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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9년부터100만평문화공원 조성 운동이 진행됐으니“부산에 대형공원을 만들자”는 구호가 시작된지 벌써17년이 지났다.부산100만평문화공원은 기자가 대학을 다니고 있을 때부터 들어왔던 조경분야의 오래된 숙제 중 하나였다.그땐 알았을까?공원하나 조성하는 것이 이렇게까지 힘든 일일 줄이야.그땐 몰랐다.내가 기자가 될 줄이야.감히 누군가의미래를 예측하기도 힘든 만큼의 오랜 시간이 흐른것이다. 대한민국이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4명의 대통령을 배출하는 동안,부산엔 대형공원 하나가 들어서질 못했다.하야리아 캠프 철수 부지에 부산시민공원이 조성되긴 했지만100만평문화공원 조성 운동은 꿋꿋이 외면받았다.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100만평문화공원조성시민협의회는 부산의 대표적인 시민단체로 우뚝 섰고,땅의 일부를 사서 시에 기부하기도 하고2012년엔100만 명 서명을 달성하기도 했다.많은 부산시민들과 소통하며 대형공원 조성에 대한 공감을 이뤘지만 공원은 조성되지 못했다.부산시는 돈이 없다고 했고,의지도 없어 보였다. 그런데 드디어 부산시도 둔치도에 공원을 짓겠단다.지난6월3일 부산시청에서는‘2016국가도시공원법 통과 부산 선포식 및 기념심포지엄’이 열렸다.이 자리에서 송삼종 부산시 서부산개발국장은 둔치도에 국가도시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비록 부산시가 아니라 국가의 돈으로 공원을 짓겠다는 선언이지만,각종 주변 개발 계획과 정치적 압력에 흔들려 왔던 둔치도가 곧 공원시설로 확정될 것이라는 뜻 이어서 조경인으로서 기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사실 부산에 공원 하나 짓겠다는 선언일 뿐이다.그것도 공원을 만들어 달라고 국가에 매달려 보겠다는 선언일 뿐인데 이렇게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그간의 시간과 노력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국가도시공원법은 아직 하위법령이 없고,둔치도도 공원시설이 아니어서 국가도시공원을 신청할 자격이 없다.시가 도시공원 결정을 한다고 해도,국가가 도시공원으로 조성해 줄지는 미지수다.또한 광주,대전 등 국가도시공원을 조성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지자체가 몇 군데 있어서 순번도 정해야 한다.그 순번에서1번이 바로 칠전팔기의 스토리를 지닌 부산이 되길 응원한다.
  • 조경을 하는 사람이면 대부분 조경수에 대한 공부를 했을 것이다. 대학에서는 조경학의 큰 부분 중의 하나로 조경수목에 대해 가르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조경을 하는 사람이 수목을 잘 모르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초기에는 산림이나 원예를 하던 이들이 조경학을 주도해서 식물이 많이 강조됐다. 식물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넘쳐나다 보니 식상한 감이 있어 많은 조경인이 애써 수목에 대한 공부를 외면했는지도 모른다. 조경시공은 조경시설물의 비중이 점차 커지면서 식재를 몰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분야가 됐고, 대학에서는 계획과 설계에 치중해 식물 소재에 대한 분야에 소홀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산업이 존재하지 않는 학문은 순수 학문이 아닌 이상 존재하기가 힘들다. 특히 무한 경쟁에 가까운 시대에 인문학이 살아남기가 힘들 듯이 경제, 돈, 이익 등을 수반하지 않고는 그 학문에 대한 존재 가치가 무의미해지는 경우가 많다. 한때 대학의 커트라인이 가장 높았던 철학, 수학, 물리학 등이 지금 고등학생들의 선호도에서 상당히 멀어져 있는 현실을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또한 1970년대 말 현대조선,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이 조선업을 시작할 때 공과대학에서 조선공학과가 커트라인이 가장 높았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현 세태를 잘 알 수 있다. 조경 산업의 기본은 식재와 시설물설치다. 시설물설치는 다른 건설업종과 겹치니 항상 문제가 되고 있지만, 조경식재공사는 타 업종에서 좀처럼 간섭하기가 어렵다. 물론 최근에는 산림과 원예 쪽에서부터 영역에 대한 다툼이 일어나고 있지만, 조경수를 멋있게 심는 작업은 조경의 고유 영역이다. 식재의 기본 소재는 조경수다. 그런데 학교에서 조경수에 대한 교육을 소홀히 하고, 학문 발전이 잘 되지 않는 다면 조경이라는 분야가 침체되고 사멸될 수도 있다. 학교에서 제자를 기르는 교수들은 수목에 관심이 없더라도 수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학생들에게 주지시켜야 한다. GIS, 조경계획, 설계, 생태의 큰 그림도 중요하지만 기초에 해당하는 식물을 모르고서야 어찌 조경을 한다고 하겠는가? 조경 산업의 절반에 해당하는 식재공사에서 자재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자재비는 거의 수목이다. 조경수목에 대한 연구가 없이는 조경의 발전은 없다. 이런 의미에서 수경수에 대한 연구가 그동안 너무 미미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학생들을 가르치는 ‘조경수목학’에 관한 책을 보면 문제점이 많은데, 이를 통해 조경수에 대한 현 주소가 어떠한지를 알 수 있다. 조경수목학 책을 보면 나무의 이름을 나열하고 분별하는 수준에 그친다는 느낌도 들고, 조경수를 논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표현도 많이 있다. 조경수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다보니 산림을 하는 학자들이 연구한 내용을 조경수에 맞지 않는데도 그대로 기술해 발생한 현상이다. 조경학이 일천하니 조경수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처음 조경이 도입된 이후 조경의 타 분야는 많은 발전을 해 왔으나 조경수에 대한 연구는 거의 되지 않았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조경수목 교재의 개선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소나무를 이식하기 가장 좋은 시기가 장마철로 기술된 책을 본 기억이 난다. 물론 그 책은 조경인을 위한교재가 아니고 임업인을 위한 책이다. 그런데 이를 조경인이 그대로 가져다 쓴다면 어찌 되겠는가? 임업인은 큰 소나무를 옮길 이유가 없다. 소나무 묘목 옮겨심기에 적기가 장마철일 것이다. 습기도 적당하고 새순도 거의 자라 여물어 가는 시기가 장마철이다. 하지만 조경수로서의 소나무 이식적기는 아닐 것이다. 『조경수목학』(한국조경학회, 문운당, 2006)을 보면 영산홍이 이식하기 곤란한 수종으로 기술돼 있다. 조경식재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영산홍의 이식이 곤란하다고 생각할까? 물론 키가 1m 이상으로 자라고 근원경 굵기가 4cm 이상 되는 영산홍은 이식이 매우 어렵다. 하지만 조경공사에서 쓰는 대부분의 영산홍은 규격이 0.3×0.3이다. 이 나무를 두고 이식이 어렵다는 것은 동의하기 힘들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표현상 문제가 많다. 어떤 나무가“추위에 잘 견딘다”, “내한성이 강해 월동이 쉽다” 등의 표현은 무엇을 뜻할까? 남부수종인데 추위에 잘견뎌서 중부지방에도 심을 수 있다는 것인지, 제주도 지방에서만 견디는데 남부지방에서도 식재 가능하다는 것인지, 중부지방의 수종인데 큰 추위가 와도 괜찮다는 표현인지 참으로 애매하다. 삼지닥나무, 감탕나무, 이나무, 회양목, 풍년화 등이 그러하다. 수피가 특이하다고만 생각한 어떤 나무가 있는데, 『조경수목학』에서는 이를 “수피가 아름답다”고 표현한다.자연과학서적인데도 너무 문학적인 표현을 구사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수피가 벗겨지는 나무인 모과나무, 버즘나무, 산수유, 노각나무 등이 그렇다. 이렇게 여러 가지 문제점이 느껴지는 책을 대할 때마다 집필자들의 어려움이 그대로 녹아 있는 듯해 서글프다. 우리는 조경수에 대한 투자를 앞으로 많이 해야 한다. 단순하게 수목의 이름과 특징을 아는 것만으로는 조경식재의 전문가가 되기 어렵다. 학교에서도 조경수에 대해 더 많은 과목으로 세분화해 학생들에게 조경수목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 농학, 임학, 원예를 하는 사람들에게 맡겨두기보다는 합심해 적극적으로 소재를 개발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아울러 굴취, 상차, 운반, 식재, 약품 처리, 조경수 생산기술, 유지관리 등에 대한 기술, 기계, 장비, 약품 등의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돼야 한다. 이러한 대비를 할 때 수목에 대한 얄팍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조경 분야를 넘보지 못할 것이고, 우리는 더 나은 조경수목학책으로 후진을 양성해 조경 분야의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지난5월3일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서울숲 민간위탁 동의안’이 가결됐다.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시에서 하는 모든 사업은 민간의 참여를 끌어들이는 방안을 함께 제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시는 특히 서울숲 관리를 민간위탁으로 맡기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해 왔다.그런데 왜 민간에 맡겨야 하는지는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다.이해되는 부분은‘예산 절감’이란 항목뿐이다. 민간이 공원을 관리하는 해외 사례로는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하이라인파크가 잘알려져 있다.센트럴파크는1970년대 뉴욕시가 재정 위기를 겪으면서 공원예산을 삭감하고 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슬럼화가 진행됐다.이후 뉴욕시는 시민단체인 센트럴파크 관리위원회와 공원을 활성화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시는 시민단체에 예산을 지원하고,전기,도로,안전,치안 등 시설 관리는 시에서 담당했다. 해외 선진국의 경우 안정적인 기부 문화와 자원봉사 시스템이 활성화 돼 있다.하이라인파크는 민간에서 먼저 나서 공원 조성을 추진하게 됐고,민간에서 자발적으로 기부를 받고 물품 판매와 콘텐츠 운영으로 이익을 창출해 수익금의 일부를 공원을 관리하는 데 쓰고 있다.하이라인은 관리의 많은 부분을‘하이라인 친구들’이 맡고 있지만 구조나 안전,시설 관리는 뉴욕시 공무원이 담당하고 있다.서울시에서 추진하려는 위탁사무 내용을 보면▲시설의 안전관리▲시설물 유지보수 및 정비▲동물·식물·동물사·녹지 및 공원생태계 관리▲공원 청소,쓰레기 처리 및 환경정비▲시설이용 승낙 및 이용료 징수▲재산관리 및 도시공원대장 작성·관리▲곤충식물원·나비정원 운영▲서울숲위원회 운영▲이용자모니터링 및 공원이용 통계·평가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관리의 전권이 민간에 맡겨진다. 공원의 운영 관리는 크게 시설 및 수목을 유지하는 것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구분될 수 있다.공원 운영을 민관이 함께하는 것이라면 그 사이에서 어떤 장점을 취할 수 있느냐가 고민이 돼야 한다.민간의 역할과 공무원의 역할이 있다.서울시는 경의선숲길과 서울역고가에 대한 민간 운영을 준비 중이다.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시설 전반의 관리 책임까지 시민이 맡는다면,시는 예산만 지원하는 기관이 되려하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서울시는 기관으로서의 책임까지 민간위탁하려고 하는가?
  • 지난달 말,국토교통부가 용산공원에 도입한다고 발표한8개의 콘텐츠 안에 대한 찬반론이 뜨겁다.조경계에서는“왜 건물 위주의 콘텐츠를 공원에 집어넣느냐”는 반론과“용산공원의 목표에 맞는 콘텐츠를 도입하라”는 조언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논란의 핵심은 용산공원 부지 내에 있는 근대적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현재 용산공원의 설계를 담당하고 있는West 8소속 최혜영 팀장은 처음 이 논의가 시작된 것은 존치될 건물의 활용 방안 때문이었다며,당연히 건물 위주의 콘텐츠 안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내비쳤다. 그에 따르면,용산공원 안은1000여 개의 건물이 있는 하나의 도시와도 같다.그 중에는 상태가 좋은 일제시대 건물들도 많은데,문화재청에서는80여 개동을 존치해야 할 역사성이 있는 근대적 건물로 파악하고 있다.실제2011년 법정계획에서도 이 건물들의 재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며,우선 국가 부처를 대상으로 건물의 활용 방안을 제안받게 된 것이다.이에 총18개의 안이 들어왔으며,이 중8개의 안을 최종 선정하는 과정에서 콘텐츠 소위원회를 구성해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는 점도 밝혔다.다만 국토부가 이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맥락 없이8개의 콘텐츠 안을 발표해 반발을 자처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4월29일 열린 용산공원 콘텐츠 선정 및 정비구역 변경 공청회에서는 콘텐츠 안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고,이에 콘텐츠 소위원회 위원장인 조세환 교수가 마치 공원이 건물로 가득 찬 것처럼 오해를 준 국토부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 80여 개동의 건물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공원 운영의 관점에서 보면80개 동을 모두 존치하는 것은 부담이라는 지적이 많다.각각의 프로그램도 있어야 하지만,이를 운영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미군 철수 후 정확한 조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만약 문화재로 지정되면 이를 다 철거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번 발표에 신축과 증축 계획이 포함된 것은 문제이고,분명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하지만 단순히 건축 위주의 콘텐츠 안이라는 점을 비판하기 보다는 이 근대적 건물들의 활용 방안과 운영 방안을 만드는 데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분당에 주상복합아파트 공사가 있었다. 이 현장은 조경포장 및 조경구조물(앉음벽, 플랜트, 계단 등)에 쓰이는 자재 중 화강석판석의 물량이 2만m2가 넘는 공사였다. 조경포장 구간에 있는 물량이라 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 면허를 가진 업체가 일을 했다. 그런데 석공사업 면허를 가진 업체가 조경공사에 쓰이는 물량이 많은 것을 보고 발주사 외주팀에 가서 따졌다. 외주팀에서도 발주를 잘못했다고 판단, 발주사에 등록된 석공사업체와 조경시공업체를 불러 회의를 했다. 석공사업체들은 외주팀의 발주 실수를 성토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회의에 참석한 조경업체 관계자의 발언으로 분위기는 전환됐다. 단순히 석재를 붙이는 공사는 석공사면허를 가진 업체가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돌은 조경소재의 하나이므로 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 면허가 있는 업체가 돌을 다루는 작업을 하는 건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석재포장을 유리블록으로 교체한다면 금속구조물창호공사업 면허가 있는 업체에게 발주하고, 콘크리트로 변경된다면 철근콘크리트공사업 면허 업체로 발주하는 것이 가능하냐고 지적했다. 특히 아파트의 문주에 철골로 골조를 만든 후 마감으로 기둥과 보를 돌, 유리, 목재, LED 등으로 만든다면어떤 면허를 가진 업체에 발주할 수 있는지 의문을제기했다. “최상의 현장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을 제안한 분야에 공사를 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외주관리팀장은 석공사업체들에게 “디자인 능력을 길러 자신의 업역을 제대로 지키라”고 말했다. 이렇게 산업현장에서는 자신의 업역에 다른 공종이 침범했다고 생각되면 예민하게 반응한다. 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의 업무내용은 ‘조경을 위하여 조경석·인조목·인조암 등을 설치하거나 야외의자·퍼걸러 등의 조경시설물을 설치하는 공사’로 정의하고 있고, 건설공사의 예시는 ‘조경석, 인조목, 인조암등의 설치공사, 야외의자, 퍼걸러, 놀이기구, 운동기구, 분수대, 벽천 등의 설치공사, 인조잔디공사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항목을 늘어놓은 데는 이유가 있다. 1990년대 초에 어떤 회사의 직원이 어린이 놀이시설을 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체에게 발주하기 위해 업체를 선정해 사장에게 결제를 받으려 했다. 그런데 사장은 어린이 놀이시설(그네, 시이소 등)의 공사를 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체가 시공하는 근거를 가져오라고 했다. 그 당시에는 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은 ‘조경석쌓기, 벤치, 퍼걸러 등을 설치하는 공사’로 정의하고 있었으므로 어느 조항에도 어린이 놀이시설을 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체에 주어야 한다는 근거를 찾을 수없었다. 그래서 담당자는 당시 건설부(현 국토교통부)에질의를 했다. 당시 답변 내용은 어린이 놀이시설 설치는 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체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어서 조경인들에게 충격을 줬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알아보니 공무원이란 규정이나 법규를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가지고 답변을 한 것이다. 하지만 어린이 놀이시설 공사를 누가 할 수 있다는 답도 하지 않았다. 그럼 어쩌란 말인지 한심하고무책임한 답변이었다. 다행히 그 해에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있던 터라 바로 어린이 놀이시설물을 비롯해 전에 없던 항목인 벽천, 분수 등도 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이 할 수 있는 것으로 개정해 문제없이 이 사건이 지나간 일이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규정이 없으면 일을 실행하기 힘들다. 최근에 아파트 단지 공사에서 조경석쌓기를 토공사면허를 가진 업체가 시공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아파트의 외부 골격을 잡는 과정에서 부대토목 작업을 할 수 있는 토공사업체가 조경석쌓기까지 맡으면 발주 담당자는 작업을 편하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조경석설치’는 엄연하게 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의 영역인데 버젓이 토공사 면허를 가진 업체가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조경석설치는 단순하고 구조 계산이 필요 없는 공종이다. 토공사업에서 시행하는 것은 발주가 잘못된 표본이다. 그러나 현장의 조경 담당자에게 물어보면 자신의 회사 방침으로는 높이가 2m 이상 되는 조경석쌓기는 구조상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토목업체에게 하도급을 준다는 것이다. 엄연한 조경공종의 한 영역이라고 조문에 나와 있는데도 조경 담당자가 이를 바로 잡지 않는 것은 다른 공종의 침범으로 장래 조경공사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른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구조 계산을 통해 조경석을 쌓는다고 토목에서 주장한다면 이는 사기다. 돌이 겹치는 면적, 두께 등을 계산하면서 돌쌓기를 하려면 하루에 몇 개의 돌을 놓을 수 있겠는가? 토목기사가 인부를 불러서 조경석을 쌓으면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고, 조경기사가 인부를 불러서 쌓으면 구조적으로 문제가 생긴다는 말인가? 조경석쌓기란 구조 계산을 할 수 없거나 필요가없는 곳에 돌을 쌓는 것이다. 오랜 경험을 토대로 어떻게 돌이 겹쳐지고 맞물려야 조경석 사이로 흙이 빠져나오지도 않고 적당히 보기도 괜찮고 토압도 견디는지 아는 장인이 쌓는 것이 조경석쌓기다. 조경석쌓기는 서구의 획일화된 공학적인 개념만 가지고 논해선 안 된다. 토목을 하는 사람이 성과 위주로 조경석을 쌓다 보니 결과물의 수준이 떨어지고 일도 거칠다. 이런 싸구려 돌쌓기는 돌 위에 흙이 수북이 쌓여 있는 경우도 많고, 조경석을 쌓으면 미관상 좋지 않다고 인식되는 사태까지 오게 만들었다. 예전 조경인들이 조경석을 쌓을 때는 예술적 감각과 원칙을 가지고 작업했다. 돌을 쌓으면서 매지목을 넣어 돌 사이에서 흙도 빠져나오지 않고, 매지목의 높낮이가 돌을 돋보이게 하고 적당히 가려 아름답게 모양을 냈다. 때에 따라 길쭉한 자연석이 있으면 앞으로 튀어나오게 설치해 파격적인 멋을 연출했다. 시공 현장에서 고생하는 조경인들은 사소한 문제라도 우리의 영역을 지키면서더 연구하고 발전시킬 때 조경 분야가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영역을 빼앗기고 기술이 퇴보하는 일이 있어선 되겠는가?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지난4월21일부터24일까지 코엑스에서‘대한민국 조경·정원 박람회’가 열렸다.환경과조경사도 부스를 마련해 박람회에 참여했다.불과 얼마 전 같은 장소에서 다른 박람회를 취재했던 터라 어느 정도 사람들이 붐빌 것을 예상했으나,이번 박람회는 입구부터 한산했다.비단 평일 아침 시간대만 그랬던 건 아니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주말임에도 사람들이 뜸했다.그나마22일에는 한국조경사회 자재분과위원회가 주관한 신기술·신자재 세미나가 진행된 덕에 비교적 많은 조경인들이 박람회를 방문했다.사람이 적고 전시품목의 규모나 숫자가 확연하게 줄어서 전시장 내부가 한 눈에 들어왔다.예전 박람회 때 한 조경인은“시설물밖에 볼 게 없다”며 사실상‘조경’보다는‘조경산업’이란 말이 박람회 명칭으로 더 적합할 것 같다고 말했었는데,그때는 최소한 다양한 시설물을 체험할 수 있었다.그런데 이번 박람회에서는 시설물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참가업체들은 운반이 용이한 시설물을 일부 가져다 놓는 수준이었다.박람회 정체성이 무엇인지 의문이 드는 부스도 많았다. 조경박람회는2006년‘대한민국 환경조경 박람회LANDEX’란 이름으로 처음 열렸다.이후2008년부터 열린‘대한민국 조경 박람회’는 한국조경사회를 중심으로 전시·박람회 전문기업인 리드엑스포와 함께 조경업체들을 유치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람들에게 선보여 왔다. 그런데2014년부터 한국조경사회와 리드엑스포는 결별하고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이후 벌써 세 번째 박람회를 치렀다.그동안 조경업체들의 참여는 계속 줄어들었고 프로그램도 부실해졌다.지난해 한겨레신문의 한 기자는 공식석상에서“조경의 수준이 이거밖에 안 되는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또한 올해 박람회장을 찾은 한 건축가는 박람회에 볼 것이 없다면서“조경 수준 별로네”하는 말을 남기고 박람회장을 떠났다. 조경 분야는40여 년 만에 겨우 관련법 하나를 마련했다.최근 업역 침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 대외적인 홍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그런데 일반인을 만나는 가장 큰 대외홍보 창구 중 하나인 조경박람회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조경가 입장에서 조경을 타이틀로 한 박람회 이미지가 추락하는 건 썩 달갑지 않은 일이다.조경박람회 재정비 작업이 절실해 보인다. ‘대한민국 조경·정원 박람회’는 내년에10돌을 맞이한다. 10년 주기로 열리는 독일의IGA(국제정원박람회)는 세계3대 정원박람회로 자리 잡고 있다.정원의 역사가 오래된 독일의IGA와 같은 박람회를 기대하긴 어려운 현실이지만,최소한10돌에 걸맞은 모습은 갖춰야 하지 않겠는가. 조경의 이미지 제고와 분야 발전이란 대승적인 차원에서 한국조경사회를 비롯한 조경단체들이 힘을 모을 수는 없을까?
  • 최근 경기도 평택에 있는 아파트를 검수하러 다녀왔다. 작년에 가장 추울 때 서울은 영하 14℃까지 떨어진 적이 있는데, 평택은 서울보다 겨울 기온이 평균 2℃ 정도 높다. 이곳의 나무들은 가시나무, 홍가시나무, 은목서, 꽃댕강나무, 석류나무, 실유카, 대형 사철나무, 남천, 감나무, 대나무, 배롱나무 등으로 대부분 2015년 가을에 심어졌다. 이론적으로 이 나무들은중부지방에서 생육하지 못하는 나무들이다. 그런데 작년 가을에 심었음에도 일반 수목 정도의 하자율을 보이거나 오히려 하자가 더 적은 것 같았다. 물론 밑둥치 부분은 짚으로 월동 준비를 해 주었지만 그래도 이런 나무들을 중부지방에 심으려고 한 시도가 놀랍다. 시공 담당자는 식재 후 내린 눈 속에 나무들이 겨우내 파묻혀 있다 보니 하자가 거의 없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우리는 중부지방에 식재를 할 때 상록수가 빈곤한 것에 대해 매번 고민한다. 그런데 위와 같은 수종들이 중부지방에서 생육할 수 있다면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반드시 내년에 다시 그 아파트를 방문해 나무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생육하고 있는지 관찰해 볼 생각이다. 하지만 의문이 남는다. 과거 서울 영등포구에 있던 철도아파트가 철거될 때 기존 수목을 옮기기 위해 가보니 그 아파트의 양지 바른 곳에 식나무Aucuba가 잘 살고 있다든지, 은평구 기자촌의 어떤 주택에 가보니 2m가 넘는 호랑가시나무Ilex 가 잘 자라고 있는경우를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국지적인 기후와 겨울철 관리를 잘 해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지, 일반적인 공동주택에 적용하기 힘들다는 것이 조경 식재 업계의 상식이다. 1989년경 4대 신도시가 한창 개발될 때 한 건설사가 일산에 짓는 아파트에 히말라야시다(개잎갈나무)를 상징목으로 심었었다. 처음에는 잘 생육하다 겨울만 지나면 몇 그루씩 죽더니 몇 년에 걸쳐 다 고사하고 현재는 살아있는 나무가 한 주도 없다. 식재한 나무의 근원경은 약 20cm 이상이었다. 그때 시공자로서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행위는 어렵다는 걸 실감했다. 배롱나무, 감나무, 대나무는 중부지방에서 월동이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요즘 이 나무들이 중부권 아파트에 당연한 듯이 식재되고 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월동 준비만 해 주면 문제없이 겨울을 나고 수년이 흘러도 잘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온난화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별반 의심 없이 이러한 나무들을 설계와 시공에 반영하고 있다. 매우 추웠던 1980년 겨울, 서울에 심어진 가이즈까 향나무들이 대부분 동해를 입었고, 수원에 위치한 농장의 복숭아나무도 거의 얼어 죽는 사태가 발생했다. 처음에는 이유를 잘 몰랐으나 추위 때문이라는 것이 얼마 후 밝혀졌다. 이렇듯 자연은 가혹하다. 우리가 문제없이 넘어가는 일상의 현상들도 조금만 스트레스가 주어지면 가혹한 결과를 초래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자연이다. 그렇다고 평소에 문제가 없는 데 수년 또는 수십 년 만에 일어날 수도 있는 현상이 무서워 우리가 보고 즐길 수 있는 나무들을 심지 않고 소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인가는 의문이다. 언제 혹독한 추위가 닥쳐 그 나무들이 전멸할지 모르지만,현재까지는 중부지방에 대나무, 감나무, 배롱나무를 적극적으로 심어 주위의 경관을 풍성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서두에서 언급한 가시나무나 은목서 등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나무들은 중부지방에서 생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 나무들의 생육이 가능하다면 우리의 기후대는 1960년대와는 완전히 달라진 상태일 것이며, 식생에 대한 이론서도 완전히 바뀌어야 할 정도가 된다. 이 나무들은 대나무나 배롱나무와 같이 추위에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 나무가 아니라, 하루 종일 영하의 날씨가 지속될 수도 있는 중부지방에서는 생육이 불가능하다. 몇 도 이하가 어느 정도 지속될 때 죽는지, 추위보다는 겨울바람의 풍속이 어느 정도 되고 건조가 계속될때 죽는지에 대한 연구 데이터는 없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양지바른 곳에 이 나무들이 식재되고 있다. 이 나무들이 하루 종일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도 아파트에서 나오는 열과 복사열 속에서 잘 살아간다면, 아파트의 조경 식재 수종을 새로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주민들의 삭막한 겨울 풍경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다. 중부지방에 심을 수 있는 상록교목은 침엽수인 소나무, 스트로브잣나무, 섬잣나무, 잣나무, 가이즈까향나무, 향나무, 주목을 제외하고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상록활엽수종은 거의 없다. 그런데 가시나무 계열과 목서 계통의 나무가 생육한다면 추위에 견디는 다른 많은 남부수종들이 설계에서 시공까지 반영돼 대부분의 도시민들이 거주하는 집합주택(아파트)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시도가 행해져 정착된다면 풍성한 공간을 연출할 수 있어 좋을 듯 하다. 겨울철에도 풍성한 상록활엽수가 심겨져 있는것을 본다면 주민들의 정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며, 조경수목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남부수종이 많이 심어진 평택에 있는 아파트에서 조경관리를 잘 해 새로운 조경식재의 새로운 장이 되길 기대한다. 겨울철 유지관리비가 조금 들어가더라도 이런 나무를 중부지방에서 사시사철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만한 가치를 지불할 수 있는 준비가 우리 국민들은 충분히 돼 있다.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 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치열했던 조경학회 선거가 막을 내렸다.승자도 패자도 조경 분야의 발전을 위해 나섰다는 점에서 모두 박수를 받을 만하다. 최근 취재를 다니면서 학회 선거에 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당연히“누가 당선될 것 같으냐”는 질문이 제일 많았고,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도 적지 않았다.지난 호에 심우경 명예교수의 후보 자격 논란이 기사로 나간 후 그 뒷 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사람도 있었다.그래서 학회 선거 기간 동안 숨겨뒀던 두 개의 이야기를 꺼낼까 한다. 하나는‘심우경 교수’고 하나는‘선거용 이사 논란’이다. 심우경 교수의 후보자격 논란을 다룬 것은 본지가 유일했다.논란 이후 기사들이 없어서 본의 아니게 궁금증만 높여 놓은 셈이 됐으니,간단하게라도‘뉴스 후’가 필요할 듯싶다. 심우경 교수의 후보자격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인정되지 않았다.학회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심우경 후보에게 이틀간의 이의신청 기간을 줬고,심우경 교수는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하지만 이의신청 마지막 날인 오후6시를 넘겨서 제출했다는 이유로 최종 후보 자격을 얻지 못했다. 심우경 교수는“현 조경계의 위기를 풀어보기 위해 후보에 출마한 것은 진심이었지만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치게 돼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이번 학회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세 번 듣게 된 말이 있다. ‘선거용 이사’라는 말이다. 처음은 김남춘 교수였다.지난호 인터뷰에는 지면관계상실리지 못했는데,후보자 인터뷰를 하면서“현재 학회에 대해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학회가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생각한다”며“이사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과거 선거용으로 늘리던 이사처럼 많이 늘리지 않았다”는 점을 하나의 예로 들었다. 두 번째는 심우경 교수로부터다.후보 자격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학회에 섭섭함을 보이며,회원가입도 하지 않았는데 학회의 이사가 됐다는 지인의 사례를 들며‘선거용 이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세 번째는 한 조경단체의 모임에서였다.현 학회가 선거에 유리한 사람들로 이른바‘선거용 이사’를 많이 만들어 놨다는 발언이었다. 누구 말이 옳다는 이야기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학회의 정관을 보면,오랫동안 학회의 회원으로서 열심히 일을 하신 분들이 상임이사와 이사를 하는 것으로 규정은 돼 있지만,비록 자격에 미치지 못해도 회장의 권한으로 상임이사나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 회장은 이사회 구성원의10%이내에서 이사 자격을 갖추지 않아도 직무 수행에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이사를 선임할 권한이 있다.또 회장은 상임이사회 구성원의30%이내에서 상임이사의 요건에 충족하지 못하는 이사를 상임이사로 위촉할 수 있다. 이렇게 정관에 들어 있으니,흔히 비판적으로 말하는‘선거용 이사’라는 것은 편법도 아니고 불법도 아닌 것이다.회장이 임기 내 사업을 하면서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을 이사로 선임할 수 있는 근거다.선거만 놓고 보자면 여당에게 유리한 불공정한 조항은 될 수 있으나 누구도 없애지 않는 합의된 기득권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면,언젠가 기득권을 과감하게 던지는 회장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선거용 이사,알고 보면 별게 아니다.
  • 조경을 한다고 하면 주위 사람들에게 “시골에 땅이 있는데 어떤 나무를 심으면 좋은가”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경험이 별로 없을 때는 그 땅의 토양, 경사, 땅의 향向 등을 고려하고 유행하는 나무 등을 검토해 어떤 나무를 심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지금은 돈이 필요해서 나무를 심는지 아니면 그냥 건강이나 마음의 여유를 위해 나무를 심는지 되묻는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면 아무 나무나 심으라고 조언한다. 물론 토질, 수분함량, 고도, 향, 경사 등에 따라 나무의 성장 속도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 땅에 맞는 나무의 종류는 한정적일 수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국토가 좁은 나라는 사실상 지역별로 토질이나 기후가 급격하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단풍나무, 목련, 느티나무 등 당신이 이름을 아는 나무를 심어놓고 감상하는 여유와 재력을 가졌다면 그만큼 행복한 삶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해 준다. 그러다 누가 나무를 사러와 돈이 된다면 금상첨화고, 그 땅에 또 묘목을 심어서 가꾸는 재미를 반복하면 그만큼의 보람찬 인생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돈을 벌기 위해서 나무를 심는다면 그때부터는 이야기가 좀 복잡해진다. 이때는 언제 돈이 필요하냐고 다시 묻는다. 대부분 “그게 무슨 소리냐”고 반문한다. 우리는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은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돈은 필요할 때 있어야 한다. 회사가 망하고 나서 복권에 당첨돼 봐야 회사를 살릴 수 없다. 이렇듯 적기에 돈이 될 수 없는 투자는 가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도 일반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애써 무시한다. 만약 6개월 이내에 돈이 필요하다면 꽃을 심기를 권한다. 씨를 뿌리면 화초는 거의 6개월 이내에 꽃이 피고 상품가치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6개월 후에 팔 상품에 대한 예측과 분석만 잘하면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 현충일에 맞춰 흰 꽃이 피게 생산한 페튜니아, 봄철의 단장에 맞게 핀 금잔화, 팬지, 데이지, 가을철의 국화 생산 등은 큰 무리가 없이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6개월을 고강도로 작업해야 한다. 또 짧은 시기에 생산한 꽃들을 적기에 팔지 못하면 쓰레기로 변한다. 단기간에 고밀도의 노력과 정열을 요한다. 만약 돈이 1년 이내에 필요하다면 관엽식물을 심기를 권한다. 관엽식물은 수종에 따라 성장에 몇 년이 걸리는 것도 있지만 대개 1년이면 거의 상품화할 수 있는 식물이 많다. 비닐하우스에서 비료와 물 관리를 잘 해야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초화류보다는 짧은 시기에 판매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 또한 짧은 시간에 고밀도의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하지만 단시일 내에 돈을 만질 수는 있다. 그러나 비닐하우스 설치비, 관수시설 등의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다. 만약 돈이 3년 이내에 필요하다면 관목을 심기를 권한다. 회양목, 철쭉, 흰말채나무, 개나리, 사철나무 등 많은 종류의 관목이 있다. 삽목한 조그마한 묘목을 심으면 대개는 3년 정도면 수확이 가능하다. 또 한꺼번에 팔리지 않아도 크게 문제는 없다. 꽃이나 관엽 식물을 식재했을 때보다 집약적인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밭을 통째로 팔면 그 나름의 목돈도 만질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몇 가지 제약이 따른다 밭에 심어야 된다는 것, 일 년에 몇 차례 풀 관리와 비료 관리를 잘 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출하적기 중 1~2년 안에 팔지 않으면 기른 만큼의 돈을 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땅이 본인 소유가 아니라면 임대료도무시할 수 없다. 만약 돈이 10년 이내에 필요하다면 교목을 심기를 권한다. 물론 토질, 방향, 경사, 수분 등은 충분히 고려한 땅이어야 한다. 나무는 아무 교목이나 심어도 좋다. 그냥 심어 놓으면 햇볕과 공기가 저절로 키워주는 것이 나무다. 5년만 넘으면 상품가치가 있는 것이 많다. 그때부터 팔면 된다. 안 팔리면 내년에 더 키워서 팔면 되고, 몇몇 수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크면 클수록 돈은 더 나가니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자금이 너무 오랫동안 묵게 되고 적은 돈이지만 계속 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 그리고 초기에는 풀매기, 가지치기, 거름주기를 소홀히 하면 상품가치가 떨어져 제값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조방적으로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관리할 수 있어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주말의 소일거리로 하기에 좋다. 만약 10년 안에 돈이 필요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나무를 키우면서 취미생활을 하고 싶다면 좋은 땅에 상록수를 키우라고 권하고 싶다. 주목, 향나무 등의 나무들은 아주 더디게 큰다. 하지만 일정한 형태까지 크고 나면 그 아름다움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상록수를 심는 이유는 겨울철에도 항상 푸르름을 가진 자신만의 나무를 본다는 기쁨을 누릴 수 있고, 팔면 제법 큰돈을 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농장을 방문했을 때 상록수가 많이 심어져 있으면 이 농장주는 돈에 구애받지 않는 부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상록수는 더디게 크지만 큰 목돈을 만질 수 있는 장기 투자에 적합한 수종이다. 식물을 키운다는 것은 자신의 근기에 맞게 투자를 하면 은행이자보다 나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재미와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 모두 나무를 키워 소득도 챙기고 정서도 함양하면서 조경 산업의 근간이 되는 수목 자재를 생산하는 데 기여한다면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봄이 되면 누구나 한번은 나무를 쳐다본다. 새로운 푸르름이 솟아나는 가지에서 새로운 희열을 느끼며 나도 한 그루의 나무를 심어 볼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는 현대인에게 자연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회한이 있다는 증거다.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 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약수터배 배드민턴 복식 대회를 보면,한 번씩 연출되는 장면이 있다.가끔 동네 아저씨 족구 경기에서도 목격되는 장면이다.상대 진영에서 네트를 넘어 공은 날아오는데,아무도 공을 쳐 낼 생각은 않고 가만히 바라보다 어이없이 실점하는 경우다.그런 공은 주로 선수와 선수 사이에 떨어진다.누가 이 공을 쳐 냈어야 하는지 애매한 위치다.자기 잘못이라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애매하니까.”그냥 다음에 잘하자며 눈웃음 한 번주고받으면 그만이다.이런 실수를 하고 나면 나름 작전을 짜기 시작한다.어느 구역으로 오는 공은 누가 치고,어려운 공은 누가 받아 낸다든가 하는 것이다.애매한 것을 줄여야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조경학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등록을 마친 후보자들은 하나같이“마이 볼”을 외치고 있다.그간 조경학회와 발전재단,조경사회 간 역할이 명확치 않았다며,이제부터는 학회가 조경계를 리드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는 지난해 건설기술자 조경직무 자격 범위에 산림,원예 등의 기술자들이 대거 포함돼 조경계가 분노로 들끓었을 때,재단과 사회에서는 학회가 나서라고 했고,학회는 왜 일방적으로 떠넘기냐며 반발했다.위기를 맞고 보니 누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교통 정리가 안 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대해 학회 차기 회장 후보들도 의견이 갈렸다.한 후보는“당시에는 재단이 법이나 제도적인 문제를 다루는 조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고,다른 후보는“학회가 리드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심지어 조경계 원로들이나 역대 단체장들의 생각도 서로 달랐다. “재단을 만들었을 때 조경계를 대표해 법과 정책을 챙기고자 했다”는 주장과“재단은 그런 일을 하는 조직이 아니다”는 주장이다. 과거 굵직한 조경계 현안들은 조경학회와 조경사회가 함께 나서서 해결해 왔다.그러나 재단이 만들어지면서 조경계를 대표하는 연합체 성격의 조직이 생겼다는 믿음이 있었다.물론 착각일 수 있다. “애매하니까.” 그럼 학회,사회,재단 사이에 다시 작전을 짜면 된다.위상이란 상대적인 것이고,역할이란 나누기 나름이다.국가도시공원법을 재단에서 챙긴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고,학회가 서명을 받는다고 해서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누구든 분야를 위해 나서주면 기꺼이‘박수’를 보낼 것이다. 선거는 희망을 품게 한다.이번 학회 선거는 학회,사회,그리고 재단 사이에 있었던 그간의 역할 공방을 극복하고,누구든 조경계의 위기에 발벗고 나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품고 있다. “공 좀 못 차면 어떤가요.마이 볼을 외쳐주세요.”
  • 옛날 동방에 ‘예의지국’이라는 나라가 ‘조경진흥단지’를 만들었답니다. 이 단지에는 조경에 관한 업체가 총망라돼 있었습니다. 조경의 발전을 위한 연구와 생산이 이뤄졌으며, 친환경적이고 지구 보존에 기여하는 조경수, 시설물, 자재가 개발돼 전 세계로 팔려나가 활황을 이루었답니다. 조경과 연관된 신소재 및 신기술 개발, 특허 등 여러 분야가 이 단지에 들어섰고, 세계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만들었습니다. 계획이나 설계 분야는 사람이 어떠한 경관을 생각하면서 기계에 누우면 그 이미지가 도면화되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심지어 3D 모형도로 만드는 방법까지 개발돼 관련 분야에 신기원을 열었습니다.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의 생각을 구체화해 도면, 조감도, 모형도 그리고 견적까지 뽑아주니, 전 세계의 조경가들이 이 기술을 배우기 위해 단지로 몰리는 바람에 연일북새통을 이룹니다. 조경수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됐습니다. 지구온난화에 대비하는 수종의 연구뿐만 아니라 콘크리트위에 심어도 구조에 지장을 주지 않는 느티나무도 새로 육종했습니다. 이 나무는 콘크리트 구조물의 결속을 강화하는 효과도 가지고 있습니다. 목련과 국화의 장점만 모은 나무는 봄과 가을에 두 번씩 목련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또 무궁화의 꽃이 며칠밖에 가지않는 단점을 천일홍과의 합성으로 보완해 100일 이상 시들지 않는 무궁화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또 음악에 맞춰 춤추는 나무, 카멜레온의 인자를 주입해 잎 색깔을 마음대로 변화시키는 나무도 개발돼 곧 만날 예정입니다. 쉬고 싶으면 벤치 형태로 가지가 휘어져 앉을 수 있는 나무, 칩을 내장해 그늘이 필요할 때는 리모컨으로 이동이 가능한 수목도 멀지 않은 장래에 개발·보급될 예정이라니 기대가 됩니다. 최근에는 공기정화 능력이 뛰어난 수목이 개발돼 이 나무 몇 그루만 심어도 하수종말처리장의 냄새를 사라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주인의 취향에 따라 향기가 조절되는 나무까지 개발돼 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경시설물은 더욱더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연구가 단지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스타워즈에 나올법한 모형은 아무도 쳐다보지 않을 정도로 구형이 된 지 오래고, 특이한 제품들을 보급했습니다. 예를 들면 조합놀이대는 어린이가 사용하면 이용자의 체형에 맞게 그때마다 변형이 되고, 바닥 재질은 절대로 아이들이 다치지 않는 물질로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여름이나 겨울에도 쾌적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사용할 수 있는 시설도 개발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어린이놀이터에 들어오면 드론을 타고 자유롭게 날아서 자기가 이용하고 싶은 시설을 탑승하는 것은 기본이고, 스키와 해수욕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시설에 대한 연구까지 단지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윈드서핑을 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카약을 타고 난이도에 맞는 급류를 타고 내려오면서 가까이에서 스키를 타는 것을 감상하는 놀이시설의 개발은 어른에게도 흥미만점의 시설로 주목받으며, 가족이 함께 즐기는 시설로 맞춤 개발되고 있답니다. 수목과 아울러 관상용 동물들도 개발되어 시중에 나오고 있습니다. 열대지방의 앵무새와 겨울 철새인 기러기를 교잡해서 앵무새의 화려함을 가지면서 추위에도 강한 텃새를 만들었습니다. 최근엔 고구려인의 기상이 깃든 삼족오가 재현돼 이것을 키우는 집들이 많다고 합니다. 조경진흥단지에서는 조경과 관계된 것 이외에 식생활 관련 기술도 개발했습니다. 소나무와 소고기의 유전자를 합한 것입니다. 이렇게 합성된 소나무를 정원에 심어놓고 가지치기한 조각을 숯불에 구우면 소고기 육질과 흡사하게 먹을 수 있답니다. 특히 소나무의 향이 고기에 배어 있어서 소고기와는 다른 특유의 맛을 즐길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자랑하고 있습니다. 대추나무에 닭의 유전자를 넣어 대추 한 개를 먹으면 달걀 한 개를 먹는 것과 같도록 하는 연구도 곧 상용화 될 전망입니다. 집에서 몇 그루의 나무만 심으면 주택단지 내에서 모든 식생활이 해결될 조짐입니다. 이렇게 모든 부분에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다 보니 외국의 유수 조경업체뿐만 아니라 바이오, 생화학, 전자공학을 하는 업체들도 단지에 입주하려고 대기하고 있습니다. 단지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국가 최고의 엘리트로 추앙받으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대학교에서 조경학과의 인기가 너무 높아져 최고의 지성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연구를 하다 보면 실패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데, 단지 근무자에게 가장 큰 실수가 무어냐고 물으니, 조심스럽게 하는 말이 예전에 조경단지의 애완동물을 만드는 연구실에서 발생한 일인데 애완용 돼지와 오랑우탄을 가지고 실험을 하다가 실패작이 나왔답니다. 무엇이 나왔느냐고 물으니 극비사항이라며 하는 말이 김정은이 나왔다나 여기에 크게 반성을 한 조경진흥단지 관계자들은 생태적 교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답니다. 현재는 초심으로 돌아가 위에서 언급한 괴상망측한(?) 연구보다는 진정으로 지구와 환경에 기초를 둔,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연구와 생산에 몰두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 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이솝우화를 보면 아버지와 아들이 당나귀를 몰고 가는 이야기가 나온다. 멀쩡한 당나귀를 타고가지 않자 사람들은 “왜 당나귀를 타지 힘겹게 걷느냐”고 수군거렸다. 두 부자는 “아들이 타면 늙은 아버지를 위하지 않는다고 사람들이 욕하고, 아버지가 당나귀에 타면 어린 아들을 고생시킨다고 흉을 본다. 그렇다고 둘이 타면 동물학대라고 나무라니, 할 수 없이 당나귀를 둘러메고 간다”고 말해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됐다. 이렇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기란 어렵다. 특히 요즘처럼 정보가 개방된 사회에서는 누가 어디에서 무엇을 조금만 도모하려 해도 내용이 바로 공개된다. 이해 당사자들이 소리 높여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여 통합된 구심점을 찾기도 어렵다. 더구나 반대를 하는 소수 약자들의 목소리가 더 크고 끈질겨(?) 결집은 더욱 힘들게 됐다. 조경 분야도 환경조경발전재단, 한국조경학회, 한국조경사회,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협의회, 대한건설협회 조경위원회, 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한국조경수협회, 한국환경복원기술학회, 놀이시설조경자재협회, 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등 많은 조경단체와 모임이 있다. 조경과 영역이 중복되는 토목, 건축, 산림, 원예관련 여러 단체와 기구들도 존재한다. 이러다 보니 조 경과 관련된 현안에 대한 각자의 이해관계가 달라, 의견의 통일을 이루기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어떻게 생산, 계획, 설계, 유통, 건설, 자재 등 모든 분야가 만족할 수 있는 의견이 나오겠는가? 조경을 하는 사람이라면 위의 단체들에 한두 개 이상 관련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어떤 단체의 이해관계는 맞아 떨어지는데 저 단체에 가보면 반대 의견을 낼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긴다. 현재 조경에 관련된 많은 일들이 거론되고 있다. 국가도시공원법, 산림법, 도시농업법, 조경진흥법, 환경보전법, NCS 작성, 관급자재에 관한 규정, 다수공급자계약, 조경식재 표준하도급계약서, 조경설계기준 등 조경 관련 법규, 행정명령, 연구용역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사안들로 인해 자신의 처지에서 이익이 될 수도 있고 손해가 될 수도 있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예를 들면 조경 공사라도 일을 발주하는 사람의 입장이 다르고 수주하는 사람의 입장이 다르니 규정 하나가 달라지면 같은 조경의 울타리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너무 많다. 조경의 특성상 국토교통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등 관련되지 않는 부처가 없을 정도로 많은 기관과 연결되어 있다. 그 산하에 있는 농촌진흥청, 산림청, 4대강유역청 등 외청外廳의 여러 기관과도 밀접하게 관계된 일을 하는 것이 조경이다. 이러다 보니 각 부처의 법이나 규칙이 바뀔 때마다 된서리를 맞거나 혜택을 보는 사람도 제각각이다. 조경업계 내에서도 짚신장사와 나막신장사로 나뉘는 판국으로, 그 찬반贊反의 행태 또한 극명하다. 찬성편에서는 가만히 있고 반대쪽에서는 아우성이다. 관계기관 입장에서 조경단체는 항상 반대만 하는 성가신 존재로 치부하고 있는 것 같다. 개선이 필요하다. 격랑의 시대에 조경이 잘 되는 길이 무엇인지를 종종 자문해 본다. 어떤 일을 찬성하고 어떤 일을 반대해야 조경 분야에 작게나마 보탬이 될지도 생각한다. 그러나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추진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 모두에게 논리가 있다. 그럼 합일점은 없을까? 중재할 수 있는 기관은? 그런 일을 위해서 만든 단체 역시 반대에 부딪쳐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현실로 볼 때 새로운 무엇을 만들기도 쉽지 않다. 조경을 위한 언론사도 과연 정론正論을 펴고 있는가? 언로言路가 열린지도 판가름하기 힘든 현실 앞에서, 조경을 위해 불철주야, 노심초사하던 원로들이 현재 당면한 문제에 답을 줄 혜안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만약 그분들이 결론을 내주더라도 지금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 과연 따를 수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지금 구성되어 있는 어떤 상설기구에서 끝장 토론을 함으로써 장래의 나은 길을 찾을 수는 없는지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요,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라고 했다. 즉 군자는 다름을 인정하면서 화합하여 살아가고 소인은 서로의 개성을 인정 못하고 하나가 되어야 직성이 풀린다는 속좁음을 나타내는 이야기다. 조경도 여러 이해관계자가 있으니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화和할 수는 없을까? 모두 하나의 깃발에서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행동하는 것이 좋은 것 같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화합을 못한다는 것은 올바른길이 아니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지금 우리가 열심히 토론하고 있는 여러 난제들을 현재 조경에 어떻게 도움이 되느냐가 아니라 장래에 어떻게 해야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고 우리에게도 활동의 장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인지 고민을 해야겠다. 그런 연후에 서로의 의견을 모아 가는 설득이 필요하다. 지금 발이 시리다고 발에 오줌을 눠봐야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각 단체를 맡고 있는 분들께서는 백가쟁명의 시대, 상황에 맞는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해본다. 업계의 앞날에 더 나은 희망을 주는 처신과 판단을 생각하며, 굴원의 초사楚辭 한 구절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창랑의 물이 탁하면 발을 씻는다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 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 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인사이동 철이다.공공기관은 인사이동이 대부분 끝났고 민간은3월 전까지 계속된다. 최근 출입처 몇 곳의 관계자들이 자리를 옮겼다.경의선숲길 조성 및 운영 등을 담당했던 공무원도 자리를 옮겼다.공원이 공사 중일 때부터 알게 된 그는 준공 이후 공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행위와 사건 사고들을 전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온 사람이다.덕분에 기자도 더 관심을 갖고 취재를 지속할 수 있었다. 경의선숲길 내에 위치한 부지 철수 건으로 마포구와 마찰을 빚고 있는 늘장과 시민사회 단체들을 취재하는 과정에 경의선숲길을‘시민이 운영하는 공원의 모델’로 만들려 한 푸른도시국 담당자와도 인터뷰를 진행하려 했으나 인사이동 탓에 그러지 못했다. 마포구 지역경제과에서 늘장 관련 사무를 담당했던 공무원과도 통화를 시도했다.이곳 역시 담당자가 바뀌어 인수인계 받으면서 들은 내용,서류에 기재된 내용에 기반한‘제3자’적인 입장만을 전해 들었다.시민사회가 공동 대응할 움직임까지 보임에도 구는 이에 대한 대응은커녕 분위기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LH가 응모한 사업이 우수사례 공모에 당선됐다.얼마 지나지 않아 취재차LH관계자를 통해 담당자를 찾았으나 인사이동으로 어느 부서에서 했었는지조차 알기 어려웠다는 답변을 받았다.서울시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몇 년간 남산복원 업무를 수행하다 얼마 뒤 어린이놀이터 관련 업무를 수행하게 됐는데,또 얼마 뒤 다른 부서로 옮겼다.얼마 전 새로운 곳에서 다시 업무를 익히고 있다고 연락을 받았다.불과2년간의 일이다.또1년 전 푸른도시국에서 일하게 됐다며 얼굴을 익힌 공무원은 이번 인사이동 철에 다른 국으로 자리를 옮겨갔다. 그 사업하면 그 사람으로1:1매칭이 되는 공무원이 있다.물론 아닌 경우도 많지만 가끔 그 사업을 위해 태어난 듯 사명감을 가지고 일에 매진하는 이들을 종종 본다.그런데 몇 년 간 한 사업에 전력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증발되듯 사라지는 일이 허다하다. 새로운 담당공무원이 그간의 전후사정을 서류를 통해 전달받고 익히는 동안에도 관련 현장은 빠르게 돌아간다.행정이나 시민이나 물어물어 일을 처리하고,새로 온 사람이 기존 사안의 전문가가 아니니 이중삼중으로 자료와 정보를 찾아야 한다.그 과정에 와전되는 것,잘못 전달되는 일이 발생해 수정을 거치고 길을 돌아가는 상황이 발생한다.사건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 아닌,서류를 통해 익힌 사람이 본인이 주도하지도 않은 사업에 얼마나 열의를 가질지도 미지수다.결국 사업의 성과와 품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실제 이슈가 될 만한 것도 인사이동 이후 흐지부지 되는 일이 적지 않다. 공무원 개인으로서도 기존에 하던 업무와 전혀 관계없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간 쌓아온 관계,역량,사업에 대한 인지도,관련 지식들이 쓸모없게 돼 버린다.인사이동 이후 얼마나 힘을 쏟아 부었든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관과 시민이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 일을 해왔는데 갑자기 새로운 사람이 와서“○○○에서○○업무를 담당할○○○”라고 소개하면 시민 입장에선 관계를 다시 맺어야 하는 피곤한 일이다.결국 누가 오든 관으로서 볼 수밖에 없고 행정과 시민의 거리는 멀어진다.관으로서도 손해다.인사이동 이후 기존 관계자는 사업에서 완전히 아웃된다.
  • 잡지의 매력이 뭘까. 종이라는 것,하루살이가 아니라는 것,그렇다고 영원하지도 않다는 것. 전자 매체에 대한 기대와 전망이 하늘을 찌를 때만해도 종이 매체는 곧 죽는다는 쉬운 예언들이 판쳤다.물론 여전히 종이 매체는 쇠퇴를 거듭 중이지만,아직 전자 매체가 따라오지 못하는 종이의 장점 몇 가지를 부여잡고 끈질긴 생명력을 연장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어쩌면 생각보다 종이의 수명이 더 길어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요즘 신문이나 잡지들은 종이 매체에 전자 매체를 융합해 가는 것이 추세가 됐다.누가 누굴 대체한다기 보다 둘 다 기본이 됐다고나 할까. 이유를 추측컨대,아직 종이만큼 텍스트를 읽기에 효율성을 부여하는 매체는 없는 듯하고,그래서인지 공부하는 학생들은 아직 종이책에 대한 의존에서 많이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며,나이가 들수록 종이가 아닌 다른 매체를 통해 글자를 대하는 것이 너무 피로해지기도 한다.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어쨌든‘종이’가 이 디지털 세상에 맞서 선전하고 있는 건 사실로 보인다. 월간지의 매력은 하루살이가 아니라는 데 있다.그만큼 일간지에 비해 덜 치열하지만 그만큼 깊어야 한다.월간지는 한 달을 책상 위에 놓였다가 다음 달 새로운 잡지가 배달될 즈음 책꽂이에 자리 잡게 된다.잡지 일생에서 최고의 전성기가 그렇게 지나간다.어떻게 보면 초라하지만 사실은 그만한 대접도 없다.한 번 보고 버려지는 수많은 종이 인생 중에선 귀족이 아닐까 싶다.게다가 책꽂이에 갇히게 되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읽힐 수 있는 게 잡지다. ‘이게 몇 월호에 실렸더라’하면서 이것 저것 꺼내 뒤적여 놓고는,순번대로 맞췄던 잡지의 배열을 흐뜨려 놓았던 경험이 한번 씩은 있을 것이다.보고 또 보고,한 달이 지나도 보고,일 년이 지나도 보고.그리고 돌려도 보고.그 게 종이 잡지다. 종이 잡지는 적당한 삶을 산다.요즘 인터넷을 통해 잊혀질 권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적당한 세대를 거치면 알아서 퇴장해 주니 정말 인간적이기까지 하다.물론 요즘 잡지는 모두 디지털화 돼 보관되지만 말이다.그래서 말인데,우리 잡지 에코스케이프도 적당한 세월만 살더라도 독자들이 자주 뒤적이고,서로 돌려보는 잡지였으면 좋겠다.잡지는 기본적으로 열독률이 높지만,좀 더 유용한 정보로 더욱 불티나는 잡지가 되길 바라본다. 새해 다짐은 자꾸 보고 여럿이 돌려 보는 잡지를 만드는 것!
  • 20대의 태반이 일자리가 없어서 논다고 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사람이 없어서 난리다. 조그마한 기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직원이 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해도 좀처럼 해고하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그 직원을 대체할 대안이 없고, 그동안 그 직원을 키워온 노력이 아까워 관두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인력 수급 현상이일부 왜곡되어 있다. 시공 현장은 일자리를 늘린다는 취지로 건설 현장에서 외국인이 일하는 것을 극도로 어렵게 막아놓았는 데, 모 대통령 시절에는 이를 통해 40만 개의 일자리를 확보했다고 선전했다. 그런다고 열악한 3D 일자리인 조경 기능 시장에 우리 젊은이들이 쉽사리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 그러니 현장에는 예전부터 일하는 고령자들이 많아 안전사고의 가능성은 매우 높고작업의 질도 매우 떨어진다. 일례로 예전에는 관목의 하자가 많이 나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관목의 하자가 많다. 그 이유는 관목을 심는 인력이 고령화되어 맵시 있게는 심는데, 힘이 떨어져 땅을 깊게 파지 못해 나무를 얕게 심어 관목의 뿌리가 드러나 마르거나, 동해를 입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대로 10여 년이 더 흐른다면 과연 조경 시공 현장은 어떻게 될지걱정이다. “그때 가서 생각하지.” 필요하면 대책은 생긴다고 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우리의 기능 인력시장의 현주소는 너무도 한심하다. 계단을 내려오다 넘어져 발목을 다치는 기능공, 조경의 기본은 전정이므로 어느 정도 나무를 잘 타야 하는데 조그마한 가지를 자르기 위해서도 고소 작업차나 리프트를 사용해야 하는 안전 관리, 현장에서 뛰지도 못할 정도의노령화된 인력들을 보면서 앞으로 일이 암담해지는 것 같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외국의 기능 인력에 적당히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어차피 우리나라 사람이 외면하는 자리를 비위 놓는다고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건설 현장에서는 이로 인해 오히려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빈자리에 그 일을 하는 사람으로 채워서 현지화 해야 일이 제대로 되고, 진정한 한국류의 조경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에 이에 걸맞는 조경 작품과 문화도 생기리라 생각한다. 인구도 줄어들어 경제의 활력이 떨어진다는데 경제성장에도 보탬이 될 수도 있을 것이며, 외국 인력이 늘어나면 이를 관리하는 일자리를 새롭게 창출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막노동은 아니라도 관리하는 요원(반장)으로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지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전에 모 기업에 면접시험을 보러 가면 관상 보는 사람이 앉아서 합격 여부에 관여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기업의 경영인은 미신을 많이 믿어서 이러한 행위로 직원을 뽑았을까? 아니면 그 나름의 관상을 봐야한다는 철학이 있어서일까? 요즘은 ‘용모가 잘생긴 여성’ 등을 모집 요강에 표시하지 못 한다. 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여성 또는 남성이라고 지칭해 모집하면 위법이다. 이렇게 정부는 사기업의 입시 전형에까지 까다롭게 관여한다. 과연 무엇을 위한 간섭인지 모르겠다. 혹자는 요즘에도 기업 문화가 존재하느냐고 자문한다. 월급은 그냥 다 쓰고 수틀리면 사표를 던진다. 6개월 동안 실업수당을 받으면서 고민을 해도 되니 대책 없이 관두더라도 버틸만하다. 그러니 애사심이라는 것을 가지라는 소리는 메아리에 가깝다. 월급을많이 주는 직장이면 최고이고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손해가 가면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다. 질기게 버티면 이기고 떼법(?)이 우선된 지 오래다. 조그마한 실수를 경영자가 하면 유튜브에 올려 온갖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망신당하게 된다. 왜 우리 사회가 이렇게 된지 모르지만 이렇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기업주는 직원의 관상이나 사주를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 하면 자신과 힘을 합쳐 오래도록 회사에 도움이 될 인재를 유치할지 혈안이 돼 있다. 삼국지에서 짚신을 삼던 유비가 자기와 한날 죽기로한 의형제 두 명(관우와 장비)을 얻으니 촉나라의 황제가 되지 않았는가? 이토록 자신과 같이 운명을 같이할 인재를 찾기란 하늘에 별 따기인 세상이 됐다. 똑똑한 인재는 지천에 널려있으나 지음知音을 아는 사람―기업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은 찾기가 힘든 세상이다. 기업도 유기체와 같아서 탄생과 유아기, 사춘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 등을 거친다는 것은 경영을 하는 사람에게는 상식이다. 조경이 탄생한 지 40여 년이 됐으니 역사로 보면 장년기에 들어서 있고, 조경업을 하는 대부분의 기업은 아직 사춘기나 청년기에 있다. 조경이 성장하기를 바라지 않는 조경인은 없다. 지금 조경 회사를 차린 기업인은 모든 것이 생소하니열심히 배우고 노력해야지만,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가는 사춘기에 들어선 기업은 그에 알맞은 처방으로 기업을 일구지 않으면 나락으로 떨어진다. 우리가 사춘기에 좌절하는 많은 인생을 보듯 기업 또한 같다. 그리고 사춘기를 벗어난 청년기와 장년기에 들어선 기업은 조경의 앞날에 대한 비전과 먹거리를 끊임없이 발굴하지 않고는 기업이 영속되지 않는다는 사명감을 갖고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안팎으로 도전받는 조경업에 대한 영역 보존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대학의 문을 나서는 많은 조경인들이 자신의 근기根氣에 맞는 직장을 찾아 열심히 일하고 있으므로, 비전을 갖는 기업인과 같이 회사를 키우는 동량이 되는 인재가 되기를 고대한다.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 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요즘 세계가 위태로운 모습이다.테러의 위협과 난민 문제로 어지럽고,국내도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최근엔 국정교과서로 국론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 혼란함 속에서SNS를 통해 불특정 다수가 마녀사냥의 표적이 되고 있다.특히 연예인은 쉬운 사냥감이다.근거 없는 말에 살이 붙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하루아침에 인기 연예인이 마녀로 전락하기도 한다.얼마 전엔‘국민 여동생’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아이유가 이 마녀사냥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마녀사냥은15~17세기 기독교 권력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이교도를 박해하는 지배 수단으로 시작됐다.이는 전쟁,경제악화,기근,페스트 등 연속된 불행에 납득할 만한 변명을 찾아내기 위한 수단이 되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마녀사냥은 사회가 위태로울 때 나타난다.사회가 병들었을 때 그 원인을 누군가에게 전가하고 희생양을 통해 안정감을 찾고자 하는 욕구가 발현되는 것이다. 조경 자격 확대로 조경계도 시끌시끌하다.국토교통부가 지난5월 조경기술자 인정 범위에 산림 관련 자격증을 무차별적으로 포함한‘건설기술자 등급 인정 및 교육·훈련 등에 관한 기준’제정을 행정예고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돼 있다.여기에LH리츠 사업 통합발주 건과 하자 판정 기준 강화까지 합세해 조경의 목을 죈다. SNS가 발달해서인지 조경이 언제 이렇게 뜨거웠나 싶게 많은 논쟁이 벌어지는 상황이다.그런데 논쟁은‘책임 추궁’과‘해결 요구’두 가지로 귀결된다.이러한 논란들의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도 보이지만 대부분은‘책임’이 누구에게 있냐를 따져 묻는 분위기다. 한편에선 누군가,무언가 해주길 바라는 요구 사항이 가득하다.세상에 공짜로 얻어지거나 나아지는 일은 없는데,조경은 너무도 당연하게 무언가 주어질 것을 여전히 기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달려야 그나마 제자리걸음인 시대다. 지난10월 조경 단체 관계자들은 조경 자격 확대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열었다.그 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한국조경학회를 중심으로 뭉칠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학회가 나서지 않으니 뭉치지 못하는 듯한 방관자적 입장을 취해왔다.범조경적 해법을 모색하는 모양새는 아니었다.지난11월25일 드디어 조경 관련11개 단체가 한 자리에 모였다.이날 모인 단체 관계자들은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입장을 털어놨다.구체적인 해법을 도출하지는 못했지만,일단 연합회 성격의 범조경 단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마련했다.실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서로 다른 입장의 단체들이 중지를 모은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하지만 말로만 끝나선 곤란하다.부디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 요즘 장관고시의 위력을 실감하는 사람이 많을 듯하다.특히 조경분야는 더하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사건이 온 국민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고, ‘조경기술자 인정 범위 확대’가 온 조경인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그런데 이 두 사건이 모두 장관고시로 처리될 예정이거나 처리됐다고 하니,도대체 그‘장관고시’란 게 뭔지 궁금해진다. ‘설마 장관 마음대로 하는 게 장관고시인건가.’법률을 만드는 것은 국회다.그렇다고 법률을 만드는 것을 국회의원 마음대로 하는 것은 아니다.그에 맞는 제정 절차가 있으며,복잡한 이해관계들을 조정하는 과정이 있다. 법률만 그런 것은 아니다.법률에 큰 틀의 내용을 담는다면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는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담게 되는데,이 세세한 내용들에 대해서는 정부기관의 소관부처에서 담당하게 된다.예들 들어 국정교과서 문제는 교육부고,건설기술자 문제는 국토부다.이 법안들을 보면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장관고시로 정한다”는 내용이 있는데,말 그대로 장관 이름으로 고시하게 된다는 뜻이다.그런데 이런 행정청에서 정하는 시행규칙이나 행정규칙도 알고 보면 반드시 거쳐야 할 행정절차들이 있다.가장 중요한 과정은‘의견 수렴’일 것이다. 헌데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열렬히 반대하는 여론이50%이상이라는 결과들이 언론에 줄을 이어 발표되고 있지만,대한민국 정부에서는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내용을 행정예고했고,심지어 다음달5일에는‘확정고시’를 하고 집필진을 구성해 강행한다는 방침이라니, “장관고시는 장관 마음대로”라는 말이 맞는 듯도 하다.그래도 이번 교육부의 장관고시 강행에는 대통령의 의지가 아주 잔뜩 실린 사안이라 가능했다고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조경기술자 범위에 산림,종자 등 타분야 자격증을 대거 집어넣은 것은 도대체 어떤‘강자’의 의지가 실린 것일까.조경인들은 조경분야의 뻔한 반발이 보이는 데도 사전 의견 청취 과정을 거치지 않은 국토부의 비상식적인 행위에 불만이 높다.또한 호시탐탐 조경업으로 업역 확대에 나서고 있는 산림청에 대한 성토도 나온다.행정규칙 개정 시 국토부 전체가 열람을 진행한다고 하니 소관부처가 게을렀거나 공조했다는 의혹도 배제할 수 없다.또한 조경과 산림이 비슷한 분야라고 오해한 무지의 결과일 수도 있다.사실 뭐니 뭐니해도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행정예고 기간을 놓친 조경인들 스스로에게 있다.어쨌든 잘못된 상황은 빨리 되돌려야 놓아야 한다는 게 조경인들의 일치된 생각이다. 절망에서 희망을 찾기 위해 제일 먼저 할 일은‘여론’의 힘을 만드는 일이다.누구보다 몇 달만에 수십 년 가꿔온 자격증의 가치를 잃어버리게 된 조경인들이 나서서, ‘장관고시’보다 우월한 논리와 단결된‘여론’을 모아가야 한다.우리들의 희망은 결국 우리 스스로의 토양에서부터 꽃피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예전 이야기를 할까 한다. 지금의 젊은 조경가들이 들으면 무슨 이야기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우리도 이런 시절이 있었다. 건설현장에 대한 정비가 잘 되어 있지 않은 시절에는 무엇이든 허술하기 마련이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초까지 아파트 시공현장에서 조경 도면은 참고 사항이었다. 도면에 나와 있는 물량표가 더욱 중요했다. 예를 들어 민간의 아파트에서는 단풍나무 R8이 60주 설계돼 있다면 그만큼의 수량을 단지 내에 심는 것이 중요했다. 왜냐하면 설계도면상에 있는 대로 나무를 심으려고 현장을 가보면 그곳은 영락없이 맨홀이 있거나 전기 배전판이 설치돼 수량을 제대로 맞춰 심을 수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심한 경우 도면에 있는 녹지가 없는 경우도 제법 있었다. 당연히 건축, 토목, 전기나 설비의 힘이 조경보다 센(?) 시절의 이야기이니 조경을 하는 사람은 나무를 심을 다른 장소를 찾아야만 했다. 그리고 업체들이 영세해서인지 인식이 부족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자기 마음대로 식재를 하고도 준공도면을 따로 그리지 않는 것이 다반사였다. 마찬가지로 준공도면 제출에 대한 규정은 있었지만 준공검사를 나오는 지방자치단체의 담당자도 도면을 정확하게 준비했는지는 크게 문제 삼지 않고 그 단지내에 정확한 수량의 나무만 있으면 그만이었다. 그러니 공무원이 준공검사를 나올 때 숫자를 세는 기계를 가져오는 것은 필수였다. 도면을 믿을 수 없으니 단지 전체를 돌아보면서 대표적인 수종의 숫자가 맞는 지 확인했다. 또 공동의 자산에 대해서 무관심한 입주민들은 무슨 나무가 어떻게 심겨 있는지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러니 하자에 대한 개념도 별로 없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 문제만 없으면 외부환경이 어떻게 됐든 크게 개의치 않았다. 조경 지역에 텃밭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뽑아버리거나 잔디를 훼손하는 일은 다반사였고, 부족한 주차장을 확보하기 위해 준공만 나면 녹지 공간을 없애는 일이 비일비재했는데 어찌 조경 하자가 중요했겠는가? 그런데 신도시 사업이 시작되면서 아파트가 고급화되기 시작했고 조경 식재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수목이 단순히 준공을 받기 위해 심는 수량 채우기가 아닌, 외부공간의 주요한 요소가 됐다. 어느 아파트는 조경이 잘 돼서 매매가가 얼마 더 비싸다더라 하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필자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도면대로 심지 않은 나무가 그 위치에 없으면 따지는 주민이 생겼고, 하자로 들여온 수목이 원래 수목보다 규격이 부족하면 문제 삼기 시작했다. 이에 시공업체도 준공도면을 그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트레이싱지에 위치가 바뀐 수종의 동그라미를 칼로 긁어내고 다시 그려넣고 청사진을 3부 이상 만들어 16절지의 크기로 잘 접어 준공도면을 납품해야 했다. 수목의 하자 원인을 분석해 잘 대처하지 못하면 하자 때문에 회사가 망하겠다는 푸념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때는 낭만이 있는 엄살이었고 아픔이었다. 어떻게 심어야 공간이 아름답게 나올까 고민하면서 나무를 배치하고 있으면, “조경을 잘 한다고 상을 주냐? 준공서류만 빨리 받아오란 말이야”라며 볶아대던 소장들의 얼굴이 선하다. 준공날짜를 며칠 남기지 않고 식재할 장소를 내주면서 말이다. 잔디를 심지도 않았는데 며칠 후면 끝난다고 사정하면서 준공서류에 도장을 찍어 줄 것을 간청해보지 않은 시공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많은 식재 전문 회사 사장들은 푸념을 했었다. 봉급만 축내는(?) 설계직원을 뽑아야 한다는 현실에 “조경과를 졸업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 이들의 직업 보장 때문에 안하던 일을 우리가 해야 하니 말이야”라고. 하지만 이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다. 이제야 공사현장이 제대로 돌아가는 첫 단추가 끼워진 것인데, 이러한 현실이 예전의 구습舊習에 젖어 있는 사람들에게는 불평 그 자체였다. 심지어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우리에게 맡겨 놓으면 도면에 표시된 것보다더 좋은 장소에 아름답게 심을 자신이 있는데 왜 도면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도면을 그리는 사람들은 현장도 모르면서 도면을 그리니 그 수준이 그림이지 도면이냐!” 그 시절에는 춥고 못 살지만 무한한 기술을 가진 기능인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도면 없이도 부잣집 정원에서 주인의 마음에 흡족하게 공간을 만지던 일꾼들이 즐비했다. 그들은 배움이 부족했을 뿐이지 책으로만 배운 조경기사들보다 좁은 공간을 연출하는 능력은 훨씬 나은 경우가 많았다. 해방 이후 1980년대까지 100만 가구의 집도 지어보지 못한 나라에서 1990년대 초에 단시일 내 100만 가구를 건설하니 자재는 물론 기능 인력도 부족했다. 형틀목공은 내장목공으로 흡수돼 망치만 쥐면 목수 행세를 하고, 전정가위만 쥐면 조경 기능공 행세를 할 수 있는 혼란한 시대가 도래했다. 또 생활수준이 나아지니 3D업에 속하는 조경 기능 인력에 새로운 인력의 유입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 기능도가 떨어지면서, 기준과 원칙에 따라 시공하지 않으면 품질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현재는 도면에 의한 식재가 기본이다. 수목이 무거우면 인력으로(목도로) 나무를 운반하려는 사람도 없다. 이번에 들어온 수목이 규격은 작지만 수형이 좋으니 심어도 좋다고 허락하는 감독도 거의 없어졌다. 도면대로, 규정에 의한 시공이 돼가는 것이다. 문제가 있으면 기록으로 남기고, 나중에 정말 문제가 되면 책임소재를 가려 하자를 면책 받거나 돈을 받고 재시공하는 세상이 됐다. 정말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후대의 조경인들이 이런 때도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이렇게 흘러온 사실을 기록으로 남긴다. 누군가 우리 조경시공의 발전을 되짚어 볼 때 참고했으면 한다.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요즘 어디를 가도 자작나무가 쉽게 눈에 띈다.자작나무는 수피가 하얗고 수간이 수직으로 곧게 뻗어 공간에 세련미를 더해준다.회색의 콘크리트 건물 앞에 서 있으면 무거운 분위기를 중화시켜주고,주변이 화려한 곳에서는 시선을 정돈해주는 느낌이 든다.단조로운 공간에 때론 포인트가 되기도 하는 여러모로 훌륭한 미적 효과를 자랑하는 조경 소재다.자작나무는 이런 장점을 가져 조경용으로 많이 쓰이는데,알고 보면 식재 기반과 관리,기타 생육 조건을 맞추기가 까다롭기로 손꼽힌다.이 나무는 묘목은 잘 활착되지만 큰 나무는 이식이 어려워‘점’수가 높으면 하자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대부분 큰 나무를 심는 조경공사에선 주의를 요하는 나무다. 지난해 발표된 논문『아파트 조경변화에 따른 조경수목하자 경향 연구』(2014)에 따르면 자작나무는2013년 기준39%의 높은 하자율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LH수목하자 현황에도 자작나무의 하자율은 약40%이상으로 높게 나타난다.설계 개념을 구현하기 위해서 자작나무를 꼭 심어야 하는데 현장의 조건이 생육에 부적합한 경우가 종종 생긴다.시공업체에서는 하자의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보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그렇지만 자작나무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성상을 대체할만한 수종을 찾기가 여간어렵지 않아 그냥 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같은 현장을 다음에 찾아가면 수목이 있던 자리가 빈자리로 남아 있거나 고사목으로 심겨 있는 경우도 더러 있다. 설계 단계에서 상황을 판단해 적절한 수종을 선정했다 하더라도 시공 과정에서 대상지가 생육 조건이 맞지 않는 것으로 판명되는 경우가 있다.한 예로 계획대로 시공을 할 경우 높은 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 현장이 있었다.원안대로 시공을 하려면 식재 여건을 개선하거나 수종을 변경해야 해 발주처에 건의를 했다.또한 공사를 강행할 경우 이후 철저한 유지관리가 없이는 생육이 어려울 것이란 설명도 함께 했다.감독관도 내용에는 공감하는 듯 했지만 결국 그대로 공사를 진행하라고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이후 하자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는 온전히 시공사에 있었다. 나무는 저마다 선호하는 환경이 있다.적절한 환경에 놓여야 올바른 생육이 가능하다.이 문제를 시공사가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나무의 하자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된다 해도 적절하지 않은 환경에서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는 데는 한계가 있다.나무는 조경 공간에서 저마다의 기능과 역할을 한다.이를 따져 필요에 따라 식재 수목을 선정한다.그중 심미적 효과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여기에 더해 식물의 생육에 필요한 요건과 환경 등 여러 요소를 함께 고려해 조경공사를 수행하게 되는데,다른 요소들에 비해 식물 자체는 비교적 소홀하게 다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쾌적한 환경에서 거주하기 위해 주변에 나무를 심는다.사람마다 좋아하는 환경이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자신과 맞지 않으면 주변 여건을 개선하거나 자신에게 맞는 환경으로 옮겨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한다.나무도 자기가 좋아하는 곳에 살아야 건강해진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나무도 건강해야 주변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게 아닐는지.
  • 경기가 나빠진 지 제법 시간이 흘렀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유럽을 비롯해 여러 나라가 경기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몇몇 잘 나가는 기업을 제외하고는 어려운 실정이며, 이러다가 일본 꼴 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깊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기업은 사내유보금이 많이 쌓이고 있다고 한다. 돈은 쌓여있지만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불투명 때문이란다. 정부는 이렇게 사내유보금이 쌓여있는 기업들로 하여금 재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으나 잘 먹혀 들어가지 않는다. 청년 실업이 증가해 한집 걸러 젊은이들이 백수로 즐비하다는 자조적인 표현과 함께, 임금피크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으면 쌓인 유보금에 대한 세금을 매기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상도 하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잘 굴러가는 몇몇 기업을 제외하면 그 유보금이 진짜로 있는지 의문이 든다. 조경업계의 관점에서 사내유보금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면 이 영세한 업계에도 사내유보금은 쌓여만 간다. 흑자를 내지 않으면 입찰에 낄 수 없다는 것이 첫째의 이유일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현재 기업의 신용평가가 BB 이하면 입찰에 불러주지 않는다. 분석을 하는 종목은 많이 있겠지만 건설업종의 평균보다 좀 낮게 흑자를 내면 신용평가가 BB가 나오지 않는다. 제법 많은 흑자를 내고 여러 가지 점검해야 할 항목에서 좋은 평가가 나와야 이 정도의 등급을 받는 현실을 감안할 때, 그 이듬해에 관급 공사를 제외하고 공사 수주를 한 건도 하지 않을 각오를 않고는 적자가 나도 그대로 신고할 기업주는 없다. 적자가 나면 증자를 해서라도 자산의 가치를 높여야 다음을 바라볼 수 있다. 이렇게 매년 흑자를 내다보면 오래된 기업은 사내유보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예를 들어 매년 3%의 이익을 낸 기업이 30년을 운영한다면 기업 가치는 2.5배 커진다. 사내유보금이 자본금의 2.5배나 된다는 이야기다. 나이가 70살이 넘고 전문공사업을 40여 년 이상 해온 주위의 사장들을 보면 은퇴를 할 수 없다고 한다. 사내에 쌓인 유보금을 처리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주먹구구식으로 회사를 운영하다가 제법 회사도 규모가 잡히니 직원에게 물려주려 해도, 증여세나 양도세 때문에 자신이 일궈 논 기업에 전재산을 털어 넣지 않고는 빠져나올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실제로는 사내유보금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연륜이 얼마 되지 않은 우리 조경계도 곧 들이닥칠 일이다. 그래서 금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CEO플랜이니하는 금융상품을 들고 기업주들을 유혹하고 있고, 기업주는 혹시 부도 등을 맞아 한 해 동안에 기업이 적자가 나면 분식회계 등의 유혹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실익이 없고 법을 어기면서 해야 하는 짓거리다. 이젠 소기업인 전문건설업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대기업의 노력과 도움이 필요하다. 정부는 과도하게 흑자가 쌓여가는 기업들에 대한 사내유보금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줘야 한다. 일본은 설립된 지 100년이 넘는 기업이 몇 만 개인데 우리는 왜 없느냐? 어느 나라는 몇 대째 이어온 중소 규모의 회사가 얼마나 많은데 우리는 왜 없느냐고 반문하기 전에 우리나라의 자본주의는 얼마나 되었으며 그 제도적 정비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먼저 검토해야 한다. 그 후에 죽기 살기로 회사를 운영해온 해방 전후의 세대들에 대한 탈출구를 마련해 주지 않으면 기업을 운영하는 자의 마지막 선택은 회사를 접는 것 외는 방법이 없을지도 모른다. 대형 회사들은 이런 사내유보금에 대한 허수虛數를 견디다가 한 번에 몇 조원씩 결손을 처리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을 뉴스에서 가끔 본다. 그들은 그렇게 해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으나, 소기업은 불가능한 일이다. 1년간 수주를 하지 않고 살아남을 회사가 없는 것처럼. 신용평가를 해서 기업을 평가하지 않던 시절에는 대부분 세무조사를 한 번 받고나면 이익을줄이거나 적자를 내도 별 문제없이 넘어가는 회사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움츠리고 뛸 수도 없게 돼 있다. 그러므로 자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옥석을 가리는 진정한 기업평가 방법을 도입하고 적정 규모 이하의 기업에 대해서는 평가를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운영을 잘 해온 어떤 기업이 있었다. 그래서 신용평가에 대해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기업은 전해에 공사를 많이 했으나 정산이 늦어져 연말에 미수금이 많았다. 하청업체에게 줄 대금과 인건비, 장비비 등은 전부 지불하고 미수금은 그대로 안고 연말정산을 했다. 그래서 평가 결과 상당히 나쁜 점수를 받았다. 그러자 모든 대기업에서 입찰에 불러주지 않았다. 결국 그 기업은 전문건설업계에서 사라졌다. 이 얼마나 원통한 일이겠는가? 일을 많이 하고 대금은 제때에 잘 줘서 업계에서 평판이 자자한데 정산을 연말에 받지 못해서 회사가 망한다고 생각해보라. 물론 그런 것까지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 기업을경영하는 사람의 임무라면 어쩔 수 없지만, 회사의 상태에 대해 자신감이 넘쳐 생각지도 않고 있다가 신용평가라는 자료만 가지고 평가하는 기관의 복병을 만난 이 회사 사장은 아마 제 명대로 살기 힘들 것이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기업문화가 형성돼야 우리도 몇 대에 걸쳐 운영되는 기업이 많이 생겨 날것이다. 신문지상에 기업유보금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오르내리는 지금, 우리 조경업계의 현실은 어떠한지되돌아본다.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 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정영선 전시②-전시관] 국립현대미술관 가득 메운 조경가적 삶과 작품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국립현대미술관서울에서는오는9월22일까지약6개월에걸쳐“정영선: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를주제로한국1세대조경가정영선의조경활동을총망라하는전시를개최한다. 이전시는그가태어난1941년부터의삶의여정을되짚어보고1970년대대학원생시절부터지금까지반세기동안진행된60여개의크고작은프로젝트에대한조경작품아카이브로마련됐다.대부분최초로공개되는파스텔,연필,수채화그림,청사진,설계도면,모형,사진,영상등각종기록자료500여점을통해조경가로서의삶의궤적을깊이있게들여다볼수있다. 또한주제별로대표작을엄선해선보임으로써도시공간속자연적환경이설계된맥락과고민,예술적노력을드러내고,이러한사유와철학을조경건축의직능을넘어자연과더불 어사는삶을추구하는우리모두의이야기로환원하고자한다. 전시제목‘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는정영선이좋아하는신경림의시에서착안했다.정영선에게조경은미생물부터우주까지생동하는모든것을재료로삼는종합과학예술이다.삼천리금수강산의아름다운경관을있는그대로그리고자했던겸재정선의진경산수화처럼,정영선은50여년의조경인생동안우리땅의이야기에귀를기울이고고유자생종의생물다양성을보전하기위한노력을해왔다.전시는정영선의작품세계를국가주도의공공프로젝트와민간기업이의뢰한정원과리조트,역사쓰기의방법론으로서기념비적조경과식물을연구하고보존하는수목원과식물원등작업의주제와성격에따라재구성했다.연대기적서사를지양한이러한접근방식은경제부흥과민주화과정이동시적으로발현된한국현대사의특징과도맥을같이한다.동시에수많은유형의작업들이공통적으로정영선이강조하는“지사(地史)적맥락”에기반을두고있음을나타내기도한다. 7개묶음전시,조경직능넘어서는삶의울림 전시는크게7개의‘묶음’으로나뉜다.정영선의조경이그러하듯경계가느슨한최소한의구획을통해관람객이서있는자리에서각프로젝트의맥락을스스로찾아갈수있도록했다.마치자연주의정원속을거닐듯서로배타적이지않은주제들의우연한마주함과포개어짐을의도했다. 첫번째묶음‘패러다임의전환,지속가능한역사쓰기’에서는‘장소만들기’의현장이된조경의사례를살펴본다.한국최초의근대공원인<탑골공원>개선사업(2002)과‘비움의미’를강조한<광화문광장>재정비(2009),일제강점기철길중유일하게조선인의자체자본으로건설된경춘선을공원화한<경춘선숲길>(2015~2017)등수직에서수평으로,채움에서비움으로인식을전환하고공간의정체성을형성하는주요한방법론으로서조경의역할이드러난프로젝트를확인할수있다. 두번째묶음‘세계화시대,한국의도시경관’은주요국제행사개최와더불어한국을찾는세계인에게선진화된도시경관의인상을주기위해동원된사업을다룬다.<아시아선수촌아파트및아시아공원>(1986),<올림픽선수촌아파트>(1988),<대전엑스포>(1993)등한국의경제,문화,기술적도약의기회였던대형국가주도프로젝트들을통해조경가가어떻게발전된도시모습의비전을제시함과동시에인공적인개발사업에땅의논리를연결했는지살펴볼수있다. 세번째묶음‘자연과예술,그리고여가생활’은경제성장이동반한생활양식의변화로수요가생긴가족단위여가활동의장소들을소개한다.정영선은예술,교육,체육,관광등각문화기관과레저시설의기능과목적에충실하면서도우리고유의지형과땅의맥락을살리는데많은노력을기울였다.종합문화예술단지<예술의전당>(1988)의조경구상도와모형사진,스포츠중심의휴양리조트<휘닉스파크>(1995)의식재계획도와피칭자료등이공개되며이는1980~90년대당시디자이너의소통방식을엿보게한다.또한현재진행중인프로젝트로인문학레지던시<두내원>(2025예정)도소개되는데,마르틴하이데거의『숲길』에서영감을받은산책로의개념스케치가공개된다. 네번째묶음‘정원의재발견’은선조로부터향유되어온우리고유의식재와경관,공간구성방식을적극적으로도입한정원을들여다본다.전통정원요소를자유롭게구사할수있는무대가된호암미술관의<희원>(1997)으로시작해경기도와중국광저우사이의교류정원으로조성된광동성월수공원의<해동경기원>(2005),바다가보이는언덕의개인정원<포항별서정원>(2008)등땅의생김새와성격에부합하면서‘깊은주름’의지형을만들어점진적으로경관을볼수있게만드는“전통정원의내적원리를재현”한사례를만날수있다. 다섯번째묶음‘조경과건축의대화’는건축과의유기적인협업을통해탄생한조경작업을살펴본다.제주오설록(2011,2023)의<티뮤지엄>,<티테라스>,<티스톤>,<이니스프리>건축물사이조성한제주특유의지형을살린개인주택인<모헌>(2011)의중정정원에담긴깊은숲의풍경,남해<사우스케이프>(2013)의건물사이바다를향한시야를가로막던돌언덕을마치원래그러했던것같은형태로깎아연출한방식등땅의조건을읽고이를중심으로경관이조성되는과정속에서조경가와건축가의내밀한상생작용을확인할수있다. 여섯번째묶음‘하천풍경과생태의회복’은강이흐르는곳에자연적으로발생한습지를보호하고도심속물의중요성을환기시키는작업을다룬다.정영선은<여의도샛강생태공원>(1997,2007),<선유도공원>(2001),<파주출판단지>(2012,2014)등콘크리트로뒤덮인도시기반시설에수공간을삽입했다.습지를복원하고하천환경을개선해인간을포함한다양한생명체들의보금자리를제공하기위한그의노력이소개된다. 일곱번째묶음‘식물,삶의토양’은다양한식생을수집하고연구하며교육하는수목원과식물원,자연의치유적속성이강조된명상과사색의장소들을조명한다.식물을가까이하는삶을통해자연과조화롭게사는방식을배울수있는곳들이다.광릉수목원으로불리던한국최초의<국립수목원>(1987)의설계청사진과남해의독특한기후대의식생을담은<완도식물원>(1991)의조감도,미국뉴욕주북부의허드슨강상류에자리한원불교명상원인<원다르마센터>(2011)를구상한수채그림,대지와식생현황도등이공개된다. ‘신작정원공개’기대…연계학술행사‘정영선읽기’ 서울관의야외종친부마당과전시마당에는이번전시를위한새로운정원이조성된다.석산인인왕산의아름다움을미술관내·외부에재현하고계절감을더하는한국고유의자생식물을식재하여관람객에게휴식처를제공함과동시에조경가의작품을오감으로체험할수있는기회가될것이다.또한실내전시에소개되는500여점의조경디자인기록자료의다차원적인연출을위해조경의‘시간성’에주목한정다운감독의영상과사진작가정지현,양해남,김용관,신경섭등의경관사진도함께소개된다. 또한전시기간에는다양한행사들이함께열린다.▲정영선의대표작<선유도공원>(2002)의봄,여름,가을,겨울을기록한영상‘선유도의사계’가이달10일부터28일까지상영되며▲5월17일에는14시영화감독정다운의조경가정영선에대한다큐멘터리‘땅에쓰는시’상영및감독과의대화시간이마련된다.▲7월3일에는‘정영선이만든땅을읽다’를주제로학술행사도개최된다.이날행사는‘조경가정영선을읽다’,‘정영선의작업을읽다’,‘정영선과의대화’로구성되며,조경진서울대학교환경대학원교수,배정한서울대학교교수,김아연서울시립대학교교수,배형민서울시립대학교건축학과교수와박승진디자인스튜디오loci소장,전은정조경포레소장,이호영HLD소장,조용준CA소장,백규리현대엔지니어링조경건축매니저등이참여할예정이다. 한편,이번전시에는배우한예리가오디오가이드에목소리를재능기부했다.차분하면서도울림있는목소리의한예리는작품에담긴의미를부드럽게전달했다.녹음을마친후“반세기에걸친작가의대표작이우리모두의일상속에서아름답게숨쉬고있어놀랐다”며전시에대한기대감을나타냈다. 김성희국립현대미술관장은“이번전시는한국을대표하는조경가정영선이평생일군작품세계중엄선한60여개의작업과서울관에특화된2개의신작정원을선보이는특별한전시”라며,“그의조경작품에서나타나는‘꾸미지않은듯한꾸밈’이있기까지의각고의분투와설득,구현과정의이야기를통해정영선의조경철학을깊이있게만나는계기가될것”이라고밝혔다.
[정영선 전시①-개막식] “땅을 돌보는 방법을 잊어버리는 것은 스스로를 잃어버리는 것”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1세대조경가정영선의삶과작품이종로구소격동에위치한‘국립현대미술관서울’을가득메웠다. 국립현대미술관서울은4일“정영선: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전시의개막식을개최했다. 이날행사에서김성희국립현대미술관장은“이번전시가살아있는재료를삼아서평생생물을디자인해온존경받는조경가의예술을감상할수있는기회가될것으로기대한다”며,엄청난국토개발시기속에서도“정영선선생님의조경작업은일찍이자연그대로의모습을놔두자는아주독특한철학이녹아있다”고말했다.“한국현대사의중요한지점에서작가의손길이어떻게담겨져있고또어떤방식으로표현돼있는지방대한양의그림과설계도,사진,영상,모형등다양한매체를통해작품을이해하는데큰도움이될것으로믿는다”며,아울러“전시장을한번방문해서는선생님의작업세계를충분히보시지못할것같다”며“여러차례방문해달라”고부탁했다. 현대사중요한건축조경들,선생님작업이었다니“놀랍다” 전병극문화체육관광부제1차관은축사에서“전시회개막행사에외부인들이이렇게많이온경우는제기억으로는없는것같다”며전시를둘러보니“현대사를지나며중요한랜드마크적인건축물들이많았는데,그건축물의관심받는조경들이선생님의작품이었구나라는생각에놀라웠다”며본받아야할분이라고칭송했다.“인문학적인성찰을기반으로담백하면서도아름다운우리의삶과우리들의정체성을살리고역사적공간을현대적으로재구성해낸상상력이집약된전시”라며“우리삶을쾌적하게해주는공간이면에조경설계자의세심한노력이있었다는것을오늘새삼스럽게깨닫게됐다”고말했다. 이날개막식에는오휘영한양대학교도시대학원명예교수의축사도전달됐다.축사는최자호라펜트이사가대독했다. 오휘영교수는축사를통해,불과반세기전에정영선조경가가언론사기자에서조경분야로뛰어들었던당시에는우리나라가조경의불모지였다며,처음에는“대학에서연구와후학양성에몰두하더니어느새조경설계회사를차려굵직한프로젝트들을거침없이수행해왔다.도전을거듭하는자세는작품에도그대로담겨져늘새로운발상으로시대의정신을잘보여주고있다”고도전정신을치하하며“정영선조경가의발자취는하나하나나이테가되어한국조경의깊이를더하고있다.그의손길이깃든공간들은이땅에많은이들에게편안함과새로운힘을줄것이다”라고찬사를보냈다. “땅을돌보는방법을잊어버리는것은스스로를잃어버리는것” 이어진작가인사말에서정영선조경가는오휘영교수의축사에“은사님의노고는멋진열매가되고싹이되어서조국강산이나날이좋아질것”이라고화답했다. 정영선조경가는“원래우리나라는아득한백제시대때부터정원을소중히여겼고,심지어일본에정원을만들어주기위해전문가가나가기도했다”며일제강점기,6.25등나라가심한고통에시달리다가국가를새롭게세우는과정에서‘조경’이새로운학문으로도입돼당시서울대학교환경대학원을통해지도자들이양성되고수많은일을직접하게됐다고지난조경의역사를회고했다.덧붙여“땅을돌보는방법을잊어버리는것은스스로를잃어버리는것과같다”는간디의말로인사를마쳤다. 이번전시는한국1세대조경가정영선의조경활동을총망라하는전시로,4월5일부터오는9월22일까지이어진다.
‘공간·사람·자연 연결사’ 정영선 조경가의 궤적을 담다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공간과사람그리고자연을연결하는조경을바탕으로한정영선조경가의궤적을담은다큐멘터리영화가개봉을앞두고있다. ‘영화사진진’은지난2일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오는17일개봉예정인영화‘땅에쓰는시’시사회및기자간담회를개최했다. ‘땅에쓰는시’는선유도공원,여의도샛강생태공원,경춘선숲길,서울아산병원등모두를위한정원을만들어온정영선조경가의땅을향한철학과내일의숲을위해현재까지도활동하고있는정영선조경가의사계절을담은다큐멘터리다. 정영선조경가는한국1호국토개발기술사(조경)획득한최초의여성기술사다.다채로운작업을통해대통령국민포장,세계조경가협회(IFLA)상,미국조경가협회상(ASLA),한국건축가협회상,김수근문화상등유수의상들을수상했으며,지난해에는한국인최초로세계조경가협회(IFLA)가수여하는조경계의최고영예상인‘제프리젤리코상’수상자로선정되며세계적으로인정을받았다. 한국에서조경에대한사회적위상이낮았던시기에,아시아선수아파트단지(1984),예술의전당(1984),올림픽선수아파트단지(1985),희원정원,호암미술관(1997-1998),인천국제공항(1999),서울올림픽미술관과조각공원(1999),청계천복원(2002-2005),광화문광장(2007),경춘선재생공원(2014),서울식물원(2014)과같은주요프로젝트를통해조경의중요성과가치를알리는역할을했다. 영화는모든생명이싹트는봄과생동하는녹음으로가득찬여름,무르익은색채너머휴식을기다리는가을그리고모든아름다움을준비하는겨울까지‘사계절’을중심테마로구성해다채롭고도풍성한볼거리를전한다.5년간야생화가만개한정영선조경가의양평집앞마당부터남녀노소모두가즐기는대규모공원과신비로움을간직한개인정원등다양한장소를누비며각계절이지닌고유한경치를온전히담아냈다. 언제나사람과자연의관점에서치열하게고민해온‘땅의연결사’정영선조경가의궤적을따라가며,관객들에게일상의위로를건네는공원의아름다움은물론,‘조화’를잃지않는삶의태도로써공원의의미에대해생각하게만든다. 특히미나리아재비,개쑥부쟁이등우리국토의매력을즐길수있는각양각색의야생화와제주를비롯한전국의금수강산을포착하며,한국적경관의현대적완성을빚어낸정영선조경가가그려온자연스럽고도감각적인풍경들을담아냈다.땅이간직한고유의맥락을읽어시를그리듯공간에생명력을불어넣는1세대조경가의진심어린철학을전하며새로운배움으로관객들에게다가간다. 이영화는국내작품으로는최초로제20회EBS국제다큐영화제개막작으로선정됐으며,남도영화제시즌1순천개막작선정및제49회서울독립영화제장편쇼케이스부문에공식초청되는등작품성을인정받았다. 이날기자간담회에는정영선조경가,기린그림의정다운감독과김종신피디가참석해영화에담긴메시지와영화가만들어지기까지의자세한뒷이야기를들려줬다. 정다운감독은간담회에서“건축과도시를자연과의관계성안에서탐구하는과정을거치며그사이를연결하는‘조경’의중요성을자연스레인지하게됐다.선유도공원,양재천,예술의전당등내인생속의수많은중요한공간들이정영선조경가의손길에의해만들어졌다는사실은운명과도같았다.오랫동안품고있던질문인자연복원과치유에대한희망을풀어나가고자결심한후자연과공간의관계성안에서가장중요한역할을하는조경가의이야기를전하고싶었다”며영화제작의도에대해말했다. 정영선조경가는“1세대조경가라는자격은나혼자잘해서가아닌내주변모든사람들의도움이있어가능했다.그감사함에보답하려다보니지금의내가있는것같다”며“정원을만드는것은단순히꽃을심고나무를기르는것이아닌치유와회복의장이자자연을보살피고서로소통하는장으로만드는것이다.우리가간직하고있는기존의것을더욱아름답게번영시켜자손에게물려주는것이조경가의역할”이라고강조했다. 한편기린그림은정다운감독과김종신피디가2012년에함께설립한건축전문영화영상제작사다.정감독은케임브리지대학에서‘건축과영상’을공부했고,김피디는골드스미스대학에서영화연출을공부했다.
배정한 서울대학교 교수, 차기 한국조경학회장 당선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한국조경학회제27대회장에배정한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가당선됐다. 한국조경학회는지난29일청주대학교비즈니스대학B동에서‘2024년정기총회및춘계학술대회’를개최하고,제27대회장단선거를진행했다. 차기임원선거는투표를통해진행됐으며선거결과▲회장에배정한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수석부회장에안승홍한경국립대학교교수가당선됐다. 배정한차기회장은“당선된만큼책임감을갖고발표한공약을실천하기위해최선을다하겠다”며“회원개개인의다양한목소리에성실히귀기울이고학회를넘어업계,시민사회,언론,정부·자자체,관련분야등다양한주체와연대하겠다.여러분의많은도움과협조,애정어린질책을많이부탁드린다”는당선소감을밝혔다. 안승홍차기수석부회장은“그동안의경험을바탕으로회원교류증진,학술기능강화,조경교육방향정립,관련학회협력등신임회장님잘도와서회원들의권익신장에노력하겠다.많은협조를부탁드린다”고말했다. 이날정기총회는▲2023년도사업및결산보고▲2024년도사업계획및예산심의▲제27대회장및수석부회장등차기회장단선거▲오웅성홍익대학교건축공학부교수의‘월드스킬&조경가드닝:국력,국격,직업의길’특별강연이진행됐다. 김태경한국조경학회장인사말을통해“청주대학교조경학과창립50주년을기념하는날정기총회및학술대회를개최하게돼뜻깊다.얼마전까지만해도코로나팬데믹속에서벗어나기만기다렸는데,이제는인구절벽을마주하고있다.조경을가르치고,후학을양성하는입장에서가만히있을수는없다.학회를통해보다양질의교육그리고시대에특화된교육을준비하겠다”고약속했다. 홍상표청주대학교공과대학장은축사에서“이번행사를청주대학교에서개최하게돼기쁘게생각한다.우리가살고있는현재는전례없는기후위기와환경문제에직면해있다.해수면상승이상기후,대기오염등이러한문제들에대한해결책을모색하는과정에서조경의역할이어느때보다도중요해졌다”며“도시와자연의조화,지속가능한환경조성을위한혁신적인해결책을찾는것이바로조경분야의과제라고생각된다”고말했다. 조경학회는이날▲서주환경희대학교교수▲이민우공주대학교교수▲이경진공주대학교교수▲박재철우석대학교교수▲조동범전남대학교교수▲변무섭전북대학교교수에게정년퇴임공로상을수여했다. 우수논문상은▲하지아본시구도기업부설연구소장·박재민청주대학교교수의‘탄소저감설계지원을위한수목탄소계산기개발및적용’▲곽윤신가천대학교교수의‘융합도시모델링을통한그린인프라수요예측및지오디자인적용’이수상했다. 우수저술상은▲배정한서울대학교교수의‘공원의위로’▲김순기순천대학교교수·김한배서울시립대학교교수·이상우건국대학교교수·이재호서울시립대학교교수·임의제경상국립대학교교수·최정민순천대학교교수의‘조경개념사전’이받았고,우수번역상은▲황주영서울대학교환경계획연구소박사의‘조경’이선정됐다. 우수졸업생은▲김지연강원대학교▲최수민경북대학교▲민세린경희대학교▲김은주계명대학교▲김유겸고려대학교▲임은혜동국대학교▲권미리동아대학교▲이민서배재대학교▲김소담강릉원주대학교▲이주혁건국대학교▲김하림경남정보대학교▲곽동현경상국립대학교▲이지선공주대학교▲윤영두나주대학교▲김소영단국대학교▲김정재대구가톨릭대학교▲황희진대구대학교▲장지웅상명대학교▲백주희서울여자대학교▲정유진영남대학교▲김태영우석대학교▲송해림전북대학교▲양영백청주대학교▲김지수한국전통문화대학교▲김혜리목포대학교▲이종현서울대학교▲윤예진서울시립대학교▲황서현성균관대학교▲임선영순천대학교▲홍규빈신구대학교▲이현주원광대학교▲김혜교전남대학교▲서현진한경국립대학교▲한승희호남대학교등34명이수상했다. 춘계학술대회는4개분과로▲1분과조경설계·조경이론·조경사▲2분과조경계획·조경시공·조경관리▲3분과경관계획·도시결계▲4분과조경수목·생태계관리순으로진행됐다.
[인사] 이상훈 조경가, 전남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부임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이상훈필드오퍼레이션씨니어어쏘시에이트(FieldOperationsSeniorAssociateDesigner)디자이너가3월부로전남대학교조경학과교수로부임했다. 이상훈교수는서울대학교조경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조경학석사학위를받고,미국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조경디자인석사학위를취득했다.이후미국의필드오퍼레이션에서10년이상재직하면서시애틀센트럴워터프론트,마이애미언더라인,프린스턴대학교캠퍼스조경설계등의프로젝트를주도했다. 이상훈교수는그동안의경험을토대로전남대학교에서조경설계분야과목을담당할예정이며,도시재생,리질리언스조경설계등에대한실천적대안을제시하고자한다. 이상훈교수는“전남대학교조경학과에합류하게돼영광이다”라며“급변하는현대사회에서조경설계의가치와역할에대해고민하고,학생이실천적창의성을가진인재로성장할수있도록노력하겠다”고포부를밝혔다.
조수다, “전국 조경인 청도에 모이다”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조경계최대오픈카카오톡방모임인‘조경을좋아하는사람들의수다방(이하조수다)’이지난23일경북도청도에위치한대영수림원장에서조경인들을위한‘무료전지교육’을실시했다. 조수다의전지교육은조경전지및방제에대해교육을받고싶어하는조경인들을대상으로지난2022년부터매년정기적으로실시되고있다. 이날교육은오전11시부터전국각지에서몰려든70여명의조경인들이참여한가운데▲서광민아름두리조경팀장의‘전지교육’▲조봉균일송농원팀장의‘방제교육’▲유성훈유한조경개발부장의‘입찰노하우’▲대영수림원송동근방장의‘조경인의삶’에대한이야기등다양한주제로진행됐다. 교육에앞서참가자들은자기소개와조경인으로서앞으로의포부에대해서발표하는시간을가졌으며,이어전지교육을맡은서광민팀장이인사말을통해“전국을매년순회하며조경계에서활동하는많은분들과대화를나누고,특히지방권의조경학전공자,취준생,취업취약계층들과소통하기위해이번행사를준비했다”고말했다. 조수다운영진은“청도가접근이쉬운곳이아닌데비행기까지타고온조경취준생,인천에서관리를배우기위해내려오신실무자등전국먼곳에서다양한조경인들이찾아와주셨다”며,이번교육에대해“실무에서는배울수없는내용들이많았고,훌륭한선배들을한자리에서만나볼수있는멋진자리”라고말해줘서보람있었다는뜻을전했다. 또한성공적인행사가되도록찬조해준회원들게도감사의말을빼놓지않았다.송동근방장이교육장소인대영수림원장을제공하고,엄영민이룸건설대표가볼펜을선물했으며,청도한샘조경에서지역먹거리인곶감을제공했다.그외문경삼성종합건설,동산식물원김영민대표,리컴퍼니이철용대표,계림조경자재,천병훈대표,대림원예종묘문현수전무등많은회원들이식사및운영경비에도움을주었다.더불어사전답사를통해70대주차에문제가없도록진행해준유한조경개발과이룸건설에도감사의말을전했다. ‘조경을좋아하는사람들의수다방’은지난2021년5월15일개설된이래입소문으로인기가급상승한모임이다.현재는카톡방최대인원인1500명을모두채우고대기방까지운영하고있을정도로여전히인기를과시하고있다. 송동근조수다방장은앞으로좀더체계적인교육이이뤄질수있도록올해교육일정을미리공개했다. 이에따르면▲4월28일에는시흥농원에서‘수도경기지역전지교육’이▲5월26일에는나린조경에서‘조경사업준비및취업생을위한충청권교육’이▲7월5~7일2박일정으로문경캠핑장모임▲9월28일대규모서울정모▲11월2일일송농원에서호남정모▲12월7일연탄봉사등이진행된다. 송동근방장은“조수다의힘을모아젊은조경인들이사회로나와서겪는현실적인어려움을해결하고조경실무에잘적응할수있도록도움을줄것”이라며“교육행사를준비하는데운영진이힘든점이많았는데,이번에교육시행일을미리공지했으니원활한행사가되도록많은협조를부탁드린다”고말했다. 한편‘조경을좋하는사람들의수다방’에참여하고싶은사람은카카오톡오픈톡방에서‘조경’검색어를통해찾을수있으며,회원수초과로가입이힘든경우가입대기하면추후참여코드를보내주고있다.
‘정원’과 ‘공원’을 나누는 사회적 기준 ‘부재’…역할과 가치 ‘오염’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언론사마저‘정원’과‘공원’에대해애매한정의를사용하면서,이에대한잘못된개념이사회적으로확산될수있다는우려가제기됐다. 울산지역일간지인경상일보가“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아닙니다”라는고발성영상뉴스를제작하면서‘정원’과‘공원’의차이에대해너무주관적으로정의했다는지적이다. 이언론사는지난18일태화강국가정원에맨발길이나석재벤치등과도한시설물을도입해자연성이훼손되고있는점을안타까워하는내용의고발성영상뉴스를제작해보도했다. 내용의취지는공감하더라도,이러한주장에대한논거로공원과정원을나누는기준이제시됐는데전문분야로서공감하기힘든내용이라는것이다. 영상에서는공원과정원을다음과같이정의하고있다.“정원과공원은개념부터다르다.그중에구성요소로보면정원은식물과꽃,나무등의자연요소와조각품,분수등의예술요소가조화롭게어우러져조성된다고하는반면공원은산책로,운동시설,휴게시설등의시설물과함께자연요소가어우러져조성된다고나와있다” 그러면서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아니므로과도한시설물을도입하지말라고주장하고있어서자칫시설물도입여부가공원과정원을나누는기준으로해석될여지가크다.공원과정원을가르는공인된기준을통해주장을이어가는신중함이아쉽다는지적이다. 공원과정원을가르는공인된기준 하지만사실공원과정원을가르는명확한기준이없다.우리나라에서공원과정원을학문적으로깊이다루어왔던것은조경학이유일한데,조경학에서전통적으로정의해오던공원과정원에대한구별은산림청이추진한‘정원법’이통과되면서혼란을거듭하고있다. 과거에공원이라고부르던것들이공공정원으로불려지기시작했고,‘공공정원’과‘공원’의차이에대한기준을폭넓게공유하지못한상황이어서“태화강국가정원이공원이아니다”라고단언하는것은논란이있을수있다. 다만법적인정의로보면,“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아니다”라는말이맞다.공원은법적으로도시계획시설이지만,태화강국가정원은도시계획상공원에해당되지않는다.그렇다고영상뉴스에서제시한공원과정원에대한정의가법적인정의도아니라는점에서문제점은여전히남는다. 울산시담당주문관은“태화강국가정원은도시계획상공원이아닌하천으로지정돼있다”면서도“시설물들을도입하는것은법적인문제는없다”고말했다. 이에대해남수환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정원진흥실실장은“공원과정원의가장큰차이는어떤시설물이나식물에있는게아닌,조성이나관리에참여하는등의행위가중요하다고생각하는데,시설위주로설명을해놓았다”며“완벽하게설명이되지는않더라도법적인개념을갖고설명했으면좋았을걸하는아쉬움이있다”고말했다. 실제법적인개념을비교해보면▲“도시공원이란도시지역에서도시자연경관을보호하고시민의건강․휴양및정서생활을향상시키는데에이바지하기위하여설치또는지정된것”으로정의하고세부항목을정하고있으며▲“정원이란식물,토석,시설물(조형물을포함한다)등을전시·배치하거나재배·가꾸기등을통하여지속적인관리가이루어지는공간(시설과그토지를포함한다)을말한다”고정의하고있다. 태화강,“정원이냐?공원이냐?하천이냐?” 오순환환경조경발전재단본부장은태화강국가정원의성격이다양한측면에서해석될수있다고말하며,우선법적으로는“하천일뿐”이라는점을강조했다.“공원같은경우에는도시계획시설로돼있지만정원은도시계획시설이아니다.이것이산림청에서지정하는국가정원의문제이다.태화강국가정원은하천이지만땅의속성과는상관없이규모가넓게조성되면서도시공원과같은역할을하고있다.그렇다고해서하천에공원까지중복시설로지정된사례는아직없다”며원칙적으로“하천일부를이용하는이수공간일뿐”이라는것이다. 또한오본부장은조경학의전통적인정의를빌어“본래정원은사유의개념이들어간것이고울타리로위요된곳에조성된것을말해왔다”며요즘“공공정원은공원에해당된다”며,법적인정의를벗어나면“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기도하다”고말했다. 이번사건은조경의정체성을가장잘표현하는단어인‘공원’과‘정원’에대한조경전문가들의최근고민이너무안일하지않은지되돌아보는계기가되었으면한다는제보였다. 아울러“공원”을단순히시설물과식재의형태로정의하는경우,그사회적가치와역할이오염된다는점에서정원법통과이후이어져오는공원과정원에대한혼란스러운정의에대해사회적으로명쾌하게답하고합의해나갈책임이조경학계에던져졌다는지적이다.
[2024 아파트 조경 ③-포스코이앤씨] 심안용·이인효 “백년명원, 백 년을 내다 보는 조경”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자연스럽게만든다고해서진짜자연이될순없지않은가.다만바이오필릭을향한사람의마음을계속적으로불러내서자연에가깝게만들어가고자노력하는것이다” 포스코이앤씨의아파트브랜드더샵에대해사람들에게설문조사를해보면첫번째로꼽는것이‘아파트가튼튼하다’는것이다.그래서인지포스코조경의전략도“백년명원”이다.백년을가는튼튼한조경을말하는것일까. ‘백년명원’에대해백년을내다보고만든조경매뉴얼이라고자평하는포스코이앤씨의심안용,이인효부장은,아파트조경이트렌드에급급하지않고긴호흡을가진전략을가져야한다며“백년명원”은단순히‘튼튼한조경’을말하는것은아니라며인터뷰를시작했다. ‘조경’에서‘정원’으로아파트조경은2000년대초반까지도지상주차장을단순히차폐하는역할을했다.이후신도시를중심으로주차장이지하화하면서각건설사마다‘지상부를어떻게할것인가’가큰화두로떠올랐다. 2010년대초중반에는잔디밭같은넓은녹지를두고큰소나무들을심거나관목을빽빽하게심는것이유행했다.하지만5~6년정도살아보니단지가전체적으로어두워지고유지관리비만많이들어가서아파트단지에큰나무들을심는것이좋지않는다는것을알게됐다. 이후에는지피·초화를활용해아기자기한조경에관심을가지기시작하면서,억새갈대등글라스류를심은지피가든이뜨기시작했다.거기에는지자체중심의정원박람회열풍이한몫했다. “황지해작가가영국첼시플라워쇼에서1등하고지자체마다정원박람회가유행하면서아파트에도정원을조성하는것이큰트렌드가됐다.” 회사마다다르지만보통3년에서5년을주기로트렌드조사를통해조경매뉴얼을만들고있다.새로운매뉴얼이만들어지는것을계기로트렌드가조금씩바뀌는경향을보여왔는데,요즘은해마다달라지는느낌을받는단다.그만큼경쟁이치열해지는것일까. ‘MZ세대’,트렌드를이끌다 최근아파트트렌드가급변하는이유중하나는인구구조변화에있다.집을구매하는소비자층대부분을MZ세대가차지하고있는데,MZ세대들은혼자사는경우도많고,결혼을해도아기를낳지않는경우도많으며,반려동물을키우는등생활트렌드도많이다르다보니공동주택트렌드도달라지고있다.특히1인세대에대한고민이커지고있다. “예전에는결혼해서아이를낳으면집을20평대에서30평대로옮겨가는식의루틴화된것이있었지만요즘은이런공식이깨지고있다.요즘은40~50평대아파트가거의없다.이런추세는2010년대부터나타났는데,최근에는단독거주형의아파트도많이생기고있다.” 하지만MZ세대,독립세대,고령화라는사회적변화속에서포스코만이가진조경콘셉트가무엇인가를생각해보니특별한게없었단다.변화된트렌드에맞는새로운조경전략이필요한시점이었던것이다.하지만모순적이게도최근건설사들이내놓는조경전략변화들이큰의미가없다는데에점점더많은건설사조경인들이공감하고있다. “‘이런시설물이제일이고이런식재방식이유행이야’하면서그동안트렌드를쫓아왔는데지나고보니크게의미가없더라.포스코조경브랜드인‘백년명원’은어떤추세나유행을쫓지않고더먼미래를위해어떤조경을해야하는지를담기위해서론칭됐다.” ‘백년명원’과‘바이오필릭’ 많은건설사들이‘명품조경’을강조했을때,포스코는‘조경’이아닌‘정원’이라는개념을쓰기로했다.정원에서의명품이라고하면명원이아닌가.그래서백년천년된오래된정원들이즐비한유럽,일본,중국을가서사례조사를했다.해외유명정원을찾아보고‘어떤요소와매력들이사람들의관심을끄는것인가’를샘플링을하고시뮬레이션을하여매뉴얼화시키는작업이진행됐다. “지금까지도수백만명의사람들이찾아보는이유를알고싶었다.세계적인명원들을직접찾아가조사를해서사람들이무엇을좋아하는지정리했고,이과정에서트렌드를쫓을필요가없다는확신을했다” ‘백년명원’을구체적으로실현시키는것은바이오필릭디자인(BiophilicDesign)이다.바이오필릭은생명(bio)을사랑(philia)한다는뜻의‘바이오필라’에서확장된말로,인간은본능적으로자연을사랑하게돼있다는의미이다. “본능적이라는것은새소리를들으면좋고,물이흐르는소리를들으면편안해지고,녹색을보면행복감을느끼는데,그이유가다른어딘가에서온것이아니라우리안에내재돼있다는의미이다.” 사실바이오필릭디자인은이미20~30년전미국에서생체모방을의미하는바이오미미크리(biomimicry)디자인이나바이오모픽(biomorphic)디자인으로존재한개념이다.수영선수들의수영복을상어의피부처럼만들어물의저항을없앤다든지각종자연이나생물의형태를모방해서만들면형태뿐만아니라기능적으로도적합하게작동할것이라는믿음이다. 지속가능한식재,심플한시설물‘백년명원’이추구하는식재는‘자연과정원본연의모습에집중하는식재’로요약할수있다.기후와토양에맞는식물을적용해지속가능한생육환경을만드는것이다.자연에서자라고있는형태그대로를가지고와서심으면세월이지나면서더자연스럽게성장해갈것이라는생각이고,그것이야말로‘생태적’이라는판단이다.기존에크고조형적가치가높은수목을식재하던것과대비된다. 그래서인지포스코센터에최근심어놓은교목에는다간형이많다.정형적인수목에대한기준을과감하게버리고산나무같은자연적인모습들이오히려호평을받고있다. “자연적인식재가사실은매우어렵다.보통제주도면제주도,강원도면강원도등지역적으로만정립되어있고,실제우리가사는공동주택의환경은너무다양하다.” 아파트와같은인공지반에지속가능성을만든다는것은애초에쉽지않은일이다.포스코는현재많은전문가들가함께다양한실험과실패를거듭하고있다.이를통해‘생태’라는큰지향을내재화시킨고유기술을만들어가고있다. ‘백년명원’이추구하는시설물디자인은단기적으로는단순함과간결함을추구하는것이고,장기적으로는자연형모습을구현하기위해외관과기능,소재에서자연유기체의오가닉바이오미미크리디자인(Organic&BiomimicryDesign)을추구하는것’이다.이를통해단순하지만오래지나도고급스러워보이는시설물을찾아가고있다. 이러한시설물콘셉트를실현하는데에최근주목받고있는것이3D프린팅기술이다.직사각형태의거푸집으로형태를만드는데는디자인적인한계가있고,그렇다고금형을떠서만드는것은비용적으로힘든일이다보니자연의형태를선호하는조경시설물분야에서활용도가더욱높아질것으로보인다. “대형시설물을만들만한3D프린터가보급되지않아서아직은소형구조물제작만가능하다.지금은작은스툴나테이블등에한정해서재활용플라스틱등을활용해서제작하고있다.” 재활용소재를활용한업사이클링․리사이클링은아파트조경에서는최신트렌드이다.폐플라스틱,폐섬유,폐콘크리트를활용한제품들은바닥포장,구조물,시설물등다양한활용이가능하다. “예전같으면‘폐’라는접두사가붙으면입주자들의불만이있을것같아많이걱정을했는데요즘MZ세대들은업사이클링한시설물에대해서거부감이없다.실제적용된현장의입주자들을대상으로설문조사한결과긍정적이었으며,디자인을더발전시키면오히려더좋아할것이라는확신이들었다.” 백년명원,10%의실험 “백년명원”은가까운트렌드가아니라먼미래를내다보고만든조경전략이라니실험적일수밖에없다.나아가선도적인라는느낌도든다.시공을어떻게구현할것인가도궁금하지만입주자들을어떻게설득할것인가가더궁금해지는부분이다.아직도많은입주자들은키큰소나무를원하지않을까.이에대해‘10%의실험’이라는답변을내놓았다. “선도한다는것만큼무섭고정말건방진말이없는것같다.우리가실험적으로할수있는것은많아봤자10%정도이다.” 조경도하나의문화가됐다.국민수준에따라서정치가가고문화가가듯이,조경도입주자라는소비자들에맞춰가야한다.너무빨리가서도안되고너무느리게가서도안되고적절하게템포를가져야한다.약반발자국정도만앞서도성공적이라는생각이다. 다만20대부터40대초반까지의입주자들은어릴때부터교육을많이받아서지구환경에대한관심이윗세대와는남다른면이있다.이들세대는“소나무안심으면조경이아니야”라고말하는세대가아니다.오히려낯설고새로운것이라도좋다고판단되면더열광하는열린세대이다. “조경은사람들의내면욕구를반영하고다시조경이사람들의마음에어떤심상을불러일으킨다.공간과사람이상호선순환하는원리이다.그래서우리는사람들의마음을요구하는것이다.바이오필릭을향한마음을계속적으로불러내서진짜환경을생각하고진짜자연에맞게만들어가자는것이본질이고,이것이포스코조경이가야할방향이라고생각한다.” 변화의세대들을맞아본능적으로좋은조경에대한열망을한껏불어넣을수있는다양한실험들이이어지길기대해본다. <인터뷰> 언제까지흉내내기만할것인가! 최신아파트조경트렌드에있어서포스코조경이관심을가지고있는이슈는무엇인가? 요즘은정원과조경이라는용어를혼용하면서각각정의하기가어려운부분이있다.개인적으로정원은휴먼스케일로지근에서의디테일한경관을만들어내는것으로기술과감각이필요하고,조경은그보다는좀큰스케일로구분하고,그러한구분을서로인정을해주는것같다.플랜테리어산업이커지고있는것도주목하는변화이다.우리가볼때는정원도비전공인자에게열린분야라고생각하는데,플렌테리어는식물전공과전혀상관없는사람들에게도열린영역으로자리잡아가고있다.하지만이모든것이조경의영역이라는점에서업역이넓어지고다양화되고있고,한편으로경계가모호해지기도한다. 조경분야가이런변화를보듬어안을수있어야한다고생각한다.원하든원하지않든시대의변화에따라필요한분야들은새로생기고있고,그런트렌드가고스란히공동주택에도반영되고있다. 최근에는아파트지하주차장이나웰컴존에플랜테리어를적용해달라는요구도있다.그런데그곳에서식물을키우려면빛이나온습도등을제어하는유지관리기법이라든지토양,관수,배수등의문제를해결할줄알아야하는데,그것은플랜테리어의한계를벗어나는일이다.이것이조경이해야될역할이다. 포스코조경이추구하는바이오필릭디자인은실내플랜테리어의기법도적극적으로차용해수용한다.업역이더넓어지고그만큼역량도확장되어야하는데낯설다고배척만할것이아니다.플랜테리어의어떤점이사람들에게매력적으로어필되었으며어떤부분이부족한가를고민하고,관련된모든분야의기술을수용해서실제적용이가능한현장의시공기술로발전시킬필요가있다. 건설사조경인들에게하고싶은이야기는? 사회와기술의변화에따라사람들의요구사항이달라지고있다.하지만조경은새로운것에대해좀배타적이고거부감도많다.기득권적인경향이없지않아있다.좀더넓게수용하며좀더깨어있는생각을가져야오래갈수있다고생각한다. 지난해건설사조경협의회에서여러건설사들이조경정보를공유하는세미나를했는데,예전에는서로공유하는것을다소꺼려했었다.하지만이러한시대적변화와속도도빨라지고젋은직원들의깨어있는생각과다양한의견들이반영되면서예전처럼한번전략을세워서몇년씩우려먹던시대는끝났다.꼭꼭숨기고내것만좋은거야라고고집피우다가는도태되기딱좋은시대가된것이다.정보는교류와오픈을통해보다나은발전된지식자산이된다.그야말로집단지성과풍부한데이터를확보하면저절로좋은결과가도출되는AI시대인것이다.좋은것은공유해서발전시키고안좋은것은빨리배제시켜서같이상생해나가길기대한다. “지금까지흉내내는것은많이해왔지않은가.트렌드를쫓아서급급하게흉내만내는조경이너무지겹고,그과정에서버려지는자원이너무많아서죄스럽다.세상은수준이높아졌는데더이상흉내내기만할것이아니라그안에본질적인걸좀더찾자”
조경협회·동아전람, 2024 대한민국 조경*정원박람회 공동주최 ‘맞손’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한국조경협회와동아전람이‘2024대한민국조경*정원박람회’공동주최를위해손을맞잡았다. 조경협회와동아전람은지난11일협회사무국에서‘2024대한민국조경*정원박람회’공동주최를위한업무협약체결했다고12일밝혔다. 이번협약은매년코엑스에서개최하는‘대한민국조경*정원박람회’에대한새로운파트너로,성공적인개최를위한역할을구분하고신의성실로협력하기로한다는내용을담았다. 안세헌조경협회회장은“대외적으로조경*정원산업을펼쳐보일수있는플랫폼의장이됐으면좋겠다”며“조경인과조경을사랑하는많은분들의관심과참여바란다”고말했다. 서원익동아전람대표이사는“MBC건축박람회개최등그간의전시노하우와경혐을바탕으로,공격적인마케팅과홍보활동을통해모두만족할수있는박람회를위해적극적으로지원하고협력하겠다”고약속했다. ‘2024대한민국조경*정원박람회’는오는5월29일부터6월1일까지4일간코엑스B홀에서개최된다.현재전시참가업체를모집하고있으며,참가를원하는업체는출품신청서를동아전람운영국으로보내면된다. 한편조경협회회원의경우,조경협회사무국에참여의사를사전에알린후신청하면30%할인혜택을받을수있다.
정수탑, 세계적 예술가 ‘네드 칸’ 만나 도심 대표명소로 재탄생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지은지38년이지난가락시장사거리정수탑이세계적인건축가이자설치미술가인네드칸(NedKahn)에의해예술명소로재탄생된다. 서울시는이미20년간가동을멈춰버린높이32m깔때기모양의정수탑일대를물의생명력을주제로한공공미술사업을추진한다고12일밝혔다. 1986년축조된가락시장정수탑은시장에물을공급하던지하수저장용고가수조였으나2004년물공급방식이바뀌면서폐쇄돼20여년동안가동이멈춰있는상태였다.현재서울에남은유일한급수탑으로2009년디자인이개선된후보존돼왔다. 이번사업은‘샘(SAM,SeoulAquaMonument)-932’라는이름으로,네드칸의설치예술작품‘비의장막(RainVeil)’을더해오는6월시민들에게공개할계획이다.‘샘-932’는정수탑의오랜역사와물의소중함과정수탑이위치한도로명지번(932번지)을따서지었다. 정수탑에는비의물성을담아바람에따라움직이는장막이설치되고시민들은바라보는방향과눈높이에따라다채로운광경을감상할수있게된다. 싱가포르마리나베이샌즈의대표조형물인레인오큘러스(RainOculus)작가인네드칸은,서울시가추진한가락시장정수탑국제작품공모에자신의‘베일(Veil)연작’을제안했다.기후의순환으로만들어지는비의물성을담아바람에출렁이고움직이는장막을덧입히는기획으로최종선정됐고서울에서는아직한번도시도된적없는설치미술방식이다. 아울러정수탑내부는시민들이직접만든미술작품으로채워질예정이다.6월함께공개될정수탑내부에는100명의시민들이직접만든‘바다의조각’을하나하나쌓아올려바다단면을형상화한대형공동작품이들어선다. 기후위기로발생하는해수면상승의심각성을알리고30년간상승한바다의수위를표현한작품으로,바다의수위를나타내는6가지색을녹인레진아트블록을시민과함께만들고쌓아올려완성된다. 이와관련해시는오는23일진행될‘바다의조각만들기프로그램’에참여할시민100명을13일부터22일까지모집한다.서울시민누구나참여할수있고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시스템에서“바다조각”으로검색해신청하면된다.선착순마감될예정이다. 이외에도6월개장식과함께진행될‘가락아트마켓’참여작가20팀도4월부터모집할예정이다.‘가락아트마켓’은가락시장유통상인과청년작가가함께만드는상생의장으로물과농수산물등을주제로활동하는예술가및디자이너20팀과해당품목을판매하는입주상인이어울려공동부스를운영한다. 이번사업은서울의5대생활권역에예술명소를만드는‘디자인서울2.0-권역별공공미술’사업첫사례로,송파구가진행중인주변공원화사업과어우러져예술작품과휴식이함께하는동남권의예술쉼터로사랑받을것으로기대하고있다. 2022년10월사업대상지공모에송파구가서울농수산식품공사의정수탑과주변일대를대상지로제안하고공모에선정되면서시작됐다.농수산식품공사가정수탑과녹지의시민환원을결정하였고서울시는정수탑의작품화를,송파구는송파대로명품거리조성과연계한작품주변녹지공원화사업을맡았다. 최인규서울시디자인정책관은“가락시장정수탑프로젝트는오랜도시유산에공공미술을접목해시민들에게예술명소로되돌려주는기념비적사업”이라며“동남권인송파구가락시장정수탑을시작으로서울시내5대권역에시민이함께하는명소를조성해도시곳곳에서공공예술을즐길수있는서울을만들겠다”고말했다.
[미래포럼] 잘 짜여진 각본, 선형공원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미래포럼연재 조경인이그리는미래 경의선공원,경춘선공원,서울로7017...나아가프롬나드플랑테(파리),하이라인(뉴욕),벨트라인(애틀란타)...그렇다.모두도심한복판을가로지르는선호도높은긴선형공원들이다.제주도의올레길이나북한산의둘레길과같이트레일을위한길이아니라,도심한복판을관통하는‘~선(라인)’으로명명되는공원들이다.‘길’과달리‘선’이라는명칭에서오는차이는어떠한가?전자는자연적으로만들어진그리고자연속에위치한순환형동선을갖춘산책로의느낌이다.반면후자는인공적으로만들어진그리고도심속에있는일자형동선을지닌공원이다.도심에자리하고있는면적인공원과는어떠한차이가있을까?얼마전까지만해도선형공원은단순한산책로정도의‘길’적인의미였으나,최근에는면적공원을조성할여유가없는좁은도심공간속에서새롭게등장한대안적형태의공원이되고있다.그린네트워크라는현판아래면적공원을연결하는보조적의미로서의선형공원이아니라,이제는대등한대안이된것이다. 면이주는장점은다양하다.선적으로나타나는이용자들의동선을무한대로조합할수있다.그래서각동선의조합에따른다양한공간활동이가능하다.가벼운혼자만의산책부터축구와같은격렬한단체운동까지,넓은잔디밭에서는시민들의모든여가행태를수용할수있다.다만,갈림길은선택에부담이있는낯선이에게는고민의시작이다.이곳을잘알고자주찾는주민이라면매일의공간체험으로무의식적인공간선택이가능하겠지만,낯선이에게는객관식시험지의보기들과같다.그래서선택(체험)하면항상아쉬움이남는중간고사같은곳이면적공원이다. 선은면과는다른측면에서매력이있다.한국계미국배우스티븐연이주연을맡아,미국에미상에서작품상과남녀주연상을포함해무려8관왕을차지한‘성난사람들(원제BEEF)’이란드라마가있다.매순간잘못된선택으로점철된인생속에서많은스트레스를받는현대인의모습을블랙코미디로실감나게그려냈다.현대인들은무의식적으로매순간선택을강요받고머리가복잡해진다.스트레스로좀쉬고싶고,아무생각없이멍하게걷고싶은마음이들수밖에없다.이런순간이찾아온다면가까운주변의선형공원을찾아서걸어보라고귀띔해주고싶다.코로나를계기로일방향의선형공원은중요한공원의형태로등장했다.강요된선택없이,머리를비운채,아무런간섭없이,짜여진각본대로방향과속도를제어해주는곳이선형공원이다.발을내딛는순간부터공원에대한매뉴얼은단순하다.정해진길을따라걷기만하면된다.잘만들어진영화를보면서머리를비우고심신을단순하게정화하는순간이다.다른점은앉는게아니라걷는다는것이다. 선형공원은이곳을처음찾는관광객들에게는아주유용한형태의공원이다.다음목적지를향해한방향으로계속나아가야하는관광객들에게일방통행의선형공원은오히려유용한관광코스가될수있다.서울을보행친화적인21세기형관광도시로만들고싶다면,선형공원을도심속핵심인프라로조성해보길제안한다.서울이가진잠재적랜드마크를찾아서,각점을연결한선형공원을조성한다면훌륭한관광자원이될수있다.시점에어떠한시설을놓고,종점에어떠한시설이있느냐에따라선형공원의효용과가치그리고이용률에차이가난다.잘짜여진각본으로대박흥행을기록할수도있다. 뉴욕의하이라인은뉴요커들뿐만아니라전세계인이사랑하는전형적인선형공원이다.같은선상을왕복해야만하는선형공원은지루하게마련이다.그래서선형상의진행방향과역방향보행시보이는경관에변화를주어야하는데이를잘해결한선형공원이하이라인이다.풍성한나무와초화들을의도적으로활용해시야를적절히닫아주면서선형을되돌아올때는새로운경관이전개되도록조성했다.만약개방감을위해시야를열어주었다면,오히려지겹고단조로운공원이되었을것이다.더불어토머스헤더윅의베슬이라는명확한시점(혹은종점)과리틀아일랜드라는명확한종점(혹은시점)이있어더욱걷고싶은장소가되었다.센트럴파크가보고싶은공원이라면하이라인이걷고싶은공원인이유이다. 비슷하지만다른사례로애틀란타의벨트라인이있다.둘을비교해보면확실히이용객의차이가있다.하이라인은관광객들이많이찾는공원인데반해,벨트라인은관광객보다는지역주민들의이용빈도가높다.조성당시부터바이커들을고려하여개방감있게공간을조성하였다.산책보다는이동통로의역할에좀더주안점을두고조성하여,바닥포장재역시목재나블록보다는콘크리트나아스팔트와같은재료를주로사용하였다. 다소극명하게대비되는두공원의목적에서선형공원의형태를그려보고결과를가늠해볼수있다.복잡한도심에서면적공원도중요하지만,잘짜여진각본처럼의도된선형공원을목적에맞게잘살릴수있다면,걷고싶고보고싶은도시를만들기위한촉매역할을할뿐아니라관광객유치에도성공할수있을것이다.이제선형공원이더이상조연이아닌당당한주인공으로등장할때가왔다. 변재상/신구대학교환경조경과교수
골프코스 설계, 창작성 없다?!…골프장 설계 저작권 소송 패소 ‘논란’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골프코스설계업체들이스크린골프업체를상대로제기한골프코스설계저작권소송에서“골프코스설계는창작성이없다”며저작권보호대상이아니라고판결해논란이다. 지난달1일서울고법민사5부는골프코스설계업체인오렌지엔지니어링등이스크린골프사업자인골프존을상대로제기한소송에서원고일부승소로판결한1심을파기하고패소판결했다. 골프장소유주vs골프존 이번사건은2000년대말경골프존이라는업체에서스크린골프사업을시작하면서국내골프장을그대로재현한시뮬레이션영상을제작해사용하면서저작권비용을지불하지않은데서시작된다. 당시골프존은몇몇골프장으로부터사용동의를받고위성사진,준공도면을받아사업을추진했으며,이후사업이성장하면서골프장들로부터소송이제기됐다. 골프장소유주들은골프장의자료를이용해스크린골프를만들어서상당한이익을취하니일종의이용료를달라고주장했고,2020년3월대법원에서일부승소판결이나와애초동의서를써준골프장들을제외한나머지골프장들에게이용료를지불하도록했다. 하지만당시소송에서골프장소유주들은“골프장이골프코스설계저작권을갖고있다”고주장을했지만,법원에서는“골프코스는골프장이아닌설계자의저작물에해당한다”는점을분명히했다. 골프코스설계업체vs골프존 대법원의판결이후골프코스설계업체들이골프존을상대로저작권소송을제기했으며,오렌지엔지니어링등이제기한소송에서도1심에서“골프존이손해배상을하라”는판결이내려졌다. 하지만지난달1일열린2심에서는기존1심판결을뒤집고원고패소판정이내려졌다. 이번소송을제기한오렌지엔지니어링등골프코스설계업체는법원에서“골프코스구성요소들의구체적인배치,모양,길이,방향및각도,위치,크기등을그대로사용해저작권을침해했다”며“영상을삭제하라”고주장했다. 이에대해스크린골프업체인골프존은“골프코스설계도면에는창조적개성이드러나지않으므로저작물이라할수없다”,“설계도면과스크린골프영상사이에유사성도없다”고주장했다.시공과정에서설계변경이이뤄지기도하고유지관리를통해실제골프장모습이변화된다는것이다. 하지만법원은골프장은티잉그라운드,페어웨이,러프,벙커,워터해저드,그린등의형태,개별홀들의배치,조합에관한인간의사상이표현되어있는‘건축저작물’에해당한다는점을인정했으며,설계업체들이제시한설계도면과골프장의실제모습을비교해본결과거의동일하다는점에서스크린골프영상이설계도면을‘복제’했다는결론을내렸다.골프코스설계업체들이주장한설계저작권을인정한것이다. 하지만법원은설계업체들이제기한각각의골프코스설계에대해창작성을인정할만한요소가없다며저작물로서인정할수없다는결론을냈다.“골프코스가저작권대상이긴하지만창작성이없으니베껴써도된다”는것이다. 창작성의기준,“재미위한것은창작적요소아니다?!” 법원은저작물에대해독창적이지는않더라도창작적이어야한다며,“남의것을모방하지않을것”,“사상과감정에대한창작자자신의독자적인표현을담고있을것”이라는두가지조건을제시했다. 특히골프코스설계는예술이아닌‘기능적저작물’로서,사상을보호하는것이아니라‘창작성있는표현을보호’하는것이므로,설계에창조적개성이드러나있는지를판단했다고밝히고있다. 쟁점은크게두가지였다.하나는“골프코스구성요소들의형태배치조합에있어서창작적인표현이있는가”이고다른하나는“자연물의조작은창작적인가”이다. 결과적으로법원은창조적개성을찾지못했다고판결했다. 법원판결에의하면,“골프코스는경기장”이다.골프코스요소들은골프경기규칙에적합한규격과방식으로설계될수밖에없고,이들의홀배치순서등은골프경기에서난이도,재미,전략등의기능적목적을달성하기위한경기장조성원칙에해당하므로창작성이인정되지않는다는것이다.이에대한근거로미국골프협회(USGA)와전남도청에서발간한골프장사업길잡이에는골프코스설계에대한기준을제시하고있으며,‘난이도,재미,전략’을추구하라는설계지침이포함되어있다는점을들었다. 또한국내골프장은대부분산악지형에조성되고있어서지형적제약을많이받고있으며,클럽하우스등의시설물배치등도이용객들의안전및효율성에따라배치되므로단순히기능적요소로보아야한다고판단했다. 또한‘자연적요소’에대해서는골프장이위치한부지의경관이거나조망대상이어서골프장자체의미적요소에해당한다고보기어려우며,지형,경관,조경요소,설치물등을결합해조성한골프장이라고하더라도자연물의조경관리가저작권법상미적형상으로서의창작적표현으로보기어렵다고판단했다. 실상창작성이없는산악지형이나자연물과경기요소를제거하고나면창작적인것이무엇이남느냐고묻고있는것이다. 골프장이축구장인가?! 이번판결에대해한국골프설계가협회는“수년간,수많은재판을통해인정받았던골프코스의창작성과저작물성을하루아침에모두부정당했다”며반발했다. 협회는이번판결에대해“골프코스는적합한규격이나국제기준이정해져있지않다”“우리나라산악지형처럼지형의변화가많은공간에서골프코스를배치하는것은오히려고도의설계적상상력과창의성이필요하다”,“골프코스는단순히평면적인홀을기능적으로나열하는것이아니다”라며조목조목판결에대해지적했다. 실제골프경기에서난이도,재미,전략등의기능적목적을달성하기위한골크코스요소들을창작적요소에서배제하겠다는결론이얼마나설득력을가질수있을지논란이일고있다. 또한판결에서는독창성과는다른개념으로창작성을이야기하고있는데,골프장의조경공간을자연물에대한관리일뿐이라는이유를들어일괄적으로창작적요소에도해당되지않는다며배제해버리는것은,조경에서‘주변자연과의조화’가매우중요한창작성의한부분이라는점에서배치된다는지적이다. 이현강오렌지엔지니어링대표는“골프장설계는조경설계의광역적인한분야라고생각을하고있다”며조경과별개의사건이아니라고강조했다.또한“우리나라가세계적으로케이컬처의우수성을말하며문화의중요성을강조면서도정작한전문분야의창작성에대해서는반하는결론이난것같다”고깊은유감을표현했다.
  • 환경과조경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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