안타까워하는내용의고발성영상뉴스를제작해보도했다. 내용의취지는공감하더라도,이러한주장에대한논거로공원과정원을나누는기준이제시됐는데전문분야로서공감하기힘든내용이라는것이다. 영상에서는공원과정원을다음과같이정의하고있다.“정원과공원은개념부터다르다.그중에구성요소로보면정원은식물과꽃,나무등의자연요소와조각품,분수등의예술요소가조화롭게어우러져조성된다고하는반면공원은산책로,운동시설,휴게시설등의시설물과함께자연요소가어우러져조성된다고나와있다” 그러면서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아니므로과도한시설물을도입하지말라고주장하고있어서자칫시설물도입여부가공원과정원을나누는기준으로해석될여지가크다.공원과정원을가르는공인된기준을통해주장을이어가는신중함이아쉽다는지적이다. 공원과정원을가르는공인된기준 하지만사실공원과정원을가르는명확한기준이없다.우리나라에서공원과정원을학문적으로깊이다루어왔던것은조경학이유일한데,조경학에서전통적으로정의해오던공원과정원에대한구별은산림청이추진한‘정원법’이통과되면서혼란을거듭하고있다. 과거에공원이라고부르던것들이공공정원으로불려지기시작했고,‘공공정원’과‘공원’의차이에대한기준을폭넓게공유하지못한상황이어서“태화강국가정원이공원이아니다”라고단언하는것은논란이있을수있다. 다만법적인정의로보면,“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아니다”라는말이맞다.공원은법적으로도시계획시설이지만,태화강국가정원은도시계획상공원에해당되지않는다.그렇다고영상뉴스에서제시한공원과정원에대한정의가법적인정의도아니라는점에서문제점은여전히남는다. 울산시담당주문관은“태화강국가정원은도시계획상공원이아닌하천으로지정돼있다”면서도“시설물들을도입하는것은법적인문제는없다”고말했다. 이에대해남수환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정원진흥실실장은“공원과정원의가장큰차이는어떤시설물이나식물에있는게아닌,조성이나관리에참여하는등의행위가중요하다고생각하는데,시설위주로설명을해놓았다”며“완벽하게설명이되지는않더라도법적인개념을갖고설명했으면좋았을걸하는아쉬움이있다”고말했다. 실제법적인개념을비교해보면▲“도시공원이란도시지역에서도시자연경관을보호하고시민의건강․휴양및정서생활을향상시키는데에이바지하기위하여설치또는지정된것”으로정의하고세부항목을정하고있으며▲“정원이란식물,토석,시설물(조형물을포함한다)등을전시·배치하거나재배·가꾸기등을통하여지속적인관리가이루어지는공간(시설과그토지를포함한다)을말한다”고정의하고있다. 태화강,“정원이냐?공원이냐?하천이냐?” 오순환환경조경발전재단본부장은태화강국가정원의성격이다양한측면에서해석될수있다고말하며,우선법적으로는“하천일뿐”이라는점을강조했다.“공원같은경우에는도시계획시설로돼있지만정원은도시계획시설이아니다.이것이산림청에서지정하는국가정원의문제이다.태화강국가정원은하천이지만땅의속성과는상관없이규모가넓게조성되면서도시공원과같은역할을하고있다.그렇다고해서하천에공원까지중복시설로지정된사례는아직없다”며원칙적으로“하천일부를이용하는이수공간일뿐”이라는것이다. 또한오본부장은조경학의전통적인정의를빌어“본래정원은사유의개념이들어간것이고울타리로위요된곳에조성된것을말해왔다”며요즘“공공정원은공원에해당된다”며,법적인정의를벗어나면“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기도하다”고말했다. 이번사건은조경의정체성을가장잘표현하는단어인‘공원’과‘정원’에대한조경전문가들의최근고민이너무안일하지않은지되돌아보는계기가되었으면한다는제보였다. 아울러“공원”을단순히시설물과식재의형태로정의하는경우,그사회적가치와역할이오염된다는점에서정원법통과이후이어져오는공원과정원에대한혼란스러운정의에대해사회적으로명쾌하게답하고합의해나갈책임이조경학계에던져졌다는지적이다.
[2024 아파트 조경 ③-포스코이앤씨] 심안용·이인효 “백년명원, 백 년을 내다 보는 조경”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자연스럽게만든다고해서진짜자연이될순없지않은가.다만바이오필릭을향한사람의마음을계속적으로불러내서자연에가깝게만들어가고자노력하는것이다” 포스코이앤씨의아파트브랜드더샵에대해사람들에게설문조사를해보면첫번째로꼽는것이‘아파트가튼튼하다’는것이다.그래서인지포스코조경의전략도“백년명원”이다.백년을가는튼튼한조경을말하는것일까. ‘백년명원’에대해백년을내다보고만든조경매뉴얼이라고자평하는포스코이앤씨의심안용,이인효부장은,아파트조경이트렌드에급급하지않고긴호흡을가진전략을가져야한다며“백년명원”은단순히‘튼튼한조경’을말하는것은아니라며인터뷰를시작했다. ‘조경’에서‘정원’으로아파트조경은2000년대초반까지도지상주차장을단순히차폐하는역할을했다.이후신도시를중심으로주차장이지하화하면서각건설사마다‘지상부를어떻게할것인가’가큰화두로떠올랐다. 2010년대초중반에는잔디밭같은넓은녹지를두고큰소나무들을심거나관목을빽빽하게심는것이유행했다.하지만5~6년정도살아보니단지가전체적으로어두워지고유지관리비만많이들어가서아파트단지에큰나무들을심는것이좋지않는다는것을알게됐다. 이후에는지피·초화를활용해아기자기한조경에관심을가지기시작하면서,억새갈대등글라스류를심은지피가든이뜨기시작했다.거기에는지자체중심의정원박람회열풍이한몫했다. “황지해작가가영국첼시플라워쇼에서1등하고지자체마다정원박람회가유행하면서아파트에도정원을조성하는것이큰트렌드가됐다.” 회사마다다르지만보통3년에서5년을주기로트렌드조사를통해조경매뉴얼을만들고있다.새로운매뉴얼이만들어지는것을계기로트렌드가조금씩바뀌는경향을보여왔는데,요즘은해마다달라지는느낌을받는단다.그만큼경쟁이치열해지는것일까. ‘MZ세대’,트렌드를이끌다 최근아파트트렌드가급변하는이유중하나는인구구조변화에있다.집을구매하는소비자층대부분을MZ세대가차지하고있는데,MZ세대들은혼자사는경우도많고,결혼을해도아기를낳지않는경우도많으며,반려동물을키우는등생활트렌드도많이다르다보니공동주택트렌드도달라지고있다.특히1인세대에대한고민이커지고있다. “예전에는결혼해서아이를낳으면집을20평대에서30평대로옮겨가는식의루틴화된것이있었지만요즘은이런공식이깨지고있다.요즘은40~50평대아파트가거의없다.이런추세는2010년대부터나타났는데,최근에는단독거주형의아파트도많이생기고있다.” 하지만MZ세대,독립세대,고령화라는사회적변화속에서포스코만이가진조경콘셉트가무엇인가를생각해보니특별한게없었단다.변화된트렌드에맞는새로운조경전략이필요한시점이었던것이다.하지만모순적이게도최근건설사들이내놓는조경전략변화들이큰의미가없다는데에점점더많은건설사조경인들이공감하고있다. “‘이런시설물이제일이고이런식재방식이유행이야’하면서그동안트렌드를쫓아왔는데지나고보니크게의미가없더라.포스코조경브랜드인‘백년명원’은어떤추세나유행을쫓지않고더먼미래를위해어떤조경을해야하는지를담기위해서론칭됐다.” ‘백년명원’과‘바이오필릭’ 많은건설사들이‘명품조경’을강조했을때,포스코는‘조경’이아닌‘정원’이라는개념을쓰기로했다.정원에서의명품이라고하면명원이아닌가.그래서백년천년된오래된정원들이즐비한유럽,일본,중국을가서사례조사를했다.해외유명정원을찾아보고‘어떤요소와매력들이사람들의관심을끄는것인가’를샘플링을하고시뮬레이션을하여매뉴얼화시키는작업이진행됐다. “지금까지도수백만명의사람들이찾아보는이유를알고싶었다.세계적인명원들을직접찾아가조사를해서사람들이무엇을좋아하는지정리했고,이과정에서트렌드를쫓을필요가없다는확신을했다” ‘백년명원’을구체적으로실현시키는것은바이오필릭디자인(BiophilicDesign)이다.바이오필릭은생명(bio)을사랑(philia)한다는뜻의‘바이오필라’에서확장된말로,인간은본능적으로자연을사랑하게돼있다는의미이다. “본능적이라는것은새소리를들으면좋고,물이흐르는소리를들으면편안해지고,녹색을보면행복감을느끼는데,그이유가다른어딘가에서온것이아니라우리안에내재돼있다는의미이다.” 사실바이오필릭디자인은이미20~30년전미국에서생체모방을의미하는바이오미미크리(biomimicry)디자인이나바이오모픽(biomorphic)디자인으로존재한개념이다.수영선수들의수영복을상어의피부처럼만들어물의저항을없앤다든지각종자연이나생물의형태를모방해서만들면형태뿐만아니라기능적으로도적합하게작동할것이라는믿음이다. 지속가능한식재,심플한시설물‘백년명원’이추구하는식재는‘자연과정원본연의모습에집중하는식재’로요약할수있다.기후와토양에맞는식물을적용해지속가능한생육환경을만드는것이다.자연에서자라고있는형태그대로를가지고와서심으면세월이지나면서더자연스럽게성장해갈것이라는생각이고,그것이야말로‘생태적’이라는판단이다.기존에크고조형적가치가높은수목을식재하던것과대비된다. 그래서인지포스코센터에최근심어놓은교목에는다간형이많다.정형적인수목에대한기준을과감하게버리고산나무같은자연적인모습들이오히려호평을받고있다. “자연적인식재가사실은매우어렵다.보통제주도면제주도,강원도면강원도등지역적으로만정립되어있고,실제우리가사는공동주택의환경은너무다양하다.” 아파트와같은인공지반에지속가능성을만든다는것은애초에쉽지않은일이다.포스코는현재많은전문가들가함께다양한실험과실패를거듭하고있다.이를통해‘생태’라는큰지향을내재화시킨고유기술을만들어가고있다. ‘백년명원’이추구하는시설물디자인은단기적으로는단순함과간결함을추구하는것이고,장기적으로는자연형모습을구현하기위해외관과기능,소재에서자연유기체의오가닉바이오미미크리디자인(Organic&BiomimicryDesign)을추구하는것’이다.이를통해단순하지만오래지나도고급스러워보이는시설물을찾아가고있다. 이러한시설물콘셉트를실현하는데에최근주목받고있는것이3D프린팅기술이다.직사각형태의거푸집으로형태를만드는데는디자인적인한계가있고,그렇다고금형을떠서만드는것은비용적으로힘든일이다보니자연의형태를선호하는조경시설물분야에서활용도가더욱높아질것으로보인다. “대형시설물을만들만한3D프린터가보급되지않아서아직은소형구조물제작만가능하다.지금은작은스툴나테이블등에한정해서재활용플라스틱등을활용해서제작하고있다.” 재활용소재를활용한업사이클링․리사이클링은아파트조경에서는최신트렌드이다.폐플라스틱,폐섬유,폐콘크리트를활용한제품들은바닥포장,구조물,시설물등다양한활용이가능하다. “예전같으면‘폐’라는접두사가붙으면입주자들의불만이있을것같아많이걱정을했는데요즘MZ세대들은업사이클링한시설물에대해서거부감이없다.실제적용된현장의입주자들을대상으로설문조사한결과긍정적이었으며,디자인을더발전시키면오히려더좋아할것이라는확신이들었다.” 백년명원,10%의실험 “백년명원”은가까운트렌드가아니라먼미래를내다보고만든조경전략이라니실험적일수밖에없다.나아가선도적인라는느낌도든다.시공을어떻게구현할것인가도궁금하지만입주자들을어떻게설득할것인가가더궁금해지는부분이다.아직도많은입주자들은키큰소나무를원하지않을까.이에대해‘10%의실험’이라는답변을내놓았다. “선도한다는것만큼무섭고정말건방진말이없는것같다.우리가실험적으로할수있는것은많아봤자10%정도이다.” 조경도하나의문화가됐다.국민수준에따라서정치가가고문화가가듯이,조경도입주자라는소비자들에맞춰가야한다.너무빨리가서도안되고너무느리게가서도안되고적절하게템포를가져야한다.약반발자국정도만앞서도성공적이라는생각이다. 다만20대부터40대초반까지의입주자들은어릴때부터교육을많이받아서지구환경에대한관심이윗세대와는남다른면이있다.이들세대는“소나무안심으면조경이아니야”라고말하는세대가아니다.오히려낯설고새로운것이라도좋다고판단되면더열광하는열린세대이다. “조경은사람들의내면욕구를반영하고다시조경이사람들의마음에어떤심상을불러일으킨다.공간과사람이상호선순환하는원리이다.그래서우리는사람들의마음을요구하는것이다.바이오필릭을향한마음을계속적으로불러내서진짜환경을생각하고진짜자연에맞게만들어가자는것이본질이고,이것이포스코조경이가야할방향이라고생각한다.” 변화의세대들을맞아본능적으로좋은조경에대한열망을한껏불어넣을수있는다양한실험들이이어지길기대해본다. <인터뷰> 언제까지흉내내기만할것인가! 최신아파트조경트렌드에있어서포스코조경이관심을가지고있는이슈는무엇인가? 요즘은정원과조경이라는용어를혼용하면서각각정의하기가어려운부분이있다.개인적으로정원은휴먼스케일로지근에서의디테일한경관을만들어내는것으로기술과감각이필요하고,조경은그보다는좀큰스케일로구분하고,그러한구분을서로인정을해주는것같다.플랜테리어산업이커지고있는것도주목하는변화이다.우리가볼때는정원도비전공인자에게열린분야라고생각하는데,플렌테리어는식물전공과전혀상관없는사람들에게도열린영역으로자리잡아가고있다.하지만이모든것이조경의영역이라는점에서업역이넓어지고다양화되고있고,한편으로경계가모호해지기도한다. 조경분야가이런변화를보듬어안을수있어야한다고생각한다.원하든원하지않든시대의변화에따라필요한분야들은새로생기고있고,그런트렌드가고스란히공동주택에도반영되고있다. 최근에는아파트지하주차장이나웰컴존에플랜테리어를적용해달라는요구도있다.그런데그곳에서식물을키우려면빛이나온습도등을제어하는유지관리기법이라든지토양,관수,배수등의문제를해결할줄알아야하는데,그것은플랜테리어의한계를벗어나는일이다.이것이조경이해야될역할이다. 포스코조경이추구하는바이오필릭디자인은실내플랜테리어의기법도적극적으로차용해수용한다.업역이더넓어지고그만큼역량도확장되어야하는데낯설다고배척만할것이아니다.플랜테리어의어떤점이사람들에게매력적으로어필되었으며어떤부분이부족한가를고민하고,관련된모든분야의기술을수용해서실제적용이가능한현장의시공기술로발전시킬필요가있다. 건설사조경인들에게하고싶은이야기는? 사회와기술의변화에따라사람들의요구사항이달라지고있다.하지만조경은새로운것에대해좀배타적이고거부감도많다.기득권적인경향이없지않아있다.좀더넓게수용하며좀더깨어있는생각을가져야오래갈수있다고생각한다. 지난해건설사조경협의회에서여러건설사들이조경정보를공유하는세미나를했는데,예전에는서로공유하는것을다소꺼려했었다.하지만이러한시대적변화와속도도빨라지고젋은직원들의깨어있는생각과다양한의견들이반영되면서예전처럼한번전략을세워서몇년씩우려먹던시대는끝났다.꼭꼭숨기고내것만좋은거야라고고집피우다가는도태되기딱좋은시대가된것이다.정보는교류와오픈을통해보다나은발전된지식자산이된다.그야말로집단지성과풍부한데이터를확보하면저절로좋은결과가도출되는AI시대인것이다.좋은것은공유해서발전시키고안좋은것은빨리배제시켜서같이상생해나가길기대한다. “지금까지흉내내는것은많이해왔지않은가.트렌드를쫓아서급급하게흉내만내는조경이너무지겹고,그과정에서버려지는자원이너무많아서죄스럽다.세상은수준이높아졌는데더이상흉내내기만할것이아니라그안에본질적인걸좀더찾자”
정수탑, 세계적 예술가 ‘네드 칸’ 만나 도심 대표명소로 재탄생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지은지38년이지난가락시장사거리정수탑이세계적인건축가이자설치미술가인네드칸(NedKahn)에의해예술명소로재탄생된다. 서울시는이미20년간가동을멈춰버린높이32m깔때기모양의정수탑일대를물의생명력을주제로한공공미술사업을추진한다고12일밝혔다. 1986년축조된가락시장정수탑은시장에물을공급하던지하수저장용고가수조였으나2004년물공급방식이바뀌면서폐쇄돼20여년동안가동이멈춰있는상태였다.현재서울에남은유일한급수탑으로2009년디자인이개선된후보존돼왔다. 이번사업은‘샘(SAM,SeoulAquaMonument)-932’라는이름으로,네드칸의설치예술작품‘비의장막(RainVeil)’을더해오는6월시민들에게공개할계획이다.‘샘-932’는정수탑의오랜역사와물의소중함과정수탑이위치한도로명지번(932번지)을따서지었다. 정수탑에는비의물성을담아바람에따라움직이는장막이설치되고시민들은바라보는방향과눈높이에따라다채로운광경을감상할수있게된다. 싱가포르마리나베이샌즈의대표조형물인레인오큘러스(RainOculus)작가인네드칸은,서울시가추진한가락시장정수탑국제작품공모에자신의‘베일(Veil)연작’을제안했다.기후의순환으로만들어지는비의물성을담아바람에출렁이고움직이는장막을덧입히는기획으로최종선정됐고서울에서는아직한번도시도된적없는설치미술방식이다. 아울러정수탑내부는시민들이직접만든미술작품으로채워질예정이다.6월함께공개될정수탑내부에는100명의시민들이직접만든‘바다의조각’을하나하나쌓아올려바다단면을형상화한대형공동작품이들어선다. 기후위기로발생하는해수면상승의심각성을알리고30년간상승한바다의수위를표현한작품으로,바다의수위를나타내는6가지색을녹인레진아트블록을시민과함께만들고쌓아올려완성된다. 이와관련해시는오는23일진행될‘바다의조각만들기프로그램’에참여할시민100명을13일부터22일까지모집한다.서울시민누구나참여할수있고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시스템에서“바다조각”으로검색해신청하면된다.선착순마감될예정이다. 이외에도6월개장식과함께진행될‘가락아트마켓’참여작가20팀도4월부터모집할예정이다.‘가락아트마켓’은가락시장유통상인과청년작가가함께만드는상생의장으로물과농수산물등을주제로활동하는예술가및디자이너20팀과해당품목을판매하는입주상인이어울려공동부스를운영한다. 이번사업은서울의5대생활권역에예술명소를만드는‘디자인서울2.0-권역별공공미술’사업첫사례로,송파구가진행중인주변공원화사업과어우러져예술작품과휴식이함께하는동남권의예술쉼터로사랑받을것으로기대하고있다. 2022년10월사업대상지공모에송파구가서울농수산식품공사의정수탑과주변일대를대상지로제안하고공모에선정되면서시작됐다.농수산식품공사가정수탑과녹지의시민환원을결정하였고서울시는정수탑의작품화를,송파구는송파대로명품거리조성과연계한작품주변녹지공원화사업을맡았다. 최인규서울시디자인정책관은“가락시장정수탑프로젝트는오랜도시유산에공공미술을접목해시민들에게예술명소로되돌려주는기념비적사업”이라며“동남권인송파구가락시장정수탑을시작으로서울시내5대권역에시민이함께하는명소를조성해도시곳곳에서공공예술을즐길수있는서울을만들겠다”고말했다.
[미래포럼] 잘 짜여진 각본, 선형공원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미래포럼연재 조경인이그리는미래 경의선공원,경춘선공원,서울로7017...나아가프롬나드플랑테(파리),하이라인(뉴욕),벨트라인(애틀란타)...그렇다.모두도심한복판을가로지르는선호도높은긴선형공원들이다.제주도의올레길이나북한산의둘레길과같이트레일을위한길이아니라,도심한복판을관통하는‘~선(라인)’으로명명되는공원들이다.‘길’과달리‘선’이라는명칭에서오는차이는어떠한가?전자는자연적으로만들어진그리고자연속에위치한순환형동선을갖춘산책로의느낌이다.반면후자는인공적으로만들어진그리고도심속에있는일자형동선을지닌공원이다.도심에자리하고있는면적인공원과는어떠한차이가있을까?얼마전까지만해도선형공원은단순한산책로정도의‘길’적인의미였으나,최근에는면적공원을조성할여유가없는좁은도심공간속에서새롭게등장한대안적형태의공원이되고있다.그린네트워크라는현판아래면적공원을연결하는보조적의미로서의선형공원이아니라,이제는대등한대안이된것이다. 면이주는장점은다양하다.선적으로나타나는이용자들의동선을무한대로조합할수있다.그래서각동선의조합에따른다양한공간활동이가능하다.가벼운혼자만의산책부터축구와같은격렬한단체운동까지,넓은잔디밭에서는시민들의모든여가행태를수용할수있다.다만,갈림길은선택에부담이있는낯선이에게는고민의시작이다.이곳을잘알고자주찾는주민이라면매일의공간체험으로무의식적인공간선택이가능하겠지만,낯선이에게는객관식시험지의보기들과같다.그래서선택(체험)하면항상아쉬움이남는중간고사같은곳이면적공원이다. 선은면과는다른측면에서매력이있다.한국계미국배우스티븐연이주연을맡아,미국에미상에서작품상과남녀주연상을포함해무려8관왕을차지한‘성난사람들(원제BEEF)’이란드라마가있다.매순간잘못된선택으로점철된인생속에서많은스트레스를받는현대인의모습을블랙코미디로실감나게그려냈다.현대인들은무의식적으로매순간선택을강요받고머리가복잡해진다.스트레스로좀쉬고싶고,아무생각없이멍하게걷고싶은마음이들수밖에없다.이런순간이찾아온다면가까운주변의선형공원을찾아서걸어보라고귀띔해주고싶다.코로나를계기로일방향의선형공원은중요한공원의형태로등장했다.강요된선택없이,머리를비운채,아무런간섭없이,짜여진각본대로방향과속도를제어해주는곳이선형공원이다.발을내딛는순간부터공원에대한매뉴얼은단순하다.정해진길을따라걷기만하면된다.잘만들어진영화를보면서머리를비우고심신을단순하게정화하는순간이다.다른점은앉는게아니라걷는다는것이다. 선형공원은이곳을처음찾는관광객들에게는아주유용한형태의공원이다.다음목적지를향해한방향으로계속나아가야하는관광객들에게일방통행의선형공원은오히려유용한관광코스가될수있다.서울을보행친화적인21세기형관광도시로만들고싶다면,선형공원을도심속핵심인프라로조성해보길제안한다.서울이가진잠재적랜드마크를찾아서,각점을연결한선형공원을조성한다면훌륭한관광자원이될수있다.시점에어떠한시설을놓고,종점에어떠한시설이있느냐에따라선형공원의효용과가치그리고이용률에차이가난다.잘짜여진각본으로대박흥행을기록할수도있다. 뉴욕의하이라인은뉴요커들뿐만아니라전세계인이사랑하는전형적인선형공원이다.같은선상을왕복해야만하는선형공원은지루하게마련이다.그래서선형상의진행방향과역방향보행시보이는경관에변화를주어야하는데이를잘해결한선형공원이하이라인이다.풍성한나무와초화들을의도적으로활용해시야를적절히닫아주면서선형을되돌아올때는새로운경관이전개되도록조성했다.만약개방감을위해시야를열어주었다면,오히려지겹고단조로운공원이되었을것이다.더불어토머스헤더윅의베슬이라는명확한시점(혹은종점)과리틀아일랜드라는명확한종점(혹은시점)이있어더욱걷고싶은장소가되었다.센트럴파크가보고싶은공원이라면하이라인이걷고싶은공원인이유이다. 비슷하지만다른사례로애틀란타의벨트라인이있다.둘을비교해보면확실히이용객의차이가있다.하이라인은관광객들이많이찾는공원인데반해,벨트라인은관광객보다는지역주민들의이용빈도가높다.조성당시부터바이커들을고려하여개방감있게공간을조성하였다.산책보다는이동통로의역할에좀더주안점을두고조성하여,바닥포장재역시목재나블록보다는콘크리트나아스팔트와같은재료를주로사용하였다. 다소극명하게대비되는두공원의목적에서선형공원의형태를그려보고결과를가늠해볼수있다.복잡한도심에서면적공원도중요하지만,잘짜여진각본처럼의도된선형공원을목적에맞게잘살릴수있다면,걷고싶고보고싶은도시를만들기위한촉매역할을할뿐아니라관광객유치에도성공할수있을것이다.이제선형공원이더이상조연이아닌당당한주인공으로등장할때가왔다. 변재상/신구대학교환경조경과교수
골프코스 설계, 창작성 없다?!…골프장 설계 저작권 소송 패소 ‘논란’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골프코스설계업체들이스크린골프업체를상대로제기한골프코스설계저작권소송에서“골프코스설계는창작성이없다”며저작권보호대상이아니라고판결해논란이다. 지난달1일서울고법민사5부는골프코스설계업체인오렌지엔지니어링등이스크린골프사업자인골프존을상대로제기한소송에서원고일부승소로판결한1심을파기하고패소판결했다. 골프장소유주vs골프존 이번사건은2000년대말경골프존이라는업체에서스크린골프사업을시작하면서국내골프장을그대로재현한시뮬레이션영상을제작해사용하면서저작권비용을지불하지않은데서시작된다. 당시골프존은몇몇골프장으로부터사용동의를받고위성사진,준공도면을받아사업을추진했으며,이후사업이성장하면서골프장들로부터소송이제기됐다. 골프장소유주들은골프장의자료를이용해스크린골프를만들어서상당한이익을취하니일종의이용료를달라고주장했고,2020년3월대법원에서일부승소판결이나와애초동의서를써준골프장들을제외한나머지골프장들에게이용료를지불하도록했다. 하지만당시소송에서골프장소유주들은“골프장이골프코스설계저작권을갖고있다”고주장을했지만,법원에서는“골프코스는골프장이아닌설계자의저작물에해당한다”는점을분명히했다. 골프코스설계업체vs골프존 대법원의판결이후골프코스설계업체들이골프존을상대로저작권소송을제기했으며,오렌지엔지니어링등이제기한소송에서도1심에서“골프존이손해배상을하라”는판결이내려졌다. 하지만지난달1일열린2심에서는기존1심판결을뒤집고원고패소판정이내려졌다. 이번소송을제기한오렌지엔지니어링등골프코스설계업체는법원에서“골프코스구성요소들의구체적인배치,모양,길이,방향및각도,위치,크기등을그대로사용해저작권을침해했다”며“영상을삭제하라”고주장했다. 이에대해스크린골프업체인골프존은“골프코스설계도면에는창조적개성이드러나지않으므로저작물이라할수없다”,“설계도면과스크린골프영상사이에유사성도없다”고주장했다.시공과정에서설계변경이이뤄지기도하고유지관리를통해실제골프장모습이변화된다는것이다. 하지만법원은골프장은티잉그라운드,페어웨이,러프,벙커,워터해저드,그린등의형태,개별홀들의배치,조합에관한인간의사상이표현되어있는‘건축저작물’에해당한다는점을인정했으며,설계업체들이제시한설계도면과골프장의실제모습을비교해본결과거의동일하다는점에서스크린골프영상이설계도면을‘복제’했다는결론을내렸다.골프코스설계업체들이주장한설계저작권을인정한것이다. 하지만법원은설계업체들이제기한각각의골프코스설계에대해창작성을인정할만한요소가없다며저작물로서인정할수없다는결론을냈다.“골프코스가저작권대상이긴하지만창작성이없으니베껴써도된다”는것이다. 창작성의기준,“재미위한것은창작적요소아니다?!” 법원은저작물에대해독창적이지는않더라도창작적이어야한다며,“남의것을모방하지않을것”,“사상과감정에대한창작자자신의독자적인표현을담고있을것”이라는두가지조건을제시했다. 특히골프코스설계는예술이아닌‘기능적저작물’로서,사상을보호하는것이아니라‘창작성있는표현을보호’하는것이므로,설계에창조적개성이드러나있는지를판단했다고밝히고있다. 쟁점은크게두가지였다.하나는“골프코스구성요소들의형태배치조합에있어서창작적인표현이있는가”이고다른하나는“자연물의조작은창작적인가”이다. 결과적으로법원은창조적개성을찾지못했다고판결했다. 법원판결에의하면,“골프코스는경기장”이다.골프코스요소들은골프경기규칙에적합한규격과방식으로설계될수밖에없고,이들의홀배치순서등은골프경기에서난이도,재미,전략등의기능적목적을달성하기위한경기장조성원칙에해당하므로창작성이인정되지않는다는것이다.이에대한근거로미국골프협회(USGA)와전남도청에서발간한골프장사업길잡이에는골프코스설계에대한기준을제시하고있으며,‘난이도,재미,전략’을추구하라는설계지침이포함되어있다는점을들었다. 또한국내골프장은대부분산악지형에조성되고있어서지형적제약을많이받고있으며,클럽하우스등의시설물배치등도이용객들의안전및효율성에따라배치되므로단순히기능적요소로보아야한다고판단했다. 또한‘자연적요소’에대해서는골프장이위치한부지의경관이거나조망대상이어서골프장자체의미적요소에해당한다고보기어려우며,지형,경관,조경요소,설치물등을결합해조성한골프장이라고하더라도자연물의조경관리가저작권법상미적형상으로서의창작적표현으로보기어렵다고판단했다. 실상창작성이없는산악지형이나자연물과경기요소를제거하고나면창작적인것이무엇이남느냐고묻고있는것이다. 골프장이축구장인가?! 이번판결에대해한국골프설계가협회는“수년간,수많은재판을통해인정받았던골프코스의창작성과저작물성을하루아침에모두부정당했다”며반발했다. 협회는이번판결에대해“골프코스는적합한규격이나국제기준이정해져있지않다”“우리나라산악지형처럼지형의변화가많은공간에서골프코스를배치하는것은오히려고도의설계적상상력과창의성이필요하다”,“골프코스는단순히평면적인홀을기능적으로나열하는것이아니다”라며조목조목판결에대해지적했다. 실제골프경기에서난이도,재미,전략등의기능적목적을달성하기위한골크코스요소들을창작적요소에서배제하겠다는결론이얼마나설득력을가질수있을지논란이일고있다. 또한판결에서는독창성과는다른개념으로창작성을이야기하고있는데,골프장의조경공간을자연물에대한관리일뿐이라는이유를들어일괄적으로창작적요소에도해당되지않는다며배제해버리는것은,조경에서‘주변자연과의조화’가매우중요한창작성의한부분이라는점에서배치된다는지적이다. 이현강오렌지엔지니어링대표는“골프장설계는조경설계의광역적인한분야라고생각을하고있다”며조경과별개의사건이아니라고강조했다.또한“우리나라가세계적으로케이컬처의우수성을말하며문화의중요성을강조면서도정작한전문분야의창작성에대해서는반하는결론이난것같다”고깊은유감을표현했다.
“정원, 삶·문화가 되다”… 서울시, ‘매력·동행가든’ 1007곳 조성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서울시가‘정원’이곧삶이자문화가되는도시로거듭나기위해매력가든·동행가든1000여곳을조성한다. 시는이런내용이담긴‘매력가든·동행가든프로젝트’를추진한다고7일발표했다. 시는일상에녹아드는매력가든897곳,사회적약자를위한동행가든110곳등1007개소다.올해부터매년300여곳을조성하고,2026년까지1007곳으로늘린다는계획이다. 지난해내놓은‘정원도시서울’의기본구상에이어오늘발표한‘매력가든·동행가든프로젝트’에서는정원이일상에스며들고시민이체감할수있는정원도시의구체적인모습을담고있다. ‘정원도시서울’이공간구성의관점에서녹색정책·양적확대방향을제시했다면이번발표는시민이일상생활,출퇴근길,나들이에서체감할수있는정원의‘매력’과‘설렘’통해행복감을높이고라이프스타일의혁신을이루기위한구체적정원조성계획이담겨있다. 시는지난해5월오세훈서울시장의‘정원도시서울’선언으로그시작을알렸으며,울산,순천과환경이크게다른서울은그특성에맞춰산,공원,가로등서울곳곳을수준높은정원으로바꿔갈채비를마쳤다. 이를위해조경전문가기획을바탕으로예술적정원조성에새로이적용할매력가든가이드라인을제시하고,각자치구에서도동일적용하여차별화된식재와수준높은예술정원을서울곳곳에조성할계획이다. 먼저매력가든은주거지인근소규모공원167곳에일상매력정원을조성한다.도로·광장·교통섬등유휴부지를활용한자치구매력정원도종로구~종로타워앞광장,도봉구~창동역고가하부,마포구~홍대레드로드,영등포구~문래동공공공지등25곳에구축한다. 아울러도심내유휴부지를활용해꽃을특화시킨거점형꽃정원4곳,걷거나쉴수있는가로변공유정원10곳,자투리공간을활용한마을정원29곳등을선보일예정이다. 출퇴근길힐링이되는도심매력정원을대로변,건물옥상,고가도로등279곳에조성한다.시설녹지내활용도가낮은공간65곳을사계절꽃길정원으로탈바꿈하고,가로변150곳을가로정원으로바꾼다.옥상정원도33곳을만든다. 올해중으로서울을대표하는거점공원9곳에테마가든을조성한다.재미를선사하는해치가든은어린이대공원·뚝섬한강공원·북서울꿈의숲에,예술작품을전시하는조각가든은열린송현광장·뚝섬한강공원·북서울꿈의숲에서만날수있다.강아지와뛰어놀수있는펫가든은노을캠핑장·난지한강공원등3곳에조성한다. 유아·어르신·장애인등사회적약자를위한동행가든도선보인다.올해상반기노인종합복지관과하반기시립병원을시작으로,시산하의료기관12곳과시립노인복지관91곳으로확대해나간다. 장애인학습지원센터·재활자립작업장등장애인시설에도정원을조성한다.가드닝을통해신체활동을유도하고심리적치유를제공하는프로그램을진행한다.삼청공원유아숲체험원등7곳에는어린이와함께가꾸는정원을만든다. 아울러정원도시서울의미래상을만나볼수있는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올5월부터5개월간뚝섬한강공원에서개최한다.이후뚝섬정원의국가지방정원등록을추진할예정이다. 이수연시푸른도시여가국장은“서울곳곳을다채로운정원으로채워시민에겐일상속행복과치유를,도시를찾는방문객에게는서울만이가진매력을전달할것”이라며“서울이세계적인정원도시로발돋움할수있도록수준높은정원을서울전역에조성하고정원문화를확산해나가겠다”고말했다.
정영선 조경가의 사계절 이야기… ‘땅에 쓰는 시’ 4월 개봉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한국인최초로세계조경계에서가장높은권위를인정받고있는세계조경가협회(IFLA)‘제프리젤리코상’을수상한국내1세대정영선조경가의사계절이야기를담은‘땅에쓰는시’가오는4월정식개봉을확정하며눈길을끌고있다. ‘이타미준의바다’,‘위대한계약:파주,책,도시’등웰메이드건축다큐멘터리를배출해온정다운감독의신작‘땅에쓰는시’가오는4월메가박스,CGV,롯데시네마등에서개봉을확정했다. ‘땅에쓰는시’는1984년아시안게임기념공원과아시아선수촌아파트,예술의전당설계를시작으로현재까지도활동하고있는정영선조경가의사계절을담은작품이다. 선유도공원,여의도샛강생태공원,경춘선숲길등랜드마크라불리는공공공원부터오설록티뮤지엄,북촌설화수의집,성수디올등젊은세대를사로잡은핫플레이스까지정원을만들어온정영선조경가의땅을향한철학과내일의숲을위한진심을담은다큐멘터리다. 정영선조경가는공간과사람을연결하고변화무쌍한자연의모습을존중하는철학으로많은이들에게아름답고편안한공간경험을전해왔다. 다채로운작업을통해대통령국민포장,IFLA상,미국조경가협회상(ASLA),한국건축가협회상,김수근문화상등유수의상들을수상했다.지난해에는한국인최초로IFLA가수여하는조경계의최고영예상인‘제프리젤리코상’수상자로선정되며한국적경관의현대적완성을국제적으로증명했다. ‘땅에쓰는시’는이러한정영선조경가의매일매일이담긴사계절정원은물론,그가소망하는미래의숲등다양한이야기를담아내며,사람과자연을연결하는작업을이어오고있는치열한현역이자미래세대를위한오늘을고찰하는한어른의진심과지혜를전할예정이다. 이와관련한자세한내용은영화사진진으로문의하면된다.
조경지원센터, “조경업계·정부 잇는 소통 창구 역할 다할 것”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조경지원센터가조경산업발전의중추적인역할맡아조경업계와정부가소통할수있도록네트워크를구축할방침이다. 환경조경발전재단은5일역삼동과학기술회관대회의실에서‘제21회조경의날’기념식을개최했다. 온·오프라인으로진행된이날기념식에는이상주국토교통부국토도시실실장,장구중국토교통부녹색도시과과장,김주열산림청도시숲경관과과장,이종희문화재청문화재보존국장,한정훈서울시자연생태과과장,임종국서울시의회의원,정부포상기관별시상자,조경분야단체장,정부기관별대표수상자등이참석했다. 기념식은이형철한국조경협회수석부회장의사회로▲환영사▲축사▲비전발표▲기관별표창수여▲폐회식순으로진행됐다. 심왕섭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은환영사를통해“지난한해동안조경사업은여러어려움속에서도위기를극복하고발전해나갔다.국토부와협력을통해조경지원센터를지정받고조경수목가격조사공표등조경분야의현안해결을위한정책과사업추진의발판을마련했다”며더불어“앞으로국토부와의협력을더욱강화해조경산업의발전과제도개선에핵심적인역할을수행할것으로기대하고있다”고말했다. 더불어“친환경조경기술개발및교육,해외진출지원,우수인력양성등을통해경쟁력을강화하고,조경관련법·제도및개선을주도해정부의정책지원확대를위해노력하겠다.또한조경의가치와역할을알리고국민들의조경에대한관심과이해를높이기위한다양한사업을추진하도록하겠다”고강조했다. 이상주국토도시실장은축사에서“녹색도시조성은지속가능한발전관점에서볼때선택의문제가아닌생존을위한필수적과제”라며“정부는이러한조경의중요성을새롭게인식하고더나은도시환경조성을위해지난해환경조경발전재단을조경지원센터로지정했다.녹색도시조성뿐만이아닌,조경진흥을목표로정책·제도적지원에최선을다하고있다”고말했다. 이어“올해에는국가도시공원지정요건개선을통해제도기반을마련하고,조경수거래가격고시에대한연구용역을추진해내년에는가격고시를추진할수있도록하겠다”며“이외에도공원녹지평가체계구축,미래형도시공원유형개발등국민의삶의질제고를위해적극추진해나갈것이다.이러한과제해결을위해서는조경인들의적극적인협력이필요하다.조경지원센터가조경업계와정부를잇는소통창구역할을해줄것을믿어의심하지않는다.앞으로도지속가능한발전과녹색도시조성을위해함께힘써주길바란다”고덧붙였다. 고하정조경지원센터본부장은‘탄소중립도시를위한지속가능한국토환경의구현’의내용을담은‘2024비전’을발표했다. 조경지원센터는2024비전을위해▲법제도개정을위한방안연구▲조경산업진흥기반마련▲대외교류및대국민인식제고등3가지목표를설정하고7가지중점과제를선정했다. ‘법제도개정을위한방안연구’를위해서는조경진흥법검토및제·개정연구,조경산업관련법령을검토할방침이다. ‘조경산업진흥기반마련’을위해서는공원녹지통합테이터체계마련,조경수목가격조사및공표,민·관·산·학·연협력문화확산등을추진할예정이다. ‘대외교류및대국민인식제고’를위해서는해외진출추진및교류활성화,대외적인조경인식제고등을계획했다. 한편조경의날기념식에서는조경단체추천을통해선정된조경인이5개기관장으로부터표창을받았으며,조경단체가수여하는자랑스러운조경인상시상식도거행됐다. 국토부장관상수상자는▲배정한서울대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이주연한국조경협회사무국장▲주은정미르개발이사▲최정우주원조경대표▲정재욱스페이스톡대표등5명이다. 환경부장관상은▲박재민청주대학교조경도시학과교수가받았다. 산림청장상은▲이근형옥담대표▲박종주삼강조경대표▲김상규뉴텍건설대표▲박정훈삼거조경대표에게돌아갔다. 문화재청장상은▲김규연배재대학교조경학과교수▲박준석아세아종합건설대표(박지영대표대리수상)▲김치년한국전통조경학회이사등3명이받았다. 서울특별시장상수상자는▲김지환라디오대표▲유희용미류엘엔씨대표▲김충식한국전통문화대학교교수▲민지호한국조경개발이사▲배석희디자인파크본부장▲유희선데오스웍스이사▲박재희그린유토피아대표▲신경준장원조경대표(이사대리수상)▲남상준현우그린대표▲김도훈조경하다열음소장등10명에게돌아갔다. 자랑스러운조경인상수상자는▲김영민서울시립대학교조경학과교수▲송군호한국조경협회스마트그린연구소장▲옥승엽한설그린대표▲조현재백상엘엔씨대표등3명이다.
삼성물산,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2024’ 대상·금상 동시 수상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삼성물산의‘가든베일리’와‘그린캐스케이드’가‘아시아디자인프라이즈2024’의공간·건축부문에서GrandPrize(대상)와GoldWinner(금상)을동시에거머쥐었다. 두출품작은모두삼성래미안의조경전략인‘네이처갤러리’를처음적용한‘래미안원베일리’단지내설치된조경시설이다. 삼성물산건설부문은아시아최대규모국제디자인어워드에서조경상품2개가동시수상했다고4일밝혔다. ‘아시아디자인프라이즈’는2016년창설되어디자인명문교토예술대학교의신고안도교수를비롯해총35명의세계적인디자이너들로구성된심사위원단이산업디자인,공간·건축,커뮤니케이션등3개분야에서수상작을선정하는국제디자인공모전으로올해는전세계25개국1061개출품작중248개의출품작이선정됐다. 먼저대상을수상한‘가든베일리’는래미안원베일리중심공간의석가산에초대형미디어큐브를접목시켜전통과현대의만남을독창적으로구현했으며,자연과첨단기술,부드러움과강인함의조화등상반되는디자인요소가한데어울려입주민들에게색다른경험을제공한다. 금상을수상한‘그린캐스케이드’는단지내콘크리트옹벽을조경적해법으로극복한공간으로,2.5m높이를다섯번에걸쳐떨어지는조경테라스로풀어냈다.또한녹지와수경,휴게시설로구성된이공간은안개낀깊은숲속에서편안한휴식을취할수있는주민휴게공간으로재탄생했다. 삼성물산은이번수상을통해아시아디자인프라이즈공모전에서업계유일4년연속수상은물론,상위1%에게주어지는GrandPrize를지난2021년도래미안리더스원‘필로티가든’에이어올해도수상하는등래미안만의차별화된조경기술을인정받으며브랜드입지를더욱공고히했다. 삼성물산주택사업팀양준조경그룹장은“이번수상을계기로당사의우수한조경기술을다시한번인정받은것으로,향후분양예정인래미안단지에도삼성물산만의조경기술력과스타일을담은차별화된조경시설을제공할계획”이라고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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